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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사람들의 차림새, 멋내기로 통하다

한국국학진흥원 전통생활사총서 19
이민주 저자(글) · 한국국학진흥원 기획
세창출판사 · 2023년 1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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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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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생활사총서
한국 전통시대의 다양한 역사적 현장과 인물 속에 숨어 있는 사례들을 하나하나 발굴하여 재구성해 소개한다. 당시 사람들의 일상 속을 세밀하게 파악해서 그간 덜 알려져 있거나 알려지지 않았던 다양한 소재를 대중에게 흥미롭게 전달한다. 특히 중앙정부 중심의 자료가 아닌 민간에서 생산한 기록물을 통해 재현하는 만큼 각 지역의 살아 있는 역사적 사실을 이해하는 데 기여한다. 매년 해당 분야 전문가를 집필자로 선정하였고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원고의 완성도를 높였다. 본 총서를 통해 생활사, 미시사, 신문화사의 붐이 다시 일어나길 기대한다.

19세기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들은 조선을 ‘모자의 나라’라고 했다. 프랑스의 민속학자 샤
를 바라(Charles Varat, 1842-1893)는 한국을 ‘모자의 왕국’이라 칭했고, 외교관이었던 모리스 쿠랑(Maurice Courant, 1865-1935)은 ‘모자 발명국’이라고 했다. 심지어 프랑스 화가 조세프 드 라 네지에르(Joseph de La Neziere, 1873-1944)는 ‘모자에 관한 한 아리스토텔레스에게 자문을 해 주어도 될 수준’이라고 했다. 그 명성이 21세기까지 전해지고 있다. 넷플릭스 드라마 ‘킹덤’을 본 전 세계인들은 조선의 ‘갓’을 보고 다시 열광하고 있다. 우리 모자가 지
닌 다양성과 작품성, 예술성의 결과이리라!

이 책의 총서 (40)

작가정보

저자(글) 이민주

한국학중앙연구원 전통한국학연구소 중견연구원
성균관대학교 의상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조선시대 책례의식 및 복식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는 왕실복식은 물론 연구영역을 확장하여 일반 사대부가의 차림새와 멋내기 연구로 조선 사람들의 맵시에 주목하고 있다.
대표 논저로는 『조선왕실의 미용과 치장』, 『용을 그리고 봉황을 수놓다』, 『치마저고리의 욕망』, 「조선 후기의 패션 리더-기생」 등이 있다

기획 한국국학진흥원

박경환, 김형수, 나영훈, 이규호, 조인희
한국국학진흥원은 ‘국학진흥을 통한 글로컬시대의 인류문화 창달에 기여’라는 목표 아래 전통 기록유산을 중심으로 민간 소장 국학 자료의 체계적인 수집 보존과 연구 활용 사업을 펼치고 있는 한국학전문연구기관입니다. 전국에 흩어져 있는 전통시대 고문서와 유교 목판 등의 기록유산을 수집하고 보존하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으며, 그런 기록유산들 속에 알알이 박혀 있는 한국적 스토리텔링 소재를 발굴하여 콘텐츠 제작 현장에 제공하는 일도 수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아름다운 이야기 할머니 사업을 통해 자라나는 미래 세대에 선현들의 지혜를 전승하고, 한문교육원과 유교문화박물관을 운영함으로써 전통문화의 계승과 보급에도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목차

  • 책머리에

    들어가는 말

    1. 모자, 새로운 명성을 얻다
    한양의 멋쟁이, 편두통도 마다하지 않다
    갓, 쓰지 말고 얹어야 제맛
    가체, 목이 부러질지라도
    조바위, 프랑스인조차 갖고 싶었던 모자
    백옥 같은 피부, 천연화장품을 선도하다

