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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다 다카시 총서 02
아토다 다카시 저자(글) · 유은경 번역
행복한책읽기 · 2008년 08월 27일
9.6
10점 중 9.6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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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오키상 수상작가 아토다 다카시의 단편들!
아토다 다카시의 단편집『나폴레옹광』. 1979년 나오키상과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아토다 다카시는 일본의 대표적인 추리소설 작가이자 순문학과 장르문학을 넘나드는 중진작가로 잘 알려져 있다. 그의 대표작이자 나오키상 수상작인 이 소설집에는 잔잔한 일상에 던지는 정중하고 야한 블랙유머를 즐길 수 있는 13편의 단편이 담겨 있다.

표제작 〈나폴레옹광〉은 나폴레옹에 관련된 것은 무엇이든 모으는 광적인 수집가와 자신이 나폴레옹의 환생이라고 믿는 남자의 이야기이다.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뻔뻔한 방문자〉는 유복한 중산층인 마키코의 집에 힘겹게 살아가는 산후도우미 하츠에가 방문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렸다. 그밖에도 불로불사의 묘약에 대한 〈생 제르망 백작 소고〉, 아내의 부정을 의심하는 샐러리맨이 맞닥뜨리는 야릇한 세계를 다룬 〈뒤틀린 밤〉 등을 만날 수 있다.

아토다 다카시의 단편들은 아무 일도 없었던 듯한 필치로 시작되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끝나지만, 결말의 몇 줄을 통해 기묘한 공포감을 선사한다. 현대 사회의 공포가 담겨 있는 악몽을 익살스럽고 도회적인 블랙유머로 그려내고 있다. 작가의 강렬한 개성이 흘러넘치는 다양한 단편들을 만날 수 있는 작품집이다.

☞ 시리즈 살펴보기!
일본 추리문학의 거장 아토다 다카시의 다양한 작품들을 소개하는「아토다 다카시 총서」시리즈. 순문학과 장르문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기발한 재미를 선사하는 아토다 다카시의 전작을 만날 수 있다.『나폴레옹광』은 이 시리즈의 두 번째 책이다.

이 책의 총서 (2)

작가정보

저자(글) 아토다 다카시

(阿刀田高)
1935년 도쿄(東京)에서 출생하여 와세다 대학 불문학과 졸업하였다. 1979년 『방문자』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했고, 같은 해 단편집 『나폴레옹광』으로 제81회 나오키상을 수상했다. 데뷔 당시부터 단편, 블랙 유머, 장편(掌篇)의 명수로 다수의 작품을 발표해 왔다. 작품집으로는 『시소게임』『냉장고에 사랑을 담아』(이상 행복한책읽기) 『병조림의 사랑』등이 있다. 우리나라에 소개된 다른 책들은『한권으로 읽는 성서 이야기』『코란을 아십니까』등이 있다.

번역 유은경

동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동경외국어대학 대학원에서 수학했고, 현재 일본에서 박사 과정을 밟으며, 일어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역서로는 『사랑이여 차라리 내게로 오라』, 『비밀』, 『시소게임』, 『냉장고에 사랑을 담아』 등이 있다.

목차

  • 나폴레옹광
    뻔뻔한 방문자
    생 제르망 백작 소고
    사랑은 생각 밖의 것
    그것의 이면
    딱정벌레의 푸가
    골프의 기원
    뒤틀린 밤
    투명 물고기
    창공

    광폭한 사자
    밧줄-편집자에게 보내는 편지

    작품 해설
    역자 후기

책 속으로

넓은 이마, 거기에 짝 달라붙듯 늘어져 부드럽게 말린 머리카락을 보는 동안 나는 이 얼굴이 누군가와 닮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무라세……라고 합니다.”
성과 이름을 다 말했던 것일까? 성 이외의 부분은 기억이 나질 않는다. 말투에는 지방 사람들이 사투리를 애써 감추려 할 때 나타나는 어색함이 묻어났다.
그가 나를 방문한 이유는, 언젠가 내가 어떤 대중잡지에 나폴레옹이 태어난 곳을 여행했을 때 인상적이었다는 내용의 수필을 썼는데, 우연히 그것을 읽은 그는 나를 나폴레옹 연구의 전문가라고 생각한 모양이었다.
인사 비슷한 대화를 나눈 뒤 그가 갑자기 주뼛거리면서, 그러나 엄숙하게 선언했다.
“저는……, 실은 나폴레옹이 환생한 사람입니다.”
「나폴레옹광」 pp.17-18

