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날들의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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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기쁨을 생각한다
다시 사랑의 마음을 기억한다
한 문장 앞에서 오랫동안 멈춘다
가장 단단한 손으로 적어 내려간 미덥고 나울나울한 조용한 날들의 기록
술 먹지 말 것, 담배 피우지 말 것, 꽃을 꺾지 말 것, 잔디에 들어가지 말 것, 쓰레기 버리지 말 것, 음식을 가져와 먹지 말 것, 개에게 용변을 누이지 말 것…… 그러나 오늘 아침 공원의 경고판 위에는 하얗게 눈이 덮였다. 모두 지워지고 아무것도 읽을 수가 없다. 금지의 문장들은 백지가 되었다. 아직 아무도 그 위에 문장을 쓰지 않았다. 그 앞에 선다. 그런데 무엇을 쓸 것인가. _본문에서
《아침의 피아노》가 나온 지 햇수로 5년이 지났다. 저자인 김진영 선생이 세상을 떠난 지도 어느덧 5년이 되어간다. 그사이 철학자 김진영의 이름은 《아침의 피아노》라는 파란 희망 버스를 타고, 우리의 책장마다 오래 머물렀다. 이 마음에서 저 마음으로 무해하게 이야기되었다. 매년 한 권씩 이어서 출간된 《이별의 푸가》 《낯선 기억들》 《상처로 숨 쉬는 법》은 각각 “저 먼 이별의 끝에서 뒤늦게 도착한 별사(別辭)”(김연수 소설가)이고, “막막한 사막의 세계 앞에 수로를 터지게 하고”(이병률 시인), “혼곤한 세상을 사느라 우리 안에 깊숙이 은폐된 결핍을 마주 보게 하는”(김겨울 작가) 글들로 곁에 남았다. 이 모두 선생이 남긴 좋은 책이었지만 《아침의 피아노》를 읽고 난 우리에겐 생활의 빗금 같은 캄캄한 갈증이 느껴지던 것도 사실이다. 《아침의 피아노》를 처음 집어 들었을 때 만났던, 순수하고 정갈한 마음을 많은 독자가 다시 한번 만나고 싶어 했다.
김진영 선생의 미발표 글들을 엮은 이번 산문집 《조용한 날들의 기록》이 그 갈급을 조금은 달래주리라. 철학자로서, 필경사로서, 한 존재로서 더없이 깨끗하고, 정당하게 분노하고, “예민하고 무덤덤한” 아름다운 단어들로 삶 귀퉁이에 조곤조곤 들어앉던, 우리가 사랑했던 철학자 김진영의 마음들로 꽉 채워진 채.
작가정보
1952~2018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대학에서 박사 과정을 밟았다. 프랑크푸르트학파의 비판이론과 그중에서도 아도르노와 베냐민의 철학과 미학을 전공으로 공부했으며 그 교양의 바탕 위에서 롤랑 바르트를 비롯한 프랑스 후기 구조주의를 함께 공부했다. 특히 소설과 사진, 음악 등 여러 영역의 미적 현상들을 다양한 이론의 도움을 빌려 읽으면서 자본주의 문화와 삶이 갇혀 있는 신화성을 드러내고 해체하는 일에 오랜 지적 관심을 두었다. 시민적 비판정신의 부재가 이 시대의 모든 부당한 권력들을 횡행케 하는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믿으며 〈한겨레〉, 〈현대시학〉 등의 신문·잡지에 칼럼을 기고했다. 대표작으로는 산문집 《아침의 피아노》, 《이별의 푸가》, 《낯선 기억들》, 《사랑의 기억》, 《조용한 날들의 기록》, 역서 《애도 일기》, 강의록 《희망은 과거에서 온다》, 《철학자 김진영의 전복적 소설 읽기》, 《상처로 숨 쉬는 법》, 저서 《처음 읽는 프랑스 현대철학》(공저)이 있다. 홍익대학교, 서울예술대학교, 중앙대학교, 한양대학교 등에서 예술과 철학에 관한 강의를 했으며, (사)철학아카데미를 비롯한 여러 인문학 기관에서 철학과 미학을 주제로 강의했다. (사)철학아카데미의 대표를 지냈다.
