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범연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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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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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리학적 이상사회를 구상한 200여 년의 여정이 담긴 『홍범연의』
17세기 영남 지역의 대표적인 유학자 존재(存齋) 이휘일과 갈암(葛庵) 이현일은 “나라가 큰 병을 앓고 있다”라고 진단하며, 동양 고대의 정치·경제·문화를 간결하게 정리한 고전인 『홍범』을 조선의 실정에 맞춰 새로 쓰기로 결심하고 『홍범연의』 편찬을 시작한다. 두 사람은 바로 간행할 수 있을 만큼 완성도 높은 원고를 집필해냈지만, 후학들에게 이를 면밀하게 검토하고 발전시켜 완성해달라고 요청한다. 이후 영남 지역의 유학자들은 그들의 뜻을 받아 변화하는 시대에 맞춰 내용과 구성에 관해 치열하게 토론하여 1863년 『홍범연의』를 펴낸다. 『홍범연의』의 내용 중 이상사회의 모습을 그려볼 수 있는 핵심은 성군이 갖춰야 할 마음가짐의 표준을 이야기한 「황극(皇極)」 편, 예치사회를 이룩하기 위한 제도를 정리한 「팔정(八政)」 편, 그리고 백성들의 삶을 보장하는 균분(均分)·항산(恒産) 제도와 화폐개혁론에 있다.
이 책의 총서 (21)
작가정보
충남대학교 국사학과 부교수
국민대학교에서 「영조대 탕평파의 국정운영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조선후기 탕평파와 국정운영』 『경기도의 세거성씨』 『공公, 천하의 기준이 되다』 외 다수의 저서가 있으며, 「영조 어제훈서류의 현황과 가치」 「조선후기 공신 녹훈의 정치적 배경」 「17세기 중반 홍여하의 정치 활동과 정치운영론」 등 다수의 논문이 있다.
한국학중앙연구원 전임연구원
한국학중앙연구원 한국학대학원에서 「16세기 조선의 下學論 硏究 - 南冥 曺植과 來庵 鄭仁弘을 중심으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논저로 「물러남(處)의 정치학: 유자(儒者)와 국가권력, 그 적절한 거리(距離)의 모색-조선 중기 남명 조식의 출처(出處)를 중심으로-」 「실(實)/허(虛) 개념으로 본 덕계 오건의 정치사상: 허위의 시대를 살아간 한 지식인의 고민과 실천」 『합천지역의 남명학파』 외 다수가 있다.
한국국학진흥원 전임연구원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남계 박세채의 『범학전편(範學全篇)』 연구」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주로 조선시대 홍범(洪範) 관련 자료를 연구하고 있다. 논저로 「박세채 『範學全篇』의 판본과 구성 고찰」 「낙저 이주천 「신증황극내편(新增皇極內篇)」의 특징과 가치」 「『홍범황극내편보해(洪範皇極內篇補解)』의 판본과 이순(李純)의 상수역학」 등이 있다.
한국국학진흥원 전임연구원
한국학중앙연구원에서 「조선시대 관음신앙 관련 불서 간행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논저로 『17세기 조선 로열패밀리의 결혼』(공저) 『17세기 조선 왕실 가족의 혼례 - 가례등록·명안공주가례등록』(공역) 「장서인(藏書印)을 통해 본 모의(毛扆) 교정본 『고려도경』과 건도본 『고려도경』의 관계」 「도자 기술에 대한 오주(五洲) 이규경(李圭景)의 이용후생적 관점 고찰」 「전근대기 동아시아 4국 인쇄술의 보급 과정과 문화 동인(動因) 고찰」 「고려시대 보살계 수계의식을 위한 경전 보물 제1407호 『범망경보살계본(梵網經菩薩戒本) 및 수보살계법(受菩薩戒法)』의 재조명」 등이 있다.
