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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사규 저자(글)
미래인 · 2010년 01월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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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에 미실과 선덕여왕이 있었다면, 고구려엔 평강공주가 있었다!
『평강공주. 1』은 구전 설화 속에서 울보 공주, 현모양처로만 그려졌던 평강공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팩션이다. 이 소설은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저자가 소설가 이문열, 영화감독 이장호의 권유로 집필에 착수한 지 25년 만에 완성해낸 역작으로, 안락한 왕족의 운명을 거부하고 스스로 자기 삶을 일구어나간 평강의 불꽃같은 삶이 마치 드라마를 보는 듯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이 책의 시리즈 (2)

작가정보

저자(글) 최사규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광고회사 ‘오리콤’ PD, 애니메이션 제작사 ‘세영’ 총감독, 다국적기업 ‘나이트 스톰 미디어’ 부사장, 제이제이 픽쳐스 대표, 동서대학교 영화과 교수 등을 지냈다. 단편영화 <교차 시대> <승의 눈물>, 장편 극영화 <도시의 사랑>을 감독했으며, 시나리오 <어머니> <바보온달> <들소> 등을 썼다. 지은 책으로는 「혼인 신고를 거부한 연인」이 있다.

목차

  • 1권
    평강비사(平岡秘史)
    여자는 태왕이 될 수 없는가
    월광, 공주의 대부가 되다
    평강, 온달을 만나다
    기우제로 위상을 높이다
    밝혀진 왕후의 사인
    별동대와 흑풍대의 충돌
    왕후의 원수를 갚다
    별동대를 구한 온달
    월광, 암습당하다
    위기의 순간
    장기 포석
    공주, 16세에 궁을 나오다

    2권
    생활의 변화
    흔들리는 민심
    이불란사 일주문
    수련의 길
    온달, 무절을 물리치다
    낙랑대회의 음모
    비단옷에 묻은 피
    제가회의를 무력화시켜라
    이이제이
    아비규환
    화무십일홍(花無十日紅)
    실종
    천도
    서방님, 어디로 가십니까?
    해는 구름에 가려지고

책 속으로

“왜들 가만있는 애를 건드려? 힘으로 온달을 이길 장사는 없어. 이놈이 왜 신발을 안 신고 허리에 차고 다니는지 모르지?
‘아 이 남자가 온달이구나.’ 공주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사람들의 시선이 몰리자 온달은 슬그머니 몸을 빼고 자리를 피했다. 변복을 한 임정수가 온달의 역성을 든 노인에게 물었다.
“신발을 들고 다니는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효자라서 그렇지. 제 어미가 눈뜬장님이거든. 그런 어미가 바늘에 찔려가며 기워준 신발인데 아까워서 어찌 흙을 묻히고 다니겠나?”
“오호, 그런 사연이 있는 줄이야.”
“집에 들어갈 때만 잠시 신은 척할 게야.”
임정수는 공주의 얼굴에 드러난 궁금증을 대신해 질문을 계속했다.
“노인장은 어떻게 바보 온달에 대해 그리 잘 아십니까?”
“여기서 온달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소. 내가 볼 땐 바보가 아니라 천하에 둘도 없는 효자지. 아무것도 모르는 것들이 입만 살아서 떠들어대는 거야. 바보는 무슨.”
무심코 내뱉는 노인의 말이 평강의 가슴에 깊이 와 닿았다. 남의 일 같지 않았다. 동병상련, 자기도 울보공주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본문 80-81쪽)

“아바마마, 귀족과 조정 대신은 이 땅에서 사라져도 백성은 남습니다. 백성들이 가뭄에 시달리며 목말라 하는 이때에 아바마마께서 몸소 그 백성들 앞으로 나아가 기우제를 올려주십시오.”
“기우제라니? 이 나라는 혹세무민을 배척하지 않느냐?”
“민심을 추스르고 백성들을 단합시킬 수 있는 절호의 기회입니다. 이참에 아바마마께서는 곡기를 끊으시고 기우제를 드려야 합니다.” (…중략…)
“만약에 비가 안 오면 그 뒷감당을 어찌 하려고 그러느냐?”
“비가 오지 않는다면,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올리면 됩니다.”
“뭐라? 잠깐만. 가만있자……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낸다고?”
딴에는 옳은 말이었다. 기우제를 지내면 민심을 왕에게로 모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비가 내려준다면 그동안 골머리를 썩이던 문제들이 한꺼번에 풀리게 될 것이다. 이 가뭄도 언젠가는 끝이 나고 비가 내리게 되어 있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친 평원왕은 딸의 말이 허무맹랑하지만은 않다고 수긍하게 되었다. 가장 단순한 사실, 비가 올 때까지 기우제를 지내면 된다는 생각을 왜 떠올리지 못했을까. (본문 115-117쪽)

그 때 어디선가 환호성이 우레처럼 터져 나왔다. 대신들은 눈을 비비고 그쪽을 바라보았다. 몇몇은 신음을 흘리기도 했다. 궁에서 나온 꽃 같은 처녀들이 일제히 저고리를 풀고 가슴을 열어 하늘을 향해 내보이며 일어났다 앉기를 반복하고 있었다.
“세상에 저런 해괴망측한 일이?”
“요사스럽도다.”
“대체 어린 궁녀들을 데리고 무슨 짓이야? 저러고도 비가 오지 않으면 민심마저 등을 돌릴 터. 말세로다.”
탄식을 발하며 경악하는 대신들과 달리 평강공주의 입가에는 엷은 미소가 설핏 감돌았다. 궁녀들의 발칙한 군무도 평강이 의도한 것이었다. 평강은 이로써 기우제에 대한 소문이 천리만리 퍼져나갈 것임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과연 사람들의 반응은 기대 이상이었다. 비난이라 해도 상관없었다. 울보공주로 알려진 평강은 누구보다 소문의 생리를 잘 깨닫고 있었다. 소문이란 사실 진위 여부와는 상관없다. 오히려 사람들은 자극적인 소문일수록 더 많은 호기심을 나타내게 마련이다. (본문 125-126쪽)

울보라는 별명으로 유명했지만 왕후의 부상에도 공주는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어리지만 기품이 넘쳐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어떤 기류가 주변을 감싸고 흐르는 것 같았다.
“아바마마, 돌궐과 상부 고씨는 평소 서로 물자를 교류하는 관계라 들었습니다.”
“그런 걸 네가 어찌 다 아느냐?”
“헌데 무장을 한 수백의 돌궐병이 버젓이 계루부 영지 한가운데 들어와 있는 것을 어찌 부에서 모를 수 있습니까? 더욱이 저들은 태왕의 행차를 알고서 미리 매복해 있었습니다.”
고원표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는 매서운 눈빛으로 공주를 주시했다. (…중략…) 공주는 당당한 눈빛으로 고원표를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방금 살육을 마친 서슬 퍼런 무장들 사이에서 전혀 흔들림 없이 또박또박 할 말을 이어갔다.
“만약 아바마마를 영접하러 나왔다면 전령을 미리 보내 그 사실을 통보해야 했습니다. 단순히 태왕의 행차를 마중 나온 것치고는 무장을 갖춘 군사들이 너무 많지 않습니까?”
공주의 말에 모두가 숨을 죽였다. 고원표는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당황했다. ‘이럴 수가? 수백 명이 죽고 피를 흘리고 있는 난리통에 이런 맹랑한 분석을 내놓다니?’ (본문 143-144쪽)

“왜 멀쩡한 공주를 울보공주라고 소문을 냈겠소? 공주는 사건 발생 당시 바로 모종의 음모가 있다는 것을 눈치 챘소. 여차하면 공주마저 위험했지요. 왕후를 닮은 공주는 나이에 비해 너무 조속하고

출판사 서평

우리에게도 이토록 극적이고 비장한 사랑의 역사가 있었던가?
‘선덕여왕’을 잇는 2010년 초특급 드라마 프로젝트!


