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이 책의 총서 (150)
작가정보
작가의 말
■ 시인의 말
자본주의는 사각형이다
사각의 집에서 일어나 사각 전철을 타고
사각의 건물로 출근하는 지구인들
뇌 속에 사각의 생각들이 자란다
프랑켄슈타인이 돌아오고 있다
종말이 시작될 것이다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천남성(天南星) - 11
기린 - 12
? - 14
유리뱀 - 16
발칙한 플라스틱 - 18
펭귄 잡는 법 - 20
Back Fire - 22
달의 착시 - 24
행성 요리사 - 25
허공 그림 - 28
화살 - 30
노래하는 사구(沙丘) - 32
먼지 - 34
이소(離巢) - 36
포토그라피 - 37
제2부
야크 - 41
비닐 봉다리 - 42
맨홀 - 44
웃는 돼지 - 45
어떤 기록 - 46
코르크 왕국 - 48
하늘 나무 - 50
계절 간 - 52
달의 계곡 - 54
곰들의 과자 - 56
닭 - 58
염소와 함께 잔 적이 있다 - 59
북천면 - 60
진주 - 62
토영 - 64
투줄라마 - 65
제3부
아프리카 1 - 69
아프리카 2 - 70
아프리카 3 - 72
아프리카 4 - 74
아프리카 5 - 75
아프리카 6 - 76
아프리카 7 - 78
아프리카 8 - 79
아프리카 9 - 80
아프리카 10 - 81
아프리카 11 - 82
아프리카 12 - 84
아프리카 13 - 86
아프리카 14 - 87
제4부
Conveyor - 91
box 1 - 92
box 2 - 94
공구들 1 - 96
공구들 2 - 98
자전과 공정 - 100
해머의 리듬 - 102
톱의 자세 - 104
푸드 트럭 - 106
공장 지대 - 108
손오봉 - 110
사소한 하루 - 112
Sky - 114
애자 - 116
군중 속의 고독 - 117
해설 이병국 착시의 세계와 부정의 사유 - 118
추천사
-
발칙한 상상력이 가미된 새로운 요리가 배달되었다. 싱거운 걸 좋아하는 분은 다소 매울 수 있고 그래서 식사 도중 입을 몇 번 헹궈야 할지도 모르겠다. 그날따라 컨디션이 좋지 않다면 기분을 상승시키는 촉매제로 쓰일 수도 있다. 오늘의 요리 재료는 플라스틱을 비롯한 인간이 만든 여러 부산물들이다.
플라서틱 자동차를 타고/플라사틱 도시를 지나/플라ㅅ틱 사출 공장 공원인/나//플라스틱 풀라스틱 푸라스틱 뿌라스틱/플라스 인생//플라스틱 인간/플라ㅅㅌ이 지구를 지배한다/플라스틱 우주//플라선틱 비행기가 날아간다//고래 배 속에서 드론이 발견되었다
-「발칙한 플라스틱」 부분
정연홍의 이번 시집은 표준이 조장하는 답답한 질서를 융통성 있게 물리치고 다른 조합으로 버무려 내는 조리법을 보여 주고 있다. 위기를 말하는 방식이 다양하고 새롭다. 유려하고 맛난 대중 양식들 사이에서 갈수록 시의 손길이 둔하고 게을러지는 듯해 안타깝던 차에 만난 반가운 별식이었다. 부드러운 빵을 씹기 시작했으나 곳곳에 숨긴 가시를 골라내느라 내 혀는 긴장해야 했다. 오늘의 설득력은 얼마나 참이냐가 아니라 얼마나 다르게 말하느냐에 그 성패가 좌우될 것이다. 세련된 설득력은 중언부언하지 않아도 얼른 맞장구를 치게 하며 첨예한 각성과 감동에 이르게 한다. 대상을 향한 열정과 현실을 보는 적확성이 시집 곳곳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책 속으로
