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시리즈 (29)
작가정보
저자(글) 원응호
<b>원응호</b>는 강원도 태백에서 태어났다. 3년 여의 광부생활을 포함해 10여 년간 탄광과 관련된 일을 했다. 1990년 5월부터 사회복지 사업에 뛰어들었다. 태백지역자활센터를 거쳐 현재 강원도광역자활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지역신문 창간, 진폐증 문제, 특별법 제정운동, 주민주식회사 활동 등 이런저런 지역 활동에도 끼어들어서 많은 경험을 쌓았다. 지금은 커뮤니티 비즈니스를 통해 자활 사업을 활성화하고, 지역 사회에 ‘자립적 경제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일에 온 힘을 쏟고 있다.
목차
- 들어가면서
1장| 지하 막장에서 세상을 보다
1. 토끼 농장에서 꿈을 꾸다
2. 광부로 시작한 사회생활
3. 인생의 막장으로 온 사람들
4. 진폐증과 산업재해 문제에 눈을 뜨다
5. 막장에서 다시 세상으로
2장| 복지회에서 만난 사람들
1. 새로운 도전, 그리고 멘토를 만나다
2. 글쓰기 활동과 지역 신문 창간
3. 삶의 막장에 선 재가 진폐 환자들
4. 부업 지도 사업에서 싹튼 소기업의 꿈
5. 지역에서 희망 만들기
3장| 시민주식회사와 특별법 제정 주민운동
1. 시민주식회사, 주민 주체의 지역 개발에 희망을 걸다
2. 좌절과 또 한 번의 도전
3. 니들이 법을 알아
4. 풀처럼 바위처럼
5. 승리의 함성 그리고 다시 처음으로
4장| 자활 사업으로 피어난 시민주식회사 운동
1. 시민주식회사 정신은 죽지 않았다
2. 자활 센터의 설립과 운영
3. 숲 가꾸기 공공 근로 사업과 자활 영림 공동체의 구성
4. 자활 센터는 지역 개발 회사다
마치면서 ― 자립적 경제 공동체 건설을 향해
나의 메모 이야기 ― 기획의 밑그림 생각 지도
책 속으로
그날도 그 형제가 그 막장에 배치되었는데 아, 첫 발파한 뒤 조금 있다 물통이 터진 거야. 좁은 막장에서 죽탄이 쏟아져 내리면서 형이 미처 피하지 못하고 두 발이 빠졌제. 일단 죽탄에 빠지면 뻑뻑해서 빼낼 방법이 없는 기라. 동생은 용케 피했지만 형을 구할 방법이 없는 기라. 그대로 두면 분명 죽탄에 묻혀 죽을 수밖에 없고. 결국 동생이 형한테 소리쳤어. 형 아파도 참아! 그리고 죽탄에 묻힌 형의 두 다리를 도끼로 잘라낸기라. ― 29쪽
광산의 사택촌에서 가장 무서운 소리는 구급차의 사이렌 소리이다. 누구라고 할 것 없이 구급차가 급하게 내뱉는 사이렌 소리의 여운을 따라 탄광이 있는 방향으로 눈을 돌렸다. 그리고 당장은 어떤 이가 사고를 당했는지, 죽었는지, 부상인지가 드러날 때까지 가슴을 졸이면서 서성거렸다. 그때까지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는다. 그나마 부상만 당했다면 다행이었다. 탄광에서 일어나는 사고는 사망 사고일 확률이 더 높았다. 사람이 사는 세상 어디나 삶과 죽음은 같이 떠돌지만 막장은 죽음의 그림자가 더 짙게 드리운 일터였다. ― 59쪽
내가 복지회에서 일하던 때만 해도 진폐증 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은 조금도 없었고 광부들조차도 탄광일을 하다보면 당연히 걸리는 병이라며 숙명으로 받아들였다. 당장 죽는 병이 아니기 때문이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진폐증이 갖는 위험성이 무척 크지만 탄광 문제의 중요한 현안에 끼지도 못했다. 물론 그때는 목욕탕도 제대로 없던 시기였고 사택이나 임금 문제 등 당장 살아가는 데 필요한 문제들이 더 컸기에 진폐증이나 탄광 지역의 교육 환경 개선 같은 문제 등 직업병이나 삶의 질과 관련한 문제들은 뒷전으로 밀려나 있었다. 나는 여기에 주목했다. ― 60쪽
