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르는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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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출판 삶창의 새 문학 브랜드인 (주)반걸음에서 기획한 ‘반걸음 시인선’ 1번으로 문동만 시인의 『구르는 잠』이 나왔다. 『그네』 이후 9년만이다. 시인은 자신의 구체적 생활에서 얻은 느낌과 정동에 좀더 밀착해 여러 가편들을 선보이고 있다. 그렇다고 단순한 생활시는 아니다. 문동만 시인에게는 여전히 우리 사회와 이웃들의 아픔에 공명하는 역량이 살아 있다. 문동만 시인이 시를 써온 시간은 정확히 이명박, 박근혜 체제와 겹쳐 있기도 하다. 따라서 문동만 같은 민중적 서정시인에게 그 괴로운 시간에 대한 아무런 반응과 비판이 없을 리 없다. 이번 시집에서 편수와는 상관없이 가장 강렬한 느낌을 주는 시는 바로 ‘세월호 참사’에 대한 작품들이다. 그 중 「소금 속에 눕히며」는 시인에게 제1회 박영근작품상을 선사한 작품이다.
이 책의 총서 (5)
작가정보
작가의 말
나는 시가 되기 힘들었다. 나는 나에게 감동할 것이 희소했으므로 핏줄이나 사회적 혈연들에게서 그리움이나 한탄이나 웃음을 구했다. 가만히 두는 아름다움을 동경하며 부대끼는 자연과 사람들의 이마를 어루만지고 싶었다. 살아온 대로, 쓴 대로 살다가 가는 것도 쉽진 않다는 걸 알아가고 있다. 나는 품는다. 비약보다는 이어가는 날들을. 줄 때는 정말 좋은 것을 줘야 하는데, 아끼는 마른 것들을 주어야 하는데 시들이 이끼처럼 젖어 있다. 나는 장난기 많은 사람이었는데 진지하고 엄숙한 세계로 편입되고 말았다. 시는 본래 이런 영역이려니 우기고도 싶다. 그러나 언제나 가벼운 날들을 열망하리라. 9년 만에 시집을 엮는다. 좋아하고 연민했던 사람 몇몇이 먼저 스며든 서쪽에서 시를 고쳐 쓰곤 했다. 거긴 날마다 석양이 꽃처럼 피는 곳, 피는 것 속에서 지는 것을 먼저 보는 병을 그냥 삶이라, 시라 받아들이고 싶다.
목차
- 시인의 말_5
제1부
구르는 잠·12
부라더미싱·14
펭귄들의 방·16
죄 없이 붉은·18
웃는 종이·20
유모차는 일몰 속에서·22
계란을 삶는 밤·24
꽃을 사보자·26
눈에 바친다·28
복숭아·30
물이라는 바늘-작당 포구에서·32
첫사랑·34
녹의 중심·36
박쥐·38
풍선·40
털이 세는 밤에 대하여·42
변검變瞼·44
제2부
소금 속에 눕히며·48
손톱·52
젖은 얼굴·54
사월이 오월에게·56
독을 놀다·58
먼저 죽은 X명처럼·60
24시간·62
新창세기 대한문 편·64
쌍문역에서·66
숭어·68
강화에 와서·70
귀룽나무에게·72
상강 무렵·74
투망을 던지며·76
향긋한 숨·78
오지 않는 저녁이 없는 것처럼·80
곁에 누워본다·82
제3부
소년기·86
발을 주어야 한다·88
농담하는 무덤?모란에서·90
별들의 이빨·92
사월·94
어떤 언약에 부쳐·96
뿔·98
거북이·100
말뚝·102
미루나무 살풍경·104
가시·106
옷을 달이다·108
너는 너의 상주가 되어·110
미궁의 문·112
돌문에 쓰다·114
담벼락·116
제4부
동화童話2·120
터널·122
벽제의 순희·124
장작·126
냄새의 무늬-냄새는 맡은 자가 발효시켜야 한다·128
건너지 마라·130
빈방·132
칫솔·134
피뢰침·136
가루·138
마늘·140
대를 솎다·142
김채수 약전·144
뼈도 없는 국수·146
묵답에서·148
초록을 보내고·150
해설
수직을 넘고 있는 수평의 시 | 신철규·152
추천사
-
민중의 상처와 고통을 결코 외면하지 않는 문동만 시인의 시다운 고매한 시집이다. 자기 자리를
묵묵히 지키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귀하게 모실 줄 아는 자세 또한 시인을 꼭 닮았다. 곁을 내주는 일과 함께 견디고 아파하는 일로 때론 맑게 웃는 일로 마른 마음에 물기를 더하고 찬 그늘에 볕을 들이는 시인의 시편들, 진정성과 서정성 그리고 민중성까지 두루 정하고 높다. 과연 삶과 시를 따로 두지 않는 곧은 시인의 시답다.
