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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산문답·계방일기

인간과 만물 간의 경계를 넘어 우주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 양장본 Hardcover
클래식 아고라 3
홍대용 저자(글) · 정성희 번역
아르테(arte) · 2023년 08월 31일
10.0
10점 중 10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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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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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중화주의와 성리학 중심의 세계,
18세기 조선 사회에 새로운 화두를 던지다
아르테의 새로운 고전 시리즈, 〈클래식 아고라〉의 세 번째 편인 『의산문답·계방일기』는 실학자 홍대용의 대표작 두 권을 하나로 모은 것이다. 『의산문답』은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우주관이었던 지원설(지구는 둥글다)과 지전설(지구는 자전한다)이 실려 있는 과학사상서이며, 『계방일기』는 홍대용이 당시 세손이던 정조의 학습을 보살피며 참석했던 경연經筵의 기록이다.

중세의 안개를 걷어내고 근대로 발돋움하는 시초가 된 18세기 실학의 시대에, 실학자들의 활약상이 좀 더 역동적이었거나, 이들의 업적을 위정자들이 더욱 진작시켰다면 우리의 역사는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한 시대의 새벽을 열었던 실학에 대해 우리는 얼마나 알고 있을까. 다산 정약용이나 연암 박지원 정도의 이름만 알고 있다면 우리에게 홍대용이라는 이름은 꽤나 낯설다. 그러나 북학파 실학자인 홍대용은 서양의 문물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자 했고 만물이 평등하다는 사상을 내세워 몽매에 젖어 있던 조선의 위정자들과 맞섰다.

무려 약 300년 전인 당시에 자신의 생각을 입증하기 위해 압록강을 건넜고, 청나라에서 신문물을 접하며 지구가 자전한다는 확신을 굳힌 그는 귀국 후에도 자신의 사상을 전파하는 데 힘썼다. 홍대용은 자신의 집에 천문 기구들을 설치해둘 정도로 실학적 소양이 있었고 실학의 사고를 몸소 실천하고 증명하려 애썼다. 실학이 동트기 시작하던 영·정조 시대, 홍대용의 등장으로 우리 실학은 더욱 튼튼하게 뿌리내리게 된 것이다.

이 책의 총서 (7)

작가정보

저자(글) 홍대용

大容
북학파의 선구자 혹은 과학사상가로서 ‘지구가 자전한다’는 지전설을 주창한 홍대용은 1731년(영조 7) 충청도 천안군 수신면 장산리 수촌에서 태어났다. 마음만 먹으면 출세를 보장받는 가문 출신이지만, 순수한 학문의 길을 선택하여 과거시험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12세에 석실서원에 들어가 23년간 기호학파의 대표적인 유학자 김원행 아래에서 수학하였으며, 천문학·수학·역산학·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관심을 가졌다.
홍대용의 일생에서 가장 전환점이 된 사건은 중국 연행이다. 1765년 홍대용은 서른다섯의 나이로 중국 땅을 밟기 위해 압록강을 건넜다. 이때 북경 유리창에서 만난 항주의 선비 엄성과 반정균, 육비와 시공을 초월한 우정을 나누면서, 그리고 천주당과 관상대를 방문하여 서양의 문물을 접하면서 홍대용은 서서히 새로운 세계관을 가진 인물로 탈바꿈되어갔다. 불멸의 명저 『의산문답』은 중국 연행을 다녀 온 후 쓴 책이다. 40대에 들어서 음직으로 관직에 나갔고 정조 임금이 왕위에 오르기 전 17개월 동안 세자익위사에서 근무하면서 그 경험을 바탕으로 『계방일기』라는 글을 남겼다.
어머니의 병을 구실로 고향에 돌아와 있던 홍대용은 1783년 10월 23일에 생애를 마감했다. 꼭 52년하고도 7개월 남짓의 길지 않은 일생이었다. 그의 본관은 남양南陽, 호는 홍지弘之라 했고, 자는 덕보德保, 당호로는 담헌湛軒을 썼기 때문에 오늘날 그의 문집은 『담헌서湛軒書』란 이름으로 남아 있다.

번역 정성희

인천에서 태어나 국립경상대학교 사학과를 졸업하고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조선후기의 우주관과 역법」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장서각 책임연구원과 대전대학교 연구교수를 지냈고, 실학박물관 학예연구관과 경기도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을 거쳐 현재는 실학박물관 관장으로 재직 중이다.
주요 논문으로 「조선후기 서양과학의 수용」(2007) 「근기실학과 반계 유형원」(2017) 등이 있으며, 저술로 『우리 조상은 하늘을 어떻게 이해했는가』(2003) 『장서각 수집 역서자료 해제』(2008) 『홍대용-경계없는 사유』(2017) 『세종의 하늘』(2020) 『실학, 조선의 르네상스를 열다』(2018, 공저) 등이 있다.

목차

  • 서문_1766, 스페이스 오디세이

    의산문답
    세상에 나온 허자
    의무려산에서 실옹을 만나다
    실옹, 허자를 꾸짖다
    실옹에게 ‘도’의 요체를 묻다
    사람과 만물은 구별이 없다
    땅의 모양은 둥글다
    낡은 지식에 집착하는 자와는 함께 도를 논할 수 없고
    땅은 회전한다
    우주의 중심은 지구가 아니다
    우주는 무한한 세계다
    태양과 달, 지구의 세계에 대해 말하다
    달에 대한 이야기
    유성과 혜성에 대해 말하다
    일식과 월식, 그리고 음양의 조화
    자연현상에 대해 말하다
    바다의 형세
    땅의 형세
    만물의 근본과 변화
    하늘에서 보면 사람과 만물은 똑같다

    계방일기
    갑오년(1774, 영조 50) 12월 1일
    갑오년(1774, 영조 50) 12월 4일
    갑오년(1774, 영조 50) 12월 12일
    갑오년(1774, 영조 50) 12월 14일
    갑오년(1774, 영조 50) 12월 19일
    갑오년(1774, 영조 50) 12월 25일
    을미년(1775, 영조 51) 1월 21일
    을미년(1775, 영조 51) 1월 22일
    을미년(1775, 영조 51) 1월 29일
    을미년(1775, 영조 51) 2월 16일
    을미년(1775, 영조 51) 2월 18일
    을미년(1775, 영조 51) 3월 28일
    을미년(1775, 영조 51) 3월 29일
    을미년(1775, 영조 51) 4월 8일
    을미년(1775, 영조 51) 4월 9일
    을미년(1775, 영조 51) 8월 26일

    해설
    1. 홍대용의 생애
    2. 천문에 눈을 뜨다
    3. 애오려와 건곤일초정
    4. 사설천문대 ‘농수각’
    5. 실옹과 허자의 오디세이, 의산문답
    6. 정조와 홍대용의 학문 토론기, 계방일기

    홍대용 연보

책 속으로

30여 년 전 한국과학사를 처음 공부하면서 『의산문답』은 홍대용의 지원설과 지구자전설이 실려있는 일종의 과학사상서라고 생각해 왔다. 이러한 필자의 생각은 마치 『의산문답』 속의 허자처럼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생각이었음을 깨달은 게 이번 작업의 가장 큰 소득이라면 소득이다.
『의산문답』은 멸망의 세계로 질주하는 인류 미래를 위한 홍대용의 마지막 경고 같은 책이다. 21세기 미증유의 기후 위기를 맞은 인류의 운명을 홍대용은 이미 250년 전에 예측했다. 그는 기화시대의 인류는 욕심 없이 생활하여 자연 만물이 모두 제 수명을 누렸으나, 인간이 자신만을 위한 형화시대부터 지구의 생태 환경이 파괴되었다고 주장한다.
(중략) 『계방일기』는 홍대용이 그의 나이 44세에 세손을 호위하는 벼슬인 세자익위사의 시직으로 근무했던 1774년 음력 12월 1일부터 이듬해 8월 26일까지 약 9개월간의 근무 일기로, 동궁 시절의 정조에게 경사經史를 강의하고 문답을 나눈 말들이다. 홍대용과 세손 간의 질의응답 내용을 정리한 『계방일기』는 세손인 정조가 왕위에 오른 뒤 자신의 개혁 방안을 실천해 줌으로써 조선의 국가 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으리라는 생각과 뜻이 잘 담겨 있다.
_서문: 1776, 스페이스 오디세이, 9~10쪽

