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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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은 지난 2002년 기초교육 전담부서로서 설치되었다. 학내 구성원을 위해 학과와 학문분과의 경계를 넘어서는 다양한 교과, 비교과의 기초교양과목 및 특별프로그램들을 개발하여 운영하고 있다. 대화의 장을 통해 길이 너무 많아 길을 찾기 어려운 이 시대의 젊은이들이 자신과 이웃의 삶에 대해 세상과 역사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할 기회를 갖기를 바라며 『관악초청강연』 단행본 간행을 기획했다.
저자 박 완 서
1950년 서울대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했지만 6.25 전쟁으로 중퇴했다. 한국전쟁 중에 결혼해서 평범한 가정주부로 살다가 1970년 마흔이 되던 해에 『나목』으로 등단했다. 장편소설로 『그해 겨울은 따뜻했네』,『미망』,『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소설집으로『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너무도 쓸쓸한 당신』,『친절한 복희씨』 등이 있다. 한국문학작가상, 이상문학상, 대한민국문학상, 이산문학상, 현대문학상, 대산문학상, 만해문학상, 호암예술상,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 보관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목차
- 대화의 장을 열며
강연자 머리말
1부 강연
2부 패널 질문과 토론
3부 보면서 읽다
책 속으로
복수로서의 글쓰기, 증언으로서의 글쓰기
오빠는 총상을 당해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집에 있었는데, 제가 집안의 가장이 되어 아무런 빽도 의지할 사람도 없이 그 상황을 겪을 때 힘이 되었던 것은, ‘내가 이것을 잊지 않고 기억했다가 언젠가는 글로 쓰리라.’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때 나만 겪은 것 같은 일들, 남들은 다 남으로 갈 때 나는 북으로 가고, 남들 피난 갈 때 아무도 안 남은 무인도 같은 서울에서 텅 빈 도시를 지키면서 겪은 온갖 일들, 온갖 인간들, 운명의 장난 같은 요행과 불운, 그중에도 가장 견디기 어려웠던 건 내 눈에 인간 같지도 않은 인간 밑에서 버러지처럼 기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한껏 비굴해지고 아부해야 하는 상황, 살아남기 위해서 온갖 수모를 겪어야 하는 순간에도 나에게 그 수모를 견디게 하고, 그래도 마음까지 밑바닥 버러지가 안 되고 최소한의 자존심이나마 지키게 한 것은, ‘그래 내가 이걸 잊어버리지 않고 있다가 언젠가는 글로 쓰리라. 내가 지금 네 앞에서 벌벌 떨고 비굴하게 아부하고, 네가 원하는 거짓말까지 하고 있지만 언젠가는 너를 내 소설 속에서 벌거벗겨 진짜 악인으로 그려내야지.’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박완서: 문학의 뿌리를 말하다』 중에서)
그리고, 위안과 치유로서의 글쓰기
그리고 또 복수로서의 글쓰기를 안 하겠다고 그랬는데, 그러면 그건 화해냐 그렇게 물으신 거 같아요. 글쎄요. 복수. 원한을 풀기 위해서 문학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해요. 문학이라는 것은, 세속적인 행복과는 다르지만, 우리 삶을 조금이라고 낫게 하는데 이바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문학의 능력 중의 하나는 남과 입장을 바꿔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이라고 생각해요. 사회 갈등이라든가 집안에서의 모든 갈등들에서 조금 마음을 열고 남의 생각을 엿보는 능력, 입장을 바꿔서 생각하는 능력은 문학을 하는 사람뿐 아니라 독자로서 얻을 수 있는 가장 큰 혜택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고통에 대해서는 저 자신에게 위로받는 것도 많아요. 또 재미라는 거, 재미가 주는 위로도 많잖아요? 그렇지만 저도 그전에 선생이 되고 싶어 했고, 될 줄 알기도 했는데, 문학은 계도의 능력을 억압적이지 않게, 드러내놓지 않고 행사하는 게 아닌가싶어요. 제가 선생이 되고 싶어 했던 게 문학에도 조금 들어가 있는 것 같아요. 문학을 통해 뭔가 설교를 하는 게 아닌가 싶을 때가 있어요. 제가 문학소녀일 적에 많은 영향을 받은, 제가 즐겨 읽었다기보다는 우리 오빠가 살 만해지면서 나한테 선물해준 톨스토이 전집이 있어요. 그건 지금도 집에 간직하고 있습니다. 톨스토이 문학엔 참 사실적이면서 어딘지 기독교적인 설교의 냄새가 있습니다. 그래서 사실 그게 제가 그렇게 좋아하는 게 아니면서도, 동시에 나에게도 있는 게 아닌가 싶어요. 그리고 제 첫 번째 창작집의 이름이 『부끄러움을 가르칩니다』예요. 나도 모르게 제목을 붙였지만, 문학을 통해서 뭘 가르치려는 것도 엿보이고 그렇습니다.
