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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요의 바다 1
미시마 유키오 저자(글) · 윤상인 , 손혜경 번역
민음사 · 2020년 09월 07일
9.8
10점 중 9.8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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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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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초역으로 베일을 벗는 미시마 유키오 최고의 걸작
초월을 꿈꾸며 명멸하는 인간들의 군상과
20세기라는 시대의 화려한 파노라마

사랑의 아름다움과 잔혹함을 찬란한 문장으로 그려 낸,
‘풍요의 바다’ 시리즈 첫 번째 이야기

이 책의 총서 (1)

작가정보

저자(글) 미시마 유키오

1925년 도쿄에서 고위 관료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본명은 히라오카 기미타케(平岡公威). 저체중으로 태어나 병약했던 탓에 할머니의 과보호를 받으며 유년기를 보냈다. 일찍부터 문학적 재능을 보였고, 1941년 「꽃이 한창인 숲」을 문예지에 발표하면서 ‘미시마 유키오’라는 필명을 쓰기 시작햇다. 1944년 가쿠슈인 고등부를 수석으로 졸업한 뒤 도쿄 제국대학 법학부에 입학했다. 1947년 대학 졸업 후 대장성의 관료가 되었지만 이듬해 전업 작가가 되기 위해 퇴직했다. 1948년 가와데쇼보의 의뢰를 받고 집필한 『가면의 고백』이 극찬을 받으면서 가장 유망한 신인 작가로 부상했고, 『파도 소리』, 『사랑의 갈증』, 『청의 시대』등에서 독자적인 문체와 미의식을 구축했다. 1957년 『금각사』가 요미우리 문학상을 수상하면서 문학적 절정기에 도달했다. 『금각사』의 성공 이후 미시마 유키오는 수차례 노벨 문학상 후보에 오르며 국제적 작가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1970년 11월 25일 자위대 주둔지에 난입해 자위대 궐기를 촉구하는 연설을 마친 후 대중 앞에서 할복자살을 단행해, 전 세계에 충격을 안겼다.

서강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도쿄 대학교에서 비교문학 전공으로 석사 및 박사 학위를 받았다. 런던 대학교 객원 연구원과 한양대학교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를 거쳐 현재 서울대학교 아시아언어문명학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저서로 『문학의 근대와 일본』, 『일본의 발명과 근대』(공저) 등이 있고 역서로 나쓰메 소세키의 『그 후』를 비롯해 『문학, 어떻게 읽을까』, 『오에 겐자부로, 작가 자신을 말하다』(공역) 등이 있다. 이와나미쇼텐(岩波書店)에서 출간한 『세기말과 나쓰메 소세키(世紀末と漱石)』로 일본 산토리 학예상을 수상했다.

서울대학교 영어교육과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국어국문학과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목차

  • 봄눈 7

    작품 해설 507
    작가 연보 529

책 속으로

자신을 사랑해 주는 인간을 깔보고, 깔볼 뿐 아니라 냉혹하게 취급하는 기요아키의 좋지 않은 성향을 혼다만큼 오래전부터 꿰뚫어본 친구는 없을 테다. 이러한 종류의 오만함은 열세 살의 기요아키가 자신의 아름다움에 보내는 사람들의 갈채를 알게 된 때부터 마음 깊은 곳에서 은밀하게 길러 온 곰팡이 같은 감정일 거라고 혼다는 추측했다. 닿으면 방울 소리를 낼 듯한 은백색의 곰팡이 꽃. (31~32쪽)

눈송이 하나가 날아 들어와 기요아키의 눈썹에 머물렀다. 사토코가 알아채고는 “어머.” 하고 말한 순간, 엉겁결에 사토코를 향해 얼굴을 돌린 기요아키는 눈꺼풀에 전해 오는 차가움을 느꼈다. 사토코가 갑자기 눈을 감았다. 눈을 감은 그 얼굴이 기요아키의 눈앞에 있었다. (...) 기요아키의 가슴은 세차게 고동쳤다. 교복에 높직이 달린 옷깃이 목을 죄어 오는 것을 또렷이 느꼈다. 눈을 감은 사토코의 고요한 흰 얼굴만큼 난해한 것은 없었다. (124쪽)

