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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령, 추방당한 신들

양장본 Hardcover
하인리히 하이네 저자(글) · 태경섭 번역
회화나무 · 2021년 03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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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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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주의에 의해 매도당한 인간적 본능의 권리를 복권하려는 시도
프랑스 혁명이 기독교적 정신주의가 지배했던 중세의 종언을 선언하자, 하이네는 물질적 풍요와 향락에 대한 인간의 본능적 욕망이 정당한 대접을 받는 사회가 도래하기를 기대했다. 현대 사회의 특징이 물질문명이라면 정말 하이네의 희망은 이루어진 것일까? 아닐 것이다. 하이네라면 물질만능주의는 감각이 아니라 왜곡된 정신의 또 다른 월권이라고 주장할 것이다. 고대 세계가 감각주의를 유지할 수 있었던 것은 인간이 자신에게 솔직했기 때문이었다. 정말 플렉스(flex)는 솔직한 자기표현인가? 황금만능주의야말로 현대를 특징짓는 정신주의적 표현이 아닐까? 어쩌면 금수저와 흙수저는 귀족ㆍ평민(거인과 난쟁이)의 다른 표현일지도 모른다. ?정령?은 이에 대한 답을 함축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하인리히 하이네

Heinrich Heine(1797~1856)

독일의 시인이자 에세이 작가, 비평가이다. 유년 시절 프랑스의 진보적 혁명 정신에 영향을 받은 하이네는 자유와 평등의 원리에 헌신했고, 모든 억압적이고 반자유주의적인 경향들을 혐오했다. 하이네는 권력을 가지고 손쉬운 방법으로 착취를 하며 이를 진보라는 이름으로 정당화하는 문제들을 외면하려는 유혹에 예술가들이 굴복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하이네는 자신의 삶과 저작 속에서 자유와 평등, 연대라는 자유주의적 이상과 모든 인민이 존엄성을 가지고 자신의 삶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사회 질서를 요구했던, 억압받는 인민들의 열렬한 옹호자였다. 1831년 하이네는 파리로 이주했지만, 1835년 프러시아 정부와 독일 연방의회가 그를 비롯한 ‘청년독일파’의 저작에 대해 출판 금지 명령을 공표하자 독일로 돌아가지 못하고 1856년 파리에서 생을 마감했다. 하이네는 언제나 논쟁적인 인물이었지만 죽을 때까지 독일 대중들을 매료시켰던 독일의 위대한 작가이자 지성이었다. 주요 작품으로는 시집 『노래의 책』, 『신시집』, 『로만체로』와 서사시 『독일, 어느 겨울 동화』, 『아타 트롤, 한여름 밤의 꿈』, 산문집 『여행 화첩』, 『프랑스의 상황』, 『낭만파』, 『독일의 종교와 철학의 역사에 대하여』, 『정령』, 『루테치아』 등이 있다.

번역 태경섭

고려대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했으며, 서울대 대학원 독어독문학과에서 「미적 가상과 예술의 자율성」이라는 논문으로 석사 학위를 받았다. 번역서로 『무지의 사전』(살림, 2008), 『전염병과 역사』(공역, 모티브북, 2009), 『세이렌』(부북스, 2009), 『헤겔』(공역, 길, 2015), 『독일의 종교와 철학의 역사에 대하여』(회화나무, 2019) 등이 있다.

목차

  • 정령
    추방당한 신들
    디아나 여신

    옮긴이 후기
    한국어판 편집자 해제

    하인리히 하이네 연보
    찾아보기

책 속으로

p.10 그녀를 묻으면서 사람들은 노래했다. “아래로 들어가, 아래로 들어가. 세상은 너에게 고통이고, 너는 고통스러운 세상을 더 이상 쫓지 않아도 돼.”

p.13 이 난쟁이에 대한 전설은 거인에 대한 전설과 유사하며, 이 두 가지 전설은 한때 다소간 평화롭게 이 땅에 살다가 지금은 사라진 두 개의 상이한 종족이 존재했음을 암시한다.