허자가 사람과 만물의 차이를 말하자, 듣고 있던 실옹이 말했다.
”오호라! 그대의 말대로라면 사람과 만물이 다른 점이 거의 없는 것이 아니냐? 무릇 털과 피부 같은 재질과 정액과 혈액의 교감은 초목이나 사람이나 다를 바가 없거늘, 하물며 사람이 짐승과 다를 것이 있겠느냐?
이번에는 내가 다시 묻겠다.
이 세상에 생명체가 세 가지 있으니, 첫째가 사람이고 둘째가 짐승이며 셋째가 초목이다. 초목은 거꾸로 땅에 붙어 자라나는 까닭에 아는 것[知]은 있지만 깨달음[覺]이 없다. 짐승은 옆으로 기어 다니는 까닭에 깨달음은 있어도 지혜는 없다. 이 세 가지 생명체가 한없이 서로 얽히고설켜 살면서 서로 쇠하게도 하고 성하게도 하는데, 이들 사이에 귀하고 천함의 차등이 있다고 할 수 있겠는가?”
_의산문답, 26~27쪽

실옹이 말했다.
“그렇지 않다. 하늘에 가득한 별들치고 하나의 세계가 아닌 것이 없으니, ‘저 별들의 세계로부터 본다면 지구 역시 하나의 별이다. 헤아릴 수 없는 수많은 별의 세계가 이 우주에 흩어져 있는데, 오직 이 지구만이 우주의 중심에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그러므로 모든 별은 모두 하나의 세계가 아닌 것이 없고 회전하지 않는 것이 없다. 다른 별에서 보면 지구에서 보는 것과 마찬가지로 각기 스스로 중심이라 생각할 것이니 나머지 다른 별들은 주변에 있는 뭇 세계가 될 것이다.
만약 칠정이 지구를 둘러싸고 있는 것이 진실로 그러하다면 지구가 칠정의 중심이라고 할 수 있으나, 지구가 뭇별의 중심이라는 것은 우물 안에 앉아서 하늘을 보는 것과 같은 좁은 소견이다.
_의산문답, 45~46쪽

그러니 하늘에서 바라보면 어찌 안과 밖의 구별이 있겠느냐?
그러므로 각자가 자기 나라 사람끼리 서로 사랑하고 자기 임금을 높이며, 자기 나라를 지키고 자기 풍속을 좋게 여기는 것은 중화나 오랑캐나 마찬가지다.
대저 하늘과 땅이 변하면서 사람과 만물이 번성하고 사람과 만물이 번성하면서 주체와 객체가 형성되고, 주체와 객체가 형성되면서 안과 밖의 구별이 생겨났다. 오장육부와 팔다리는 한 몸뚱이의 안과 바깥이요, 자신과 처자는 한 집안에서의 안과 바깥이며, 형제와 친척은 한 문중의 안과 바깥이다. 이웃 마을과 변두리는 한 나라의 안과 바깥이며, 천자가 다스리는 나라와 교화가 미치지 못하는 먼 나라는 천하의 안과 바깥인 것이다.
무릇 자기 것이 아닌 것을 가지는 것을 도盜라 하고, 죄가 없는데 죽이는 것을 원수를 뜻하는 적賊이라 한다. 네 오랑캐 즉 사이四夷가 중국 강역을 침략하는 것을 떼도둑이라는 의미의 구寇라 하고, 중국이 함부로 무력을 일으키는 것을 사이四夷들은 적賊이라 하니, 서로 ‘구’라 하고 서로 ‘적’이라 하는 것은 그 뜻이 매한가지다.
_의산문답, 102쪽

홍대용 매우 참람스러우나 이렇게 하문하시는데 어찌 감히 바로 아뢰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신은 매번 서연과 소대가 모두 정지될 때마다 망령스럽게도 ‘지금 저하께서 혹시 안일에 빠져 계시는가? 아니면 혹 오락을 즐기고 계시지는않는가?’ 하는 지나친 걱정을 하고 있었습니다. 이제 저하께서 쉬시는 가운데에도 이런 일에 마음을 두시니 이 어찌 천만다행이 아니겠습니까? 또한 저하께서 저희 궁료들의 좋은 말을 연석에서 잘 받아들이시고 다시 이것을 모아 책자로까지 만드시니 가만히 생각건대 붓을 잡고 기록하실 때에도 연석에서 말씀하실 때와 다름없이 같은 마음가짐이었을 것입니다. ‘귀에 거슬리지 않는 말은 궁구해 보는 것이 귀하다.’는 성인의 말씀 그대로입니다.
_계방일기, 166~167쪽

동궁 원명원은 창춘원에 비하면 어떠하더이까?
홍대용 원명원은 창춘원 서쪽 10리에 있는데 창춘원에 비해 어마어마하게 넓고 사치와 화려함이 백 배도 넘습니다. 서산 같은 곳은 또 원명원의 열 배도 넘었습니다. 궁궐의 사치함과 검소함, 임금의 어짊과 그렇지 못함으로 세상 운세의 성쇠를 점칠 수 있습니다. 또 서산은 누각과 강변에 지은 건물이 하천을 따라 40리를 뻗어 수도 북경 서쪽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그 위치와 구조의 정교함과 절묘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나 실상은 어린아이 장난과 같습니다. 백성들의 고혈을 짜내 오로지 백해무익한 놀이에 빠져 당시에는 백성들의 원망을 샀고 후세에는 사람들의 웃음거리가 되었습니다. 이는 천고의 감계鑑戒(거울로 삼아 조심함)로 삼을 만합니다. 그런데 하천을 따라 세워진 누각들도 세월이 흐르니 최근에는 조금 칠이 벗겨지고 떨어져 볼품없어 보이는 탓에 예전처럼 이곳을 자주 찾아 놀지는 않는 듯합니다.
_계방일기, 201쪽

1636년 병자호란 이후 한 세기 이상이 지났지만, 조선 사회는 여전히 중화주의적 명분론에 사로잡혀 있었다. 청나라는 여전히 야만국이었고 명나라의 제도를 보존하고 있는 조선은 사라진 중화의 적통이었다. 홍대용의 북경 여행은 조선 유자들이 사로잡혀 있는 명분론이 비현실적인 것임을 깨우쳐 주는 계기가 되었다. 30년간 성리학 공부만 하던 허자가 세상에 나와 야심차게 내뱉은 말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었던 것이고 허자는 곧 홍대용 자신이었다.
실옹의 입을 빌려 홍대용은 무한우주론을 설파했다.
“우주의 뭇 별들은 각각 하나의 세계를 가지고 있고 끝없는 세계가 공계에 흩어져 있는데 오직 지구만이 중심에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무한우주론은 그 이전에는 찾아볼 수 없는 실로 대담하고도 독창적인 것이었다. 물론 중국 고대우주론에서 선야설이라 하여 무한의 공간을 상정한 적도 있었고, 북송의 철학자 장횡거(張橫渠, 1020~1077)가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었다지만, 홍대용처럼 파격적인 주장을 펼쳤다고 할 정도는 아니었다.
_해설, 274~275쪽

출판사 서평

이 땅을 넘어 중국 너머의 세계와 지구의 모습을 제대로 본, 『의산문답』
영명한 군주가 될 정조를 통해 자신의 뜻을 펼치고자 한, 『계방일기』

홍대용은 『의산문답』을 통해 허례허식에 찌든 고답적인 사고방식을 혁파하고자 애썼다. 이 책은 청나라 의무려산에서 가공의 인물을 만나 대화를 나눈 형식의 글이다. 의무려산은 불교와 도교의 유적지가 많이 남아 있는 불교의 명산이자, 요동과 중원을 나누는 기점으로 이른바 중화와 오랑캐의 경계가 되는 산이다. 홍대용은 청나라에서 귀국하던 길에 이 산에 올랐다.

