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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학의 모험

철학자 이진경이 만난 천년의 수학
이진경 저자(글)
생각을말하다 · 2021년 03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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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근대 수학사를 바꾼 위대한 발견들, 역설이 만든 경이로운 사유들
수학자들은 자연을 수학화하려는 야심가들이었다. 근대 과학의 아버지라 불리는 갈릴레오는 물체의 자유낙하를 수학 공식으로 바꾸었고, 케플러도 태양계 행성의 운동 법칙을 눈이 멀도록 계산했다. 라이프니츠와 뉴턴은 지구상의 모든 운동을 미적분 공식으로 간단히 계산하려고 했다. 미적분의 발견은 자연을 계산가능성의 세계로 포섭하려는 보편수학의 가능성을 열어젖혔다. 하지만 0은 아니지만 0에 가까운 '무한소'의 역설이 수학자들을 끊임없이 괴롭혔다. 풀리지 않은 역설은 수학의 지반을 아슬아슬하게 흔들었다. 불완전한 무한소 개념 위에서 정립된 해석학, 2천 년간 불변의 진리로 여겨졌던 평행선 공리를 뒤엎은 비유클리드기하학, 모든 집합들의 집합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칸토어의 역설 등 모순과 역설 앞에서 수학은 기초가 취약한 지식 체계임이 드러났다.

그럼에도 안정적이고 불변적인 수학의 기초를 확립하려는 수학자들의 고투는 계속되었다. 기하학은 불변성을 확보하고자 노력했고, 칸토어는 수의 기초를 확고히 하고자 집합의 개념을 창안했지만 역설에 부딪혀 좌절하고 만다. 역설은 논리학과 수학 전반의 문제였다. 힐베르트는 수학의 형식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공리계의 모든 명제가 증명 가능하고(완전성), 서로 모순된 결과를 끌어내지 않는다는 것(무모순성)을 증명하려는 야심한 기획을 내놓지만, 어떤 공리계도 자신의 완전성과 무모순성을 증명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한 괴델의 정리로 수학자들의 진리 게임은 무산된다. 괴델의 불완전성의 정리는 수학자들이 좋아하는 진리란 수학에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일종의 선언이었다. 이 책은 17세기부터 19세기에 이르기까지 근대 과학혁명의 기초를 세운 수학자들의 위대한 발견과 도전을 다룬다. 운동에서 법칙을 발견하고 수학의 계산가능성을 확장한 미적분으로부터 수학의 개념을 파생ㆍ변환하면서 확립된 해석학, 기하학, 집합론에 이르기까지 수학사를 바꾼 발견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수학자들의 극한의 상상력이 어디까지 나아가는지도 볼 수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진경

이진경

전환기 한국사회의 토대를 분석한 『사회구성체론과 사회과학방법론』을 써서 24세에 이진경이라는 필명을 얻었다. 본명은 박태호. 서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 대학원에서 논문 ‘서구의 근대적 주거공간에 대한 공간 사회학적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지식 공동체 ‘수유너머104’에서 연구 활동을 하며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기초교육학부에서 강의하고 있다. 사회주의 붕괴 이후 근대성에 천착해 『철학과 굴뚝 청소부』를 썼고, 자본주의와 근대성의 변혁을 모색한 『맑스주의와 근대성』, 『근대적 시ㆍ공간의 탄생』, 『철학의 모험』, 『이진경의 필로시네마』를 썼다. 푸코, 들뢰즈, 가타리의 철학과 함께 자본주의의 외부에서 삶의 탈주를 꿈꾸며 『노마디즘』, 『철학의 외부』, 『역사의 공간』, 『불온한 것들의 존재론』 등 30여 권의 책을 냈다.

