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혼자가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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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진혁 시인은 충청북도 청주에서 태어났으며, 공주사범대학교 국어교육과를 졸업했다. 2008년 [내일을 여는 작가]를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시집 [간잽이] [자주 먼 것이 내게 올 때가 있다] [사랑이고 이름이고 저녁인] [드디어 혼자가 왔다]를 썼다. 2009년 구상문학상 젊은 작가상, 2014년 천강문학상을 수상했다.
정진혁의 시적 화자는 존재의 움직임을 따라가는 카메라 같다. 그것은 존재가 다른 존재로 넘어가는 무수한 문턱들을 집요하게 포착한다. 존재와 존재를 가르는 문턱에는 무수한 자아들이 우글거린다. 한 면의 자아가 다른 면의 자아를 만날 때 존재의 주름이 생긴다. 자아는 떠나온 시간으로 돌아가 내부에 안주름을 만들기도 하고, 먼 외부의 서사를 좇아 우글거리다가 바깥주름을 만들기도 한다. 자아의 내부와 외부에 주름들이 접히고 펴지면서 존재와 존재 사이의 문턱에는 무수한 자아들이 올챙이처럼 꼬무락거린다. 존재는 처음에는 혼자였다가 내부에 여러 개의 주름을 가진 복잡한 존재가 되기도 하고, 다른 존재와 겹치면서 복잡한 무늬의 바깥주름을 가진 존재가 되기도 한다.
[드디어 혼자가 왔다]는 그러므로 일종의 존재 탐구이자 존재 물음인데, “혼자”는 그런 물음의 출발점 혹은 존재의 영도(零度) 상태를 가리킨다. 존재 물음을 던지는 현존재(Dasein)는 이미 존재의 영도 상태가 아니다. 그것은 이미 존재의 여러 문턱을 넘어온 주름의 존재이다. 그러므로 존재의 영도 상태인 “혼자”는 시인이 화자를 통해 불러낸 최초의 존재, 아직 다른 존재의 문턱을 넘지 않은 존재를 의미한다. 이런 존재는 오로지 가설의 형태로만 존재한다. 시인은 그런 존재를 “슬며시” 호출하여 존재 탐구와 존재 실험을 시작한다. 이 최초의 존재는 아직 아무런 문턱을 넘지 않았으므로 “익명”이자 “한 명의 관조자”에 불과하다. 시인은 이런 “혼자를 어디다 두어야 할지” 궁구한다. “혼자”는 존재의 영도에서 수많은 문지방을 넘어 다른 존재들을 만나면서 자신의 기관(organ)들과 주름을 만든다.(「혼자의 배치」) 정진혁의 시적 화자는 이런 과정을 추적하는 카메라이다. (이상 오민석 시인・문학평론가의 해설 중에서)
이 책의 총서 (150)
작가정보
작가의 말
빗줄기를 따라 어디로 갔다
나 이전이었다
아득함이 켜졌다
잠깐 울었다
또 어디로 갔다
목차
- 시인의 말
제1부 시간의 거인
연애의 언어 - 11
시간의 거인 - 12
혼자의 배치 - 16
의문사 살해 사건 - 18
고양이 화가 - 22
줄어든 날 - 23
언어 마비 - 24
그래, 앵두의 시작 - 26
네 마음은 내 시간 이전 - 28
휘어잡아서 - 30
적정기술 - 32
이름의 숲속에서 - 36
무지의 재능 - 38
거대한 쥐 - 40
제2부 사월의 질병
내 전부는 밖에 있어서 - 43
