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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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문화일보 > 2023년 10월 3주 선정
그 철길을 따라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간 ‘나’의 시간
그리고 그 길 끝에서 마주한 아버지의 마음
그곳에 가면 기찻길을 볼 수 있어 좋고
아버지 냄새가 나서 좋다.
아버지는 철길을 보수하고 철길을 놓는 선로원이다.
나는 선로원의 아들이다.”
누구나 마음속에 오래 품은 이야기 하나쯤은 있지 않을까?
〈선로원〉은 장선환 작가가 한평생을 선로원으로 살았던 아버지에 대한 추억과 기억을 모티브로 만든 자전적 이야기다. 17년 넘게 작가의 가슴속에 품고, 세우고, 허물기를 반복한 이야기여서인지, 50여 쪽 장면장면마다 아버지에 대해 작가가 느끼는 응축된 감정의 흔적들이 잘 살아난다.
선로원이었던 아버지를 기억하고, 그 시간의 의미를 차분히 메우며 써내려 간 작가의 고백은 어린 시절의 아버지에 대한 추억,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 철길로 드러나는 인생의 굽이진 시간까지 다양한 이야기들을 품고 있다. 아버지와 아들의 겹겹이 쌓인 인생이 풀어내는 이야기에 하나씩 귀를 기울이다 보면, 잔잔한 감동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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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목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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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 서평
▌“탁 탁! 톡 톡! 탕 탕 탕!”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소리!
세상을 깨우는 ‘아버지의 노동’은 세상의 풍경을 아름답게 바꿔 간다!
“탁 탁! 톡 톡! 탕 탕 탕!’”
첫 장을 넘기면 침목을 놓고 레일을 까는 소리가 울려 퍼진다. 톡톡 흙을 다지고, 탕탕 침목을 놓으며, 하나 둘 셋 넷 호흡을 맞춰 나란히나란히 레일을 놓는 선로원의 일은 한 치의 오차도 허용되지 않는 섬세한 작업이다. 새벽을 깨우며 시작된 하루의 노동은 매일매일 계절이 변해도 계속 이어진다.
하지만 아버지를 따라간 소년의 눈에 기찻길을 놓는 모습은 신기하기만 하다. 소년이 보기에 철길을 놓는 행동은 아무것도 없는 땅에 그림을 그리는 것 같다.
선로를 만드는 일은 힘들고 고된 일이다. 사방으로 망치질 소리가 퍼져 나가고 무거운 침목을 나르며 땅 위로 굵은 땀방울이 떨어진다. 산들바람이 부는 봄에도 뙤약볕이 내리쬐는 한여름에도
【만만한책방】선로원 ②
단풍이 울긋불긋한 가을에도 흰 눈이 온 세상을 뒤덮는 한겨울에도 철로를 놓는 일은 멈추지 않는다.
탕! 탕! 산과 들과 강을 하나로 만들며 세상을 깨우는 그 쇳소리는 단순한 노동의 소리가 아니다. 한 가족을 책임지는 아버지의 생활의 소리며, 누군가를 위해 새로운 길을 내어주는 사람들의 땀의 소리다.
▌“나는 기찻길이 참 멋지다고 생각했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할 아버지의 노동!
못생긴 아버지의 손을 떠올리며 마주한 아버지의 마음!
기차여행이란 말은 언제 들어도 사람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기차 밖으로 시원하게 펼쳐지는 풍경만 떠올려도 기분이 좋아진다. 하지만 기차가 멋지게 달릴 수 있게 해 준 선로를 기억하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그리고 누군가의 기억 속에도 없을 그 선로를 만드는 사람이 내 아버지라면?
이 책을 처음 구상하면서 작가는 무엇을 어떻게 그려야 할지 고민했다고 한다. 아버지에 대한 추억을 그리고 싶은 건지, 선로원이란 직업을 가진 아버지의 노동을 자세하게 복원하고 싶은 건지, 아버지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전하고 싶은 건지 등등, 수많은 이미지들을 떠올렸다고 한다.
그렇게 썼다 그리다를 반복하면서 어느 날 문득, 아버지의 손이 떠올랐다. 크고 작은 상처로 뒤덮인 노동자의 울퉁불퉁 못생긴 손. 그러나 노동의 시간을 견뎌 낸,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아버지의 손이었다. 그 손을 떠올리자 아버지의 마음이 궁금했다. 아버지는 선로를 놓으며, 어린 아들에게 무엇을 말하고 싶었을까?
▌“이 길은 바다까지 닿을 거야.”
평생 잊을 수 없던 그 한마디!
오늘 나는 내 인생의 선로가 되어 준 아버지를 만난다!
추억 속 어린 소년은 아버지가 일하는 곳에 놀러 가 엄마가 새벽에 싸 준 점심 도시락을 아버지와 함께 먹으며 자신의 인생에 오래 기억될 말을 듣게 된다.
“이 길은 바다까지 닿을 거야.”
아버지는 아들이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기를 바랐을 것이다. 아버지가 아들에게 바랐던 단순하지만 묵직한 마음이 떠오르자, 여러 이야기가 퍼즐처럼 맞춰졌다. 아버지는 선로가 완성되면 그 위로 기차가 달려 사람들을 새로운 곳으로 데려갈 거라고 기대하며 그 고됨을 견뎌 낸 게 아닐까? 그리고 새로운 곳으로 나아가는 사람들 사이에 자신의 아들도 있으리라 꿈꿨을 거다.
