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꽃 열하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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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조성원
저자 조성원은 현재 한국원자력연구원 책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인 저자는, 한국수필로 등단하여 한국문인협회와 한국수필가협회 회원, 격월간 순수문예지 『그린에세이』 편집위원으로 활동한다.
에세이집 『아내는 밥이다』(2013년 한국문화예술위 창작지원 도서), 『신라 천년의 자취소리』(2014년 세종도서) ,『고구려 9백 년의 자취소리』(이상 해드림출판사) 외 6권의 책이 있다.
문학저널 창작문학상과 소운문학상, 인산기행수필문학상을 수상하였고, 2013년 한국문화예술위 아르코창작지원금을 받았으며『신라 천년의 자취소리』가 2014년 세종도서로 선정되었다.
목차
- 여는 글
『열하일기』의 의미
진주를 얻으려다 다이아몬드를 발견하다 06
무대 조명 [舞臺照明]
1. 사행단의 구성 20 _2. 열하 무대조명·1 25_3. 열하 무대조명·2 29 _4. 『열하일기서』熱河日記序 38
도강록 [渡江錄]
5. 후삼경자後三庚子 46 _6. 압록강을 건너며·1 50 _7. 압록강을 건너며·2 55 _8. 자네 도를 아는가 63 _9. 망중한 구련성 노숙 70 _10. 치도곤을 먹이듯 엄포를 놓다 79 _11. 책문에서 하룻밤 84 _12. 봉황성에서·1 89 _13. 봉황성에서·2 94 _14. 통원보에서 6일 102 _15. 요동에 들어서며 111 _16. 구요동 땅 120 _17. 태자하를 건너서며 126
성경잡지 [盛京雜誌]
18. 심양에 들어서며 134 _19. 해찰 꾼 연암 선생 142 _20. 도강록을 다 읽고 나서 생각해보니 147 _21. 열하와 연행록 대조필·1 154_22. 열하와 연행록 대조필·2 159 _23. 심양고궁 166 _24. 7월 10일 밤 예속재에서 172_25. 상루필담 178 _26. 여행은 새로움이다 184 _27. 참외 장수에게 속임수를 당한 신민둔新民屯을 지나며 188 _28. 기상새설欺霜賽雪 197
일신수필 [馹迅隨筆]
29. 일신수필 서 206 _30. 실사구시 210 _31. 의무려산과 요택 215 _32. 북진 묘 관람기 222 _33. 아이와 귀뚜라미 228 _34. 송산 행산 명청 전투에도 조선의 설움이 232 _35. 영원성에서 239 _36. 7월 15일 부터 7월 18일 243 _37. 낙타로 보는 역사 253 _38. 증후소에서 261 _39. 의주 상인 266
관내정사 [關內程史]
40. 산해관에 닿을 때 274 _41. 장대, 돈대 그리고 오삼계 283 _42. 영평길 서학년의 집에서 288 _43. 윤순 탄핵 상소 295 _44. 백이숙제·1 303 _45. 백이숙제·2 314 _46. 고려포에서 320 _47. 호질 329 _48. 호질 고발장 그리고 판결 334 _49. 술을 낚는 연암 선생 341 _50. 영통교에 다다르며 348 _51. 연경의 잠자리 353 _52. 유정유일惟精惟一 359 _53. 유리창 그리고 전문대가 366 _54. 전문 대가에 ‘도일처’라는 곳 371
막북행정록 [漠北行程錄]
55. 열하 가는 길 380 _56. 생이별론 385 _57. 물벼락 맞은 날 밀운현에서 394 _58. 창대와의 재회 399 _59. 연암의 수작, 야출고북구기夜出古北口記 405 _60. 연암의 대표작 일야구도하기一夜九渡河記 412 _61. 말을 믿고 말은 자기의 발굽을 믿으며 419
태학유관록 [太學留館錄]
62. 고달픈 사내들의 잠꼬대 428 _63. 황제 알현을 하려면 434 _64. 황제 알현 438 _65. 반선을 안 만나려 버티는 사신들 449 _66. 라마 불교로 본 동양사 455 _67. 달밤에 술 한 잔 홀연히 취하여 463 _68. 반선 친견 470 _69. 귀하신 몸, 화신이란 사람 475 _70. 황교문답에 대하여 483 _71. 자연과학으로의 초대 490 _72. 석별의 정을 나누며 496
