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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교육의 중심지, 향교

반양장
한국국학진흥원 전통생활사총서 36
신동훈 저자(글) · 한국국학진흥원 기획
세창출판사 · 2024년 12월 0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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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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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통생활사총서
한국 전통시대의 다양한 역사적 현장과 인물 속에 숨어 있는 사례들을 하나하나 발굴하여 재구성해 소개한다. 당시 사람들의 일상 속을 세밀하게 파악하여 그간 덜 알려져 있거나 알려지지 않았던 다양한 소재를 대중에게 흥미롭게 전달한다. 특히 중앙정부 중심의 자료가 아닌 민간에서 생산한 기록물을 통해 내용을 재현하는 만큼 각 지역의 살아 있는 역사적 사실을 이해하는 데 기여한다. 매년 해당 분야 전문가를 집필자로 선정하고 지속적인 피드백을 통해 원고의 완성도를 높였다. 본 총서를 통해 생활사, 미시사, 신문화사의 붐이 다시 일어나길 기대한다.

향교는 어떤 장소인가? 조선시대 향교는 미래의 인재를 기르는 학교였다. 그러나 모든 사람이 관료가 되어 나라에 이바지하는 것은 아니었다. 문·무과 시험에 합격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 관료가 되지 못하고 평범하게 농부가 되는 사람도 있었다. 향교의 교육은 기본적으로 소과·대과 응시자를 위한 커리큘럼을 갖고 있었다. 그러나 모든 교생이 소과·대과에 합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었기에, 시험 대비 교육만 한 것은 아니었다. 향교에 서는 조선 사회에서 살아가기 위한, 조선 사람으로서 갖춰야 할 덕목들을 가르쳤다. ‘삼강오륜’이 바로 그것이었으며, 궁극적으로 이는 국왕에게 충성하는 백성을 기르기 위함이었다.

목차

  • _차 례

    책머리에
    들어가는 말

    1. 외방에 학교를 설립하다
    조선은 왜?
    백성은 왜?
    향교와 사람들
    향교 완공 날짜는 왜 모두 다를까?
    향교 규모의 차이는 돈으로부터
    향교의 재무 구조는?

    2. 교생의 일상
    지방 사회에서 향교란?
    같은 교실, 각기 다른 진도
    우리는 향교의 수호자
    서리가 될 순 없어!
    방학과 휴교
    불교 배척으로 하나 되는 유생
    유생 연대의 전개
    제사와 의례

    3. 지방 학교의 교관과 수령
    교관이란?
    임용 방법에 따른 차이
    새로운 일자리, 교관
    교관은 양질의 일자리가 아니다
    너무 높은 승진 평가의 기준
    수령과 통제

    나오는 말

책 속으로

여러모로 혼란했던 고려 말 사회와 별개로, 신유학의 물결은 고려 땅을 적시었다. 격물치지(格物致知)부터 시작해 치국평천하(治國平天下)를 이루기 위해선 글을 배워야 했다. 단순한 읽고 쓰기가 아니었다. 주자(朱子)에 의해 새롭게 편집된 사서(四書)를 중심으로 형이상학적인 내용을 익혀야 했다. 조선의 학교 설립은 이러한 고려 말의 분위기로부터 이어진 것이었다. 태조 이성계를 도와 조선 건국의 기틀을 마련한 사람들은 고려 말부터 행해지던 학교 복구에 박차를 가했다. ‘하나의 고을에 하나의 학교를 설립한다’는 목표 아래 지방의 학교 설립을 독려했다.
_10쪽

지방의 부로(父老)들은 자제들을 향교로 보냈다. 향교에 입학한 자제들은 교생(校生)이 되었다. 교생이란 향교의 생도를 가리키는 말이었다. 향교가 독립적인 공간을 마련하지 못했다면 수령에게 향교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했고, 향교 건설을 위한 재원과 노동력을 기부했다. 부로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향교에 자제들을 보냈다. 자제들을 향교에 보낸 부로들은 그 자체로 지방의 유력자로서 위신을 펼 수 있었다. 중앙에서 원하는 지방 사회의 경관(景觀)을 조성하는 데 힘을 보탰고, 수령과의 관계를 형성·유지했다. 고려의 옷을 벗고 조선의 옷을 입은 것이었다.
_24-25쪽

지방 사회에서 향교는 어떤 위상을 가졌을까? 향교에 다닌다는 것은 당시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였을까? 사람들이 향교에 간 이유는 두 가지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하나는 향교에 가는 것이 사람들에게 이득이 되었다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향교에 가지 않으면 불이익이 있었다는 것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해 보면, 과거 합격이라는 업적을 보장하지 못하더라도, 향교에 출입한다는 것만으로 지방 사회에서 타인의 부러움을 살 수 있도록 만들어 줘야 했다. 향교의 위상이 아무리 높다고 하더라도, 사람들에게 이득을 주지 못하면 외면받을 수 있었다. 반대로, 향교에 가지 않으면 불이익이 생길 때 사람들은 향교로 향했다.
_59-60쪽