과학사상서이자 철학소설인 『의산문답』에는 실학자를 상징하는 ‘실옹’과 공리명분에만 치우친 ‘허자’라는 가상의 인물이 등장한다. 『의산문답』은 ‘허자’라는 인물이 의무려산을 오르는 것으로 시작된다. 홍대용은 『의산문답』에서 기존의 경직된 유교적 가치와 명나라 중심의 중화주의 질서를 비판했다. 이 바탕 위에서 홍대용은 자신의 사상과 철학을 완성했다.

또 하나의 책인 『계방일기』는 정조의 세자 시절 학습을 담당했던 경험을 담은 책인데, 이 책에서는 홍대용의 개인적인 인품이 많이 드러나 있다. 홍대용과 함께 세자의 학습을 돕는 여러 문신들이 등장하고, 가끔은 세자가 그들을 품평하는 모습도 그려진다. 이 책에서도 홍대용은 자신의 실학적 사상을 세자에게 설파하는 모습이 보인다.

기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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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71170661
발행(출시)일자 2023년 08월 31일
쪽수 312쪽
크기
142 * 218 * 28 mm / 585 g
총권수 1권
시리즈명
클래식 아고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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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자하니 그대가 과연 허자로구나! 그런데 내가 무슨 술법을 썼단 발이냐? 그대의 옷차림을 보고 말투를 들으니 동해 사람임을 알겠고, 그대의 예절을 보아하니 겸손하게 나를 대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느 겉으로만 공손함이고 오로지 진실됨이 없이 거짓된 것으로 사람을 대하고 있으니,이것으로 그대가 허자라는 것을 안 것이지 내가 무슨 술법을 썼단 말이냐?" (-17-)





실옹이 말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너는 진실로 유학자로구나. 물뿌리고 청소하는 등 일상 생활에 필요한 것을 배운 다음에 성명, 즉 인간과 우주 반물의 본성이 무엇인지를 배워나가는 것이 젊은 유생이 배우는 학문의 순서다.이제 내가 그대에게 큰 도를 말하고자 하는데 모름지기 먼저 만물의 근원부터 알려 주겠다. 사람이 만물과 다른 점은 마음이요. 마음이 만물과 다른 점은 몸 때문이다. 이제 내가 그대에게 묻겠다. 그대의 몸이 만물과 다른 점이 무엇인지 이야기해 보아라." (-25-)





계속해서 실옹이 말했다.

"옛날 증자라는 분이 말하기를 '하늘은 둥글고 땅이 모나면 네 귀퉁이가 서로 가려주지 못할 것인가.'라고 하였는데, 이것은 근거가 있는 말이었다. 하늘이 둥글고 땅은 모났다는 것을 어떤 사람은 천지의 모양이 아니라 땅의 품성을 말한 것이라고도 하였다. 물론 옛 사람이 전하여 기록한 말을 믿는 것 또한 중요하겠지만, 현재 눈으로 직접 보고 실증한 것만 하겠느냐? 진실로 땅이 모가 났다면 네 귀퉁이, 여덟 모서리, 육면이 모두 고르게 평면이고 가장자리 끝은 마치 ㄷ장벽처럼 깎은 낭떠러지일 것이다. 그대는 참으로 그렇게 보이느냐?" (-32-)





담헌 홍대용은 북학파로서, 1731년 영조 7년에 태어나 1783년 정조 7년에 세상을 떠나게 된다. 그가 추구해왔던 학문의 깊이는 실용적인 학문, 실학과 연계되어 있었으며, 명나라가 추구하였던 중화사상, 성리학,주자학에 대해서, 정면으로 도전한다고 몰 수 있다. 평생 책만 읽었다고 자부하는 허자와 그와 대척점에 서 있는 실옹, 이 두 사람이 만물의 이치에 대해서, 질문하고 답하는 것을 보면, 고대 그리스 시대 소크라테스가 추구하였던 문답법이 생각나게 된다. 그건 질문과 대답으로 세상의 이치를 논하고자 하였고, 우주의 원리를 이해하고자 한다. 서학과 동학이 서로 교류하였던 그 때 당시 영정조 때 , 조선 실학자가 추구하였던 실용적 가치가 어디에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중요한 것은 이 책을 읽으면, 의산문답 속에 숨여있는 18세기 천문에 대한 이해다. 홍대용은 우주의 운행 원리에 대해서,지구의 지전설을 중시하였으며,우주무한론을 추구하였다. 여기에는 그가 명나라 지식에서 벗어나 세계를 확장하고자 하는 지대한 노력에 있었으며, 지금은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하는 천문 지식이 그 당시에는 낯설게 느껴졌을 것이다. 이 책을 보면, 해설에 홍대용의 생애 뿐만 아니라 천문에 눈을 뜨게 된 계기, 여기에 더해 250년이 지난 지금에도 유효했던 그의 가치관과 사상을 본다면,지금 살아가는 우리가 배우고 추구하는 세계관 또한 무너질 수 있고,우리에게 진리라고 생가했던 것이 앞으로 250 년뒤 진리가 아닐 수 있다는 생각에 미친다. 그것을 인지하는 이들은 허자가 될 수 있거나 실옹과 같은 삶을 살아갈 수 있잇을 것이다. 중국 요녕성 평원 위 의무려산이라는 그곳이 중화사상과 오랑캐의 경계였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는 이유다.
10점 중 10점
/추천해요
조선시대 실학자 중 내가 존경하는 인물 중의 한 분인 홍대용 선생의 책을 이제서야 읽게 되었다. 홍대용 선생은 나와 본관이 같아서 남양 홍씨에 대한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분이다. 이 책에는 의산문답과 계방일기가 수록되어 있는데, 의산문답에 대해 서문에서는 이렇게 소개하고 있다.



'중국 요녕성 평원 위에 우뚝 서 있는 의무려산. 중국에서 서양 선교사들과 서양 과학문물을 접했던 홍대용은 1766년 북경에서 돌아오는 도중 이 산에 올랐다. 의무려산은 불교와 도교의 유적지가 많이 남아 있는 불교의 명산으로 요동과 중원을 나누는 이른바 중화와 오랑캐의 경계가 되는 산이었다. 홍대용은 의무려산을 무대로 그의 사상과 천문 인식이 담긴 역작 「의산문답」을 남겼다. 과학사상서이자 철학 소설인 「의산문답」에는 실학자를 상징하는 '실옹'과 공리명분에만 치우친 '허자'라는 가상의 인물이 등장한다.'



실옹은 거친 음성으로 말했다. "군자는 도를 논하다가 이치가 딸리면 곧바로 승복하지만, 소인은 도를 논하다가 말이 딸리거나 하면 없는 말을 꾸며댄다. 물 위에 떠 있는 배가 비어 있으면 뜨고, 배가 꽉 차면 가라앉게 된다. 그런 이치로 본다면, 이른바 '기'라는 것은 본래 힘이 없는 것인데 어찌하여 큰 땅덩이를 실을 수 있다는 말이냐? 지금 그대는 과거에 들었던 낡은 지식에 집착하고 남을 이기려는 욕심에 경솔하게 입을 놀리며 남의 말이나 제압하려 하는데 도를 구하고자 하는 사람으로서 자세가 잘못된 것이 아니냐?" 이 내용을 읽다가 나는 가슴 한 구석에 찔리는 것이 있다는 것을 느꼈다. 소인에 대한 실옹의 비판이 한때 내가 저렇게 한 적이 있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해줬기 때문이다.



