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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강공주 1

최사규 장편소설
KBS 드라마 '달이 뜨는 강' 원작 소설
최사규 저자(글)
미래인 · 2021년 02월 15일
9.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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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라에 선덕여왕이 있었다면, 고구려엔 평강공주가 있었다!
시대를 앞서간 여장부 평강의 불꽃같은 삶을 그린 팩션

우리에게도 이토록 비장한 사랑의 역사가 있었던가?
KBS 드라마 〈달이 뜨는 강〉 원작소설!
구전 설화 속에서 울보 공주, 현모양처로만 그려졌던 ‘평강공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한 시대를 호령한 천하 여장부로 탄생시킨 역사 팩션. 영화감독이자 시나리오 작가인 저자가 소설가 이문열, 영화감독 이장호의 권유로 집필에 착수한 지 30년 만에 완성해낸 역작. 안락한 왕족의 운명을 거부하고 스스로 자기 삶을 일구어나간 평강의 불꽃같은 삶이 마치 드라마를 보는 듯 생생하게 펼쳐진다.

이 책의 시리즈 (2)

작가정보

저자(글) 최사규

동국대학교 연극영화과를 졸업하고 광고회사 ‘오리콤’ PD, 애니메이션 제작사 ‘세영’ 총감독, 다국적기업 ‘나이트 스톰 미디어’ 부사장, 제이제이 픽쳐스 대표, 동서대학교 영화과 교수 등을 지냈다. 단편영화 〈교차 시대〉 〈승의 눈물〉, 장편 극영화 〈도시의 사랑〉을 감독했으며, 시나리오 〈어머니〉 〈바보온달〉 〈들소〉 등을 썼다. 지은 책으로는 ?혼인 신고를 거부한 연인?이 있다.

목차

  • 1권
    평강비사(平岡秘史)
    여자는 태왕이 될 수 없는가
    월광, 공주의 대부가 되다
    평강, 온달을 만나다
    기우제로 위상을 높이다
    밝혀진 왕후의 사인
    별동대와 흑풍대의 충돌
    왕후의 원수를 갚다
    별동대를 구한 온달
    월광, 암습당하다
    위기의 순간
    장기 포석
    공주, 16세에 궁을 나오다

책 속으로

눈을 감으면 방금 들었던 것처럼 임정수의 목소리가 공주의 귓가에 생생하게 되살아났다.
“공주님, 왕후마마를 습격한 돌궐의 배후가 드러났습니다. 그리고 이보성 장군은 감시를 당하는 중입니다.”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지만 공주에게는 청천벽력이나 다름없는 소식이었다.
그동안 왕후는 국경지대를 순방하면서 생긴 여독으로 시름시름 앓다 병사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다. 부왕은 왕후의 죽음에 대해서는 함구로 일관했고 그에 대한 거론조차 엄명을 내려 금했다. 공주는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그래서 수하를 시켜 사건의 진상을 파헤치게 한 것이다.
공주의 진면목을 아는 사람은 극히 일부 측근에 지나지 않았다. 나약하고 심약한 울보공주가 5년 가까이 은밀하게 호위무장 임정수를 통해 왕후를 죽인 원수를 추적해왔다는 것을 안다면 그녀에 대한 세간의 평가는 달라질 수밖에 없으리라. (1권 본문 28-29쪽)

평강은 입 안에 고인 침을 꿀꺽 삼키고는 외숙의 눈을 똑바로 쳐다보았다.
“고구려에서 여자는 태왕이 될 수 없습니까?”
“뭐이라? 태왕이라 했느냐?”
상상 밖의 질문을 받고 연청기는 월광을 쳐다보았다. 월광도 당황스러워했다. 연청기는 노회한 사람답게 평강의 말을 적당히 받아 넘기려 했다.
“하하하, 대장군. 우리 공주가 태왕이 되고 싶은 모양이오.”
볼에 젖살도 채 빠지지 않은 공주의 당돌한 물음을 연청기는 그리 심각하게 여기지 않았다. 하지만 월광은 그 질문에 감춰진 속뜻을 파악하려 했다.
물론 고구려에서는 남녀가 평등하다. 한 집안의 가업을 남녀가 차별 없이 이을 수 있고 재산도 아들과 딸이 공평하게 상속받는다. 그렇지만 군사 강국들에 둘러싸인 고구려에서 국정을 책임져야 하는 태왕은 다르다. 평강은 예상했던 반응이기에 실망하지 않았다. (1권 본문 60-61쪽)

“왜들 가만있는 애를 건드려? 힘으로 온달을 이길 장사는 없어. 이놈이 왜 신발을 안 신고 허리에 차고 다니는지 모르지?
‘아 이 남자가 온달이구나.’ 공주는 속으로 중얼거렸다.
사람들의 시선이 몰리자 온달은 슬그머니 몸을 빼고 자리를 피했다. 변복을 한 임정수가 온달의 역성을 든 노인에게 물었다.
“신발을 들고 다니는 무슨 특별한 이유라도 있습니까?”
“효자라서 그렇지. 제 어미가 눈뜬장님이거든. 그런 어미가 바늘에 찔려가며 기워준 신발인데 아까워서 어찌 흙을 묻히고 다니겠나?”
“오호, 그런 사연이 있는 줄이야.”
“집에 들어갈 때만 잠시 신은 척할 게야.”
임정수는 공주의 얼굴에 드러난 궁금증을 대신해 질문을 계속했다.
“노인장은 어떻게 바보 온달에 대해 그리 잘 아십니까?”
“여기서 온달을 모르는 사람이 어디 있겠소. 내가 볼 땐 바보가 아니라 천하에 둘도 없는 효자지. 아무것도 모르는 것들이 입만 살아서 떠들어대는 거야. 바보는 무슨.”
무심코 내뱉는 노인의 말이 평강의 가슴에 깊이 와 닿았다. 남의 일 같지 않았다. 동병상련, 자기도 울보공주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 (1권 본문 80쪽)