“여보세요. 나구모입니다.”
“가게 앞으로 난 거리를 북쪽을 향해서 곧장 걸으라고. 그러고 다마가와 제방이 나오면 거기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지라고. 강가를 따라 약 5백 미터쯤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높은 아파트가 나온다. 그 부근에서 차에서 내려 강가 쪽을 잘 보라고. 오늘밤은 달이 밝으니까 물가에 작고 낡은 창고가 하나 서 있는 게 보일 것이다. 돈과 손전등을 들고 그곳으로 가도록. 혼자서 가라고. 아파트 창에서도 제방에서도 물가 쪽은 완전히 다 볼 수 있다고. 조금이라도 허튼짓을 하려고 했다가는 아이를 돌려받을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하라고.”
“알았소. 명령은 그대로 지키겠소.”
“그럼 거기에서…….”
몇 번인가 전화를 거는 사이에 지시를 내리는 것에도 익숙해졌다.
이제 창고에 가서 아이가 자고 있는 모습을 한번 보자.
「사랑은 생각 밖의 것」 pp.105-106

요스케가 어렴풋하게 감지한 것은-그 미묘한 불안을 어렵지만, 말로 설명해 본다면-예를 들면 정사 중에 아내가 표시하는 사소한 행동, 이전과는 다른 대담함, 혹은 환희의 깊이 따위가 그런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성행위가 성숙해지면 여자들은 누구라도 그렇게 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야스코는 누구나 인정할 만한 아름다운 여자였고, 그런 만큼 요스케에세는 그 미세한 변화까지 마음에 걸려서 견딜 수가 없었다.
게다가 그런 변화를 대변이라도 하듯 야스코의 행동에서도 명확하지 않은 부분이 보이기 시작했고, 그런 구체적인 의혹들이 하나둘 확실하게 느껴짐에 따라 요스케의 불안은 점점 더 깊어져 갔다.
-이 집으로 이사온 후부터였던가-
「그것의 이면」 p.119

기타무라는 혼탁한 의식 속에서 창문 아래 폴크스바겐에게 물었다.
“이제 몸도 완전히 나았고 하니 택시 영업을 다시 시작할까 해서요.”
“이 몸으로는……. 의사 선생님도 아직은 좀더 안정을 취해야 한다고 하셨어.”
폴크스바겐은 고개를 설레설레 흔들면서,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당신은 그냥 그대로 누워 계세요. 저 혼자서 해 볼 테니까요.”
“뭐라고? 너 혼자 영업을 하겠다고?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해?”
기타무라는 저도 모르게 큰 소리를 내고 말았다.
“괜찮습니다. 요령도 완벽하게 몸에 익혔습니다. 밤에 긴자의 큰길에 서 있기만 하면 손님이 안을 들여다볼 거 아닙니까. 타이밍 잘 맞춰서 문을 열기만 하면 됩니다. 도쿄의 길이라면 어디든 알고 있으니까요.”
「딱정 벌레의 푸가」 pp.145-146

당시의 신분의식이 중세에 비해 어느 정도 느슨해지긴 했다 해도 귀족과 서민 사이에는 여전히 엄격한 귀천의 차가 있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그런 시대에 일개 구두공이 나리들과 함께 경기를 한다는 것이 얼마나 큰 정신적인 부담이 되었을지. 골프가 심리적인 게임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그 부담은 한층 더 심했을 것임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초라하지만 실질적인 승리의 패를 쥐고 있던 남자는 독보적인 실력을 발휘했다. 반대로 말하자면 그것은 그의 기량이 당시의 수준을 훨씬 뛰어넘었다는 것, 그리고 정신적인 핸디캡과 같은 장벽에도지지 않을 정도의 섬세한 기술을 지녔다는 것-그러니까 당시 사람들의 감각으로 표현하자면 ‘악마적’이라고 말할 수밖에 없는 것이었다.
그런 거야 어쨌든 간에, 이런 일들을 통해서 드디어 골프 역사의 한 페이지에 한 명의 천재적인 플레이어의 이름이 처음으로 새겨지게 된다. 하지만 과연 그것이 존에게 있어서 행복이었다고 할 수 있을까. 오히려 그 때문에 그는 악마로 몰리는 운명에 놓이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골프의 기원」 p.173