내용 소개

신라에 미실과 선덕여왕이 있었다면, 고구려엔 평강공주가 있었다!
시대를 앞서간 여장부 평강의 불꽃같은 삶을 그린 역사 팩션
TV 드라마, 오페라, 만화, 애니메이션 동시 추진 중!

구전 설화 속에서 울보 공주, 현모양처로만 그려졌던 ‘평강공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한 시대를 호령한 천하 여장부로 탄생시킨 역사 팩션. 안락한 왕족의 운명을 거부하고 스스로 자기 삶을 일구어나간 평강의 불꽃같은 삶이 마치 드라마를 보는 듯이 생생하게 펼쳐진다.

이 소설은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저자가 소설가 이문열, 영화감독 이장호의 권유로 집필에 착수한 지 25년 만에 완성해낸 역작이다.
모든 설화에는 어떤 식으로든 당시의 역사적 배경이 녹아들어 있게 마련이다.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 이야기 역시 마찬가지다. 엄격한 신분제 사회에서 일국의 공주가 평민 출신 바보와 결혼한다는 게 과연 가당키나 한 일인가? 그녀가 온달에게 시집간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혹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저자는 당시의 시대 상황을 면밀히 연구한 끝에 그에 대한 답을 찾아냈다. 당시 평원왕은 밖으로는 중국(북주)의 군사적 위협, 안으로는 귀족세력의 권력 다툼으로 인해 매우 불안정한 위치에 있었다. 특히 중앙 귀족세력은 선대왕인 안장왕과 안원왕을 암살할 만큼 위세를 자랑하며 공공연하게 왕권을 위협하고 있었다. 평원왕은 이러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신흥 무사계급을 등용함으로써 기존 귀족세력을 견제하게 되는데,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온달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바라볼 경우,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 이야기가 단순한 사랑 이야기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역사적 사실에 기발한 상상력을 결합시켜 저자는 세간의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독창적인 해석을 내놓는다. 왕후의 비명횡사에 차기 왕위 계승권을 차지하려는 귀족세력의 음모가 숨어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그 다음 차례는 평강공주와 태자 남매였을 것이다. 그래서 평강공주는 자기 보호 수단으로 울보 공주라는 나약한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결국 그녀가 온달과 결혼하기 위해 출궁을 감행한 것에는 귀족세력의 속박에서 벗어나 그들에게 맞설 대항마 세력을 구축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었던 것이 아닐까.
이렇게 볼 때, 평강공주의 새로운 면모가 오롯이 드러난다. 즉 그녀는 단순한 ‘내조자’가 아니라, 아버지 평원왕을 도와 왕권 강화를 위해 노력한 ‘지략가’이자 당차게 자기 삶을 설계해나간 ‘개척자’였던 것이다.

요즘 들어 천추태후, 미실, 선덕여왕, 김만덕 등 그동안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여성 위인들의 삶을 재조명하는 여장부 서사물이 붐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평강공주만큼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고 사랑받아온 캐릭터가 드문데도, 해외 유수의 고전들과 비교해도 손색없는 비장한 사랑의 서사를 담고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형상화해낸 정통 역사물이 전혀 없었다는 것은 의외다.
『평강공주』는 시작 단계부터 ‘원 소스 멀티 유스’ 전략에 따라 드라마, 오페라, 만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동시 추진되고 있다. 특히 TV 드라마의 경우 2010년 하반기 방영을 목표로 대본 작업 중이며, 오페라 역시 여러 제작사에서 관심을 나타내고 있어 조만간 그 결과물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009년이 선덕여왕의 해였다면, 2010년은 평강공주의 해가 될 것으로 자신한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83945822
발행(출시)일자 2010년 01월 15일
쪽수 288쪽
크기
153 * 224 * 20 mm / 480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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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어릴 때 학교에서 읽었던 책을 지금에서야 다시 만나게 되었다. 어릴 때 읽었던 고전 이야기는 《바보온달과 평강공주》라는 제목이었던 걸로 기억을 한다. 그때 책에서 등장하는 ‘평강공주’를 어른이 돼서야 다시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어릴 때 읽었던 책과는 다른 이야기라고 할 수 있다. 이 이야기는 픽션으로 전개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느 소설이나 그렇듯 기본적인 역사적 사실은 배경으로 깔고 전개되기 때문에 역사 이야기와 함께 ‘평강공주’가 바보온달에게 현모양처로 살면서 어릴 때 울면은 바보온달에게 보낸다는 것을 정말로 평강공주는 바보온달의 아내가 되어버린 그 까닭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기에 작가는 ‘평강공주’의 이런 궁금했던 이야기를  픽션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였다.
 
 「평강공주」라는 제목만 보아도 ‘바보온달’이 연상되는 것은 대부분 사람이 그럴 것이다. 어릴 때부터 ‘바보온달과 평강공주’는 항상 따라다니는 수식어처럼 머릿속에 박혀 있었다. 하지만, 이 책은 철저하게 ‘평강공주’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는 점이다. ‘평강공주’는 고구려 평원왕의 딸로 태어났다. 하지만, 그녀의 어머니 자리를 ‘진비’가 차고앉는다. 진비에게는 아들이 하나 있는데 자신의 아들을 왕의 자리에 앉히게 하기 위해 평강을 궁지로 몰아넣기 위해 음모를 꾸미게 된다. 자신의 아들이 왕이 되기 위해 항상 눈엣가시였던 평강과 태자 원을 궁지에 몰아넣지만 당하고 있을 평강이 아니었다. 여기서 평강의 모습은 여장부다운 모습이었다. 과거 내가 읽었던 책에서 등장하는 눈물 많고 여성스러운 평강의 모습이 아닌 당당하고 씩씩한 여장부다운 모습을 보여주기에 내가 알고 있던 평강과는 다른 모습이었다. 그래서 더욱 재미를 느꼈는지도 모르겠다. 그런 음모 앞에서 평원왕의 도움으로 위기를 모면하기도 하면서 내가 아는 평강공주의 모습은 이 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다.
 
 여성스럽고 울보로만 알고 있던 그녀의 모습은 역사적 사실을 바탕으로 전개되는 이야기에서 그녀의 캐릭터를 재구성하고 이야기의 픽션으로 더욱 흥미진진해진다. 이야기의 시작은 평강의 어머니 자리에 있는 ‘진비’가 음모를 꾸미고 평강을 궁지로 몰아넣는 이야기로 시작된다는 것이다. 기존의 이야기에 작가의 상상력으로 고정관념을 깨버린 이야기를 통해서 두 사람의 사랑 이야기가 아닌 그 이상의 의미를 담은 이 책을 통해서 다시 보는 평강공주의 이야기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었다. 책을 통해서 울보 공주나 현모양처로만 알고 있던 ‘평강공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이야기로 여장부 모습의 평강공주를 만나보고 싶다면 이 책을 펼쳐들기를 바란다.





 
10점 중 10점
여자는 '공주'들의 이야기를 좋아한다. 물론 그들의 삶이 약간은 부러워서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공주' 이야기는 재미있기 때문이다. 어렸을 때는 백설공주, 잠자는 숲속의 공주, 인어공주, 알라딘(쟈스민 공주) 등의 비디오를 테잎이 늘어질 때까지 돌리고 또 돌려본 기억도 있더란다. (요새 아가들은 비디오 테잎이 뭔지 알기는 할까?)
 
그래서였다. 여자가 '평강공주'를 탐내고 또 탐냈던 것이. 20살이 넘어 본 미실이나 연인 서태후, 측천무후, 클레오파트라 등의 이야기를 보면서도 여자는 생각했다. 역시 공주 이야기는 최고라고. 그리고 그렇게 받은『평강공주』. 허나 누가 알았겠는가. 책의 도착과 동시에 여자가 이리도 갑자기 바빠질 줄을 말이다.ㅠㅠ
 
그리도 기대했건만 여자는 책을 몇 주 동안이나 책꽂이에 묵혀두었고, 그렇게 벼르고 벼르던 중 어제와 오늘에 걸쳐 이 맛깔나는 소설을 드디어 완독할 수 있었다. (여자는 이 책을 보느라 밤을 샜다. 서평을 제 날짜에 올리겠다는 출판사와의 약속을 꼭 지키고 싶었으므로.)
 