코르크 왕국
차창 밖으로 코르크나무가 줄지어 서 있다
빨간 하초가 드러날 때까지 사람들이 껍질을 벗긴다
놀란 눈의 나무들 유리창 너머 나를 보고 있다
리스본의 골목길에 파두 가락이 뒹군다
길을 묻는 내게 소년이 이스쿠두를 보여 준다
분주히 오가는 사람들이 한때
세계를 주름잡던 포르투갈의 후손들이라니
지금은 코르크 마개를 만들며 생을 보내고 있다니
붉게 짓이겨진 상처도 언젠간 다시 아문다
새살이 돋고 딱지도 떨어져 나가겠지만
기억이 아물 때쯤 사람들이 다시 낫을 들고 올 것이다
이베리아반도에 해가 지고
닻을 내린 선원들이 왁자지껄 골목으로 들어선다
낯선 거리에 서서 나는
어디로 가야 할까 망설인다
작은 창이 있는 카페에서
이국적인 여인을 만날 상상을 한다
뒷골목의 게스트하우스에 들어선다
내일은 비가 그칠 것 같다 ***
기린
기린의 목은 높은 데 있어서
아프리카 초원 어디든 볼 수 있지만
뿔은 나쁜 기억들로 자꾸 솟아오르지
싱크로나이즈드 스위밍은 거꾸로 서야
예술이 되고
발바닥을 펼쳐 보여야 발레가 되지
발 구린내를 오래오래 감추고 있다가
관중들에게 확 향기를 풍겨 주어야
감동을 주지
오,
아름다운 예술이라고 사람들이 박수를 치지
얼굴이 보이지 않도록 물속에 처박혀
헉 헉 발목만 내민 채
안녕하세요
이게 제 진짜 모습이에요
발가락으로 웃으면 사람들이 좋아하지
박수를 치는 사람들도 가면을 쓰고 있지
칸딘스키는 그림을 거꾸로 보고서야
그림을 보게 되었다지
거꾸로 그리고 나서야 비로소 화가가 되었다지
아방가르드도 그렇게 태어났다지
거꾸로 보아야 세상도 제대로 보이지
사람들이 오른쪽을 보고 있을 때
왼쪽을 바라보면 고문관이라는 소리를 듣지
난 고문관이 아니야
세상은 그런 게 아니지
사람들은 자꾸 말을 거꾸로 하지
나는 거꾸로 생각하는 버릇이 있지
건물이 큰 이유는 밀담을 나누기에 좋기 때문이지
기린은 키가 너무 커 숨을 데가 없지 ***
발칙한 플라스틱
플라스틱을 먹는다
플라스틸 나물 플라식탁 밥 플라식틱 국 플라숯틱 고기 플라소틱 김치 플라수틱 물고기
플라스틱 밥상
플라숙틱 집
플라속틱 베개
플라순틱 이불
평생 나만 사랑해 주기로 약속한
플라술틱 애인
플라서틱 자동차를 타고
플라사틱 도시를 지나
플라ㅅ틱 사출 공장 공원인
나
플라스틱 풀라스틱 푸라스틱 뿌라스틱
플라스 인생
플라스틱 인간
플라ㅅㅌ이 지구를 지배한다
플라스틱 우주
플라선틱 비행기가 날아간다
고래 배 속에서 드론이 발견되었다 ***
출판사 서평
기린은 키가 너무 커 숨을 데가 없지
사르트르가 〈문학이란 무엇인가〉에서 시란 목적에 열중해 있는 사람들의 태도를 역전시키는 것이라고 했듯이 우리는 시가 재현하는 부정을 통해 익숙한 방식으로 살아가던 삶의 접촉면을 다시 생각하게 된다. 실용적 사고에 의해 자동화된 삶을 의심하고 거꾸로 사유하게끔 만들어 잠재적인 것의 가능성, 이를테면 “평생 채우고 잠가도 사라지지 않는 허기”(「비닐 봉다리」)를 생산적인 에너지로 전유할 수 있는 가능성을 마련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 가능성이란 것을 무엇으로 채우든 그것은 곧 비워질 것이라는 점은 염두에 두어야 한다. 우리는 삶의 다양한 양태만큼이나 저마다 다른 욕망과 접합할 수밖에 없으며 언제나 결핍된 상태로만 자신을 증거할 뿐이라서 가벼운 바람에도 날아오를 ‘비닐 봉다리’로서 존재하는 삶의 부력을 실감할 수밖에 없을 테니 말이다.