“그럼 누군가가 죽은 후에도 그 사람의 사상이나 정신이 사람들에게 전해지는 건 어떻게 설명할 건가요?” 하고 차오 피는 차분히 응수했다.
혼다는 머리 좋은 청년다운 혈기로 얼마쯤 얕보듯이 단정했다.
“그건 환생과는 다른 문제입니다.”
“왜 다르지?” 하고 차오 피는 온화하게 물었다. “하나의 사상이 다른 개체 속으로 시간을 뛰어넘어 계승되어 간다는 건 그대도 인정하겠지요. 그렇다면 같은 개체가 각기 다른 사상 속으로 시간을 뛰어넘어 이어지는 일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305~306쪽)

그날 밤 기요아키의 마음은 소란스러웠다. 그는 마침내 자신의 사랑에 감겨 오기 시작한 쇠사슬이 바닥에 질질 끌리며 다가오는 음울한 쇳소리를 들었다. 그러나 칙허가 내렸을 때 그를 휘몰았던 쾌청한 힘은 이제 이곳에 없었다. 그를 그렇게나 고무시켰던 ‘절대적인 불가능’이라는 백자(白磁) 같은 개념 한 면에는, 이미 미세한 금이 가 있었다. 결의가 낳은 격렬한 환희가 있던 자리에는 계절의 끝자락을 바라보는 자의 슬픔이 있었다. (359쪽)

출판사 서평

일본 문학 애호가들 사이에서 전설로 회자되는 소설, 미시마 유키오의 ‘풍요의 바다’ 시리즈 첫 번째 권 『봄눈』이 국내 최초로 출간되었다. 국내 초역으로 베일을 벗는 ‘풍요의 바다’는 그간 분량의 방대함과 일본어의 가능성을 극한까지 밀어붙인 미문 때문에 번역하기 까다로운 소설로 여겨졌다. 이번에 출간된 『봄눈』은 원문의 극히 섬세한 뉘앙스까지 포착해 정확하고 유려한 문장으로 옮겼으며, 작가의 생애와 사상적 궤적에 대한 충실한 해석으로 독자들의 이해를 돕는다.

‘풍요의 바다’ 4부작은 메이지 시대 말기부터 1975년까지를 아우르는, 원고지 약 6000매 분량의 대작이다. 작가는 이 시리즈에서 환생을 거듭하는 한 영혼과 그를 추적하는 인식자의 궤적을 통해 20세기 일본의 파노라마를 펼쳐 냈다.
화려하고 정교한 문장과 치밀한 인간 묘사, 허무주의적 우주관에 녹여 넣은 작가로서의 자기 비평은 왜 미시마 유키오가 전후 일본 문단에서 가장 주목받는 작가가 되었는지 여실히 보여 준다. 특히 첫 번째 이야기인 『봄눈』은 고전적인 우아함과 『로미오와 줄리엣』을 연상시키는 드라마틱한 스토리로 인해 영화, 무대극, 드라마 등으로 제작되었다. 민음사에서는 『봄눈』을 시작으로 ‘풍요의 바다’ 시리즈 2권인 『달리는 말』, 3권 『새벽의 사원』, 4권 『천인오쇠』를 차례로 출간할 예정이다.