그리고 이 소설은, 그러한 여자의 기대에 부응했다. 배경이 삼국시대이다 보니 역사소설을 사랑하는 여자의 취향과 자연스레 그 쿵짝이 맞아 떨어졌고, 지지부진한 사랑 이야기에 별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여자를 배려해서인지(설마.) 어찌해서 평강공주가 온달과 결혼을 할 결심을 하고 또 살아나갔는지 사건 중심적 서술을 이어나가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미리 해두는 말인데, 이 책을 평강과 온달의 로맨스 소설이라고 여기시는 분들은 책 구매 전 꼭! 대충이라도 훑어보시기 바란다. 여자가 판단하기에, 이 책은 로맨스라기 보단 연대기적 팩션이니까. 
 
자, 그러면 이제부터 본격적으로 평강공주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 볼까나. :)
 
 
작가가 처음 '작가의 말'에서 적고 있듯이, 최사규 소설가께선 어찌하여 실존인물인 '평강'이라는 대 고구려국 공주가 평민에 바보라는 별명까지 가진 온달이라는 사람과 결혼을 했는가에 의심을 품었다. 사실 잘 생각해보면 수긍하기 어려운 말도 아니다. 진짜, 정말 진짜로, 평강이 울보였던 꼬까시절 평원왕이 "바보 온달이랑 결혼해."라고 말했다며 궁을 나가 그와 결혼을 결심했을지 말이다. 그 말 한 마디 때문에.
 
물론 말이 될 리가 없다. 지금과 달리 신분제도가 존재했던 그 당시인데 (물론 그 당시 타국이나 조선에 비해선 신분의 이동이 자유스러웠던 것 같기는 하다.) 어떻게 곱디곱게 자란 공주가 "아빠가 내가 어렸을 때 온달이랑 결혼하라고 그랬잖아!" 라고 말하며 궁을 박차고 나갈 수 있었겠느냐는 말이다. 여기가 출발 포인트다. 평강은, 온달과 만나야만 했던 피할 수 없는 필연적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소설에 따르면. 아, 물론 이 책은 역사서가 아니라 팩션이다. 다시 한 번 강조!!) 평강이 꼬맹이였던 시절, 황후는 독화살에 맞아 의문의 죽음을 당하였고, 어린 나이에 어미를 잃은 평강은 궁 안에서 진비(평원왕의 비. 후에 황후가 된다.)의 괴롭힘을 견디다 못해, 그리고 고건이라는 (헉, 총리님.) 평원왕 반대 세력가의 아들과 정략결혼을 피하기 위해 궁을 나서게 된다. 유모와 몸종, 이 둘만을 데리고.
 
그리고 미리 호위무사 임정수에게 부탁해 놓아 대강 알아둔 온달의 집에 가 그의 부인이 되어 그를 나라에 쓸모가 있는 '대장군'으로 만든다는 것이 이 소설의 주요 이야기이다. 하지만 이것이 진짜 주요 줄거리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는 게.. 읽는 내내 느낀 거지만 이 책의 중심을 가로지르고 있는 이야기는 현재 왕가인 내부고씨에 대항해 왕권을 빼앗으려는 상부고씨 일파에 대적하는 평강의 이야기나니. 호족세력을 등에 업고 왕권을 호시탐탐 노리는 그들에 대항하는 이야기가 진짜 줄거리인 것이다.
 
이게 까딱하다가는 스포가 될 수 있어 (여자가 보기에 이 소설은 전형적인 스토리텔링 기법의 소설이기 때문에 - 사실, 그렇다기에는 대사가 70%는 족히 되어 한편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 줄거리를 줄줄 적어놓으면 출판사로부터 고소를 당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줄거리는 이쯤에서 살포시 마무리를 지을 예정이다. 그런데 이 정도면 포인트는 집어낸 듯!
 
헌데 이야기를 읽다 굉장히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 있었으니.. 그것은 다름아닌 소설과 '기존 드라마'들 간의 간접적 유사성이다. 물론, 이 소설을 처음 기획하신 지가 25년이 되셨고 무려 3년 동안을 집필하셨다고 하니 여타 드라마의 내용을 가져오신 건 아니겠지만.. 그래도 이야기를 읽다 보면 그 드라마의 한 장면이 떠올라 표정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던 기억이 새록새록.ㅠ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고 하니.. 흠. 안 되겠다. 간단하게나마 여자가 느낀 '여타 드라마와의 유사성'을 적을 수밖에.
(아래 적을 내용은 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오니 저자와 출판사에 너그러운 양해를. ☞☜)
 
1. [1권] 소제목 中 여자는 태왕이 될 수 없는가. - 선덕여왕
실질적으로 이 책에서 평강이 태왕이 될 수 없는가 하고 생각하는 부분은 채 한쪽이 되지 않는다. 물론 처음부터 끝까지 냉철하지만 인간적이며 사리판단이 정확하고 명민한 평강의 모습이 두드러져 상대적으로 현재 태왕인 평원왕이나 훗날 영양왕이 되는 태자 등이 조금 부족해 보이는 건 사실이다. 허나.. 소제목을 저렇게 뺀 것에서 선덕여왕의 강한 포스를 느낀 나는 무엇이란 말인가. 여자과 왕이 될 수 없는가, 라고 정녕 평강이 그 시절 생각이나 해보았을 것이냔 말이다.
 
 
2. [1권] 기우제를 지내는 부분 - 선덕여왕
이 부분 역시 끝난지 오래 되지 않은 MBC 드라마 '선덕여왕'이 강하게 떠오르는 부분이다. 비록 많은 역사 드라마에서 '비'나 '농경'에 관한 주제를 다루고 또 기우제를 다루고 있긴 하지만 그것을 이용해 권력을 얻으려 하는 평강의 면모에서 덕만의 내음이 물씬 풍겼다고나 할까. 이래저래.. 말하기 조심스러운 부분이긴 하지만.
 
 
3. [1권] 소금전매권 - 주몽
이 부분을 읽으면서는 정말 헉!! 소리가 날만큼 드라마 '주몽'이 떠올랐다. 여러분들은 기억나시는가. 전광렬이 주몽과 형 두명, 총 세 형제에게 소금을 확보하라는 명을 내린 것. '태자'의 자리를 두고 세 아들을 경합시키는 그 장면을 말이다. 물론 이 책에선 평원왕이 평강과 세 아들들에게 소금을 확보하라는 명을 내리는 것은 아니지만, 평강이 소금전매권을 풀기 위하여 온몸을 던지는 부분에선 정말 '소금산'에서 소금을 퍼오겠다던 배우 송일국의 얼굴이 떠올라 헉! 했다는.
 
 
4. [2권] 곡물파동 - 선덕여왕
이건.. 선덕여왕에서 너무나도 유명했던 에피소드여서 그런가보다. 자꾸만 사막에서 상술을 배운 덕만이 곡식을 사재기하는 귀족들에게 '상술'과 '소문'으로 크게 한 방을 먹였던 장면이 머리에 떠올랐다. 책에선 평강도 아무리 흉년이라고는 하나 이건 너무하다는 생각에 사람들을 시켜 뒤를 캐고 또 곡물을 숨겨두었던 호족들에게서 (결과적으론) 곡물을 앗아가는 모습이 정말 어쩜 그리도 똑닮았는지. 깜짝 놀란거더랬다. 아, 하지만 오해는 하지 마시길. 평강은 '보리'가 주식인 고구려에 백제의 '쌀'을 사오는 또 다른 방법을 강구했으니까. 완전 똑같은 건 아니라구요 'ㅡ'
 
 
5. [1, 2권] 최우영, 김용철, 이진무 - 주몽
자신들의 수장을 따르는 세 청년 최우영, 김용철, 이진무를 보며 여자는 주몽의 수하 삼형제를 떠올렸다. (기억들 나세요? 다물군의 마리, 협보, 오이 아저씨들이.) 물론 이들보다는 깔끔하고 더 프로페셔널한 느낌을 주는 사람들이긴 하지만 그래도 왠지 비슷하다는 느낌은 숨길 수가 없었다. 최우영은 똑똑한 마리, 김용철은 협보, 그리고 이진무는 오이 캐릭터라고 하면 대충 매치도 되는 듯 :) 허나, 작가들이 흔히 빠진다는 '3명의 마법'에 이 책도 살며시 동참한 거니까. 이건 어쩌면 여자의 오바! (3명의 마법이란, 캐릭터가 3명이 때 무언가 글이나 시나리오가 안정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는 거예요. 해리포터와 헤르미온느, 론과 같이 말이죠.)
 
