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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경, 의례로 읽기

개정판 | 양장본 Hardcover
우천 저자(글)
정우북스출판사 · 2024년 03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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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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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수경의 바른 이해 없이, 불교 바르게 할 수 있을까?
한국불교는 ‘천수경신앙’이라 할 정도로 천수경의 다라니 천수주(대비주)가 대중의 사랑을 받는다. 그런데 천수경은 천수다라니를 중심으로 의례에서 활용하는 것이지 상호 독립적인 의례로 채워져 있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이해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

마치 천수경을 읽지 않으면 뭔가 빠진 것과 같은 기분이 든다고 생각하는 분도 있다고 한다. 그래서 다른 경전과 의궤와 달리 천수경은 여러 의례에서 활용되는 것을 모아 놓아 사실상 연속성이 있다고 할 수 없을 때도 있다.

과연 천수주 염송 이후 사방찬 도량찬을 하지만 사방으로 감로수를 쇄수도 하지 않고 쇄수했다고 이해하며 그래서 도량이 청량해졌다고 찬탄한다. 하지 않은 것을 하였다고 하게 되어 일어나는 모순에 대해 일체를 마음으로 했다고 항변하는 이들도 있다.

이것은 여러 의궤가 독송용으로 모여진 것을 ‘천수경’이라는 하나의 경전으로 이해하게 되면서 일어나는 사태이다.

“천수경, 의례로 읽기”에서는 현행 한국불교의 천수경은 천수다라니행법, 도량엄정행법, 참회행법, 준제행법, 서원행법, 설단행법 등으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여러 행법이 한자리에 모인 것을 나눠보지 않고 연결해서 하나의 의례로 이해하다 보니 이상한 분과도 나오고 이상한 해석도 일삼고 있다는 문제를 지적한다.

이 책은 2011년 3월 정우서적에서 첫선을 보였고, 십수년이 지나면서 제반 사정의 변경으로 금번 정우북스에서 다시 세상에 내놓게 되었다.

첫판과 다른 점은 개경게와 준제행법을 보완하고 첫판에서 발생했던 오자 등을 교정하고 윤문하였다.

한국불교에서 너무나도 사랑받고 활용되는 천수경의 안팎을 모르고 한국불교를 제대로 할 수 있다고 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한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그것이 아님을 알아차릴 때 본질은 더욱 선명하게 우리에게 다가올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우천

거사 우천 이성운. 동국대학교에서 찰학박사학위를 취득하다. 현재 동방문화대학원대학교 불교문예학과 교수로 불교의례를 지도하며, 사단법인 세계불학원 세계불학연구소 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불교 의례철학과 언어 문법을 주로 연구하고 있으며, 『불교의례, 그 몸짓의 철학』, 『한국불교의례체계연구』등의 저서와 「영산재의 독립과 변용의 모범탐색」, 「한국불교 수륙재의 변용 고찰」, 「화계사 소장 원통궁뎐탑도와 그 사징의 미학」 등 관련 논문 수십편을 썼다.

목차

  • 축사: 혜총 스님(대한불교조계종 포교원장)
    추천사: 신규탁(연세대 철학과 교수)

    자서: 천수경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찾아서

    제1편 천수다라니행법
    1. 몸과 마음을 맑히다 [정구업진언]
    2. 성현을 청하다 [오방내외안위제신진언]
    3. 법문,법장을 청하다 [개경게~대다라니계청]
    3-1. 찬탄하며 예경을 올리다 [계수관음대비주~아금칭송서귀의]
    3-2. 십원과 육향을 발하다 [나무대비관세음~자득대지혜]
    3-3. 가호를 청하다 [나무관세음보살마하살~나무본사아미타불]
    4. 다라니를 설하다 [신묘장구다라니]

    제2편 도량청정행법
    1. 사방에 물을 뿌리다 [사방찬]
    2. 도량에 성중이 오시다 [도량찬]

    제3편 업장참회행법
    1. 참회를 일으키다 [참회게: 아석소조제악업~일체아금개참회]
    2. 가지의 참회를 구하다 [참제업장십이존불]
    3. 성현을 청해 십악을 참회하다 [십악참회]
    4. 현교와 밀교로 참회를 완성하다 [참회게 백겁적집죄~참회진언]

    제4편 준제지송행법
    1. 준제주의 공덕을 찬탄하다 [준제찬~나무칠구지불모대준제보살]
    2. 법계와 자신을 맑히다 [정법계진언~육자대명왕진언]
    3. 준제진언 9자를 지송하고 관하다 [준제진언~부림]
    4. 회향을 발원하다 [준제발원: 아금지송대준제~원공중생성불도]