목차
- 책머리에
1장 『홍범연의』의 이상국가론
머리말 | 현실 인식과 유신론 | 『홍범연의』의 편찬과 구성 | 『홍범연의』의 국가론 | 맺음말
2장 『홍범연의』의 사상사적 특징에 대한 연구 -「황극」 편과 「삼덕」 편을 중심으로
서론 | 정치사상의 한 분석틀로서 수기/치인 | 『홍범연의』 「황극」 편과 「삼덕」 편의 구성과 특징 | 17세기 경세사상의 지형과 『홍범연의』 | 「황극」 편의 내용적 특징 | 결론
3장 『홍범연의』의 구성과 주자학적 특징 - 「계의」를 중심으로-
들어가며 | 저술 의도와 존고적 성격 | 주자학적 관점이 반영된 주석-「계의」를 중심으로 | 결론
4장 『홍범연의』의 찬집과 교정 그리고 간행 -212년의 여정
서론 | 존재와 갈암의 찬집 | 밀암의 교감 | 냉천과 대산의 교감 | 갈암의 관작 회복과 『홍범연의』 간행 | 결론
5장 17세기 화폐 유통 시도와 『홍범연의』의 화폐론
머리말 | 『홍범연의』 속 화폐의 유용성 | 17세기 조선의 화폐 발행 논의와 한계 | 상평통보의 발행과 성공 요인 | 화폐 정책의 문제와 『홍범연의』의 논의 | 맺음말
책 속으로
『홍범연의』 서술의 중심은 제5주 황극이다. 황극 앞에 네 가지인 오행, 오사, 팔정, 오기는 건극建極을 위한 것이고, 삼덕, 계의, 서징, 오복육극은 황극에서 나온 것들이라고 하였다. 그런 만큼 『홍범연의』의 황극을 중심에 놓고 이해해야 한다. 황극은 임금이 인간으로서의 도리가 되는 표준으로, 표준을 세우는 것은 개인적 차원인 수기가 아닌 제도적 장치를 통해 통치행위를 할 것을 강조하였다. 이런 제도적 장치를 담고 있는 것이 3주 팔정이다. 팔정에서는 먼저 제사와 빈례 등을 통해 예치사회를 이루고, 학교 등을 통해 교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어 왕도정치에 중요한 먹을거리의 문제를 제기하며, 정전井田을 행할 수는 없으나 이에 준하는 균분均分과 항산恒産을 추진하였다. 농사를 권장하면서 식량 비축을 늘리고 수리 공사를 일으키며 절약하는 사회를 제기하였고, 백성들과 이익을 다투지 않아야 한다고 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군사제도는 병농일치적인 부병제를 이상적으로 제시하였다. _17p
『홍범연의』 서술의 중심은 제5주 황극이다. 황극 앞에 네 가지인 오행, 오사, 팔정, 오기는 건극建極을 위한 것이고, 삼덕, 계의, 서징, 오복육극은 황극에서 나온 것들이라고 하였다. 그런 만큼 『홍범연의』의 황극을 중심에 놓고 이해해야 한다. 황극은 임금이 인간으로서의 도리가 되는 표준으로, 표준을 세우는 것은 개인적 차원인 수기가 아닌 제도적 장치를 통해 통치행위를 할 것을 강조하였다. 이런 제도적 장치를 담고 있는 것이 3주 팔정이다. 팔정에서는 먼저 제사와 빈례 등을 통해 예치사회를 이루고, 학교 등을 통해 교화를 이루어야 할 것이라고 하였다. 이어 왕도정치에 중요한 먹을거리의 문제를 제기하며, 정전井田을 행할 수는 없으나 이에 준하는 균분均分과 항산恒産을 추진하였다. 농사를 권장하면서 식량 비축을 늘리고 수리 공사를 일으키며 절약하는 사회를 제기하였고, 백성들과 이익을 다투지 않아야 한다고 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군사제도는 병농일치적인 부병제를 이상적으로 제시하였다. _50~51p
유학은 군주의 덕으로 감화시키는 정치를 이상적으로 삼고 있다. 그런데 문제는 군주의 덕이 어떻게 드러나야 하는지는 생략되어 있다는 점이다. 궁중 속에서 아무리 덕이 있는 군주가 있다고 한들 이것이 어떤 유위有爲한 정치를 통해 드러나지 않는다면 백성들은 그 군주가 덕이 있는지 없는지를 판단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런 점에서 『홍범연의』에서는 군주의 덕은 제도를 통해 세상에 드러나야 한다고 말한다. 그를 위하여 왕후, 세자, 직관 등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 먼저 천자뿐만 아니라 왕후 또한 국가 질서를 유지하는 중요한 존재임을 말한다.
