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 | 국내도서 - 교보문고
선서회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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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서회의 선정 <오늘의 책 >도서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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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
임용한 · 교보문고10% 20,520 원 | 1,140P (5%)2025 4월 교보문고 VORA 강연라인업
기원전 6세기에 등장한 이래 손자병법은 해설서만도 수천 권이 쓰인 시공을 초월한 베스트셀러다. 매년 연초가 되면 각계의 리더들은 물론 인생의 해답을 찾고자 하는 많은 이들이 손자병법을 찾는다. 평화의 시대에 손자병법은 경영서, 처세서로 지속적인 사랑을 받고 있다. 하지만 본래 병서인 손자병법이 리더십이나 자기계발을 위한 교훈으로 포장되는 데는 약간의 괴리감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전쟁사에 정통한 전문가가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전쟁과 전투로 손자병법을 풀어내는 해설서를 선보였다. 〈토크멘터리 전쟁사〉가 8천만 회의 조회 수를 기록하면서 전쟁사 분야의 전문가로 입지를 다진 역사학자 임용한이 손자병법을 동서고금의 전쟁사로 풀어낸 해설서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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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 대륙
키스 로 · 글항아리10% 34,200 원 | 1,900P (5%)🌟2025 세계 책의 날 <북극성 : 나를 이끄는 키워드>
현대 유럽을 지어올린, 그 폐허의 성격 1945년 5월 7일 나치 독일이 무조건 항복했다. 여섯 해째 이어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났다. 하지만 키스 로가 펴낸 책 『야만 대륙』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저자는 전시뿐 아니라 전후에도 인류가 ‘짐승’ 노릇을 계속했다는 것을, 특히 유럽에서 저질러진 헤아릴 수 없는 만행을 통해 고발하고 있다. 전후는 오히려 “세계대전 종결이 또 다른 잔학행위의 기점”이 되었다고 강조한다. 사람들은 모종의 상실 또는 부당한 상황을 견뎌내야 했다. 불가리아처럼 직접적인 전투가 거의 없었던 나라조차 정치적 혼란과 이웃 국가와의 폭력적인 언쟁, 나치로부터의 강압 그리고 결국 새롭게 등장한 강대국의 침략에 노출됐다. 이 모든 사건의 한복판에서 적으로 상정한 대상을 증오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전후 불가리아의 공군당 의용군 중령은 빵을 사는 줄에 새치기를 한 공산당 간부에게 항의했다가 잡혀온 일반인에게 이렇게 물었다. “당신의 적이 누구지?” 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정말로 모르겠습니다. 저는 어떤 적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답했다. 중령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떤 적도 없다니, 도대체 당신은 어떤 종류의 인간이지? 모른다면 가르쳐주겠어. 아주 빠르게 교육시켜주겠다고!” 전후 초기는 유럽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 중 하나다. 제2차 세계대전이 유럽 구대륙을 파괴한 것이라면, 전후의 변화무쌍한 혼돈은 신유럽을 형성한 것이다. 폭력과 복수로 충만한 이 시기에 유럽인들에겐 많은 희망, 포부, 편견, 원한이 생겨났다. 오늘날의 유럽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싶다면 우선 이 결정적인 신유럽 형성기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를 알아야 한다. 곤란하거나 민감한 주제를 피하려는 시각은 비겁하다고 비판받을 수 있다. 이것들이 바로 현대 유럽을 건축한 토대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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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처음으로 세계사가 재밌다
니시무라 데이지 · 더퀘스트10% 19,800 원 | 1,100P (5%)[교보문고 프리미어 셀러] 가치 있는 책, 같이 읽는 책
출간 이후 30년간 독자들의 사랑을 받아온 세계사 교양서 《인생 처음으로 세계사가 재밌다》가 마침내 국내 독자에게 선보인다. 총 672쪽 분량과 110여 컷의 귀중한 도판으로 태고에서 현대에 이르는 세계 역사를 한 권으로 만날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세계사의 재미를 한 분이라도 더 느껴줬으면 한다’는 바람을 품은 학계의 존경받는 석학이 평생 연구한 세계사를 대중을 위해 최초로 집대성했다. 중학생부터 사회인까지 누구나 알기 쉬운 글로 역사의 가장 중요한 변곡점들을 깊이 있으면서도 알차게 실은 책이다. 고대 문명의 비밀과 르네상스의 혁신, 두 번의 세계대전을 거쳐 아프리카와 남미의 독립, 동아시아의 격동으로 이어지는 전 지구적 문명사가 짜임새 있는 흐름으로 펼쳐진다. 이해를 돕는 그림자료는 역사적 장면을 생생히 느낄 수 있도록 엄선되었다. “르네상스는 1000년 동안 억눌린 중세인의 마음이 내부로 초집중된 결과이며 대항해시대는 그 마음이 외부로 폭발한 것이다”라는 설명과 같이 본질적인 통찰을 곳곳에 녹인 대가의 필치는 책의 백미다. 단두대로 향하던 마리 앙투아네트의 마지막 모습은 어머니의 모습과 닮아 있었다. 세련된 서양을 동경했던 러시아 황제는 사실 투박한 오두막에서 술잔을 기울이는 걸 더 좋아했다. 