    제5편 회향발원행법
    1. 열 가지 큰 원을 발하다 [여래십대발원문]
    2. 사홍서원을 발하다 [발사홍서원~발원이귀명례삼보]

    제6편 새로운 세계로
    1. 부처님의 가피 끝없이 이어지다 [나무상주시방불?법?승]
    2. 원만한 도량을 성취하다 [정삼업진언~정법계진언]

    에필로그 : 또 다른 역동성을
    찾아보기

책 속으로

현재와 같은 ‘천수경’이 천수경이라는 이름으로 책이 만들어지고 유포된 것도 과히 오래 된 일이 아니다. ‘천수경이 불경요집(1925)과 같은 경문이나 의식규범집에 ‘불설천수경’ 혹은 ‘조송주문’의 형태로 빈번히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말 20세기 초엽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이전 의궤에 있는 ‘천수’라는 표현은 우리가 알고 있는 현재의 천수경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전의 의궤에 나오는 ‘천수’는 ‘천수다라니’, ‘대비주’(중국의 의궤에는 주로 대비주로 표기됨)라고 하는 것으로 현재 한국불교에서 널리 읽히는 ‘신묘장구다라니’를 지칭한다.(p.14)

불교계에서는 흔히 ‘천수를 친다’고 표현하지만, 예전의 의궤에서 ‘천수’를 살펴볼 때 그 말은 의미가 달라진다. 여러 사료를 토대로 천수는 본래 ‘신묘장구다라니’를 지칭하는 것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지금은 ‘천수 친다’는 말이 자리를 잡아 천수경을 암송한다는 것으로 의미가 변화되었다. 그러나 그 역사적 궤적을 살펴 본래의 의미를 되찾는 것은 올바른 경전 이해를 위해 불자들이 나아갈 길일 것이다.

이상의 예에서 우리는 적어도 칭명하여 가피를 구하는 ‘나무’와, 수계와 서원이라는 ‘귀의’는 그 의미가 같지 않음을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무’를 많은 본에서 ‘귀의’로 번역한 것은 여러 정황을 볼 때 ‘귀의’와 ‘나무’는 다 돌아가 의지한다는 ‘귀의’의 종교적 친연성이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문제가 많이 남는다. 첫째 우리말(한글)화라는 당위 앞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우리말로 번역해 주어야 하지 않는가.
필자는, ‘나무’는 칭명의 진언과 같은 역할을 수행하므로 한글화할 때 번역하지 않고 그대로 읽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우리가 잘 알고 있는 현장(玄?, 602~664)의 ‘오종불번’ 가운데 첫째는 진언은 풀지 않는다는 것이다. ‘나(모)무’는 그 의미상 ‘옴’으로도 표현되며 옴과 더불어 ‘정구업진언’을 제하고는 모든 진언의 첫 자리에 놓인다. ‘나(모)무’가 놓이므로 진언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일관적이지는 않지만 기존의 적지 않은 본에서도 ‘나무’는 진언화해 사용하고 있다. (p.129)

‘나무’의 의미는 ‘귀의’가 아니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 주장을 따르자면 결국 시중에서 통용되고 있는 이러한 번역은 오역일 수밖에 없다. ‘칭명하여 가피를 구하는’ 나무와 ‘수계와 서원이라는’ 귀의를 서로 혼동하며 제멋대로 써온 것이라 할 수 있다. 대중들은 흔히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말로 이런 문제들을 넘겨버리는데, 종교계나 학계에서 쓰일 말은 아니다. 하나라도 틀린 것이 있다면 분명하게 바로 잡는 것이 불교 하는 자의 자세이자 임무일 것이다.

그동안 ‘발원이례: 발원이귀명례삼보’를 왜 ‘나무상주시방불·법·승’의 제목으로 이해하게 되었을까. 그 연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겠지만 ‘나무상주시방불’에 대한 이해에서 연유한다고 본다. ‘나무 귀의로 번역해도 되나’에서 ‘나무’는 가피를 구하는 일종의 진언의궤라고 하면서 ‘귀의’ 또는 ‘귀명’으로 번역하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그 연장선상으로 돌아가면 그리 어려운 문제는 아니다.
결론적으로 말하면 ‘나무상주시방불’에서 ‘나무’를 ‘귀의’로 이해하게 되어 마치 ‘발원이례’의 본문으로 오해하게 되었다고 보인다. 다음에 하나하나 적시하겠지만 적어도 20세기 이전 간행본에는 ‘발원이귀명례삼보’나 ‘참회이귀명례삼보’ 등은 발원이나 참회, 권청, 회향 등을 마치고 ‘일배(一拜)’를 하는, 절하는 대사였다.(p.291)

나무에 대한 오역은 또 다른 오해를 생산하고 계속해서 경전에 대한 그릇된 이해를 가져왔다. ‘발원이례: 발원이귀명례삼보’는 ‘나무상주시방불?법?승’이라 아니라 절하는 대사이다. 이는 본서의 자료로 첨부된 백화도량발원문, 청문, 천수안대비심주행법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오류를 바로잡는 것은 잘못으로 인한 치부만을 드러내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밝혀내 치유하고 극복하는 것이다.