'하늘이 운행하는 것과 땅이 회전하는 것은 그 형세가 같은 것이어서 일일이 나눠서 설명할 필요가 없다. 단지 9만 리 되는 땅이 한 바퀴 도는 일주운동만으로도 이처럼 폭풍같이 빠른데, 저 수많은 별들은 지구로부터 겨우 반지름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실제로는 몇천 몇만 몇억만 리 떨어졌는지 알 수 없다. (중략) 땅은 정지해 있고 하늘이 운행한다는 주장이 이치에 맞지 않음은 여러 말이 필요하지 않다.' 조선시대에 이미 지동설을 알고 있었다는 방증이다. 이 책에서는 '우주의 중심은 지구가 아니라는 것도 이미 알고 있었으며, 일식과 월식 그리고 음양의 조화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을만큼' 조선시대의 천문학 수준이 매우 높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의산문답이 천문학에 대한 내용을 다루고 있는 책이라면 계방일기는 담헌 홍대용이 44세에 추천에 의하여 세손(후일의 정조)을 호위하는 벼슬인 세자익위사의 시직으로 선발되었을 때의 입직한 일기로 갑오년(1774년) 12월 1일부터 이듬해 8월 26일까지의 내용이 실려있다. 내용은 주로 동궁 시절의 정조에게 경사를 강의하고 문답한 말들이다. 강의의 주 텍스트는 퇴계 이황의 「주서절요」와 율곡 이이의 「성학집요」라고 저자는 계방일기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홍대용이 학문의 실천과 지식을 완전하게 하는 것만큼 중요하게 여긴 것은 바로 심성의 수양이었다. 그는 특히 마음을 잘 다스려야 학문을 하고 나라를 통치함에도 이치에 맞고 정밀해질 수 있다고 생각하여 마음공부, 즉 심성의 수양을 충실히 할 것을 여러 번 강조하였다. 나아가 임금으로서 간언을 절실히 받아들이는 자세를 가져야 함도 언급하였다. 담헌 선생의 말 중에 리더라면 반드시 명심해야 할 내용이 있어서 인용해본다. "아랫사람이 진언하는 말을 따를 때는 부드럽고 순한 말을 좋아하고 바른말을 싫어하는 것을 가장 경계해야 합니다. 반드시 억울하고 민망하고 박절한 말을 성심껏 용납하고 받아들여야만 비로소 간함을 용납한다고 할 것입니다." 조선시대에는 임금이 되는 과정이 이토록 엄격했다는 것을 알 수 있는데 현대의 대통령은 선거에 의해 선출이 되다 보니 자질이 부족한 경우가 꽤 많은 것 같아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는 대통령을 뽑을 때 기본 자질을 갖추고 있는지를 다면평가할 수 있는 제도를 도입하면 좋을 것 같다.



나는 이 책을 읽고 홍대용 선생이 나와 같은 남양홍씨라는 게 무척 자랑스럽다. 조선시대의 천문학 수준이 예상외로 매우 높았다는 것을 새삼 깨닫게 되었고, 홍대용은 비록 계방의 관리였다는 한계가 있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선을 다해 충실히 세손의 교육을 진행하였다는 점을 알 수 있었다.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도 우리를 올바른 길로 이끌어 줄 멘토가 있어서 엉뚱한 길로 빠지지 않고 허송세월하지 않게 된다면 우리의 삶이 보다 풍요로워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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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산문답 • 계방일기

홍대용 / 정성희
아르떼

먼저 '의산문답'은 허자라는 자가 나름의 통달했다는 공부를 마치고 마을에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눔에 있어서 자신의 지식에 미치지 못하는 한심함을 느끼며 의무려산이란 산을 오르게 되고 거기서 만난 실옹이라는 도인과 문답을 하는 이야기로 되어 있다.

허자는 마치 글깨나 읽었다고 스스로 우쭐해하는 사람들을 반영하는 인물상으로 보인다. 사람들은 다 자기가 똑똑하다고 생각하지 않은가. 그러나 허자의 배움의 자세만큼은 높이 살만한데, 실옹에게 호통을 받고 핀잔을 들으며 호되게 당하지만 잘 인내하며 곧잘 답도 잘하고 실옹의 가르침에 겸손히 귀를 기울여 배우니 이 점은 본받을 만하다.

천지만물이 자연의 순리대로 흐르다가 시간이 지나 중고시대에 와서는 땅의 기운이 쇠퇴하여 순리를 거역하고 혼돈스러운 지경이 되었다는 내용이 나온다. 천지만물이 본래 순리대로 돌아가야 한다는 깨우침은 오늘날까지 동일하게 이어지는 정신이고 선조들의 유산이며 중요한 사상이다. 만물의 태고적으로의 회복이 머지않은 미래에 이뤄지면 좋겠다.

의산문답과 함께 수록된 '계방일기'는 홍대용이 세손시절의 정조임금에게 가르침을 주며 문답한 내용을 적은 근무일지이자 기록이다. '계방'은 세자호위업무을 맡은 자의 호칭으로 홍대용을 말한다. 이 두가지 책의 공통점은 줄거리의 구성이 문답식이라는 점인데, 이 책을 엮은이가 그 점을 염두해두지 않았나 싶다.

계방일기는 국무, 서책, 유학자들, 정치, 경제 때로는 국악에 관련된 내용까지 다양한 주제의 문답이 왕과 신하들간에 이뤄졌고, 심오한 질문부터 가벼운 내용까지 예를 갖추어 왕과 가르침을 주는 신하의 묻고 답하는 모습이 사뭇 멋도 있고 신기하기도 했다.

의산문답은 홍대용이 가상으로 허구의 두 인물을 등장시켜 문답형식으로 자연과학의 이치에 대해서 풀어나갔기에 의문이 날 것이 없지만 반면, 계방일기는 실제 대화이기에 어떻게 각인물들의 말을 하나하나 다 책에 기록을 했는지 의아할 따름이다. 왕을 따라 다니면서 왕의 말과 행동을 기록하는 서기가 있다고 얼핏들었는데, 그 당시 녹음기가 있던 시절도 아니고 실시간으로 설왕설래하는 이야기를 다 속기했다(?)니 실로 놀라지 않을 수 없다.

우리나라 3대 실학자(정약용, 박지원, 홍대용)중 한명으로 꼽는 홍대용의 첫 작품을 읽게 되어 감명깊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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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인 의미가 강한 이 책은 어렵다면 어렵고 이를 현재적 관점에서 바라보며 연결적으로 바라 볼 경우 비교적 쉽게 접해 볼 수 있는 과학 및 기술사 가이드북이다. <의산문답 계방일기> 역사를 조금만 안다면 홍대용이라는 인물에 대해 평가가 가능하며 그가 어떤 형태로 세상을 바라보며 많은 이들에게 가르침과 조언을 함께 표현하고자 했는지, 해당 도서를 통해 접하며 생각해 볼 수 있다. 아무래도 실학이라는 의미가 변화와 진보적 가치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점과 책에서도 인간과 만물, 우주와 자연 등의 가치에 대해서도 시대를 앞선 개념으로 표현되고 있다는 점도 인상적으로 다가온다.



<의산문답 계방일기> 물론 요즘처럼 데이터화 된 자료도 아니며 시대적 한계점 등이 명확하게 보일 수도 있지만 예전의 시대에서도 이런 가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연구한 학자가 있었다는 점에서도 우리의 역사와 다양한 인물들은 제법 높게 평가받아야 할 것이다. 책에서도 조금 독특한 구성으로 당시의 기술적 상황이나 시대상 등을 함께 표현하고 있고 적극적인 연구와 학문적인 의미부여, 혹은 이론적인 체계 등을 어떻게 완성시키고자 했는지도 함께 접하며 알아 볼 수 있다.









조선이라는 나라가 주는 이미지나 상업과 과학 분야에 대해 천시했다는 일반적인 기록과는 배치되는 점에서도 흥미롭게 다가오며 이는 우리가 역사를 배우는 과정에서 결국 다양한 학문이나 분야가 서로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줄 수 있다는 점과 결국 세상을 바꾸고자 하는 분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그나마 비약적 발전과 성장을 이룰 수 있다는 점도 함께 접하며 체감해 보게 된다. <의산문답 계방일기> 물론 바라보는 입장이나 관점에 따라 어려운 도서로도 볼 수 있고 과학 기술 분야에 대해 관심이 있다면 더 많은 형태의 통찰력과 관점론 등을 배울 수 있다는 점에서도 확실한 장점을 갖고 있는 책이다.