역사의 이런 숨은 이야기들을 통해 독자는 ‘무미건조한 세계사’가 아니라 인간이 살아온 생생한 냄새가 느껴지는 ‘정취 있는 세계사’를 맛보게 될 것이다. 이미 일본에서는 출간 직후 베스트셀러가 되었으며 문고판으로 보급되어 오늘날까지도 ‘세계사의 클래식’으로 불린다. 한 독자는 “단숨에 읽고 감동에 젖었다”고 감탄할 만큼 흡입력 있는 내용이 마음을 사로잡는다. 이 한 권으로 책을 손에서 못 놓는 재미에 빠질 수도, 학자의 우러나온 통찰에 깜짝 놀랄 수도, 때론 예상치 못한 긴 여운에 가슴이 먹먹해질 수도 있다. 세계사의 낯선 이름들 앞에 주저했던 초심자부터 깊이 있는 교양을 찾는 독자들까지, 이 책의 페이지를 넘기며 모두가 ‘인생 처음으로 재밌는 세계사’를 만나리라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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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시대 궁중기록화, 옛 그림에 담긴 조선왕실의 특별한 순간들
박정혜 · 혜화111710% 63,000 원 | 3,500P (5%)🌷읽는 사람의 카탈로그 (2025년 봄호)🌷
사진기가 없던 시절, 조선 왕실에서 남긴 총천연색 기념물! 궁중기록화의 시작부터 숙종 대, 영ㆍ정조 대를 거쳐 대한제국 시기까지, 그림으로 기록한 조선 왕조의 공식 행사와 왕실의 매우 디테일한 일상, 단언컨대, 지금껏 그 누구도 이루지 못한, 한국 미술사의 독보적 장르의 완성! 30여 년 축적의 결과로 우리 앞에 등장한 기록화 탐구의 역사 그 자체! 조선시대 기록화는 사진기가 없던 시절 오늘날의 총천연색 사진처럼 기록과 기념의 역할을 했다. 왕실에서는 국가의 예와 격식의 기틀을 세우고 전승하기 위해서, 국가 행사의 시행 전 실수와 착오를 방지하기 위하여, 그림으로 미리 그려 예행을 하기도 하고, 실제로 일어난 일을 후대에 기록하기 위해 남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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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개 도시로 읽는 영국사
김현수 · 다산초당10% 22,500 원 | 1,250P (5%)세계사 속 중요한 사건에는 항상 영국이 등장한다. 그만큼 인류의 역사와 문화에서 영국이라는 나라의 중요성은 실로 어마어마하다. 셰익스피어부터 빅벤, 비틀스, 프리미어리그 등 다채로운 문화와 양차 세계대전 승전국이라는 역사까지. 저마다 다른 역사와 문화를 가진 잉글랜드,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네 지역이 모여 나라를 이룬 만큼, 영국의 도시에는 독특하고 다양한 이야기가 담겨 있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도시들을 따라 거리를 걸으며 풍성한 문화와 흥미진진한 역사를 만나다 보면 자연스레 영국의 정체성을 알게 되고, 나아가 세계사까지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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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의 역사(양장본 Hardcover)
펠리페 페르난데스 아르메스토 · 교유서가10% 45,000 원 | 2,500P (5%)인간의 상상력이 지나온 역사를 관통하는 특별한 여정 인류사는 생각의 변천사다 역사에서 모든 것의 출발점인 ‘아이디어’, 그 힘으로 인류의 놀라운 잠재력을 탐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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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스탤지어, 어느 위험한 감정의 연대기
애그니스 아널드포스터 · 어크로스10% 19,800 원 | 1,100P (5%)책!책!책! 어떤 책을 읽을까요?
사람들은 왜 직접 경험하지도 못한 시대를 그리워하는가? 기업들과 정치인들은 어떻게 과거를 소환하여 돈과 표심을 움직이는가? 이 시대를 뒤덮은 거대한 노스탤지어 물결은 어디에서 왔으며 우리에게 무엇을 시사하는가? 《노스탤지어, 어느 위험한 감정의 연대기》는 노스탤지어라는 복잡하고 변화무쌍한 감정을 현대 사회를 움직이는 중요한 시대 정서로 조명한 최초의 교양서다. 영국의 감정사학자 애그니스 아널드포스터는 이 책을 통해 노스탤지어의 기원과 장대한 변천 과정을 추적하면서 그 해답의 실마리를 하나하나 발견해나간다. 노스탤지어는 본래 수많은 사람의 목숨을 위협하는 ‘질병’이었다. 고향을 떠나온 이들을 괴롭히던 치명적인 향수병은 산업화와 제국주의, 세계대전이 촉발한 대이동의 시대를 거치면서 점차 무해한 ‘감정’으로 변모해갔다. 표류하는 삶을 살아가는 현대인의 심리적 안정제로 기능하게 되면서 노스탤지어는 강력한 마케팅 수단이자 정치적 선전 도구로 자리 잡았고, 최근에는 치매 환자들을 위한 중재술이나 인사 및 조직 관리에도 활용되고 있다. 이 책은 역사학, 심리학, 신경과학, 의학 지식을 망라하며 400여 년에 걸친 그 감정의 생애를 다층적으로 분석하는 동시에, 현대 인류가 공유한 집단적 상실감, 혼란, 불안의 실체를 밝혀낸다. 나아가 퇴행의 상징으로 통용되던 노스탤지어가 어떻게 사람들에게 사회적 유대와 미래에 대한 낙관을 심어주고, 궁극적으로 고독의 시대를 치유할 기쁨의 원천으로 기능하는지 전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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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