문과 출신자들의 경우, 경외관 순회 제도가 없을 때는 교관 임용을 꺼렸다. 외관 임명은 좌천이라는 인식 때문에 외관 임용 자체를 꺼렸는데, 교관은 수령보다도 존재감이 미약했기 때문에 더욱 꺼렸다. 그러나 4품 이상의 고위직으로 승진하기 위해서는 외관직을 거쳐야 하는 규정이 생기고, 경외관 모두 돌아가며 임명되는 제도가 시행되면서 이러한 인식은 곧 없어졌다. 다만 문제는 다른 데서 나타났는데, 문과 출신자들의 경우, 앞에서 지적한 바처럼 그 희소성으로 인해 당사자와 해당 군현의 수령까지 교관을 스쳐 지나가는 관직으로 인식했던 것이었다.
_112쪽

이미 알다시피, 서원의 등장 이후 향교는 과거 응시자를 위한 교육 기능을 점점 잃어 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향교는 조선이 멸망하는 그 순간까지 계속되었다. 그리고 조선은 학교가 그 어느 때보다 우리 조선에서 흥성(興盛)했다고 자부했다. 과거 응시자를 위한 교육 기능을 잃어버렸는데도 왜 계속 향교를 운영하고, 흥성했다고 평한 것일까? 필자는 이 이유를 향교의 또 다른 역할, 즉 조선 사회에서 조선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한 교육을 했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_139쪽

출판사 서평

※ 조선 사람들은 과연 어떻게 살았을까? 우리에게 ‘조선’이라고 하면 떠오르는 것은 보통 양반이나 선비의 모습이다. 그러나 조선에는 양반과 선비뿐만 아니라 상인이나 농민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살았다. 그러니까 조선 사람들이 어떻게 살았는지를 알기 위해서는 양반들의 삶뿐만 아니라, 상인과 농민들의 삶도 함께 바라봐야만 한다. 또 양반들의 삶 역시도, 중앙정치에서의 활동만으로는 충분히 이야기될 수 없음이 분명하다. 그런데 실록이나, 『승정원일기』처럼 국가가 편찬한 관찬 기록에서는 이들의 일상 모습을 찾아보기 어렵다. 다행히도 개인의 일기나 서간집 등 다양한 사적 기록이 발굴됨에 따라 우리는 이들의 모습을 짐작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그 일기나 서간집을 남긴 사람들이 주로 식자층에 속하기 때문에 일정 부분 한계는 있지만, 그러한 식자층이 자신의 이야기를 남기면서 주변의 이야기도 남겨 왔기에, 우리는 그동안 알기 어려웠던 주변의 삶을 확인할 수 있었다. 전통생활사총서는 이처럼 조선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삶을 소개하고자 한다. 이 책들을 따라서 읽어 나가다 보면 우리가 몰랐던 조선 사람들의 삶을 짐작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시간이 지나면서 과거시험에서의 경쟁력이 서원보다 뒤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조선 정부는 향교를 지방 교육의 발판으로 삼고자 했다. 그런데 우리가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처럼 조선시대의 교육이 관료에 적합한 인재를 양성하기 위한 수단에 불과했다면, 그러한 노력에는 큰 의미가 없었을 것이다. 물론 서원의 폐단으로 인해 견제할 필요가 있었다고는 하나, 서원에서 교육을 받아 관료가 되는 선비들이 산재한 상황에서 향교에 공을 들이는 것은 언뜻 보기에 불필요해 보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조선 정부의 목적은 어디에 있었을까?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조선 정부가 교육을 인재 양성의 수단으로서뿐만 아니라, 국민 양성의 수단으로서도 생각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렇다면 향교에는 과연 어떤 사람들이 관계되어 있었을까? 현재에도 그렇듯이, 향교에는 학생인 교생이나 교관뿐 아니라, 향교에 자식들을 보낸 학부모들과 지방관들도 관계되어 있었다. 이렇게 다양한 방식으로 향교에 관계된 사람들은 과연 향교에 대해 어떤 생각을 품고 있었을까? 이 책을 통해서 우리는 조선 정부와 사람들이 각각 어떠한 마음으로 향교와 관계를 맺으며 살아갔는지 알 수 있을 것이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 시리즈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66843792
발행(출시)일자 2024년 12월 02일
쪽수 140쪽
크기
141 * 200 * 15 mm / 356 g
총권수 1권
시리즈명
한국국학진흥원 전통생활사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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