(『박완서: 문학의 뿌리를 말하다』 중에서)
출판사 서평
“나는 왜 쓰는가?”
지난 1월 타계한 우리 문학의 성인(聖人), 박완서의 제40회 서울대학교 관악초청강연 강의록.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타고난 이야기꾼 박완서가 오늘, “글 쓰는 일을 피할 수 없었던” 그녀의 운명은 어디로부터 비롯되었는가를 이야기한다.
문학적 감수성을 가지고 있었던 어머니와 함께한 유년기, 참혹하게 가족을 잃고 살아남아야 했던 6.25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지금의 그녀를 만들어낸 살아있는 날의 소소한 기억 하나하나를 추억하며 일평생을 아우르는 박완서 문학세계의 자취를 함께 더듬어보는 시간. 우리 문학의 중심을 지탱했던 거장 박완서와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패널, 각계각층의 청중들이 하나 되어 호흡하는 생생한 강연의 순간을 『관악초청강연』이 활자로 포착했다.
박완서, 그녀의 시작과 끝, 영원을 담다
기억과 서사. 작가 박완서가 관악초청강연을 찾은 수많은 청중 앞에서 ‘나는 왜 쓰는가’를 고백한다. 개성 시골마을에서 자라던 유년기, 편지를 읽어주며 동네 아낙들을 눈물짓게 했던 어머니의 모습을 아랫목에서 지켜보며 말과 글, 감동을 떠올리던 작은 소녀는 전쟁 통에서 살아남아 겪어야 했던 비참하고 처절한 기억을 잊지 않기 위해 펜을 들었다. 모든 기억이 실개천처럼 그녀의 내면에 흘러들어 전쟁체험, 여성문제, 소시민적 삶, 노년문학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주제를 섭렵하며 많은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내는 위대한 작가를 탄생시킨 것이다. 증언이기도 하고 복수이기도 한, 그러면서도 치유와 위안을 주었던 그녀의 운명 글쓰기. 그 운명은 독자의 마음을 움직이는 커다란 울림으로 자라났다.
불혹의 나이에 등단하여 수십 년 간 우리 문학의 거목으로 자리 잡은 작가 박완서의 거대한 문학세계가 그녀의 기억과 함께 마치 하나의 이야기처럼 우리에게 다가온다. 그녀의 마지막 강연록뿐만 아니라 패널, 청중과 함께 나누는 종교, 선배 문인들, 문학세태, 작품 뒷얘기에 대한 실감나는 대화의 장이 이어지고, 삶의 발자취를 더듬어보는 화보가 한데 어우러져 영원히 간직될 한 권의 책으로 태어난 『관악초청강연』. 끝이되 결코 끝이 아닐, 이 시대 진정한 이야기꾼 박완서의 마지막 이야기를 들어보자.
서울대학교의 야심찬 강의 프로젝트 ‘관악초청강연’
전공에 대한 지식뿐 아니라 시대와 사회의 흐름, 폭넓은 교양 전반에 걸친 충분한 이해를 증진하고자 2004년부터 서울대학교 기초교육원 주관으로 진행된 ‘관악초청강연’은 해를 거듭할수록 다양한 요소를 수용하여 현재는 청소년부터 대학생을 포함해 일반 대중에게까지 개방된, 명실상부한 국내 최고의 강연 프로젝트로 자리매김하였다. 인문ㆍ사회ㆍ예술ㆍ과학을 대표하는 다양한 강연자들이 청중과 교감하며 자신의 사상을 이야기하는 본 강연을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이 강연의 생생한 현장감을 살리는 한편 풍부한 참고자료와 화보를 곁들인 동명의 시리즈로 발간하였다. 사르트르의 강연을 정리한 『지식인을 위한 변명』이 현대의 고전이 되었듯,『관악초청강연』 역시 오늘의 우리를 되돌아보고 내일의 우리를 준비하는 고전이 되고자 한다.