책 속으로
늙은 부부가 한 몸으로 사는 일을
바짓단 줄이는 일을 구경하였다
서로 퉁바리도 주며 손을 모아 사이좋게
내 다리를 줄여주는 일을
여자는 실밥을 풀고 남자는 박으며
풀며 박으며 이으며 다리며 가는
황혼의 동사를 구경하였다
등 뒤에 카세트를 틀어놓고
배경음악의 주연으로서 늙어가는 일을
저이의 한때가 등뼈 마디마디에
음각과 양각으로서
살 없는 활로서
시위를 버티는 삶의 탄성을
늘 등을 굽히는 노동을
제 몸을 표적으로 박는 노동을
저이들의 솔기를 다시 뜯어
다시 옷을 짓는다면
어떤 누에가 되어 푸른 실을 쏟을까
부라더미싱,
부부가 형제가 되도록
늙는 일이여
달팽이처럼 느려터진 밥벌이여
삼천 원 받는 바짓단 줄이기가
이십 분 만에 끝났다
공손히 줄어든 몸을 받았다
―「부라더 미싱」 전문
그녀는 돌을 깼고 나는 던졌다 종로 일가에서
연무는 자욱했고 쫓아오는 발자국 소리에
아직 잡은 적 없는 그 손을 찾아 안간힘으로
눈을 치켜뜨고 달렸다
털어도 털어도 가시지 않는 시절의 냄새를 품고
전철을 타면 모두들 눈을 부볐다
사람들은 공평히 눈물을 흘려줬다
이십년 뒤 나는 그녀에게 돌 같은 말을 먼저 던졌고
그 돌보다 큰 돌이 건너편에서 날아왔다
나로 인해 그녀도 단련되어 있었다
어떤 전략도 없는 단발적인 항거에
나는 바꾸고 싶은 핸드폰만 벽에 던졌다
이럴 땐 보도블럭을 깨던 그녀를 생각하면 좋다
석공처럼 돌을 깨던 아담한 저녁의 여인,
그것만 기억하면 좋다
마침내 그 손을 잡은 위대한 역사를 기억하면
가끔 자폭하는 통신망이 있으면 좋다
권태로운 선로를 끊고 나는 맛없는 술을 마시며
그녀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곰곰이 아무 말 없이 각자 던진 돌을 생각하며
옛 사람과 통하는 것도 좋다
―「첫사랑」 전문
오월이라 쓰고 도망가지 못하던 마음이라 읽었어요
사월이라 쓰고 도망가려야 출구조차 없던 밀물이라 읽었어요
겹겹이 포개어진 사월과 오월 사이
사람들도 그렇게 포개어져갔어요
고통은 왜 부록이 되지 않고
이 세계는 왜 낱장이 아닌가요
넘겨도 넘겨도 물에 피에 엉겨 넘겨지지 않았어요
다음 세계를 보여주지도 않았어요
오늘의 세계를 덮어버렸어요
핏물 떨어지는 두꺼운 책이 되었어요
오직 고통만이 정본이 되었어요
왜 당신들은 살아지지 않는 불멸의 슬픔인가요
편백나무 책장에 더 이상 꽂을 시편이 없어요
오월이라 쓰고 사월이라 읽었어요
사월이라 쓰고 오월이라 울었어요
―「사월이 오월에게」 전문
출판사 서평
억울한 원혼은 소금 속에 묻는다 하였습니다
소금이 그들의 신이라 하였습니다
차가운 손들은 유능할 수 없었고
차가운 손들은 뜨거운 손들을 구할 수 없었고
아직도 물귀신처럼 배를 끌어내립니다
이윤이 신이 된 세상, 흑막은 겹겹입니다
차라리 기도를 버립니다
분노가 나의 신전입니다
침몰의 비명과 침묵이 나의 경전입니다
(…)
아, 차라리 우리가 물고기였더라면
이 바다를 다 마셔버리고 살아 있는 당신들만 뱉어내는
거대한 물고기였더라면
_「소금 속에 눕히며」 부분
‘세월호 참사’에 대한 이만한 비통의 파토스를 표한 작품도 드문데, 그것은 시의 화자가 “차라리 거대한 물고기였더라면/ 이 바다를 마셔버리고 살아 있는 당신들만 뱉어내는/ 거대한 물고기였다면”에서 극점을 이룬다. 이 작품 말고도 「손톱」 「젖은 얼굴」 「사월이 오월에게」 등은 2014년 4월 16일의 비극이 시인의 가슴을 얼마만큼 깊게 파놓았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윤리적 감정과 개방성