그러자 그가 잠에 빠지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여자가 얇은 옷을 걸친 채 옆에 누워 있었다.
“정말로 누구야?”
“이제 그런 말 묻는 거 그만둬. 당신 애인이야.”
“그런 바보 같은 소리가 어디 있어.”
“내가 싫은 거야?”
“좋을 것도 싫을 것도 없어. 어디 사는 누군지도 모르니까 말이야. 이름은 뭐라고 하지?”
“도모코(朋子)야, 달님을 두 개

출판사 서평

잔잔한 일상에 던지는 정중한 유머, 야한 익살 …
하지만 끝까지 웃을 수 있을까?


1979년 나오키상과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아토다 다카시의 단편 13편을 수록한 소설집 『나폴레옹광』은 아토다 다카시의 전작을 소개하는 “아토다 다카시 총서”의 두번째 책이다.
저자는 일본을 대표하는 추리소설작가이자 순문학과 장르문학을 넘나드는 대표적인 중진작가로 일본 국내외에서 널리 알려져 있다. 국내에서도 행복한책읽기 출판사의 “작가의 발견” 시리즈 첫째 권인 『시소게임』(원제:과거를 운반하는 다리)을 통해서 이미 소개된 바 있다.

『시소게임』과 『냉장고에 사랑을 담아』에서 실로 아무 일도 없었던 듯한 필치로 무심한 일상을 기록하는 듯하지만, 결말의 몇 줄에서 밝혀지는 반전으로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려운 공포감을 안겨 주었던 그는, 『나폴레옹광』에서 자신의 특기를 한층 더 발휘하며 13편의 단편을 공포의 정점으로 끌어올렸다. 잔잔한 일상에 던지는 정중하고 야한 블랙 유머를 즐기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어느 순간 그것이 무엇인지 깨닫기도 전에 등골을 타고 내려가는 섬뜩한 기운을 느끼게 만드는 것이 아토다 다카시 작품의 특징이다.

로알드 달, 스탠리 앨린, 단 세이니 등 서양의 단편 작가들과 견주어 ‘동양의 미스터리 단편의 귀재’라고 불리며 ‘오 헨리를 능가하는 단편의 거장’으로 비유되는 아토다 다카시의 대표작이자 나오키상 수상작.

※ 수록 작품

표제작 「나폴레옹광」은 나폴레옹에 관련된 것이면 사소한 물건이라도 무엇이든 긁어모으는 광적인 수집가와 자신이 나폴레옹의 환생이라고 믿으며 그것을 확인하고 싶은 남자, 이 둘이 만나면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에 대한 상상력 게임이다. 작가는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말하지 않지만, 작품의 끝에 이르면 누구나 ‘이런……!’ 하는 감탄사를 내뱉게 된다.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수상한 「뻔뻔한 방문자」는 유복한 중산층인 마키코의 집에 힙겹게 살아가는 산후도우미 하츠에가 방문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서로 다른 계층에 속한 두 사람의 불편한 동석(同席), 비록 잠깐 동안이었지만 마키코는 하츠에의 방문이 탐탁지 않은데……. 이야기의 마지막에 ‘뻔뻔한 방문자’의 얼굴이 드러나는 순간 섬뜩한 공포가 전신을 훑고 지나간다.

이 밖에 불로불사의 묘약 ‘에레키시’와 관련된 「생 제르망 백작 소고」, 아내의 부정을 의심하는 샐러리맨이 맞닥뜨리게 되는 구멍 ‘안쪽’에 대한 야릇한 세계를 다룬 「그것의 이면」, 일상과 꿈을 넘나들며 결국에는 무엇이 현실인지 알 수 없게 되는 몽환적인 단편 「뒤틀린 밤」, 아름다운 낯선 여인과 꿈같은 하룻밤을 보낸 후에 자신의 몸에 기괴한 변화가 일어나는 「투명 물고기」 등 모두 열세 편의 빼어난 단편이 실려 있다.