환연도중록 [還燕道中錄]
73. 연경으로 돌아오는 길에 504 _74. 연경에 돌아온 날 511 _75. 북경에서 술꾼들과 더불어 517
연암의 자취소리
76. 열하탐구熱河探究·1 526 _77. 열하탐구熱河探究·2 533 _78. 열하 후유증·1 540 _79. 열하 후유증·2 545 _80. 여행 길잡이 그리고 가난 552 _81. 연암과 과거시험 560 _82. 진정한 친구의 의미 566 _83. 선비의 삶 571_84. 인생은 필연 577 _85. 관문에 들어서며·1 581 _86. 관문에 들어서며·2 590 _87. 이용후생 595 _88. 글쓰기 강좌 600 _89. 요술놀이 609 _90. 심양에서 연암은 왜 침묵을 했나 616 _91. 미처 못다 한 이야기 623 _92. 『열하일기』를 마치며 629 _93. 연암의 손자 박규수 641 _94. 열하일기가 갖는 의미에 대하여 650
Epilogue
연암과 나는 술꾼이다 654
참고문헌 · 660
책 속으로
7월 14일, 이날은 말복이다. 혹심한 더위를 피해 연암 박지원 일행은 새벽에 백기보(白旗堡)를 출발한다. 백기보를 출발해 이도정(二道井), 고가포(古家?)를 거쳐 소흑산(小黑山)에서 숙박한다.
이도정과 소흑산 사이 십장자에서 연암은 백색의 삿자리로 만든 패루를 본다. 연산관에서 이미 본 바로 초상이 난 집을 직감한다. 유교에 말하는 관혼상제 중 하나가 아닌가. 지난번 통원보에서 혼례 행렬을 보았는데 이번엔 초상집이라, 당연 연암의 눈썰미가 치켜 선다. 웬만한 양반은 궁금할지라도 예서 말 일인데 연암은 불쑥 들어서 부의로 백지를 주고 상주와 절하고 음식 대접도 받고 문상을 한다. 그들은 혼례 때나 초상 때 상관없이 모두 악공들이 연주를 한다, 흑인들이 영가를 부르듯이.
이도정을 지난 연암 박지원 일행은 소흑산에서 하룻밤을 묵었다. 초원이 넓게 펼쳐진 소흑산이니 자연 가축들이 많다. 그곳에서는 고기 값이 싸다는 소리다. 수나라 수 문제가 소주에서 북경에 이르는 운하건설을 생각해낸 것은 북의 목축산업과 남의 농경의 물자 교환 및 순환을 원활히 한다면 태평성대가 오리라 예견했기 때문이다. 수나라는 비록 운하건설과 고구려 침공의 과욕으로 망하였지만, 뒤를 이은 당나라는 그로 번창하여 정관의 치라는 별칭을 받기도 한다. 『열하일기』에 수육을 먹으러 가는 이야기가 나온다.
소흑산은 평지에 작은 산이 있어 붙인 이름이다. 여염집이나 점포가 신민둔에 못지않게 번화하고, 푸른 초원에는 말, 나귀, 소, 양 수천 마리가 무리를 지어 있는 큰 고을이다. 하인들은 이곳에서 돼지를 삶아 먹는 관행이 있다고 하면서, 장복과 창대도 밤에 가서 먹고 오겠다고 한다.『열하일기』 성경잡지 7월 14일
그날 밤 연암 박지원은 여인들의 장신구 가게에 들어가 많은 사람 앞에서 다시 붓글씨 솜씨를 뽐내며 신민의 전당포에서 썼던 네 글자 '기상새설(欺霜賽雪)'을 다시 써 보인다. 전당포에서는 떨떠름해 했는데 과연 여기서는 어떠했을까. 연암은 저녁 달빛은 밝고 더위도 한결 물러갔다 싶을 무렵 혼자서 한 점포에 들어갔다. 가만 보니 탁자를 둘러싸고 네 사람이 앉아있고 그중 한 사람이 신추경상(新秋慶賞)이란 네 글자를 썼는데 솜씨가 매우 서툴러 겨우 글자 흉내 내는 정도였다. 속으로 연암은 쾌재를 불렀을 테다. 쓱 좌중을 살펴보고 연암은 단번에 '신추경상 '이라고 큼직하게 써보였다. 그러자 모두들 탁자 앞으로 뛰어와서 떠들썩하게 소리 지르며, "고려의 명필이다." "동이(東夷)의 글자 쓰는 게 우리와 같네." "글자 모양은 같아도 발음은 틀리다네." 하고 떠들어댔다. 좌중을 일시에 압도한 순간 연암은 슬그머니 일어선다. 이 또한 작전이다. 연암이 바라던 대로 여러 사람이 손을 잡고 만류하며 "수고스럽지만 좀 앉으십시오. 존함이 어떻게 되시는지요?" 하며 난리가 났다. 연암이 이제 제대로 대접을 받으려는 그 상황 『열하일기』를 직접 읽어 본다.
