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목에 관한 어떤 오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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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전문기관 추천도서 > 문학나눔 선정도서 > 2017년 하반기 선정
두 번째 단편집에서 작가가 특히 주목한 것은 소설의 원형, 혹은 서사의 질료를 이루는‘이야기’, 혹은 ‘이야기성’이다. 이야기는 청자, 혹은 독자를 전제로 한 서사담론인데, 그것이 문학 장르 속에서 어떻게 소재화되고, 또 어떤 미학적 특징을 만들어내며 특수한 목적에 의해 구술되거나 언술되고 기록되는지 작가는 여덟 편의 다양한 작품을 통해 일관되게 탐색한다. 이 과정을 통해 이야기를 이루는 언어와 문자들, 그것이 만들어내는 모방이나 재현의 과정, 문학언어(텍스트)가 만들어지고 하나의 구조물로 자리 잡는 다양한 현장들이 이야기의 옷을 입고 드러내는데, 이 소설집은 그 속에 담긴 본질들이 어떻게 변질되고 어떻게 우리의 삶 속에서 작용하는지 의미화를 시도한다.
작가정보
작가의 말
어느 새벽에
산책을 나갔다가 새를 주운 적이 있다.
온 몸에 푸른 기운이 도는 작은 새였다.
매번 후회하면서도
의자에 앉아 꾸역꾸역 쓰는 나를 3인칭으로 느끼며
“불가해하다”라고 혼자 중얼거린다.
이건 마치 고통만 남는 사랑의 감정과 같다.
여기 실린 소설들은 2010년부터 2017년까지 썼던 것들이다. 시간이 길다보니 하나의 테마 같은 것은 크게 의도하지 않았다. 그냥 그때그때, 아 이거 좋겠네, 이런 느낌이 지나갈 때 메모를 해두고 살이 붙으면 어느 한 날 작정하고 문장을 썼다. 그 사이 나는 새로운 골목들과 익숙해지거나 그곳을 떠났다. 누군가는 사라지고 누군가를 새로 알았다. 거리에서 열쇠 하나를 주워와 종일 서랍마다 꽂아본 적도 있다. 버스 정류장에 앉아 사람들의 뒷모습만 바라본 적도 있다. 골목길, 한 짝만 돌아다니는 신발을 주워 나머지 한 짝의 행방을 찾기도 했다. 무겁거나 가벼운 관계들 속에서 성장하거나 실수하거나 비틀거리며 걸어왔다.
그러다가 꽃 핀 길가에 앉아 며칠 쉬며 돌아보는 중이다.
솔직히 말하자면 뭘 썼는지 잘 모르겠다. 일상 속에서 밥 먹고 연애하고 일하고 관계와 관계들의 부딪힘 속에서 얻어지는 크고 작은 인식들, 공허와 소외, 삶에 대한 성찰들, 그런 이야기는 강박처럼 쓰지 않겠다고 생각해왔던 것 같다. 습작기에 수없이 읽어오고 지금도 읽고 있는 소설들의 거개가 그런 내용들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진짜 이야기란 바로 길에서 열쇠 하나를 줍는 일이나 버스 정류장 의자에 앉은 사내의 뒷모습에 대한 이야기가 아닐지, 작가의 말을 쓰려고 하니 불현 듯 그런 성찰이 손가락을 멈추게 한다.
사람들의 행동과 말투, 타인에게 보여지는 이미지, 필사적으로 살아가는 그림자 속에 반사된 나를 본다. 그리고 느낀다. 고통과 행복, 매 순간 와 닿는 감각 속에서 변화하는 나를 본다. 어느 순간 행복을 위해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성장을 위해 내 앞에 행불행의 과제들이 펼쳐지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 그 순간의 부딪힘 속에 고요한 나를 객관적으로 느끼게 되었을 때, 전부는 아니지만 지금껏 나를 짓누르던 슬픔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순간순간 빛나는 이 삶이, 나를 둘러싼 소중한 관계들이 고맙고 감사하다.
