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말러인가
작가정보
저자 노먼 레브레히트(Norman Lebrecht)는 영국의 음악평론가. 음악과 문화 전반에 대한 그의 평론은 대중적으로 가장 폭넓게 읽히며 전 세계 여러 언어로 번역되었다. BBC 라디오 3과 뉴욕 공영라디오 방송에 정기적인 토론자로 출연하고 있고, 파이돈 출판사의 ‘20세기 작곡가 전기 시리즈’를 기획해 편집하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논쟁적인 작가의 한 명으로 손꼽히는 그는 음악에 관한 12권의 책을 저술했다. 그중 『마에스트로 신화The Maestro Myth』(1991)와 『마에스트로, 걸작과 광기Maestros, Masterpieces and Madness』(2007)는 오랫동안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구스타프 말러에 대한 연구로도 명성이 높아 『말러를 추억하며Mahler remembered』(1987)를 출간했다. 또한 첫 소설 『이름들의 노래The Song of Names』(2002)로 휘트브레드 상을 수상했다.
목차
- 머리말_ 말러를 향한 갈구
1부 왜 말러인가?
1. 자주 받는 질문 몇 가지
2부 말러는 누구인가? ― 생애와 시대
2. 불모지에서 태어나고 살다(1860~75)
3. 꿈의 도시(1875~87)
4. 교향곡에 온 세상을 담다(1887~91)
5. 또다시 비상하다(1891~94)
6. 사랑이 내게 말하는 것(1895~97)
7. 권력의 맛(1897~1900)
8. 빈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인(1901)
9. 행복의 작은 막간극(1902~06)
10. 세 번의 해머 타격(1907)
11. 미국을 발견하다(1907~10)
12. 당신을 위해 살고, 당신을 위해 죽으리(1910~11)
13. 말러, 그 이후(1911~2010)
3부 누구의 말러인가?
14. 해석의 문제
4부 말러, 어떻게 들을 것인가?
15. 나만의 공간으로 들어가는 열쇠 찾기
주석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찾아보기
책 속으로
말러는 오늘을 위한 작곡가이며, 빠르게 변화하고 때로는 구성원들에게 위협을 가하기도 하는 세상에서 음악가들과 청중이 느끼는 바와 교감하는 음악의 창조자다. (…) 그는 결코 설교도 선전도 하지 않고, 자랑도 불평도 하지 않으며, 긴 인생여정 동안 우리와 같은 바를 느끼면서 함께 웃고 울며 말을 건네며 그 모든 것의 의미를 이해하려 노력한다. 말러는 바로 여기 지금 우리와 함께 살고 있다.(11쪽)
말러의 음악에는 부지불식간에 우리의 뒷덜미를 잡아채는 특별한 능력이라도 있는 것 같다. 불안감에 떨고 있는 국가원수가 되었건 격무에 시달리는 전문 직업인이 되었건, 그의 음악은 우리를 짓누르고 있는 자물쇠를 풀고 우리의 꿈을 채색하며 자기만족으로 이어지는 인식의 상태를 유도한다.(29쪽)
말러의 예술은 고상한 동시에 천박하고, 독창적인 동시에 파생적이며, 숨이 멎을 정도로 아름다운 동시에 진부하기도 하다. 그의 음악은 교과서적인 분석을 거부한다. 말러의 음악은 지적이고 반어적인 담론이 오가는,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심리 게임이며, 자기발견과 자기위안, 자기갱신으로 이루어진 삼중의 감정 탐험길이다. 말러라는 치료약은 내가 원하기만 한다면 손 뻗어 닿을 수 있는 곳에 있다. 각각의 교향곡이 내면의 진실을 찾는 데 도움을 주는 검색엔진이다. 말러를 안다는 것은 곧 우리 자신에 대해 조금 더 잘 알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44쪽)
어쨌거나 인생은 계속되어야 하는 것이며, 내 아이 또한 언젠가는 병을 이겨낼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이 생겼다. 말러는 우리 인간의 오뚝이 같은 회복력과 무한한 자기갱생 능력을 북돋우는 음악을 쓴 것이다.(301~302쪽)
