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든 / 침묵의 봄 / 센스 오브 원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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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환경·삶을 담은 위대한 명저 「월든」 「침묵의 봄」
숲속 호반생활 사색에서 탄생한 명저「월든」
소로는 이 글들을 통해 노동과 여가에 대한 독창적인 생각을 밝히고, 되도록 단순하고 자족적인 삶을 살아가려는 자신의 실험적 생활을 보여준다. 또한 이 책에는 작은 동물들과의 교감,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숲과 호수의 소리·내음·경치, 전선에 스치는 바람소리 등 월든 호반에서의 다양한 생활을 그려내면서 단순하고 자족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습득해가는 기쁨을 보여준다.
소로가 월든 호숫가에서 실제로 하루하루 살았다는 점 때문에 이 책에 권위를 더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직설적이고 분명하며 세련된 문체야말로 「월든」을 고전의 명편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
소로(Henry David Thoreau, 1817∼1862)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에서 태어났다. 그는 대표작 「월든(Walden, 1854)」에서 다룬 초절주의(超絶主義) 원칙으로 평생을 살면서 시민의 자유를 열렬히 옹호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27세 때인 1845년 봄 소로는 콩코드에서 남쪽으로 3.2km 떨어진 작은 ‘월든’ 호숫가를 찾는다. 이곳에 오두막집을 짓고 정착한 그는 자신이 직접 심은 콩과 야생과일 및 채소로만 식단을 차렸다. 한가할 때에는 콩밭의 잡초를 뽑거나 굶주린 야생동물로부터 콩밭을 지켰고, 낚시·수영·뱃놀이를 즐겼으며, 그곳의 식물과 동물을 관찰하고 기록하며 독서로 기나긴 시간을 보냈다. 또 명상을 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가 그곳에서 쓴 일기는 나중에 「월든」에 포함되었다. 이렇게 소로는 월든 호숫가 숲속에서 1847년 가을까지 2년 동안 머물렀다.
그는 일생 동안 1주일에 하루만 일하고 나머지 6일은 사랑과 영혼의 안식일로서 자연 속에 잠겨 자연의 숭고한 메시지를 받으며 살려고 애쓴다. 가업인 연필제조업 외에 교사·측량·목공 등에 종사했는데 콩코드에 사는 초월주의자 에머슨과 그 주변 사람들과 사귀며 날마다 관찰과 사색을 통해 수많은 글들을 남겼다. 그는 「월든」 말고도 「콩코드강과 메리맥강에서의 일주일(1849)」 등의 저서를 남겼으며, 세상을 떠난 뒤에 「메인 숲(1864)」 「코드 곶(1865)」 「캐나다의 양키(1866)」 등의 여행기가 간행되었다.
소로는 어린 시절 온 가족이 노예제에 반대하여 1846년 7월에 투옥되었다가 하루 만에 풀려났는데, 이 체험이 나중에 「시민의 반항(1849)」으로 정리되었다. 개인의 양심에 바탕을 둔 불복종을 역설하고 ‘전혀 지배하지 않는 정부가 최상의 정부’라고 주장하였는데, 뒷날 마하트마 간디와 마틴 루서 킹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자연경제: 순환과 생명의 네트워크에 바탕한 생태학
소로는 황야·원생자연 같은 미개척지에 관한 여러 측면을 깊이 사색하고, 자연이 문명 속에서 이룩해야 할 역할을 미개척지 사상으로 내세웠다. 여기서 미개척지는 청교도가 사명으로 여기는 서부확장정책 속에서 강제로 소멸의 길을 걷게 된 원주민문화에 숨 쉬는 자연관, 원생자연의 세계, 일상을 초월한 종교 체험의 장 등을 통틀어 이르는 개념이다.
소로는 그것을 미국의 중요한 본질로 여기고, 급속한 경제적 풍요를 가속화시킨 19세기 중반의 미국과 반대로, 미개척지에서 절대적 자유와 도시의 소외를 회복하는 자연의 정수(精髓)를 발견한다. 「월든」은 그 사상에 이르기 위한 주체성 형성과 확립의 발자취를 그리는 저작이다.