목차
- 골목에 관한 어떤 오마주 5
거미의 집 41
옴, 바라마타리아 73
존재와 이미지, 혹은 사랑에 관한 105
라빠빠 139
아르헨티노를 위하여 183
어둠은 어떻게 증식하는가? 215
마트의 왕 247
작가의 말 281
책 속으로
검은 물엿처럼 밤이 늘어졌다. 사물은 오로지 소리로만 떠다녔다. 바람이 멋대로 날뛰는 반공중 속이었다. 쫓고 쫓기는 발짝 소리만이 별의 파편처럼 후드득 떨어졌다. 폐허에서 기어 나온 풀벌레 한 마리의 은밀한 날갯짓 같았다. 때론 수문이 한꺼번에 열리듯 소란스러웠다. 혹은 무화과나무가 썩은 과육을 털어내려 제 몸을 흔드는 소리였다. [본문 7P]
소년은 이제 그 모든 것을 볼 수 없다. 그러나 소년은 그 모든 것을 기억한다. 소년의 기억 속에서 골목은, 마을은, 도시는 확장을 거듭할 것이다. 소년은 자신의 기억에 이름을 부여하기로 결정한다. 조상 대대로 내려오는 그대로 소년은 그 기억에 ‘돌들의 언덕’이란 이름을 부여한다.[본문 38p]
바다 건너에서 두 개의 큰 별이 떨어진다. 산이 노하여 바다와 자리를 바꾸고 아이들이 길을 잃는다.[본문 90p]
“단순하군. 하지만 이쯤에서 고통을 벗는 것도 나쁘지 않아. 사람의 인과 관계란 생각보다 훨씬 복잡 다양하게 얽혀 생을 만들어 가는 법이니까. 촘촘히 뜬 털옷과 같기도 하지. 옷이 완성되기 전까지는 결코 자기 삶의 결을 온전히 들여다볼 수 없어.” [본문 164p]
“북이 생각나네요. 두드려도 반응하지 않는 저 무심한 허공으로 둥둥, 산갈치들은 끊임없이 날아올랐고 마침내 기력이 다해 아스팔트로 떨어져 내렸어요. 그 눈부신 해의 움직임, 누구도 원망할 수 없는 그 노란 볕 속에서 나는 죽음의 얼굴들을 무던히 내려다보고 있었던 것인데, 엉뚱하게도 수천 마리의 생명이 꺼져가는 그 순간에도 나는 그것들의 숫자를 세고 있었어요.“ [본문 221p]
출판사 서평
1. 환상 같은 현실-현실 같은 환상, 그리고 실종된 시간
첫 번째 작품집에 이어, 이번 작품집에서도 환상과 현실의 경계는 존재하지 않는다. 주인공들은 현실에 발을 얹고 있으면서도 어느 순간 비현실적인 상황 속으로 빠져들어 현실보다 더 리얼한 현실을 인식한다. 작가는 현실과 환상의 경계가 모호한 게 아니라, 본디 경계 자체가 없다고 주장하는 듯하다. 현실 속에서도 얼마든지 비현실적인 사건들이 벌어지고, 비현실 속에서도 얼마든지 현실을 인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권정현의 소설에서는 서사적으로 특별히 시간의 흐름이 존재하지 않는다. 소설 속 시간은 현실에 기반 하지만 어느 순간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한데 섞이고, 정지해놓은 시간 속에서 새로운 시간이 생성되었다가 소멸하기도 한다. 길[路]의 근원을 파헤쳐가는 골목에 관한 어떤 오마주는 수천 년 과거와 현재의 시간이 서로 압착되어 우로보르스처럼 서로의 꼬리를 문 채 맞물린다. 모국을 떠나 어느 날 불현 듯 외국의 정체모를 공간으로 유배된 남자가 언어가 뒤섞인 모호한 세계 속에서 겪는 욕망을 그린 라빠빠에서 주인공이 낯선 전동차에 오르는 순간, 그때까지 작동했던 시간이 돌연 자취를 감추고 새로운 시간-사실은 흐르지 않는-이 가동된다. 신흥 종교의 탄생과 소멸을 다룬 옴 바라마타리에는 한 사이비 교주의 탄생과 죽음을 시간의 흐름 속에서 추적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시간들이 한 대필 작가의 손에 의해 창조되었다는 점에서, 풍자성을 지닌다.