인생은 투쟁이고 예술은 죽음으로써 끝나는 것이 아니라고, 말러는 말했다. 거기에는 손쉬운 해결책도, 마법의 탄환도 없다. 인생은 흘러가고 예술은 매일이 다르게 변해간다. 구스타프 말러를 찾는다는 것은 곧, 우리가 이 좋은 지구 위에서 보내는 짧은 시간 동안 전부를 걸고 싸울 만한 가치가 있는 몇 가지 것들로 이어지는 길을 발견하는 것이다. 그것은 인생의 의미를 찾아 떠나는 여정의 시작인 동시에, 때로는 그 끝이기도 하다.(383~384쪽)
말러의 지휘를 보고 압도당한 어느 숭배자는 “말러의 지휘를 듣다보면 지금까지 한 번도 들어보지 못한 음악을 듣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술회했다. 말러의 연주를 들은 사람들은 “위대한 인간의 순수한 고백”을 경험했고, “말러가 청중의 갈채를 받으면서 보인 미소 속에 담긴 고통”을 목격했다.(388쪽)
말러의 음악은 인간 육체라는 껍데기를 뚫고 들어와 곧바로 영혼으로 접근한다. <교향곡 10번>에서 사랑과 상실, 삶과 죽음이 갈라지는 분기점의 날카로운 촉수는, 가혹한 트라우마를 겪은 뒤 회복기를 지나고 있는 우리 주위를 둘러싸고 있는 방어막을 간단히 제압한다. 음악가들은 그 직업적 특성상 보통 이상으로 단단한 방화벽을 가지고 있다. 그러나 개인적인 감정이 끼어들면 제아무리 튼튼한 방화벽이라도 별무소용이다. 음악가들이 감정을 과장되게 드러내면서도 훌륭한 연주를 할 수 있게 하는 작곡가는 오로지 말러뿐이다.(448~449쪽)
말러는 감정을 있는 그대로 노출했고, 그러고는 음악가들로 하여금 그들 나름대로의 개인적인 해결책을 찾도록 허용했다. 오케스트라 단원들이 리하르트 슈트라우스나 시벨리우스의 음악보다 말러를 연주하는 데서 더 큰 흥분을 느끼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말러는 우리에게 느끼는 능력을 일깨우는 동시에 바로 그 느낌에 근거해 행동할 수 있도록 우리를 해방시킨다. 왜 말러인가? 음악가들에게 물어보라.(449~450쪽)
당신 인생에서 뭔가 중요한 전기가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라. 만약 아기가 태어난다면 그 기분을 간직하고 [말러의] <교향곡 4번>을 들으러 가보라. 그 정신 사나운 오프닝과 넉넉한 느린 악장은 순진무구한 기쁨의 세계로 통하는 창문을 활짝 열어젖힌다. 꿈에 그리던 일자리를 얻었다면 더 큰 용기와 넓은 시야를 얻기 위해 <교향곡 7번>의 ‘밤의 음악’ 악장들을 들어보라. 배워야 할 것이 산더미처럼 쌓인 인턴사원이라면 <교향곡 6번>의 흉포한 리듬에서 뭔가 격려가 되는 구석을 들어낼지도 모른다. 만약 나쁜 소식을 들었다면 <교향곡 9번>을 들으러 가보라. 그 어떤 것보다도 나쁜 소식이라면 <교향곡 10번>의 피날레 악장을 들어보라.(476~477쪽)
독자들은 말러의 교향곡을 듣고 인생이 바뀌는 경험을 한 사람들의 깨달음의 순간에 대한 이야기―<교향곡 6번>을 통해서 파괴 직전에 있던 심신을 극복한 지휘자라든가 <교향곡 9번>에서 개인적인 메시지를 발견한 작곡가에 대한 일화―를 이 책 전체에 걸쳐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언제 그리고 어떻게 말러가 당신의 뒤통수를 때릴지 모를 일이다.(477쪽)
출판사 서평
탄생 150주년, 서거 100주년을 맞아 뜨겁게 이는 말러 열풍
2000년이 시작될 즈음, 세기말의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 클래식 음악에 커다란 변화가 일었다. 이전까지 오케스트라 연주 레퍼토리의 왕좌를 차지하고 있던 베토벤이 구스타프 말러에게 밀려나고 있었던 것. “언젠가 나의 시대가 올 것이다”라는 그의 예견대로 말러는 사후 백 년이 지나서 마침내 교향곡의 명장으로, 가장 사랑받는 작곡가로 우뚝 섰다.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는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가 꼭 거쳐 가는 레퍼토리가 되었으며, 무릇 지휘자라면 한 번쯤 도전해볼 필수 아이템이 되었다.