그즈음에 미국 곳곳에는 시장경제화를 촉진시킨 철도건설과 토지개발로 이미 삼림남벌이 한창이었다. 문명의 기원인 숲이 눈앞에서 사라져가는 위기를 느끼고 이웃에게 ‘있어야 할 경제’를 설명할 때, 소로는 생활의 세부에 대해 인류 역사를 따라가며 생물의 생태를 자세히 관찰하고 그 본질을 밝힌 뒤, 의식주 원리는 ‘따스함을 얻는 것’이라는 뜻밖의 결론을 내린다. 이웃이 지나치게 생활을 복잡하게 만들고 ‘잉여가치를 추구’하는데 반하여, 소로는 간소하고 낭비 없이 필수품만으로 살며 자연경제의 원리에 따르는 단순한 생활을 주장한다. 이런 자연경제사상이 바로 순환과 생명의 네트워크에 바탕을 둔 생태학에 이르는 것이다.
야생과 문명의 경계를 살다
월든이라는 장소는 미개척 영역의 입구에 자리하는 야생과 문명의 경계지로, 이 둘이 어떻게 합의하는가를 살피기 위한 곳이기도 하다. 호숫가에서의 실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믿어 의심치 않던 미국의 구세계로부터의 독립에 대해 그 내실을 들여다보고, 참된 독립을 위하여 야생과 문명의 중간 영역에서 그 의미를 탐구한 것이다. 소로는 스스로를 광대무변(廣大無邊)한 자연의 인격과 주(州)의 중간에 위치하는 ‘경계생활자’라고 부른다.
그러나 「월든」은 자연에서 신을 찾으려는 청교도 신학에 자연사 전통을 접목한 새로운 문학장르를 만들었다고도 볼 수 있다. 물리적인 계절의 운행은 언제나 재생을 향하는 영적인 움직임이며, 교회 등 기존의 권위에 등을 돌리고 자연 속에 몸을 던지는 감미로운 경험은 호수와 자기의 일체화로 발전한다.
레이첼 카슨 인류 구원의 명저 「침묵의 봄」
「침묵의 봄」은 카슨이 4년에 걸쳐 완성한 불후의 환경저작으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다. 이 책은 드린계 농약과 유기염소계 농약인 DDT, BHC의 무서움이 과학적이며 감성 풍부한 필치로 그려져 있어 자연보호와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우리 인류에게 널리 인식시키고 있다.
카슨은 이 책에서 농약이 환경 속에 어떻게 확산되는가, 잔류농약이 동물조직에 축적되고 식물 연쇄작용으로 그 피해가 점점 어떻게 커져 나가는가, 발암성 물질은 다음 세대에게 어떻게 피해를 주는가 등을 다루어 인류가 잘못된 삶의 방식을 취했을 때 멸망을 피할 수 없음을 예고하고 있다.
이 책의 영향으로 주민, 학자 및 여론의 지지 속에 미국의 수많은 주의회가 유기염소계 농약 사용을 규제하게 되었다. 1963년에는 대통령 과학고문위원회가 〈농약에 관한 조사보고서〉를 발표하여 카슨 이론의 정당성을 입증했다.
카슨은 「침묵의 봄」을 통해 환경에 무관심했던 온 세계 사람들에게 생태학에 눈뜨게 하고 환경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이 책은 단순히 살충제와 제초제의 위험성에 관한 기록문학이 아니며, ‘인간’ ‘자연균형’ ‘생명연쇄’ ‘생명에 대한 경외심’ 등 중요한 이론을 전개한 데 큰 의의가 있다.
“20세기라는 짧은 기간에 인간은 온 세계의 성격을 바꿀 정도로 엄청나게 큰 힘을 손에 넣었다.”
이러한 카슨의 인간 인식은 이 책을 이해하는 데 큰 의미를 지닌다. 단순히 농약오염의 위험을 일깨우는 의미를 넘어, 인간이 구축한 현대문명, 특히 그 짊어진 유산을 다시 문제 삼는 레이첼 카슨의 자세야말로 우리 인류가 반드시 배워야 할 교훈이다.
자연의 경외 한편의 시 「센스 오브 원더」
「센스 오브 원더」라는 짧은 에세이 속에 카슨의 기본 사상인 놀라움, 깨달음, 생명에 대한 경외심 등이 응축되어 있다. 에세이라기보다는 한 편의 시와 같은 작품이다. 저자는 「센스 오브 원더」를 통해 온 인류에게 자연과의 화합을 호소하는 강렬한 감동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미래를 짊어지는 아이들의 감성을 키우는 환경교육의 명저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
해양생물학자 레이첼 카슨
카슨(Rachel L. Carson, 1907∼1964)은 미국의 해양생물학자이자 작가이다. 그의 글들은 오늘의 환경운동이 진보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펜실베이니아주 스프링데일 출생. 펜실베이니아여자대학과 존스홉킨스대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우즈 홀 해양생물학연구소에서 대학원과정을 마쳤다. 1936~1952년까지 정부 어류야생생물국에서 해양생물학자로 일했다.
