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카레바 단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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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빅토리야 토카레바(Виктория С. Токарева)
빅토리야 토카레바는 산문 작가이며 시나리오 작가다. 1937년 레닌그라드(지금의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태어났다. 1958년 레닌그라드 음악대학 피아노과를 졸업하고, 어린이 음악학교에서 피아노를 가르쳤다(이때부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토카레바는 작가가 되겠다는 어릴 때부터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1962년 모스크바 국립영화학교 시나리오학부에 입학했고 1968년 졸업했다. 1964년 단편소설 <거짓 없는 하루>를 <젊은 근위대>에 발표하면서 등단했다. 그녀의 첫 번째 소설인 <거짓 없는 하루>가 세상에 나왔던 1964년은 ‘해빙기’가 막을 내리던 시기였다. 그러나 빅토리야 토카레바는 성공적으로 ‘마지막 열차’에 뛰어올랐고, 이로써 대단한 관심과 주목을 받으며 작가의 삶을 시작했다. 이후로 꾸준히 고급 문학예술 잡지인 <신세계>와 <젊음> 등에 작품을 발표하면서 자신의 문학적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하는데, 이는 1969년 첫 단편집 ≪없었던 것에 대하여≫가 출간되었을 때 평자들의 반응으로 나타났다. 비평가 피로고프는 “토카레바는 윤기 있는 글쓰기와 전문적 열정을 보존한 작가 정신으로 ‘문학의 상업화’라는 위기 상황을 극복한 작가”라고 극찬했으며, 유리 나기빈은 “토카레바에게는 나쁜 소설이 하나도 없다. 매우 빛나고 좋은 것만 있다”고 했다.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작가의 소설이 봇물처럼 쏟아져 나온다. 해마다 두세 권의 중·단편집이 출간되며 이른바 ‘토카레바 붐’을 일으킨다. 뿐만 아니라 “빅토리야 토카레바의 현상은 절대적으로 존재한다. 이는 다른 누구도 아닌 우리 모두의 이야기다”라는 세간의 호평을 받으며, 출간되는 즉시 거의 모두 베스트셀러가 된다. 토카레바의 소설은 현재 영어, 독일어, 이탈리아어와 프랑스어로 번역, 출간되고 있음은 물론, 거의 모든 중·단편집이 계속해서 재출간되고 있다. 작가는 현재 모스크바에 살고 있다.
김서연
단국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러시아 극동국립대학교에서 러시아어문학을 공부했다. 단국대학교 대학원에서 노문학을 전공했으며, 《빅토리야 토카레바 중·단편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번역전문 프리랜서로 일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토카레바 단편집》, 《눈사태》, 《계몽의 열매》, 《결혼》(공역), 《학교 출입 금지》 등이 있다.
목차
- 거짓 없는 하루
없었던 것에 대해
안톤, 부츠를 신어!
나 대신
해설
지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책 속으로
1.
“나는 때를 잘못 타고 태어났어요. 쓸모없는 인간이에요. 비극적인 인물이죠. 엥겔스가 그런 말을 했다죠. ‘비극이란 대체 무엇인가? 그건 바로 실현 불가능과 욕망의 충돌이다…’ 라고 말이에요.”-〈없었던 것에 대해〉
2.
욕조 맞은편에 김이 서린 거울이 걸려 있었다. 거울 속에 비친 옐리세예프가 안개 속에 서 있는 것 같았다. 레나는 거기서 너무나 아름다운 그의 리듬감 넘치는 육체와 마주쳤다. 유연함으로, 친밀함으로 아름다워진 사람들 같은. 독창적인 안무로 무대에 올려진 춤과 같은. 어쩌면 신이 진정으로 원한 게 그거였는지 모른다.-〈안톤, 부츠를 신어〉
3.