부업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은 탄광촌 사회의 현실과 연결된다. 탄광촌은 여가를 보낼 만한 환경이 없어서 부녀자들이 제대로 생활하기 힘들었다. 하수구도 제대로 없어서 여름만 되면 물 썩는 냄새가 진동했고, 산에서 나는 샘물을 저장해 이용하는 간이 상수도 시설과 재래식 화장실은 4~5동에 하나씩 마련되었다. 옆집에서 말하는 소리까지 다 들리는 4인치 두께의 시멘트 블록으로 지은 방 두 칸의 10평 남짓한 사택은 사생활 보호나 문화생활과 거리가 멀었다. 남편이 일을 나간 뒤 시간을 보낼 방법도 없는 상황에서 많은 주부들이 술과 화투놀이에 빠지는 것은 시간 문제였다. ― 73쪽
두 번의 창업 시도가 다 무산되었지만 10월 13일에 한의원을 운영하는 하일호 원장을 비롯한 지역의 3, 40대 주민들이 뜻을 모아 시민기업을 다시 추진했다. 시민들이 출자해 만든 기업에서 ‘고원관광레저단지’를 직접 건설해 보자는 데에 의견을 같이하는 18명이 모여 가칭 ‘태백고원관광레저단지’ 준비 모임을 만들었다. 이 모임에서 향후 50명 이상의 회원을 확보해 시민주식회사를 설립하는 방안을 협의했다. 이 사람들은 하일호 원장을 임시 발기인 대표로 선출하고 주식회사 설립자본금 5천만 원을 확보하기 위해 1인당 1백만 원을 출자할 주주 50명을 확보하기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였다. ― 88쪽
9월 13일로 기억한다. 협상과 설득을 위해 만났지만 카지노를 다시 논의할 때가 되자 답답하게 침묵이 흘렀다. 그때 한 환경단체를 대표해 나온 어느 사람이 느닷없이 “자연은 어머니요 특별법은 창녀”라고 말했다. 조용하던 협상장에는 고성이 오갔다. 양쪽이 진지하게 설득하고 실수한 사람이 정중히 사과를 하면서 다시 안정을 되찾기는 했다. 그런데 이 사건이 오히려 폐광 지역의 절박한 현실을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촉매제가 된 것은 아이러니였다. 아무튼 이 모임을 계기로 시민단체들은 폐광 지역을 직접 방문해 현지에서 다시 논의를 하자고 했다. ― 112쪽
정부나 대기업이 가져다주는 밥만 먹다보니 지역 개발은 꿈도 꿀 수 없었다. 더욱이 지역 주민들이 개발을 주도한다는 것은 생각하지도 못했는데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바꿔주는 계기가 된 것이다. 지역 사회의 변화와 발전을 주도하는 데 시민들의 푼돈으로 설립된 ‘시민 자본’도 힘을 쓸 수 있고 기여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 줌으로써 강원 남부 지역 곳곳에 시민주식회사가 세워지는 시발점이 되었다. 또 시민주식회사의 설립은 국회의원들만이 하는 일로만 여겼던 ‘입법’을 주민들도 힘을 합쳐 노력하면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
출판사 서평
3년의 광부 생활, 탄광과 지역 문제에 눈을 뜨다.
주민이 중심이 된 개발과 일자리 창출, 소기업 육성에 인생을 건
한국판 몬드라곤 만들기 고군분투기!
