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형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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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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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만남부터 우여곡절이 많은 그들이었다. 생김새가 다른 것은 물론이거니와 서로 선호하는 무기도 다르고 더군다나 개성도 달라서 곧잘 부딪힐 일만 남은 그들이 서로 도와서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지만, 그들은 나름의 규칙을 만들면서 손발을 맞춰 나간다.
그들이 해결해야 할 사건은 바로 사라진 기와다. 일반적인 기와가 아니다. 궁궐에서 사용되는 기와가 사라진 것이다. 의열당에 사용되는 것은 모두 궁궐의 물건과 동일하다. 그곳을 둘러싼 담장의 기와가 사라진 것이다. 보통의 기와보다 무겁고 튼튼한 그 물건을 누가 가져간 것일까.
사라진 기와 사건뿐 아니라 성 밖의 시신이라는 제목으로 또 하나의 이야기가 더해진다. 남들이 보는 길옆에 버려진 시신 한 구. 사람들은 신고하지 않고 그저 지나가기에 바쁘다. 그런 것으로 미루어 보아 그 당시 사람들의 생각을 엿볼 수가 있다. 이종원과 육중창은 사건을 해결하려 하지만 거한 반대를 마주한다. 그들에게 도움을 주는 것이 바로 형조참의 정약용이다.
작가는 실존하는 인물을 등장시킴으로 이것이 확실하게 역사소설임을 각인시킨다.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을 토대로 삼아서 이야기를 전개함으로 더욱 사실성을 꾀한다. 그러면서도 자신만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를 실어서 재미와 흥미를 더하고 있다. 그것이 작가만이 줄 수 있는 역사소설의 강점이다.
단지 있는 사실을 열거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거기에 사회성을 더하여 그 당시 잘못된 점을 강하게 꼬집고 있는 이 『조선의 형사들』이야말로 제대로 된 팩션의 전형을 보여줄 것이다.
이 책의 총서 (7)
작가정보

1973년 서울 출생, 대기업 샐러리맨으로 일하다 바리스타를 거쳐 현재는 전업작가로 활동 중이다. 다양한 장르의 글을 쓰지만 특히 역사에 관심이 많다. 남들이 볼 수 없는 은밀하거나 사라진 공간을 말할 때 이야기는 특히 빛이 난다고 믿는다.
중편소설 《기억, 직지》로 2013년 ‘제1회 직지소설문학상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조선변호사 왕실소송사건》으로 2016년 제21회 부산국제영화제에서 ‘NEW 크리에이터상’을 받았으며 청소년문학 《미스 손탁》은 ‘2019년 원주 한 도시 한 책 읽기’에 선정되었다. 2020년 《무덤 속의 죽음》으로 한국추리문학상 대상을 수상했다.
집필한 역사소설과 역사인문서로는《온달장군 살인사건》《무덤 속의 죽음》《성균관 불량유생전 - 지하미궁의 시귀들》 《왜란과 호란 사이 38년》 《유품정리사 - 연꽃 죽음의 비밀》 《교과서에 나오지 않는 조선 사건 실록》 《어린 만세꾼》 《상해임시정부》 《남산골 두 기자》 등이 있다.
목차
- 사라진 기와
성 밖의 시신
기와의 비밀
팩트 체크
작가의 말
책 속으로
p.13
이종원은 쇠도리깨로 노름꾼의 허벅지를 내리쳤다. 비명을 지른 노름꾼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쓰러진 노름꾼의 어깨를 밟고 담장을 훌쩍 넘은 이종원은 포졸들과 우격다짐을 하는 노름꾼들의 어깨에 쇠도리깨를 하나씩 먹였다.
p.39
까치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부하들이 서서히 다가왔다. 두 사람은 자연스럽게 등을 맞댔다. 길거리에서 흔히 보는 무뢰배나 좀도둑과는 다르게 움직임들이 제법 날카로웠다. 빠져나갈 구석을 찾던 이종원에게 육중창이 말했다.
“반반씩 맡지.”
