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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봄 저자(글) · 최유정 그림/만화
뜻밖에 · 2023년 10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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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마음 다치는 사람 없도록 조심조심, 살금살금, 천천히 걸어가는 최봄 아동문학가의 인권 동화집이다. 인권은 거창한 캠페인이나 구호를 통해서가 아니라, 작은 관심과 배려에서 시작된다는 걸 어린이에게 알려준다. 소소한 일상을 다룬 일곱 가지 이야기로 인권에 대해 생각할 힘을 키워준다.
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 ‘2023년 중소출판사 출판콘텐츠 창작 지원 사업’ 선정작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최봄

경남 마산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국문학을 공부했으며, 2006년에 동화, 2018년 동시로 등단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노란 리본』, 『해녀, 새벽이』, 『도서관으로 간 씨앗』 등 5권의 동화집과 동시집 『박물관으로 간 그릇』, 그림책 『세 친구와 단추 구멍 요정』을 펴냈습니다.
샘터상(동화), 천강문학상(동화), 울산문학작품상(동화)을 받았으며, 울산 양정작은도서관 달팽이, 울주 선바위도서관에서 상주작가를 지냈습니다.
현재 선암아동센터 강사, 울주 옹기종기도서관 성인독서회 강사로 일하고 있습니다.

그림/만화 최유정

온종일 작업실에서 그림과 놀고 색깔과 놀아요. 무슨 색을 좋아하냐고 물으면 세상의 모든 색을 사랑한다고 대답한답니다. 솔직히 예쁘지 않은 색은 없거든요.
계명대학교에서 서양화를 공부하고, 초등학교 방과 후 미술 강사로 활동했어요. 그린 책으로는 컬러링북 『나도 색깔을 가지고 싶어요!』와 동화책 『백초당 아이』, 그림책 『순태』 등 여러 권의 어린이 책에 그림을 그렸답니다.

목차

  • 엄마가 오고 있어요
    스트라이크
    콧수염 엄마
    부끄럽지 않은 날
    보석이 된 별이
    마법의 사탕 봉지
    고아롱이 고아롱에게

책 속으로

[머리말]

달콤하고 재밌는 동화에다 책을 읽은 뒤, 뭔가를 생각하고 깨달을 수 있다면 더 멋지겠지요.
‘콧수염 엄마’가 그런 멋진 책이기를 꿈꿔봅니다.
이 동화집을 내기 위해
긴 잠에 빠진 친구들을 깨웠고
방황하던 친구를 다독였으며
운동장에서 함께 걷기도 했습니다.

‘인권동화집’이라는 거창한 이름을 내세웠지만,
‘인권’은 아주 소소하고 작은 일에서 시작됩니다.
말 한마디, 눈빛 한 번, 몸짓 한 번에 상처를 받기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합니다.
- 너나 잘해!
어디선가 그런 말이 불쑥 들려옵니다.
아무도 마음 다치는 이 없도록 조심조심, 살금살금, 천천히 걸어가겠습니다.

나는 엄마에 대한 기억이 아예 없다. 엄마 사진도 한 장 없다. 엄마가 죽은 것도 아닌데 말이다.
엄마 소식을 물으면 아빠는 조금 더 크면 이야기 해 주겠다고 나를 달래곤 했다. 오늘은 꼭 답을 듣고 싶었다.
“열한 살이면 다 컸잖아!”
내가 빽 소리 지르자 아빠는 냉큼 나를 업고 방을 몇 바퀴 돌았다. 아빠는 내가 엄마 이야기만 물으면 어쩔 줄 몰라 하며 나를 업는다. 4학년이나 되었지만 아빠 등에 업힐 때면 기분이 좋아서 잠시 엄마 생각을 잊어버린다. 하지만 아빠는 요즘 내가 등에 업혀서 한참 동안 엄마 생각을 한다는 걸 모른다.

-p. 30~31, ‘콧수염 엄마’ 중에서


난 지훈이에게 은근한 협박을 받고 있었다. 아니 유혹이라고 해야 더 맞는 말이다. 내가 모든 과목에서 올백을 맞았다는 소문 때문이었다. 지훈이는 진짜 머리가 좋다. 「우리들의 일그러진 영웅」의 엄석대는 시험을 칠 때 친구들이 자기 이름을 쓰도록 강요해서 6학년 담임선생님한테 들키지만, 지훈이는 한 수 위다. 우리 반에 엄석대 같은 친구가 있다는 사실은 아무도 모른다. (중략)
“이번 수행평가 때 네가 좀 도와줬으면 해서 말이야.”
“무슨 말이야?”
“나도 올백 맞고 싶어서.”
“그래, 너도 올백 맞아.”
“도와줘야 하지, 네가 올백 맞으면 의미가 없거든.”
“야! 말도 안 되는 소리 마. 둘 다 올백 맞으면 되지.”
“말도 안 되긴 뭐가 말이 안 돼! 해결책은 간단해, 네가 몇 문제 답만 틀리게 쓰면 돼.”
“아는 답을 틀리게 쓰라는 말이야?”
“그래, 제대로 알아들었어.”
“못 하겠다면?”
지훈이는 머리가 긴 여자 인형을 바닥에 툭 던지더니 아무렇지도 않게 발로 짓밟아 뭉갰다. 온몸에 얼마나 힘을 주었는지, 이마에 땀까지 송글송글 맺혔다.
“말을 안 들으면 이 인형 꼴이 될 것이고, 내가 올백 맞으면 이 문화상품권 너 줄게!”