소녀시절부터 작가가 되고자 했던 그녀는 1951년 해양생물의 생태를 다룬 「우리를 둘러싼 바다(The Sea Around Us, 1951)」를 출판, 전미도서상을 수상하며 생물 저널리스트로서의 위치를 확립했다. 화학농약의 위험성을 경고한 「침묵의 봄(Silent Spring, 1962)」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미국 정부는 메인(Maine)에 그녀의 이름을 딴 카슨야생동물보호구역을 조성하여 그녀의 업적을 기리고 있다. 1980년 미국 자유훈장을 받았다. 그 밖의 저서로는 「바닷바람 아래(Under the Sea-Wind, 1941)」 「바닷가(The Edge of the Sea, 1955)」 등이 있다.
이 책의 총서 (99)
작가정보
저자(글) 헨리 데이비드 소로

콩코드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 첼름스퍼드에서, 하버드 대학 4년 동안에는 인근 케임브리지에서, 1843년 후반부에 스태튼섬에서 보낸 몇 달을 제외하고는 평생을 콩코드에서 살았다. 어릴 적부터 자연 사랑이 남달랐으며, 특히 동식물에 비상한 관심이 있어, 어떤 꽃이 어느 때 피는지, 어떤 벌레가 어느 나무 밑에서 서식하는지 훤히 꿰뚫고 있었다. 1837년 초월주의 철학자 랄프 왈도 에머슨을 만나면서 문학 활동에서 큰 전기를 맞는다. 에머슨은 두 번이나 그의 집에 집사로 취직시켜 현실적으로 큰 도움을 주었다. 이 기간, 에머슨의 서재에 있던 많은 책을 읽었고 그 덕분에 중국 철학과 인도 철학에도 눈을 뜬다. 두 사람은 스승과 제자의 관계를 유지하면서 19세기 미국 문학의 주요 사건인 초월주의 운동을 이끌어나갔다. 콩코드에서 잠시 교사 노릇을 했으나, 형 존과 함께 콩코드 강과 메리맥 강을 여행하는 과정에서 교사직은 적성에 맞지 않고 자연을 탐구하는 시인이 어울림을 확신하게 된다. 하버드 동창생 찰스 스턴스 휠러와 플린츠 호수에서 캠핑했던 시절을 떠올렸다. 1837년, 휠러가 지은 오두막에 머문 적이 있었는데 그의 생활을 따라 하고픈 마음이 있었다. 이렇게 하여 콩코드에서 남쪽으로 3킬로미터 떨어진 빙하호 월든 호수 옆에 직접 오두막을 짓고 숲속 생활에 들어갔다. 1845년 7월부터 1847년 9월까지 2년 2개월 동안 호숫가에 살면서 『월든』 초고를 쓰고, 매일 일기를 썼으며, 호수 주변의 동식물과 자연을 관찰했다. 1847년 문명 생활로 돌아온 이후 초월주의에 대한 관심이 옅어지면서 점점 더 행동주의 쪽으로 기울어져 노예제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그리하여 도망 노예들을 캐나다로 탈출시키는 “지하 철도” 운동에도 적극 가담했다. 『월든』과 비슷한 시기에 쓴 「시민 불복종」에는 이러한 삶에 관한 정신적 기초가 충분히 녹아들어 가 있으며, 따라서 두 책은 하나로 읽힌다. 추운 겨울에 숲속에 들어가 나무들을 관찰하다가 기관지염에 걸렸고 이후 폐병으로 악화해 1862년, 사망에 이르렀다.
