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총서 (50)
작가정보
작가의 말
30년이 걸렸다.
머리에서 가슴으로,
가슴에서 손발로 가는 여행.
생각과 말이 아니라
그 먼 여행의 종착역에서
아이들을 나의 하느님으로
모시기까지.
목차
- 시인의 말 5
제1부
겨울 12
신화스러운 선물 13
까치밥 16
손 18
공정한 편애 20
돼지우리에 갇힌 우리 22
구별하기 24
허 씨 26
노동조합 28
호남고속도로 하행선에서 30
TV란 무엇인가? 32
마네킹 35
겨울 민들레 38
제2부
정자나무 42
국수는 내가 살게 43
이사 가던 날 46
멋진 아이 48
멋진 아이 2 50
까치 51
미륵반가사유좌상 54
부질없는 밥상머리 교육 56
아빠의 눈물 58
수양나무 종합병원 60
나의 영웅 63
제3부
봄날 68
닻과 배 69
위안 72
다리 머리 74
밥의 현상학 76
나에게 묻다 78
변방의 야경 80
미술 준비물 82
받아쓰기 85
영산강 88
모성 90
청량리 여자 92
그림자 94
더치페이 96
제4부
어떤 응대 98
건망증 100
책과 책 102
도다리 103
채소밭에서 106
부들 108
대나무 110
문제 112
품는다는 것 114
사북리 사람들 116
나-그의 나에서 나-너의 나로 117
해설__ 따뜻한 겨울을 위하여 | 이종섶 119
추천사
-
핵이 사라지고, 세월호의 진실이 드러나고, 농부가 존경받고, 노동자가 인간답게 살고, 아이들이 즐겁고, 사회가 공정한 세상에 대한 갈망과, 가난한 민중들의 아픔에 마음 에이는 사람사랑과, 들풀 한 송이, 벌레 한 마리에서도 하느님을 보는 생명존중으로 가득한 김정원의 시는 읽을수록 재미있다. 이 시집은 다산 정약용의 시론인 ‘상시분속(傷時憤俗)’에 맞닿아 있어서 눈을 뗄 수가 없다. 시를 모르는 사람이 눈을 떼지 못하고 재미있게 읽었다면 훌륭한 시집이 아니겠는가. 좋은 세상을 이루려는 시인의 뜻이 사뭇 깊어 가슴 뭉클하다.
책 속으로
우리 마을
큰 느티나무가 쓰러졌다
그 아래서 그의 이야기에
아이들이 당나귀, 노루귀 같은
귀를 쫑긋쫑긋 세우고
밤낮으로 푹 빠졌던
도서관이 불탔다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
_「정자나무」 전문
사철 하늘을 우러러보며 사는
어느 마음씨 곱게 여문 농사꾼이
산밭 감나무 꼭대기에 대봉을 남겼다
겨울을 나는 새
둘이 마주 앉아서 배불리 먹을 수 있게
수줍은 새색시 볼 같은 고봉밥을 차렸다
허기진 길손이라도 불쑥 찾아올까봐
저녁마다 초가 아랫목 솜이불 밑에
따뜻한 밥 한 그릇 묻어두시던 어머니
하늘 가장 가까운 그 마음 가지에
노을을 고명으로 맛과 멋을 낸 만찬이
처마 끝에 환한 남포등같이 환대하는데
자기 이유를 가진 새는 벌써
새봄의 싹이 되고 나무가 되고 숲이 되는*
씨앗의 꿈을 잉태하고 남쪽으로 날아간다
-「까치밥」 전문
어린 자식이 방바닥에 떨어뜨린 밥풀을 주워 먹고
그릇에 지저분히 먹다 남긴 코 묻은 밥을 쓸어 먹는
어미를 빤히 바라보면서
나는 생각한다
내가 먹는 밥은 어디서 오는가
이 밥은 누가 짓는가
나는 밥을 어떻게 얻는가
얻은 밥을 누구와 함께 나눠 먹는가
왜 많은 사람들이 굶주리는가
모든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밥을 어떻게 얻을 것인가
아사하는 어린애들에게 밥알 하나라도 더 먹이려면
어떻게 살아야 할 것인가
하늘에 제사 지내는 마음과 진땀나는 노동으로
식탁 위의 우주를 생산하는 농부님은 안다
고르게 가난해지면 모두 배부르다는 것을
밥은 밥 이상의 것이기에
_「밥의 현상학」 전문
출판사 서평
시는 윤리다!