빅터 세베스티엔 · 까치10% 27,000 원 | 300P (1%)부다페스트는 유럽의 작은 도시이지만, 세계사의 흐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왔다. 동양과 서양을 넘나드는 지리적 관문인 이 도시는 수많은 침략과 점령을 겪었고, 그때마다 새로운 문화와 지식을 흡수하며 독특한 역사를 형성해왔다. 『부다페스트』는 부다페스트의 역사를 전체적으로 살피며 이곳에서 살았던 수많은 사람들의 복잡한 역사를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국가로서의 헝가리보다 더 오래된 부다페스트의 역사는 고대 로마에서부터 시작되며, 몽골과 튀르크, 합스부르크, 나치 독일과 소련의 점령을 지난 뒤에야 진정한 해방을 맞는다. 그 과정에서 다뉴브 강을 사이에 두고 부다와 페스트로 나뉘어 있었던 도시는 하나로 합쳐졌고, 부다페스트는 헝가리의 수도로 자리매김했다. 기나긴 격동의 역사는 수많은 영웅과 악한들을 낳았고, 시민들은 때로 숨죽이며, 때로는 분노를 표출하며 스스로의 역사를 움직여왔다. 부다페스트를 떠난 후에도 이곳에 대해 말하기를 그치지 않았던 음악가, 문인, 영화감독, 과학자들의 궤적은 이 작은 도시의 영향력이 유럽 전체로 뻗어나가도록 했다. 기자로서 부다페스트를 오가며 유명인은 물론 현지인의 증언까지 수집한 저자 빅터 세베스티엔은 이곳에서 숨 쉬었던 사람들의 기록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엮는다. 혁명과 자연재해, 점령과 포위를 겪은 민중의 시선을 통해 복합적으로 역사를 재구성해가는 이 책을 따라가다 보면, 다양한 열망과 논리로 들끓었던 부다페스트의 카페에 앉아 있는 듯하다. 역사가 된 인물들을 개성 있게 되살린 이 책은 혁명을 향한 열정으로 가득 찬 부다페스트의 한가운데로 독자들을 초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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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너의 역사
설혜심 · 휴머니스트10% 34,200 원 | 1,900P (5%)2025 <아름다운 서재> 도서 기획전
아리스토텔레스부터 20세기 섹스 에티켓까지 품격 있는 인간이 되기 위한 ‘매너’의 모든 것 ☆☆☆ 소비, 여행, 온천, 지도, 인삼, 추리소설, 관상 등 지금껏 역사책에서 본 적 없는 주제로 매번 우리를 역사의 세계로 이끄는 연세대학교 설혜심 교수의 신작! ☆☆☆ 매너에 관한 최고의 고전인 엘리아스의 《문명화 과정》 이후 가장 주목해야 할 저서 《매너의 역사》 우리는 왜 지금 매너를 이야기하는가? 에드먼드 버크의 말처럼 매너는 마치 공기 같아서 그것이 부족해지기 전까지는 굳이 말로 꺼낼 필요가 없었을 뿐이다. 매너에 대한 사회적 갈증에 화답하듯 설혜심 교수는 에티켓북과 처세서, 행동지침서, 편지, 매뉴얼북 등 고대부터 20세기까지 생산된 100여 종의 굵직굵직한 예법서를 치밀하게 분석해 매너의 역사를 일별한다. 서양 매너의 이론을 정립한 아리스토텔레스와 키케로부터 중세의 기사도, 에라스뮈스와 로크의 예절 교육, 18세기 영국식 매너와 젠틀맨다움을 거쳐 상류사회의 엄격하고 까다로운 에티켓으로의 퇴행과 개인화된 20세기 에티켓까지, 그 변화를 따라가다 보면 인류가 왜 매너를 발명해 냈고 그토록 오랜 시간 유지해 왔는지 깨닫게 된다. 시시콜콜하고 사소하게 여겨졌던 ‘매너의 역사’를 통해 무례함과 불관용의 시대를 넘어설 ‘품격’ 있는 삶의 힌트를 찾아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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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한국사 세트(수호신 에디션)
tvN STORY 〈벌거벗은 한국사〉 제작팀 · 프런트페이지10% 119,070 원 | 6,610P (5%)100주 연속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명실상부 대한민국 대표 한국사 시리즈로 자리매김한 역사교양서 《벌거벗은 한국사》가 새 옷을 입고 독자들을 찾아왔다. 7종 완간을 기념해 출간된 이번 ‘수호신 에디션’은 한국 전통문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하는 디자인 스튜디오 ‘오이뮤’와 협업해 한국의 멋이 한층 살아난 특별한 리커버 표지로 독자들을 만난다. 나쁜 기운을 막아주고 좋은 기운을 불러온 우리 역사의 수호신 일러스트로 표지를 꾸미고 고급스러운 세트박스에 담아 소장 가치를 높였다. 《벌거벗은 한국사》 시리즈는 tvN STORY 간판 교양 예능 〈벌거벗은 한국사〉에서 소개한 이야기 중 한국사를 대표하는 인물과 사건의 이야기를 모아 책으로 엮은 시리즈다. 대체 불가한 역사 명강의로 사랑받는 최태성 강사가 안내자로 나서 우리 역사를 명쾌하게 해설하고 몰입도 높은 스토리텔링을 펼친다. 첫 책이 출간된 이후 시리즈 전부 역사 분야 베스트셀러 자리를 굳건히 지키며 “전 시리즈 소장해서 두고두고 읽고 싶다”, “기존 역사책에서 느꼈던 아쉬움을 단번에 해결해주는 재미있는 역사교양서!”라는 독자들의 찬사가 쏟아졌다. 《벌거벗은 한국사》 수호신 에디션은 시리즈 전 7권으로 구성되어 있다. 한 시대를 풍미한 한국사의 주요 인물들을 다룬 ‘인물편’, 한국사의 운명을 뒤흔든 주요 사건들을 만나는 ‘사건편’, 역사의 판도를 바꾼 영광과 몰락의 순간들을 담은 ‘권력편’, 고난과 역경의 대한민국을 지켜낸 영웅들을 다룬 ‘영웅편’으로 ‘주제로 보는 한국사’를 소개하고, 각 시대를 대표하는 중요한 사건을 가려 뽑은 ‘고려편’, ‘조선편’, ‘근현대편’으로 ‘시대로 보는 한국사’를 완성한다. 삶의 여러 문제로 고민하며 흔들릴 때, 오늘날 우리가 밟아온 역사를 돌아보면서 그 해답을 찾아보면 어떨까? 오랜 시간 동안 우리가 의지해 온 수호신을 일상으로 들여온 수호신 에디션이 올바른 길로 나아가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응원과 힘을 보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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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거벗은 세계사 세트(한정판)
tvN <벌거벗은 세계사> 제작진 · 교보문고10% 82,800 원 | 4,600P (5%)tvN 최고 화재 교양 프로그램인 〈벌거벗은 세계사〉에서 다뤘던 내용 중 큰 반응을 얻었던 주제들을 모아 책으로 출간한 《벌거벗은 세계사》 시리즈가 20만 부를 돌파했습니다. 이를 기념해 한정판 5종 세트를 출시했습니다. 단숨에 세계사를 이해할 사건들만 모은 ‘사건편’, 역사를 뒤흔든 사람들을 파헤친 ‘인물편’, 갈등과 비극의 뒷이야기를 생생히 들려주는 ‘전쟁편’, 세계 경제 질서를 휘저은 결정적 순간들을 담은 ‘경제편’, 시간이 지나도 잊을 수 없는 인류의 흑역사를 파헤친 ‘잔혹사편’까지 눈을 뗄 수 없는 역사가 입체적으로 펼쳐집니다.