_96~97p
『홍범연의』의 구성은 기본적으로 홍범구주의 조목을 뼈대로 삼고, 경經과 전傳으로 구분하여 자료를 인용하였다. 경에는 성인의 경세를 서술한 경서의 내용이 인용되었고, 전에는 한당대 주소와 주희를 비롯한 송대 학자들의 주석이 인용되었다. 이 가운데 한당의 주소는 성인의 경세를 고증하는 자료로 활용되었으며, 송대 학자들의 견해는 한당의 주소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거나 역사적 사례를 거론할 때 인용되었다. 이러한 자료의 활용은 『홍범연의』의 존고적인 성격을 잘 보여 준다.
반면 세부 구성에서는 주자학적 관점이 분명히 드러난다. 특히 「황극」의 구성은 황극을 군주가 표준을 세우는 과정으로 이해하고 황극을 중심으로 앞의 4주와 뒤의 4주를 구분한 주희의 황극 해석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오행」과 「오사」 역시 주희의 견해가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으며, 다른 장에 배치된 주희 혹은 송대 학자의 견해 또한 한당의 주소를 그대로 수용하지 않고 주자학의 관점에서 「홍범」을 읽어야 함을 드러내고 있다. _141p.
사실 죽음은 개인적 사건일 뿐만 아니라 사회적 사건이기도 하다. 한 사람의 죽음은 그가 생전에 어떠한 역할을 담당했든 간에 자신이 속했던 공동체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상실의 슬픔은 살아남은 구성원들에게 정신적 충격을 줄 뿐만 아니라, 공동체의 운영에서도 떠나 버린 이가 담당했던 사회적 역할에 공백이 발생하게 된다. 곧 살아남은 공동체 구성원은 떠나 버린 이로 인해 이전과는 완전히 다른 삶을 살 수밖에 없다.8 그렇다. 한 사람의 죽음은 살아남은 이들에게 ‘새로운 공동체’를 구성하는 과제가 요청되는 것이다. 이 ‘새로운 공동체’ 는 안정적 유지를 위해 떠난 이가 수행했던 사회적 역할을 살아남은 이에게 새롭게 부여해야 한다. 더불어 살아남은 구성원의 정신적 안정을 위해 사별에 의한 상처를 아물게 하는 장치를 마련해 주어야 한다. 류의목이 부친과 사별 후 가족 공동체에서 자기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하였다는 사실은, 안동의 풍산 류씨豊山柳氏 겸암파謙巖派 문중이 ‘새로운 공동체’를 건강하게 구축하였음을 보여 주는 것이다. 이는 곧 그 집안 전체가 이 사별의 아픔을 건강하게 극복하였다는 것으로, 그 점에서 『하와일록』은 죽음으로 인한 문중의 위기와 극복의 이야기라고 할 수도 있다. _188p
『홍범연의』에서 저자는 화폐에 관해 우호적 입장을 일관되게 유지하고 있다. 다만, 실물화폐보다는 금속화폐를 사용하는 것이 백성에게 유리하다고 판단하였다. 곡식이나 옷감을 화폐로 사용할 경우, 실생활에 먹고 입어야 할 물품이 부족해져 농민들의 삶이 궁핍해질 수 있었다. 또한 각종 병장기나 농기구에 주재료로 사용되는 철보다는 상대적으로 활용 범위가 좁은 구리가 동전에 적합하다고 보았다. 동전은 화폐로 사용되지만, 그 사용 목적은 철저히 교역의 편의를 제공하고, 물가를 조절하는 기능에 국한되었다. 흉년이 들어 농산물의 가격이 급등했을 때 정부가 가진 동전을 다량 방출하여 물가를 낮춰 농민 부담을 줄여 주는 것이 동전의 역할이라고 본 것이다. 따라서 개인이 동전을 다량 소유하여 이익을 취하거나 정부가 부세제도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행위는 경계하였다. _239p
출판사 서평
“고요한 무위의 마음으로 탕평한 도를 갖추라”
대동사회론(大同社會論)의 실현 방법을 그리다
유교에서 제시하는 전통적인 이상사회는 대동사회(大同社會)로, 모든 재부(財富)를 전체 사회 구성원이 공유하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재부를 공유하면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주어진 본문에 따라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기여하면 자신이 공유하고 있는 사회 전체의 이익이 증대되므로, 개개인이 자연스럽게 사회의 이익을 위해 역량을 발휘한다고 본다. 개별 사회 구성원은 성별, 나이, 사회의 수요에 따라 알맞은 일을 부여받아 이를 성실하게 수행하고 통치자는 공동체의 이익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 즉 전체 사회 구성원이 단결하고 사랑하며 성실하게 자신의 본분을 다한다면 행복이 충만한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한다.
