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한 서점에 누추하신 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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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저자는 “지난 20년 동안 손님들에게 시달린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데다 내가 알기로 적어도 ‘손놈’에게까지 관대한 서점 주인은 없다”면서, 지난 관찰을 세심하게 회고한다. 서점을 찾는 ‘손님’은 모두 비슷한 목적으로 찾아오지만, ‘손놈’에게는 저마다 손놈의 이유가 있다. 서점에만 들어오면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지식을 뽐내는 전공자부터, 키즈 카페 하나 찾지 못해 서점에 아이를 내팽개치고 쇼핑하러 가는 부모, 고서에 책정한 가격에 원가를 들이미는 구두쇠, 쯧쯧거리는 소리로 한 편의 교향곡을 만드는 ‘프로쯧쯧러’까지, 사랑으로 가득해야 할 서점에 온갖 미움과 증오를 일으키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숀 비텔은 격분하며 이들을 미워하지 않는다. 그저 덤덤하게 혐오할 뿐.
작가정보
Shaun Bythell
스코틀랜드에서 가장 큰 중고 서점 ‘더 북숍’의 주인. (주로 가는 곳은 펍이지만) 낚시와 사이클링을 즐기며 고양이와 함께 서점에서 살고 있다. 서점을 운영하면서 일에 대한 열정이 점점 커지는 한편 서점의 미래에 대한 절망감도 함께 자라나고 있다. 위그타운 북 페스티벌의 운영 위원으로, 매년 북 페스티벌 동안 200명이 넘는 초청 작가들에게 술과 음식을 제공한다. 저서로는 《서점 일기》, 《귀한 서점에 누추하신 분이》 등이 있다.
번역가이자 작가. 책을 읽고 글을 쓰는 일을 하고 싶어 5년 동안 다닌 직장을 그만두고 번역가가 되었다. 고려대학교에서 건축공학을, 이화여자대학교 통번역대학원에서 번역을 공부했으며 현재 뉴욕에 살고 있다. 《마이 시스터즈 키퍼》, 《아트 하이데 인 뉴욕》, 《영원히 사울 레이터》, 《근원의 시간 속으로》 등 60권가량을 우리말로 옮겼으며 저서로는 《브루클린 책방은 커피를 팔지 않는다》, 《그래도 번역가로 살겠다면(전자책)》, 《어른이 되어 다시 시작하는 나의 사적인 영어 공부(전자책)》가 있다.
목차
- 들어가는 말
1장 전문가
2장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
3장 오컬티스트
4장 얼쩡거리는 사람
5장 수염 난 연금수령자
6장 그다지 조용하지 않은 여행자
7장 가족사가
8장 직원
9장 완벽한 손님
나가는 말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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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서점에 오는 손님을 분석한 내용 같지만, 실은 다양한 유형의 손님에게 어떻게 하면 책을 더 잘 팔 수 있는지에 대한 획기적인 보고서다. 나는 당장 ‘더 북숍’에 가서 직원 연수를 받고 싶다. 물론 주인장 숀 비텔은 일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대신 먼저 이 책을 사라고 할 것 같다. 진정한 서점 주인은 손님에게 책을 팔지 않는다. 손님이 책을 사게끔 만든다. 숀 비텔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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숀 비텔 특유의 멋이라는 게 폭발한다. 이보다 다정한 인간 혐오가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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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종류의 인간 군상이 이 책에 담겨 있다. 숀 비텔의 문장은 과자 한 봉지처럼 편안하고, ‘와그작’하고 베어물고 싶을 정도로 매혹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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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아침, 양말에서 이 책을 발견한 사람이라면 행복에 겨울 것이다. 유쾌한 문장이 흘러넘친다. 기분 전환하기에 안성맞춤인 책.
