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짜장면이 오면

양장본 Hardcover
상상의힘 동시집 7
김찬곤 저자(글) · 정연주 그림/만화
상상의힘 · 2019년 01월 2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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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의힘이 펴낸 일곱 번째 동시집.
동시인 김찬곤의 첫 번째 동시집.
일상 속에서 마주칠 수 있는 경험을 담백한 언어로 표현한 동시집이다. 때로는 아이들의 감추어진 속내를 풀어내기도 하고, 때로는 현실 속 문제들을 가감없이 밝혀보이기도 하는, 다양한 스펙트럼을 보여주는 시편들을 가려 뽑았다. 동시가 지닌 힘찬 아름다움을 유감 없이 보여주는 시편들이 적지 않으며, 수사를 배제한 군더더기 없는 언어로 시적 대상의 본질에 성큼 육박해 가는 시편들이다.
정연주의 그림 역시 시와 어울리게 간결한 필치로 작고 단단한 세계를 잘 표현하고 있다.

이 책의 총서 (6)

작가정보

저자(글) 김찬곤

김찬곤

1968년 전라남도 나주 금천 감나무집 둘째로 태어났다. 감나무보다는 배나무가 더 많았지만 마을 사람들은 크나큰 감나무를 보고 감나무집이라 했다. 감이 노랗게 익어갈 때쯤이면 장사꾼들이 찾아왔다. 아버지는 흥정을 끝내고 나면 꼭 막걸리를 자셨다. 그 감나무집 아들이 자라, 우리말과 아이들의 삶을 가꾸는 어린이신문 《굴렁쇠》를 발행하고, 광주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대학원에서 아동문학을 공부했다. 지금까지 쓴 책으로는 《우리 민족문화 상징100 ①·②》, 《문화유산으로 보는 역사 한마당 ①·②·③》, 《한국유산답사》, 《인간답게 평등하게 그래서 인권》, 《세금을 지켜라》, 《강직한의 파란만장 시장 도전기》, 《조선왕조실록, 목숨을 걸고 기록한 사실》, 《일론 머스크, 상상한 대로 이루다》, 《삼국유사-역사가 된 기이한 이야기》, 《이원수 동요동시 연구》가 있고, 엮은 책으로는 《선생님도 몰래 해 보세요》, 《까치도 삐죽이가 무서워서 까악》, 《우리네 마음속에는 이야기가 산다》가 있다. 얼마 전에는 《동시마중》 편집위원으로 일하기도 했다. 광주대학교에서 ‘삶과 글쓰기’를 가르치고, 또 배우고 있다.

그림/만화 정연주

시각디자인을 전공하고 현재 프리랜서 일러스트레이터로 활동하고 있다. 그림책과 잡지 사보 일러스트를 그리고 소품을 만들고 있다. 그림책 《봄나무, 까만산타》, 동시집 《아이북, 공룡마을》 등이 있다.

목차

  • 시인의 말 ………… 8

    1부 짜장면이 오면

    국어 시간 ………… 12
    방울토마토 ………… 14
    엔터키 앞에서 ………… 15
    야, 잘 좀 해! ………… 16
    아버지 ………… 17
    우유 ………… 18
    짜장면이 오면 ………… 20
    우식이 많이 컸네 ………… 22
    나와 아버지의 아침 ………… 23
    참새가 뛰는 까닭 ………… 24
    이슬비 ………… 26
    모 ………… 28
    강아지는 ………… 29
    서남댁 앵두 ………… 30

    2부 삐이유 삐이유 쪽쪽쪽쪽

    봄볕과 무꽃과 바람과 나비는 ………… 34
    별꽃 ………… 36
    정후와 분꽃 귀걸이 ………… 38
    그 자리 ………… 40
    풀씨 하나 ………… 41
    겨울 산 ………… 42
    삐이유 삐이유 쪽쪽쪽쪽 ………… 44
    소쩍새가 ………… 46
    떨어진다는 것은 ………… 48
    봄날, 무당벌레 ………… 50
    탱자나무 꽃 ………… 52
    청솔모야, 날다람쥐야 ………… 53