내가 이름을 써 보여주니 모두 기뻐한다. 내가 도착했을 때는 달갑지 않게 보더니, 내가 쓴 글씨를 보고 난 뒤에는 서둘러 차 한 사발을 내오고, 담배에 불을 붙여 권하며 태도가 확 달라졌다. 또 한 사람이 붉은 종이를 가지고 와서 글씨를 부탁하며, 친구들을 불러오는 바람에 사람들이 점점 불어났다. 내가 "붉은 종이는 글씨 쓰기가 좋지 않으니, 흰색을 다시 가져오시게." 하니, 금방 몇 장의 백지를 가지고 왔다. 나는 종이를 잘라서 구양수(歐陽修)의 취옹정기(醉翁亭記)와 소동파의 적벽부(赤壁賦)에서 한 구절씩 따와, '翁之樂者山林也 客亦知夫水月乎(노인이 즐기는 것은 산과 숲이니, 손님도 저 물과 달을 아시는가)'라고 적었다. 그러자 사람들이 모두 환호하면서 다투어 먹을 갈며, 분주하게 종이를 들고 왔다. 나는 종이를 펴는 대로 마치 재판문서 꾸미듯이 글씨를 척척 써 내려갔다.
한 사람이 "손님께서는 술을 마십니까? " 하고 묻기에, 내가 "말술인들 사양하겠소?" 하고 답하니 모두 크게 웃고 좋아한다. 즉시 술 한 단지를 들고와 연거푸 석 잔을 권한다. 나는 "주인은 왜 안마십니까?" 하니, 마실 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다고 한다. 나는 어제 전당포에서 '기상새설' 네 글자를 써 주었을 때 주인이 심드렁하게 나온 기억이 되살아나, 오늘 이 자리에서 어제의 수치를 설욕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주인에게 "점포에 걸 현판 글씨가 필요하지 않습니까?"라고 물었더니 점포 주인이 "아주 좋습니다."라고 한다.
출판사 서평
조성원 작가의‘조선의 꽃, 열하일기’, 해드림출판사 기획도서로 출간
여행기와 수필집 등 십여 권의 저서를 출간한 조성원 작가가 ‘조선의 꽃, 열하일기’를 해드림출판사 기획도서로 출간하였다.
연암 박지원의 [열하일기]는‘조선 문학의 꽃’으로 찬사를 보내도 손색이 없다. 그럼에도 일반 독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책은 아니다. 한문으로 표기된 원전(原典)은 물론, 번역본조차도 손에 잡게 되면 우선 그 방대한 분량에 주눅이 든다. 물론 그중 극히 일부 기록이나 작품들은 이미 교과서에 소개되어 작품의 존재나 내용도 익숙한 몇몇은 있지만, 여전히 『열하일기』는 오갈 든 것처럼 쉬이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다.
이에 조성원 작가가 연암의 ‘열하일기’를 에세이 영역 속으로 끌어들여, 좀 더 쉽게 흥미를 발산시키고 그의 사색을 호흡하며 감상과 해설을 쓰듯이 엮어 [조선의 꽃, 열하일기]로 재 탄생시켰다. 따라서 연암과 저자, 독자들이 함께 즐거운 여행을 하듯 읽을 수 있는 책이다.
조선 최고의 작가, 정조대왕의 문체반정에도 최고의 찬사로 남다
정조(正祖) 1792년 시작된 '문체반정(文體反正)'이 있었다. 이는 '불온한 문체를 올바른 것으로 되돌려 놓는다.'는 의미를 지녔는데, 왕명에 의해 진행된 이 반정은 일종의 '지적 검열'에 해당한다. 이러한 정치적 소용돌이 와중에서 박지원의 『열하일기』는 '문체반정의 바람을 일으킨 진앙'으로 평가를 받았다. 그리하여 당대의 지식인들에게도 '열렬한 탄사와 저주 어린 비난을 동시에 받은' 박지원의 글들을 모은 문집은 그가 죽은 지 한참 뒤인 1900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공식적으로 출간된다.