주간 핫이슈
주간 핫이슈
4·3, 19470301-19540921 기나긴 침묵 밖으로
허호준 · 혜화1117이 책의 제목은 낯선 숫자의 조합이다. 『4ㆍ3, 19470301-19540921』. 4ㆍ3의 첫날과 마지막 날짜다. ‘제주4ㆍ3사건 진상 규명 및 희생자 명예 회복에 관한 특별법’은 4ㆍ3을 이렇게 정의한다.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1948년 4월 3일 발생한 소요 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 충돌과 그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 해마다 봄이 오면 제주에서는 4월 3일을 기려 추념식이 열린다. 그러나 4ㆍ3은 오랜 시간 입밖에 낼 수조차 없는 일, 때문에 그 역사에 대해 잘 아는 이들이 드문 일이었다. 누군가는 4월 3일, 하루에 일어난 일이라고도 하고, 또 누군가는 한두 달, 또는 길어야 1~2년에 걸쳐 일어난 일이라고도 한다. 또 누군가는 여기에 사상과 이념의 잣대를 들이밀기도 하고, 또 누군가는 아무것도 모르는 이들의 어이없는 죽음이었다고도 한다. 1947년 3월 1일 오후 2시 45분, 제주도 관덕정 광장에서 38발의 총성이 울렸다. 경찰이 쏜 총에 6명이 숨지고,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그 직전, 기마경찰의 말발굽에 어린아이가 채여 넘어졌다. 그냥 지나치려는 경찰을 향한 사람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그 직전, 인근 제주북국민학교에서 제28주년 3ㆍ1절 제주도 기념대회가 열렸다. 제주도 전체 인구의 약 10퍼센트에 해당하는 이들이 이곳에 모여 대회를 치르고 관덕정 앞 광장까지 거리 행진을 이어갔다. 모든 역사의 순간은 누적된 시간들의 결과값이다. 4ㆍ3도 예외가 아니다. 관덕정 광장을 울린 총성은 이 무렵 금방이라도 터질 듯한 팽팽한 긴장으로 둘러싸여 있던 제주를 순식간에 혼돈으로 밀어넣었다. 그 긴장은 어디에서 비롯한 걸까. 때는 해방 직후였다. 이 땅을 강점한 일본은 물러갔으나 정부 수립은 아직이었다. 일장기 대신 성조기가 게양된 미군정 체제, 평화는 아직 도래하기 전이었다. 일제강점기 각처로 떠났던 이들이 고향 제주를 찾아 돌아왔다. 인구가 급증했다. 경제를 떠받치던 제조 업체는 태평양전쟁을 전후하여 대부분 가동을 멈췄다. 보리 작황은 최악의 흉작을 기록했다. 여기에 콜레라가 온 섬을 휩쓸었다. 해방군으로 여긴 미군정은 친일 경찰 출신 모리배들과 손을 잡았다. 민심은 무섭게 분노하고 있었다. 관덕정 광장에서 총성이 울린 건 바로 그런 때였다. 분노한 민심은 곧바로 타올랐다. 3월 10일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제주도 전역에서 총파업이 일어났다. 3월 1일 발포자와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그러나 미군정은 이에 대해 응답하지 않았다. 그들의 대응은 뜻밖에도 제주에 온통 ‘붉은색’을 덧입히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것은 공포와 테러였다. 새로 임명된 도지사는 극우주의자였으며, 그를 위시한 우익 단체들이 제주도 곳곳을 활보하며 도민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검거와 고문을 일삼았다. 제주 사회는 극심한 혼돈을 겪어야 했으며, 외부 세력의 침탈에 제주 도민들의 인내는 임계점에 다다르고 있었다. 냉전의 시대였다. 정부 수립 이전 한반도 남으로는 미국이, 북에는 소련이 각각 들어와 있었다. 한반도는 미국과 소련 점령군이 직접 대면하는 세계 유일의 지역이며, 동과 서 투쟁의 장으로 여겨졌다. 남한은 반공의 전초 기지가 되었으며 미국은 모든 정책의 초점을 소련의 팽창, 남한의 공산화 저지에 맞추고 있었다. 이를 위한 남한 단독 정부 수립을 위한 선거일이 다가오고 있었다. 권력을 쥔 이들은 자신들이 덧칠한 붉은 섬 제주를 더욱 더 극단으로 몰아가기 시작했다. 고문 치사 사건이 연달아 일어났고, 가까스로 해방된 조국은 분단과 민족의 분열로 향해 가고 있었다. 4월 3일, 제주도 오름 곳곳에 봉화가 타올랐다. 제주도 민중들이 들고 일어난 무장봉기의 신호탄이었다. 제주 지역 선거는 실패했고, 미군정은 좌시하지 않았다. 그뒤 단독 선거로 들어선 이승만 정부는 제주에 온통 붉은색을 덧입혀 초토화 작전과 계엄령을 진행했다. 제주도는 온통 죽음의 섬이 되었다. 섬 전체는 완전히 고립되었다. 이 참극은 1954년 9월 21일, 한라산 금족령 해제로 겨우 마침표를 찍었다. 2,762일 만이었다. 이로써 4ㆍ3은 끝난 듯했으나 끝이 아니었다. 이후로 반세기 남짓 4ㆍ3은 금기의 역사였다. 폭도나 빨갱이로 매도당하기 일쑤였던 생존자들은 겪은 일을 입 밖으로 꺼내지 못했으며, 희생자 유족들은 폭도 가족, 빨갱이 가족이라는 낙인이 찍힌 채 레드 콤플렉스에 시달렸다. 국가 권력은 4ㆍ3 담론을 독점, 그 역사는 완전히 봉인되었다. 그렇게 우리는 엄연히 존재했으나 몰라야 했던 그 역사를 오랜 시간 잊고 지냈다.