    3부 눈을 꼭 감고

    달래와 나와 껌과 훈련 ………… 56
    눈을 꼭 감고 ………… 58
    아버지의 혼잣말 ………… 59
    말매미의 후회 ………… 60
    고추잠자리 ………… 62
    지렁이와 가재 ………… 64
    매화와 벌 ………… 66
    시골길 강아지 ………… 68
    겨울 산 ………… 70
    첫눈 ………… 72
    마트와 좌판이 붙으면 ………… 74
    잘못했습니다 ………… 76
    오빠인 나와 동생인 너 ………… 80
    이판사판이다 ………… 82
    가면 ………… 84
    뿔논병아리는 ………… 85

    4부 아주 무서운 속담 하나

    아버지의 전화 ………… 88
    아바타 ………… 89
    할머니의 귀 ………… 90
    아주 무서운 속담 하나 ………… 91
    가다 보면 ………… 93
    맨 끝 ………… 94
    거짓말과 과장 ………… 96
    도라지 꽃봉오리 ………… 98
    페이스북 ………… 100
    거미집만 보면 ………… 102
    어떤 아저씨 ………… 104
    좌익사범 ………… 106
    5분 ………… 108
    이제는 볼 수 없다 ………… 110

책 속으로

어떤 아저씨

포스코 사거리 횡단보도였다.

숨이 확 막혔다.
담배 냄새!
한 아저씨가 건물 밑 화단 앞에 쪼그려 앉아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담배 연기를 자꾸 땅바닥에 불었다.

‘뭔가……’

있다!

아저씨는 화단에서 나뭇가지를 찾아오더니 그것을 몇 번 건드렸다.

‘뭐지?’

‘참새다!’

아저씨는 나뭇가지로 젓가락을 만들어 집었다.

‘어떻게 하려는 걸까?’

아저씨는 참새를 화단에 놓고 땅을 팠다.
정성껏 참새 무덤을 썼다.

나는 그 자리에 우뚝 서서 한참을 바라보았다.

바람이 아주 센 날이었다.
(104-105쪽)

김찬곤의 작품 세계를 잘 보여주는 동시다. 번잡하기로 이름 높은 도심 한 가운데에 힘겹게 하루 일을 해 나가는 아저씨가 있다. 눈살이 찌푸려지게 담배를 피우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이 아저씨는 나뭇가지로 만든 젓가락으로 화단에 버려진 죽은 참새의 무덤을 쓸 줄 아는 사람이다. ‘바람이 아주 센 날’, ‘한참을 바라’보기에 충분한 장면이다. 시인은 이 소박한 따스함을 거듭 연을 바꾸어 가며, 화자의 속내를 가감 없이 드러내며 마치 눈앞에 보듯 장면을 그려보인다. 이처럼 그저 경험을 담백하게 드러내는 것만으로 충분한 감동을 주는 작품이 이 시집에는 적지 않다.
그의 동시에 기대 우리 아이들이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조금은 따스하고 조금은 넉넉해지기를 기대해 본다

출판사 서평

소박한 언어, 따뜻한 시선

김찬곤의 동시는 소박하다. 정교한 기교도 없고, 선명한 주장도 없다. 그럼에도 소박하고 단단한 김찬곤의 동시는 늘 먹는 한 끼 밥처럼 읽고 또 읽어도 쉬 물리지 않는다. 담백하고 수수한 재료 그 자체의 맛을 잘 살린 어머니의 손맛처럼 시에서 표현하고자 하는 대상과 경험의 세계가 담백하게 표현되어 있다. 그럼에도 그의 시에는 자연을 보는, 아이를 보는, 세상을 보는 힘차고 따뜻한 시선이 유감없이 드러나 있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 시리즈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97381609
발행(출시)일자 2019년 01월 20일
쪽수 112쪽
크기
155 * 210 * 15 mm / 275 g
총권수 1권
시리즈명
상상의힘 동시집

상세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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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품안전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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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기/중량 155 * 210 * 15 mm / 275 g
제조자 (수입자) 상상의힘
A/S책임자&연락처 상상의힘 / 070-4129-4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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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일자 2019.01.20
사용연령 6세 이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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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조국 Korea

Klover 리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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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점 중 10점