박지원은 조선 최고의 작가였다. 1780년 쓴 [열하일기]는, 후학들의 수백 권 ‘신 열하일기’로 재탄생하더라도 각자 그 풍미를 부여해줄 만큼 조선 지성의 다이아몬드요, 영원한 거작이다. 따라서 [열하일기]는 시대를 초월하여 국민의 정성 함양에 기여할 가치를 지녔다. 평생 이 한 권의 책만 읽어도 독서 인생으로서 부족함이 없을 만큼 역량 있는 책이기도 한 것이다.
『열하일기』는 중국을 다녀온 여행기이다. 동시대의 다른 저작물인 연행록(燕行錄)이나 연행기(燕行記) 등은 당시 중국 수도인 '연경(지금의 북경)을 다녀온 기록 '이라는 의미의 제목을 붙이는 것이 보편적이었다. 그러나 이 책에는 특이하게도 『열하일기』라는 다소 이색적인 명칭이 붙어 있다. '열하(熱河)'는 당시 중국 청(淸)나라 황제의 피서지가 있던 곳을 뜻하는 지명이다. 당시 사행단(使行團)을 따라 청나라 수도인 연경을 방문했던 박지원은, 열하로 피서를 떠나있던 청 황제를 만나기 위한 일행들의 예정에도 없던 추가 일정에 동행한다. 그리하여 조선에서부터 청의 수도인 연경(燕京)까지, 그리고 다시 열하까지 여행하면서 그 과정과 견문한 내용을 위주로 『열하일기』를 저술하게 된다.
문학의 보고, 독서 토론과 수필가들의 필독서
연암의 [열하일기]는 조선의 르네상스 진앙이며 조선의 심정적 베스트셀러이다. 조성원의 [조선의 꽃, 열하일기]를 통해 독자는 이제라도 꼭 읽어야 할 필요가 있다. 이 열하로 가는 길은 가슴 떨리는 조선 문학의 순례이다.
조성원의 [조선의 꽃, 열하일기]에서는 열하를 다녀온 여정 말고도 그의 삶에 대해서도 연암집을 포함시켜 열하일기와 연관을 시켰다. 그간 열하일기와 관련된 책이 번역본 아니면 현장 추적 사진 등을 포한한 형식인데, [조선의 꽃 열하일기]는 문학적 특성이 느껴지도록 다른 연행록과 비교를 하여 다양성을 구비했다. 그의 일신수필에서 비롯하여 수필이란 말이 나온 점을 상기하여 수필적 문체를 시종 사용하여 읽기 쉽게 그려낸 것이다.
『열하일기』에는 당대 문학사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수많은 작품이 수록되어 있어 그야말로 문학의 '보고(寶庫)'라고 할 만하다. 『열하일기』는 여행기이면서, 여행기가 아니다. 그것은 여행이라는 장을 전혀 다른 배치로 바꾸고, 그 안에서 삶과 사유, 말과 행동이 종횡무진 흘러다니고 종래는 마음속 큰 장막을 거두어 시대를 거슬러 갓맑게 한다.
중국과의 관계가 긴밀할 수밖에 없었던 조선 시대, 대규모 사행단을 꾸려 공식적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것은 매우 일반적인 현상이었다. 사행단의 일원으로 참여하여 당시 '문화 선진국'인 중국 여행 기회를 얻는 일은 당대의 많은 지식인이 바라던 바이기도 하였다. 박지원은 사행단의 공식적인 일원이 아니면서도 사행단과 함께 중국을 방문했다.
어쩌면 이러한 특별한 위치가 일정한 틀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분방한 『열하일기』를 탄생시키게 한 원동력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모르고 있었던 박지원의 여행 일화들!
열하일기의 여행길을 따라 여행한 저자의 여행 기록들
『조선의 꽃, 열하일기』에는 박지원의 ‘열하일기’와 함께 무궁무진한 이야기들이 수록되어 있다. 원본에 충실하면서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구성하였다. 또한 잘 알려지지 않은 연암 박지원에 대한 이야기가 수록되어 열하일기를 더욱 잘 이해할 수 있다.