▶내가 삶과 세계에 대해 느끼고 생각해 온 모든 것을 여기에 담았다. -미시마 유키오

전후 일본의 가장 문제적인 작가가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 부어 완성한 혼신의 대작

1970년 11월 25일, 미시마 유키오는 오랫동안 매달렸던 소설을 마침내 탈고했다. 그가 출판사에 건넨 원고의 마지막 줄에는 ‘『천인오쇠』 끝. 1970년 11월 25일’이라는 부기가 달려 있었다. 이 날짜가 가리키는 것은 소설이 완결된 날이자 작가 자신의 기일이 된 날이었다. 향년 45세의 일이었다.
미시마가 자신의 생과 함께 마감한 작품은 ‘풍요의 바다’ 4부작의 마지막 권이었다. 1965년 『봄눈』 연재를 개시해 1970년 『천인오쇠』로 마침표를 찍을 때까지 5년간 그는 이 소설에 모든 것을 쏟아 부었다. ‘풍요의 바다’ 시리즈의 배경은 메이지 시대 말기부터 1975년까지로, 미시마의 생애(1925~1970)는 그 한복판에 정확히 걸쳐져 있다. 그가 자신의 시대 위에 소설 속 시대를 겹쳐 올리며 묘출하고자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풍요의 바다’ 시리즈는 11세기 일본 산문 문학인 『하마마쓰 중납언 이야기』(浜松中納言物語)를 모티프로 한 연작 소설이다. 윤회 전생을 소재로 한 ‘모노가타리’의 구성을 순문학 장편에 도입한 것은 당시 파격적인 시도였다. ‘풍요의 바다’ 1권의 주인공은 2권, 3권, 4권에서 각기 다른 모습으로 환생해 다른 시대를 저마다의 방식으로 살아간다. 시리즈 전체에 모두 등장하는 인물 혼다 시게쿠니는 후작가의 후계자, 정치에 빠져든 열혈 청년, 타이의 공주, 사악한 고아라는 네 개의 환생한 자아를 연결하는 고리로, 이들 모두를 가까이에서 지켜본다.
미시마 유키오는 이 네 자아에 자신의 정체성을 나누어 녹여내고, 궁극적으로는 인식자 혼다를 통해 자신을 대변하고자 했다. 시리즈 마지막 권에서 노인이 된 혼다는 그간의 모든 일들이 실재가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궁극의 허무에 도달한다. ‘아무것도 없는 곳에 이르렀다.’ 혼다의 이 깨달음을 최후의 문학적 전언으로 남기고 미시마 유키오는 목숨을 끊었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그가 연출해 보인 정치적 쇼보다 더 그의 진실에 가까운 것이 아니었을까.

금기를 통해 비로소 완벽해지는 불가능한 사랑의 이야기
지고의 아름다움 속에서 허망하게 스러지는 젊음의 환영, 『봄눈』

메이지 시대가 종언을 고하고 다이쇼 시대가 시작된 1912년. 마쓰가에 후작가의 후계자 기요아키는 빼어난 미모로 주위의 선망을 받지만 오로지 자기 자신 외에는 그 누구에게도 관심이 없는 탐미적 몽상가이다. 그는 아야쿠라 백작의 딸 사토코가 자신을 사랑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냉담하게 반응한다. 그러나 사토코와 황족의 결혼이 결정되자 기요아키는 뒤늦게 자신의 마음을 깨닫고 사토코를 유혹해 금지된 관계에 빠져든다.
기요아키와 반대로 냉철하고 이지적인 그의 친구 혼다는 배후에서 은밀히 그들을 돕지만, 두 사람의 사랑이 깊어질수록 현실의 압박이 더해 간다. 마침내 기요아키와 사토코가 막다른 곳에 몰렸을 때 폭발하듯 파국이 닥쳐오고, 이루지 못한 생의 집념은 다음 생을 향해 나아가며, 혼다는 그 모든 것의 목격자로 남겨진다.
‘풍요의 바다’ 1권 『봄눈』은 왕조풍 로맨스의 분위기를 차용한 고전적 드라마이다. 주인공 기요아키와 사토코를 비롯해 주요 인물들은 전부 지체 높은 신분으로 설정되었고, 시간적ㆍ공간적 배경 모두 실제보다 이상화되어 꿈처럼 현란하고 몽롱한 분위기를 띤다. 사토코의 연심을 외면하던 기요아키는 사토코가 황족의 약혼자가 되어 범해서는 안 될 금기가 되자 비로소 열렬한 사랑에 빠진다. 이 무모한 사랑은 황가에 대한 반역으로서, 부모 세대에 대한 반항으로서, 자신들의 시대에 대한 각오로서 질주하다 예정된 최후를 맞아 봄눈처럼 스러진다.
아름다운 젊은이들의 비극적 사랑, 우아하고 정교한 구성과 스타일로 『봄눈』은 시리즈에서 제일가는 인기를 누리는 소설이 되었다. TV 드라마와 무대극 등으로 각색되고 특히 2005년에는 다케우치 유코, 쓰마부키 사토시 주연으로 영화화되어 국내 상영되기도 했다. ‘사랑’에 초점을 맞춘 만큼 이야기 자체도 매우 재미있지만, 곳곳에 후속권들을 암시하는 장치가 숨어 있어 이어질 독서의 즐거움을 예고한다. ‘풍요의 바다’ 시리즈가 오랜 구상과 기획을 거쳐 치밀하게 세워진 예술품임을 알게 하는 책이다.