 
이뿐만이 아니니. 김용철에게 주막집 여자 홍일미가 빠지는 부분에선 '대조영'의 어홍(임채원 역)과 흑수돌(김학철 역)이 생각났으며, 진비가 연비의 낙태를 위해 약을 준비하는 '장희빈'에서 장희빈(김혜수 역)이 인현왕후(박선영 역)에게 독약을 타주던 장면 & '여인천하'에서 경빈 박씨(도지원 역)가 문정왕후(전인화 역)의 회임을 막기 위해 온갖 나쁜 짓을 했던 것이 떠올랐다. 아.. 이쯤되면 문제는 소설이 아니라 여자라는 것을 알 수 있다. TV를 너무 많이봤어.ㅠㅠ (하지만 끊진 않을테야!)
 
음.. 이 외에도 조금 아쉬웠던 점이 있다면, 고건이나 진비의 캐릭터가 너무 갑작스럽게 바뀌어 후기에 제작비 떨어진 드라마의 전형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으며, 책을 10%도 채 읽지 않았는데 누가 평강을 배신할 반전의 인물인지 훅!허니 알아버렸다는 거.(feel이 정말 강하게 오더군요.)ㅠㅠ 쩨잇. 추리극이나 수사극을 덜 보던지 해야지.ㅠㅠㅠ
 
그래도, 이 모든 핸디캡을 극복하고 이 책이 별 5개 10점 만점인 이유는? 으힛. 바로 재미가 있다는 거다. 소설에서 인생의 교훈을 얻을 수도 있고 몰랐던 지식을 채울 수도 있지만, 그래도 2010년을 살아가는 지금 현대소설이 추구해야 하는 길은 완성도가 있으면서도 재미가 있는 글이여야 한다는 생각 때문이다. 소설은 더이상 같은 '소설'을 그 경쟁상대로 싸워서는 안 된다. 한 '소설'의 경쟁상대는 다른 '소설'이 아닌 컴퓨터 게임과 영화, TV 예능이니까. 우선 사람들이 소설책을 들고 읽으려면, 그래서 무엇보다 재미가 있어야 한다는 거다. 그리고 이 소설,『평강공주』는 (여자 입장에서) 재미가 있다.
 
물론 2권의 평점은 별 4개, 8점으로 1권보다 낮지만 그래도 여자가 최근 본 책들 중에서는 당당히 상위권에 랭크가 되었다. (누누히 말하지만 이건 여자 취향이에요. 태클은 노노~♡) 눈에 그려지면서 어렵지 않고, 그렇다고 내용도 상당히 알찬 (작가님께서 얼마나 사전조사에 공을 들이셨는지.. 그건 글만 봐도 알아요.) 소설을 갈구하시는 독자 여러분께는 팡팡! 추천해 드린다.
 
ps 1. 아, 눈에 화면이 보이듯 읽히는 책이라.. 이 책과 가장 느낌이 비슷한 드라마를 고르라면! 제가 느끼기엔 전반적으론 '대조영' 이었습니다.
 
10점 중 10점
어릴 적부터 “울면 바보 온달에게 시집보낸다.”는 말을 듣고 자란 평강공주 ㅡ. 그의 아버지가 딸을 상부 고 씨에게 시집보내려하자, 몸에 보물을 숨기고 뛰쳐나와 바보 온달에게로 간다. 그녀는 바보 온달의 아내가 되어 그에게 학문과 무예를 가르치고, 결국 온달은 고구려 최고의 장군이 된다. 뭐, 어릴 적부터 들어오던 「바보온달과 평강공주」를 정리하자면 이렇다 ㅡ. 그때는 별 생각 없이 그냥 “그렇구나”라는 생각만 했었는데, 지금에 와서 보니 상당한 의문이 생긴다. 아마도 이 책을 봤기 때문일까, 의문이 생기지 않을 수가 없다 ㅡ. 울보 공주가 왜 가난한 바보와 결혼을 하게 되었는지, 왜 그녀는 그 바보만을 위해서 몸을 바침으로써 전형적인 현모양처의 모습이 되었는지. 『평강공주』는 저자의 이런 의문을 시작으로 역사적 사실에 기초한 상상을 펼쳐낸 것이다 ㅡ.
 

 
고구려 평원왕의 딸, 평강공주 ㅡ. 그녀의 어머니, 고구려의 왕후는 권력의 희생양이 된다. 그 빈자리는 진비가 차지하고, 자신의 아들을 왕으로 만들고자 하는 욕심에 지금의 태자 원과 평강은 눈에 가시 같은 존재이다. 이야기의 시작부터 진비가 평강을 음모로 몰아넣는 것이 나온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울보 평강이 아닌지라, 그렇게 호락호락 당하고 있지만은 않는 평강공주이다. 소설 『평강공주』에서의 그녀는 여장부의 모습을 보여준다 ㅡ. 그런 그녀의 모습이 쉽지 않은 상황에 놓여있는 그녀의 아버지, 평원왕의 힘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결국 우리가 알고 있는 그 이야기처럼 이러저러해서 궁을 떠나고, 온달과 함께 하게 된다. 그렇게 기본적으로 아는 내용들이 보다 구체화되고 재해석되어 이야기는 흘러간다 ㅡ.시대에 따라 역사적 사실-사실이라고 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들의 해석도 달라진다. 어릴 적 들었던 「바보온달과 평강공주」가 주는 교훈이, 남자는 역시 큰 일(?!)을 해야 하고, 여자는 오직 헌신하여 남편을 떠받쳐야한다는 것이라고 해석해도 될까?! 꼭 그렇지만은 않더라도 여성과 남성의 차별적 시선이 담긴 것임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을 해본다. 그랬던 것이 시간이 흘러-예전보다 차별이 차차 덜해짐과 동시에- 지금은 평강공주의 여장부다운 모습을 더욱 부각시키고 있다. 이와 비슷한 생각인지 아닌지 모르겠찌만, 책의 본격적인 시작에 앞서 일러두기에서 저자는, “마지막으로, 아무리 외면한다 해도 이 소설 역시 루머임이 분명하다.”라고 이야기 한다. 그와 함께 잘못된 루머로 가지게 되는 선입견, 그것으로 인해 사라지는 이성을 이야기기를 언급한다. 평강공주의 이야기를 통해서 저자는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일까?!역사가 써짐이 그렇듯이, 관점에 따라 이야기가 바뀌는 것이 당연하다. 그냥 재미로만 봐도 될 것을 괜히 쓸데없이 시대상이나 탓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래! 이 책은 단순히 재미로만 봐도 충분히 즐겁다. 다 아는 이야기지만, 그래서 더 재미있는 이야기들 ㅡ. 어느새 흠뻑 빠져들고 있는 자신을 만나게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이, 최근에 많이 부각된 선덕여왕이나 미실과 비교되는 것도 없잖아 있겠지만, 역사적 사실을 재해석하고 더 많은 흥미로 그 관심을 끌었다는 사실에는 그것들과의 비교 또한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해본다 ㅡ.
10점 중 10점
 





요즘 들어 TV를 통해 팩션 물을 자주 접하게 된다.  팩션이 뭔가 싶어 사전을 찾아보니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을 합성한 신조어로 역사적 사실이나 실존 인물의 이야기에 작가의 상상력을 덧붙여 새로운 사실을 재창조하는 문화예술 장르라고 되어 있다.  실미도와 한창 우리를 TV앞에서 떠나지 못하게 했던 선덕여왕이 그 예일 텐데 그래서 평강공주 역시 작가가 어떤 식으로 재해석하고 창조했을지 궁금해진다.
 
