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으로 보는 한옥
김왕직 외
·
집
10%
17,100
원
|
950P
(5%)
전통 한옥에서 신한옥까지
‘한옥’ 하면 안동 하회마을, 남산한옥마을, 북촌한옥마을의 기와집이 떠오른다. 한옥을 다루는 책도 대부분 전통 한옥에 집중해 소개한다. 사실 한옥이라는 말이 나온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서울시의 한옥 자료실에 의하면, 국어사전에 ‘한옥’이라는 단어가 처음 등장한 것은 1975년경이다. 당시 사전은 ‘우리나라 고유의 양식으로 지은 집을 양식 건물에 상대하여 부르는 말’(《삼성 새우리말 큰 사전》, 삼성출판사, 1975)로 정의했다. 현재의 표준국어대사전 역시 1975년 사전의 정의와 다르지 않으며 유의어로 ‘조선집’, ‘한식집’을 제시한다. 조금 확장한 용어로 ‘개량한옥’을 언급했는데 “전통 한옥의 고풍스러운 멋을 살린 채 현대 생활에 불편함이 없는 평면과 기능을 갖춘 한옥”이라고 풀이하고 있다.
이 책에서는 ‘신한옥’이라는 말을 사용하고 있다. ‘신한옥’은 전통 한옥의 조형성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현대 재료와 공법, 설비 등을 추가해 거주 성능을 개선한 한옥이다. “한옥은 문틈으로 바람이 숭숭 들어와 추워!” “한옥은 수납공간이 없어서 불편해!” “한옥에 살고 싶은데 집 짓는 비용이 만만치 않더라…” 한옥은 하루나 이틀 정도 이색적인 공간을 체험하고 싶은 사람들에게는 인기 있지만 막상 한옥에서 살라고 하면 단점이 먼저 떠올라 주저하게 된다. 그래서인지 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한옥에 사는 인구는 0.5%가 되지 않는다(2021년 《한옥 통계 백서》). 전통 한옥의 단점을 보완해 현대식 공법으로 지은 목조건축이 신한옥이다.
이 책은 실제 지어진 신한옥 사례를 가져와 사용한 구법과 재료, 지을 때 주의할 점과 함께 한옥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시공 제안, 그럼에도 여전히 안고 있는 신한옥의 한계를 얘기한다. 무엇보다 같은 부위의 전통 한옥과 신한옥을 나란히 배치해 두 집의 장점과 단점, 같고 다름을 한눈에 알 수 있게 구성했다.
그림으로 이해하는 우리 살림집
2023년 3월 14일 서울역 인근의 한 음식점에서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한옥 만들기”라는 제목의 기획안을 들고 첫 회의를 했다. 그림은 이도순, 그림 밑자료 찾기와 사진, 편집 구성은 유근록, 전체 구성과 내용 글은 김왕직이 담당하기로 의기투합한 지 벌써 몇 년이 지난 후였다.
첫 회의 후 2024년 12월 두 달에 한 번꼴로 편집회의를 했다. 마치 격월간지 마감을 하는 것처럼. 원고 마감, 그림 마감, 편집 마감 순으로 날짜를 정하고 결과물을 들고 점검 회의를 했다. 편집본을 보면서 글이 부족하지는 않은지, 그림의 잘못된 부분은 없는지, 보완해야 할 그림은 무엇인지, 사진은 제대로 들어가 있는지, 없는 사진은 어떻게 보완할 것인지, 편집은 그림과 사진, 글의 방향이 제대로 반영됐는지 등을 점검했다. 점검 결과는 두 달 뒤 있을 다음 회의까지 수정해 다음 장 회의 전에 짧게 재검토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렇게 전체 열 장을 점검한 이후에는 세 장씩 묶어 다시 점검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책은 열두 번을 정기회의 끝에 나온 결과물이다.
이 책은 기초부, 가구부, 지붕틀, 지붕 마감, 벽, 온돌, 마루와 난간·계단, 창호, 천장과 수납, 마당과 정원. 우리 한옥을 열 개 부위로 구분하고 부위별 특징을 그림으로 그리고 실제 어떤 모습인지 확인할 수 있는 확대 사진을 같이 담았다. 그림의 보충 자료로 사용한 글에서는 해당 부위 설명과 함께 현장에서 어떻게 적용되는지, 지을 때 주의할 점 등을 이야기한다.
책 끝에는 한옥기술개발 연구에 참여했던 설계사무실과 시공회사, 자재회사들의 목록을 추가해 한옥을 짓고 싶지만 막막해하던 사람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정보도 추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