열하를 여행하는 길에서도 그의 특이한 에피소드들이 줄을 잇는다. 재치 있는 입담을 가진 박지원의 여행기를 저자가 낱낱이 더해 기록했다.
고봉준령을 넘는 산길, 조성원 작가는 그러한 그의 특색 있는 글을 낱낱이 파헤치는 심정으로서의 안내를 선택했다. 특히 그의 '사이론'과 감정의 창출력은 아주 특색이 있다. 이를 경계한 그의 곡예는 마치 안성 바우덕이 축제에 남사당패 줄타기를 보는 듯 놀이공원 롤러코스터를 타는 듯 아슬아슬하다. 그러면서 남다른 후련함이 있다.
백성과 군주, 권문세가와 백성 그 사이에 그가 존재한다고 그는 늘 생각했던 것은 아니었을까. 열하를 집필할 무렵 그의 나이 마흔넷, 한창 중년에 접어든 나이다. "길은 저 강과 언덕 사이에 있다." '사이'는 경계를 또한 말한다. 이것과 저것, 중화와 조선, 옛날과 지금, 삶을 분절하는 수많은 이분법을 격파하면서 제3의 새로운 길을 창안하는 길, 그것이 곧 연암이 말하는 '사이'이고 도가 아니었을까. 이를 알자면 자연 그가 누구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아야 한다.
연암은 술꾼이었다?
가는 곳마다 술에 관한 일화가 끊이지 않았던 연암 박지원, 술꾼들에게는 당연한 것이지만 연암은 술집 간판뿐 아니라 표정까지 하나도 빠트리지 않고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당연히 그의 글은 조선 술꾼의 취향으로 읽어야 제 맛이다. 천의무봉 재질의 글발에 말술을 마다하지 않는 술발 덕분 그의 글은 더욱 빛이 났다. 그의 글 샘은 주경야취(酒耕夜醉)로부터 발원한다. 술을 마시면 펄펄 날았다. 취할수록 맑아지는 글샘. 신라시대의 후래삼배( 後來三盃: 三盞一去) 주령구(酒令具)가 후세에 이르러 이렇게 번창할 줄 누가 알았던가. 날로 진화하는 술꾼의 역사, 술꾼들은 그 시대와 다를 바 없이 오늘도 변함없이 오늘을 술로 푼다. 갖은 고초 속에서도 술꾼의 전통은 날로 유려하기만 한 것이다.
그의 아들 박종채는 과정록(過庭錄)에서 이렇게 적고 있다.
[선친의 글은 유실된 것이 많다. 주금책 3편의 경우는 동년배나 장로(長老)들 중에 그 구어(句語)를 외어 말하는 사람이 많이 있는 것을 보면 세상에 널리 퍼져 없어지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삼가 그 권(卷)을 비워 두어 훗날 써서 메꾸기를 기다리노니, 혹시 동호자(同好者)가 본다면 수고를 아끼지 말고 등사하여 돌려주기를 바란다. 이는 당세의 대아 군자(大雅君子)들에게 간절히 바라는 바이다.]
‘주금책’이란 바로 술을 금하는 방법이라는 책이다. 술이라면 징글징글 하다면서도 때가 되면 어김없이 부어라 마셔라 하는 것이 조선 술꾼의 전통이다. 아무튼 그 누구든 주금책이란 책을 찾으면 연암의 아들 박종채에게 연락을 하면 좋겠다.
책속으로 추가
드디어 '기상새설(欺霜賽雪)' 네 글자를 써 놓았더니 어제와 마찬가지로 모두 얼굴만 서로 쳐다볼 뿐이었다. 나는 마음속으로 '이것 참 이상한 일이다.' 라고 생각하며 "상관없는 것입니까?"라고 물었다. 이에 주인은 "우리 가게는 부인네들의 머리 장신구를 취급하는 곳이지, 밀가루를 취급하는 가게가 아닙니다."라고 한다. 나는 그제야 무엇이 잘못되었는가를 깨닫고, 어제의 일이 매우 부끄러웠다. 그래서 "나도 알고 있지만, 그냥 시험 삼아 써보았습니다."라고 얼버무렸다.