칸나의 고백 - 44
추상 - 46
은은 - 48
너무 초록 - 50
가지를 튀기면서 - 52
살구 살구 사는 일은 - 54
숨은 몸 - 56
한 문장 살기 - 58
너를 살고 있다 - 60
사월의 질병 - 62
내 손은 만개 - 64
잠자다 종말이 - 66
괜찮아 - 68
제3부 새로 한 파마가 바람에 흔들려서
오디오디 어디어디 - 71
리듬이 없기 때문 - 72
드라이버를 들고 커피 한 모금을 마시며 - 74
봄 프로젝트 - 76
비상시 문 여는 방법 - 78
잠이 꿈이 - 80
새로 한 파마가 바람에 흔들려서 - 82
즙의 시간 - 84
숙주 인간 - 86
반 - 88
아이가 아름다운 것은 아이를 자꾸 버리기 때문이다 - 90
고요 되기 - 92
어떤 망설임 - 94
제4부 커튼 다리는 남자
상징 - 99
커튼 다리는 남자 - 100
아침 풍경 - 102
마른침 삼키는 자리 - 103
잠으로 가는 길 - 106
지금 어디서 사니? - 108
지금을 - 109
지점 - 110
오후 두 시를 베고 - 112
이름을 부르는 이유 - 114
태양 한가운데 쐐기 - 116
저녁 붉음 속에서 - 118
해설 오민석 우글거리는 문턱 - 119
추천사
-
정진혁 시인의 식물도감을 펼친다. 살구, 앵두, 칸나, 분꽃, 벚꽃, 목련, 그리고 능소화, 토마토, 맨드라미, 사루비아, 강아지풀이 말을 건다. 식물들이 말을 거는 소리를 듣고 있으면 주변은 어느새 붉게 물들어 있다. 식물의 말들은 숨에 들러붙는다. 번진다. 그의 언어의 줄기를 따라가면 혈관으로부터 열매가 돋는 기분이 든다. 그가 제조한 식물성과 마주한다. “언어의 살에서 슬며시 나오는 비릿한 즙”을 마신다(「즙의 시간」). “꽃들의 향기와 분홍이니 빨강이니 노랑의 색채들은/전부 초록에서 나”와 우리를 초록으로 만든다(「너무 초록」). 그의 우울과 명랑은 기표가 되어 춤을 춘다. ‘살구 살구 살다가’(「살구 살구 사는 일은」) ‘앵두 앵두 부르는’ 일이라든가(「그래, 앵두의 시작」), “오디오디 어디어디” 하며 주변을 둘러보다가 “태양 하나가 몸속으로 쑥 들어”오게 되는 일이 그렇다(「오디오디 어디어디」). 그는 왜 식물의 알쏭달쏭한 성질을 꿈꿀까? 그가 기다리는 ‘혼자’는 무엇일까?
그가 꾸려 놓은 식물의 언어는 “제5의 계절 안으로 들어가 잠을” 자며 자신만의 생존 기술을 터득하게 한다(「적정기술」). 그는 식물의 기능과 형태를 정교하게 포착하여 새로운 시공간을 꿈꾼다. 그리하여 “벚꽃을 보려면 왼쪽으로 가고/오른쪽으로 가면 천국이라는데” 어느 쪽도 결정하지 않는 기술을(「지점」), “알 수 없는 느낌이/내 머리 위에서 가만히 나를 비”출 수 있도록 감각을 확장하는 기술을 연마한다(「내 손은 만개」). 이불 밑에서 숨죽이고 있는 고양이와 함께, 그는 기별도 없이 찾아오는 아득한 고통을 식물적 에너지로 전환하는 재능을 지녔다. 결국 이 시집의 주인공은 “자기가 나팔꽃인 것도 모르고 나팔꽃”으로 인식하는 단계에 이른다(「무지의 재능」). 그는 잎 속에 갇힌 자신이 어떻게 ‘혼자’가 될 수 있는지 반문하면서 “벚꽃의 영역과 물의 영역 사이에” 낙서를 한다(「연애의 언어」). 우리는 거기서 “분홍분홍 모이면 분홍을 엮는 영혼들의 얘기”를 듣는다(「사월의 질병」). 하루를 더 살아가게 하는 이름 모를 시의 씨앗을 본다.