정연홍 시인이 의뭉스럽게 눙치는 시적 사유 역시 마찬가지이다. 삶 속에 깊이 박혀 있어 은연중 무뎌진 감각을 일깨워 주려는 듯이 시인은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는 것들을 다시 응시하도록 한다. 낯익은 세계가 실상은 그 익숙함으로 폭력을 은폐하고 있음을 그의 시가 폭로하고 있다고 해야 할까. 정연홍 시인은 이른바 착시가 가져오는 왜곡을 밝혀 우리로 하여금 세계가 강요하는 무심함으로부터 날아오를 계기를 마련한다. 이때 실감하게 되는 부력은 생각보다 가볍지 않다. 우리의 인식은 감각에 의해 지배를 받는데 그 순간 작용하는 감각 규범은 사회적 규정에 종속되어 있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감각이 실재하는 감각이며 그것이 세계 속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사유할 체계가 매끄럽게 작동한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오히려 끊임없이 미끄러지는 사유 체계는 감각을 왜곡하여 인식의 명확한 목표를 흐트러뜨린다. 물론 아렌트가 말했다시피 목표가 달성되면 끝나는 인식과는 달리 사유는 목적도 없고 자기 외부의 목표도 없으며 심지어 결과를 산출하지도 않기 때문에 미끄러짐으로써 고착되지 않아 세계의 강요로부터 능동적 저항을 야기할 수 있다. 다시 말해 사유의 능동성이 갖는 불확정적인 모습은 감각의 왜곡(이때의 왜곡은 부정적 결과라기보다는 일종의 수사적 방법론에 가깝다)을 거쳐 논리적 추론으로 전락할 인식을 다른 가능성으로 이끄는 실천적 수행이라 할 수 있겠다.
정연홍 시인이 지닌 중층적 층위의 사유는 부정적 현실에 대한 냉철한 인식에서부터 비롯된 것이라 말할 수 있다. 낯익은 세계가 실상은 착시에 불과하다는 것을 밝히기 위해 부정의 방법론을 채택한 시인은 은폐된 상처가 지닌 징후를 읽어 내며 견고한 세계의 균열을 포착하고 있다. 상처를 야기하는 일상적 폭력을 감내하고 “싸이나를 먹으며 매일 조금씩 죽어 가고 있”는 정연홍 시인의 시적 주체는 “절망적인 극약으로 위장한”(「천남성」) 세계로부터 탈주하기 위해 자신을 혹사시키고 있는지도 모른다. 이는 그가 전유한 “극양(極陽)”의 세계를 위반하는 쾌감이 마냥 유쾌하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그러나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세계의 강제하는 명령에 도취된 채 잠식되지 않으려는 태도이다. 시인의 문제의식은 명확하다. 어리석은 세계의 요구로부터 가정된 정상성이란 것이 얼마나 취약한 지반 위에 놓여 있는지 직시하라는 것이다. 그 부정의 사유야말로 정연홍 시인이 지닌 가장 큰 무기인 셈이다. 그리고 그 무기야말로 착시를 야기하는 기만적 세계의 폭력을 전복시킬 힘이 되어 우리를 지켜 낼 것이다.(이상 이병국 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정연홍 시인은 1988년 〈부산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동화 작가로, 2005년 〈시와 시학〉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동아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대학원에서 석사를 졸업했다. 시집 〈세상을 박음질하다〉를 썼다. 〈코르크 왕국〉은 정연홍 시인의 두 번째 신작 시집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87756682 | ||
---|---|---|---|
발행(출시)일자 | 2020년 06월 20일 | ||
쪽수 | 135쪽 | ||
크기 |
129 * 208
* 13
mm
/ 211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파란시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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