※ 추천글

■ 정성일 ( 영화평론가 )

나는 이토 준지를 만난 다음부터는 일본 괴담소설을 잘 읽지 않게 되었다.
무얼 읽어도 그냥 아아, 이토 준지면 충분해, 라고 나도 모르게 중얼거리게 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 분야의 전문가가, 그렇다면 아토다 다카시를 읽어보시지요, 라고 추천하였다.

처음에는 다소 심드렁하게 읽었다. 내가 이 세계를 잘 아는 건 아니지만 웬만한 일본 괴담(추리?미스터리) 소설은 에도가와 란포로 시작해서 책장으로 두 서가쯤은 읽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폴레옹광』을 손에 쥐고 문득 세 편째 단편을 넘어갈 때 멈칫하는 기분이 들었다. 깨어있는 사람은 나뿐이었고, 8월의 무더위를 끝내려는 듯 한 없이 비가 내리고 있었다. 여기까지만 읽고 그만 두어야만 해, 라고 다짐했지만 나는 여기 담긴 열세 편을 그 자리에서 다 읽었다. 왜냐하면 여기서 그만 읽겠다고 책장을 덮고 고개를 들면 왠지 창문 앞에 누군가 서 있을 것만 같은 기분이 들었기 때문이다.

아아, 제발 끝나면 안돼, 라고 말하고 싶어지는 책. 반드시 순서대로 읽으실 것.

조금씩 슬금슬금 몽롱하게 만들면서 예기치 않게, 그렇게만은 결말을 맺지 말아 주었으면 하며 가슴 졸이던 엔딩이 모습을 드러낼 때, 그러면서 그 엔딩이 점점 더 꿈을 꾸는 것처럼 허우적거릴 때, 나는 고개를 들 용기를 잃어버렸다.

다음번에 구로사와 기요시를 만나면 꼭 물어볼 생각이다.

“왜 아토다 다카시의 소설을 아직도 영화로 만들지 않고 계십니까?”

■ 박상준 (『판타스틱』편집위원 )

같은 동양문화권이기 때문일까, 일본 작가들이 변주하는 '일상의 환상'이라는 테마는 우리의 정서에 참 절절하게 다가온다.

그중에서도 아토다 다카시의 감각과 아이디어는 단연 발군이다. 21세기에 들어서야 본격적으로 언급되는 장르의 혼성과 교직을 아토다 다카시는 이미 한 발 앞서 구사해왔던 것이다.

나오키상 수상으로 진작 검증된 그의 작품세계는 최근 쏟아지듯 소개되는 일본 장르혼성 소설들의 한 뿌리임을 짐작할 수 있다.

일상에 도사리고 있는 은밀한 불안이 궁금하거나 혹은 일상의 판타지를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들을 찾는 이에게 〈나폴레옹광〉은 필독서이다.

※ 나오키상 심사평

“인생의 어두운 면을 솜씨 좋게 잘라내어 마음을 찡하게 하는 작품.”
- 미즈카미 쓰토무(소설가)

“새로운 전율을 전해준 작가.”
- 곤 히데미(소설가, 평론가)

“불필요한 묘사 한 마디 없이 잘 계산된 스토리에 익살과 풍자가 넘친다.”
- 닛타 지로(소설가)

“감춰진 카드의 마지막 한 장을 슬쩍 열어 보이는 작가의 솜씨는 마치 마법사의 그것과 같다.”
- 오자키 히데키(평론가)

