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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하는 조선 남자

음식으로 널리 이롭게 했던 조선 시대 맛 사냥꾼 이야기
이한 저자(글) · 변유민 그림/만화
청아출판사 · 2015년 11월 20일
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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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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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인의 입맛을 사로잡은 음식들, 그리고 그것을 기록한 남자들의 이야기
‘요섹남(요리 잘하는 섹시한 남자)’이라는 신조어가 생길 정도로 요리하는 남자들이 주목받고 있다. 그렇다면 조선 시대에는 어땠을까? 조선 시대에는 먹고 싶은 것을 고를 권한이 있었고, 맛을 즐기며, 기록으로 남길 수 있었던 것은 남자들이었다. 『요리하는 조선 남자』는 그들이 남긴 개인 문집과 당대의 요리서를 토대로 조선 시대에 흔히 먹었던 음식, 그 음식의 역사, 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욕심까지 두루 살핀 책이다.

제1장 ‘고기’ 편에서는 닭고기, 쇠고기, 회와 개고기까지, 당대 사람들이 고기들에 가진 인식과 각종 조리법을 소개한다. 2장 ‘별식’ 편에서는 간장게장, 상추쌈, 냉면 등 입맛이 없을 때 혹은 특별할 때 먹었던 음식들을 만난다. 제3장 ‘장과 디저트’에서는 고추장, 참외, 인절미를 통해 또 다른 음식이 세계를 살펴볼 수 있다. 당시 평범했던 혹인 인기 있던 먹거리들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가 맛깔나게 버무려져 있다.
먹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참으로 중요한 일이다. 맛있는 재료를 사다가 맛좋은 요리를 만들고, 그걸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나누어 먹는 것은 또 얼마나 보람찬 일인가. 이 책은 지금껏 조선 시대를 공부할 때 상대적으로 다루어지지 않았던 식생활에 대해 이야기한다. 임금님의 밥상이나 종갓집 제사상에 올라가는 귀하고 정성스러운 요리 대신 사람들이 좋아하고 자주 만들어 먹었을 역사 속의 요리와 그에 얽힌 이야기가 망라되어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이한

저자 이한은 서울에서 출생. 역사가 좋아서 사학과에 지원했고, 서울대학교 동양사학과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한국사를 비롯하여 동서양의 역사에 두루 흥미를 가지고 연구 중이다. 무엇보다 사람들이 역사를 재미있게 즐길 수 있게끔 글을 쓰고 있다. 현재 역사를 주제로 트위터(http://twitter.com/yihanhistory)를 운영하고 있다. 저서로는 《조선기담》, 《나는 조선이다》, 《폭군의 몰락》, 《새로운 세상을 꿈꾼 사람들》, 《오성과 한음》, 《논쟁으로 본
조선》, 《다시 발견하는 한국사》, 《성균관의 공부벌레들》, 《중국기담》, 《조선왕조실톡》 등이 있다.

그림/만화 변유민

목차

  • 《서문》 요리하는 남자

    제1장 고기
    조선인의 소울푸드 닭고기
    손님을 맞이할 때는 닭고기에 기장밥
    지금과는 달랐던 닭 요리
    정약용, 연포탕의 추억
    나 아닌 손자를 위해 닭을 잡는다, 닭곰탕
    |요리를 사랑한 남자들| 정약용? 세종대왕 이도

    조선 시대의 금육 쇠고기
    임금님 몰래 먹는 쇠고기
    설야멱적, 물에 씻어서 구워 봅시다
    눈 오는 밤에 난로를 끼고 고기를 굽는다

    가장 대중적으로 즐긴 음식 개고기
    개고기를 요리하는 자그마치 여섯 가지 방법
    임금님부터 학생까지 다 같이 개고기 냠냠
    개고기 삶는 실학자
    내 개고기 요리가 제일 맛있어!