<의산문답 계방일기> 또한 실학이나 실학자들이 어떤 형태로 세상을 바라보며 또 다른 변화나 나라를 위한 마음으로 학문적 의미에 대해 몰입하며 살았는지도 함께 접하며 판단해 보자. 이는 요즘 시대에도 공통적으로 부합되는 영역이자 모든 이들이 인정하는 가치로도 볼 수 있어서 단순한 역사서나 학자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개인적 기록이 아닌, 모든 이들의 관심과 연구가 병행되어야 하는 분야인지도 모른다. 책의 저자가 바라본 세계관과 당시의 시대적 상황, 이를 극복하며 어떤 미래가치 등을 그렸는지도 함께 접하며 판단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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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대용의 관심, 과학의 세계

담헌 홍대용, 그는 조선 후기의 뼈대 있는 가문, 영?정조시대 국정을 들었다 놓았다 했던 노론 계열이니 요즘 말로 금수저 중에 금수저급, 상위 1% 안(조금 너무 했나 아무튼)에 드는 명망가 출신이다. 이른바 입신출세하기 위한 모든 환경과 조건이 갖춰진 셈인데, 과거에는 관심도 없었던 듯하다. 40이 넘어서 정조가 아직 세손일 무렵, 음직으로 출사하여 세손의 교육을 맡았던 적도 그때의 이야기를 정리해 놓은 것이 이 책에 들어있는 “계방일기”다. 정조가 왕위에 오른 후 그는 두어 차례 태인 현감과 영천군수를 잠깐 지냈다. 그에게 고을수령자리란 역시 족쇄였던 모양이다.

그는 도학자의 길을 걷는다. 그렇다고 당대의 지배적인 학문 경향을 완전히 무시했던 것은 아니어서 그의 저서 가운데 경서해설도 남아있다. 아무튼 그는 조선이라는 소중화 사상의 자가당착적인 사람들(소인배들?)과는 달랐다. 1731년 태어나 12살 때부터 당대 기호학파의 대표적인 유학자 김원행을 스승으로 석실사원에서 35살때까지 지내다가, 중국 사신단의 서장관을 맡은 작은 아버지 홍억의 자제군관으로 새로운 세계 중국을 여행하고 돌아와 남긴 여행기 “을병연행록”은 박지원의 '열하일기' 등과 함께 조선 3대 여행기라 불릴 정도였다고 한다.

에 홍대용 다시 보기, 톺아보기가 과학계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지구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영역에서도 지구적 전환 라투르의 대지설과 사고전시, 홍대용의 지전설과 (무한우주관) 관점주의를 비교한 허남진 등의<어떤 지구를 상상할 것인가 “지구인문학의 발견”>(모시는사람들, 2023)연구도 있다.

의산문답(醫山問答)

혁신적인 세계관이 담긴 저술이라는 평가와 함께 그가 우주와 지구 그리고 기상현상, 생물에 관한 이야기를 담고 있는 소설이다. 당대 청나라 연행을 떠났다 돌아오는 조선 사신단이 꼭 들리는 곳이 빼어난 경관을 자랑하는 “의무려산”이었다니.

홍대용은 의무려산에 사는 실옹(實翁=세상의 이치를 꿰뚫는)이라는 이름의 노인과 조선의 젊은 학자 두 사람을 등장시킨다. 조선 선비의 이름은 허자(虛子=30년 동안 책을 읽어 자신만만하지만, 중국에 가서 좌정관천임을, 스스로 공부가 잘못된 것임을 깨달은, 속에 든 것이 없는 사람, 뭐 이른바 허당인 것이다)

홍대용은 왜 의무려산에서 지전설과 무한우주론을 주장했을까?

북경 방문길에 들렀던 의무려산은 화이(華夷, 중화와 오랑캐)의 구분을 짓는 상징적인 공간이다. 그는 중국과 오랑캐, 즉 화이의 구분을 부정하기 위함이었다. 허자는 홍대용 자신이다. 지난 30년 동안 성리학 공부만 하던 허자가 세상에 나와 야심 차게 내뱉은 말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이었다. 실옹은 우주무한론을 설파하는데, “우주의 뭇 별들은 각각 하나의 세계를 가지고 있고 끝없는 세계가 공계에 흩어져 있는데 오직 지구만이 중심이 있다는 것은 있을 수 없다. 즉, 중화라는 것은 중심이고, 중앙이란 것이며 그 주변은 이, 오랑캐라는 구분법을 벗어나 중국 중심의 세계관을 비판하고 새로운 문명지도를 그린 선각자... 당대의 소중화 주의에 빠진 헛똑똑이들,

역외춘추라, 공자가 춘추를 지어 내외를 구분한 것은 단지 공자가 주나라 사람이기에 주나라를 기준으로 내외를 정했을 뿐

역외춘추란 생각은 촌철살인이다. 놀랍다. 세계가 어떻게 돌아가는지도 모르고, 아전인수를 마치 진리인 것 마냥...이 밖에도 지원설(땅은 둥글다)은 18세기 이후 문헌비고의 공식적인 인정을 받은 후로는 땅의 형체론으로 인정받게 됐다. 지원설의 수용은 세계의 중심이 어느 한 곳에 만 정해진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닫게 해주는 우주관이다. 무한공간설,

계방일기(桂坊日記)란

홍대용이 세자익위사의 시직(종8품)으로 근무했던 때의 일기로 마흔 네살 되던 해 1774년 음력 12월부터 9개월간의 기록이다, 내용은 세손 시절의 정조에게 경사를 강의하고 문답한 말이다.

서연의 주도자는 교수들이 아니라 세손이었다. 20대의 세손은 학문적 식견이 상당이 높았기에 가능한 일이기도 했지만, 홍대용은 계방(주로 문의를 전달하는 것, 세자익위사의 별칭, 본디 무신들이 맡은 호위였지만, 학식이 높은 이들이 필요하다고 해서 문신들이 배치됨)역할에 충실했지만, 때때로 자신의 교육관을 적용, 세손에게 강조한 것은 ”유학적 소양과 정치적 역량 함양“이다. 홍대용은 계방에 속했지만, 교육을 담당한 시강원인 춘방의 역할도 했던 모양이다.

홍대용은 일기에서 세손에게 사람의 감각이란 잠시도 만족을 모르는 것이니 비록 천하의 사치를 다하여 날마다 잔치를 벌이며 논다 해도 시간이 흐르면 반드시 새롭고 기이한 것이 생각나는 법이라 점점 기이한 짓을 하게 되는 것이 필연의 이치라. 사치라는 것은 만족을 모르는 것이기에 결국에 가서는 백성의 고혈을 짜내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선의 장래를 책임질 세손에게 임금과 왕실의 검소한 생활은 백성의 편안한 삶과 무관하지 않다고, 북학파의 흐름을 만든 홍대용, 실학, 실천, 실사구시...허명과 허영을 멀리하고...

홍대용이란 인물, 세속의 영달을 탐하지 않고, 부지런히 공부하면서, 도학자로서 그리고 과학자로서 지구가 둥글다, 하여 중국이 세상이 중심이 될 수 없음은 자명하고, 화이라는 이데올로기는 아무짝에도 쓸모없고, 오랑캐 유목민이 청을 세웠다 하여, 학문의 정통, 도리가 조선으로 옮겨왔다는 소중화사상은 참으로 우물안에 개구리로다. 실제 천명을 받은 천자만이 역법을, 달력을 시간을 다룰 수 있었다. 홍대용이 청을 방문했을 때는 이미 한 세기 전에 서양인들 주로 가톨릭 신부들의 손에 의해 시간이 관리되고 있음을.