‘소문의 벽’에 갇힌 작가 미시마 유키오
이제 그의 실(實)과 허(虛)를 진지하게 들여다볼 때

2020년은 미시마 유키오 사후 50년이 되는 해이다. 한국에서 미시마 유키오는 우익 작가라는 이미지 때문에 불온한 이름으로 여겨져 왔다. 그 탓인지 『파도 소리』, 『가면의 고백』, 『금각사』 같은 극히 일부의 작품 외에는 거의 소개되지 않았다. 이는 미시마의 정치 이념에 대한 비판을 늦추지 않으면서도 1970년부터 2000년까지 그의 거의 모든 소설을 출판한 중국의 상황과도 다르다.
노벨 문학상 후보에 수차례 오르며 일본을 대표하는 작가로 세계적 주목을 받은 이 작가의 정치적 행보뿐 아니라 실제 그가 이룬 문학적 성취에 대해 국내에서도 더욱 면밀한 논의가 필요하다. ‘풍요의 바다’를 우리말로 옮긴 역자 중 한 사람인 서울대학교 윤상인 교수는 미시마 유키오가 가와바타 야스나리, 다니자키 준이치로와 더불어 “그들의 작품 속에 ‘일본다운 일본’이 투영되어 있다고 판단한 미국의 몇몇 일본 문학 번역자와 출판 편집자들에 의해 취사 선택된 미적 타자”였다고 말한다.
미시마에게는 기회이자 한계였을 이러한 틀 속에서 그가 무엇을 모색하고 어디에 도달했는지, 그것이 실제 삶과는 어떻게 연결되었는지 확인하는 것은 지금 우리에게도 의미가 있다. 작가 자신이 “나의 모든 것을 여기에 담았다.”라고 선언한 이 작품의 번역, 출간이 미시마 유키오라는 작가와 20세기 일본 문학 전반을 이해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이유이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 시리즈명, 원서(번역서)명/저자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37479830
발행(출시)일자 2020년 09월 07일
쪽수 536쪽
크기
131 * 222 * 31 mm / 589 g
총권수 1권
시리즈명
풍요의 바다
원서(번역서)명/저자명 春の雪/三島由紀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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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저 번역해 주세요 ㅠㅠ 언제 해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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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속작도 번역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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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글을 이렇게 잘쓰지. 빨리 후속 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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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예요
책 표지가 너무 예쁩니다
10점 중 10점
/최고예요
<봄눈>은 작가 미시마 유키오가 작가 생활 극후반부에 쓴 <풍요의 바다> 4부작 중 첫번째 장편소설이다. 4부작의 시대적 배경은 메이지 시대 말기인 1910년부터 작가가 할복자살한 시점부터 5년 뒤의 미래인 1975년까지를 다루고 있다. 4권의 각각 소설마다 시대와 배경이 달라진다.