목차

  • 프롤로그
    상상력이 만드는 경이로운 수학의 세계
    수학에 왕도는 있다 | 철학으로 수학을 사유하다 | 권위를 내버린 유쾌한 수학 속으로

    제1장
    수학의 초상화들 _진리 게임을 넘어서
    진리 게임 | 수학자와 봉숭아 학당 | 모든 수학 이론이 수학적 진리와 무관하다는 것의 수학적 증명 | 수학의 본질은 자유다 | 수학의 초상화들

    제2장
    근대 과학혁명과 수학 _자연을 수학화하라!
    마술과 과학 | 갈릴레오, 혹은 과학의 탄생 신화 | 자연의 수학화 | 우주의 수학과 수학적 우주 | 과학의 힘, 수학의 힘 | 분석적 이성의 바깥

    제3장
    계산공간의 탄생 _수학화된 세계를 향한 첫걸음
    코끼리-기계와 뭉개진 탑 | 예술의 가치를 계산하다 | 계산할 수 있는 수와 계산할 수 없는 수 | 화폐, 계산하는 세계의 문 | 두 눈 속의 계산공간 | 기하학의 대수화 | -2와 의 근본적 차이 | 기하학적인 수와 대수적인 수 | 기하학의 흔적을 지우자! | 해석기하학의 초대장 | 수학적 계산공간의 탄생

    제4장
    수학의 마술, 혹은 마술사의 수학 _미적분학의 ‘비밀’
    악마의 수학, 수학의 악마 | 캘큘러스 박사의 운동화(運動畵) | 운동화의 물리학 | 캘큘러스 박사의 비밀 | 무한소와 미분비 | 운동의 물리학에서 접선의 수학으로 | 미분법을 뒤집어 원시함수로! | 곡선의 면적, 혹은 □으로 ○ 만들기 | 적분, 무한히 얇게 쪼개 합치는 기술 | 무한소의 융통성 | 적분을 하면 모든 면적이 같아진다고? | 오, 미분법의 영광이여!

    제5장
    세계를 수학화하려는 꿈 _17~18세기 수학의 풍경
    캘큘러스, 해석학의 시대 | 계산 가능한 세계를 향하여 | 보편수학, 혹은 수학의 이념 | 17~18세기 수학의 네 가지 축 | 17~18세기의 수학적 공간

    제6장
    해석학의 위기, 기하학의 모험 _엄밀성의 강박과 위험한 창안 사이
    스페이드 나라의 앨리스 | 마침내 수학의 위기가 도래하리니 | ?2?2?2?2?2?2……=0? | 마녀의 역설 | 온 세상이 다 들어가는 구슬 | 새로운 기하학의 공적을 빼앗기다 | 구슬공간의 기하학 | 구슬공간과 유클리드공간 | 근대 수학, 위기와 모험 | 해석학의 위기 | 비유클리드기하학과 새로운 대수학

    제7장
    산수와 대수의 힘 _수학의 천국으로 가는 길
    ‘끄달려선 안 된다’는 생각에 끄달리다 | 칼리가리의 세 예언 | ‘존재한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가? | 수학적 수수께끼의 단서들 | 가우스가 준 뜻밖의 선물 | 기하학의 기초, 기하학의 분열 | 마술사 칼리하리를 만나다 | 메피스토 왈츠 | 해석학의 산수화 | 변환의 불변성과 기하학 | 모든 점에서 연속인데 모든 점에서 미분 불가능한 함수 | 수학과 도(道)

    제8장
    집합론, 무한을 셈하다 _무한집합의 역설들
    19세기의 수학 정신 | 표준해석학과 범기하학 | 칸토어 박사, 판도라의 상자를 열다 | 자연수만이 실재한다? | 수란 무엇이며 무엇이어야 하는가? | 무한을 세는 방법 | 셀 수 있는 무한, 셀 수 없는 무한 | 대각선을 공략하라! | 길고 짧은 건 재보면 똑같다 | 연속체의 농도 | 우주공간의 모든 점들을 바구니 안에 담는 방법 | 초한수, 무로부터 나온 무한들 | 집합론의 역설

    제9장
    역설 없는 수학을 찾아서 _수학기초론의 세 가지 길
    무한소의 역설에서 무한대의 역설로 | 자연수와 실수 사이의 심연 | 역설의 시대 | 이발사의 역설, 거짓말쟁이의 역설 | 자기에 대해 말하지 말라 | 내용 없는 형식으로서의 수학 | 형식 체계의 무모순성은 해석에 의존한다 | 형식주의, 논리주의, 직관주의 | 배중률과 귀류법을 포기하자! | 공리계의 완전성과 무모순성 | 수학적 엄밀성의 진혼곡