정성희 선생이 친절하게 해석한 의산문답, 계방일기, 모두 홍대용과 우리의 거리를 좁히는 데 도움을 준다. 박지원과 홍대용, 우리가 따로따로 알고 있는 인물들이 실은 연결돼 있었다는 것만으로도, 그의 집에 설치된 사설천문대 '농수각'만으로도 그가 얼마나 진심인지 짐작되고도 남음이 있다.

지금 왜 우리는 의산문답, 계방일기를 읽어야 하는가?, 꽤 유의미한 고민이다.

<출판사에서 보내준 책을 읽고 쓴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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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문답은 은거생활을 하면서 30년만에 세상의 모든 이치를 깨달은 자허자가 실옹을 만나 세상만물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는 형식이다. 실제 북경에서 60여 일간 머물면서 필담을 나눈 경험과 홍대용의 과학사상을 담은 책이다. 허자는 '내가 너무 잘나서.' 딱히 세상의 이치를 나눌 자가 없어 안타까워하다가, 실옹을 만났다. 허자의 말투는 다소 오만함이 있었으나 실옹과 이야기를 나누며 점점 깨달음을 얻는듯 보였다.

사람들이 평소에 중요하게 여기는 것들은 대부분 형체가 없다. 그럼에도 사람은 그로인해 고통받고 힘들어 한다. 형체가 있다 한들, 바람처럼 순식간에 사라져버린다. 재물을 얻기 위해서, 더 좋은 것을 가지기 위해서 벌어지는 모든것들이 시간이 지나면 아무것도 아닌게 된다. 장례풍습에 대해서도 실옹은 꼬집어서 한마디 한다. 관이 좋은들, 수의가 좋은들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책에서처럼 화려한 꾸밈을 절제하고 그 근본을 잊지 않는 것이 중요한게 아닐까 싶다. 그랬지만, 실상은 그러지 못했다. 그때가 되니까 마음이 오동나무관에 잠시 흔들렸고 아버지도 죽으면 썩어질 꺼 좋은게 무슨 소용이냐고 말씀하셨을지 모르지만, 그게 말처럼 되지 않았다. 막상 닥치면 또 마음이 달라진다. 자연의 모든 만물이 살아있는 유기체임을 말하고 그 안에 조화롭게 살기를 바랬던 것 같다.


계방일기는 홍대용이 세자익위사의 사직으로 근무했을때 홍대용을 계방이라고 지칭했다고 한다. 1774년 음력 12월 1일부터 이듬해 8월 26일까지 약 9개월간의 근무 일기로, 동궁 시절의 정조에게 경사를 강의하고 무답을 나눈 말들이다. (10쪽)

홍대용뿐만 아니라 세자의 공부방에서 함께 했던 이들의 대화를 함께 엿볼수 있다. 예전에는 절개를 지키는 것을 중하게 여겼는데 다른 이들의 말을 있는 그대로, 그러한 상황에 처해있는 사람들을 이해하려 했다. 그 시절이라면 그런 생각을 한다는게 쉽지 않았을꺼라 생각한다. 선현들의 글이나 언행을 통해 나누는 대화들은 쉽지 않았다. 전공과목을 공부하면서 이에 관련된 의견을 나누는 듯 보였지만 동궁의 질문은 대신들이 어떠한 생각과 뜻을 품고 있는지 은연중에 물어보는 듯도 하였다.

자신의 잘못을 어찌하는지, 여전히 보이차는 운남 지방에서 생산하는 고급차였다. 어떤 음식을 먹는지, 이런저런 것을 물어본다. 이에 질세라 홍대용역시 임금의 갖추어야 할 자세에 대해서 논한다.

예나 지금이나 탐욕을 멀리하고 사치하지 말아야 한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지원받아 주관적으로 작성한 리뷰입니다.>
10점 중 10점
/추천해요
이 두 책의 저자 홍대용 하면 떠오르는 것은 단연 "실학자"다. 학창 시절 실학은 기존의 성리학적이고 이론 편향적인 학문에 반기를 들고 실사구시(實事求是)의 학문, 즉 실생활에 필요한 학문이라고 배웠다. 한편으로는 실학자들이 실학을 연구하게 된 계기 중에는 벼슬의 제약이 있던 서얼 출신이거나 중인 출신이 많다는 것 또한 배웠던 기억이 있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 실학자는 신분적으로 제약이 있던 인물이겠거니... 하는 오류를 범하게 된다. 이 얘기는 다르게 말하자면, 그들이 실학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다시 보게 만들기도 한다.



홍대용은 유력한 가문에 주류라 일컬어지는 집안 출신이지만 비주류의 학문을 연구하는 실학자가 되었다. 그는 원리원칙을 따지는 전형적인 선비 같은 인물이었다고 한다. 그런 그의 일생의 전환점이 된 사건은 무엇이었을까? 그는 왜 실학자가 된 것일까? 중국 연행 덕분이었다. 우물 안 개구리처럼 갇혀 있던 곳에서 벗어난 세상은 참 크고 달랐다. 그렇게 그는 눈이 바뀌고 새로운 세계관을 지닌 인물이 된다.



이 책 안에 수록된 의산문답과 계방일기는 홍대용의 생각과 사상을 마주할 수 있는 저서다. 의산문답은 가상의 인물인 허자와 실옹이 등장한다. 중국 요녕성에 있는 의무려산을 오르며 나눈 이야기를 담은 책이 바로 의산문답이다. 허자는 공리 명분만을 중시하는 인물로, 실옹은 실학자를 상징하는 인물로 그려졌는데 이 안에 담긴 주제는 우주와 만물에 대한 내용으로 스케일이 상당히 크다. 지동설에 대한 이야기뿐 아니라 사람과 동물, 식물 중 누가 중요한가? 태양과 달 지구 등의 태양계를 비롯한 우주에 대한 이야기, 땅과 바다 자연현상 등 과학적 이야기도 상당수 담겨있다. 의산문답을 읽으며 놀랐던 것은 곳곳에서 누가 중심이냐에 따라 바라보는 내용 또한 달라진 다는 것이었다. 실학을 하는 인물이라도 그가 살고 있는 시대는 여전히 조선시대다. 신분이나 성별의 차이가 여전히 존재하는 사회였다. 그럼에도 홍대용은 실옹이라는 인물을 통해 자신의 생각을 드러낸다. 인간이 중심이 되면 동물과 식물의 가치는 인간의 눈에 맞게 결정된다. 하지만 동물이 중심이 된다면 어떨까? 세상에 귀하고 천한 것은 없다. 안과 밖, 자국과 오랑캐는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나뉘는 것이지 그 본질의 문제가 아니라는 말에 고개가 끄덕여진다.



두 번째 등장하는 계방일기에서 계방은 홍대용이 맡았던 세자익위사의 다른 이름을 말한다. 세자익위사는 세손(훗날의 정조)을 호위하는 벼슬이었는데, 홍대용이 세자익위사를, 한정유 등의 인물이 교육을 담당하는 세자시강원을 맡았다고 한다. 첫날의 일기부터 솔직히 놀라웠다. 정조가 북송의 정호와 정이라는 학자에 대해 이야기하면서, 그들의 집안에 두 번 시집간 딸의 절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다. 그에 대해 홍대용은 다른 개념에서 절개에 대해 이야기한다. 어찌 보면 시대를 역행하는 이야기일 수 있지만, 그 뜻을 잘 풀어서 설명했다.



뿐만 아니라 마음의 수양에 관한 이야기도 찾아볼 수 있다. 범중엄과 여이간의 이야기가 등장하는데, 여이간의 명과 암을 드러내면서 마음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심성의 수양은 책 곳곳에서 등장하기 때문에 여기서도 홍대용의 속내를 알 수 있다.