환경의 중요성을 일깨워주었으며, 'TIME'지가 뽑은 20세기를 변화시킨 100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1907년 펜실베이니아 주 스프링데일에서 태어나 언제나 작가가 되고 싶어하였다. 하지만 펜실베니아 여자대학(오늘날의 채텀 대학)에서 공부하던 중 전공을 문학에서 생물학으로 바꾸었는데, 1929년 졸업할 때 이 학교에서 과학 전공으로 학위를 받은 보기 드문 여학생이었다. 존스 홉킨스 대학교에서 해양동물학 석사학위를 마치고 메릴랜드 대학교에서 학생을 가르치며 '볼티모어 선' 지에 자연사에 관한 기사를 발표하기도 하였다. 1937년부터 1952년까지 미국 어류 및 야생동물국에서 해양생물학자로 일했지만, 글을 쓰는 데 전력하기 위해 이 일을 그만두었다. 시적인 산문과 정확한 과학적 지식이 독특하게 결합된 글을 쓰고 1951년 『우리 주변의 바다』를 발표하면서 세계적으로 그 문학적 성과를 인정받았다. 내셔널 북 어워드 논픽션 부분을 수상했고 존 버로우즈 메달, 뉴욕 동물학회의 골드 메달, 오드본 소사이어티 메달을 받았다. 영국 왕립문학회 초빙교수였고, 미국 학술원 회원으로 선출되기도 하였다. 첫번째 책인 『해풍 아래서』는 1941년에, 그리고 전세계에 살충제 남용의 위험을 널리 알린 『침묵의 봄』은 1962년 출판되었다. 자연사에 관한 기사는 '애틀랜틱 먼슬리', '뉴요커', '리더스 다이제스트', '홀리데이' 등 유력 잡지에 소개되었다. 해양생물학 관련 저서의 완결편이라 할 수 있는 『바다의 가장자리』는 핵폐기물의 해양 투척에 반대하며 전세계에 그 위험을 경고하였다. 미국 정부는 메인(Maine)에 본인의 이름을 딴 카슨야생동물보호구역을 조성하여 업적을 기리고 있다. 1980년 미국 자유훈장을 받았다. 그 밖의 저서로는 『바닷바람 아래(Under the Sea-Wind, 1941)』, 『바닷가(The Edge of the Sea, 1955)』 등이 있다. 열성적인 생태주의자이자 보호주의자로 1964년 4월 14일, 56세에 암으로 사망하였다.
번역 오정환
미국 인디애나대학 수학. 동아일보 외신부장ㆍ동화통신 편집국장ㆍ미국문학번역학회 총무 역임. 옮긴책 서로이언 《인간희극》 포크너 《압살롬 압살롬》 마크 트웨인《톰 소여의 모험/허클베리 핀의 모험》 헨리밀러 《북회귀선·남회귀선》 카슨 매컬러스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ㆍ슬픈 카페의 노래》 등이 있다. 미국문학 명번역가로 정평을 얻었다.
목차
- 월든
1 숲의 생활 경제학…11
2 살았던 곳과 그 목적…82
3 독서…99
4 소리…110
5 고독…126
6 방문자들…136
7 콩밭…151
8 마을…163
9 호수…169
10 베이커 농장…194
11 더 높은 법칙…203
12 동물 이웃들…216
13 난방…230
14 원주민과 겨울의 방문자…246
15 겨울의 동물들…260
16 겨울 호수…270
17 봄…284
18 맺음말…302
소로의 생애와 작품 그리고 사상
Ⅰ 소로의 생애…319
Ⅱ 소로의 작품…326
Ⅲ 《월든》의 환경사상…346
소로 연보…366
침묵의 봄
머리글…371
1 내일을 위한 우화…375
2 인내해야 할 의무…378
3 죽음의 영약(靈藥)…386
4 지표수와 지하수…404
5 흙의 세계…414
6 지구의 녹색 겉옷…421
7 쓸데없는 대파괴…438
8 새들은 더 노래하지 않고…450
9 죽음의 강…471
10 공중으로부터의 무차별 살포…491
11 보르자 가문의 꿈을 넘어서…506
12 인간의 대가…516
13 좁은 창문을 통하여…526
14 네 사람 중 한 사람…540
15 자연은 역습한다…559
16 걷잡을 수 없는 곤충의 저항…574
17 또 다른 길…585
센스 오브 원더
센스 오브 원더… 605
카슨의 생애와 작품 그리고 사상
Ⅰ 카슨의 생애…623
Ⅱ 카슨의 작품…641
