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주민, 공간을 기획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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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전통시대의 다양한 역사적 현장과 인물 속에 숨어 있는 사례들을 하나하나 발굴하여 재구성해 소개한다. 당시 사람들의 일상 속을 세밀하게 파악하여 그간 덜 알려져 있거나 알려지지 않았던 다양한 소재를 대중에게 흥미롭게 전달한다. 특히 중앙정부 중심의 자료가 아닌 민간에서 생산한 기록물을 통해 내용을 재현하는 만큼 각 지역의 살아 있는 역사적 사실을 이해하는 데 기여한다. 매년 해당 분야 전문가를 집필자로 선정하고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원고의 완성도를 높였다. 본 총서를 통해 생활사, 미시사, 신문화사의 붐이 다시 일어나길 기대한다.
이 책은 전통시대 섬마을의 삶과 문화를 조망하며, 섬이라는 독특한 공간에서 형성된 사람들의 이야기와 지혜를 탐구한다. 섬의 공간, 섬으로 이주한 사람들, 그리고 섬 문화의 다양성을 세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고문서와 구술자료를 통해 전근대에서 현대까지 이어지는 섬사람들의 생생한 이야기를 전한다. 저자는 섬의 지형적 특성과 자연자원을 활용한 생계 방식, 공동체를 유지하기 위한 협력과 전통, 그리고 섬 주민들이 만들어 낸 고유의 문화적 정체성을 다양한 사례와 연구를 통해 입체적으로 서술한다.
이 책의 총서 (40)
작가정보
국립목포대학교 도서문화연구원·교양학부 교수 국립목포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전남대학교 대학원에서 『조선후기 서남해 도서의 사회경제적 변화와 도서정책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그들은 섬에서 어떻게 살았을까?’를 화두 삼아 도서 이주민, 섬마을 공동체, 수군진의 기능변화, 간척사 등을 기록과 구술을 통해 재구성하고 있다.
대표 저서로 『조선후기 도서연구』, 『섬과 바다의 사회사』, 『수군진, 물고기 비늘처럼 설치하다』 등이 있다.
기획 한국국학진흥원
목차
- _차 례
책머리에
들어가는 말
1. 섬의 공간
섬에서 토지는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맹춘에 소나무를 심다
중국에 말을 수출하다
어장과 복지
수군진, 해양방비와 행정업무
2. 섬으로 이주한 사람들
입도조와 입도유래
섬에 동성마을이 있다
민民의 목소리
한양 출신 노수신의 진도 유배생활
홍어장수 문순득의 표류기
3. 섬 문화의 다양성
웃섬과 아랫섬의 경계
공공울력으로 만든 ‘학교염전’
씻김굿과 다시래기, 그리고 초분
마을공동체의 호혜와 협동
섬, 색을 입다
주석
참고문헌
책 속으로
이 책에 수록된 섬 이야기는 전근대 ‘기록 속의 섬’을 정리하고, 여기에 근·현대 섬주민들에게 전해 오는 ‘옛 문서와 구술자료’, 그리고 21세기 섬마을에 전승되고 있는 ‘유·무형의 문화유 산’을 통해 서술했다. 최근 섬은 연육·연도교 건설, 인구 감소, 기후 위기 등으로 인해 급격히 바뀌고 있다. 이러한 변화의 물결을 우리는 어떻게 수용하고 활용할 것인가? 섬의 공간·사람· 문화를 장기지속시키는 방안은 무엇인가를 함께 모색하고자 한다.
_13쪽
17세기로 접어들면 동아시아의 정세가 급변했다. 명나라가 농민반란으로 인해 재정위기를 맞았고, 여진족을 통합한 청나라가 1627년과 1636년 두 차례에 걸쳐 조선을 침략했다. 이에 조선의 왕실은 강화도로 피난을 갔고, 국왕 인조는 남한산성에서 항전을 했으나, 결국 삼전도에서 굴욕을 당하고 전쟁이 끝났다. 이 과정에서 조선의 금산정책이 급격히 붕괴되었다. 전쟁 으로 인해 산림이 파괴되고, 전후 복구과정에서 목재를 남벌했으며, 산림에 대한 사적 점유가 확대되었다. 여기에 전국적으로 유이민들의 화전火田이 성행했다. 결국 조선의 산림제도에 대한 재정비가 단행되었다.