올해는 말러 탄생 150주년, 내년은 서거 100주년이다. 이 뜻 깊은 해를 맞아 말러의 예술혼을 기리기 위한 교향곡 연주 열기가 한국을 비롯해 세계 곳곳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서울시향(지휘: 정명훈), 부산시향(지휘: 리신차오), 대전시향(지휘: 장윤성) 등이 올해를 시작으로 말러 교향곡 전곡 연주를 계획하고 있다. 1960년대에 지휘자 레너드 번스타인이 말러 교향곡 전곡(10곡)을 녹음해 ‘말러 붐’을 일으킨 이후 말러 팬은 꾸준히 늘어났다. 온라인 동호회 ‘말러리아’(‘말라리아 열병’처럼 말러 음악을 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의 모임) 활동이 활발했으며, 베토벤이나 브람스를 거치지 않고 말러로 교향곡에 입문하는 음악 팬도 늘어났다. 바야흐로 ‘말러의 시대’가 온 것이다.
세계와 우주의 소리를 담으려 한 작곡가
오늘날 가장 사랑받는 교향곡의 최고봉
지휘자 정명훈은 “말러 작품을 연주하기 위해 지휘자가 됐다. 연주할 때마다 더 배우고 더 깊이 파고들어갈 수 있는 ‘광활한 우주’ 같은 음악이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도대체 말러가 누구이기에, 그의 음악이 어떠하기에 이 같은 극찬을 아끼지 않은 것일까?
보헤미아 태생의 오스트리아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는 ‘삼중으로 고향이 없는’ 사람이었다. 오스트리아인들 사이에서는 보헤미아인이요, 독일인들 가운데서는 오스트리아인이며, 세계에서는 유태인이었다. 그는 언제나 불청객이었으며 어디서나 환영받지 못하는 존재였다. 세상 그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못한다는 이 체념의 정서가 그의 음악의 모태가 되었다. 말러는 자신의 태생적 삶의 비극과 부인의 외도와 딸의 죽음으로 촉발된 가정사의 불행, 그야말로 강행군에 가까웠던 오케스트라 스케줄의 압박 등 그가 체험하고 느낀 모든 것을 음악 속에 녹이려 했다. 그렇기에 그의 음악에는 인간의 비극을 감싸 안고, 우리를 짓누르는 고통과 슬픔을 위무하는 힘이 있다. 21세기의 다문화 속에서 오히려 더 깊어지는 소외감을 느낄 수밖에 없는 우리가 소외와 체험의 정서가 깃든 말러의 음악에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오랫동안 핍박받은 유태인의 한이 깃든 말러 음악은 한국인의 감성과 통하는 부분이 많다”는 임헌정 서울대 음대 교수의 말처럼, <교향곡 2번 ‘부활’>을 비롯한 말러의 많은 작품들은 한국인의 사랑을 지속적으로 받아왔다. 고통 속에서 운명을 받아들이는 말러의 인간적인 모습에 우리는 깊은 연민을 느끼는 것이다.