Ⅲ 카슨의 사상…673
카슨 연보…685
책 속으로
〈월든〉
모두가 입을 모아 칭찬하는 인기 있는 인생이란 수많은 인생의 하나에 지나지 않는다. 왜 다른 삶의 방식을 희생하면서 하나의 삶만을 과대평가하는 것일까. (26p)
나는 여기저기 구멍 난 옷을 입었다고 해서 상대를 업신여긴 일이 없다. 그러나 사람들은 건전한 양심보다는 유행하는 옷, 새로 맞춘 옷을 갖고 싶어 안달이다. 하지만 제대로 깁지도 않아 여기저기 해진 옷을 입는다 하더라도, 그 옷차림으로 파헤칠 수 있는 최악의 악덕이란 기껏해야 부주의 하나 정도가 아니겠는가. (28p)
살림살이, 다시 말해 우리들 허물을 벗어버리기 위해서가 아니면 애당초 무엇 때문에 이사를 하는 것일까? 마침내 세상을 떠나 저세상으로 갈 때도 새로운 살림을 쓰기 위해 이승의 물건들은 태워버리는 것이 아닌가? 가구를 지닌다는 것은 덫이란 덫을 모조리 허리띠에 동여매는 것과 같다. 이 애물단지를 질질 끌고서는 이 험한 세상을 제대로 살아갈 수 없다. (68p)
내가 굶을 때 먹을 것을 주거나 추위에 떨 때 따뜻하게 해주고 구덩이에 빠졌을 때 건져준다고 해서 그 사람이 나에게 반드시 좋은 인간이라고 할 수는 없다. 그 정도의 일이라면 뉴펀들랜드 개도 할 수 있다. 박애란 넓은 의미에서 동포애와는 다르다. (75p)
인간의 정직함이나 선의만을 존중할 수는 없다. 정직함이나 선의는 요컨대 인간의 줄기와 잎에 지나지 않는다. 시든 녹색 이파리로 병자의 차를 만드는 것은 건강을 회복하는 데 별 도움이 되지 않을뿐더러, 돌팔이 의사들이나 하는 짓이다. 내가 구하는 것은 인간의 꽃과 열매이다.
그로부터 나에게 형용할 수 없는 향기가 피어오르게 하고, 성숙한 정신이 두 사람의 만남에 풍미를 더해주기를 바라는 것이다. 그의 선의는 부분적이고 일시적인 행위로 나타나는 것이 아니라 무의식중에 끝없이 솟아오르는 샘물과 같은 것이어야 한다. 이런 관계야말로 무수한 죄를 덮어주는 자애라고 할 수 있다. (78p)
왜 우리들은 이렇게 허둥지둥 인생을 허비하며 살아가야 하는 것일까? 배도 고프지 않으면서 굶어 죽을 각오부터 하고 있다. “오늘의 바늘 한 땀은 내일의 아홉 바늘을 덜어준다”는 말을 하면서 내일의 아홉 바늘을 덜기 위해 오늘 천 바늘이나 꿰매고 있다. (93p)
우리는 자신의 방에 틀어박혀 있을 때보다 밖에서 사람들과 섞여 있을 때 대부분 훨씬 고독하다. 무엇을 생각하거나 일을 할 때, 사람은 어디에 있든 항상 혼자인 것이다. 고독은 한 인간과 또 한 인간이 떨어진 거리로 측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132p)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장사라 생각지 말고 도리어 그것을 놀이로 삼아라. 대지를 즐겨라, 그러나 소유는 하지 마라. 사람들은 진취적인 기상과 신념이 부족하기 때문에 물건을 매매하고 일생을 농노처럼 살아가면서 조금도 진보하지 않는 것이다. (200p)
우리의 일생은 놀라우리만큼 도덕적이다. 선과 악의 사이에는 순간의 휴전도 없다. 선행이야말로 결코 손해를 보는 일 없는 유일한 투자이다. (211p)
이미 봄이 왔다고 하는데, 우리는 겨울을 헤매고 있다. 상쾌한 봄날 아침에는 모든 인간의 죄가 용서된다. 이러한 날은 악덕과의 휴전이다. 봄의 태양이 타오르는 동안에는 극악무도한 인간도 귀향이 허락될 것이다. 우리 자신이 다시 한번 순수해진다면 이웃의 순수함도 알게 되리라. (297p)
〈침묵의 봄〉
자연은 소름이 끼칠 정도로 침묵했다. 그렇게 즐겁게 재잘거리던 새들은 다 어디로 가버린 것인가? 모두가 이상하게 생각했으며, 불길한 예감에 사로잡혔다. 뒤뜰의 모이통은 텅 비어 있었다. 단 몇 마리의 새마저도 다 죽어가는 듯 몹시 떨면서 날지도 못했다. 봄은 왔는데 침묵만이 계속되었다. (376p)