기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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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88989571513
발행(출시)일자 2008년 08월 27일
쪽수 315쪽
크기
152 * 223 mm
총권수 1권
시리즈명
아토다 다카시 총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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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이지만 상당히 재밌게 읽어 인상에 남았던 `시소 게임`의 작가 아토다 다카시의 또다른 단편집인 `나폴레옹광`
이 책에서도 작가의 장점이 빛이난다
짧은 단편속에 한가닥 빛나는 찰라의 순간을 멋지게 포착하고 있는 나폴레옹광은 일상생활에서 일어날수 있는 이야기뿐만 아니라 환상같은 이야기며 현실속에서 일어날수 없을것 같은 기괴한 이야기 속에다 단 몇줄의 글로 불연듯 현실을 들이미는것 같은 이야기를 참으로 멋지게 잘 표현하고 있다.
대표작인 나폴레옹광도 인상적이지만 개인적으로 `뻔뻔한 방문자`와`이`사랑은 생각밖의 것`과`딱정벌레의 푸가`가 특히 마음에 들었는데 일상을 한순간에 뒤틀어버리는 마지막 한 단락의 묘미를 아주 제대로 살리고 있다고 생각한다.
부잣집 젊은 마님을 불연듯 찾아온 낯선 방문객...그녀가 아이를 출산할때 산후조리를 도와준 여자지만 처음부터 과장된 친절과 불필요하게 잘보이려는 비굴함이 싫었던 마님은 아침부터 찾아 온 그녀가 반갑지않다.
그럼에도 뻔번하게 집으로 들어온 여자 뭔가 부탁할게 있는듯 하지만 마님은 그녀의 사정을 봐주고 싶지도 않을뿐 아니라 자신과 신분의 차이가 큰 여자가 자신의 아이를 만지는 것도 싫다.여자가 돌아간 다음 찾아 온 경찰은 여자가 여자의 딸이 낳은 아이를 살해한 용의자라고 말하는데 그 아이가 죽은 날은 공교롭게도 자신이 딸아이를 출산한 전날
과연 그 여자는 왜 도피중이면서도 별 용무없이 자신을 찾아 온 걸까?
한가닥 의심을 심어두고 간 그녀...
질나쁜 애인을 둔 탓으로 회사돈을 손 된 딸아이를 돕기 위해 납치를 계획한 아버지의 치밀한 작전이 성공을 눈앞에 두고 한순간에 수포로 돌아가게 된 이야기를 그린 `사랑은 생각밖의 것`도 마지막 멘트가 인상적이면서도 시니컬해서 흥미로웠다.
`이` 역시 평온한 하루가 아내의 한마디 말로 공포를 느끼게 하는데 이 반전이 억지스럽거나 과장되지않아 더 공포스럽다.
자신의 차인 딱정벌레차가 다친 자신대신 돈을 벌러다니고 그런 차와 대화를 하는 주인을 그린 `딱정벌레의 푸가`역시 평탄하게 흘러가다 마지막 한줄로 앞의 이야기를 완전하게 뒤집는 반전의 묘미를 제대로 살려주고 있다.
뚜렷하게 뭔가 거창한 살인사건이 발생하고 해결하는 스타일이 아닌...마음속에 작은 의혹이나 의심하나 심어 놓거나 앞의 이야기를 단숨에 바꿔 버려 분위기를 반전시키는...블랙 유머를 잘 살린 단편집이었다.
이야기전체가 으스스하거나 공포스럽지않더라도 충분히 일상의 공포를 제대로 살린 멋진 작품이었다.
10점 중 7.5점
이 책은 아토다 다카시의 단편 소설들이 실려있는 책이다.표지와 제목을 장식한 <나폴레옹광>이 이 책의 첫 작품이다.약간은 우스꽝스러운 표지 그림에, “웃고 있다고? 한꺼풀 벗겨 보시지!”라는 심상치 않은 발언이 약간 걸리기는 했으나,일단 읽다가 무서우면 그냥 읽기를 멈추리라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다.나의 경우, 평소에 추리소설류를 거의 읽지 않지만, 이 책을 선택하게 된 것은 요네하라 마리의 <대단한 책>에 나와있는 작가였기 때문이었다.그 책 속에 소개된 저서는 없었지만, 그 작가의 책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고, ‘아토다 다카시'라는 이름만으로 선택한 책이다.<나폴레옹광>은 나폴레옹에 관련된 것이면 사소한 물건이라도 무엇이든 긁어모으는 광적인 수집가와 자신이 나폴레옹의 환생이라고 믿으며 그것을 확인하고 싶은 남자, 그 둘이 만나서 어떤 일이 펼쳐질 지 상상해보는 시간이 나름 웃긴 상황이었는데, 나는 그 작품에서 인간의 광적인 무언가를 느끼고 공포에 떨게 되었다.그냥 가벼운 마음으로 슬슬 읽다가 마지막 몇 문장에 정신이 번쩍 든다.그 즈음에 나는 이 책을 계속 읽을 지 말지 고민을 하게 되었다.다음 작품을 읽기 시작하면서도 계속 첫 작품이 머릿속에 맴돌면서 당황하고 있었다.전혀 공포스럽지 않고 오히려 담담하게 발언했는데, 나에게는 충격이었다.한참을 마음을 가라앉히고 두 번째 작품을 읽었는데, 처음만 못하다.그 다음 작품을 읽었는데, 상상력은 특이하나 자극은 약하다.계속 그런 느낌을 가지면서 결국 끝까지 읽게 되었다.무섭다고 더 읽지 못하겠다며 호들갑을 떨었는데, 결국에는 그만한 자극이 없으니 뭔가 아쉽다는 생각을 하며 마지막 장을 덮게 되었다.그래도 마지막 작품 <밧줄>은 나름 건질만하다.첫 작품과 마지막 작품이 이 책을 살렸다.
10점 중 10점
잔인한 폭력 장면도 없다. 피가 낭자한 살인 사건도 없다.
하지만 서늘한 공포만큼은 남부럽지 않게 안겨 주는 아토다 다카시 작가의 작품이다.
13편의 단편을 수록한 소설집인데 한편, 한편마다 색다르고 놀라움을 준다.
작가의 작품은 처음 읽는데, 이 작품들이 오래 전에 발표한 작품이라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할 정도로 세련된 문체와 스토리를 갖고 있다.
 