말러는 “교향곡에 세계를 담아야 한다”고 자주 말했다. 세계적인 모순들이 절정으로 치닫던 시대에 활동한 그의 음악은 세기말의 분열과 불안에 의해 잉태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혼돈, 열정, 거침, 죽음의 이미지 속에서 그의 음악은 구원을 향한 몸부림으로 가득 차 있다. 하이든,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 브루크너로 이어지는 교향곡 작곡가의 계보에서 말러가 정점을 이룬다고 평가되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천재 작곡가에 대한 전기이자
치열한 삶을 산 한 인간의 휴먼드라마
『왜 말러인가?』는 바로 그 누구보다 극적이고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위대한 천재 작곡가 구스타프 말러의 일대기이다. 부제에서 알 수 있듯, ‘한 남자와 그가 쓴 열 편의 교향곡이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는지’를 꼼꼼하면서도 깊이 있게 파고들어간다. 인생 전부를 말러 연구에 바쳐온 저자 노먼 레브레히트는 “말러의 경험이 남 이야기 같지 않았다”고 말한다. 패트런들의 취향과 주문에 좌우되던 바흐나 모차르트, 베토벤의 삶에는 공감을 느낄 부분이 많지 않지만, 패트런이 아니라 스스로 자신의 인생을 개척해간 말러의 인생 이야기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슈들, 이를테면 인종차별, 직장에서의 갈등, 사회적인 갈등, 인간관계의 단절, 소외감, 우울증으로 점철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의 이야기는 백 년 전 이야기가 아니라 지금 우리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사람의 이야기이다.
그간 국외에서는 말러의 전기나 연구서가 많이 출간되었다. 이 책은 단지 그 목록에 한 권 더 추가하고자 쓰이지 않았다. 레브레히트는 성공적인 말러 탐구를 위해서 그야말로 말러가 밟아나간 모든 발자국을 하나하나 되짚어나갔다. 말러가 아내와 사랑을 나눈 방식에서부터 독특한 옷 입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그의 행동의 모든 면을 직접 발로 뛰어 추적했다. 영하의 겨울밤 추위를 아랑하지 않고 말러가 살았던 아파트를 찾아갔으며, 대부분의 작곡이 이루어진 여름별장들을 방문했고, 현기증을 무릅쓰고 <교향곡 3번>에 영감을 준 산꼭대기까지 올랐다. <교향곡 2번>, <5번>, <9번> 필사본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며 말러의 필체가 인생 여정에 따라 어떻게 변화했는지 살폈으며, 말러를 관찰한 수많은 사람들과 만나 그들의 얘기에 귀 기울였다.
이 책은 말러의 인생을 속속들이 파헤친 전기傳記이자 말러 음악이 가진 파괴력과 강한 호소력의 뿌리를 탐문한 비평서다. 말러가 베토벤마저도 밀어내고 가장 있기 있는 교향곡 작곡가로 자리 잡은 이유에 대한 분석서이며, 자신의 모든 걸 다 바쳐 인생의 매순간을 치열하게 헤쳐나간 한 인간에 대한 휴먼드라마다.
한 세기가 지나도 식을 줄 모르는 말러 효과
세계에서 가장 논쟁적인 작가 중 한 명으로 손꼽히는 사람답게 레브레히트는 이 책에서도 특유의 글 솜씨로 독자를 사로잡는다. 각 부의 제목부터 상당히 도발적이다. ‘왜 말러인가?’, ‘말러는 누구인가?’, ‘누구의 말러인가?’… 평생을 이방인으로 살아야 했던 한 인간의 내면을 들여다보는 그의 붓놀림은 현란하고, 말러 음악의 핵심을 파고드는 그의 붓끝은 날카롭다. 특히 4부 ‘말러, 어떻게 들을 것인가?’에서는 신랄함의 대가라는 명성에 걸맞게 말러 교향곡을 비롯한 모든 작품의 음반에 대한 거침없는 비평을 가한다. 듣기에 끔찍한 음반에 대해서는 가차 없는 혹평이 쏟아진다. 더불어 수많은 말러 음반 중 추천 음반을 별도로 표기해두어 말러에 입문하는 이들에게는 큰 도움이 된다.