하나의 생명으로부터 또 하나의 생명으로 물질은 끝없이 순환한다. 물속의 유용한 무기물은 먹이사슬 고리에서 고리로 옮아가고 있다. 물속에 독이 들어오면 이 독도 꼭 같은 모양으로 자연의 연쇄고리를 타고 옮아가지 않는다고 누가 단언할 수 있겠는가? (409p)
화학약품은 오늘날 현대의 새로운 장난감이다. 그 작용은 놀랄 만하다. 한번 사용해 보면 누구든지 그 매력에 혹하게 되는 장난감과 같다. 지금은 기가 막힌 힘을 가졌지만 거시적인 입장에서 볼 때는 우려할 만한 좋지 못한 영향이 있다. (425p)
우리는 가냘프게 철 따라 피고 지는 스위트피나 클로버와 산백합의 아름다움을 택하지, 불타 없어진 길가, 갈색으로 말라버린 관목들, 한때 아름다운 레이스처럼 곱게 짜였던 양치류가 시든 것은 좋아할 리가 없기 때문이다. (428p)
가랑비가 온 다음 지렁이가 많이 죽었는데 아마도 울새들이 이 지렁이를 먹은 것 같다. 다른 새들도 마찬가지였다. 살충제 때문에 축복의 비도 곧 독비로 변하고, 살포 후 내린 비로 생긴 진흙 웅덩이의 물을 마시고 목욕한 새들은 모두 죽었다. (444p)
진보라는 이름 아래 우리는 악마처럼 곤충을 제거하면서 결국 자기 자신이 거기에 희생되는 게 아닐까? (458p)
실로 우리들 몸이 날마다, 해마다 수많은 화학물질에 노출되고 있는 것을 생각하면 살충제에 의한 오염 따위는 아무것도 아니다. 계속 떨어지는 물방울이 단단한 돌에 구멍을 뚫는 것처럼, 우리가 나서 죽을 때까지 무서운 화학약품에 조금씩 끊임없이 접촉한다면 언젠가는 비참한 결과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506p)
눈앞의 직접적인 피해에만 정신이 팔려선 안 된다. 우리는 소량의 약품에도 주의하여, 그것이 조금씩 알지 못하는 사이에 인간 몸에 흡수되어 장래 어떤 작용을 할 것인가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그것이 인류 전체를 위한 길이다. (517p)
〈센스 오브 원더〉
만일 나에게 모든 아이들의 성장을 지켜보는 선량한 요정에게 말을 걸 수 있는 능력이 있다면, 온 세상의 아이들에게 일생동안 사라지지 않는 ‘센스 오브 원더=신비롭고 불가사의한 감성’을 내려달라고 부탁하고 싶습니다.
이 감성은 이윽고 어른이 되면 찾아오는 권태와 환멸, 자연이라는 힘의 원천으로부터의 경원(敬遠), 하찮은 인공적인 것에 열중하는 것 등에 대한 영원한 해독제가 될 것입니다. (610p)
출판사 서평
환경에 무관심했던 온 세계 사람들 생태학에 눈뜨다!
자연·환경·삶을 담은 위대한 명저 「월든」 「침묵의 봄」
숲속 호반생활 사색에서 탄생한 명저「월든」
「월든」에는 미국 자연사상가 소로의 주옥같은 에세이 18편이 수록되어 있다. 이 책에는 저자의 호반생활에서의 자유롭게 여가를 누리려는 노력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소로는 이 글들을 통해 노동과 여가에 대한 독창적인 생각을 밝히고, 되도록 단순하고 자족적인 삶을 살아가려는 자신의 실험적 생활을 보여준다. 또한 이 책에는 작은 동물들과의 교감,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숲과 호수의 소리·내음·경치, 전선에 스치는 바람소리 등 월든 호반에서의 다양한 생활을 그려내면서 단순하고 자족하며 살아가는 방법을 습득해가는 기쁨을 보여준다.
소로가 월든 호숫가에서 실제로 하루하루 살았다는 점 때문에 이 책에 권위를 더하는 것도 사실이지만 직설적이고 분명하며 세련된 문체야말로 「월든」을 고전의 명편으로 끌어올리고 있다.
사상가 헨리 데이비드 소로
소로(Henry David Thoreau, 1817∼1862)는 미국 매사추세츠주 콩코드에서 태어났다. 그는 대표작 「월든(Walden, 1854)」에서 다룬 초절주의(超絶主義) 원칙으로 평생을 살면서 시민의 자유를 열렬히 옹호한 인물로도 유명하다.