전체적 줄거리: 주인공 마쓰가에 기요아키는 14만 평이나 되는 대저택을 가진 마쓰가에 후작의 외동아들로 태어나, 병약하고 아름다운 외형의 몸과 곱상한 외모를 지닌 인간이다. 그는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는 데에는 별 다른 재미를 느끼지 못하며, 항상 골똘히 무언가를 생각하거나, 자신이 꾸었던 꿈에 대해 소상히 기록하는 것을 즐기는 탐미적 몽상가이다. 그의 소꿉이성친구 아야쿠라 사토코는 필히 경국지색의 미모를 지녔다고 말할 정도이며, 어렸을 때부터 마쓰가에 기요아키와 어울려 지내는 시간이 길었다. 20살이 된 사토코는 계속해서 밀려 들어오는 혼인 약속을 필히 거절하고, 계속해서 기요아키와의 혼담을 말 없이 기다리고 있다. 기요아키의 친구 시게쿠니 혼다는 기요아키와 친해진지는 얼마 안 됐으나, 중요한 순간에 그의 강력한 우군이 되어주기도 한다. 때로 기요아키와의 '돈독한 우정'을 위해, 그리고 기요아키를 위해 그와 어느 정도 일정 거리감을 두는 것도 머뭇거리지 않는다. 사토코가 기요아키 자신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사토코를 상처 주기 위해 묵묵히 가만히 있다가, 사토코가 도인노미야 가와의 혼담이 정해지자, 기요아키는 조급해지며, 허겁지겁 사토코와 관계의 진전을 이끌 준비를 꾀하기 시작하는데...



작중 눈여겨봐야 할 점



1. 이 소설은 본인이 볼 때, 귀족소설에 해당한다고 본다.

많은 귀족들이 작품에 출현하며, 그들이 향유하는 물건, 작품, 취미, 그리고 어릴 때 주로 했던 것들이 상세히 적혀 있다. 일본에 짧게나마 존재했던 귀족에 대한 동경이라던가, 그 시절에 대한 궁금함이 조금이라도 있으신 분들은, 읽어 보심을 추천드린다.



2. 4부작 중에 1부작이라는 순서가 지니고 있는 굉장함과 치밀성.

초독을 하는 입장에선, 이것 저것 보이지 않던 것들이, 재독을 하고 보니, 굉장한 것으로 다가와 보였다. 동남아 왕자 두 명 이라던가, 동남아 공주 잉 찬. 그들이 이 작품에서 등장인물로써 오롯이 존재해야 할 이유. 그리고 그것의 가치. 앞으로 작품에 미치게 될 영향. 그것들을 느끼게 된 것 같다.



3. 주인공 시게쿠니 혼다가 입시공부에 매진하면서도 읽었던 작품들.

일단, <봄눈> 내에 소개된 여러 비문학 작품들을 작가 미시마 유키오가 전부 읽어 봤고, 그리고 이해하고, 그것들을 작품에 오롯이 녹여냈을 거라고 생각하니, 작가에 대한 경외심이 들어 나도 따라서 읽고 싶어졌다. 그 중에서 혼다가 읽는 작품들 중에선 혼다의 가치관에 꽤나 영향을 준 것들이 보인다. 두 왕자의 철학에 영향을 받아 읽게 되는 책들도 꽤나 관심이 생긴다. 괜히 작가 미시마 유키오가 "내가 삶과 세계에 대해 느끼고 생각해 온 모든 것을 여기에 담았다."라고 4부작 <풍요의 바다>에 대고 말했던 게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4. 마쓰가에 기요아키가 썼던 꿈 일기.

기요아키가 썼던 꿈 일기에 적힌 꿈들이 이 <풍요의 바다> 4부작에서 어떤 방식으로 나타날지 미리 감상해두는 것도 좋은 관점이라고 볼 수 있겠다.