김정원의 다섯 번째 시집 『국수는 내가 살게』는 시인의 사회와 공동체에 대한 윤리적 태도(attitude)가 깊이 각인되어 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시집에 실린 작품들은 매우 강한 사실성을 띤다. 시작품에 사실성을 띠는 게 기피된 지 오래되기는 했지만, 아직도 이 리얼리즘적 전통은 끈질기게 살아 있다. 혹자들은 사실성의 도드라짐이 작품의 예술성을 훼손한다고 우려하기도 하는데 도리어 사실성을 강조하는 시인들은 그 ‘혹자들’이 말하는 작품성에 강한 의구심을 품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피 흘리는 자연과 눈물 흘리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아낌없이 어깨를 내미는 할머니들은
새파란 경찰들에게 조금도 밀리지 않았다
방패와 곤봉에 무릎 꿇지 않고 샛바람에 떨지 않는
푸른 노송들, 이 끓는 뚝배기 투사들이
아래로 흘러가며 불어나는 물같이 신사옥 진입을 시도하며
군사작전하듯 골안마을에 765kv 송전탑을 세운 한전 사장에게
사죄와 면담을 고래고래 소리쳐 요구하지만
버르장머리 없이 코빼기도 비치지 않는
그의 손에 직접 쥐어주려고
햇살 가득한 고장, 밀양密陽에서 포장해 온 집들이 선물은
짚으로 엮은 생마늘과 마른 쑥 다발이었다
제발, 사람이 되어라!
_「신화스러운 선물」 부분
밀양 송전탑 싸움을 벌이고 있는 밀양 할매들이 “나주혁신도시 신축 사옥으로 이전”한 “한국전력공사” 앞에서 시위를 하는 장면을 묘사한 이 시에서도 마지막 연에 나타나 있듯이 체제와 국가에게 사람에 대한 ‘적합한’ 윤리를 갖춰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 어쩌면 윤리에 대한 민감한 시인의 인식은, 시인 자신이 오랜 교사 생활을 했으며 지금도 대안학교 교사로 일하고 있는 시인 자신의 실존과 관계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전에 이미 시인에게는 공동체에 대한 예민한 감각이 내재해 있는 듯하다.
2부 맨 앞에 실린 「정자나무」에서 돌아가신 할아버지를 “아이들이 당나귀, 노루귀 같은/귀를 쫑긋쫑긋 세우고/밤낮으로 푹 빠졌던/도서관”으로 명명하는데, 이는 이반 일리치가 대표적인 공생의 도구로 도서관을 꼽았다는 전언을 떠올리게 하며, 공동체의 전통에 대한 감수성이 없으면 써지기 힘든 작품이다. 이 시에는 “우리 마을/큰 느티나무”인 “할아버진”에게서 옛날이야기를 듣는 “아이들”의 모습이 간명하게 그려지고 있거니와, 이것은 바로 (어느 정도 이상화되어 있긴 하지만) 사라지고 있는 공동체의 한 모습이다.
생명에 대한 태도
그렇다면 김정원 시인은 이 공동체에 대한 향수에만 빠져 있는 걸까. 당연히 그것은 그렇지 않다. 공동체에 대한 시인의 기억이 시의 윤리를 규정하고 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여기서 윤리는 도덕적 규범을 가리키는 것은 물론 아니다. 그것은 사람에 대한 예의의 문제다. 더 정확히는 살아 있는 것들, 즉 생명에 대한 태도의 문제라고 부를 수 있을 것이다. 시집의 맨 앞에 실린 「겨울」이라는 시에는 그 ‘생명에 대한 태도’가 매우 함축적으로 드러나 있다. “겨울은 참 인간다운 계절”인 이유는 우리가 “추위를 나누게 하니까” 그렇다는 것이다. 나아가 겨울의 추위를 통해 “묵은 정신의 때를 서슬 푸르게 벗기게”도 해준다고 말한다. 그래서 “참 깊은 철학의 계절”이라고 시인은 말한다. 이 작품에서 말하는 “철학”은 사실 ‘윤리학’의 다른 이름이다.