MD'S PICK
MD'S PI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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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택리지
권재원 · 북트리거10% 16,200 원 | 900P (5%)조선 시대의 대표적 인문지리서 『택리지』의 묘사에서 출발해 오늘날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우리나라 각 지역의 다채로운 특색을 지리·경제·문화·역사적 맥락 안에서 풀어 설명하는 책이다. 강원도 평창·정선·태백, 경상북도 안동을 시작으로 일 년 열두 달 각 시기마다 여행하기 좋은 열두 지역을 살펴보는 한편, 그중 다섯 개 지역은 ‘국내 여행 심화반’ 꼭지를 통해 생소하면서도 흥미로운 인근 지역까지 확장해 살펴본다. 팬데믹 시기를 거치며 청소년들의 세계는 눈에 띄게 좁아졌지만 세계가 우리나라에 대해 갖는 관심은 전에 없이 커졌다. 바로 지금이야말로 우리 땅 곳곳의 역사와 문화, 자연환경 등 고유한 특징을 자세히 들여다볼 때다. 특산물도, 공업 기반도 부족한 경상북도 청송이 오히려 공장들을 내쫓고 교도소를 유치한 이유는? 조상님들도 사랑한 피서지 강원도 영동 지방이 오늘날에는 너무 사랑받은 나머지 위기에 처했다고? 호남 광주가 차별과 소외의 역사를 딛고 빛의 고장으로 거듭난 비결은 뭘까? 이중환의 『택리지』로부터 수백 년이 지난 오늘, 우리나라 곳곳에 흥미롭고 절절한 이야기들이 가득하다. 머릿속 지도의 해상도를 끌어올려 주는 그 이야기들을 따라 걷다 보면, 청소년은 물론 국내 여행에 관심이 있는 성인 독자들도 우리 땅의 지리·역사·문화를 더 깊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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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레지스탕스 위조범의 생애
사라 카민스키 · 빵과장미10% 19,800 원 | 1,100P (5%)1943년, 나치에 쫓겨 죽음의 수용소에 끌려갈 위험에 처한 17세 소년 아돌포 카민스키. 그는 파리 레지스탕스에 가담해 염색 기술과 화학 기술을 이용해 문서를 위조함으로써 1만 명이 넘는 사람을 살려낸다. 이후 30년 동안 천재적인 위조 기술을 발휘해 전 세계의 대의에 헌신하며 수많은 사람을 살려냈다. 아무런 대가도 바라지 않고 오직 더 나은 세상을 열망하며 살았던 실존 인물 아돌포 카민스키의 한 편의 영화 같은 삶이 펼쳐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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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성의 공동체: 여성, 독립, 운동가
박현정 · 연립서가10% 20,700 원 | 1,150P (5%)'한국 페미니즘 미술의 대모'로 불리며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미술가 윤석남이 현재 가장 집중하고 있는 작업은 ‘여성 독립운동가 100인’의 초상화 연작이다. 『싸우는 여자들, 역사가 되다』(한겨레출판, 2021)의 후속편에 해당되는 이 책은 윤석남이 제작한 여성 독립운동가의 궤적을 따라 현장을 방문하고 그들에게 전하는 편지글 형식으로 쓰여졌다.윤희순, 김향화, 권애라, 심명철, 어윤희, 신관빈, 임명애, 유관순, 가네코 후미코, 이애라, 최용신, 차미리사. 이 책의 주인공 12명은 지금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여성이 더욱 사회적 약자였던 시절에 자신의 주변을 아우르고 약한 이를 구하려 했다. 강원대학교중앙박물관, 덕수궁, 서대문형무소역사관, 문경새재, 최용신기념관, 덕성여자대학교 등을 찾아다니며 쓴 박현정의 편지는 여성 독립운동가의 삶과 윤석남의 연작에 대한 응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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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명한 세계사 1: 경이와 혼돈의 시대
댄 존스 외 · 윌북10% 16,020 원 | 890P (5%)흑백으로만 남겨진 과거의 사진들은 우리에게 그 시절의 풍경도, 당시 사람들의 마음도 무색무취했을 것이라는 잘못된 인상을 준다. 하지만 지난 100년간 『종의 기원』이 출간되어 종교에 신에 대한 관념이 뒤집히고, 극심한 대공황 속에서 히틀러가 권력을 장악하는 등 우리는 어느 때보다 다채롭고 격동하는 시기를 보냈다. 이토록 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시기, 1850년부터 1950년까지를 풀컬러로 거의 완벽하게 재현한 역사 화보집이 탄생했다. 근현대사 속 가장 중요한 200장면을 선명한 사진과 생생한 스토리텔링으로 구성해 극찬을 받았던 베스트셀러 『역사의 색』. 2025년, 상식적인 미래를 꿈꾸며 역사가 제시하는 올바른 방향을 탐구하고자 하는 한국 독자들을 위해 새로운 이름 ‘선명한 세계사’로 다시 한번 출간되었다. 역사책을 한 편의 영화처럼 볼 수는 없을까? 역사 채색 전문가 마리아 아마랄은 이 책에서 2년여에 걸쳐 과거의 색깔을 철저히 고증하고 1만 장의 사진 기록을 200개로 세심하게 선별하여 근현대사의 가장 중요한 장면을 완벽히 복원해냈다. 그가 만든 경이로운 이미지가 한 페이지 전체에 큼지막하게 들어가 있어 시선을 사로잡고 보는 맛을 극대화한다. 여기에 역사 다큐멘터리 작가 및 진행자 댄 존스의 간결하고 탄탄한 스토리텔링이 곁들여지며 ‘역사는 지루하다’는 인식을 완전히 바꾼다. 자칭타칭 역사 고수부터 이제 막 역사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사람 모두에게 색다른 과거 여행의 기회를 주는 선물 같은 책이다. 역사는 반복된다. 오늘의 세계를 이해하기 위해 어제의 발자취를 더듬고자 한다면 재밌고, 흥미롭고, 오래 기억할 수 있는 책으로 시작해보는 것은 어ᄄᅠᆯ까. 지나간 역사일수록, 더욱 선명하게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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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중독