우리가 짧은 동화를 통해 읽어 왔던 ‘바보온달과 평강공주’는 너무나 자주 울어서 그렇게 울면 바보온달에게 시집을 보낼 테야 라고 평원왕이 이야기를 하자 공주가 눈물을 그쳤고, 성인이 되어 공주는 옛날의 왕이 했던 말을 실천하기 위해 공주라는 신분을 떠나 바보와 혼인을 하게 된다.   온달을 용맹스러운 장군으로 만들어 고구려를 지키는 일꾼으로 만들었으며, 그러다가 전쟁터에서 죽음을 맞이했던 온달의 영구가 움직이지 않자 평강공주가 와서 관을 어루만지니 영구가 움직였다는 그런 이야기였다.
 
내가 알고 있는 평강공주는 이렇게 신분을 초월하고 바보를 훌륭한 장군으로 만들 수 있을 정도로 내조를 잘 하는 그런 여성상인데 작가는 이것에 의문을 가지면서 글을 쓰기 시작한다.  신분제도가 엄격한 사회에서 일국의 공주가 평민출신의 온달과 왜 결혼을 했을까?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로만 생각했던 이야기에서 이렇게 작은 의문으로 시작된 이 역사이야기는 역사적 사실에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져 읽는 독자로 하여금 그 매력 속으로 빠져들게 한다.
 
설화나 건국신화들을 보면 그 안에 그 당시의 역사적 배경들이 담겨져 있음을 알게 된다.  그런 하나하나를 풀어 가다보면 역사적 배경도 이해하게 되고 몰랐던 다양한 상식들도 알게 되는데 평강공주 역시 나에게 그런 많을 것들을 알려준다.  울보라고 알려졌던 공주가 정말로 울보였을까?  아니면 다른 사람들에게 그렇게 보여야만 하는 이유가 있었을까?  책속의 평강공주는 아버지 평원왕이 왕권을 강화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자신의 엄마에 대한 죽음에 대해 의문을 품고 남몰래 조사를 하며, 모든 것들에 있어서 철저하고 적극적이며, 때로는 어진 며느리로, 때로는 따뜻한 엄마로, 사랑스러운 여인으로 그려진다.  신분을 초월한 사랑만을 선택한 여인이 아닌 자신의 삶을 설계하고 그것을 이루어 나가기 위해 노력하는 ‘개척자’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듯하다.
 
그런 반면 온달은 조금 나약하게 그려진다.  힘은 있으나 그것을 어떻게 써야 할지를 모르고, 평강을 만나면서 평강을 자신의 하늘로 생각하는 그런 남자.  하지만 자신의 칼에 피를 묻히는 것에 있어서 항상 갈등하고 고뇌하는 그런 인간상으로 그려지니 씩씩하고 용맹한 온달 장군을 기대했다면 그 마음은 접어야 할 것이다.
 