그래서 지금 왜 말러인가? 그의 음악이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는 까닭은 무엇인가? 말러가 우리를 울게 만드는 까닭은 무엇인가? “말러는 온갖 환각으로 가득한 바다 한가운데 우뚝한 진실의 바위였고, 실용주의자들에 둘러싸인 유일한 이상주의자였으며, 몽상가인 동시에 실천가였고, 거짓으로부터 진실을 구원할 구세주였다. (…) 마치 터널 저편 끝에 보이는 한줄기 빛처럼, 그의 음악은 멀리서부터 우리에게 다가와 거부할 수 없는 목적지로 우리를 이끈다.” 레브레히트는 이렇게 답한다. 말러의 음악이 “압력솥처럼 구성원을 짓누르고 있는 현대 사회 속에 담긴 개개인의 개성이 지닌 회복력을 상징”하며, “우리 자신과 화해하고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하는 힘을 주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레브레히트는 이 책에서 말러의 삶과 작품에 대해 매우 독창적인 해석을 내놓는다. ‘삼중으로 고향이 없는’ 이방인으로서의 삶, 매 순간을 치열하게 산 한 인간의 고백과 그 주변인들의 증언, 자식을 잃은 비극적 경험에 쓰라려야 했던 아버지의 심경 등은 커다란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또한 말러의 음악을 듣고 인생이 바뀐 사람들의 경험담은 그의 음악이 가진 독특한 치유력에 공감하게 한다. 이 책은 말러가 지금 왜 우리에게 소중한지, 그가 타계한 지 한 세기가 지나도 왜 그의 영향력은 식을 줄 모르는지 그 이유에 대한 명징한 답변이다.
십 년 전 옮긴이와 노먼 레브레히트에 대해 흥미롭게 얘기를 나눴다. 말 그대로 촌철寸鐵로 살인殺人할 사람이었다. 그리고 올해 초 아직 현지에서 나오지도 않은 책을 번역 중이라는 옮긴이의 얘기를 듣고 “난 별로 관심 없다”고 말했다. 실망했을 그에게 이제야 이유를 얘기해주고 싶다. 첫째, 레브레히트는 성상聖像을 아무 거리낌 없이 자리에서 끌어내려 그것이 박제된 우상이라 말한다. 그런 그 앞에 다른 글쟁이도 독자도 속수무책으로 수긍하고 만다. 같은 일을 하는 사람으로 부러움과 열등감이 든다. 둘째, 그런 그의 책을 옮긴이가 나보다 먼저 읽고 있다는 사실에 샘이 났다. 『왜 말러인가』는 역시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몰랐던 사실을 많이 알게 되어 기쁘기보다 내가 쓸 얘기를 너무 적게 남겨놓은 듯해 속상하다.―정준호(음악칼럼니스트, KBS ‘FM 실황음악회’ 진행자)
말러는 왜 우리를 공격하는 동시에 위무하고, 내치는 동시에 쓰다듬는가? 어째서 들을 때마다 낯설고, 또한 슬프도록 친숙한가? 노먼 레브레히트의 ‘왜 말러인가?’라는 화두는 이런 질문으로 치환될 수 있다. 그것은 ‘한 편의 거대하고 끔찍한 농담에 불과할지도 모를’ 무엇이 왜 삶이어야 하는가, 라는 말러의 질문에서 시작된다. ‘버림받고, 사랑하는 이를 잃고, 심장박동이 언제 멎을지 모른다는 두려움 속에서 살다가 홀로 쓸쓸히 죽음을 맞이할’ 운명을 지닌 필멸의 존재는 ‘삶을 지속시키기 위해’ 그 대답을 구하고, 구하고, 또 구했다. 그리하여 이제 그 운명을 똑같이 껴안고 살아가야 하는 우리는 그의 음악을 통해 찌르는 질문과 어렴풋한 대답을 듣는다. 그를 통해 이토록 두렵고도 생생한 세계 속에 혼자 남겨진 나약한 자신과 대면하며, 그와 더불어 절망 가운데서 싹튼 희망의 씨앗을 안간힘으로 품는다. 말러의 삶에 새겨진 빗금과 타격을 기록한 이 책은, 그러므로 그 씨앗을 움트게 하는 바람이고 햇살이며 갈증을 축이는 빗방울이다. 희망이란 언제나 절망의 벼랑 아래에서 돋아나는 것이므로.―황경신(작가)
기본정보
ISBN | 9788996253785 | ||
---|---|---|---|
발행(출시)일자 | 2010년 10월 27일 | ||
쪽수 | 544쪽 | ||
크기 |
160 * 224
* 35
mm
/ 852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번역서)명/저자명 | Why Mahler : how one man and ten symphonies changed our world/Lebrecht, Norman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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