27세 때인 1845년 봄 소로는 콩코드에서 남쪽으로 3.2km 떨어진 작은 ‘월든’ 호숫가를 찾는다. 이곳에 오두막집을 짓고 정착한 그는 자신이 직접 심은 콩과 야생과일 및 채소로만 식단을 차렸다. 한가할 때에는 콩밭의 잡초를 뽑거나 굶주린 야생동물로부터 콩밭을 지켰고, 낚시·수영·뱃놀이를 즐겼으며, 그곳의 식물과 동물을 관찰하고 기록하며 독서로 기나긴 시간을 보냈다. 또 명상을 하면서 많은 시간을 보냈다. 그가 그곳에서 쓴 일기는 나중에 「월든」에 포함되었다. 이렇게 소로는 월든 호숫가 숲속에서 1847년 가을까지 2년 동안 머물렀다.
그는 일생 동안 1주일에 하루만 일하고 나머지 6일은 사랑과 영혼의 안식일로서 자연 속에 잠겨 자연의 숭고한 메시지를 받으며 살려고 애쓴다. 가업인 연필제조업 외에 교사·측량·목공 등에 종사했는데 콩코드에 사는 초월주의자 에머슨과 그 주변 사람들과 사귀며 날마다 관찰과 사색을 통해 수많은 글들을 남겼다. 그는 「월든」 말고도 「콩코드강과 메리맥강에서의 일주일(1849)」 등의 저서를 남겼으며, 세상을 떠난 뒤에 「메인 숲(1864)」 「코드 곶(1865)」 「캐나다의 양키(1866)」 등의 여행기가 간행되었다.
소로는 어린 시절 온 가족이 노예제에 반대하여 1846년 7월에 투옥되었다가 하루 만에 풀려났는데, 이 체험이 나중에 「시민의 반항(1849)」으로 정리되었다. 개인의 양심에 바탕을 둔 불복종을 역설하고 ‘전혀 지배하지 않는 정부가 최상의 정부’라고 주장하였는데, 뒷날 마하트마 간디와 마틴 루서 킹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자연경제: 순환과 생명의 네트워크에 바탕한 생태학
소로는 황야·원생자연 같은 미개척지에 관한 여러 측면을 깊이 사색하고, 자연이 문명 속에서 이룩해야 할 역할을 미개척지 사상으로 내세웠다. 여기서 미개척지는 청교도가 사명으로 여기는 서부확장정책 속에서 강제로 소멸의 길을 걷게 된 원주민문화에 숨쉬는 자연관, 원생자연의 세계, 일상을 초월한 종교 체험의 장 등을 통틀어 이르는 개념이다.
소로는 그것을 미국의 중요한 본질로 여기고, 급속한 경제적 풍요를 가속화시킨 19세기 중반의 미국과 반대로, 미개척지에서 절대적 자유와 도시의 소외를 회복하는 자연의 정수(精髓)를 발견한다. 「월든」은 그 사상에 이르기 위한 주체성 형성과 확립의 발자취를 그리는 저작이다.
그즈음에 미국 곳곳에는 시장경제화를 촉진시킨 철도건설과 토지개발로 이미 삼림남벌이 한창이었다. 문명의 기원인 숲이 눈앞에서 사라져가는 위기를 느끼고 이웃에게 ‘있어야 할 경제’를 설명할 때, 소로는 생활의 세부에 대해 인류 역사를 따라가며 생물의 생태를 자세히 관찰하고 그 본질을 밝힌 뒤, 의식주 원리는 ‘따스함을 얻는 것’이라는 뜻밖의 결론을 내린다. 이웃이 지나치게 생활을 복잡하게 만들고 ‘잉여가치를 추구’하는데 반하여, 소로는 간소하고 낭비없이 필수품만으로 살며 자연경제의 원리에 따르는 단순한 생활을 주장한다. 이런 자연경제사상이 바로 순환과 생명의 네트워크에 바탕을 둔 생태학에 이르는 것이다.
야생과 문명의 경계를 살다
월든이라는 장소는 미개척 영역의 입구에 자리하는 야생과 문명의 경계지로, 이 둘이 어떻게 합의하는가를 살피기 위한 곳이기도 하다. 호숫가에서의 실험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믿어 의심치 않던 미국의 구세계로부터의 독립에 대해 그 내실을 들여다보고, 참된 독립을 위하여 야생과 문명의 중간 영역에서 그 의미를 탐구한 것이다. 소로는 스스로를 광대무변(廣大無邊)한 자연의 인격과 주(州)의 중간에 위치하는 ‘경계생활자’라고 부른다.