이때, 전에 요동 시장에서 본 '계명부가(鷄鳴副珂)'란 황금빛 글씨가 생각이 나서 곧바로 '부가당(副珂堂)' 이라고 세 글자를 썼다. 여러 사람들이 환호하며 소리쳤다. 주인이 "무슨 뜻입니까?"라고 묻기에, 나는 "지금 그대의 점포는 부인들의 머리 장신구를 취급하고 있으니, 시경에 나오는 '비녀를 지르고 장식을 한다.'는 뜻의 부계육가(副?六珂)라는 글귀에서 따온 것입니다."라고 대답했다.
주인은 "우리 가게를 이렇게 빛내 주셨으니 영광입니다. 무엇으로 그 은덕을 갚아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라고 한다. 다음 날 북진묘를 구경하기로 되어 있어서 일찍 돌아왔다. 일행에게 조금 전의 광경을 이야기했더니 포복절도하지 않은 사람이 없었다. 이후로 '기상새설'이란 간판을 만나면 모두 국수를 팔고 있었다. 주인의 심지가 고결하고 깨끗함을 말하려는 것
이 아니고, 국숫발이 서리보다 가늘고 눈보다 희다는 것을 자랑하려는 것이다. 가루에서 나오는 국숫발, 가루라는 것은 우리말에 이른바 진말(밀가루)이라는 것이다.
『열하일기』 성경잡지 7월 14일
읽은 그대로 수순은 그러했다. 점포에 들러 일단 그들 수준을 살펴보고 마음속에 든 글씨를 잘 써 보인다. 눈이 휘둥그레질 때 일어서는 척을 하면 못 가게 잡게 되고 그런 때 바로 인기몰이에 돌입하며 흥행에 성공을 거둔다. 공짜 술에 칭송도 받고 연암은 역시 다방면으로 유능하며 임기응변에 순간 포착이 실로 뛰어나다. 그러니까 기상새설이란 말은 우리 선조들이 즐겨 쓰던 글귀가 아니었으며 그만큼 교류가 뜸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연암 박지원도 그 내용을 잘 몰랐던 것이다. 곧이곧대로 뜻을 파악하는 것과 상징적인 의미를 찾아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한다는 이야기인데 한자 뜻풀이가 유행 좇아 달리 해석되어 벌어진 해프닝이 우습다. 요즘은 중국에 가면 내걸린 외래어 간판이 주목을 받는다. KFC 肯德基, 맥도날드 ???, 롯데리아?天利, 미스터피자 米斯特比?, 스타벅스 星巴克. 중국어의 외래어 표현은 거의 소리 나는 대로 발음한다. 그래서 가끔 말도 안 되게 우스운 것들이 많다.
- ‘28. 기상새설欺霜賽雪’ 중에서
기본정보
ISBN | 9791156341338 |
---|---|
발행(출시)일자 | 2016년 03월 30일 |
쪽수 | 660쪽 |
크기 |
152 * 225
* 28
mm
/ 951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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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교양도서 ‘열하일기’를 재탄생시킨 책, [조선의 꽃, 열하일기]_오랜만에 접한 흥미로운 리듬감이었다. 시종 책을 붙잡을 수밖에 없어 660페이지를 단 이틀에 주파하였다. 워낙 유명하다보니 무감각한 지경이 된 것이 사실인데 이 책은 좀 달랐다.
저자 조성원 작가의 말을 인용하면, 연암의 청년기는 암담했다. 병조참판 이였던 조부는 사도세자의 편을 들었다는 이유로 파직 당하게 되며 가세가 기울기 시작한다. 아버지는 병석에 누워 평생을 살았고 조부 역시 당쟁의 희생양이 되길 원치 않았기에 천재라며 영특한 아이로 소문난 박지원을 일부러 가르치지 않았다. 연암 박지원은 열여섯 살 되던 해에 전주 이씨 집안의 딸과 혼인을 한 이후에야 그의 영민함과 재주를 알아본 장인 이보천의 지도로 본격적인 글공부를 시작했다. 또한 장인의 동생이자 처숙부인 홍문관 교리 이양천에게 깊이 있는 학문적 가르침을 받았으며 처남 이재성과 함께 유학을 비롯한 여러 학문과 관련된 책을 두루 섭렵했다.