팩션의 별미 역시 마지막이지 싶다.  전쟁터에서 용맹하게 싸움을 하다가 죽음을 맞이하는 온달.  그것은 전해지는 이야기일 뿐 또 다른 반전이 이 책에서는 기다리고 있다.  공주와 평강이 언제까지나 행복하게 살기를 바라는 동생(영양왕)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며 이것이 정말 사실이라면 내 마음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같은 사람으로 똑같은 역사적 사실을 가지고, 누구는 이렇게 멋진 이야기를 만들 수 있다는 것에 대해 부럽기도 하고, 역사를 새로운 시각과 생각으로 바라보니 재미있기도 하다.  사실과 허구와 작가의 상상력이 더해진 팩션 평강공주를 통해 역사 속에 숨겨진 권력싸움과 음모는 물론 역사에 관심이 없는 아이들도 역사에 흥미가 생길 것 같다.  
10점 중 7.5점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의 이야기는 누구나 아는 이야기이다. 평강공주가 심한 울보라서 왕이 공주의 울음을 멈추게 하려고 계속 울면 바보 온달에게 시집 보낸다고 했고 그 말에 평강공주는 울음을 멈추었다고 한다. 그러나 말이 씨가 되는지 정말로 바보 온달에게 시집간 평강공주는 바보 온달을 가르쳐서 평민에서 장군으로 오르는 엄청난 쾌거를 이룬다. 여기까지 고구려 시대에 현모양처로 이름 붙여진 평강공주에 대한 내가 아는 이야기 전부이다. 그러나 작가는 더 먼 곳을 바라보았고 일국의 공주가 어떻게 평민인 그것도 바보인 온달과 결혼까지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의문으로 평강공주라는 책을 내놓았다.
그러고 보니 난 동화책을 읽으면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는 마지막 문구를 읽고 책을 덮고는 다른 동화책을 읽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렇게 평강공주 이야기도 무슨 사연이 있어 온달과 결혼했고 그를 장군까지 만들었을까라는 생각조차 하지 않고 그냥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라는 문구만을 끝으로 책을 덮고 그 책에 대해서 까맣게 잊어버렸다. 그러나 오늘 다시 만난 평강공주는 일부 작가의 허구로 만들어진 이야기이지만, 나에게 새로운 사실들을 가르쳐 주었다.
왕비의 죽음으로 남은 평강공주와 태자 남매는 모든 권력을 가진 후궁 진비의 눈을 피해 살아야 했고 제일 좋은 방편이 가녀리고 여윈 모습에 딱 어울리는 눈물 많은 울보 역할이었다. 그렇게 진비의 눈을 피해 울보로 소문난 그녀지만, 총명하고 강한 마음을 가진 소녀이다. 계로 부의 족장 고원표가 자신의 아버지인 평원왕을 폐하고 자신의 아들 고건을 왕으로 세우려는 계략을 처절하게 망가뜨리지만, 갑작스러운 고건과의 정략결혼 이야기에 궁을 떠나기로 마음먹는다.
궁을 떠난 그녀는 평원왕이 공주가 울 때마다 말한 온달을 얼핏 서너 번 우연히 보게 된 계기로 거처를 그곳으로 옮기게 된다. 그러나 온달의 어머니인 사씨가 반대하고 온달도 그녀를 거부한다. 그렇지만, 그녀는 추운 밖에서 한 댓 잠을 자더라도 정성을 다해 사씨와 온달을 모시게 되었고 그녀의 정성을 받아들여 혼인을 치르고 둘은 부부가 된다. 이때부터 바보 온달의 고생길이 훤히 열렸다. 무서운 평강공주의 집념으로 온달은 무술과 무예, 그리고 학문까지 빡빡한 하루 일정에 힘들지만, 평강공주의 얼굴만 보아도 행복한 그는 모든 일에 열심히 하고 그녀를 지키겠다는 일념으로 장군으로 승급하게 된다.
여기까지가 평강공주와 바보 온달의 이야기이다. 그러나 왜 평강공주가 궁을 떠나 온달에게 시집가야 했는지에 대한 사연이 소개되어 있어 소설은 새로웠다. 그 사연이 작가가 독자들이 책을 읽기에 앞서 일러두기로 "아무리 외면한다 해도 이 소설 역시 루머임이 분명하다."라고 밝히지만, 작가가 이런 생각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난 대단하다고 느낀다. 아니면 우리는 그저 평강공주가 바보 온달과 결혼해서 평강공주의 도움으로 온달이 장군이 되었다는 형식적인 이야기만 알고만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내가 알지 못한 동화책에서는 나오지 않았던 전쟁터에서 죽은 온달의 관이 평강공주의 말을 듣고 움직였다는 이야기를 어디에서도 듣지 못하고 넘어갔을 텐데 이 책을 통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어 감사한 마음도 들었다.
우리가 배우는 역사는 교과서 위주의 책이라서 그런지 딱딱하고 재미가 없다. 알고 보면 우리 역사에는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한가득 있을 것만 같은데 말이다. 그래서 이 책처럼 역사의 사실을 기반으로 참고 본이 많이 없어 팩션으로 쓰였지만, 그런 역사소설이라도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러면 조금 더 우리의 역사에 흥미를 느끼게 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10점 중 7.5점
울보였던 평강공주가 바보온달에게 시집을 가서 잘 살았다는 이야기는 누구나 잘 알것이다.  하지만 그 전후의 이야기는 자세히 알지 못한다.  선덕여왕과 미실의 역사적 인물이 큰 관심으로 부각되면서 평강공주에 관한 이야기에 관심이 쏠릴 수 밖에 없었던 듯 하다.
고구려 평원왕의 공주인 평강공주.  그는 어릴적부터 진비의 압박을 받으며 살아왔다.  왕후의 죽음 이후 진비는 더욱 평강을 견제하며 음모를 꾸미기도 한다.  이러한 핍박에서 평강은 자신의 살 길을 찾게 된다.  다음을 기약하며 한껏 움츠리며 진비의 비위를 거슬리지 않고 한없이 나약하고 여린 어린공주로만 알게끔 생활을 하게 된다.  더욱 큰 원대한 꿈을 위해 지금은 나설때가 아니라는 것을 잘 아는 지혜로운 평강공주다.
평원왕에게 조금씩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고원표일가.  고원표의 아들인 고건은 평강공주를 보고 마음을 빼앗기게 된다.  또한 평원왕을 압박하고 더욱 큰 권세와 권력을 잡기 위해 고원표는 자신의 아들인 고건과 평강공주의 혼인을 정식으로 평원왕에게 청하게 된다.  하지만 평강공주는 이를 받아들일 수 없다하며 어려서부터 귀에 못이 박히도록 들었던 바보온달과의 혼인을 이야기하며 궁을 떠나게 된다.
산을 오르고 낯선 길을 헤메며 평강공주는 전에 만난적이 있던 바보온달을 찾아가지만 온달과 그의 어미인 사씨는 받아들이지 않는다.  하지만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평강공주의 진심이 전달되면서 사씨의 허락이 떨어지며 온달과 평강공주는 혼인을 하여 가정을 이루어 살게된다.  이제부터 평강공주와 바보온달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착하고 자신의 이익보다는 약한 사람들을 도우며 살아왔던 온달에게 평강공주는 글을 깨우치게 하고 무예을 익히게 한다.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아는이가 온달인 것이다.
이렇듯 다른이들이 온달을 우러러 보면 볼수록 온달은 마음속으로는 많은 짐을 가지고 마음속의 병을 가지게 된다.  많은 음모들 속에서도 지혜로운 평강공주와 듬직하고 믿음직스러운 온달의 활약이 빛을 발하지만, 산짐승 한마리도 헤치지 않았던 온달에게는 다른이들과의 전쟁과 사람을 죽여야만 하는 일들이 크나큰 마음의 상처로 계속 샇이게 되는 것이다.  또한 같은 고구려인이 고추가와의 끊임없는 음모와 죽고 죽이는 상황들을 온달은 묵묵히 자신의 능력으로 해결해가게 된다.  평강공주와 혼인을 하고 평강공주만을 위해 살겠다는 바보온달은 더이상 바보가 아닌 것이다.
읽으면서 한편으로는 평강공주가 순수하게 살고있던 온달에게 너무나 큰 상처를 짊어지게 한 것이 아닌가 하는 안쓰러운 생각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그 시대가 그러하듯 누군가를 죽이지 않으면 자신이 죽게되는 그 상황들에 그들이 한없이 가엽게만 느껴지기도 했다.  아주 단순한 이야기로  평강공주와 온달과의 관계만을 알고 있었지만 그 전후 배경에는 정치적인 이유도 많이 개입되어 있다는것과 그에 따른 그들의 아픔과 나라를 구하고자 하는 충직한 충성심을 가진 평강공주와 바보온달의 이야기에 다시한번 귀기울이는 기회를 마련해보면 좋을것 같다.
10점 중 10점
역사적인 사실과 작가의 상상이 결합해 이루어진 내용을 팩션이라고 한다. 진실에 구더더기가 붙어서
재미난 역사를 만들고 독자들은 감동을 받고 사실과 같이 받아들인다. 먼저번에 읽엇던 명성황후에 관
한 팩션인 "불꽃처럼 나비처럼"에는 그녀를 사모하는 무명이라는 인물이 있었다. 끝까지 명성황후를 지
키기 위한 그의 사랑은 위대했다. 분명 만들어낸 인물임에는 틀림없으나 우리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
다. 이와 더불어 평강공주의 온달은 실존인물이다. 그러나 주변인물들은 분명 허구로 만들어낸 인물이
있을 것이다. 역사소설에는 그와 더불어 그당시의 정치적 배경과  권력을 향한 암투가 있다. 그것은 드라
마을 보면 얼마든지 볼수 있는 장면이다. 하지만 이번에 평강공주의 재해석인 이책은 나에게 공감을 줬다
는 것에 성공한셈이다. 실존인물에 상상이 더하니 읽을맛도 나지만 결말부분에서는 기쁨을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1권은 온달과의 운명적인 만남과 2권은 본격적으로 온달을 세상에 눈뜨게 만들려는 공주의 모습이 대략
적으로 그려진다. 우리가 아는 내용은 울보인 평강공주가 바보온달에게 찾아가서 그의 신부가 되고 죽어서
는 관이 움직이는 않았다는 내용이 주로였다. 하지만 1권에서는 황후를 둘러싼 암투와 왕좌를 가지고 세
력다툼을 하고 그에 묘책을 강구해가는 평강공주의 모습이 엿보인다. 또 우리가 아는 바보온달의 모습과
어머니 사씨의 모습은 다르다. 평범한 백성으로 알았던 인물뒤에는 아픈 과거가 있었다. 사실이 아닐수도
있지만 곳곳에 등장하는 실존인물들의 배경은 역사책을 다시 뒤져기게 만드는 효과가 있다.
 
평원왕에게는 울보 평강공주와 태자가 있다. 평강공주의 어머니 황후는 권력의 희생양이 되었다. 이에 진
비는 제 세상인냥 마음대로 휘젓고 다닌다. 그와중에 평강공주의 모습이 달갑지는 않을 것이다. 감시를 받
으면서도 공주는 어머니의 죽음뒤에 도사린 음모를 밝히고 평원왕은 이를 무시한다. 곳곳에 도살린 왕좌에
대한 신경전이 팽팽하다. 어느날 별동부대원이 위험에 빠질때 온달이 구해주었고 그를 계기로 공주는 온달
의 뒤를 캐기 시작한다. 한편 평강공주를 흠모하는  고원표의 아들 고건은 그녀에게 청혼을 한다. 하지만
울보인 공주를 바보온달에게 시집보내겠다는 기억하는 공주는 16세에 궁을 떠나게 된다. 직접 온달을 찾아
가 그의 부인이 되기를 자처한다. 세상에 눈을 뜨게 하고 자신의 든든한 지원군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산을 내려오게 된다. 산을 내려오고 온들은 말과 행동, 글과 무예를 연마해야 했다. 그러나 갑작스런 위기
상황에서 온달은 제 한몸도 지키지 못했다. 이에 공주는 절망을 하기도 했으나 온달은 뜻하바가 있어 임신
한 아내를 두고 혼자 산으로 올라갔다. 그동안 공주는 별동대원들에게 소임을 맡기고 미래를 향한 희망을
심어주고 있었다. 과연 공주는 권력의 중심에 있는 고원표를 몰아낼수 있을지 궁금하다.
 
1권을 읽는내내 이것이 사실이라면 주변인물에 대한 궁금증도 생겼다. 역사에 대해서 아는바도 짧고 평소
잘 읽지 않았던 부분이 이곳에서 나오는것 같다. 아는 부분보다 몰랐던 부분이 많았고 전래로만 내려오는
평강공주에 대한 제평가는 솔직하고 재미있다. 허구가 다소 포함되긴 했으나 역사소설이 가진 매력에는
100점을 주고 싶다. 독자로 하여금 외면하기 보다는 빨아들일수 있는 작가의 힘있는 필체가 눈길을 끌었다.
 