2. 중첩된 공간-무한 속으로 펼쳐지는 공간, 아니 무한
권정현의 소설에서 또 하나 주목할 만한 부분은 공간의 이질적인 펼침과 중첩이다. 작품을 읽다 보면 너무도 자연스럽게, 우리가 발을 딛고 있던 현실의 공간들 속으로 새로운 공간들이 펼쳐지거나 숨어든다. 그 개별적 장소들은 이 세상인 동시에 또한 다른 세상이다. 그의 소설 영토 속에서는 시간이 개별적으로 흐르기도 하고, 시간이 존재하지 않기도 하며, 과거와 현재가 하나의 공간 속에서 당연하다든 듯 하나의 삽화를 이룬다.
詩(시)를 소재로 한 거미의 집에서 작가는 시어의 공간화를 시도한다. 문장이 아니라 공간(건축물)이 된 시어들은, 우리가 견고하다고 믿었던 그 문장들은 굴삭기 삽날 앞에서 너무도 쉽게 해체되어 허공으로 흩어져 버린다. 본래 그 문장들은 최초의 발화와 함께 소멸해 버렸기 때문이다. 그것에 의미를 부여하고 욕망을 키워온 것은 인간들의 욕망이었을 뿐이다. 작가는 욕망이 개입된 2차 언어, 즉 같은 텍스트이지만 더럽혀진 텍스트인 그것들은 소멸될 때 비로소 최소의 순수를 찾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기업 미술관 지하창고에 처박혀 평생 맹아로 살아가야 하는 미술품들을 통해 예술작품의 존재 가치와 의미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존재와 이미지, 혹은 사랑에 관한에서, 공간은 존재하기도 하고 존재하지 않기도 한다. 그것은 분명히 세상에 널리 알려진 유명 미술관 안에 존재하지만, 몇몇에 의해 외부에 노출되지 않은 채 철저하게 비밀 속으로 함구된다. 그 속에서 예술 작품들은 생기를 잃고 시들어간다. 죽음을 통해 비밀의 방에 생기를 불어 넣은 마스크의 여인은 존재 하지 않는 공간 속에 존재한 유일한 인간이었다.
‘공룡 키우기’라는 엉뚱한 일에 매달리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 아르헨티노를 위하여에서 소설의 공간은 백악기와 현재, 영화의 프레임을 자유롭게 오가며 남자의 엉뚱한 집착을 자연스럽게 포착해 나간다. 어느 날 대형마트 속에 혼자 고립된 블랙컨슈머가 겪게 되는 위기의 상황을 컴퓨터와 인간의 소통을 통해 관찰해나가는 마트의 왕에서는 작동되던 시간이 돌연 정지하고 새로운 공간이 펼쳐지는 경험을 한다. 한 줄 한 줄 읽어 나가는 사이 독자는 스토리가 아니라, 문득 낯선 공간 속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자신이 그 동안 익숙하다고 여겨졌던 공간이 사실은 존재하지 않거나 지나가 버린, 속은 시간 속에 정지해 있다는 혼동을 경험할 것이다.
줄거리 요약
* 골목에 관한 어떤 오마주
아침에 일어나 발을 딛고 나서는 저 골목, 저 골목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최초로 골목에 발을 디딘 이는 누구였을까. 같은 골목을 수천, 수만 번 오르내리며 언덕에 뼈를 묻어 놓은 채 골목을 확장시켜온 자들은 누구일까? 골목에 관한 어떤 오마주는 우리가 어느 날 문득 한 번쯤 해보았음직한 이런 질문에 대한 문학적인 대답이다. 작가에 의하면 골목은 태초 한 여인의 ‘발짝소리’로부터 시작되었다. 숲에서 나고 자란 원시의 한 여인과 그녀를 쫓는 문명의 남자들, 그리고 여인을 구원하기 위해 양떼를 포기한 어느 목동, 세 존재가 그려내는 쫓고 쫓기는 발짝 소리를 따라 풀들이 눕고 나뭇가지가 꺾인다. 그들의 거칠거나 다급한 숨소리가 지나간 곳에 길이 열리고, 아이들이 자라고 길은 진화를 거듭하여왔다. 이 소설은 문명의 고달픈 여정에 대한 인류사적 질문이다.