    계절을 가리지 않고 사랑받은 회
    신선한 물고기를 공수하는 여러 가지 방법
    회 치는 법
    생선회는 무엇에 찍어 먹나요?
    백성이라고 회를 못 먹으랴
    회를 먹기 위해서 인정사정 가리지 않는다
    |요리를 사랑한 남자들| 허균

    제2장 별식
    조선을 뒤흔든 간장게장
    옛날 옛적 게장을 만드는 일곱 가지 방법
    게장 홀릭 서거정
    임금님을 울린 게장
    |요리를 사랑한 남자들| 서거정 ? 영조 이금

    가장 소박하고 때론 가장 화려한 상추쌈
    상추쌈을 좋아한 남자들
    의외로 럭셔리하게 먹는 상추쌈
    가난한 이들의 쌈밥
    |요리를 사랑한 남자들| 이덕무

    임금님도 좋아한 서민 음식 냉면
    냉면의 조상님, 냉도
    냉면의 3대 요소
    요소1 면
    요소2 육수
    요소3 꾸미
    야식의 지배자, 냉면
    |요리를 사랑한 남자들| 박제가

    평범한 음식의 비범한 역사 떡국
    떡의 왕국, 조선
    설날 음식
    떡은 동그랗게 써는가, 어슷하게 써는가?
    그리운 떡국, 슬픈 떡국

    길고 긴 역사를 빚다 만두
    만두의 기원
    변씨가 만두를 만들었다고?
    만두와 함께하는 삶
    |요리를 사랑한 남자들| 이색

    3장 장과 디저트
    조선 후기 맛의 지각변동을 일으킨 고추장
    장의 역사
    연암 박지원이 손수 담근 고추장
    임금님이 좋아하는 고추장

    조선의 패스트푸드 참외
    외들의 왕, 참외
    정약용의 참외 농사 분투기
    참외를 맛있게 먹는 법
    참외 때문에 화가 나고, 참외 때문에 속고

    어쩌면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인절미
    은근히 다양한 인절미
    인절미를 보내 주오
    |요리를 사랑한 남자들| 김정희 ? 이인수 ? 이표

    《맺음말》 마무리를 대신하여
    《요리책 목록》

책 속으로

이렇듯 신분을 막론하고 즐기는 개고기 요리였는데, 어떤 사람은 남이 해 주는 것으로는 성미가 차지 않아 본인이 직접 요리를 했던 모양이다. 조선 중기의 문신 김광욱은 이런 시를 남겼다.

닭찜 개찜 올벼(早稻) 점심 날 시키십시오.

그렇다면 김광욱은 개장보다 어려운 개찜을 직접 만들었던 걸까?
한편 조금 후대로 가면 자신이 직접 요리를 하고 레시피까지 적어 남긴 사람이 있었다. 바로 정약용이다.

고기가 먹고 싶어!

어느 날 정약전(丁若銓)은 동생에게 이런 편지를 보낸다. 신유박해 때 정씨 형제 중 셋째인 정약종(丁若鍾)은 사형을 당했고, 정약전은 흑산도로, 정약용(丁若鏞)은 강진으로 유배당한다. 여기까지도 힘들고 억울한데, 정약전은 섬에서 살다 보니 있는 게 물고기뿐이라 소나 돼지 같은 네 발 달린 짐승의 고기가 몹시도 먹고 싶어졌다. 그리하여 동생에게 하소연하는 편지를 보냈는데, 이에 대한 동생 정약용의 답장은 이랬다.

개를 드십시오!

동생의 말은 이랬다. 섬에 산개, 곧 들개가 많을 테니 그걸 잡아드시라고. 그러면서 개를 잡는 덫을 만드는 법을 알려 준 것은 물론, 레시피까지 적어 보냈다.
정약용의 개고기 요리법은 이렇다. 먼저 잡은 개를 달아매서 먼지가 안 묻게 가죽을 벗기고, 창자와 밥통만 씻고 나머지는 절대로 씻지 않는다. 그런 뒤 맑은 물을 팔팔 끓이고, 여기에 고기를 넣어 삶아 낸 뒤, 식초와 간장, 기름, 파로 양념을 해서 볶거나 삶으면 아주 맛있다는 것이다. 또 개를 잡는 덫을 만드는 방법도 알려 주고, 같이 넣어 먹으라고 들깨 한 말을 형에게 보내기까지 했으니, 참으로 지극정성의 동생이었다. 그런데 정말 재미있는 것은, 이 레시피는 정약용이 고안해 낸 것이 아니라 바로 ‘초정 박제가(楚亭 朴齊家)의 개고기 요리법’이라는 사실이다.
_ 《가장 대중적으로 즐긴 음식 개고기- 개고기 삶는 실학자》 중에서