5. 주인공 시게쿠니 혼다와 두 왕자의 '윤회에 관한 사상 토론'



이것이 이 4부작 <풍요의 바다>를 본질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가 되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등장인물에 따라 다른 사고방식, 그리고 철학.



방학 기간 동안, 마쓰가에 가의 별장에서 두 왕자는 자타카-석가모니가 성불해 부처가 되기 전의 수행과 공덕을 담은 경전을 이르는 말-를 화제로 올리는데, 그에 따라 윤회에 대한 토론이 시작된다. 혼다는 전생을 알 수 있다면 좋겠지만, 인간이 그렇지 않을 경우, 한 번 끊어진 정신, 사상은 다음 생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다음엔 또 아무 상관 없는 새로운 사상이 시작된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시간 위에 나란히 놓인 각 개체들은 같은 시대, 다른 공간에 흩어진 다른 인간들과 다를 바가 없고, 이러면 전생이란 것 자체가 아무런 의미가 없지 않겠느냐고 반문한다. 실제로 '''우리들이' 환생했다는 사실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만 봐도, 환생이란 것은 확증할 수 없는 것을 증명하려는 헛된 노력 같다''고 말한다. 그것을 증명하려면 전생과 현생을 똑같이 놓고 비교, 대조할 사상적 통찰력이 필요한데, 인간의 사상이란 대다수 과거, 현재, 미래 셋 중 하나에 치우쳐 있어, 역사의 한복판에 있는 '자신의 사상'이라는 집에서 벗어나기 힘들다. 환생이란 것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그 객체가 자신의 전생과 현생을 구별할 수 있는 제 3자의 견지가 필요한데, 그 제3의 견지란 깨달음(석가모니의 그것처럼)의 경지일테니, 환생이란 생각은 환생을 초탈한 인간만이 파악할 수 있다. 그렇다면 환생이란 개념을 포착했다 하더라도, 그것은 이미 환생이 아니지 않습니까. 하고 반문한다. "환생이란 것은 우리가 생의 측면에서 죽음을 바라보는 것과는 반대로, 죽음의 측면에서 생을 바라보는 것을 표현하는 데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저 바라보는 방향이 바뀌었을 뿐이다."라고 혼다는 냉소를 던진다.



그에 따라 두 왕자는 "그렇다면 누군가가 죽은 후에도 그의 사상이 대를 이어 전해지는 건 어떻게 설명할 것이죠?", "하나의 사상이 다른 개체 속으로 시간을 넘어 이어진다는 것은 그대도 인정하겠지요. 그렇다면 같은 개체가 각기 다른 사상속으로 시간을 뛰어넘어 이동하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요?"라고 질문하는데, 이 질문이 이 4부작 전체를 관통하는 Key Point라고 할 수 있겠다. 작가 미시마 유키오는 작가생활 동안 이 질문과 이것에 대한 답을 갈구했고, 그에 따라 몸이 이끌려 자신의 모든 것을 꾹꾹 눌러 담아 이 작품을 쓴 것이다.



마치며...



아름다운 문장과 끝없이 이어지는 미문의 행렬이 담겨있는 이 <봄눈>은 나로 하여금 계속해서 문학을 갈구하게 만들었다.
10점 중 10점
/고마워요
미시마미유키 그는 누구인가
10점 중 10점
/최고예요
잘 읽겠습니다...
10점 중 10점
/최고예요
미시마 유키오가 쓴 소설 중 가장 뛰어난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10점 중 10점
/재밌어요
미시마 유키오 입문작으로 구매했습니다. 문장이 유려한점이 마음에 들어요.
10점 중 10점
/재밌어요
미시마 유키오의 봄눈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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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눈.....
봄눈
그렇게 잠 못 드는 밤이 지났고, 26일 아침이 밝았다.
봄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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