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시리즈 (29)
이 책의 총서 (9)
작가정보
저자(글) 김기홍
이 책은 영남일보 기자 여섯 명으로 구성된 ‘골목탐사팀’의 공동 작업으로 탄생했습니다. 자연과 사라져가는 전통 문화를 카메라에 담는 것을 좋아하는 이지용 기자는 골목이 다 사라지기 전에 꼼꼼히 기록해야 한다며 10킬로그램이 넘는 카메라 가방을 짊어지고 40회가 넘는 답사를 강행한 골목대장(팀장을 우리는 이렇게 불러요)입니다. 글을 쓴 세 기자는 글만큼 성격도 3인3색이지만, 골목 취재를 기자 생활 최고의 즐거움으로 여기는 점은 공통점이랍니다. 김기홍 기자는 술과 사람을 좋아하고, 이애란 기자는 자칭타칭 열혈 골목 마니아이며, 정혜진 기자는 자전거 출퇴근을 골목 걷기만큼 좋아합니다. 이 책의 소제목을 단 백승운 기자는 ‘독자들이 어떻게 하면 주말을 재미있게 보낼 수 있을까’를 머리 싸매고 고민하는 게 일이고요, 지도를 그린 최은지 기자는 수작업과 컴퓨터 작업을 병행하는 그래픽 작업을 신나게 연구하고 있습니다.
저자(글) 이애란
목차
- 골목으로 들어가며 ― ‘로컬퍼스트’가 골목으로 간 사연
골목을 걷다, 달성에서 대봉동까지
달성 ― 2천 년 세월 흔적 따라 토성 한 바퀴
경상감영 ― 도심 한복판 시민의 ‘역사 쉼터’
대구읍성 ― 사라진 도시를 찾아서
종로 ― 화교와 기생들의 거리
남성로 ― 쌉쌀한 한약 향기 맡으며 ‘웰빙워킹투어’
서성로 ― ‘상화’, ‘고월’과 함께 길을 걷다
북성로 ― 소리로 감상하는 대구 최대 공구골목
동성로 ― 박근혜 생가가 여기에 있었다
진골목 ― 달성 서씨 살았던 대구 최고의 부자 동네
계산동 ― 대구 천재들의 삼각지대
덕산동 ― 아, 빛바랜 연서 같은 이름이여!
동산 ― 대구의 ‘몽마르트’
시장북로 ― 글로벌 기업 삼성의 빛바랜 고향
수창동 ― 일제수탈과 국채보상운동, 엇갈린 두 역사의 접점
대신동 ― “골라, 골라” 서문시장의 질펀한 유혹
서문로ㆍ포정동 ― 일제 강점기 잘 나가던 정치ㆍ경제 1번지
대안동ㆍ향촌동 ― 그 곳에서 ‘종교와 문학’을 생각하다
태평로 ― ‘큰 평화의 길’에 숨겨진 역사의 아이러니
중앙로 ― 대구에서 가장 넓었던 도로가 대중교통전용지구로
교동 ― “없는 게 없네” 만물상 거리 된 옛 교육1번지
남산동 아미산 ― 무당골에 자리잡은 순교기념관
남산1동ㆍ봉산동 ― 연구산 돌거북 방향이 바뀐 이유는?
남산동 가톨릭타운 ― 거부 서상돈이 교황에게 바친 땅
공평동과 삼덕동1ㆍ2가 ― “즐겨라” 축제의 삶을 전하다
삼덕동3가 ― 재개발에 흔들리는 담장 허물기 원조 동네
대봉동 ― 논밭 천지가 모던한 명품거리로
골목을 나오며 ― 걸으면 알고 알면 사랑하게 되나니
책 속으로
서성1길과 서성2길의 안쪽은 ‘이 도시에 아직 이런 곳도 있구나’라고 신기해 할 정도로 진한 골목의 맛이 배어 있다. 조선인 부자들이 모여 살던 곳이라 풍채 좋은 한옥이 많고, 이상화 시인의 생가 터도 있다. 단아한 자태의 한옥과 일본식 2층 가옥, 세월로 색을 입힌 듯한 중국식 붉은 벽돌 담장은 근대를 증언하는 건물들이다. 서로 다른 시대의 건물들이 전하는 이색적인 조화와 무궁무진한 인물들의 사연이 골목에서 읽힌다.