소쩍새가
 
 
이제 곧 나도 아비가 된다고
밤만 되면 온 산을 품어 안고
 
꾜오끼옥 꾜오끼옥
꾜오끼옥 꾜오끼옥
꾜오꾜 꾜끼옥

 
눈으로 직접 보지 않아도 가슴속 깊이 들어와 있는 새가 있다. 소쩍새가 그런 새다. 소쩍새가 가슴 깊이 들어온 까닭이 여러 가지지만 어려서 들었던 소리가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한밤중 고향 마을 뒷산에서 소쩍, 소쩍, 솟소쩍 산을 울리던 소쩍새 소리. 밤에 듣는 새 소리가 아침에 부르는 새 노래와 같이 명랑하고 즐거울 리 없다. 그렇지만 이웃집에 마실 갔던 엄마 등에 업혀 집에 돌아오다가 듣던 소쩍새 소리는 어린 마음을 아릿한 그리움으로 물들게 했다.

밤에 우는 새는 대부분 야행성이다. 소쩍새도 밤에 활동하는 새라 초저녁부터 새벽까지 어둠 속을 날아다니며 먹이를 찾는다. 밤에 날기 때문에 눈보다는 귀를 이용해서 사냥을 한다. 해가 질 무렵이나 흐린 날에는 낮에도 가끔 소리를 내지만 주로 한밤중에 소리를 낸다. 새가 내는 소리는 자기 영역이라고 소리치는 것이 아니면 짝을 부르는 노래가 대부분이다. 주로 수컷이 암컷을 부른다. 드물게 암컷과 수컷이 함께 지저귀기도 하지만 대체로 수컷이 암컷을 부른다. 소쩍새도 마찬가지다. 5월부터 6월 사이 밤에 수컷이 노래를 한다. 동남아시아나 중국 남부에서 겨울을 나고 새끼를 치기 위해 우리나라에 온 소쩍새가 짝을 찾기 위해 노래를 하는 것이다. 그러니 우리가 소쩍새 소리를 들으면 아련한 그리움에 젖는 것이 당연하다.

위 시를 보면 소쩍새에 대한 생각에 금이 간다.소쩍새가 소쩍, 소쩍, 솟소쩍, 소리를 내지 않는다. “꾜오끼옥 꾜오끼옥 / 꾜오끼옥 꾜오끼옥 / 꾜오꾜 꾜끼옥”, 마치 닭이 내는 소리 같다. 그러나 소쩍새가 소쩍 소쩍 운다고 쓰고 닭이 꼬기오 하고 운다고 쓰는 것은 관습으로 쓰는 것일 뿐이다. 자기가 직접 듣고 쓰는 소리가 아니다. 따지고 보면 자연의 소리를 글자로 옮기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사람마다 달리 들리고 그것을 글로 옮길 때는 저마다 달리 표기할 수밖에 없다. 물론 소쩍새가 소쩍 소쩍 운다고 들은 사람도 있다. 그렇기에 소쩍새라는 이름을 지었을 게다. 그렇지만 거듭 말하지만 자연의 소리는, 새 소리는 사람마다 달리 듣는다.

김찬곤 동시는 자연의 소리를 귀담아 듣는다. 자신이 들은 대로 소리를 옮겨 적는다. 굴뚝새는 “삐이유 삐이유” “쪽쪽쪽쪽 쪽쪽쪽”(「삐이유 삐이유 쪽쪽쪽쪽」) 소리를 내고, 겨울 산새들은 “끼이 끽 배배배 / 끼이 끽 배배배 / 찌찌 찌이이유 / 찌찌 찌이이유 / 찌찌 찌이이유 베베베 / 찌찌 찌이이유 베베베 / 깨릭깨릭깨릭깨릭깨릭깨릭 / 찌 찌 찌 찌 찌 / 위이이꾸 위이이꾸 / 째째째째째째째째째”(「겨울 산」) 온갖 소리를 낸다. 말매미는 “찌이이이이이이이이이 / 찌이이이이이이이이이” (「말매미의 후회」) 소리를 내고, 강아지는 시골길을 “톨톨톨톨 톨톨톨톨”(「시골길, 강아지」) 간다. 그 동안 듣지 못한 소리의 향연이다. 이 세상에는 없는, 단 하나뿐인, 김찬곤 시인만의, 새로운, 반가운 목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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