* 거미의 집
죽기 전에 자신의 모든 시를 거두어들여 지상에서 소거시키기를 갈망했던 한 노 시인의 여정을 뒤좇는 거미의 집은 시를 소재로 삼았지만 실상은 문학 언어의 생성과 소멸에 관한 탐구이다. 살아생전 108편의 시를 남겼던 시인 B는 죽기 전 자신의 시를 모두 거두어들여 없애는 작업을 한다. 그가 죽은 뒤 딸에 의해 계속되던 그 작업은 마지막 한 편의 시를 남겨 둔 채 젊은 평론가에 의해 실체가 세상에 드러난다. 잘 나가는 평론가로 활동하다가 갑자기 절필을 선언한 화자와 시인 B, 시를 부수는 작업에 동원된 굴삭기 기사 C는 각각 비평가와 시인, 독자를 상징하기도 한다. 평론가들에 의해 본질과 다르게 화려한 수식어를 얻었던 B의 시어들은 굴삭기 삽날 앞에서 아무런 가치도 없이 파괴된다. 그 자리에 남은 것은 언어에 대한 절신한 탐구가 아니라, 덧없는 욕망의 파편뿐이다.
*옴, 바라마타리아
옴바라마타리아는 대필작가의 시선으로 한 종교가 어떻게 만들어지고 신도들에게 신화로 자리 잡게 되는지 그 진리의 허구성과 아이러니를 들여다 본 작품이다. 국내 출판계에서 손꼽히는 대필작가인 화자는 어느 날 ‘지리산 도령’의 부인으로부터 막 태동하기 시작한 신흥 종교 단체의 경전 집필 작업을 의뢰 받는다. 현란한 솜씨로 한 종교의 기원을 세워주고 뼈대는 갖추는 데 일조하지만, 화자는 작업이 완료된 뒤 높은 보수의 제안에도 불구하고 그곳을 떠난다. 그들의 숭고함으로 포장한 신성함이 한 개인의 다사다난한 일상보다 보잘것없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신흥종교 교단을 모델로 했지만, 실상은 기성종교 모두에게 던지는 작가의 질문이 아닐까.
*존재와 이미지, 혹은 사랑에 관한
존재와 이미지, 혹은 사랑에 관한은 대기업 미술관 지하창고에 처박혀 평상 맹아로 살아가야 하는 미술품들을 통해 예술작품의 존재 가치와 의미를 생각해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화자는 관장 ‘친구의 아들’이라는 믿을 수 있는 신분으로 인해 유명 대기업 미술관의 비밀 별실 관리자로 임명 받는다. 그가 하는 일은 관장과 몇 사람만이 알고 있는 그 방을 관리하며 습도와 온도를 맞추어주고 이따금씩 방문하는 회장과 관장(사모)를 위해 고개를 숙이는 일이다. 그러던 어느 날, 이 비밀 지하창고에 아주 특별한 관람객이 찾아온다. 회장의 특별 지시로 비밀창고에 들어온 여인은 리히텐슈타인의 <행복한 눈물> 앞에서 발이 멈추고, 이후 틈만 나면 그 그림을 보기 위해 지하로 내려온다. 묘령의 여인에게 호기심이 생긴 ‘나’는 어쩌면 목숨을 걸어야 할 수도 있는 위험천만한 거래를 제안한다…….