“뭐라고?”
p.60
“참, 우포도대장과 얘기해서 너희 둘이 당분간 붙여놓기로 했다. 앞으로 사이좋게 지내.”
p.80 :
“여기도 시신을 검시하는 일은 찬밥이군.”
“더운밥이 될 일이 없지. 하지만 임 노인의 솜씨는 믿을 만하지.”
p. 92 :
왕이 사도세자의 자식이라는 손가락질을 이겨내고 즉위한 직후 지은 전각으로 규장이라고 불리는 임금의 어제와 어필을 보관하는 장소였다.
p.106 :
“우포청 군관 이종원입니다. 이 사람은 좌포청 군관 육중창이고 말입니다. 어제 모화관 앞에서 젊은 여인의 시신이 발견되었습니다. 근처를 조사 중에 이 집을 찾게 되었습니다.”
p.125 :
정약용이 임금을 거론하자 두 포도대장은 좌불안석이 되었다. 그 모습을 보고 애써 웃음을 참은 육중창이 이종원을 바라봤다. 이종원 역시 통쾌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p.151 :
“권력가 집안의 선비들은 이렇게 대신 과거시험을 쳐주는 사람들을 고용해서 당당하게 들어간 지 오래됐지. 우리 일이나 하자고.”
p.181 :
같은 시각, 북촌의 어느 사랑채에서는 밤늦도록 시회가 열렸다. 참석자들이 번갈아가면서 시를 짓고, 품평을 하는 시회 모임이라서 참석자들 모두 흑립과 도포 차림의 선비들이었다.
p.240 :
엄격한 궁궐에서 벗어난 내시들은 떠들썩하게 웃으며 운종가 쪽으로 걸어갔다. 대부분 집으로 가기 전에 술을 몇 잔 걸치고 들어가려고 한 것이다.
출판사 서평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더한
팩션 소설의 대가 정명섭
좌우포도청의 군관 이종원과 육중창을 내세워
조선 시대 사건들을 해결하고자 한다
쇠도리깨와 육모 방망이
그들 앞에 해결되지 않을 문제는 없었다.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를 만들어 내는 작가 정명섭. 그중에서도 기존에 존재하는 역사를 바탕으로 그 위에 이야기를 쌓은 역사소설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그런 작가가 내놓은 조선시대 군관들의 이야기다. 좌포도청과 우포도청에서 각기 발탁된 한 명의 군관. 그들이 힘을 합해서 자신들 앞에 주어진 문제들을 해결한다.
사라진 의열당 기와
임금이 알기 전에 해결해야 한다.
영빈마마의 위패를 모신 사당의 기와가 사라진다. 궁궐의 물건은 함부로 빼돌릴 수 없다. 더군다나 마마의 위패를 모신 곳의 물건이 아니던가. 효심 깊은 임금이 알았다가는 난리가 날 것이다. 좌우포도청은 지금이야말로 자신들이 힘을 합해야 할 때임을 깨닫는다. 좌, 우포도대장은 각자 한 명씩 추천을 한다.
“일단 사람을 많이 풀면 입단속이 어려워집니다. 그러니 입이 무겁고 솜씨가 좋은 군관을 하나씩 뽑아서 일을 맡기는 게 어떻겠소?” _본문 중에서
현장에 나가 있던 두 명의 군관들은 같은 장소에서 마주친다. 하지만 서로를 알아보지 못하고 오히려 좋지 않은 인상만을 남기게 된다. 이제 하나의 같은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그들은 필연적으로 힘을 합해야 함을 깨닫는다. 그렇다고 하루아침에 돈독한 사이가 될 리 없는바 티격태격하면서 신뢰를 쌓아간다.
시대를 막론한
고위층의 횡포
무뢰배들을 풀고 노름판을 뒤지고 의금부로 압송해서 심문하고 겨우 기와의 행방을 찾았나 했더니 이제는 그들에게 새로운 문제가 찾아든다. 그것은 바로 한 구의 시신이다. 신고할 경우 자신들이 용의자로 몰릴까 남들이 외면하던 시신이었다. 한 양반 집에서 신고해서 이곳에 실려 온 시신은 누구인가. 이십 대 여자라는 것만 알 뿐 옷도 입지 않고 어떤 물건도 가지고 있지 않은 여자의 신분을 찾는 것은 난항에 부딪힌다. 형조참의 정약용의 도움을 받아서 딱 한 지점을 지정하지만, 병조판서의 집은 호락호락하게 조사를 하도록 허락하지 않는다.