그런데 ‘세월호 참사’가 일회적 참사가 아닌 것을 문동만 시인은 이미 간파하고 있었다. 「소금 속에 눕히며」에서도 “침몰입니까? 아니 습격입니다 습격입니다!”라고 급박하게 내뱉은 것은 우리 사회가 약자들에 대해 얼마나 무자비한지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언술이었던 것이다. 「소금 속에 눕히며」를 위시한 세월호 시편들 뒤에 배치된 「먼저 죽은 X명처럼」 「24시간」 「新창세기 대한문 편」은 대한민국 자본주의가 노동자들에게 얼마나 잔인한 체제인지를 명징하게 보여준다. 삼성전자 반도체에서 일하다가 백혈병에 걸려 사망한 “박지연 씨”를 호명하고 있는 「먼저 죽은 X명처럼」이나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이 대한문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일 때 경찰이 화단을 심어 그들을 조롱하는 현실에 일침을 놓은 「新창세기 대한문 편」 등을 보면 문동만 시인이 얼마나 민중의 연대에 열려 있는 시인인지 금세 드러난다. 사실 이러한 시인의 서정은 정치적 신념이나 이념적 급진성 이전에 함께 사는 존재들에 대한 윤리 감정과 진정성 있는 개방성 때문이다.
저이의 한때가 등뼈 마디마디에
음각과 양각으로서
살 없는 활로서
시위를 버티는 삶의 탄성을
늘 등을 굽히는 노동을
제 몸을 표적으로 박는 노동을
저이들의 솔기를 다시 뜯어
다시 옷을 짓는다면
어떤 누에가 되어 푸른 실을 쏟을까
_「부라더 미싱」 부분
이 시에서도 시인의 진정성 있는 시선과 깊은 공감 능력을 확인할 수 있는데, 아마 이런 능력은 천성에 가까울 것이다. 범상한 듯한 시선과 표현에서 독자들은 마음의 진동을 곧바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먼저 앓는 시인
이런 마음은 시인이 자신의 과거를 돌아볼 때나, “늙은 당신의 방바닥을 문질러”(「가루」) 볼 때, 또는 “엄마와 당숙모를 소읍에 데려가” “뽀글뽀글한 파마를 해주고/ 중국집에서 우동을”(「뼈도 없는 국수」) 사드릴 때도 변함없이 나타나는 서정이다. 문동만 시인에게는 이게 어쩔 수 없는 삶인 것 같다. “좋아하고 연민했던 사람 몇몇이 먼저 스며든 서쪽에서 시를 고쳐 쓰곤 했다”는 고백은 그냥 하는 말이 아니었던 것이다. 이 농담(濃淡)에 큰 낙차가 없는 시인이 보는 사물은 그래서 아프고 슬프지만, 그것은 그의 말대로 “진지하고 엄숙한 세계” 탓이다. 그리고 그걸 지나치지 못하는 본연의 성정 탓이다. 그런 자신을 다 받아들일 줄 아는, 그러니까 “피는 것 속에서 지는 것을 먼저 보는 병을 그냥 삶이라, 시라 받아들이”는(이상 ‘시인의 말’) 한 시인의 마음은 언제나 아파서 일렁일 것이다. 그런 자신이 자신에게도 때로는 힘겨웠던지, 먼저 간 누이를 향해 터지지도 않는 늦은 울음을 터뜨리고 만다.
건너지 마라 건너지 마라 목이 메었으나 터지지 않았을 것이다 (「건너지 마라」 부분)
기본정보
ISBN | 9791196396909 | ||
---|---|---|---|
발행(출시)일자 | 2018년 06월 07일 | ||
쪽수 | 176쪽 | ||
크기 |
129 * 207
* 13
mm
/ 261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반걸음 시인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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