    제10장
    불완전성의 정리 _수학의 심연, 혹은 열린 경계
    수학과 원초적 본능 | 서로 그리는 손의 역설 | 내재하는 외부 | CAP(Computer Aided Prison), 완전한 감옥 | 아킬레스와 괴델 | ‘이 명제는 증명할 수 없다’를 증명할 수 있다면 | 문장을 수로 바꾸는 방법 | 괴델수와 괴델의 정리 | 자연수, 너마저도! | 연속체 가설로 아킬레스를…… | 감금의 연속체, 탈출의 연속체 | 결정 불가능한 명제와 열린 경계

    제11장
    두 개의 수학 삼각형 _19세기 수학의 풍경
    ‘계산’의 시대에서 ‘기초’의 시대로 | 두 개의 수학 삼각형 | 19세기 수학적 기획의 선들 | 기초 없는 수학을 위하여

    에필로그
    수학의 외부를 상상하는 즐거움
    추상과 횡단 | 수학의 외부

추천사

  • 수학은 참 아름다운 학문입니다. 깊이 들어가면 철학과 만나고, 옆으로 가지를 뻗으면 과학과도 만납니다. 더 나아가 수학의 논리는 글쓰기와 법학과도 조우하게 됩니다. 지금 우리 교실에서는 난이도 높은 예제 풀이 중심의 수학 교육이 학생들에게 수학 공포심을 심어주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일이지요. 하지만 이진경 철학자의 이렇게 재미있는 책을 교재 삼아 수학을 탐구한다면 수포자가 생기지 않을 겁니다. 오히려 수학에 도전하고 싶다는 학생이 늘어나지 않을까요? 교과서의 자유발행제가 도입된다면 이 책을 수학 교과서로 추천하고 싶다는 마음이 계속 들더군요. 진정, 수학을 만나는 시간이었습니다.

  • 수학과 관련하여 우리 교육의 문제를 입시 제도라고 꼽는 사람이 많다. 왜냐하면 우리나라 수험생들은 많은 시간을 수학 이론을 익히고, 잘 풀어진 풀이를 배우는 데 소진하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대량의 수포자가 양산되고, 이를 구제하기 위해 막대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이 과정을 잘 견뎌낸 소수의 수험생들은 대학 입시 성공이라는 문턱을 넘고, 그러고 나면 전공과 무관한 경우 수학 공부를 다시 하지 않아도 되는 영광(!)을 누릴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수학은 성적표로 박제화된 진열장 안의 고물과 같다.
    놀랍게도 수학의 역사는 습관과 맹신으로 굳어진 것들에 대해 의심하고, 질문하고, 비판하면서 발전해왔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수학 교육의 목적은 수학으로 사유하는 사람을 길러내는 것이다. 저자는 다양한 스타일과 즐거움을 무기로 삶의 방식이자 사고방식으로써의 수학을 설명하고 있다. 이 책은 중ㆍ고등학교 학생들에게는 딱딱한 수학의 편견을 깨는 망치질이 될 것이며, 예비교사와 교사들에게는 능동적인 혁신이 될 것이며, 모든 자녀의 첫 번째 스승인 학부모님들께는 뜨거운 사유가 되리라 믿어 의심치 않는다.

  • 뭣이? 철학자가 수학을? 당황스러운 시도에 당신이 ‘감히’라고 전해줄 요량으로 읽기 시작했다가 경계를 넘나드는가 싶으면 본질에 집중하고, 단면에 천착하다가는 맥락에 진동하고, 구체와 추상이 어울려 춤추는 통찰을 보았다. 이 책은 감히 수학적 자유를 정의하려 시도했다고 할 수 있겠다. 유쾌하고 용감한 시도에 공진하고 싶을 뿐이다.