    2. 흰옷, 한국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다
    한국의 백색, 비애의 색인가? 축제의 색인가?
    한산 세모시, 도포자락 휘날리며
    원삼, 기쁜 날도 슬픈 날도 최고의 날을 장식하다
    철릭, 사라질 위기에서 살아남다
    관복, 조선의 리스 문화
    곤룡포, 조선식으로 바뀐 임금의 상복(常服)
    천청색 적의, 내 마음의 대비는 혜경궁이라오
    간택처자, 명주와 모시를 넘지 말라
    작고 짧아진 저고리, 길고 풍성한 치마
    하후상박(下厚上薄), 창의적 착장법의 시작
    패딩 솜은 속에 홑옷은 겉으로

    3. 신발, 사랑을 전하다
    짚신, 머리카락으로 삼은 사랑
    협금화, 초상화에 남아 있다

    4. 치장, 맵시를 완성하다
    고름과 허리띠, 예술품이 되다
    주머니 한복의 맵시를 더하다
    노리개, 기생의 마음만 훔쳤을까
    흉배, 무신도 탐한 학흉배

    5. 우리 문화, 세계와 통하다
    다듬이 소리, 가을밤을 수(繡)놓다
    공예 기술, 국가에서 공방을 키우다
    한국인의 멋, 어디서 나왔나

    주석

책 속으로

그렇다면 과연 그 망건은 어떻게 쳐야 한단 말인가? 조선 사람들은 망건을 풀고 나면 그곳에 상처가 나기도 하고, 심지어는 피가 흥건할 정도였다고 하니 얼마나 단단히 묶었는지 가늠할
수 있다. 이쯤 되면 망건의 원래 목적은 사라진 지 오래다. 왜 이런 고통을 감수하면서까지 망건을 단단히 매었는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_22쪽

조바위 안으로 양 볼이 오긋하게 들어가고 귀를 가리면 그 어떤 바람도, 추위도 막을 수 있다. 쪽 찐 머리와 가장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조바위는 한국인을 위한 맞춤형 모자다. 그러나
조바위가 조선시대 여성에게 가장 사랑받았던 이유는 다른 데 있다. 이마와 양 귀를 덮는 조바위는 동양 여성의 얼굴을 더욱 작고, 입체적으로 만들어 상대적으로 여성의 이목구비에 집중하게 한다. 여기에 가리마를 따라 꿴 산호 구슬이 이마로 흘러내리면 시선은 자연스레 여인의 얼굴에 머문다. 세계 어디서도 볼 수 없었던 조바위, 그냥 두고 가기에는 너무 아까운 모자였을 것이다.

_50쪽

그렇다면 조선의 마지막 왕이면서 최초의 황제였던 고종은 곤룡포에 어떤 용을 담고자 했을까? 우선 복색은 중앙을 의미하는 황색으로 바뀌었다【그림 46】. 크기는 전대(前代)의 왕들에 비해 현저히 작아졌다. 그리고 몸판 자체에 용의 모습을 그리거나 직조하는 것이 아니라 별도의 천에 수를 놓는 형태로 바뀌었다. 이러한 표현 방식은 시대에 따라 변화하는 미의식의 반영에 불과할 것이다. 오히려 황제위에 올랐음을 만천하에 알리는 것이 중요했고, 자신이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드러내는 것이 더 필요했다. 우선 복색을 황색으로 바꾸고, 황제를 상징하는 색다른 모습의 용으로 바꾸어야 했다. 보의 중심에서 조금 내려온 배꼽 위치에 해와 달을 상징하는 붉은색과 흰색의 여의주를 넣어 신령한 하늘의 섭리를 얻었음을 드러내고자 했다. 여기에 용의 얼굴은 정면을 응시하고 좌우의 손발은 대칭을 이루며 안정된 모습이지만 용의 몸통은 아래로 곡선을 이루면서 꼬리가 활기차게 따라 올라가는 모습이다. 새로운 시대를 기약하며 도약을 꿈꾸는 고종의 마음이 아니었을까?
_99-100쪽