김정원의 이러한 마음 자세를 받아들이게 되면 이 시집에 실린 다른 작품들이 그렇데 단순하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까치밥」에서는 “겨울을 나는 새/둘이 마주 앉아서 배불리 먹을 수 있게” 남겨놓은 ‘까치밥’을 통해 다른 생성의 이미지를 그리고 있다. 이 시는 ’까치밥‘을 통해 “허기진 길손이라도 불쑥 찾아올까봐/저녁마다 초가 아랫목 솜이불 밑에/따뜻한 밥 한 그릇 묻어두시던 어머니”의 삶을 상기하고 그 ‘환대의 문화’가 “새봄의 싹이 되고 나무가 되고 숲이 되는/씨앗의 꿈을 잉태”한다고 말한다.
의미심장한 것은 그 “씨앗의 꿈을 잉태”한 “새”가 “남쪽으로 날아간다”는 것이다. 새가 남쪽으로 날아가는 것이야 범상한 자연의 일일지 모르지만, 이 시에서는 ‘까치밥’이 그 원인으로 처리된 것은 깊은 감동을 준다. 물론 여기서 ‘까치밥’과 ‘날아가다’ 사이에 인과율이 개입하는 것은 아니다. 도리어 새가 “남쪽으로 날아간” 것은 “새” 자체가 “자기 이유를 가진 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새”는 자기 존재의 원인을 갖고 있으나 그 자기 원인이 ‘날아가다’는 현실적 사건을 생성한 것은 바로 ‘까치밥’이라는 ‘환대’ 때문이라고 이해하면 될 것 같다.
그러니까 김정원의 에티카는 관계론적인 것이며, 다른 것도 아닌 ‘생명의 샘’을 가운데 둔 관계‘들’을 직시하면서 그 관계를 망가뜨리는 국가와 자본에 대한 시적 태도가 이번 시집의 척추에 해당된다는 것을 우리는 깊이 유념할 필요가 있다. 가끔 시인은 근원적인 데까지 치달아, 예컨대 「채소밭에서」에서는, “인간은 사람이 먹는 무만 달랑 가꾸지만/하느님은 사람과 짐승과 벌레가 함께 먹고 즐기는/온갖 풀과 꽃과 향기, 숫제 돌까지 밤낮으로 기르시기에//나는 불경한 호미를 버린다”며 인간의 문명 자체를 시적 윤리의 저울 위에 올려놓기도 한다.
이것은 김정원의 의식에 폐색성이 존재한다는 뜻이 아니라 그의 시가 자신에게마저 엄격하다는 의미이며, 표리의 간극을 그만큼 경계하고 있다는 말이다. 그렇다고 해서 김정원의 시가 경직되어 있는 것도 아니다. 도리어 그의 시는 유연한 품을 가지고 있으며 그 품이 시의 긴장을 이완시킬 때도 있다. 표제작 「국수는 내가 살게」는 이런 그의 특징과 장단점을 고스란히 갖고 있다고 보여진다. 하지만 ‘성공과 출세’가 우리의 영혼을 난도질하는 현 세태에 대한 강한 부정의식의 드러냄이기도 하다.
같이 국수 사 먹고 관방천 걷는 데도
출세까지 해야 하니?
_「국수는 내가 살게」 부분
기본정보
ISBN | 9788966550661 | ||
---|---|---|---|
발행(출시)일자 | 2016년 09월 05일 | ||
쪽수 | 144쪽 | ||
크기 |
123 * 194
* 13
mm
/ 187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삶창시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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