숙종 45년(1719), 신유한(申維翰)은 조선통신사의 일행으로 일본에 다녀왔다. 무려 9개월에 달하는 기나긴 여정이었고, 결국 새로운 해를 머나먼 타지에서 맞게 되었다. 12월 29일, 섣달그믐이 되었는데 바람도 세고, 일본 사람들도 명절이라 일을 하지 않아 배가 떠나지 않는다. 나그네 심사에 침울해진 신유한은 근처 마을의 풍광을 보고, 멋지고 아름다운 정원을 거닐며, 떡을 차곡차곡 쌓고 음식을 차려 둔 일본의 설날상도 구경도 했다. 그러다가 대마도주가 보내 온 밥상을 받게 되었다.
마침 거센 바람이 불어와 베개와 이불이 멋대로 춤을 추는 배 안에서 신유한은 겨자장에 비빈 생선회도 먹고, 고기를 다져 떡국도 만들어 먹었다. 그런데 이 떡국은 찹쌀떡 둥근 것 두 개를 그릇에 넣고 물과 조선간장(감장)을 타서 만든 ‘가짜’ 떡국이었다. 신유한은 ‘조금 시지만 먹을 만했다’라고 했다. 고향의 맛을 떠올리며 이 떡국을 먹노라니 어머니 생각이 절로 나는 것도 어쩔 수 없었던 모양이다.

우리 나이 드신 어머니가 내년에는 66세이신데
내가 오늘밤 풍파 한복판의 조각배에 타고 있는 걸 모르시겠지.

이렇게 신유한은 서러움과 그리움에 겨워 폭풍처럼 시를 열 수나 지었으니, 역시 설날의 떡국 한 그릇은 사람을 감상적으로 만드는 것일까.

이번에는 정조 15년(1791), 중국을 방문하는 사신의 일행에 동행한 김정중(金正中)이 쓴 《기유록奇遊錄》을 보자. 김정중이 중국에서 1월 2일을 맞이하여 요란하게 폭죽 터뜨리는 설맞이 축제를 보고 떠올린 음식은 떡국이었다. 매년 이맘때가 되면 이웃에 살고 있는 친구들이 찾아오고, 자신도 그들의 집에 놀러가 떡국과 만두를 먹으며 신나게 놀았던 것을 떠올리며 고향에 계신 형님이 자신을 그리워하겠거니 생각하며 슬퍼했다.

어떻게 한 집에 모여서 새해의 즐거움을 함께 할 것인가?

이런 한탄에서도 엿보이듯, 이미 설날의 떡국은 조선 사람들에겐 너무도 당연한 풍습이 되었고, 때맞춰 먹지 못 하면 매우 서러워지는 음식이었다. 그래서일까, 효종-숙종 때의 송시열은 《구황촬요(救荒撮要)》의 서문을 쓰면서 ‘겨울에 얼어 죽는 일 없고 새해에 큰 대접의 떡국(大椀不托)을 먹기를 바랍니다’라고 적었다. 이 책이 백성의 굶주림을 해갈하기 위한 것임을 생각하면, 설날의 떡국은 새해맞이의 일상 및 풍족함 등도 상징했던 것 같다. 양반뿐만 아니라 백성에게도.
_ 《평범한 음식의 비범한 역사 떡국 - 그리운 떡국, 슬픈 떡국》

출판사 서평

맛있는 것에 탐닉한 조선 남자들이 남긴 맛있는 기록들!

조선 사람들도 맛집 탐방을 했을까?
조선 남자는 직접 요리를 했을까?
조선 시대에 가장 인기 있는 음식은 무엇이었을까?

요리하는 조선 남자들

이제까지 집에서의 요리는 흔히 여자의 영역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요즘 TV 매체에서 남자 셰프들이 활약하고, 레시피를 소개하는 소위 ‘쿡방’ 등으로 남자들도 요리의 세계에 점차 눈을 돌리고 있다.
그렇다면 조선 시대에는 어땠을까? 세종 시대에 명나라가 요리 만드는 처녀들을 공녀로 요구하자, 궁중 요리는 남자의 영역이라 여자들이 아는 게 아니라며 당황했다는 기록이 있다. 또 왕실에서 궁중 요리를 담당했던 숙수들은 모두 남자였고, 반가나 민가에서도 손수 요리하는 남자들이 있었다. 조선 후기 이덕무는 ‘요리는 부인의 일’이라고 단언했으나, 또 다른 실학자들은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직접 요리하고, 레시피를 공유하고, 농사를 짓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까지 우리는 조선 시대를 공부할 때 역사 그 자체, 왕조, 정치, 사상 등에 집중하면서 당시 사람들의 일상에 대해 알아볼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특히 어떤 것을 먹었는지, 누가 어떻게 요리했는지 등 식생활에 대해서는 당연한 궁금증조차 가질 기회가 없었다. 하지만 조선 시대도 이렇게 사람이 살던 시대였다. 오늘날 우리처럼 맛있는 것을 같이 먹고, 즐겁거나 슬플 때는 마시고, 때론 직접 요리를 해서 친한 이들과 나눠 먹으며, 그렇게 살았다.