서성로 ― ‘상화’, ‘고월’과 함께 길을 걷다, 63쪽
초밥집 옆 골목길로 들어가면 화가 이중섭이 피란시절 묵으며 창작활동을 한 경복여관 터가 나온다. 현재는 주차장. 이중섭은 이곳에서 ‘옛 시대의 등’을 포함해 작품 20여 점을 그렸다고 한다.
북성로 ― 소리로 감상하는 대구 최대 공구골목, 71쪽
유신 때 대구지역 운동권 학생들이 모여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암울한 시대를 걱정하던 대폿집 곡주사의 주인 정옥순 할머니(74세). 중구 덕산동 삼성금융플라자 주차장 옆 막다른 골목 허름한 식당. 청년지사들의 ‘사랑방’과 ‘할매’는 그때 그 자리를 지키고 있다. 단지 일흔 고개를 훨씬 넘긴 할머니는 예전 같지 않은 기력 때문에 밥 퍼주기도 막걸리 붓기도 힘에 겹다. 할머니는 운동권 학생들을 늘 반기며 재워주고, 숨겨주고, 먹여주고 했기에 당국의 주시를 받았고 ‘운동권 연락책’으로 지목되기도 했다. 할머니가 경찰서에 끌려가 조사받은 게 한두 번도 아니었다. 1970~80년대 운동권 학생들을 가슴으로 몸으로 끌어안고 살던 할머니. 술값, 밥값 신경 안 쓰고 마구 퍼줘 남는 게 별로 없는 장사였지만 가끔씩 찾아오거나 안부 전하는 학생들이 있어 행복하다며 편안한 웃음을 지었다.
덕산동 ― 아, 빛바랜 연서같은 이름이여!, 108쪽
동산맨션을 지나면 90계단이나 되는 오르막길이 나온다. 녹음 사이로 하늘에 맞닿은 언덕이 보인다. 대구의 3ㆍ1운동길로, 1919년 3월 8일 만세 함성이 메아리친 곳이다. 장꾼 차림의 계성학교 남학생들, 대야에 빨랫감을 담은 신명학교 여학생들은 이 솔밭을 통해 서문시장 큰 장터(현재 섬유회관 건너 실골목 입구), 종로를 거쳐 달성군청(현재 대구백화점)까지 행진했다. 언덕의 이국적 풍광은 ‘대구의 몽마르트’로 손색이 없다. 3ㆍ1운동길의 의료박물관(챔니스 주택)과 교육역사박물관(블레어 주택), 선교박물관(스윗즈 주택)은 모두 대구시 유형문화재다. 1907년 대구읍성 철거 때 가져온 안산암의 성돌로 기초를 놓고 붉은 벽돌을 쌓은, 지역의 첫 번째 서양식 건물이다.
동산 ― 대구의 몽마르트, 111쪽
동쪽으로 대로를 건너기 전 왼쪽으로 돌면 붉은 벽돌의 2층 건물이 있다. 1층에 한진타일상사가 자리잡고 있는 이곳은 일제 강점기 시절 지역에서 가장 잘 나가던 비단상점 지이홍포목점이 있던 곳이다. 샘밖골목 기생들이 한복을 해 입던 곳으로 당시 최고의 브랜드였다고. 지이홍 사장의 시대를 앞선 마케팅도 이야깃거리다. 지 사장은 혼기에 찬 딸을 둔 지역유지를 상점 근처 금호관에 초청해 홍보를 벌였으며, 1931년부터 이미 상품권까지 발행했다고 한다.