13편 모두 독특한 분위기와 스토리를 갖고 있지만 특히, '나폴레옹 광', '뻔뻔한 방문자', '이', 광폭한 사자' , '창공' 은 읽으면서 내내 서늘한 공포를 느끼기도 했고 헛 웃음도 나왔던 작품이었다.
결코 과장되지 않은 글 속에 담긴 의미를 깨닫는 순간 아...하는 탄식과 함께 아토다 다카시 작가의 힘을 알게 된다.
10점 중 10점
이전에 "Y의 거리"라는 이름으로 나왔던 책...
아토다 다카시라는 작가에 대해서는 나오키상 수상자이자 일본추리소설에 영향을 미치는 인물이라는 정도로만 알고 있었다.
그러던중 우연히 서점에 갔다가 자꾸 끌리는 책의 디자인과 서평에 따라 구입을 했는데~~~
아 정말 이 책은 손에서 놓을수없게 만든다.
그리고 단편소설의 정수가 무엇인지 느끼게 해준다.
많은 글과 단어속에서 책의 내용을 알게 해주는 것이 아니라 단지 마지막 몇줄로 읽는이에게 황홀감을 안겨준다.
 
자신있게 추천한다.
일상속의 짜릿함을 느끼고자 한다면 '나폴레옹광' 그리고 진정한 일본단편추리소설을 느끼고 싶다면 '시소게임'....
 
특히 시소게임은 정말 추천한다.
단 비오는 밤 혼자 읽지는 말것....
바로 옆 그리고 문뒤에서 누군가가 당신을 보고있을지도 모를일이다~~~
10점 중 10점
1979년에 간행된 단편집. 표제작 <나폴레옹광>과 제32회 추리 작가 협회상 단편상 수상의 <뻔뻔한 방문자>등을 포함한, 전 13편이 수록되어 있다. 제81회 나오키상 수상작. 단편의 명수로 불리는 아토다 다카시의 작품중에서도 걸작으로 이름 높은 작품집이다.
 
정상의 범주에서 어딘가 조금 어긋난 듯한 광기. 이 책에 실려있는 작품들은 각각, 일상에서 조금씩 미묘하게 벗어난 광기의 영역에 닿아 있다. 일상생활 속에서의 독, 블랙유머, 기묘한 맛. 작가가 작품뒤에 숨어서 독자를 바라보면서 히죽히죽 웃고 있는 건 아닐까 하는 기분이 드는 노련한 블랙유머를 구사한다.  
 