녜룽칭 외 · 글항아리10% 20,700 원 | 1,150P (5%)버섯 철이던 어느 날, 저자 녜룽칭은 차를 몰고 집에 가는 길에 라디오를 틀었다. 그런데 듣다보니 뭔가 이상했다. 프로그램 진행자가 평소와 달리 표준어가 아닌 쿤밍 사투리를 쓰질 않나 감정도 점차 고조되어갔다. 이내 급히 노래 한 곡이 나왔고 노래가 끝날 즈음 진행자는 다른 사람으로 교체됐다. 나중에 방송국에서 일하는 친구가 일러주길, 그 진행자가 점심으로 견수청(독성이 있으나, 조리법에 따라 안전하게 먹을 수 있다. 손을 대면 파랗게 변한다고 해서 이 이름이 붙었다)을 먹고는 프로그램 도중에 흥이 나버린 것이었다. 방송국은 이날부터 근무 시간에 버섯을 먹은 사람은 생방송을 진행하지 못하도록 매우 주의하고 있다고 한다. 단오가 지나면 버섯에 중독된 환자들이 속출한다. 저자의 아내도 버섯에 중독돼 허공에 떠오른 그림들을 잡겠다고 허우적거린 적이 여러 번이다. 윈난 사람이라면 누구나 버섯 중독과 관련된 일화 몇 가지를 알게 마련이고, 전해오는 이야기들로 마음은 복잡해진다. 행여나 탈이 날까 염려되지만, 일단 버섯이 눈에 들어오면 호기심과 식탐이 번번이 이긴다. 버섯의 마력이란 쉽사리 거부할 수 없는 것이다. 그 힘은 인력이다. 인력引力(끌어당기는 힘) 또는 인력因力(만물의 기원이 되는 힘)으로 쓸 수 있다. 올가 토카르추크는 버섯균을 “지하의 정교한 레이스 자락, 헴스티치가 된 축축한 균사, 세상의 미끄러운 탯줄”이라고 묘사했다. 조밀하게 형성된 균사체의 세계는 땅속 양분과 생의 가능성을 그러모아 한 송이 버섯으로 피어나고, 동시에 지면 위로도 그물을 치듯 사람들을 사로잡는다. 버섯에 홀린 이들은 버섯을 모조리 먹어치울 자세로 덤벼들 뿐만 아니라 버섯의 신비로움을 상징화하여 창작의 소재로 되풀이하고, 버섯의 독성마저 ‘신의 선물’이라 떠받치며 독버섯을 따다 제전祭典 활동에 쓴다. 이 책 역시 버섯의 인력으로 쓰였다. 저자는 펜을 놀릴 때마다 버섯을 먹고 중독된 친구들의 일화가 떠올랐고, 왠지 모르게 신바람이 나 마음껏 이야기를 풀어놓을 수밖에 없었다고 고백한다. 버섯이 이끄는 대로 거닐며 버섯을 향한 숭배와 감격, 회상을 기록한 이 책은 마치 설화 같기도 하다. 버섯 세계관을 이해하고 싶다면 버섯의 인력에 몸을 맡기는 편이 좋다. 그로써 당신과 버섯을 잇는 가느다란 실 역시 막힘없이 뻗어나가며 기억 저편의 감각을 두드릴 것이다. 버섯의 생장은 경이로움의 연속이다. 땅속을 수놓는 공생의 그물은 우리가 알아차리지 못한 때에도 생을 이어나가느라 여념 없다. 그러다 땅 위로 솟아올라 뜻밖의 기쁨을 안긴다. 그 기쁨은 놀라움, 환희 그리고 상상력이다. 언제부터 발밑의 생이 시작됐을까? 탄생의 조력자인 삼림은 언제부터 그 비밀에 공모했을까? 버섯은 창발하는 생명이며 무수한 질문을 배양하는 존재다. 버섯을 보고 삶의 삽화와 얼굴들이 우후죽순 떠오르는 것도 감각적으로 이해하지 못할 일은 아니다. 하물며 매년 5월이면 버섯으로 뒤덮이는 중국 윈난에서, 사람들의 몸과 마음 구석구석까지 버섯이 스미는 건 자연의 이치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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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루살렘 이전의 아이히만
베티나 슈탕네트 외 · 글항아리10% 43,200 원 | 2,400P (5%)왜 예루살렘 ‘이전’의 아이히만이 중요한가 1906년 10월 14일, 한나 아렌트가 태어났다. 그보다 7개월 앞선 3월 19일, 아돌프 아이히만이 세상의 빛을 봤다. 동갑내기 두 사람은 유대인 학살을 둘러싼 피해자-가해자다. 아렌트는 아이히만을 주인공 삼아 『예루살렘의 아이히만』을 썼다. 아이히만 역시 자신을 주인공 삼아 『다른 이들이 말했고, 이제 내가 말할 차례다!』를 썼다. 아렌트는 1961년 예루살렘 재판을 참관한 뒤 이 책을 썼지만 후대의 학자들은 문서고에서 굽은 등을 하고 아이히만이 남긴 자료를 추적하며 읽고 해석하는 데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예루살렘 이전의 아이히만』을 쓴 슈탕네트가 그중 한 명이다. 아이히만이 악필로 쓴 원고를 잇는다면 길이가 총 240킬로미터에 달하는데, 그녀는 이 자료들을 손에 넣는 대로 읽었다. 그러고는 “아렌트가 너무 성급하고 무엇보다 위험”했다고 평가한다. 아렌트 책 출간 이후 50년 만의 반박이다. 이런 평가는 아렌트의 저술 이후 수십 년간 연구가 누적됐고, 자료가 계속 수집됐으며, 통계 데이터가 산출되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리고 이제 고쳐 말하자면 아이히만은 “악의 평범성”의 상징이 아니라, 매우 노련하고 체계적으로 유대인을 학살했던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예루살렘 이전의 아이히만』은 예루살렘 법원에 서기 전 아이히만의 생을 쫓는다. 아렌트의 책은 현재적 가치를 여전히 갖는다. 다만 아렌트는 아이히만이 광적인 칸트 애호가로서 쓴 상세한 기록물은 물론이고, 급진적 신학자 윌리엄 헐과 종교철학을 두고 논쟁한 사실도 알지 못했다. 또한 법정에서 아이히만이 자신의 최후 진술을 대부분 칸트의 말로 채웠다가 변호사에게 제지당했다는 사실도 몰랐다. 아렌트는 아이히만이 철학도처럼 보이려 한다는 점은 간파했지만, 이것이 어리석은 허영심과 철학 지식의 부족에서 비롯됐다는 잘못된 결론을 내렸다. 아이히만이 망명지 아르헨티나에서 가졌던 대담의 녹음테이프와 녹취록의 존재는 오랫동안 알려져왔지만, 그 품질이 좋지 않아 체계적인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다. 철학자이자 역사학자인 슈탕네트는 이 테이프들을 해독하고, 그동안 알려지지 않은 자료들과 함께 정리해 아이히만에 대한 완전한 분석을 제공하려 한다. 850쪽이 넘는 이 책의 전반부는 제2차 세계대전 때 아이히만의 모습과 전후의 도주생활을 조명한다. 그는 신분증 위조, 여러 개의 가명, 도주 경로에 대한 거짓말 흘리기 작전 등으로 도피 계획을 치밀하게 세웠다. 하지만 아르헨티나에 정착해서는 자신을 숨기지 않았다. 이름과 존재를 드러내고 싶은 욕구가 강했기 때문이고, 유대인 1030만 명이 아니라 600만 명밖에 죽이지 못한 것이 통탄스러웠기 때문이다. 게다가 가족을 아낀 그는 도주 기간에 아내와의 사이에서 넷째를 출산하기까지 했다. 아이히만은 아렌트가 언급했듯이 “참으로 적당한 정신적 재능”과 “판단 능력의 부재” 및 “자기표현에 무능한” 사람이 아니었다. 이스라엘에서 아이히만을 300시간 동안 심문했던 아브너 레스는 그를 “충분한 지식을 갖추었고, 매우 지적이며 노련하다”고 묘사했다. 아이히만은 모든 텍스트를 자신의 쓸모에 따라 왜곡하는 지적 체계를 가졌지만, 어쨌든 그는 칸트 외에도 니체, 플라톤, 쇼펜하우어를 인용하고 심지어 유대인인 스피노자의 텍스트까지 끌어들여 자기 변론을 하던 사람이었다.