울보라는 별명으로 유명했지만 왕후의 부상에도 공주는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어리지만 기품이 넘쳐 감히 범접할 수 없는 어떤 기류가 주변을 감싸고 흐르는 것 같았다.
“아바마마, 돌궐과 상부 고씨는 평소 서로 물자를 교류하는 관계라 들었습니다.”
“그런 걸 네가 어찌 다 아느냐?”
“헌데 무장을 한 수백의 돌궐병이 버젓이 계루부 영지 한가운데 들어와 있는 것을 어찌 부에서 모를 수 있습니까? 더욱이 저들은 태왕의 행차를 알고서 미리 매복해 있었습니다.”
고원표의 얼굴이 하얗게 질렸다. 그는 매서운 눈빛으로 공주를 주시했다. (…중략…) 공주는 당당한 눈빛으로 고원표를 올려다보았다. 그녀는 방금 살육을 마친 서슬 퍼런 무장들 사이에서 전혀 흔들림 없이 또박또박 할 말을 이어갔다.
“만약 아바마마를 영접하러 나왔다면 전령을 미리 보내 그 사실을 통보해야 했습니다. 단순히 태왕의 행차를 마중 나온 것치고는 무장을 갖춘 군사들이 너무 많지 않습니까?”
공주의 말에 모두가 숨을 죽였다. 고원표는 겉으로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당황했다. ‘이럴 수가? 수백 명이 죽고 피를 흘리고 있는 난리통에 이런 맹랑한 분석을 내놓다니?’ (1권 본문 143-144쪽)

출판사 서평

모든 설화에는 어떤 식으로든 당시의 역사적 배경이 녹아들어 있게 마련이다.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 이야기 역시 마찬가지다. 엄격한 신분제 사회에서 일국의 공주가 평민 출신 바보와 결혼한다는 게 과연 가당키나 한 일인가? 그녀가 온달에게 시집간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혹 다른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닐까?
저자는 당시의 시대 상황을 면밀히 연구한 끝에 그에 대한 답을 찾아냈다. 당시 평원왕은 밖으로는 중국(북주)의 군사적 위협, 안으로는 귀족세력의 권력 다툼으로 인해 매우 불안정한 위치에 있었다. 특히 중앙 귀족세력은 선대왕인 안장왕과 안원왕을 암살할 만큼 위세를 자랑하며 공공연하게 왕권을 위협하고 있었다. 평원왕은 이러한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 신흥 무사계급을 등용함으로써 기존 귀족세력을 견제하게 되는데, 그 대표적인 인물이 바로 온달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바라볼 경우, ‘바보 온달과 평강공주’ 이야기가 단순한 사랑 이야기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는 사실이 분명해진다.

역사적 사실에 기발한 상상력을 결합시켜 저자는 세간의 고정관념을 뛰어넘는 독창적인 해석을 내놓는다. 왕후의 비명횡사에 차기 왕위 계승권을 차지하려는 귀족세력의 음모가 숨어 있었던 것은 아닐까. 그렇다면 그다음 차례는 평강공주와 태자 남매였을 것이다. 그래서 평강공주는 자기 보호 수단으로 울보 공주라는 나약한 이미지를 만들어낼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결국 그녀가 온달과 결혼하기 위해 출궁을 감행한 것에는 귀족세력의 속박에서 벗어나 그들에게 맞설 대항마 세력을 구축하기 위한 정치적 의도가 깔려 있었던 것이 아닐까.
이렇게 볼 때, 평강공주의 새로운 면모가 오롯이 드러난다. 즉 그녀는 단순한 ‘내조자’가 아니라, 아버지 평원왕을 도와 왕권 강화를 위해 노력한 ‘지략가’이자 당차게 자기 삶을 설계해나간 ‘개척자’였던 것이다.

2000년대 들어 천추태후, 미실, 선덕여왕, 덕혜옹주 등 그동안 역사 속에 묻혀 있던 여성 위인들의 삶을 재조명하는 서사물이 붐을 이루고 있다. 그러나 평강공주만큼 한국인들에게 잘 알려져 있고 사랑받아온 캐릭터가 드문데도, 이를 제대로 형상화해낸 정통 역사물이 전혀 없었다는 것은 의외다. 『평강공주』는 기획 단계부터 ‘원 소스 멀티 유스’ 전략에 따라 드라마, 오페라, 만화, 애니메이션 등으로 동시 추진되어왔다. 김소현, 지수 주연의 KBS 드라마 〈달이 뜨는 강〉은 그 시작에 불과하다. 한국을 대표하는 비극적 사랑의 서사를 만끽하시기 바란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83949073
발행(출시)일자 2021년 02월 15일
쪽수 288쪽
크기
152 * 224 * 25 mm / 554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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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무 몽글몽글 이쁜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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