『홍범연의』는 대동사회를 구축할 수 있는 구체적 방법들을 탐구한다. 먼저 「황극」 의리와 시비를 중시하면서 이를 위해 군주의 자기 수양을 강조한 주자의 인식을 바탕으로 임금이 가져야 할 마음가짐을 서술한다. 임금은 ‘인간으로서의 도리’를 보여주는 존재이자 자기 수양의 표준이 되어야 하며, 통치 행위를 통해 자신의 덕을 드러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고요한 무위의 마음 상태로 중정(中正)을 지켜 탕평한 도를 갖춰야 한다. 다만 통치 행위는 임금의 덕성으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제도에 바탕을 두는데, 이를 구체적으로 서술한 것이 「팔정(八政)」이다. 예(禮)의 근간이 되는 제사와 백성을 교화하는 교학으로 예치사회의 기반을 세우는 것을 중요하게 보았으며, 당시 백성들에게 가장 중대한 문제였던 농사와 군역 제도에 관해서도 자세하게 기술한다. 농경지를 구획해 분배하는 정전(井田)을 행할 수는 없어도 이에 준하는 균분과 항산을 추진하고, 식량 비축을 늘리고 농업용수를 다스리는 수리(水利) 공사를 활발하게 일으켜 절약하는 사회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대동사회론과 마찬가지로 백성들에게 중요한 것을 보장하여 서로 이익을 다투지 않게 만드는 것이 올바른 통치라고 보았으며, 농민 중에 군인을 뽑아 농한기에 군사훈련을 하고 조세를 면제해주는 병농일치적 부병제를 이상적 군사제도로 삼았다.
“농사와 길쌈이 재화의 근본이다”
백성 중심의 화폐론을 펼치다
『홍범연의』 편찬이 시작될 무렵에는 이미 화폐가 사용되고 있었으나, 화폐 제도에는 다양한 문제가 있었다. 경제 구조가 농업 중심이었던 조선에서는 쌀이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재화였으나, 사용가치를 지니면서 무게가 가벼워 실용적인 포목이 실물화폐로 기능하고 있었다. 그런데 몇 번의 전쟁을 치르면서 조정의 재정 상황이 악화되자 부족한 재정을 확충하기 위해 화폐 제도를 도입해 다양한 정책을 시도해 왔다. 그러나 백성들은 사용가치가 없는 금속화폐(동전)를 신뢰하지 않았는데, 이로 인해 화폐가 보편적으로 사용되지 않자 세금을 동전으로 징수해 백성들에게 동전 구매를 강제했다. 또한 실물화폐와 달리 동전은 개인이 많은 양을 축적하기 용이했고, 부익부빈익빈이 심해지고 생필품의 물가가 폭락·폭등하는 문제가 반복되었다.
『홍범연의』는 이러한 화폐 제도의 문제를 면밀히 분석하며 화폐론을 펼친다. 먼저 화폐의 기능을 철저하게 물가를 안정시키는 것으로 한정하고, 동전의 가치는 정부가 고정하지 않고 시장의 유통량에 따라야 한다고 보았다. 또한 화폐 정책의 목표는 재정 확충이 아니라 화폐의 유통량을 조절해 백성들에게 중요한 재화(농산물, 포목 등)의 가치를 적정한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라고 역설했다. 세금을 동전으로 납부하는 것에도 회의적이었는데, 관청에서 만들 수 있는 동전의 가치가 풍흉에 따라 결정되는 농산물의 가치보다 유동적이어서 백성들이 피해를 볼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처럼 『홍범연의』는 재정 확보라는 국가의 입장에서 실행되었던 화폐 제도의 중심에 백성의 삶을 두었다.
『홍범연의』는 조선을 대표하는 경세서이자 백성을 위한 유학자들의 오랜 고민이 만들어낸 성리학적 이상국가론의 정수이다. 학문과 경전에 매몰되지 않고 200여 년의 역사를 반영하여 지극히 현실적인 국가론을 펼쳤다. 이를 통해 성리학적 이상국가론의 발전 과정을 이해하고 ‘백성(국민)이 행복한 국가’를 위해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그려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역사적 가치가 깊다고 할 수 있다.
기본정보
ISBN | 9791167373793 | ||
---|---|---|---|
발행(출시)일자 | 2023년 12월 08일 | ||
쪽수 | 248쪽 | ||
크기 |
153 * 223
* 21
mm
/ 574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국학자료 심층연구 총서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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