🌟2025 세계 책의 날 <북극성 : 나를 이끄는 키워드> -
초상화의 옷장
김정연 · 눌와10% 22,500 원 | 1,250P (5%)신비로운 〈모나리자〉, 사실 최신 패션으로 치장하고 있다? 〈진주 귀고리를 한 소녀〉의 진주는 가짜? 마리 앙투아네트의 초상화에 그려진 드레스는 프랑스 혁명의 한 원인이 되었다? 그림을 감상할 때 그 속에 묘사된 의복과 장신구는 자칫 지나치기 쉬운 요소이다. 하지만 그림, 특히 초상화의 복식들은 하나하나 의미를 담아 그려진 경우가 많고, 초상화 속 인물의 삶과 그녀가 살았던 시대를 생생하게 증언하고 있다. 이탈리아 볼로냐 대학교에서 패션문화를 전공한 저자는 서양 복식사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르네상스 시대부터 19세기 벨 에포크까지의 패션과 이에 얽힌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독자들에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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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는 이야기 중국 신화
김선자 · 어크로스10% 25,200 원 | 1,400P (5%)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신화학자 김선자의 《처음 읽는 이야기 중국 신화》가 출간 20주년을 맞아 전면 개정판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첫 출간 당시 이 책은 대중에게 낯설었던 중국 신화를 쉽고 정확하게 알려주며, 서양의 그리스·로마 신화에 치우쳐 있던 신화적 세계관을 동아시아로까지 확장하며 찬사를 받았다. 기존에 두 권으로 나누어져 있던 책을 한 권으로 묶어 독서의 편리성을 더했고, 최신 연구 결과 등을 보충해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 중국 56개 민족의 신화들로 가득한 신화학자 김선자의 중국 신화 이야기는 신비롭고 매혹적인 상상력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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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존을 위한 세계사
강태형 · 유아이북스10% 16,200 원 | 900P (5%)역사란 결국 생존을 위한 끝없는 투쟁의 기록입니다. 인간이란 본래 이기적인 존재이며, 이러한 본질은 고대로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을 만들어왔습니다. 《생존을 위한 세계사》는 투쟁과 생존의 역사를 통해 승리를 위한 본질적인 원칙과 지혜를 탐구합니다. 또한 종교 사상을 비롯해 인류 역사에 나타난 여러 신념이 화합과 갈등을 통해 어떤 사건을 일으켜, 어떤 기록으로 남겼는가에 주목합니다. 세계사뿐만 아니라 한국사 내용도 연결해 전체적인 흐름을 파악할 수 있게 했기에 세계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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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사
아담 자모이스키 · 책과함께10% 29,700 원 | 1,650P (5%)폴란드만큼 역사가 왜곡된 나라도 드물다. 18세기 말 폴란드를 분할하여 점령한 러시아, 프로이센, 오스트리아는 폴란드가 완전한 주권 국가였던 적이 없던 후진적 집단이라는 인상을 주기 위해 역사를 재구성했다. 19세기 내내 이 과정을 되돌리고 독립을 되찾기 위해 투쟁한 폴란드인은 서방에서 문제를 일으키고 질서 있는 진보를 가로막는 존재로 여겨졌다. 20세기 들어 나치 독일과 소련의 희생양이 된 폴란드인은 진보적으로 여겨진 공산주의 같은 교조에 저항하는, 반동적이고 후진적인 존재로 보였다. 그러나 지난 2세기의 혼란을 딛고 오늘날 폴란드는 유럽에서 가장 역동적인 국가로 부상했다. 이 책은 오래전부터 다양한 문화와 종교적 전통을 수용하고, 대담하고 선도적인 헌법적 실험을 추진했던 나라에 제 역사를 오롯이 되돌려주려는 시도다. 중세부터 현대까지 천 년 동안 폴란드가 걸어온 복잡한 발전 과정을 추적하면서, 폴란드의 정치·경제·군사적 투쟁은 물론 다채로운 문화·예술·사회를 시대별로 살펴보고 주요 사건과 인물들을 생생하게 되살려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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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만 대륙
키스 로 · 글항아리10% 34,200 원 | 1,900P (5%)현대 유럽을 지어올린, 그 폐허의 성격 1945년 5월 7일 나치 독일이 무조건 항복했다. 여섯 해째 이어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났다. 하지만 키스 로가 펴낸 책 『야만 대륙』은 전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저자는 전시뿐 아니라 전후에도 인류가 ‘짐승’ 노릇을 계속했다는 것을, 특히 유럽에서 저질러진 헤아릴 수 없는 만행을 통해 고발하고 있다. 전후는 오히려 “세계대전 종결이 또 다른 잔학행위의 기점”이 되었다고 강조한다. 사람들은 모종의 상실 또는 부당한 상황을 견뎌내야 했다. 불가리아처럼 직접적인 전투가 거의 없었던 나라조차 정치적 혼란과 이웃 국가와의 폭력적인 언쟁, 나치로부터의 강압 그리고 결국 새롭게 등장한 강대국의 침략에 노출됐다. 이 모든 사건의 한복판에서 적으로 상정한 대상을 증오하는 것은 아주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전후 불가리아의 공군당 의용군 중령은 빵을 사는 줄에 새치기를 한 공산당 간부에게 항의했다가 잡혀온 일반인에게 이렇게 물었다. “당신의 적이 누구지?” 그는 잠시 생각하다가 “정말로 모르겠습니다. 저는 어떤 적이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라고 답했다. 중령은 의자에서 벌떡 일어났다. “어떤 적도 없다니, 도대체 당신은 어떤 종류의 인간이지? 모른다면 가르쳐주겠어. 아주 빠르게 교육시켜주겠다고!” 전후 초기는 유럽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시기 중 하나다. 제2차 세계대전이 유럽 구대륙을 파괴한 것이라면, 전후의 변화무쌍한 혼돈은 신유럽을 형성한 것이다. 폭력과 복수로 충만한 이 시기에 유럽인들에겐 많은 희망, 포부, 편견, 원한이 생겨났다. 오늘날의 유럽을 진정으로 이해하고 싶다면 우선 이 결정적인 신유럽 형성기에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를 알아야 한다. 곤란하거나 민감한 주제를 피하려는 시각은 비겁하다고 비판받을 수 있다. 이것들이 바로 현대 유럽을 건축한 토대이기 때문이다.