그 당시 중화의 선비들로서 학문과 문장이 있는 사람들은 연암을 한 번 보고는 매료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 그는 큰 키에 큰 얼굴로 눈썹이 수려하고 호탕한 이야기와 웅장한 변론으로 주위를 압도했다. 연암은 술을 좋아했고 좋은 친구가 많았다. 그 당시 대 문장가(文章家) 박제가, 홍대용, 유득공, 이덕무 등과 친했다. 홀연히 달밤에 술을 청하고 지쳐 꼬꾸라질 판국에도 술을 마시고서야 비로소 잠이 드는 두주불사(斗酒不辭)의 연암 선생이었다.
연암의 열하일기는 현대의 수필에 대해서도 그대로 들어맞는 시대를 초월한 베스트셀러이고 으뜸가는 문학적 보배라 할 것이다. 우리는 연암의 여행기를 통해서 230년 전의 중국과 조선의 역사와 문화를 자상하게 알게 된다. 웅혼(雄渾)한 문장력에다 면밀한 서술이 놀랍다. 말을 타고 지나가면서 보는 풍경을 자세하게도 설명한다. 주위 풍경묘사가 섬세하고 일품이다. 연암 특유의 박학다식과 번뜩이는 천재성을 알게 된다.
오랜만에 접한 흥미로운 리듬감이었습니다. 시종 책을 붙잡을 수밖에 없는... 660페이지를 단 이틀에 주파하였습니다. 열하일기 워낙 유명하다보니 흔한 이름이 되어 무감각한 지경이 된 것이 사실인데 이 책은 경우가 좀 달랐습니다. 우선 큰 특징이 연암 박지원이 조선을 대표하는 천하의 술꾼임을 낚아 글 전체에 흥미유발로서 포진을 했습니다. 그 덕분에 조선 선비 연암이 어렵지 않고 동네 같이 사는 아저씨처럼 마냥 포근했습니다. 그리고 그간 나온 책들이 한문 원본을 번역한 책 아니면 연암이 걸어간 길을 사진을 앞세워 뒤밟는 형식이 글이 주종을 이루었는데 이 글은 색달랐습니다.
연암이 여정 중 7월15일 일신수필이란 말을 썼던 것으로부터 수필이란 장르가 따온 것처럼 글이 술술술 수필형식으로 풀려져 고전이라는 일반 개념과는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마치 천연의 강가, 방초와 여울을 듣고 보듯 부담감이 전혀 없었습니다. 그리고 연암의 글과 작가의 글을 칼라로 구분하여 때로는 대비가 되고 이웃도 하며 쉽게 눈에도 띄고 읽기도 편하였으며 편한 만큼 느낌도 가슴속에 바로 닿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열하일기' 란 글이 기행이면서 문학적 성정을 빼곡하게 담고 있는 마당 작가는 이의 전도에 많은 애를 썼습니다. 외국 누구를 빗대는 철학적 억지 가치 추구보다는 이효석이나 신경림이 불쑥 다가서기도 하는 남다른 토속적인 정취를 그대로...
그뿐 아니라 다른 연행록과도 비교도 게을리 하지 않아 전체 연행의 흐름을 파악하는데도 부족함이 없었고 그가 열하를 다녀온 후의 생에 대해서도 연관을 지어 마치 그의 자서전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한마디로 책 한권에 갖은 것을 다담아 농밀한 의미를 부여하여 '액기스가 바로 이것이다.'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강력 추천합니다. 그의 글 맨 뒷장, 열하일기를 다 쓰고 심양을 다녀온 모양인데 4박5일 심양록이라는 글집을 따로 준비하여 열하일기를 사본 사람들이 주소를 알려주면 무료로 준다는 선전광고가 이채롭습니다. 선전인데 무료라...
글을 덮고 그가 궁금해졌습니다. 인터넷에 흘러나오는 그의 은신처(그린 에세이)를 수배해 보니 마침 그는 열하일기에 이어 최부의 표해록도 초고를 만들어 준비 중이라고 이실직고 한 상황. 그의 글에 이런 말이 나오더군요. “이참 강남(양자강 이남)과 강북 (황하이북)을 두루 섭렵하여 언젠가 신나는 설명회를 한 번 하고 싶다.” 아무튼 흥미로운 조선의 꽃 열하일기이고 재미난 저자 조성원이라는 생각이....다시 한 번 강추!!!!! 돈 아깝지 않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