10점 중 7.5점
고구려 제25대 평원왕(平原王)의 딸. 평강공주는 어릴 때 자주 울어 아버지로부터 바보 온달에게 시집보낸다는 농담을 듣고 자랐다.
시집 갈 나이가 되어 아버지가 상부(上部)의 고씨(高氏) 집안에 출가시키려 하자 이를 거역, 궁궐을 뛰쳐나와 온달을 찾아 부부가 되었다. 그후 온달에게 학문과 무예를 가르쳐 고구려에서 가장 훌륭한 장군이 되게 하였다.
바보 온달은 평강공주의 극진한 정성으로 학문과 무예가 뛰어난 장수가 되었고, 고구려를 위해 전쟁에서 승리는 이끌었다.
 
누구나 알고 있는 평강공주의 이야기이다.
어릴 적 동화나 할머니에게 듣던 평강공주의 이야기는 화려함과 권력을 지닌 공주가 한낱 평민인 온달을 그것도 바보라 놀림을 당하는 남자를 잘 가르치고 이끌어서 아주아주 위대한 인물로 키워낸다는 줄거리는 여성의 힘이 대단함을, 아녀자의 힘이 대단함을 느끼게 하는 대리만족의 기쁨을 주는 소재이다.
아니라는 부정을 하면서도 남성권위주의에 파묻혀 살던, 또는 살고 있는 이 나라의 여성들은 평강공주의 내조를 무척이나 능동적인 그리고 모험적인 행동으로 여기지 않을까 싶다.
 
근래 역사소설의 소재는 알려진 역사의 사건보다는 역사의 뒤안길에 숨겨진 인물등을 재조명하는 것이 유행처럼 이어진다. '고려의 천추태후' '신라의 미실' '리심'등을 소재로 한 소설이 이어진다.
소재의 진실성을 갖고 따진다면 픽션이냐 논픽션이냐의 선을 그어야겠지만 나는 그렇다. 역사 소설은 그저 씌여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실로 알려진 진실이란 밑바탕에 작가의 상상력을 동원하는 소설이기 때문에 역사 소설은 재미와 호기심과 또한 그 속에서 얻게되는 역사의 또 한 장면을 느낄 수 있다면 그것 자체로도 큰 환영을 받을만하지 않을까.
 
이런 이유로 팩션Faction이란 신조어가 생기는 지도 모르겠다.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덧붙인 새로운 장르를 이르는 팩션은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을 합성한 말로 역사적 사실이나 실존인물의 이야기에 작가의 상상력을 덧붙여 새로운 사실을 재창조하는 문화예술 장르를 말한다.
 





내가 이렇듯 구구절절한 설명을 덧붙이는 이유는 『평강공주』는 팩션이다. 그런 시선으로 평강공주를 해석한다면 어릴 적 읽었던 평강공주의 지아비만을 섬기는, 지아비의 앞날을 위해 모든 것을 내조만 하는 그런 수동적인 여성상과는 사뭇 다른 모습의 평강을 만날 수 있다.
 
우선 역사적으로 평강공주는 실존인물로 전해진다. 온달 역시 실존인물이다. <삼국사기 열전>편에 온달에 관한 설화가 기록되어 있다.
평강공주와 온달의 이야기를 읽고 있노라면 한편으로 고구려의 역사를 되짚어보는 덤까지 얻는 느낌이다.
 





고구려는 소노부, 계루부, 절노부, 순노부, 관노부의 5부족 연맹의 정치를 하고 있다. 여러 부족의 이해타산을 골고루 살펴야하는 왕은 각 부족 가운데에서 공정한 정치를 해야하는 압박감을 갖고 있었을 것이다. 그런 분위기에서 자란 평강공주는 비록 공주의 신분이기는 하나 버팀목이었던 왕후의 부재로 인한 권력의 틈을 비집고 들어오는 무리를 늘 상대해야 했음을 알 수 있다.
평강공주가 울보라는 것은 어쩌면 평강공주의 불안정한 권력을 좀 더 탄탄하게 키우기 위한 내부의 적들로부터 보호하려는 방침이었을 것이다.
 
공주는 스스로 궁을 나온다. 표면적으론 왕가의 정략 결혼을 피해서 나오는 것이지만 궁 밖에서 왕권에 힘을 보태고자 또한 궁에 남아있는 태자의 미래의 왕위를 위해 자신을 희생하는 면을 보인다.
평강은 결코 수동적으로 살림만, 내조만 잘하는 여인이 아니다.
모든 책략과 모든 지략을 꿰뚫고 있는 여인이다. 외유내강의 여인이라 말할 수 있다.
 
어찌보면 온달이란 인물이 무척이나 안타깝게 여겨야 할지도 모르겠다. 산으로 들로 그저 자연과 함께 호흡하며 욕심 없이 순응하면서 살던 온달이다. 제어미가 만들어준 신발이 닳을까봐(여기에는 어미가 장님이라는 점을 기억해야한다. 장님의 어머니가 손을 찔려가면 만든 그 신발) 신발을 허리춤에 매달고 맨발로 다니는 모습으로 모든 사람들은 바보라 놀린다.
평강공주의 출현으로 여우라고 하면 거부를 하지만 평강공주의 본심에 부부의 연을 맺는다.
여기서부터는 어쩌면 평강공주의 큰 야망을 보여주는지도 모르겠다.
 
<평강의 하늘은 고구려였고, 온달의 하늘은 그녀였다>라는 문구처럼 고구려는 평강의 첫번째 사랑이었을 것이다. 그런 고구려를 제대로 잡기 위해. 또한 아버지와 동생의 왕권 강화를 위해, 고구려의 민심을 위해 노력을 하였던 평강공주였고. 그것을 실천하는 인물이 바로 온달이다.
 
소설의 끝은 우리가 알고 있는 <평강공주와 온달>의 결말이 아닌 반전이 기다린다. 전혀 예상치 못한 반전이다. 하지만 이 결말의 마침표를 확인하면서 평강의 진정한 사랑은 온달이었고, 그들의 주변에 있는 모든 이들은 둘의 사랑을 이어주어야 하는 의무감을 또한 책임감을 갖었으리라 생각해본다.
 
5부족을 이끄는 고구려의 상황으로 많은 부족과 많은 인물과 또한 소소한 사건이 한편으로 약간의 지루함을 느끼게 하는 면도 있다. <평강공주와 온달>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사건이지만 온 몸의 전류가 흐르는 듯한 사건이 눈에 띄지 않음은 독자로서 조금은 아쉽다.
미실의 번뜩이는 정치행보가 아직은 여운이 남은 상태여서 그런가..평강공주의 담담한 지략은 무덤덤한 느낌마저 들게 한다.
 
<온달이 전쟁터에서 전사하고 관을 옮기려하자 관이 움직이지 않았다. 사랑했던 공주가 다가와 울면서 관을 쓰다듬으며 떠나라고 말한다. 그러자 관이 그제서야 움직였다.>
무척이나 애절하면서 통곡할 결말이다.
독자가 작가라면 이토록 슬픈 이야기를 오래 남겨두고 싶을까? 소설을 통해 얻고 싶은 것은 해피앤딩 아닐까?? 둘은 오랫동안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았습니다..라는 동화적 이야기..공주와 야수의 숨은 뜻을 이어보고 싶지 않은지..
『평강공주 』에서 행복을 얻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
10점 중 7.5점
역사와 관련된 이야기를 접하다보면 그게 실제 있었던 이야기인지 아님 허구인지 의심이 들때가 있다. 고조선을 건국한 단군 왕검의 아버지 환웅이 하늘에서 내려왔고, 쑥과 마늘을 먹어 곰에서 인간으로 변한 웅녀와 환웅이 결혼하여 단군을 낳았다는 이야기도 그러하다. 교과서에서 배운 내용이기에 의심하면 안되겠지만 의구심이 든다. 그리고 신라의 시조 혁거세가 알에서 태어났다던지 고구려의 시조 주몽이 부여 왕자들의 핍박을 받고 도망치다가 물을 만났을때 거북이의 도움으로 위기를 넘겼다는 등등 해서 말이다. 그러고보니 주로 한 나라를 건국하면서 있었던 이야기들이 많다. 아마도 자신들의 나라는 하늘이 돕고 있다는 신성성을 부여하기위해서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그리고 이번에 만나게 된 평강공주 이야기도 그러했다. 사실 평강공주에 대해서는 아는게 별로 없다. 다만 바보 온달과 결혼했다는 이야기만 어렸을때부터 많이 들어왔었다. 한 나라의 공주가 바보와 결혼한다는게 있을수 있는 일인지 실제 이야기가 아니고 허구인지 의심을 했었다. 다만 역사를 공부하면서 온달 장군이 실존했었다고 배웠기에 그렇구나하고 넘어갔었다.
 