미식에 탐닉한 역사 속 인물들
고려 말의 마지막 충신이자 조선에 성리학을 소개한 장본인인 이색은 먹는 것을 밝히기로 유명하여, 고려 말 먹거리에 대해 수많은 자료를 남겼다. 스스로 식탐이 심하다며 ‘나이 들어 나처럼 먹을 거 밝히는 사람이 또 있을까’라는 시를 읊었고, 이를 뽑은 후에는 맛있는 걸 먹기 힘들어졌다고 슬퍼하기도 했다.
집현전 출신으로 여섯 임금을 섬긴 서거정은 게를 사랑하고 차 마시는 것을 좋아했다. 그리하여 뛰어난 글 솜씨로 이 맛있는 음식들을 노래했다.
《홍길동전》의 작가 허균은 아버지 덕으로 식도락에 눈 뜨고 잘사는 처가 덕에 맛의 호사를 누린 대표적인 인물이다. 그는 귀양을 갈 때도 맛있는 음식이 있는 장소를 골라 갔으며, 귀양 생활 덕에 전과 같은 식생활을 즐기지 못하게 되자 자신이 과거 먹었던 먹거리들을 책으로 정리했다. 이것이 조선 전국의 식도락 리스트인 《도문대작》이다.
평생에 걸쳐 먹거리들을 연구하고 먹었으며, 마침내 직접 농사까지 지은 인물이 있으니, 그는 정약용이다. 정조의 귀여움을 받던 시절에는 직접 온갖 요리를 해서 먹었으며, 귀양을 가서는 참외 농사도 짓고 장도 직접 담근 인물이다.
이렇게 우리에게 익숙한 수많은 당대 조선인들이 먹을 것에 탐닉한 순간, 그와 관련한 다양한 이야기들을 각종 기록을 통해 만날 수 있다. 흔히 먹었던 음식, 그 음식의 역사, 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과 욕심까지 조선 남자들이 남긴 맛의 세계를 살펴본다.

조선 사람들은 무엇을 먹고 살았을까?
이 책에서는 조선인들의 주요 먹거리를 세 개의 장으로 구분하여, 당시 평범했던 혹은 인기 있던 먹거리들과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엮어 낸다. 제1장 《고기》 편에서는 우리에게 익숙한 닭고기, 쇠고기, 회와 현대에 혐오식품이 된 개고기까지, 당대 사람들이 이 고기들에 가진 인식과 각종 조리법을 소개한다. 제2장 《별식》에서는 간장게장, 상추쌈, 냉면, 떡국, 만두 등 오늘날 우리들이 입맛이 없을 때, 혹은 특별할 때 먹었던 음식들을 만난다. 이 음식의 기원을 비롯하여 어떻게 먹기 시작했는지, 이 음식들을 즐긴 사람들에는 누가 있는지 알 수 있다. 제3장 《장과 디저트》에서는 고추장, 참외, 인절미를 통해 또 다른 음식의 세계를 살펴볼 수 있다. 맛의 지도를 바꾼 고추장부터 조선 사람들이 간식으로 선호한 참외와 인절미에는 어떤 이야기가 담겨 있을까?
음식에 얽힌 일화와 요리의 조리법, 재료까지, 이 다양한 이야기들을 개인 문집과 당대의 각종 요리서를 망라하여 찾아내 재구성했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36810740
발행(출시)일자 2015년 11월 20일
쪽수 320쪽
크기
155 * 223 mm / 589 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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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이면 떡이고, 인절미면 인절미이지 뭘 그리 글자 하나하나에 집착할까 하겠지만, 이렇게 사소한 데에 매달리는 게 학자인 법이다.
요리하는 조선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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