출판사 서평

원초 의궤를 통해 밝혀낸 천수경의 실상
천수경은 불교 신자들이 가장 많이 염송하는 경전이며, 국내의 여러 의례에서 널리 쓰이는 의례서이기도 하다. 한국불교에서 자생적으로 생성된 천수경은 국내에서는 신봉을 받고 있지만, 다른 불교국가에서는 위찬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이는 경전의 역사성에 대한 의심일 것이며 외국인의 한국불교에 대한 무지에서 비롯된 것일 터이다. 하지만 그런 평가에 대해 지역적인 특수성만을 강조하면서 감정적인 해석을 한다면 이는 제대로 된 답변이 될 수 없을 것이다. 외부의 시선에 확실한 해답을 주고 스스로도 당당하려면 천수경의 형성에 대한 시대성을 볼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본 저서는 천수경 형성과정을 원초 의궤를 일별하며 상세히 밝혀낸다. 또한 무엇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천수경이 조직되어 쓰이게 되었는지 일목요연하게 말하고 있다.

기존의 역서와 구별되는 차별점-의궤를 통한 해석
기존의 천수경 해설서들은 일반적으로 천수경이 완결성을 지닌 한국불교의 경전이라는 입장을 가지고 있다. 본 저서는 그러한 입장에서 탈피하여 천수경 속의 내용들이 역사적으로 적층되었고, 의궤라는 시공간 속에서 형성되었다는 점을 기본적인 전제로 삼는다. 의궤라는 것은 그 의례가 행해지는 시대의 요구에 부합하기 마련이다. 따라서 시대에 따라 유동적으로 변화한다. 그 변화를 추적한다면 천수경 내용들의 본래 의미가 무엇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본 저서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한 발 더 나아가 천수경에 내재된 이전의 의궤들을 복원하여 고유의 이름을 붙여준다. 이를 통해 천수경과 유사의궤들이 이합하고 합편되어 가는 모습까지도 볼 수 있다.

천수경 오독의 역사와 진실 찾기
부처님의 말씀이라고 전해지는 경전은 왜, 어떻게 오독되는가. 오독의 이유로는 경전에 대한 그릇된 해석과 번역의 문제가 가장 클 것이다. 원전의 자료를 꼼꼼히 살피지 않은 채 문장에 쓰인 단어를 잘못 해석하거나, 글의 문맥을 제대로 읽지 못하고 자의적인 판단으로 해석을 하면 오역을 하기가 십상이다. 그렇다면 시중에 유통중인 많은 천수경 판본과 해설서 들은 어떤 오역들을 범하고 있을까. 본 저서는 역사적 사료를 근거로 제시하면서 그릇된 해석을 서로 비교하며 짚어보고, 바른 의미가 무엇인지 찾아 나선다. 천수경 형성과정에 영향을 미친 여러 판본의 경전을 자료로 삼았으며, 그것들의 출처와 원문을 각주와 사진자료로 제공하여 신뢰도를 높였다.

경전에 대한 문학적인 해석과 문법분석
천수경은 진언을 빼고 나면 제목과 운문의 게송이 주를 이룬다. 이때 경전의 해석을 위해 필요한 것은 외면에 나타난 단순한 뜻풀이가 아니라, 문학적인 방법론을 통한 적극적인 해석이다. 관세음보살은 천 개의 눈과 천 개의 손이 가졌다고 하는데, 그것들이 정말 천 개라고 믿는 어리석은 대중은 흔치 않을 것이다. 그런데 기존의 전문 연구자들이 그와 같은 해석을 하고 있다면 이를 용서할 수 없는 무지라 불러도 할 말은 없을 것이다. 관세음보살의 눈과 손이 천 개 씩이라는 것은 그분의 무한한 구원과 자비를 나타내는 경전상의 표현 방법일 뿐이다. 천수경에는 이러한 문학적인 해석을 요하는 부분들이 수없이 많다. 저자는 천수경 개개의 구절에 내포된 의미를 밝히면서 참뜻에 다가가려 노력한다. 또한 진언을 문법적으로 분석하여 어떻게 표기 방식이 변화되었는지 살피고, 현대에 맞는 진언 표기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고민한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98430960
발행(출시)일자 2024년 03월 27일
쪽수 334쪽
크기
135 * 195 * 22 mm / 538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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