의산문답과 계방일기는 이번에 처음 마주하게 되었는데, 홍대용이라는 이름만 알고 있는 실학자의 사상과 그가 가지고 있던 깊이 있는 생각까지 마주할 수 있었다. 3세기 이상 지난 지금에도 홍대용의 사상은 여전히 실제적이고 와닿는 부분이 많았다. 내 기준으로 상대를 잘못 판단하고 있지는 않은가? 기후 위기로 여러 가지 재앙적 사고들이 일어나는 요즘. 시대를 앞서간 그의 철학이 우리에게도 여전히 묵직한 교훈을 주는 이유를 깊이 있게 마주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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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창시절 역사시험을 위해 달달달 외웠던 홍대용의 '의산문답', 나, 우리가 홍대용이란 인물, 의산문답이라는 고전을 아는 한도라 할 것이다.
물론 많은 지식인들을 편협하게 깍아내리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세상에 존재하는 수 많은 박사들,유명인들 조차도 홍대용의 존재와 그의 명저 의산문답에 대해 아는것은 나와 크게 다르지 않을것이라는 판단을 하게 된다.
직접적으로 홍대용과 의산문답 등 고전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는 인물이 아닌 이상 거의 나와 같은 동질감을 가지고 있으리라 생각할 수 있는 일이 잘못 되었다 말하고 싶지는 않다.
하지만 수 많은 기회들 중 책을 통해 홍대용이란 인물과 그의 불후의 명저 의산문답 · 계방일기를 읽을 기회를 얻을 수 있어 차분한 마음이 된다.
북학파의 선구자인 홍대용, 새로운 세계 중국 연행을 다녀 온 후에 쓴 의산문답과 정계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계방일기를 만나 새로운 세계관으로 실사구시를 주창한 그의 의식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을 읽어본다.

이 책 "의산문답 · 계방일기" 는 오늘을 사는 나, 우리로서는 마음먹기 전에는 쉽게 고전을 만나볼 엄두를 내지 못하는 실정을 Arte 출판의 노력으로 고전의 향기를 삶의 이기로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책이다.
더구나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북학파가 지향했던 유교적 가치와 지식, 명나라 중심의 중화주의에 대한 비판과 자기만의 사상과 철학을 세워 실사구시로의 학문으로 발전시킨 까닭에 오늘 우리 사회, 세계가 마주한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의 가능성을 홍대용의 사상과 철학, 사유와 통찰에서 찾아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 보게 된다.
오늘을 사는 우리는 만인이 평등하다는 생각을 갖고 산다.
어쩌면 이러한 생각은 이미 홍대용의 만물평등론에서 비롯되고 이어져 내려온 의식은 아니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
홍대용은 지구는 우주에 흩어져 있는 수 많은 별들 중의 하나라는 생각을 했고 또한 땅이 둥글기에 중심이 따로 없다는 의식을 통해 중국이 가진 중화주의 질서를 배격, 파괴하는 의식을 가진 인물이었다.
이는 중국에서 보면 조선이 오랑케가 되지만 횽대용의 의식대로라면 중국이 오랑케가 되는 이치니 모든 나라가 평등하다는 만물평등론에서 그 가치와 혜안을 살펴볼 수 있다.
의산문답은 실학자로의 '실옹'과 가상인물로의 '허자'가 등장하며 공리명분에만 치우친 조선조정과 중국과의 관계를 새롭게 편재하고자 하는 홍대용의 열망이 돋보이는 고전이라 할 수 있다.
그런가 하면 계방일기는 왕이 되기 전의 정조인 세자와의 경연을 담은 일기로 깨어있는 인물과의 질의응답 기회는 착실하게 변화, 개혁을 실행할 수 있는 기회를 쌓는 일이기도 한 과정이라 할 수 있는 교육적 내용을 담고 있어 혼탁한 오늘의 우리사회, 국가에 정도의 의미와 올바른 변화를 추구하는 방법에 대한 의미를 깨우쳐 줄 수 있으라 판단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오늘날 우리는 비주류로 태어난 삶을 주류적인 삶으로 바꾸고자 애쓰며 노력하고 산다는 것이 정설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담헌 홍대용은 역설적인 인물이다. 우리와는 판이하게 다르게 주류적인 삶에서 비주류적인 삶을 지향한 인물이고 보면 과연 범상치 않은 인물임에는 틀림이 없다.
금수저의 반항쯤으로 여겨질 수도 있는 모습이지만 홍대용은 그러한 금수저로의 백그라운드도 포기하고 천문, 수학, 역산학, 음악, 병법 등 학자로서의 길을 걸었고 몇 차례의 관직도 그만두고 책읽는 이로의 삶을 살았던, 그러나 그가 배우고 익히고, 연행기록을 통해 밝힌 책들은 우주와 지구, 그리고 기상현상에 이르기까지 신비하고 변화를 실감하게 하는 내용들로 이뤄져 있어 혁신, 창의, 창조를 중시하는 지금의 시대와 너무도 부합된다 할 수 있다.
시대를 선도하는 변화, 개혁과 세계관에 대해 새로운 눈을 뜬 그의 모습처럼 담헌의 글과 삶의 이야기들을 통해 우리의 변화에 대한, 세계관에 대한 시각의 변화를 조금은 바꾸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네이버 카페 책과콩나무의 지원으로 개인적 의견을 솔직하게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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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산문답 계방일기



홍대용, 조선 시대 실학자, 그를 만난다.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에서 그에 대해 언급한 것, 그리고 조선 시대 실학자를 논하는 다른 책에서 언급된 그에 대한 기록들, 거기에 이 책을 더하게 된다.



이 책은 홍대용이 쓴 『의산문답』 『계방일기』, 두 권의 책을 한데 묶은 것이다.



먼저, 홍대용의 일생과 두 책의 관계



조선 시대 실학자, 조선 시대 노론의 집안에서 태어나 얼마든지 관직에 진출할 수 있었으나. 순수한 학문의 길을 선택하여 기호학파의 대표적인 유학자 김원행 아래에서 수학하였다. 그의 관심 사항은 유학은 물론 천문학·수학·역산학·음악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있다. 그리고 천문 기구에도 관심이 많아 천문 기구를 제작하여, 정원에 설치해놓기도 하였다. 단순한 책상물림이 아닌 것이다.



그는 서른다섯의 나이로 중국 땅을 밟는다. 연행 사절의 일원으로 북경에 갔는데, 이때 북경 유리창에서 만난 항주의 선비들과 우정을 나누고 또한 서양문물을 접하면서 서서히 새로운 세계관을 가진 인물로 탈바꿈되어갔다. 이 책에 들어있는 『의산문답』은 홍대용이 중국 연행을 다녀온 후 쓴 책이다.



40대에 들어서 음직으로 관직에 나가 17개월 동안 세자익위사에서 시직(종 8품)으로 근무했다. 이때 세자의 경연에 나가 공부한 내용을 기록한 것이 『계방일기』다. ‘계방’이란 그가 근무한 세자익위사를 말한다. 세자를 보필하는 기관은 두 개가 있는데, 하나는 세자시강원이고 다른 하나는 홍대용이 일한 세자익위사이다. 세자시강원은 ‘춘방’, 세자익위사는 ‘계방’이라 부른다.



그에 대한 평가



시강원 한정유가 당시 동궁인 정조에게 홍대용에 대하여 이렇게 말한다.



신이 홍시직을 잘 모르긴 하오나 유교 경전에 공부가 깊으며 과거 공부만 하는 선비는 아닌 줄로 아옵니다. (109쪽)



그처럼 홍대용은 과거 공부는 하지 않고, 실제 공부만 했기에 과거 시험은 보지 않았다.

그가 관직에 나간 것은 그의 가문 덕이었다. 음직으로 그는 벼슬을 했다.



먼저 『의산문답』은 어떤 책인가?



조선 시대의 책이다. 유학을 기본으로 한 선비, 실학자라고 해도 그 한계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라는 선입견이 있으니, 이 책을 일단 『논어』나 『맹자』와 비슷한 편제로 되어 있을 것이다, 라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그건 오산이다. 잘 못 생각했다.