그러나 「월든」은 자연에서 신을 찾으려는 청교도 신학에 자연사 전통을 접목한 새로운 문학장르를 만들었다고도 볼 수 있다. 물리적인 계절의 운행은 언제나 재생을 향하는 영적인 움직임이며, 교회 등 기존의 권위에 등을 돌리고 자연 속에 몸을 던지는 감미로운 경험은 호수와 자기의 일체화로 발전한다.
레이첼 카슨 인류구원의 명저 「침묵의 봄」
「침묵의 봄」은 카슨이 4년에 걸쳐 완성한 불후의 환경저작으로, 세계적인 베스트셀러이다. 이 책은 드린계 농약과 유기염소계 농약인 DDT, BHC의 무서움이 과학적이며 감성 풍부한 필치로 그려져 있어 자연보호와 환경보전의 중요성을 우리 인류에게 널리 인식시키고 있다.
카슨은 이 책에서 농약이 환경 속에 어떻게 확산되는가, 잔류농약이 동물조직에 축적되고 식물 연쇄작용으로 그 피해가 점점 어떻게 커져 나가는가, 발암성 물질은 다음 세대에게 어떻게 피해를 주는가 등을 다루어 인류가 잘못된 삶의 방식을 취하였을 때 멸망을 피할 수 없음을 예고하고 있다.
이 책의 영향으로 주민, 학자 및 여론의 지지 속에 미국의 수많은 주의회가 유기염소계 농약 사용을 규제하게 되었다. 1963년에는 대통령 과학고문위원회가 〈농약에 관한 조사보고서〉를 발표하여 카슨 이론의 정당성을 입증하였다.
카슨은 「침묵의 봄」을 통해 환경에 무관심했던 온 세계 사람들에게 생태학에 눈뜨게 하고 환경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이 책은 단순히 살충제와 제초제의 위험성에 관한 기록문학이 아니며, ‘인간’ ‘자연균형’ ‘생명연쇄’ ‘생명에 대한 경외심’ 등 중요한 이론을 전개한 데 큰 의의가 있다.
“20세기라는 짧은 기간에 인간은 온 세계의 성격을 바꿀 정도로 엄청나게 큰 힘을 손에 넣었다.”
이러한 카슨의 인간 인식은 이 책을 이해하는 데 큰 의미를 지닌다. 단순히 농약오염의 위험을 일깨우는 의미를 넘어, 인간이 구축한 현대문명, 특히 그 짊어진 유산을 다시 문제삼는 레이첼 카슨의 자세야말로 우리 인류가 반드시 배워야 할 교훈인 것이다.
자연의 경외 한편의 시 「센스 오브 원더」
「센스 오브 원더」라는 짧은 에세이 속에 카슨의 기본 사상인 놀라움, 깨달음, 생명에 대한 경외심 등이 응축되어 있다. 에세이라기보다는 한 편의 시와 같은 작품이다. 저자는 「센스 오브 원더」를 통해 온 인류에게 자연과의 화합을 호소하는 강렬한 감동의 메시지를 던지고 있다. 미래를 짊어지는 아이들의 감성을 키우는 환경교육의 명저로도 큰 의미를 지닌다.
해양생물학자 레이첼 카슨
카슨(Rachel L. Carson, 1907∼1964)은 미국의 해양생물학자이자 작가이다. 그의 글들은 오늘의 환경운동이 진보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펜실베이니아주 스프링데일 출생. 펜실베이니아여자대학과 존스홉킨스대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우즈 홀 해양생물학연구소에서 대학원과정을 마쳤다. 1936~1952년까지 정부 어류야생생물국에서 해양생물학자로 일하였다.
소녀시절부터 작가가 되고자 했던 그녀는 1951년 해양생물의 생태를 다룬 「우리를 둘러싼 바다(The Sea Around Us, 1951)」를 출판, 전미도서상을 수상하며 생물 저널리스트로서의 위치를 확립하였다. 화학농약의 위험성을 경고한 「침묵의 봄(Silent Spring, 1962)」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미국 정부는 메인(Maine)에 그녀의 이름을 딴 카슨야생동물보호구역을 조성하여 그녀의 업적을 기리고 있다. 1980년 미국 자유훈장을 받았다. 그밖의 저서로는 「바닷바람 아래(Under the Sea-Wind, 1941)」 「바닷가(The Edge of the Sea, 1955)」 등이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49715865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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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출시)일자 | 2023년 06월 15일 (1쇄 2016년 11월 30일) | ||
쪽수 | 688쪽 | ||
크기 |
153 * 226
* 40
mm
/ 1109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세계사상전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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