p.35 이 노래는 스칸디나비아의 밤처럼 무섭고 섬뜩하며 음침하지만, 또한 그 속에는 사랑이 빛나고 있다. 이 사랑은 생생한 달콤함과 불타오르는 심정에 있어서 비할 바가 없으며, 활활 불타오르다가 마침내 북극의 빛처럼 솟아올라서는 격정적인 빛으로 온 하늘을 뒤덮는다.

p.47 이교의 시대에는 공중을 날 수 있는 공주들과 귀족의 여성들이 있었다고 한다. 그 당시에 고상한 행위로 여겨지던 이러한 마법이 후에 기독교의 시대에는 마녀의 혐오스러운 행위로 간주되었다.

p.52 그들은 놀란 가슴을 가라앉힐 때까지 몇 잔의 술을 비워야만 했다. 칼 대장장이는 “부엉이는 세상에서 가장 영리한 새이고 마땅히 지혜의 상징으로 여겨야 한다”고 엄숙하게 다짐을 했다.

p.59 그리고 악마는 교황을 데리고 가면서 웃으며 교황의 귀에 대고 “너는 내가 논리학자라는 것을 생각지도 못했을 거야”라고 속삭였다.

p.60 악마는 세속적 화려함과 감각적 기쁨, 육체성의 대표자일 뿐만 아니라 인간 이성의 대표자이기도 하다. 왜냐하면 인간 이성은 물질의 권리를 옹호하기 때문이다

p.86 위대한 왕(솔로몬 왕을 뜻한다)의 숭고한 시 다음으로 비너스와 탄호이저 사이의 대화보다 더 불타는 사랑의 노래를 나는 알지 못한다. 이 노래는 마치 사랑의 전쟁과 같으며, 그 속에서는 붉디붉은 심장의 피가 흘러나온다.

p.120 거처도 먹을 것도 없었던 이 가련한 망명자들의 대부분은 이제 일용할 양식을 구하기 위해 도시의 막노동일을 구해야만 한다. 이러한 처지에서 신성한 숲을 빼앗긴 몇몇 망명자들은 이제 우리 독일에서 벌목꾼으로 하루벌이를 하고, 신의 음료 대신에 맥주를 마신다.

p.148 종교의 위안이 너에게 도움이 될까! 지상의 모든 위대한 것들에는 눈에 띄지 않는 쥐들이 달라붙어 있다.

출판사 서평

정신주의에 의해 매도당한 인간적 본능의 권리를 복권하려는 시도

기독교가 지배했던 중세는 정신주의적인 시대였다. 하지만 프랑스 혁명은 정신주의의 지배가 끝났다는 사실을 일깨워주었다. 이를 능동적으로 의식한 하이네는 감각주의의 복원을 새 시대의 대안으로 내세웠다. 기독교의 원리이자 중세의 규범이었던 정신주의는 물질과 감각, 인간의 욕망을 악으로 보아 단죄하고 정신의 권리만을 긍정적으로 인정하려 한다. 하이네는 감각주의를 정신주의의 이러한 월권에 대한 저항이라고 정의한다. 그리고 감각주의는 정신을 부정하려는 것이 아니라 정신주의에 의해 매도당한 인간적 본능의 권리를 복권하려는 시도라고 강조한다.

오늘날 한국 사회를 지배하는 가장 큰 화두는 특권에 대한 반감일 것이다. 진보진영은 보수진영이 가졌던 특권을 거부했지만, 젊은이들은 진보와 보수를 가리지 않고 구세대의 특권에 강한 반감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나 특권 내지 기득권에 대한 저항이 반드시 올바른 길을 보여주는 것은 아닐 수도 있다. 정말 플렉스가 솔직한 자기표현일까? 계몽주의가 유미주의를 넘어 탐미주의로 타락했던 것처럼 플렉스는 부자가 아니면 부자처럼 보이자는 허무적 발상일 수도 있지 않을까? 프랑스 혁명은 중세의 종언과 자본주의의 확립을 알리는 선언이었다. 오래 전 칼뱅이 허용했던 사적 이윤의 추구는 이제 돌이킬 수 없는 현실이 되었다. 그렇다면 하이네가 갈망했던 물질과 감각의 자유는 정말 복권되었는가? 아마도 하이네라면 맹목적 이윤 추구라는 또 다른 정신주의를 지적할 것이다.

