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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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지막 장을 덮고 나면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하는 치매 소설
며느리가 실랑이 끝에 시어머니를 밀쳐 머리에 피를 흘려 병원으로 실려 가게 만들고, 노인학대 혐의로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는 첫 장면부터 작가는 독자들에게 강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며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로 독자들의 궁금증을 끌어낸다.
평범한 치매 가족의 이야기처럼 보이는 현실적인 주제를 다루면서도 예상치 못한 전개와 반전이 있는 구성, 다층적이고 흥미진진한 이야기 전개를 보여주며 독자들을 끊임없이 소설 속으로 끌어당기는 매력을 지닌 작품이다.
『디멘시아 문학상』은 치매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치매로 인해 고통받는 환자와 보호자들의 사회적 이해와 공감을 촉진하고, 치매와 돌봄에 대한 인식을 높이며 치매 환자와 그 가족들에게 문학을 통해 따뜻한 지지와 관심을 제공하기 위해 2017년부터 치매전문 인터넷신문사인 ‘디멘시아뉴스’에서 주관하는 문학 공모전으로, 2023년 현재 제8회 공모전이 진행중이다.
작가정보
목차
- 과거의 굴레 심사평 4
의심과의 전쟁 8
갈등 24
안으로 굽는 팔 39
황금반지 52
오해와 진실 68
아픈 기억 83
벽 98
검은 벌레 114
문제아 129
과거의 굴레 144
봄꽃 157
수상소감 166
책 속으로
그날, 시어머니를 밀치지만 않았어도 그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 p.8 '의심과의 전쟁'
오늘도 전쟁이다. 날마다 겪는 일이다. 시어머니는 또 뭔가를 잃어버렸다고 아우성이다.
- p.31 '갈등‘
여전히 시어머니와의 갈등은 매일 전쟁의 연속이었다. 아무리 뒤집어 좋은 쪽으로 생각해 보려 해도 끝이 보이질 않는다. 그렇다고 친정 엄마처럼 병원에 모실 수도 없다. 남편은 병원 얘기만 꺼내도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였다.
- p.39 '안으로 굽는 팔‘
엄마는 여전히 정신이 온전하지 못했다. 어느 때는 정상인처럼 말하고 행동했지만 가끔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변하기도 했으니까. 나는 암담한 심정으로 침상에 누워 잠들어 있는 엄마의 얼굴을 한참 동안 물끄러미 바라봤다.
- p.52 '황금반지‘
친정 엄마의 병상 생활, 간병인을 괴롭히며 침상에 대소변을 보고 또 그것을 주물럭거리며 고함치던 모습이 단 한순간도 뇌리를 떠나지 않는다.
“이년들이 내 똥을 더럽다고 피해? 너희들 먹는 게 전부 똥인데 왜 똥이 더러워? 네년들은 똥 보다 더 더러워! 가진 거 없다고 사람을 우습게 여기고 무시하고 맨날 뒷구멍으로 흉이나 보고. 에이, 몹쓸 년들!”
- p.60 '황금반지‘
시어머니는 언젠가부터 나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이유는 잘 알 수 없었다. 다만 내 생각으론 시어머니의 이상한 증상, 바로 치매기가 있고부터 아닌가 싶다. 물론 일방적이긴 했지만 나는 분명하다는 확신을 갖고 시어머니를 바라봤고 시어머니는 오히려 나를 정신에 이상이 있다며 늘 색안경을 쓰고 바라보는 듯싶었다.
- p.74 '오해와 진실‘
재빠르게 여자가 요구하는 돈을 건네주고 달리듯 여자의 눈을 벗어났다. “미친년, 뭐 저런 게 다 있어.” 여자의 목소리가 내 등 뒤에서 아련히 들려왔다. 더딘 발걸음이 아무리 내디뎌도 제자리걸음인 듯싶다.