  • 요즘 딸아이가 공부하는 삼각형의 특성 중 피타고라스의 정리가 있다. 피타고라스가 2 더하기 2, 2 곱하기 2가 모두 4가 되는 것을 보면서 그것이 정의라 이야기한 것처럼, 정의란 더함도 모자람도 없는 것을 추구한다는 것을 수학을 통해 알 수 있게 되었다. 수학이 가지는 가치를 읽은 이가 느낄 수 있도록 이 책은 수학에 대한 통찰과 함께 필요한 지식을 전달해주는 정의의 실천이라고도 할 수 있을 듯하다. 한국의 학생들이 인생의 더없이 소중한 시기에 많은 시간과 땀을 헌신하는 수학이 경쟁의 수단이 아니라, 수학은 가장 정직한 학문 중 하나이며, 사회와 과학을 정확히 이해하는 언어이자 수단임을 다시 한번 느끼게 해주는 책이다.

  • 자동차는 수학과 같이 완전함을 추구하지만 수학과 달리 인간의 역사와 아름다움이 있다고 생각했었다. 하지만 『수학의 모험』을 통해 수학도 인간의 역사와 아름다움이 있다는 걸 알았다. 수학이 지닌 매력을 함께 느껴보기를….

책 속으로

제1장_ 수학의 초상화들
서구에서는 오랫동안 수학이 거의 절대적인 의미에서 진리로 여겨졌다. 예를 들어 유클리드기하학은 절대적인 진리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나 19세기 중반을 거치면서 유클리드기하학과 전혀 다른 종류의 기하학이 나타났다. 그 기하학에서는 평행선이 없거나 무수히 많다. 이처럼 상반되는 여러 가지 기하학이 공존하는데, 그 모두가 다 진리라고 할 수 있을까?

제2장_ 근대 과학혁명과 수학
갈릴레오가 있을 수도 없는 실험을 했다는 허구적 이야기까지 만들며 그가 과학혁명의 아버지가 되게 만든 것, 그것은 바로 운동이나 원리를 수학적인 공식으로 표현하려는 태도였다. 이를 보통 ‘자연을 수학화’한다고 말한다. 수학화하고 계산할 수 있게 만드는 것, 이것이 근대 과학의 핵심이었다. 이런 점에서 수학은 근대 과학의 중심에 있다고 말해도 좋다.

제3장_ 계산공간의 탄생
‘자연의 수학화’라고 불렀던 이상은 모든 법칙을 계산가능성의 공간 속으로 끌고 가려는 기획이기도 했다. 여기서 기하학을 대수적인 계산의 세계로 끌어들인 ‘해석기하학’은 또 하나의 중요한 기여를 한다. 이 역시 갈릴레오를 필두로 했던 근대 과학혁명을 이루는 또 하나의 축이었다.

제4장_ 수학의 마술, 혹은 마술사의 수학
근대수학의 비약적 발전은 0은 아니지만 결국에는 0으로 취급하게 되는 ‘무한소’라는 개념을 수학 안에 끌어들인 대가로 가능해졌다. 그것은 논리적으로 모순율을 어기는 것이란 점에서 수학적으로 용인될 수 있는 개념이 결코 아니었다. 가우스와 같은 엄격한 수학자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악마적인 개념이었다. 누구도 떨치기 힘든 유혹인 미적분학의 마술적인 힘은 어쩌면 무한소라는 이 악마적인 개념을 받아들이는 거래의 대가로 얻게 된 것이었다.

제5장_ 세계를 수학화하려는 꿈
데카르트는 ‘기하학의 대수화’라는 발상이 단지 말 그대로 ‘수학’에만 해당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다. 많은 이들도 당시에는 천문학, 음악, 미술, 광학, 역학 및 다른 학문들을 수학의 분과로 여겼다. 사실 천문학이나 역학(물리학) 등이 수학으로 취급되는 것은 그것이 수학에 얼마나 기대고 있는지 알기에, 또 그 요체가 ‘수학화’라는 것을 알기에 자연스럽다. 아마 뜻밖인 것은 음악이나 미술일 것이다. 음악이 수학의 일부였던 것은 ‘그리스 이래’ 서구 음악의 중요한 전통이었다.