아버지의 기대대로, 아들은 아버지가 놓은 그 길을 따라 기차를 타고 아버지가 말한 그 ‘바다’로, 세상으로 나아간다. 세상으로 나아가는 걸음이 외롭고, 무섭고, 힘들 수 있지만, 소년은 혼자가 아니라는 걸 안다. 그 길에 아버지가 함께한다는 것을 안다. 그렇게 아버지는 아들의
【만만한책방】선로원 ③
길이 되어 주었다. 파노라마처럼 펼쳐지는 풍경을 따라 기차를 달리게 하는 선로처럼, 자신의 삶에 선로가 되어 준 아버지를 기억한다.
▌〈선로원〉, 모두의 아버지를 떠올리게 하는 그림책
누군가의 길이 되어 준 모든 이들에게 전하는 아들의 헌사!
〈선로원〉에는 담담하게 아버지를 추억하는 것들이 곳곳에 보인다. 크리스마스 날 아버지가 준 선물, 아버지를 따라가 같이 먹었던 점심 도시락, 그리고 아버지의 심하게 다친 손에 대한 기억은 수십 년이 지난 지금도 쉽게 잊히지 않는다. 기차역에 갈 때마다 기찻길을 볼 때마다 아버지가 떠오르지만 이제 아버지는 곁에 없다.
그림책 작가가 되어 이야기로 사람들에게 새로운 길을 내주는 사람이 된 아들은 전하고 싶다. 아버지의 묵묵한 노동이 있었기에, 세상에 새로운 길이 생기고, 그 길을 따라 새로운 곳을 만날 수 있었다고. 그렇기에 누군가를 위해 길을 만들어 준 모든 아버지께, 그렇게 길이 되어 준 모든 이들에게, 당신들이 놓은 선로가 없었다면, 기차도 달릴 수 없었고, 꿈도 달릴 수 없었을 거라고. 그래서 고맙다는 인사를 드린다고 말이다.
〈선로원〉은 우리 모두의 아버지의 이야기인 동시에 힘든 노동으로 세상을 바꿔 온 이 땅의 모든 노동자들의 땀에 바치는 헌사다.
기본정보
ISBN | 9791189499624 |
---|---|
발행(출시)일자 | 2023년 10월 13일 |
쪽수 | 52쪽 |
크기 |
228 * 297
* 11
mm
/ 610 g
|
총권수 | 1권 |
상세정보
제품안전인증 |
KC마크는 이 제품이 공통 안전기준에 적합하였음을 의미합니다. |
---|---|
크기/중량 | 228 * 297 * 11 mm / 610 g |
제조자 (수입자) | 만만한책방 |
A/S책임자&연락처 | 정보준비중 |
제조일자 | 2023.10.13 | ||
---|---|---|---|
색상 | 이미지참고 | ||
재질 | 정보준비중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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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정순 작가님의 sns피드에서 표지를 만나고 무척 궁금했던 책이었는데!!
게으름 피우던 아침필사를 시작하기 위해 함께 필사공간을 지켜주는 그림책애인들 앞에 카메라를 열고 앉았다. 책이 도착한 후 몇번쯤 그림책을 펼쳤다. 오늘 아침엔 며칠 전과는 다른 페이지에서 마음이 머문다.
목탄과 물감
어린 아들과 장성한 아들이 떠올리는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다른 재료로 화풍이 다른 그림으로 그려져 있다.
목탄은 무겁고 깊어 아버지의 노동, 땅에 박힌 철로, 그 위를 달리는 육중한 기차에 무게를 실어준다.
물감은 철로주변의 사계절을 보여주며 아이가 상상하는 기찻길을 동시처럼 노래한다.
귤 두개와 500원
아빠가 선사했던 최고의 날은 양손에 페리카나 치킨을 들고 귀가하시던 아빠의 월급날이었다.
아버지의 손은
거칠고 딱딱한
못생긴
커다랗고 무서운
뜨겁고 힘이 센
메마르고 거칠던
불똥자국이 선명하던
용접공의 손이었다.
펼치는 독자들에게 아버지를 떠올리게 할 그림책이다. 4년전 아버지의 임종을 지킨 딸은 그 날, 아버지의 손을 잡고 있었다.
_아빠는 배를 만드는 용접공이었다.아빠에게서는 늘 불냄새,쇠냄새 그리고 술냄새가 났다.
파바박 파밧!
기다란 막대기 끝에서 불꽃이 퀴는걸 볼 때면 나는 황홀하고 무서웠다. 풀로는 붙지 않는 쇳조각들이 두툼한 흉터를 가지고 붙어있는 걸 보면 신기하기만 했다.
집고 있던 아빠의 손에서 생기가 사라지는 동안 나는 커다랗던,화상자국으로 상처가 마를 일 없던, 부드럽게 큰딸의 피곤한 발바닥을 만져주던, 때로는 술에 취해 비틀대며 분노하던 아빠의 아픈 손을 떠올렸다.
아빠가 즐겨 입던 푸른색 셔츠로 환복을 시키고 두 손을 가슴께 모아드리는 동안 아빠의 손은 하얗게 색을 잃어갔다.
열일곱 즈음부터 40여년 불일을 하고 그 뜨거움을 술로 식히던 용접공 아빠의 손을 카메라에 담았었다.
오늘 아침 그 사진을 꺼내 옆에 두고 <선로원>을 다시 한번 읽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