서문로ㆍ포정동 ― 일제 강점기 잘 나가던 정치ㆍ경제 1번지, 147쪽
대구시 청소년 쉼터 맞은편에는 1998년 11월 최초로 담장을 허문 개인 주택이 있다. 예쁜 정원을 이웃과 함께 즐기려는 소박한 생각이 담장 허물기 운동의 출발이었다. 동사무소, 교회, 초등학교 등의 담장이 사라졌고, 대신 녹지공간이 들어섰다. 이 담장 허물기 운동은 전국으로 확산됐다. 대구YMCA 중부지회 관장을 맡고 있는 김경민 씨의 작은 실천이 이 놀라운 결과를 만든 것이다. 담장이 사라진 덕분에 이웃 간 정이 오가면서 새로운 마을공동체 문화가 만들어졌다. 빈 점포를 단장해 장난감과 의류 재활용품을 파는 녹색가게와 무료 보육시설인 애기똥풀놀이방, 그리고 일자리지원센터가 문을 열었다.
삼덕동 3가 ― 재개발에 흔들리는 담장 허물기 원조 동네, 219쪽
출판사 서평
역사와 사람을 고스란히 품은 우리 동네 골목 이야기
우리 동네 골목에는 사람이 살고, 역사가 숨쉰다
우리 동네 ‘올드타운’의 매력
기어이 전 국토를 ‘공사판’으로 만들어 버리겠다는 누군가의 눈에는 ‘우리 동네의 보잘것없는 골목’은 빨리 개발을 해야 하는 곳일 것이다. ‘좁고 낡고 불편한’ 골목을 ‘넓고 새롭고 편리한’ 아파트 단지와 주상복합건물로 만들어 버리는 것이 ‘유행’인 시대, 600년 역사의 피맛골도 가뿐하게 재개발하겠다는 요즘, 무심코 지나치던 우리 동네 골목을 새삼 돌아보다가 그 매력에 푹 빠져든 사람들이 있다. 바로 대구에 있는 영남일보 기자들이다. 여섯 명의 기자들은 9개월에 걸쳐 대구 구도심인 중구의 골목골목을 쏘다니며 사진과 글로 기록을 남겼으며, 그 중 스물여섯 곳의 이야기가 「골목을 걷다」에 담겼다.
대구의 옛 이름인 달구벌의 유래가 됐지만 이제는 한물간 동물원인 달성공원을 시작으로, 화교와 기생들의 거리였던 종로, 약전골목 남성로, 골목 한 바퀴 돌면 탱크도 만들 수 있다는 대구 최대 공구골목인 북성로, 박근혜 생가와 50년 동안 같은 자리를 지킨 약국이 있던 젊음의 거리 동성로, 일제 강점기 대구 부촌으로 유명하던 진골목, 시민이 지켜낸 이상화 고택이 있는 계산동까지. 그리고 운동권 학생들을 보듬어주다가 경찰서에 숱하게 끌려가던 할머니가 주인인 곡주사가 있는 덕산동, 대구의 몽마르트로 부르기에 손색이 없는 동산, 연극의 무대가 된 금수세탁소가 있는 수창동, 70여 년 동안 은행으로 쓰이다 박물관으로 변신 준비 중인 근대 건축물이 남아 있는 포정동, 가톨릭 기관이 모여 있는 남산동, 담장 허물기 원조 동네 삼덕동3가 등이 바로 그 골목이다. 그 골목에는 역사가 숨쉬고, 우리 이웃이 살고 있었다.
골목을 걸으면 살기 좋은 도시가 보인다
골목은 좁다. 대부분 차가 다니기 힘든 곳이다. 그러면 걸을 수밖에 없다. 걷다보면 모르던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 모르던 것이라고 해서 없던 것은 아니다. 그곳에는 언제나 사람들이 살고 역사가 숨쉬고 있었다. 걸으면서 이제야 깨달은 것뿐이다. 걷다보니 알게 되고 알면 애정을 갖게 된다. 그리고 지키고 싶어진다.
뉴타운의 광풍 속에서 ‘올드타운’으로 남길 원하는 사람들에게, 지역의 가치를 발견하고 ‘삽질’이 아닌 방식으로 개발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골목을 걷는 것은 ‘진정한 뉴타운’으로 가기 위한 첫걸음이자 바탕이다. 골목이 품은 층층의 역사와 문화, 사람들의 추억을 지키고 되살릴 때 우리는 정말로 ‘살고 싶은 도시’에서 살게 될 것이다.