기본정보
ISBN | 9788952112088 | ||
---|---|---|---|
발행(출시)일자 | 2011년 05월 02일 | ||
쪽수 | 136쪽 | ||
크기 |
128 * 188
* 20
mm
/ 192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서울대학교 관악초청강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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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서, 문학의 뿌리를 말하다』는 고 박완서 작가가 서울대학교 관악초청강연에서
강의했던 내용과 이어진 문답을 엮은 책이다. 박완서 작가의 작품세계에 관심이 있는 독자는 이 책을 앞에
두고 고민하게 된다. 이 책을 읽을 시간에 작가의 소설을 한편 더 읽어보는 편이 낫지 않을까? 작가가 세상을 어떻게 바라보고 그에 관해 어떠한 이야기를 풀어놓고 싶은지는 그의 작품 안에 고스란히 담겨있을텐데, 그 ‘글들에 관한 말을 글로 쓴’
이 책을 읽어볼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o:p></o:p>
많은 작품을 읽어보지는 못했지만, 박완서 작가의 팬이라고 자부하는 필자는
‘박완서’라는 사람을 마치 내 옆에 있는 듯이, 강연장에 앉아 그의 목소리를 듣고 있는 것처럼 만나 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책을 추천한다. 어느덧 타계한 지 9년이 흐른 박완서 작가를 그의 글로만 기억하는
독자는 거의 없을 것이다. ‘박완서 작가’하면 떠오르는 특유의
소박하고 정겨운 느낌은 그의 글뿐만 아니라 눈과 입이 크게 구부러지는 특유의 웃는 얼굴, 한복을 입고
찍은 사진들, 자연과 꽃을 항상 가까이했던 생전의 모습 등이 함께 어우러져 나온다. 그의 글들은 세상에 그대로 남아있지만, 우리는 세상을 떠난 그를
기억하고, 그리워한다. 우리가 그리워하는 그 사람은 남아있는
글들과 무관하지 않다. 당연히 이 책도 사람에 관한 글이자, 글에
관한 글이다.<o:p></o:p>
필자는 ‘한국’에 관해 생각할
때면 자연스레 박완서 작가가 떠오른다. 이는 아마도 필자가 처음 읽은 작가의 소설이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였고, 손을 부들부들 떨며 마지막 50 페이지를
읽으면서 이 강렬함은 한국인이 아니면 결코 느끼지 못하리라는 생각을 했었기 때문인 것 같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서 ‘한국’에 관한 내용을 발견했을 때 참으로 기뻤다. 패널로 참여한 영어영문학과 민은경 교수는 다음과 같이 고백한다. “저는
한때 모국어, 어머니, 고국, 이런 모든 것들로부터 도망치고 싶었고, 이런 것들의 무게에 질식해서
죽을 것 같았던 때가 있습니다. 도망치고 자유로워지고 싶었던 때가 있었던 거죠.”(p.85) 이 고백은 오늘날 필자를 포함한 많은 한국인 청년들의 마음, ‘헬조선’, ‘탈조선’을 외치며 어떻게든 그 정체성을 부정하고 벗어나보려는
마음을 대변한다. 하지만 박완서 작가는 이 도피가 결코 가능하지 않은 것임을, 그 한계를 받아들일 때 우리가 비로소 자유로워질 수 있음을 다음과 같은 애정 어린 말로 대신한다. “모국어야 너는 얼마나 작으냐? 작지만 얼마나 예쁘고 오묘한지 알기
때문에 더 이상 작아지는 건 차마 못보겠다. (......) 나는
모국어 안에서만 비로소 자유로울 수 있다. 그게 내 한계이자 정체성이다.”(p.85)<o:p></o:p>