*라빠빠
라빠빠는 모국을 떠나 어느 날 불현 듯 외국의 정체모를 공간으로 유배된 남자가 언어가 뒤섞인(혹은 존재하지 않는) 모호한 세계 속에서 겪는 불행한 욕망의 종말을 그리고 있다. 남미의 어떤 장소를 상징화하고 있지만 실제로 이 소설이 펼쳐지는 공간은 우리 주변 어디에도 있고 어디에도 없는 곳이다. 부정한 짓을 저지른 것으로 의심되는 아내를 모텔 창밖으로 내던진 뒤 숨어들어간 공간, 그곳에서 남자는 뜻밖에도 아내를 다시 만난다. 이 상황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답은 ‘라빠빠’라는 주술적인 의식어 속에 숨어 있다. 라빠빠는 삶과 죽음의 경계를 이어주는 상징적인 언어이자, 신의 음성이기도 하다. 신은 매번 우리에게 두 가지 선택지를 강요한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은 주인공이 처한 두 가지 선택지를 따라가다가 자신 앞에 놓인 새로운 질문과 마주하게 될 것이다.
*아르헨티노를 위하여
스탠드 업 코미디 형식으로 쓰여진 아르헨티노를 위하여는 백악기에 사라진 초식공룡 아르헨티노사우스를 현실 공간으로 불러내며 시작된다. 아내를 사고로 잃고 혼자 남겨진 공간에서 만화영화의 외주삽화를 그리며 살아가던 주인공은 연속으로 반복되는 수천, 수만 장의 그림 속에서 현실과 비현실이 비틀어지는 공간 속에 던져진다. 그 틈 속에서 발견한 생물이 바로 영화관을 탈출한 아르헨티노 사우르스다. 줄거리는 아르헨티노 사우르스를 자신의 아파트에서 기르기 위해 행정적인 절차를 마무리하려는 주인공의 엉뚱한 사투를 그리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이 스탠드 업 코미디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은 자본주의의 노예가 되어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살아갈 수밖에 없는 지리멸렬함에 대한 의문이다. 물질화된 프레임 속에서 인간 본래의 정체성은 잃은 채 수많은 연속 삽화의 한 장면처럼, 이 거대한 세상의 배경으로 존재하고 있지 않은가, 에 대한.
*어둠은 어떻게 증식하는가?
어둠은 어떻게 증식되는가는 화려한 조명 속에 부동자세로 서있던 마네킹이 밤마다 탈출을 꿈꾸는 이야기로, 어둠과 빛 속에서 하나의 이야기가 어떻게 탄생하고 소멸하는지를 알레고리로 보여주는 작품이다. 늘 어둠 속에서 웅크린 지하상가, 공휴일을 맞아 문을 닫은 그 어둠침침한 공간으로 죽은 오빠의 장례식에 가기 위해 길을 나섰던 한 여자가 거짓말처럼 스며들어온다. 그리고 우연처럼 지하상가를 활보하는 또 다른 존재를 목격하고 뒤를 좇게 되는데, 그 모든 장면은 경비실의 CCTV에 흔적을 남긴다.
*마트의 왕
마트의 왕은 어느 날 대형마트 속에 혼자 고립된 블랙컨슈머가 겪게 되는 위기의 상황을 컴퓨터와 인간의 소통을 통해 관찰해나가는 작품이다. 어느 순간부터 독자는 책을 읽는 게 아니라 기계화된 목소리인 매장의 안내방송과 컴퓨터 기계음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듣게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어느 덧 현대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공간이 된 거대한 대형마트와 그것에 종속되어 버린 현대인들, 이 소설은 단순히 마트를 벗어나라고 외치지 않는다. 마트는 거대한 환상이고, 인간이라는 존재도 어차피 그 환상 속의 일부다. 이 작품은 우리에게 외친다. 이것은 놀이다. 단지, 즐겨라!
기본정보
ISBN | 9788939230101 |
---|---|
발행(출시)일자 | 2017년 07월 31일 |
쪽수 | 284쪽 |
크기 |
130 * 188
* 16
mm
/ 295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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