우리 시대 희망의 근거, 지역의 일꾼을 찾아
「골목을 걷다」는 2007~2008년에 나온 ‘희망제작소 지역희망찾기’ 시리즈의 아홉 번째 책이다. 총서 이름은 ‘희망제작소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로 바뀌었지만 지역의 일꾼들과 지역의 가치를 높이기 위해 지역 연구자들을 발굴하는 프로젝트의 성격은 변하지 않았다. ‘희망제작소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총서는 2009년에도 20여 권이 더 발간될 예정이다. 앞으로도 더 많은 지역 의제를 발굴하고 지역에 대한 애정이 듬뿍 담긴 책은 계속 나올 것이다.
기본정보
ISBN | 9788990816764 | ||
---|---|---|---|
발행(출시)일자 | 2008년 12월 22일 | ||
쪽수 | 239쪽 | ||
크기 |
140 * 200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희망제작소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총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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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에서 부터 끌려서 읽게된 책 골목을 걷다.
막상 제목만 봐서는 이책이 대구의 골목을 소개해놓은 책이란것을 몰랐다.
영남 일보 기자 여섯명으로 구성된 '골목탐사팀'이 공동작업으로 만들었다고 한다.
9개월에 걸쳐서 대구 구 도심인 중구의 골목 골목을 쏘다니며 사진과 글로 기록을 남겼고
그 중 스물여섯 곳의 이야기가 이 책에 수록 되어있다.
몇달에 걸쳐진 골목 취재는 아무짝에도 소용이 없어 보이던 허름하고 너저분한 골목들이
실은 대구의 정체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기반이었으며, 침체된 대구 사회의
활력을 되 찾을수 있는 밑바탕이 된다는 것을 몸으로 알아가는 과정이었다고
머릿말에 수록 되어있는데 나 또한 이 책을 통해 무심코 스쳐 지나갔던 골목 골목에서
그 골목의 문화와 역사를 알아가며 새로운 것을 많이 느꼈다.
특히 내가 지금 일하고 있는 교보문고가 있는 곳.
동성로 부분을 주의깊게 읽어보았다.
대구 제일의 중심거리인 동성로 이지만 예전엔 읍성의 동편일 이었을뿐이라고 하니
낯설게만 느껴졌다.
대구의 골목 중에서도 옛것 그대로 남아있는게 없는 거리가 동성로라고 하니
어쩐지 서글퍼 졌다.
이 책을 덮고 나니, 대구의 골목 골목들이 새로워 보였다.
대구 영남일보 여섯분의 기자분들이 만든 도서이다.
처음사진을 보면서 이곳이 내가 자주 지나다니던 골목을 맞나 싶을 정도 였다.
그만큼 관심을 가지고 보지 않았던 골목이 이분들에 의해서 새롭게 다가 왔다.글로 한번 읽고 사진으로 다시보고 내가 다니면서 한번 더 보고 세번 내가 다니는 골목을 정을 느낄수가 있는 도서이다.
출퇴근하면서 자주보게 마주치는게 되는 교동. 교동은 현재 없는게 없는 곳이다. 하지만 예전에는 교육 일번지라고 불리던 곳이라고 하니깐 약간 다르게 느껴졌다. 동설로 박근혜 생가가 이곳에 있었다는 사실또한 놀라웠다.
공구골목으로 유명한 북성로 이곳 한바퀴를 돌면 탱크도 만들수 있다는 말가지 나오는 곳이다. 하지만 나는 북성로 하면 공구 보다는 우동에 북성로 고기 이다. 다음에는 북성로를 조금 일찍가서 공구 골목을 다녀봐야 겠다.
내가 자주 지나친던 골목 그리고 이제는 잘가지 않는 달성공원 등등 많은 곳을 소개하고 있었다.
대구에 살지만 대구를 잘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출퇴근 할때 다니는 골목골목이 이제 다르게 다가올것 같다.
이 책한권이면 지방에서 온 친구들이 대구구경 시켜 달라고 하면 끄덕 없을 것 같은 골목을 걷다.
책을 덮을 때 분명 대구가 달리 보일 것이다.