-p. 45~47, ‘부끄럽지 않은 날’ 중에서


“요 녀석이 고아롱인가 보다. 제일 씩씩하게 생겼어.”
엄마가 자신 있게 아롱이를 가리켰다.
“아롱아, 반갑다!”
아빠도 아롱이를 보며 손을 흔들었다.
“나는 다롱이가 제일 예뻐.”
아름이 말에 그런 것 같다고 대꾸했지만 나는 아무래도 아롱이가 제일 멋졌다. 벽에 붙여놓은 아롱이 주민등록증에는 한글만 적혀 있었다. 주민등록증 견본이 너무 높이 있어서 나는 벽에다 한자 내 이름을 손가락으로 썼다. 높을 고(高), 맑을 아(雅), 환할 롱(瓏).
“한자 내 이름도 어쩐지 고래 이름에 더 잘 어울리는 것 같아.”
엄마, 아빠는 내 말을 못 들은 척했다.
“어머, 저것 좀 봐. 이쁜이와 다롱이 둘이서 무슨 재밌는 이야기 중인가 봐.”
엄마는 일부러 큰소리로 너스레를 떨었다. 아빠도 못 들은 척 아름이를 앞장세워 다른 곳으로 갔다.

-p. 87~88, ‘고아롱이 고아롱에게’ 중에서

출판사 서평

멋진 콧수염 기른 엄마가 있다?
동화로 시작하는 인권 존중!

인권은 인간이 당연히 가지는 기본적 권리를 말한다. 인간으로서 존중받고 행복할 권리인 것이다. 우리의 인권은 거창한 캠페인이나 구호 없이도 지킬 수 있다. 작은 관심과 배려만 있다면.

최봄 아동문학가는 마음 다치는 사람이 없길 바라는 마음으로 인권 동화집을 펴냈다. 서로 다른 주인공이 등장하는 7편의 단편 동화를 통해 일상에서 인권에 대해 생각해 볼 계기를 제공한다.

‘엄마가 오고 있어요’는 아빠가 심장마비로 돌아가신 후 엄마와 둘이 사는 아이의 이야기이다. 임대아파트 1층에 사는 아이의 친구는 창밖으로 보이는 대추나무와 동백나무, 목련이다. 아이는 버스를 타고 오는 엄마를 기다리며 마을 풍경과 아빠와의 추억을 생각한다.

‘스트라이크’는 코로나19로 직장을 잃은 아빠와 민규의 이야기이다. 야구선수가 꿈이었던 아빠의 야구복을 입고 공을 던지며 서로를 더 깊게 이해하게 된다. ‘콧수염 엄마’에는 미혼부인 아빠와 함께 사는 수진이가 나온다. 수진이 아빠는 친구들 아빠보다 나이가 많이 젊어 함께 다니면 오빠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나이 들어 보이기 위해 수염을 기르는 아빠는 엄마가 있으면 좋겠다는 수진이의 말에 기꺼이 콧수염 엄마가 되기로 한다.

‘부끄럽지 않은 날’은 1등을 하고 싶어 일부러 틀려 달라며 문화상품권으로 유혹하는 지훈이를 뿌리치고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럼 없이 답을 써내려 간 준호의 이야기이다. 엄마에게 부끄럽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준호에게 용기가 되었다.

‘보석이 된 별이’에서는 길을 잃은 별이 이야기를, ‘마법의 사탕 봉지’에서는 나눔의 집에서 만난 광수 할아버지와 명구 할아버지 이야기를, ‘고아롱이 고아롱에게’에서는 큰돌고래와 이름이 같아 놀림을 받는 아롱이 이야기를 한다.

아이들은 말 한마디, 눈빛 한 번, 몸짓 한 번에 상처를 받기도 하고 위로를 받기도 한다. 동화 속 주인공의 친구가 되어 이야기를 나눠 보면서 자연스럽게 서로를 존중하고 위로하며 함께 행복해지는 방법을 찾아낼 수 있다.

기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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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BN 9791198368102
발행(출시)일자 2023년 10월 25일
쪽수 92쪽
크기
151 * 210 * 10 mm / 323 g
총권수 1권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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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일자 202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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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가 귀여워보였는데 내용은 더 알찬 책! 요즘 아이들에게 인성 교육을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이었는데 책 한권이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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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편의 단편모음 동화집이다. 일을 마치고 집으로 오고 있을 엄마를 기다리는 아이 이야기. 야구선수가 꿈이었지만 가족을 위해 꿈을 접어야만했던 아빠 이야기. 오빠같은 아빠를 둔 민아 이야기, 등등 주변에서 볼 수 있는 소소한 사람들의 이야기. 책을 읽다보면 우리가 놓치고 있는 무언가를 자연스레 알 수 있게 된다. 작가가 인권동화집이라 한 이유에도 자연스레 수긍이 간다. 누구에게나 말하지 못하는, 말할 수 없는 이야기가 있다. 그 못하는, 이유를 굳이 찾아보면 나 때문이 아닌 타인을 위한 배려가 더 클 때가 많다. 한 편 한 편 읽으며, 주인공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이해해주고 귀기울여주는 시간을 가져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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