제6장_ 해석학의 위기, 기하학의 모험
보여이와 로바체프스키는 유클리드기하학의 평행선 공리를 다른 공리로 대체하여 전혀 다른 종류의 기하학이 만들어질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사실 평행선 공리를 증명하려 했던 수학자들의 오랜 노력은 2천 년이 넘도록 서구의 수학과 과학에 모범과 기반을 제공하던 유클리드기하학에서 불안정한 요소를 무의식적으로 감지하고, 그것을 제거하려는 시도라고 말해도 좋을 것이다. 수학의 엄밀함과 안정성에 누구보다 앞선 감각과 누구보다 강한 기준을 제시한 가우스도 이런 노력의 일환으로 평행선 공리를 연구했다. 그러나 그것을 증명하는 것이 불가능하며, 반대로 그것이 부정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는 조용히 그 위험한 상자를 닫아버렸다.

제7장_ 산수와 대수의 힘
“무한소 개념을 넘으려는 시도들이 있었지. 특히 프랑스인 달랑베르와 코시는 여기에 큰 기여를 했어. 그러나 코시의 방법조차 ‘어디에 한없이 가까이 간다’는 식의 개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뾰족한 점을 갖는 그래프는 그 뾰족한 점에서 미분 불가능하다는 건 잘 아시지? 그런데 만약 모든 점에서 연속이지만 모든 점에서 미분 불가능한 함수가 있다면 어떨까? 그럼 뾰족하게 날선 곡선이 모든 점들을 가득 채우고 있는 그런 함수라면 말이야. 좌 미분계수가 얼마인지, 우 미분계수가 얼마인지, 어떤 점에서도 알 수 없는 그런 곡선 말이야.”

제8장_ 집합론, 무한을 셈하다
엄밀한 근거, 확고한 기초를 찾으려는 19세기 수학자들의 노력은 결국 산수와 대수, 혹은 그것들의 기초에 있는 수 자체를 향해 나아갔다. 수학이 수를 다루고, 수적인 질서를 다루는 것인 한, 기초를 찾으려는 노력이 수를 향해 나아간 것은 어쩌면 당연하고 자연스러운 것인지도 모른다. 해석학을 산술화하고, 기하학을 대수화하려는 노력과 다른 차원에서 수 자체의 질서를 근본적으로 검토하고 정돈하려고 했던 칸토어의 시도가 자리 잡고 있는 것도 바로 이런 전반적 흐름 속이었다. ‘집합’이라는, 수학의 가장 기초적인 개념이 탄생한 것도 이런 맥락에서였다.

제9장_ 역설 없는 수학을 찾아서
공리주의적 형식화와 그것의 증명에 대한 초증명에서 핵심적인 것은 공리계의 ‘완전성’과 ‘무모순성’을 입증하는 것인데, 이는 1931년 괴델이 증명한 유명한 정리에 의해 애당초 불가능한 것임이 증명된다. 그것은 형식주의적 프로그램의 파산 선고였던 셈이다. 수학의 엄밀한 기초를 확보하려는 19세기 이래의 노력은 20세기 들어와 ‘수학기초론’이라는 새로운 분과 학문을 만들어내기까지 했지만, 그 결과는 어느 것도 성공하지 못했다. ‘엄밀성, 엄밀성’을 주문처럼 외면서 천국의 열쇠를 찾으려는 19세기 이래의 편집증적인 시도는 그렇게 끝이 났다.

출판사 서평

2천 년을 지배한 평행선 공리를 뒤집은 비유클리드기하학,
부분이 전체와 같아지는 집합론의 역설,
공리계 스스로 무모순성을 증명할 수 없음을 증명한 괴델의 정리.

역설이 만든 위대한 발견에서
천재 수학자들의 경이로운 사유를 읽는다!