시내(동성로)에서 집으로 향하는 길에는 일부러
대봉동의 골목골목을 걸어본다.
시민운동장 부근... 철길을 두고 있는 마을들.
이 두곳을 참 좋아했다. 마치 내가 사는 대구가 아닌것 처럼 느껴지기도 했으니까.
어제(2월1일,일요일) 교보문고에 들러 책을 고르다가
우연히 이 책을 발견했다.
내가 감상적인 느낌으로 헤매고 다니던 골목에도
이야기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대구에는 어떤 사람들이 살았었고,
이 골목에는 어떤 일이 있었는지.
그리고 내가 가보아야 할 골목들도 많이 있다는것.
책 안에 중간중간 그려진 그림지도와
내가 살고 있는 동네에 관한 이야기가 편안하게 펼쳐지니...
단숨에 읽어버릴 수 밖에 없었다.
나의 똑딱이를 들고, 대구 골목 투어를 당장 떠나고 싶네.
"진골목은 '진(긴) 골목'이라는 뜻이다. '길다'의 경상도 사투리 '질다'에서 나왔다. 읍성 시절, 진골목은 종로보다 폭은 좁았지만 종로처럼 감영까지 이어지는 긴 길이었다. 지금은 중앙시네마 뒤편 길에서 미도다방을 지나 진골목식당 안쪽까지를 보통 진골목으로 일컫는다"
희망제작소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총서 '골목을 걷다: 이야기가 있는 동네 기행'은 우리사회에서 골목의 의미를 새롭게 조명한다. 대구의 골목들을 소개하면서 왜 '진골목'이라는 이름이 붙었는지, '동성로'가 어떻게 젊은이의 거리로 변화했는지 등 오래전의 골목 이야기(과거)와 지금의 골목 이야기(현재)를 이으면서 대구 곳곳의 역사와 문화를 새로운 시각으로 설명한다.
책속에는 아기자기하게 그려진 지도와 골목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전달하는 사진들이 함께있다. 골목에 대한 설명뿐 아니라 그 골목을 오래전부터 지켜온 터줏대감들의 목소리도 함께 들어있다. 60년 전 시설 그대로 진골목에 남아 있는 정소아과의원은 박물관이나 다름없다. 하루 500명 '은발의 오빠'들이 추억을 사는 곳, 미도다방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어떻게 골목으로 대구의 역사와 문화를 이야기 할 지 의문일 수도 있겠다. 하지만 차가 생기기 이전에 만들어진 골목(차가 다니지 않는 길)은 '우리가 살아온 역사이자 문화이며 문화재'다. 한 집, 두 집이 모여서 만들어낸 공간인 골목은 함께하는 가장 기초적이고 먼저 만들어진 공간이다. 여기서 만들어진 이야기들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들이다.
'신림2동 양산로'
매일 아침, 버스를 타러 가는 길에 내가 지나는 골목이름이다. 예전부터 신림동은 산동네로 유명했다고 한다. '낙후한' 이미지를 개선하기위해 몇 달 전부터 관악구 신림동, 봉천동 들은 이름들이 싹 바껴, 내가 사는 신림2동은 서림동이 됐다.
아파트 베란다를 내다보면 빼곡히 집들이 들어서 있다. 예전에야 신림동이 허허벌판이었다고 하지만 관악구에 서울대학교가 들어서고 개발이 시작되면서 여기저기서 몰린 사람들이 정착한 터에, 산 저 위에까지 집들이 들어찼다. 지금은 아파트가 들어서고 주상복합단지가 생기면서 불과 몇년전에 비해 많이 '세련'돼 졌다. 관악구 신림동, 봉천동이 정말 서울스러워지고 있는 것이다.
현재 전국 도시 어디든 재개발과 재건축이 무분별하게 확산되면서 허름한 골목은 그것이 가진 층층의 역사와 문화의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도 못한 채 허물어져가고 있다. 이 책은 이런 현재의 무자비한 개발을 다시 한번 돌아보게 한다.
책은 비록 대구의 골목 골목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이책은 우리가 사는 동네의 골목으로 자연스레 발걸음을 옮기게 하는 힘을 가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