책 속으로
연애의 언어
벚꽃의 영역과 물의 영역 사이에 생긴 낙서 같은 것
물가에 서 있는 벚꽃은
이 세상에 하나뿐인 말을 흔들고 있었다
그날 대성리 물가는 세상의 경계선이었다
밤늦도록 벚나무 아래에서 놀다가 우연히 그것을 건드리고 말았다
벚꽃 물가라는 말이 밀려온다
때때로 남서풍이 부는 물가에 가늠할 수 없는 울림
박각시나비와 휘어지는 강물은 알 수 없는 언어로 허공을 다녀온다
언어 몇 송이가 물 위에 떠 있다 ■
시간의 거인
그는 시간이 뭔지 몰라서 시간이 없다
몇 살인지 모른다
손바닥에는 생명선이 없다
달팽이 기어가는 것을 한없이 바라보고
강가에 앉아 흐르는 물을 보고 싶을 때까지 본다
그는 시간이 너무 없어서
이 세상 사람인가 의심스럽다
그는 시간이 없으면서도 시간을 가지고 논다
새들이 하늘을 빙빙 돌 듯
우리가 살고 있는 직선의 시간을 구부려
원으로 만들며 논다
사라지는 것들 안에는 시간이 있다
하지만 그는 시간이 없어서
사라지지 않는다
아마도 몇 천 년이 그의 몸에 붙어 있는 듯하다
존재했음을 보여 주는 시간이지만
그 앞에서는 시간마저 존재하지 못한다
그래서 세상이 시작된 이후로
오직 하루를 아직도 살고 있는지 모른다
이 세상에 황혼이란 절대 없다는 듯이
이미 세상을 떠난 누군가가
이곳을 몹시 그리워하는 마음을 그는 알까?
그 초연함을 알까?
하지만 그는 기쁨만이 있다
영화를 볼 때나 술 마시는 쾌락 안에는 시간이 없듯이
지금 몇 시야? 시간을 묻는 말을 들어 보지 못했다
시간이 없어서
그는 기쁨의 근원을 지니고 있다
시간이 없으니 바라는 것도 없고 상처도 없고
누구에게든 기쁜 얼굴인 그에게
바쁜 시계를 던져 주고 시 분 초를 알려 줘도
심심하게 들여다본다
시간과 무한한 거리감을 지닌 그는
하늘을 봐도 기쁘고
먹을 것이 없어도 기쁘고
옷이 다 찢어져도 기쁘고
우리는 시간이 없어서 서두르는데
그는 시간이 없어서 봉숭아 물든 손톱을 어제 보듯 본다
그래서 등이 맑다
시간이 없는 그는
몇 천 년 된 나무 속에서 잠자다
윙윙 벌 소리에 끌려 밖으로 빠져나온 것 같다
시간이 없는 그는 어쩌면 시간이 너무 많아서
시간의 수위가 넘친 저수지에 완전히 잠긴 자일지도 모른다
한 시간만이라도 시간의 수문을 열어 줄래?
그는 이런 말을 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슬며시 내 등을 건드리는 그는
가끔 보이지 않는 곳까지 가 보는 눈빛과
우리가 가 버렸다고 생각하는 시간을
천천히 당겨 오는 손을 가졌다 ■
혼자의 배치
바깥과 안이 완전히 뒤바뀌며 왔다
때마침 밤나무 잎이 서걱거리며 흔들렸다
세상은 잠시 알 수 없는 색채와 공간으로 어른거렸다
드디어 혼자가 왔다
그림자의 등을 보고 있는 나와 마주쳤다
발걸음이 희미해졌다
슬며시 혼자가 왔다
그때 붉은 감이나 하얗게 피어난 국화처럼
느낌을 가진 것들이 자신과의 작별을 마음에 품었다
혼자를 어디다 두어야 할지 모르겠다
귀뚜라미가 울고 있다는 가벼움을 관통하며 바람이 지나갔다
지나가는 것들 사이로 혼자가 왔다
가을의 한가운데 희미하게 남아 있는 색채들을 지우며
혼자가 왔다
익명으로 왔다
한 명의 관조자로 왔다
붉게 사그라드는 황혼 속 슬픔에 잠긴 채 왔다
어떤 향기는 가 버렸고
항거는 말없이 왔다
생각하기도 전에 이 모두가 나에게 그대로 왔다
오롯이 지금 이곳에
내가 살아갈 첫 번째 혼자는
내가 잃어버린 혼자이다
혼자를 어디다 두어야 할지 모르겠다
기본정보
ISBN | 9791191897692 | ||
---|---|---|---|
발행(출시)일자 | 2023년 12월 15일 | ||
쪽수 | 131쪽 | ||
크기 |
129 * 209
* 13
mm
/ 307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파란시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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