“살인이 벌어진 장소를 수색하던 중에 병조참판 공두서 대감 댁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공 대감 아들이 칼을 들고 위협을 가하고 노비들을 시켜서 대문을 막았습니다.” _본문 중에서
다시 등장하는 사라진 기와
찾은 것이 전부는 아니었다.
형조참의 정약용은 이종원과 육중창에게 기와 사건을 다시 살펴볼 것을 지시했다. 여자 시신 사건을 해결한 그들은 다시 기와에 집중한다. 기와의 행방을 찾는 가운데 그들은 사건을 해결하고 잡았던 사람들이 매를 맞고 장독이 올라 죽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들이 사건의 중심부에 다다를수록 이것이 단순한 절도 사건이 아님을 깨닫게 된다.
귀양을 보냈던 자들이 돌아와서 한양 근처에서 기거한다. 지금은 비어 있는 그곳을 자주 드나들었던 자는 두 사람. 근처에 사는 사람으로 집안일을 해주던 사람과 짚신 장수였다. 그들은 이 집주인과 어떤 관계일까. 그들이 이곳에서 꾀하고자 했던 것은 무엇이었나.
따라 온 좌우포도청의 포졸들과 형조의 관리들이 집 안팎을 샅샅이 뒤졌다. 하지만 숨어있는 자는 없었고 별다른 흔적도 나오지 않았다. 그 사이, 두 군관은 안마당을 살폈다. 그러다 바닥에 떨어진 지푸라기들을 찾아낸 이종원이 육중창과 얘기를 주고받고는 정약용을 불렀다. _본문 중에서
역사를 바탕으로
차곡차곡 쌓인 이야기 탑
팩션이라는 장르는 실제로 있었던 역사를 바탕으로 한다. 이 이야기도 역시나 그러하다. 조선의 형사들로 대비되는 군관 이종원과 육중창 역시 실존 인물이었다. 그들이 기와 사건을 해결한 것도 실존하는 사실이었다. 본문 속에서 등장하는 많은 사람이 알고 있는 정약용도 역시나 실존 인물이었다. 작가는 자신이 읽은 추안급국안과 실록을 토대로 그 위에 자신의 상상력을 유감없이 덧붙였다. 그 과정이 어긋남이 없고 완벽해서 하나의 실존했던 이야기처럼 맞물린다.
- 소설 속 이야기들은 모두 작가의 창작입니다. 좌포청 군관 이종원과 우포청 군관 육중창은 실존했던 인물입니다. 관련 사건들은 모두 실록과 추안급국안에 나온 실제 사건입니다. 수사 과정에 대한 묘사 역시 실록과 관련 기록을 토대로 창작해냈습니다. _본문 중에서
사라진 기와로부터 시작되었던 이야기는 중간에 별개의 사건으로 한번 넘어갔다가 다시 기와 사건으로 마무리하고 있다. 하나의 사건이 전체를 관통하고 있다. 기와가 의미하는 것은 무엇일까. 단순히 하나의 물건으로만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것이 상징하는 바가 무엇인지를 알아내야 할 것이다.
역사소설은 재미와 흥미를 동시에 유발한다. 누구나 알고 있는 역사이기에 그것을 소재로 할 때는 더욱 신중히 처리해야 한다. 알고 있었던 역사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보는 것도, 알지 못했던 숨어있는 역사를 발견하는 것도 팩션을 읽는 재미일 것이다. 지금 우리의 현실과 조금도 다를 바 없는 사회성까지 드러내는 그런 사건들의 집합체가 바로 『조선의 형사들』이다.
기본정보
ISBN | 9791189178468 |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9월 10일 | ||
쪽수 | 292쪽 | ||
크기 |
140 * 195
* 23
mm
/ 404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케이 미스터리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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