내가 지는 건 확실하다. 나는 교실을 나갈 수 없다. 학생들 보기에도 창피한 노릇이거니와 교무주임에게 불려가게 될 테니까. 소바킨은 내려올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마음 같아서는 매번 녀석에게 다가가 바짓가랑이를 잡고 끌어내려서, 니나 어머니가 말하는 식으로 아예 평행봉에 들러붙어 버리라며 녀석의 따귀를 후려갈기고 싶다.-〈거짓 없는 하루〉
출판사 서평
<거짓 없는 하루>
<거짓 없는 하루>의 주인공 발렌틴은 중학교 프랑스어 교사로, 운명의 변화를 꿈꾸는 지식인이다. 그는 최근 들어 사소한 일에 특히 자주 거짓말을 하고 있음을 지각한다. 거짓말을 한다는 것은 자유롭지 못하다는 뜻이고 누군가를 두려워한다는 뜻이다. 무지개 꿈을 꾸고 난 아침, 그는 하루를 평소와는 다르게 살기로 결심하고 오늘은 아무도 두려워하지 않겠다고 결심한다. 그러나 지속될 수 없는 변화임을 그 자신도 알고 있다. 왜냐하면 뭔가를 크게 바꿀 수 있는 힘 자체가 그에게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결국 가까운 사람들마저도 자기 꿈을 이해해주지 않아, 발렌틴은 내일 자신의 삶을 송두리째 망가뜨릴 거라고 말하며 출발점으로 되돌아오게 된다.
<없었던 것에 대해>
<거짓 없는 하루>에서와 유사한 충돌이 <없었던 것에 대해>에서도 나타난다. 여기서는 주인공의 실현 불가능한 꿈이 호랑이라는 메타포를 통해 구현된다. 어린 디마가 동물원에서 처음으로 호랑이를 봤을 때의 깊은 감동이 호랑이를 애완동물로 기르고 싶다는 꿈으로 전환한다. 20년이 흘러 디마는 성인이 됐지만 여전히 그 꿈은 그의 의식을 지배하고 있다. 그러나 디마도 발렌틴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자기의 꿈을 이해받지 못하고 출발점으로 되돌아온다.
<안톤, 부츠를 신어!>
삶과 사랑과 죽음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함축하고 있다. 옐리세예프는 레나와의 로맨스가 이뤄지길 원한다. 하지만 레나는 삶에 지쳐 있다. 그녀에게는 반박하거나 저항할 힘조차 없다. 그러나 옐리세예프는 오히려 그녀에게 연민을 구했고 집요하게 사랑을 확인하고 싶어 한다. 꽁꽁 얼었던 그녀는 서서히 그에게 동화된다. 마침내 그는 그녀의 마음의 고통을 벗겨 주었고, 폐쇄적이고 금욕적인 그녀에게 잠재해 있던 ‘여성’마저 깨운다.
하지만 이들의 사랑은 전혀 다른 궤도를 달리고 있음이 드러난다. 역시 남자의 사랑과 여자의 사랑은 다른 얼굴을 지니고 있었을까. 레나의 사랑은 두려운 ‘운명의 비밀스러운 암호’였고, 옐리세예프의 사랑은 춤의 일부였다. ‘스페인 무희의 캐스터네츠처럼’.
<나 대신>
토카레바식의 유머가 돋보이는 이 작품은, 여덟 살에 내전을 피해 러시아를 떠나, 평생을 영국에서 살면서 대부호가 된 노인의 ‘마지막 여행’ 이야기다.
병든 몸으로 죽음을 기다리는 노인은 마지막 여행을 준비한다. 러시아의 고향 영지를 방문할 계획이다. 많은 돈을 약속받은 젊은 비서 닉이 여행에 동행한다. 노인은 닉에게 무례한 요구를 한다. 닉이 노인의 요구에 숨겨진 의도를 알아차렸을 때는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뒤늦게 자신의 영혼을 팔아 버렸다는 사실에 괴로워하지만 상황을 바꿀 만한 힘이 그에게는 없다. 소설의 마지막에 이르러 노인은 의미 있는 말을 던진다. “자네는 모든 게 필요하잖나. 돈도 필요하고 사랑도 필요하지. 노예가 될 거라면 사랑은 단념하게. 사랑은 자유로운 사람만이 할 수 있거든. 그런데 자네는 노예잖나.”
기본정보
ISBN | 9791128850325 |
---|---|
발행(출시)일자 | 2024년 05월 20일 (1쇄 2010년 09월 15일) |
쪽수 | 215쪽 |
크기 |
128 * 188
* 14
mm
/ 314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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