이 책은 제목 그대로 평강공주의 이야기이다.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듯이 평강은 고구려의 공주이다. 정확히는 고구려 25대 평원왕의 딸이다. 일반적으로 알려져있기는 어려서부터 울보라서 자꾸 울면 바보 온달에게 시집보낸다는 농담을 들으며 컸다고 알고 있다. 이 책은 평원왕 치세로 평강의 동생 원이 태자에 올라있는 상태에서 시작되고 있다. 아버지가 왕이고 남동생이 태자라면 당연히 평강의 입지는 굳건하리라 생각되자만 실제로는 전혀 그렇지 못했다. 그녀의 어머니 즉 왕후는 죽은 상태였고, 현재 내궁의 권력은 후궁인 진비가 차지하고 있는 상태였다. 진비는 자신의 아들 건무를 태자로 만들기위해 태자인 원과 평강을 위협하고 있었다. 평원왕도 입지가 그리 좋지가 못한 상태였다. 고구려는 5부족 연맹으로 이루어진 국가이다. 5부족의 장들과 주요 대신들로 이루어진 제가회의를 통해 국가 중대사를 결정하곤했다. 그리고 결론이 나지 않을시에는 왕과 5부족 장의 표결로 결정나게 되어있는데, 왕과 같은 고씨지만 뿌리가 다른 상부 고씨의 계루부와 진비의 관노부 그리고 소노부가 연합하여 평원왕을 압박하고 있었다. 죽은 왕후의 집안이자 평강공주의 외가이면서 군권을 쥐고 있는 절노부만이 왕에게 힘을 실어주는데 절노부는 북쪽 국경을 맞고 있다보니 제가회의에는 자주 참석하지 못하고 있었다. 게다가 왕후가 죽은후 왕과 절노부는 어색한 사이가 되어 있었다. 그리고 순노부는 와해된 상태였다.
 
이런 정세속에서 같은 왕족인 계루부의 수장 고원표는 시시탐탐 왕위를 노리고 있었다. 그 당시에 가장 강력한 힘을 가진 이가 아니었다 싶다. 그는 여러가지 상황을 만들어 왕을 곤란하게 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속에서 평강공주는 자신과 동생의 안위를 지키기위해 직접 나선다. 외가인 절노부에 편지를 보내 도움을 요청하게 되고 제가회의 참석차 평양성을 방문한 절노부의 수장 연청기는 왕궁에 그가 가장 신뢰하는 대장군 월광을 공주와 태자의 대부로써 남겨놓은 것이다. 월광 대장군과 그의 직속 수하들인 별동대를 통해 평강공주는 고원표의 세력과 대결을 펼치고 있었다. 그녀는 진정으로 여장부라고 할 만했다. 하지만 그녀의 뜻을 펼치기에는 상황이 좋지 않았다. 그럼에도 평강은 어머니의 죽음에 대해 들은후 복수에 성공하는 등 그녀 나름대로 애를 쓰고 있었다. 그러다 고원표의 아들 고건과의 혼담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결국 그녀는 왕궁을 나오게 된다.
 
이 책 속에서 보여주는 평강공주의 모습은 얼마전 드라마도 방영되었던 선덕여왕의 덕만공주와 비슷해보인다. 왕권이 그리 강하지 못하다는 것과 덕만이 대신들의 우두머리라고 할 수 있는 미실과 대적하듯이, 평강 역시 반대파의 우두머리라고 할 수 있는 고원표와 대적하는 모습이 말이다. 그리고 평강은 태왕이 되고 싶어했다. 고구려는 남녀 평등 사회였지만 군사강국들에 둘러싸인 고구려의 국정을 책임져야하는 태왕이기에 여자로써는 힘든거 같았다. 반면에 덕만은 결국 많은 사람들의 반대와 우려속에서도 결국 여왕의 자리에 올랐다. 그 점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만약 덕만처럼 평강 역시 고구려의 태왕이 되었더라면 아마 고구려의 미래는 달라지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25대 평원왕 이후 평강의 아우인 태자 원이 26대 영양왕에, 진비의 아들이지 영양왕의 이복아우인 고건무가 27대 영류왕에 올랐고, 영류왕의  아우인 보장왕을 끝으로 고구려는 사라졌으니 말이다. 고구려가 만약 삼국을 통일했더라면 지금 우리나라의 영토가 훨씬더 커져 있을지도 모를일이기에 더욱 아쉽다는 생각이 드는거 같다. 

10점 중 7.5점

어릴 때부터 많이 들어왔던 평강공주와 바보온달의 이야기. 울보 공주가 바보 온달을 만나 그를 장군으로 만든다는 단순한 이야기와는 달리 이 책에는 평강과 온달의 새로운 모습이 많이 담겨 있다.
고구려의 왕인 평원왕은 황후가 죽은 후 자신의 딸인 평강을 지키기 위해 울보 공주라는 소문을 냈다. 제가회의를 통해 권력을 행사하는 각 부족장들로 부터 왕권을 지키고 자식들을 지키기 위해 적에게 굴복하기도 하고 타협하기도 하는 평원왕을 보며, 그리고 권력암투에 희생된 어머니를 그리워하며 자신의 동생인 태자를 지키기 위해 평강은 힘을 모으기 시작한다. 어머니의 첫사랑을 대부로 모시고 무술훈련도 게을리 하지 않으며 영특한 머리로 지혜를 짜내는 평강의 모습은 드라마 <선덕여왕>의 천명공주와 덕만을 합쳐 놓은 것처럼 보인다.
어릴 적부터 평원왕에게 자꾸 울면 바보 온달과 결혼해야 한다는 얘기를 듣고 자란 평강은 길에서 우연히 온달을 만나게 되고 그가 바보가 아님을 알아보게 된다. 눈 먼 어머니에 대한 지극한 효심과 사람을 불쌍히 여길 줄 아는 여린 마음을 가진 온달은 살생을 싫어하여 돌로 자신을 방어하지만 날쌘 몸과 엄청난 힘을 갖고 있다.
평강의 적이자 어머니를 죽인 원수의 아들인 고건은 첫 눈에 평강의 당당함에 반해버리고 평강을 사랑하게 되지만 평강은 그를 받아들일 수가 없다. 정략적 결혼의 압박에 시달리던 평강은 궁을 떠나 온달을 찾아간다. 그가 장차 큰 일을 할 재목임을 알아본 평강은 그와 혼인하여 그를 교육시키고 온달은 점점 자신의 역량을 드러내지만 잔인한 칼부림 속에 괴로워하고 점점 웃음을 잃어간다.
결국엔 사랑하는 온달을 위해 궁을 떠나 평범한 삶을 선택하는 평강과 온달. 그들의 사랑이 정말 아름다웠다.
책 속에 묘사된 평강은 정보전의 달인이다. 그리고 언론을 교묘히 다룰 줄 안다. 내전과 많은 사람의 죽음을 막기 위해 적이 스스로 자멸해가는 길을 택할 줄 아는 평강은 정말 여자가 아니었더라면 한 나라의 왕으로서도 전혀 부족함이 없는 사람이었다. 물론 이 책도 저자가 밝혔듯이 루머일 수 있지만 그래도 그 속에 담긴 내용은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고, 같은 여자로서 뿌듯함을 느끼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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