그리 두껍지 않은 분량의 책 안에 13편의 단편이 실려 있는데서 알 수 있듯이 이 책에 수록된 한 편 한 편은 보통 단편 소설의 반정도의 길이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한 편의 작품이 주는 인상은 다른 작가의 보통 길이의 단편의 그것과 다르지 않다. 한마디로 밀도가 높다.
 
그건 아마도 문장의 프로답게, 심플하면서도 농밀한 문장을 작가가 의도적으로 구사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전문 미스터리 작가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미스터리 적인 기법과 쇼트 쇼트의 기법을 믹스 시킨 듯한 구성에 의한 맛은, 이게 또 독자의 심리의 다크한 부분을 자극한다. 어느 쪽이냐 하면 의혹이나 수수께끼라기보다는 반전이라고 해야할까 그런 멘트로 끝맺음을 하는 것이 정말 강한 인상을 남겨준다. 미스터리 작품집이라고는 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미스터리 독자의 마음을 묘하게 자극하는 작품집.
 
전체적으로 보면, 미스터리라고 하기 보다는 기묘한 맛의 작품이라고 부르는 게 맞을지도 모르지만, 한 작품 한 작품이 작자의 역량을 유감없이 보여준다. SF 터치나 동화적인 터치가 되어 있는 등, 다양한 작풍을 즐길 수 있는 작품집이기도 하다. 
아토다 다카시뿐만 아니라, 일반적으로 미스테리 작가로서 알려져 있지 않은 순문학이나 타장르의 작가라도 미스테리팬의 취향을 만족시켜 줄만한 작품을 써내는 경우는 많이 있다. 나폴레옹광은 그런 경우 중에서 대표적인 케이스로 들어도 좋은 명작품집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10점 중 10점
 

미키코는 어떤 신의 변덕 때문이었는지 양갓집에서 태어났고, 양갓집의 딸로 자랐다. 하고 싶은 것은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아무런 불평도 할 수 없는 반평생이었다. 앞으로도 분명 그럴 것이고 지금 옆방에서 잠들어 있는 유키코도 분명히 그런 삶을 살아갈 것이다.
하지만 그 바깥쪽에 혜택 받지 못한 부류의 사람들이 있다. 그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면서 살아가는지 마키코에게는 불투명 유리창의 건너편을 보는 것처럼 어느 것 하나 확실히 알 수가 없다.
단지 상상할 수 있는 것은 그 사람들이 자신들을 부러워하고 있다는 것-어쩌면 증오에 가까운 선망을 품고 있을 것이라는 것, 그러지 않고는 견딜 수 없을 것이라는 것 정도였다.
(<뻔뻔한 방문자> 중에서)
 
중간고사 시험에서 만점을 받았습니다. 너무 기쁜 나머지 친한 친구에게 자랑을 하며 축하해 주기를 은근히 기대를 합니다. 친한 친구는 웃는 얼굴로 "어떻게 만점을 받았냐? 정말 대단하다. 정말, 정말 축하해"라고 말을 합니다. 그러나 과연 그 친한 친구는 진심으로 축하해 주는 것일까요? 아니면 부러워하는 것일까요? 아니면 자신보다 머리도 나쁘고, 공부도 하지 않은 친구가 만점을 받았다는 사실에 증오를 느낄까요? 아토다 다카시의 단편집 《나폴레옹광》에는 이런 느낌의 단편소설들이 많습니다. 뒤틀린 대상에 대한 분노와 증오는 공포라는 이름으로 얼굴을 들이 내밉니다. 불쾌하지만 참을 수밖에 없고, 참고나면 더 불쾌해지고 기분 나빠집니다. 인간의 내면은 언제라도 터질 수 있는 그런 불쾌감으로 가득 차 있지 않을까 싶어요. 물론 그 불쾌감은 분노일 수도 있고요.