고대 세계가 감각주의적이었던 것은 문명의 초창기에, 그리고 문명이 어느 정도 발전한 뒤에도 인간이 그 자신에게 솔직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비정규직이 넘쳐나는 사회, 아파트와 부동산에 대한 무분별한 투기를 솔직한 인간 본성의 발현이라고 볼 수 있을까? 사회의 다수에게 고통을 강요하면서 소수만이 부를 독점하는 것은 맹목적인 이윤 추구에서 비롯된 탐욕일 뿐이다. 탐욕은 정신주의의 가장 큰 특징이다. 하이네가 요구한 감각주의는 정신주의의 탐욕스러운 월권을 거부하려는 노력이었다.


전설과 민담 속에 왜곡된 채 남아 있는 인간의 본성

하이네는 오랫동안 전해져온 전설과 민담 속에서 왜곡된 채 남아 있는 인간과 인간의 본능적 권리를 발견한다. 비두킨트 전설에 등장하는 노파는 기독교라는 낯선 종교가 강요할 금욕과 인간적 욕망의 포기, 궁핍을 경건한 운명으로 받아들여야만 하는 현실이 두려워 산 채로 땅 속에 묻혔다. 고대 세계의 재주꾼이며 부의 창조자였던 평민들은 난쟁이가 되어 땅 속으로 들어가야만 했다. 기독교적 정신주의가 지배하는 지상에는 그들이 살아갈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제발 인간의 곁을 떠나지 않게 해달라며 눈물을 흘렸다는 난쟁이 왕의 이야기는 우리도 인간이고 싶다는 안타까운 절규를 전해주는 것일지도 모른다. 루터가 논쟁을 힘겨워했던 악마는 논리학자였다. 돌, 나무, 물의 정령이 물질적ㆍ육체적 향락을 표현한다면, 악마는 인간의 이성을 상징한다. 이성은 물질적 풍요에 대한 갈망과 향유, 그리고 육신의 욕망을 거부하지 않는다. 그래서 기독교는 악마를 탄압했다. 그러나 쾌활하고 활력 넘치는 풍요로운 생활에 대한 인간의 열망은 기독교의 요구대로 소멸될 수 없었다. 기독교가 이교의 신들을 저주하고 추방해버렸지만 피조물이 아닌 신들이 죽지 않은 것처럼, 그것은 인간의 본능이고 본성이기 때문이다.


추한 것에 대한 거부감을 극복하고 사랑한다면,
추한 것은 아름다운 것으로 바뀌게 된다.

종교는 물론 민담과 설화는 그것을 믿거나 전승해온 사람들의 현재의 표현이거나 아니면 과거의 생활방식에 대한 기억이기도 하다. 기독교는 고대의 예술 작품들, 신상들에서 발견되는 관능적이지만 밝고 쾌활한 생활방식을 혐오했기 때문에 그 신들을 악마라고 선언하고 파괴했다. 사랑의 상징이었던 엘프도 기독교에 의해 죽음의 요정으로 변했다. 기독교의 저주는 고대의 정령들을 추악하고 위험한 존재로 인식되도록 만들었다. 하지만 전설과 민담 속에서 이들이 사랑에 의해 구원받았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당신이 추한 것에 대한 거부감을 극복하고, 더 나아가 추한 것을 사랑한다면 추한 것은 아름다운 것으로 바뀌게 된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 원서(번역서)명/저자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96055677
발행(출시)일자 2021년 03월 25일
쪽수 216쪽
크기
150 * 219 * 24 mm / 467 g
총권수 1권
원서(번역서)명/저자명 Samtliche Schriften. Bd. 3 : Elementargeister/Heine, Heinr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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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네가 쓴 정령 이야기. 다소 어렵다. 주석은 각주가 아니라 미주로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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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말해서 나는 이 글에서 기독교가 세상을 지배하게 되면서 그리스-로마 신들이 악마로 변하는 것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정령, 추방당한 신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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