1989년 석탄 합리화 사업에서 1995년 폐광지역개발특별법까지 ― 왜 사북 고한은 카지노의 도시로 불리게 됐을까
광산으로 유명하던 검은 도시 태백, 사북, 고한 등은 1989년 석탄 합리화 사업이라는 산업 구조조정 때문에 반쪽 도시가 됐다. 인구의 절반이 떠나고 많은 광산들은 폐광이 됐다. 갑작스런 정부의 조치로 하루아침에 산업과 도시가 초토화된 것이다. 폐허가 된 지역을 살릴 정부의 후속 대책을 기다리다 지친 주민들이 나섰다. 우리 역사에서 처음으로 주민이 나서서 특별법을 제정한 것이다. 특별법에 담긴 지역 개발의 내용은 카지노 건설로 초점이 모였고, 엄청난 찬반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거센 반대 속에 제정된 특별법으로 태백, 사북, 고한 지역에 카지노가 들어섰다. 카지노는 정부가 빼앗은 지역 주민의 생계를 해결하려고 주민이 스스로 만든 것이었다.
50년 동안 태백을 지켜온 필자가 만드는 한국판 몬드라곤
이 책은 태백에서 50년 동안 살아온 지역 주민의 개인사이자 태백 지역 운동의 역사를 담고 있다. 저자 원응호는 3년 동안 광부로 지내면서 직접 목격한 탄광의 문제들을 알리고 바꾸는 운동을 해왔다. 대표적으로 진폐증 문제를 들 수 있다. 탄광의 임금구조 개선에 다들 힘을 쏟고 있을 때 진폐증 문제를 본격적이고 체계적으로 연구하고 알려왔다. 또한 진폐증 문제가 탄광 지역의 높은 재해율과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알렸다. 탄광 지역의 여러 문제를 다루는 《막장의 빛》이라는 잡지를 펴내면서 자신이 겪거나 발품을 팔아 취재한 내용으로 르포를 쓰기도 했다. 《태백신문》을 창간해 더 넓은 지역 사회에 문제를 알리기도 했다.
이 책의 저자 원응호가 태백에 지역과 주민이 주인이 되는 ‘한국판 몬드라곤’을 세우기로 결심하게 된 것은 탄광 지역의 열악한 문화와 경제 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부업 사업을 할 때다. 석탄 합리화 사업으로 경제 기반이 뿌리 뽑힌 태백에서 지역 상공인들과 시민주식회사를 만들기 위한 사업에 참여했고, 몇 번의 사업 실패를 겪으면서도 꿈을 포기하지 않았다. 언제나 원칙은 주민 중심의 개발이고 지역 주민의 일자리 창출이었다. 그렇게 꾸려진 꿈들은 탄광지역개발특별법 제정 움직임으로 옮겨갔고, 시민단체의 반대와 내부 갈등을 이겨내면서 1995년 특별법이 제정되었다. 이 운동은 지역 주민들과 연대하고 지역과 연대한 성공적인 지역 운동의 대표 사례가 됐다. 이 흐름은 특별법 제정으로 끝나지 않고 지역 자활 센터를 세워 지역의 특성을 살린 사업 모델을 만드는 것으로 이어졌다. 정부 수급 기관의 지원에 의존하는 빈곤층에게 기술을 가르치고 일자리를 만드는 사업이었다. 더불어 숲 가꾸기와 목공예 등은 숲이 많은 태백의 환경을 살린 사업이기도 하다. 저자는 2008년부터 태백을 떠나 강원도광역자활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태백에서 거둔 성과들을 더 넓은 지역에서 실현하려고 한다. 또한 그렇게 만든 한국판 몬드라곤을 전국은 물론 세계로 전파하려 애쓰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90816955 | ||
---|---|---|---|
발행(출시)일자 | 2009년 06월 26일 | ||
쪽수 | 176쪽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희망제작소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총서
|
Klover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200원 적립
문장수집 (0)
e교환권은 적립 일로부터 180일 동안 사용 가능합니다. 리워드는 작성 후 다음 날 제공되며, 발송 전 작성 시 발송 완료 후 익일 제공됩니다.
리워드는 한 상품에 최초 1회만 제공됩니다.
주문취소/반품/절판/품절 시 리워드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판매가 5,000원 미만 상품의 경우 리워드 지급 대상에서 제외됩니다. (2024년 9월 30일부터 적용)
구매 후 리뷰 작성 시, e교환권 100원 적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