철학과 수학을 넘나드는 사유의 모험
수학적 사고는 계산을 확인하는 협소한 체계가 아니다. 수학은 전제나 공리를 의심하는 근원적 사유의 공간이다. 이런 점에서 비판적 사유를 제공하는 철학이라 해도 좋을 만큼 본질적이다. 수학은 자명해 보이는 것에 대해서도 이유를 따져 묻고 적절한가의 여부를 증명한다. 그래서 집합론의 창시자 칸토어는 “수학의 본질은 자유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지배적인 사고에 얽매여서는 수학적 사유를 창안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의미에서 수학은 하나의 ‘사고방식’이며 ‘삶의 방식’이다. 이는 근대 초기의 중요한 수학자들이 과학자인 동시에 철학자였다는 사실에서 알 수 있다. 역으로 대부분의 철학자들이 수학을 통해 자신의 새로운 사유를 발전시켰다는 것 역시 수학이 철학적 사유의 지반임을 말해준다.
그런 의미에서 수학은 이미 하나의 철학이다. 그것은 당연시된 모든 것에 의문의 화살을 쏘고 종종 그 기반을 뒤집어버리는 전복적이고 혁명적인 사유의 양상들을 담고 있다. 집합론을 창시한 칸토어는 당대 수학자들로부터 미치광이 취급을 받았지만 그의 시도는 새로운 사유를 촉발하고 자극함으로써 수학의 지반을 광대하게 넓혔다. 그래서 수학 공식과 정리에는 수학자들의 갈등과 고통, 꿈틀대는 사유의 궤적이 스며 있다. 이 책을 만나는 독자들은 수학이 그동안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거대한 사유 체계라는 점을 깨닫게 된다.

철학자 이진경의 어깨에 올라 수학을 보다!
철학자 이진경은 수학을 가지고 논다. 캘큘러스 박사와 메피스토가 영혼을 걸고 내기를 해서 탄생한 미적분학, 비유클리드기하학의 세계를 여행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괴델의 불완전성의 정리를 대담하게 극화한 프렌지오 감옥 탈출 이야기 등 역동적이고 반전 있는 이야기가 펼쳐진다.
동화, 소설, 희곡, 시나리오, 편지 등 형식을 넘나드는 글쓰기로 보통 사람들도 충분히 접근 가능한 수학으로 변주했다. 수학사의 주요 장면 장면이 재미있는 시트콤이 되었다가 촌극으로 넘어가기도 하고 진리 퀴즈로 독자의 사고력을 시험한다. 기구한 수학자의 인생 드라마도 펼쳐진다. 난해하기 그지없는 이론, 공포스러운 공식이 유머 가득한 생생한 이야기로 다시 태어났다. 이야기에는 뼈때리는 철학적 사유가 숨어 있다.
철학자 이진경은 단순히 수학 천재들이 발견한 공식의 원리나 수학사의 흐름을 기술하는 데서 멈추지 않는다. 새로운 상상력으로 그 뿌리까지 흔들어버리는 사유의 방식, 익숙한 관념에 갇힌 낡은 사고를 깨우는 수학적 발상법을 들려준다. 수학을 그저 끔찍한 과정으로 이해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수학은 약동하는 시대정신이며 삶의 문제임을 이야기한다. 이 책은 수포자인 많은 학생들과 수포자였던 많은 성인 독자들을 즐거운 사유의 모험으로 안내한다.

* 이 책은 『수학의 몽상』의 전면 개정판이다. 오늘의 시점에 맞게 문장을 손보고, 흐른 시간만큼 확장된 저자의 철학적, 수학적 사유를 보완하고 다듬었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96260811
발행(출시)일자 2021년 03월 20일
쪽수 364쪽
크기
153 * 223 * 30 mm / 688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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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점 중 10점
/쉬웠어요
수포자가 생기는 이유....
10점 중 10점
/도움돼요
사회학자 혹은 철학자인 저자가 수학의 역사를 설명하는 방식이 궁금했다. 재미있는 책이다.
10점 중 10점
/집중돼요
'진짜' 수학을 다루는 '진짜' 수학적인 책^^
10점 중 10점
/집중돼요
좋은 책 잘 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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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이 될 수 있으려면 수학화되어야하고, 수학적 공식으로 표시되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모든 것은 수학의 손을 거치면 과학이 된다. 이게 바로 근대 과학을 지휘하는 수학의 마술이다.
수학의 모험
그래서 경제학은 물론 사회학이나 심리학, 심지어 정신분석학에서도 수학을 도입하고 수학적인 표현을 써야 비로소 과학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는 것이다. 그들에게 정확함과 엄밀함, 예측이나 계산 가능성 등은 수학 없이는 생각하기 힘든 것이기 때문이다.
수학의 모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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