목차
- 2010년
2011년
2012년
2013년
2014년
2015년
2016년
추천사
-
김진영이 남겨둔 마지막 문장들은 새의 발자국 같다. 앙상하다. 길게 이어지지 않는 때가 많다. 그의 사유가 포로롱 날아갈 때마다 발자국은 거기 멈춰 있었다. 나는 고개를 들어 먼 허공을 바라보았다. 되도록 더 먼 허공을 보려 했다. 광활한 저 먼 곳으로 날아가는 동안에 그는 문장을 쓸 이유가 없었을 것 같다. 거기에 내가 주워야 할 문장이 숨어 있는 것만 같다. 다시 시선을 거둬 새의 발자국을 바라보며 걸어본다. 0킬로그램의 무게로 꽉 채운 그의 문장들에 손을 갖다 댄다. 그 무엇에 대하여 단 한 번도 장악하려 하지 않았던 문장들. 황홀하고 관능적이다. 그의 갈구와 그의 혼란이 더할 나위 없이 침착해서 나는 더 애통해진다. 원하던 예민함과 원하던 무덤덤함이 내 신체에 고이기 시작한다. 이것이 김진영이 우리에게 남긴 마지막 선물일 것이다.
책 속으로
술 먹지 말 것, 담배 피우지 말 것, 꽃을 꺾지 말 것, 잔디에 들어가지 말 것, 쓰레기 버리지 말 것, 음식을 가져와 먹지 말 것, 개에게 용변을 누이지 말 것…… 그러나 오늘 아침 공원의 경고판 위에는 하얗게 눈이 덮였다. 모두 지워지고 아무것도 읽을 수가 없다. 금지의 문장들은 백지가 되었다. 아직 아무도 그 위에 문장을 쓰지 않았다. 그 앞에 선다. 그런데 무엇을 쓸 것인가. _23쪽
밤새 내리던 비는 그쳤다. 새벽 공기는 차갑다. 두 사람이 자전거를 타고 지나간다. 한 사람은 직선으로 또 한 사람은 지그재그로. _47쪽
마석에서 새벽을 맞는다. 새들이 잠을 깨운다. 웃옷을 걸치고 마당으로 나간다. 나무들 사이를 걷는다. 안개가 발목에 걸린다. 마른 잎들에서 이슬이 굴러떨어진다. 이슬은 거미줄에도 매달렸다. 밤사이 직물을 짜고 웅크려 잠든 거미를 오래 들여다본다. 거미는 무슨 꿈을 꾸는 걸까. 들어와서 라디오를 튼다. 기상캐스터의 낭랑한 목소리: 온 나라가 하루종일 맑을 겁니다…… _60쪽
한파. 꽁꽁 얼어붙은 아침. 멀리 버스 정류장. 진하게 찍은 마침표처럼 버스를 기다리는 사람들. 초록빛 버스가 다가가서 선다. 그러자 살아서 움직이기 시작하는 마침표들. 세상에 영원히 죽은 것은 없는 걸까. 때가 되면 모두들 다시 살아나는 걸까. _65쪽
멜랑콜리커들. 슬픔이라는 이름의 용기를 알고 있는 사람들. _66쪽
‘몰락은 가깝고 구원은 멀다. 어떻게 할 것인가?’
다시 이 질문으로부터 출발한다. 그러나 한 줄을 덧붙인다: ‘……그런데 빛이 있다. 아주 희미한, 그러나 꺼지지 않고 반짝이는 어떤 빛이 있다. 이 빛은 무엇인가?’ _79쪽
아침마다 봄이 걸어온다. 점점 따뜻해진다. 등교하는 아이들은 더 빨리 뛰고 웃음소리는 더 높이 깨어진다. 언제부터인가 편의점에서 찬 커피를 사서 마신다. 차 안에서 햇빛 좋은 풍경을 바라보며 스트로를 빤다. 그런데 이 좋은 아침에 어쩐 까닭일까. 갑자기 가슴이 펑 젖는다. _83쪽
출판사 서평
암 선고 전 7년, 1348편의 단상
새의 발자국처럼 남겨진 마지막 선물
죽음 앞에서 삶의 모습을 단정한 필치로 기록한 《아침의 피아노》, 이별에 대한 미학적 성찰을 담은 《이별의 푸가》, 비판적 통찰의 시선으로 우리 사회를 바라본 《낯선 기억들》, 열여덟 번의 아도르노 강의를 엮은 《상처로 숨 쉬는 법》에 이어 김진영 일기 산문의 마지막 책으로 출간된 《조용한 날들의 기록》은 2010년부터 2016년까지 암 선고를 받기 전 선생이 블로그, 페이스북, 개인 노트 등에 기록한 글 중 1348편을 모아 엮은 책이다.