_32쪽
조선 정부는 왜 백성들의 도서 거주를 통제했을까? 그 이유는 끊임없이 출몰하는 왜구 때문이었다. 왜구는 여말선초 이래로 우리나라 해역에 출몰하여 미역을 채취하거나 선박을 건조했으며, 심지어 섬주민들을 약탈했다. 일례로 1396년(태조 5)에 수군만호가 진도珍島에 출몰한 왜구 10여 명을 사살한 사건이 발생했는가 하면, 1406년(태종 6) 암태도에 침입한 왜선을 염부鹽夫들이 격퇴한 일이 있었고, 1408년(태종 8)에 왜선 9척이 암태도 주민들을 노략질한 사건이 일어났다. 또 1409년(태종 9)에 진도와 해남, 강진 등지로 침입한 왜구가 우리나라 병졸들을 생포하여 도주한 사건이 있었고, 1413년(태종 13)에는 왜인들이 흑산도 해역에 출몰하여 미역을 약탈했다. 이렇듯 왜구로 인한 사건·사고가 끊임없이 발생하자, 중앙정부는 아예 섬에서 백성들의 거주를 금했던 것이다.
_73쪽
‘공동체’라는 단어를 보면 떠오르는 것은 무엇인가? 고교시절에 암기했던 향약의 4대 강목이 생각나는가? 2012년 서울시는 ‘사람 사는 마을, 사람 사는 재미’를 표방하면서 ‘마을공동체 지원 조례’를 만들었다. 이후 서울시 한복판에 마을공동체 커뮤니티 공간이 곳곳에 들어섰다. 예컨대 ‘마을미디어’, ‘마을북카페’, ‘마을예술창작소’, ‘마을기업’ 등이 그것이다. 이러한 운동이 지방자치단체로 확산되어 시흥시 마을교육공동체, 세종시 마을공동체, 광주광역시 푸른마을공동체 등이 활동 중에 있다. 그런가 하면 ‘스마트폰이 낳은 신인류’라 부르는 대학생들이 일명 ‘밥솥 모임’을 결성하여 삭막한 도시생활에서 스스로 안식처를 만들었다고 한다. 어떻게 가능한 일인가? 전통과 현대에 장기 지속하고 있는 마을공동체의 호혜와 협동, 소위 ‘오래된 미래’라 부르는 마을공동체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보자.
_160쪽
출판사 서평
※ 조선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살았을까? 우리에게 ‘조선’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은 보통 양반이나 선비의 모습이다. 그러나 조선에는 양반과 선비뿐만 아니라 상인이나 농민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살았다. 그러니까 조선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양반들의 삶뿐만 아니라, 상인과 농민들의 삶도 함께 바라봐야만 한다. 또 양반들의 삶 역시도, 중앙정치에서의 활동만으로는 충분히 이야기될 수 없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실록이나, 『승정원일기』처럼 국가가 편찬한 관찬 기록에서는 이들의 일상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다행히도 개인의 일기나 서간집 등 다양한 사적 기록이 발굴됨에 따라 우리는 이들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 일기나 서간집을 남긴 사람들이 주로 식자층에 속하기 때문에 일정 부분 한계는 있지만, 그러한 식자층이 자신의 이야기를 남기면서 주변의 이야기도 남겨 왔기에, 우리는 그동안 알기 어려웠던 주변의 삶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통생활사총서는 이처럼 조선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삶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들을 따라서 읽어 나가다 보면 우리가 몰랐던 조선 사람들의 삶을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전통과 현대가 교차하는 섬이라는 독특한 공간에서 펼쳐진 인간의 삶과 지혜를 탐구한다. 저자는 전근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지는 섬의 변화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고문서와 구술자료를 바탕으로 세밀하게 그려냈다. 특히, 섬 주민들이 자연환경을 활용해 삶의 터전을 개척하고, 공동체의 유지를 위해 협력했던 방식은 오늘날에도 큰 교훈을 준다. 장마다 섬의 공간, 이주민의 삶, 그리고 섬 문화의 다양성을 조화롭게 다룬 이 책은 독자들에게 섬을 단순한 지리적 공간이 아닌 역사적, 문화적 맥락 속에서 이해하도록 도울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66843761 | ||
---|---|---|---|
발행(출시)일자 | 2024년 12월 02일 | ||
쪽수 | 192쪽 | ||
크기 |
142 * 201
* 15
mm
/ 429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한국국학진흥원 전통생활사총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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