- p.80 '오해와 진실‘
내 걱정은 얼마 되지 않아 곧 현실로 다가왔다. 모처럼 딸네 집을 찾아온 친정 엄마가 시어머니와 이런저런 얘기를 주고받으며 웃음꽃을 피우고 돌아간 다음부터 시어머니의 표정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괜한 트집을 잡고, 사사건건 문제를 삼고, 뭐든 네 것 내 것 가리며 챙기는 것이었다.
- p.90 '아픈 기억‘
베란다 밖 하늘에 별들이 촘촘히 박혀 있다. 하나둘 헤아려 봤다. 나도 별이 되고 싶다. 짧은 소망이 가슴을 더욱 시리게 했다. 별 하나, 별 둘, 그렇게 밤은 새벽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 p.97 '아픈 기억‘
시어머니의 병명이 뭘까 궁금하기도 하고 어떤 말이 의사의 입에서 흘러나올지 사뭇 긴장되기도 했다. 조금 시간이 흐른 후 드디어 의사가 입을 열었다. ··· “알츠하이머병입니다.”
- p.145 '과거의 굴레‘
출판사 서평
- 평범한 치매 가족의 이야기처럼 시작되지만, 예상치 못한 이야기 전개로 독자들에게 호기심과 반전의 놀라움을 선사하는 소설
- 한 여성의 가족사 속에 감춰졌던 상처와 아픔, 그 속에서 피어나는 치유와 화해를 통한 가족애의 근본을 보여주는 작품
〈과거의 굴레〉는 치매 증상을 보이는 듯한 시어머니와 며느리 사이의 갈등이 최고조에 달했을 때 발생한 우발적인 사건으로부터 이야기가 시작된다는 점에서 평범한 치매 가족을 소재로 한 것처럼 보이지만, 예상치 못한 전개와 반전이 숨겨진 플롯, 다층적인 이야기 전개와 캐릭터의 발전을 통해 독자들을 끊임없이 소설 속으로 끌어당기는 매력을 지닌 작품이다.
어린 시절 겪었던 아픈 기억에 갇혀 상처를 안고 살아오며 오랜 시간 트라우마에 고통 받으며 하루하루를 견디어 온 여인. 굴곡진 가정사와 내밀한 아픔을 있는 그대로 포용한 듬직한 남편을 만나 행복한 결혼 생활을 꿈꾸지만···, 치매에 걸려 오랜 시간 병상에 누워 있는 친정 엄마를 돌봐야 하는 고단함과, 함께 사는 시어머니 역시 치매 비슷한 증상을 보이며 자신을 괴롭히고 의심하고 있다는 생각에 힘든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는 며느리가 주인공이다.
작가는 자신은 치매 환자가 아니라고 우기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와의 충돌과 그로 인해 발생하는 일련의 사건들을 통해 드러나는 가족 간의 갈등을 생생하게 보여줄 뿐만 아니라, 이 과정에서 주인공의 감정과 친정 엄마, 계부, 남편, 시어머니 등 주변 인물과의 관계와 심리를 섬세하게 묘사한다.
치매 환자가 있는 가족이 겪는 일상의 어려움과 고됨 속에서도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과거의 아픔과 상처, 현실의 어려움과 갈등을 극복하며 이해와 지지 속에 근본적인 치유와 화해를 만드는 가족애를 보여주는 이야기는 독자들에게 따뜻한 울림과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 심사평
‘치매 증상에서 기인한 60대 시어머니와 30대 며느리 사이의 갈등과 일련의 사건을 통해 며느리의 과거 아픔, 이해, 가족의 화해가 이루어지는 서사와 치매에 대한 작가의 사유가 더해진 작품’ - 김은정(경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
기본정보
ISBN | 9791197167980 |
---|---|
발행(출시)일자 | 2023년 10월 25일 (1쇄 2023년 10월 20일) |
쪽수 | 176쪽 |
크기 |
128 * 189
* 15
mm
/ 360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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