🌟2025 세계 책의 날 <북극성 : 나를 이끄는 키워드> -
지리로 다시 읽는 자본주의 세계사
이동민 · 갈매나무10% 17,550 원 | 970P (5%)◈ 최초의 주식이 네덜란드 청어 어장에서 비롯했다고? ◈ 화려한 메트로폴리스는 왜 불평등 양극화의 진원지가 되었나? ◈ 미국은 어떻게 대륙횡단철도로 세계 패권을 바꾸었을까? ◈ 베트남은 어쩌다 기후위기의 블랙홀이 되었나? ◈ 한국형 신자유주의는 과연 장밋빛 미래일까? 2025년 1월,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2기 정부가 출범한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유럽을 포함해 전 세계에 관세 폭탄을 예고했다. 이를 시작으로 전 세계가 총성 없는 무역 전쟁을 염려하는 가운데, 트럼플레이션(트럼프 정부의 경제정책이 초래하는 물가상승)이 다시금 고개를 들 것이라 예상된다. 게다가 우리나라는 평균 원 달러 환율이 IMF 때 추세를 따라가면서 그때의 악몽을 떠오르게 하고 있다. 우리가 시시각각 경제 뉴스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다른 나라 정치 상황을 살피는 것은 가격, 이자, 환율, 경기 등 자본주의 환경에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으며 매우 깊숙이 연루되어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를 모르고선 이 험한 세상을 헤쳐 나갈 수 없으리라는 위기감도 느낄 터다. 전작 《기후로 다시 읽는 세계사》에서 지리학자 특유의 시선으로 기후위기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혜안을 제공한 저자 이동민 교수가 이번에는 《지리로 다시 읽는 자본주의 세계사》에서 ‘지리 문해력’을 바탕으로 자본주의 역사를 새롭게 살핀다. 특히 최근 지리학계에서 주목하는 ‘다중스케일적 접근multiscalar approach(지표 공간에서 일어나는 여러 현상을 다양한 스케일의 다층적이고도 상호 관련적 초점에서 파악하려는 지리적 관점)’으로 자본주의의 역사를 전방위적으로 훑어본다. 이 책을 읽다 보면 자본주의가 어떻게 이동하며 세계를 바꿔왔는지가 한눈에 보인다. 대항해시대에는 세상 거의 모든 부富가 에스파냐로 향했지만, 곧 네덜란드로 이동해 갔고 한 세기가 채 지나기도 전에 변방의 섬나라였던 영국이 새로운 경제 대국으로 부상한다. 하지만 ‘해가 지지 않는 나라’라 불리며 전 세계에 수많은 식민지를 거느리던 대영제국은 두 차례의 세계대전으로 그 지위를 미국에 넘겨준다. 한번 종주국이 영원한 종주국은 아닌 셈이다. 지금은 어떠한가. 냉전시대 초강대국이었던 미국은 탈냉전시대인 오늘날 중국 그리고 과거의 영광을 재현하고 싶어 하는 유럽 여러 국가의 도전을 받고 있다. 러시아도 과거에 비해 지리적으로는 축소되었을지언정 천연가스와 식량자원으로 유럽 사회를 압박하며 정치적 영향력을 넓혀가고 있다. 이처럼 세계경제의 중심이 어디에서 어디로, 왜 이동했는지 파악함으로써 자연스레 경제 패권의 다음 향방을 추측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역사가 상업자본주의에서 산업자본주의로, 또 수정자본주의에서 신자유주의로 변신을 거듭해 온 자본주의의 행보와 맞물려 있으며, 외형상으로는 성장을 이어가지만 다중스케일적 불평등을 확대·재생산하는 이 시스템이 결국은 세계 경제와 환경의 지속가능성을 위협하고 있음을 지적한다. 오늘날 신자유주의 세계화의 다중스케일적 속성에 대한 지정학적 이해가 없다면, 이러한 부작용을 극복할 공정한 분배나 도덕적 정의란 공허한 이상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 책이 자본주의 사회를 살아가는 독자들에게 경제와 부의 흐름뿐만 아니라, 세계의 지리적 질서를 어떻게 봐야 할지 의미 있는 통찰을 줄 수 있기를 기대한다.
- 4 총 균 쇠
- 5 최소한의 한국사
- 6 상식: 우리는 이러했다
- 7 책문
- 8 거꾸로 읽는 세계사
- 9 역사의 시선
- 10 총 균 쇠(출간 25주년 기념 양장판)
- 11 역사의 쓸모
탐나는 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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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사 바로 알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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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력의 원천, 신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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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의 역사 , 거의 모든 것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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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로버 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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