필자는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를 읽으면서 직접 경험하지 못했던 전쟁을 작가의 글로 체험했고, 『그 남자네 집』을 읽으면서 결코 온전히는 상상하지 못할 전후의 빈곤을 활자로나마 느꼈다. ‘한국적인 것’을 말하는 것이 상투적이고 촌스럽게 여겨지는 오늘날, ‘한’ 마저도 일제강점기의 산물이라던데 그렇다면 도대체 ‘한국적인 것’이란 무엇인지 그 내용물을 잃어버린 오늘날, 그래도 필자는 박완서 작가의 글을 읽으며 ‘이 언어적 아름다움은
한국인이 아니면 느끼지 못할 거야.’ ‘이 역사의 아픔은 한국인이 아니라면 결코 알지 못할 거야.’라는 위안에 잠기곤 한다. 마치 고향에 온 듯한 안정을 느끼곤 한다.<o:p></o:p>
우리가 박완서 작가의 글에서 편안함을 느끼는 또다른 이유는, 박완서 작가의
글이 너무나도 소박하기 때문이다. 그의 글이 작고 미흡해서 소박하다는 뜻이 아니라, 너무나도 서민적이고 솔직해서 소박하다. 가난이라는 서민적 조건과
뒤따라오는 물리적 욕망을 고스란히 담아내면서도, 자신이 가진 작은 특권들-예를 들면 서울대-과 그에 딸려오는 권위의식을 애써 포장하려 하지
않는다. 박완서 작가가 박수근 화백을 주인공으로 하는 『나목』으로 작가의 삶을 걷기 시작한 것은 우연이
아니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박완서 작가의 소박한 글들은 박수근 화백의 그림을 꼭 닮아 있기 때문이다. 박완서 작가는 강연을 통해 박수근 화백과 함께 PX에서 근무했던
시절의 일화를 세세하게 알려준다.(pp.40-51) 오늘날 우리나라 문학계와 미술계의 거장이 하루하루
살아보겠다고 미군들에게 초상화를 팔며 고생하던 이야기를 듣노라면 눈물이 차오른다. 필자는 이 책을 읽으며
다시 한 번 고마움을 느꼈다. 모두가 피난 간 서울에 혼자 남아 달동네 언덕 위에서 지금 이 순간을
잊지 않고 글로 쓰리라 결심했던 그 소녀에게, 그리고 정말 잊지 않고 글로 써 준 박완서 작가에게 고마움을
느낀다.<o:p></o:p>
마지막으로 박완서 작가의 페미니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박완서 작가를
아는 사람이라면 결코 모를 수 없는 사람이 바로 그의 어머니이다. 박완서는 이 책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저는 우리 엄마가 요새 세상에 태어나셨으면 글을 쓰셨을 거라고 생각합니다.”(pp.22-23)
박완서 작가의 어머니 이야기를 듣고 있노라면 작가의 재능이 어머니로부터 온 것임을 확신하게 된다. 박완서
작가는 어머니가 글을 못 쓴 만큼 많은 글을 세상에 남기고 갔다. 『그 남자네 집』에는 후대의 여성들이
전 세대의 여성들을 대변하고 위하는 태도가 드러나 있다. 양공주였던 춘희는 자신의 인생을 돌아보며 자신의
조카가 지금 양공주들이 한국의 경제성장에 얼마나 기여했는지 연구하고 있다고, 그래서 위안을 받는다고, 울먹이며 말한다.(pp.86-88) 작가의 페미니즘은 분노와 감정을
완전히 거세하지 않은 채, 하지만 그것이 중심이 되지 않은 채, 여성들을
연결한다. 서로 단절시키지 않고, 그들을 소통시켜 서로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페미니즘에 대한 논의가 참 활발한 요즘 우리가 다시 한 번 주목해야 하는 것이
박완서 작가의 글, 그리고 그 속의 페미니즘이 아닐까 싶다.<o:p></o:p>
이 책을 읽으면서 필자가 아직 읽지 못한 박완서 작가의 많은 책들을 간접적으로 소개 받았다. 어서 빨리 그 작품들을 읽어보고 싶은 욕구가 솟구친다. 마지막 장을
덮었을 때 더 많은 책들을 읽고 싶게 하는 책이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이 책은 바로 그런 책이다.
진솔한 말들 너무 좋아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