이 책은 소설이다. 대화체 소설이다. 게다가 다루고 있는 주제도 일상에서 벌어지는 유교 관련 사항이 아니다. 천문을 주제로 하여, 하늘과 우주를 다루고 있는 대화체 소설이다.



대화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실옹과 허자라는 이름을 가진 두명의 인물인데, 실학자를 상징하는 ‘실옹’과 공리명분에만 치우친 ‘허자’라는 가상의 인물이 등장하여 우주 천문에 대한 대화를 나눈다.



이런 내용들이 나온다. 당시에 이런 내용을 생각하고 있었다니. 놀라운 일이다.



은하란 수많은 별 세계가 모여서 하나의 세계를 이룬 것으로, 우주 공간에서 두루 돌며 큰 고리를 이룬 것이다. 이 고리 안에 수만 개나 되는 별 세계가 있다. 태양계와 지구 등 여러 세계도 그 중의 하나일뿐 은하는 태허(우주 전체)에서 가장 큰 세계다. (48쪽)



이런 말을 듣고 허자라는 사람은 이런 고백을 한다.



저는 혼탁한 세계에서 태어나 사는 보잘것없은 사람으로 선생의 말씀을 듣고 비로소 태허 안에 이러한 뭇 세계가 있다는 것을 처음 알았습니다. (53쪽)



또 다른 책 『계방일기』는 어떤 책, 어떤 내용이 있는가?



홍대용은 당시 세자익위사의 시직으로 근무했다. 종 8품직이다. 시직으로 근무하면서 때로는 세자의 공부에 참여하여 경연을 돕기도 했는데, 그 경연에서 있었던 일들을 기록해 놓은 것이 『계방일기』다.

그러니 홍대용으로 보면 근무일지가 되겠고, 세자 측으로 보면 공부한 기록이기도 하다.



이런 기록을 보면 정조 (당시 세자)와의 경연이 어떤 분위기에서 진행되었는지를 알 수 있다.



오늘 강론은 매우 좋았소. 상번은 논의할 주제를 끄집어냈고, 계방은 이를 부연해서 설명하였으며 하번은 총괄하여 매듭을 지었소. (216쪽)



이 책 『계방일지』를 보면서 드는 생각은 세자의 경연장에서 단순히 학문만 논한 것이 아니라, 마음 자세에 관하여도 논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해서 여기 기록된 내용중 심학(心學)에 관하여 읽어보면서 마음공부도 가능하다.



착한 마음을 붙들어놓는다는 뜻의 조존(操存) 두 글자는 예로부터 마음공부인 심학에서 가장 중요한 격언이었습니다. 일이 있을 때나 없을 때나 항상 조존 공부를 더하여 움직일 때나 고요히 있을 때나 한결같이 마음이 안정된 뒤라야 마음자리가 깨끗해지고 밝아져서 일의 처리가 이치에 맞게 될 것입니다. (214쪽)



다시, 이 책은?



이 책에는 이런 부제가 뒤따른다.

<인간과 만물 간의 경계를 넘어 우주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다>



그 부제에는, 세상을 보는 눈이 좁디좁은 방안에서, 우물에서 하늘을 바라보는 경지에서 벗어나, 거기에다가 인간과 만물을 구분 짓지 말고 경계를 허물고 우주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보려 했던 홍대용의 그 마음이 잘 나타나고 있다.



조선 시대, 사람들은 우주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었을까?

지금처럼 지구가 자전하고 태양의 주위를 돌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을까?

홍대용은 그걸 알고 있었다. 우리가 말하는 지전설, 즉 지구가 자전한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니 놀라운 일이다.



그런 지식을 조선 시대에 깨치고 있었던 홍대용의 저작 두 권을 읽으면서, 조선 시대 실학자의 시대를 넘어서는 지혜와 경륜을 만나게 된다.
10점 중 10점
/추천해요
<의산문답>과 <계방일기>를 쓴 담헌 홍대용은 조선 후기 실학자중에서 선구적인 인물이다. 주로 천문학, 수학, 역산학에 관심을 가졌던 듯하며 <의산문답>은 중국( 당시 청나라)을 다녀온 후에 쓴 책이다. 아마도 평소에 홍대용 자신이 본래 연구하고 수학한 바에 더하여 북경에서 관상대를 방문하고 서양 선교사를 만나는 등 서양의 과학문물과 접하면서 이처럼 우주와 천하만물, 자연현상에 관한 (그리고 자신의 세계관을 담은) 저술이 가능하지않았을까.

집에 아예 사설 천문대까지 만들 정도로 과학기술에 관심이 많았던 홍대용은 중국에서 조선으로 오는 길에 있는 의무려산(...중국 요령성에 있는데 이게 원래는 다 우리 조상의 땅이다. 요령,길림,흑룡강 모두 고조선을 비롯해서... )을 <의산문답>의 배경으로 삼았다. <의산문답>은 선비 '허자'가 의무려산에 사는 노인 '실옹'을 찾아가서 두 사람이 서로 나누는 대화형식으로 되어있다. 홍대용은 '실옹'의 입을 통해서 지구자전설과 우주 무한론을 설파한다. 21세기인 지금은 지구가 태양을 중심으로 자전 및 공전한다는 사실이야 다들 알고있는 일반적 상식에 속하지만 300년 전 쇄국국가나 다름없던 조선에서 그런 생각과 우주관을 과연 몇 명이나 받아들였을까?

<의산문답>에서 실옹은 기존에 사람들이 생각하던 천원지방天圓地方이 아니라 실제로는 땅이 둥글다는 것, 땅(=지구)은 회전한다는 것, 우주의 중심은 지구가 아니며 우주는 무한한 세계라는 것을 설파하고있다. 더욱이 이 책에서 놀라운 것은 사람과 만물은 구별(=차별)이 없으며 하늘에서 보면 사람이나 만물이나 다 똑같다고 말하는 점이다.(주자학자들이 들으면 아주 싫어할 주장이다..) 나아가서 이는 만물평등론으로 중화주의(=오랑캐를 배격하고 중국을 떠받드는) 사고방식을 탈피하려는 움직임이기도하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숙종때 집권 노론당인 송시열이가 명나라 황제 제사를 지내자며 만동묘 설치하고...)

<계방일기>는 홍대용이 세자익위사에서 근무하던 무렵의 일기인데 내용은 세손(훗날 정조임금)의 서연에서 춘방(세자시강원)의 관리들과 함께 세손과 경사를 논하고 강하고 문답했던 기록이다. 이 또한 의산문답처럼 대화체로 작성되어있어서 읽어보면 현장감과 사실감이 풍부하다.

유교탈레반국가인 조선...성리학탈레반이었는지 주자학탈레반이었는지 암튼 유교탈레반국가 조선에서 (아들 죽인 영조의 뒤를 이어) 장차 왕이 될 세손과 그 주위 신하들이 서연에서 어떤 대화를 나누었는지 자못 흥미진진하다. 왕안석의 신법에 대한 평가에서도 그렇고 정명도 정이천에 대한 언급에서도 그렇고 홍대용 역시 성리학자로서의 한계를 드러냈다고할까. (신종이 왕안석을 등용한 것이 천하의 쾌사니 한사니 하고있다...) 물론 그 시대 그 사회에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계방일기에는 건륭제의 계황후이자 폐황후인 나랍씨에 대한 대화도 있는데 아마 홍대용이 청에 다녀온 전력이 있었기에 세손도 물어본 것이리라.

<의산문답/계방일기>는 아르테 출판사가 고전시리즈로 펴내는 클래식 아고라의 세번째 권이다. 의산문답은 "인간과 만물 간의 경계를 넘어 우주의 눈으로 세상을 바라본"ㅡ 혹은 사람들에게 그러한 진리를 널리 알리고자했던 홍대용의 명저로, 18세기 조선사회에 대해서도 현대 우리사회에 대해서도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에 나아가야할 바에 대해 생각하게끔 한다.



* 출판사에서 도서를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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