《조용한 날들의 기록》에서 선생은 아침 시간의 사색과 저녁 시간의 산책, 골방에서의 책 읽기를 통해서 한국 사회의 여러 모습 안에 자신의 생활을 투영시킨다. 철학과 문학의 힘으로 멂과 가까움, 안과 밖, 가난과 부유, 아름다움과 결핍, 침묵과 소란 사이의 조용한 일상을 가볍게, 때론 진솔하게 기록하고 사유해낸다.
김진영이 남겨둔 마지막 문장들은 새의 발자국 같다. 앙상하다. 길게 이어지지 않는 때가 많다. 그의 사유가 포로롱 날아갈 때마다 발자국은 거기 멈춰 있었다. 0킬로그램의 무게로 꽉 채운 그의 문장들에 손을 갖다 댄다. 그 무엇에 대하여 단 한 번도 장악하려 하지 않았던 문장들. 황홀하고 관능적이다. _김소연(시인)
우리는 선생이 어떤 책을 읽으며 하루를 보냈는지, 어떤 마음으로 일어나 어떤 마음으로 잠드는지, 누구와 만났고 누구와 헤어져 결국 혼자 어디로 걸어가는지를 훔쳐보면서, 어느 날은 늙어지기도 어느 날은 젊어지기도 할 것이다. 그렇게 기쁨을 생각하는 법을, 사랑의 마음을 기억하는 법을, 한 문장 앞에서 오랫동안 멈추는 법을 익힌다. 사랑이야말로 믿음을 넓히는 일이라는 것도.
몰락은 가깝고 구원은 멀다
어떻게 할 것인가?
《조용한 날들의 기록》 속 선생의 모습은 《아침의 피아노》에서의 모습과 꽤 많이 닮아 있다. 아니, 《조용한 날들의 기록》에서의 모습이 조금 더 인간적으로 보인다. 《아침의 피아노》 속 선생이 삶의 고통 앞에서도 초연한 바늘 끝 천사의 모습이었다면, 《조용한 날들의 기록》에서 그는 한낮의 나태자이자 슬픔이란 이름의 용기를 알고 있는 멜랑콜리커(Melancholiker), 행복과 사랑의 막역한 인우(鄰佑)의 모습으로 등장한다. 선생은 때때로 우울하고 외로워 보이지만, 용기 내어 삶을 이어가려는 마음을 결코 잃지 않는다. 그 모습은 꼭 오늘도 출근길 전철에 몸을 맡긴 채 힘없이 흔들리면서도, 온 마음을 다해 꼿꼿이 서 있는 우리의 모습 같다.
‘우리는 하루를 어떻게 보내고 있을까?’ ‘우리의 날들은 무엇으로 이루어져 있을까?’ 하고 생활인으로서 우리가 늘 궁금해했던 질문들은 《조용한 날들의 기록》을 읽으면서 점차 바뀌어간다. 새롭게 우리 발치에 놓인 질문은 이렇다. ‘우리는 어떤 날들로 이루어져 있을까?’ 선생의 가장 마지막 책일 이번 산문집 《조용한 날들의 기록》에 그 답이 들어 있지 않을까? 그리고 그 답을 들고 열심히 살아간 뒤엔, 아주 멀리서 불어온 바람처럼, 선생의 이 질문에도 선뜻 답할 수 있지 않을까. 몰락은 가깝고 구원은 멀다, 어떻게 할 것인가?
기본정보
ISBN | 9791160409468 |
---|---|
발행(출시)일자 | 2023년 02월 20일 |
쪽수 | 708쪽 |
크기 |
135 * 195
* 42
mm
/ 900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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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책이 무슨 중고 제품 같은 책이 왔어요.
너무 기대하며 주문했던 책이라 깨끗하게 읽고 소장하려 했는데 여기저기 얼룩이 덕지덕지 있네요.
새 책 주문했는데 여기저기 돌려보던 중고 책 받은 기분이라 당황스럽고 영 별로에요.
교보가 이렇게나 책 관리가 안 되는 줄이야… 하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