단지 '이 검은 양복 정도는 새 것으로 사 줄 수 없을까? 최소한 엉덩이의 구멍 정도는 내가 먼저 말하지 않더라도 알아서 신경을 써 주면 좋을 텐데.'- 불만이라고 해야 기껏 이 정도일 뿐이다.
(<창공> 중에서)

분노, 증오, 공포와 함께 이 소설에 자주 등장하는 것은 소소한 불만입니다. 소소하다고는 하지만 그런 소소한 욕구조차 해결할 수 없는 데서 오는 분노는 결코 사소한 것이 아니죠. 오히려 당연한 것인데도 아무도 당연하다고 생각조차 하지 않을 때 그에 따른 분노와 허무감, 쓸쓸함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충격지이 않을까 싶어요. 기본적인 것, 그 기본적인 것이 이루어지지 않을 때 사람은 정말 폭발하죠. 검은 양복을 입은 까마귀를 연상 시키는 사내는 과연 어떻게 되었을까요?

물론 아토다 다카시의 《나폴레옹광》의 소설들이 모두가 이런 느낌은 아닙니다. 그러나 소설 전체에 흐르는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욕구를 해결하지 못하는데서 오는 짜증스러움이요. 작가 스스로가 엄청난 편집증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대부분의 작품들이 인간 내면의 어두운 심리를 집요하게 파헤치네요. '너희들 사실은 이렇잖아? 안 그런 척 살아가고는 있지만 마음속에는 온갖 사악함이 가득하잖아? 위선 떨지 마, 너무 간사하잖아.' 단편소설 하나하나가 정말 재미있습니다. 그러니까 심각한 소설은 절대 아닙니다. 블랙유머(키득거리면서 웃게 되는 묘미)와 허를 찌르는 통쾌한 결말은 이 소설이 정말 웃긴 소설이라는 것을 말해줍니다. 물론 내용 자체도 (오래 전 소설임에도) 신선하고 재치 있으며 재미있습니다. 이런 재미있는 이야기에 섬뜩한 공포(사악함, 분노, 증오, 불쾌감 등등)를 숨겨 놓고 웃으면서 즐길 수 있도록 한 작가의 배려(?)에 오히려 소름이 돋더군요. 장편도 아닌 단편소설에 이런 느낌들을 담아내기가 힘들 텐데, 대단하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이>라는 작품은 9페이지의 단편소설입니다. 마지막의 한 줄로 인해 엄청나게 소름 돋는 소설이 되어버립니다. 바로 그 한 줄 때문에 말이죠(어떤 내용이냐고요? 읽어보시면 알게 될 거에요. <뻔뻔한 방문자>도 그렇습니다. 섬뜩한데 웃을 수밖에 없는 아이러니. <뻔뻔한 방문자>는 제목 자체가 최고입니다. 작명 센스에 정말 감탄을 하지 않을 수가 없더군요).

《나폴레옹광》에는 총 13개의 단편소설이 실려 있습니다. 13개 단편의 색깔이 모두 다를 뿐더러 하고자 하는 이야기도 모두 다릅니다. <밧줄-편집자에게 보내는 편지>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작가의 창작에 대한 내용입니다. 화려하게 데뷔를 하기는 했는데, 다음 작품이 도저히 써지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편집자를 피해 모텔로 도망을 갑니다. 우연히 만난 옆방의 자살하려는 여자. 밧줄은 자살을 하려는 의지가 있는 사람은 집요하게 찾아와서 결국 자살하게 만든다는 떠도는 이야기. 결국 여자는 밧줄에 의해 목이 졸려 죽습니다. 이러한 기이한 체험이 하나의 이야기가 되고, 그 이야기를 소설로 발표하는 작가. 그리고 역시나 마지막의 한 줄로 전혀 다른 느낌의 소설이 되어버립니다. 그러니까 한 작품 내에서도 느낌이 달라지는데, 13개의 단편소설의 전체적인 느낌을 글로 표현하기에는 역시나 무리인 것 같아요. 암튼 한편 한편이 색다르고, 재미있고, 웃기며, 허를 찌릅니다. <투명 물고기>, <광폭한 사자>, <사랑은 생각 밖의 것>, <나폴레옹광>, <딱정벌레의 푸가> 등 정말 재미있는 단편소설이 많습니다. 단편소설은 바로 이런 것이다, 확실하게 말해줄 수 있는 작품집이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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