한편 흉배의 무늬는 어두운 상복 색으로 인해 더욱 뚜렷해졌다. 문관의 흉배에 있는 무늬 중 최고는 단연 공작이다. 『오주연문장전산고』에 수록된 공작은 ‘그 꼬리가 매우 아름답다’고 하였으며, 목·가슴·어깨는 짙은 청색이고 광선에 따라 녹색과 자청색의 빛을 띠었다. 등과 허리는 청동 녹색이며 꼬리는 어두운 갈색으로 뒷머리에는 부채 모양의 깃털우관이 있고 꼬리 깃의 끝에는 심장 무늬가 있다. 공작은 목단, 구름과 함께 배치되어 있으며, 운안이나 백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후기로 가면서 흉배의 제도가 문란해진 것은 사실이다.
_181쪽

이제 우리나라는 중국의 문화만이 아닌 전 세계의 문화를 받아들이고 있다. 다른 어느 나라도마찬가지이다. 하지만, 문화를 들여오는 방식이나 그 활용은 나라마다 제각기 다를 것이다. 거기다가 문화란 본디 한 나라의 풍속에 이식되어 한 번 자리 잡은 뒤에는, 생명력을 띤 채 그곳의 생리에 맞추어 살아 움직인다. 또 그것이 당연한 일이다. 앞으로는 더욱 문화 교류가 활발해질 것이다. 결국에는 자신만의 스타일로 만든 창의적이고 예술성을 갖춘 복식만이 살아남을 것이며, 한복도 그렇게 발전해 나갈 것이다.
_202-203쪽

출판사 서평

※ 조선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살았을까? 우리에게 ‘조선’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은 보통 양반이나 선비의 모습이다. 그러나 조선에는 양반과 선비뿐만 아니라 상인이나 농민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살았다. 그러니까 조선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양반들의 삶뿐만 아니라, 상인과 농민들의 삶도 함께 바라봐야만 한다. 그런데 실록이나, 승정원일기처럼 국가 기록에서는 이들의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다행히도 개인의 일기나 서간집 등 다양한 사적 기록이 발굴됨에 따라 우리는 이들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 일기나 서간집을 남긴 사람들이 주로 식자층에 속하기 때문에 일정 부분 한계는 있지만, 상인이 남긴 일기도 있는가 하면, 마을 사람들이 남긴 마을의 이야기도 있어 그동안 알기 어려웠던 주변의 삶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통생활사총서는 이처럼 조선의 변두리를 살아간 사람들의 일상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들을 따라서 읽어 나가다 보면 우리가 몰랐던 조선 사람들의 삶을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한복을 향한 사람들의 반응이 뜨겁다. 외국에서 한복을 입었다는 연예인의 기삿거리가 부쩍 늘었다. 행사장이나 시상식 등 공식 석상에서 모 연예인이 전통 복식, 내지는 거기서 착안한 장신구을 선뵈면 국내 언론은 물론 세계 여러 사람들에게 주목을 받는다. “조선시대의 복식이 지금까지 전해지고 있는 이유는 분명 그 복식 속에 담긴 매력이 있기 때문이다.” SNS의 위력이며 연예인의 유명세도 여기에 한몫했겠지만 무엇보다 우리의 전통 복식이 시대와 공간을 뛰어넘을 만큼의 미감을 갖추었기 때문일 것이다. 저자 이민주 교수는 우리의 이러한 자랑스러운 복식을 차림새별로 분류하고, 여러 문헌과 시각자료를 통해 당시 의복이 어떻게 전통 복식으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는지를 밝히면서 복식을 대하는 당시 사람들의 인식을 살핀다. “우리에게 익숙하여 제대로 알고 있다고 확신했던 복식들을 하나하나 따져 보는 것으로 우리 옷에 대한 이해의 지평을 넓히고자 한다.” 그리고 개항기 조선을 방문한 외국인들의 시선에서 바라본 우리 복식에 대한 기록을 통해 우리 복식을 세계인의 눈높이에서 가늠한다. 저자의 친절한 안내와 더불어 책 속에 등장하는 여러 삽화를 통해 우리의 복식에 쉽게 다가설 수 있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 시리즈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66842788
발행(출시)일자 2023년 11월 20일
쪽수 208쪽
크기
140 * 200 * 19 mm / 454 g
총권수 1권
시리즈명
한국국학진흥원 전통생활사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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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사람들의 차림새, 멋내기로 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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