책 속으로
어제는 한 남자가 서점에 전화를 걸어오더니 내 두 번째 저서 《서점 주인의 고백》이 있냐고 물었다. 가격은 배송비까지 총 18파운드였다. 그의 신용카드 정보를 받아 적던 중, 불쑥 그가 “10파운드를 더해 계산해주세요”라고 말했다. 이유를 물으니 이렇게 답했다. “당신네 같은 사업체가 지금 얼마나 힘들지 알고 있거든요. 이 사태가 끝난 뒤에도 서점이 살아남아 있기를 바랍니다. 그래야 제가 또 방문할 수 있을 테니까요.” _ 【들어가는 말】 9p
초콜릿 상자 위에 주사기가 있는 표지를 보아하니 희귀본이 지도 그다지 값이 나가지도 않을 것 같았지만, 그녀는 이렇게 말했다. “저 표지의 초콜릿을 만든 손튼스thorntons가 이 표지에 반대했거든요. 독이 가득 담긴 주사위와 초콜릿을 이렇게 함께 놓으면 브랜드 이미지가 손상될 거로 생각해서요. 이 판본은 결국 전부 회수되어 재생용지가 되었고 책은 다른 표지로 출간됐어요.” 이 같은 정보는 뭘 좀 아는 사람들을 시시때때로 설득해야 하는 서점 주인에게 정말 값진 정보다. _ 【1장 전문가】 24p
서점을 지나칠 때 세 아이 모두 부모에게 서점에 들어가게 해달라고 애걸하며 왁자지껄 떠들어댔다. 아이들의 엄마가 서점 안을 들여다보며 말했다. “저기는 안 들어갈 거야. 저기는 오래된 책을 파는 가게일 뿐이야.” 아이들은 투덜댔지만 나는 아이들의 징징거림이 사탕가게 앞에서만큼이나, 아니 그보다 더 심하게 이어지기를 기대하면서도 양심의 가책을 조금도 느끼지 않았다. _ 【2장 어린 자녀가 있는 가족】 51p
그들이 찾는 책에는 지팡이 만들기, 설탕 수공예, 자수 따위의 정보가 한가득 담겨 있지만 서점에 재고가 아무리 많을지라도 그들에게 맞는 책은 좀처럼 없다. 성취감을 추구하는 불행한 서점 주인을 괴롭히며 길고도 외로운 시간을 보내려면 자신의 욕구를 모르는 것이 어떤 의미에서 자신의 목적을 최대한 달성하는 방법인 셈이다. _ 【3장 오컬티스트】 72p
게다가 오늘날 자비 출판은 한때 그랬던 것처럼 ‘자만’ 출판이라는 낙인이 따라붙지도 않으며 역사적으로 마르셀 프루스트 같은 대문호에게 길을 열어주기도 했다.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의 1권인 《스완네 집 쪽으로》는 자비 출판이었다. 베아트릭스 포터조차 《피터 레빗 이야기》를 자비 출판했다. 자비 출판은 문학계에서 매우 존경받는 이들에게 길을 열어준 한편, 문학계의 수많은 난쟁이를 위한 수문을 개방하기도 했다. 대형 출판사가 지닌 시장 지배력과 홍보 수단, 유통망이 없는 상당수가 모든 역할을 직접 떠맡는 수밖에 없는 처지다. _ 【4장 얼쩡거리는 사람】 89p
이따금 우연히 몇 가지 음을 연속으로 알아챈 것만 같아 ‘아, 말러의 교향곡 8번이구나’라든지 ‘아, 007 시리즈 주제곡이구나’라고 생각하지만 한 음만 더 들어보면 잘못된 생각임이 드러나고, 우리는 휘파람 부는 사람의 독창에는 음악적인 면이라고는 조금도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 그 소리를 분석하다 보면 휘파람 부는 사람이 내뱉는 휘파람 세례가 절대 순환하지 않는다는 무한소수 원주율 π 과 닮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 내는 지루하고 짜증나는 음은 아마 무심코 아방가르드 음악 천재 존 케이지가 팔다리를 기꺼이 희생했을지 모를 음악을 창조했을 것이다. _ 【6장 그다지 조용하지 않은 여행자】 123p
책을 사려는 일반인을 대할 때 그가 보이는 과묵한 태도는 멋있어 보이기 위한 욕망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 그러한 욕망이 있었다면 그는 절대로 중고 책방 주인이 되지 않았을 것이다. 이는 다름 아닌 염세주의적인 태도에서 비롯된 거라 하겠다. 한때 그는 손님의 질문에 열정적으로 대답했으나, 무엇보다도 40년 동안 매주, 매일, 열두 개의 똑같은 질문을 듣고 나니 지금처럼 공격적인 난파선이 되어버렸다. _ 【8장 직원】 153p
내가 이 서점을 인수했을 때, 전주인은 “모든 것은 순환한다”라고 말했다. 내가 이 서점을 인수하기 20년 전, 그 들 세대에서 가장 유명한 작가(존 B. 프리스틸리, 조지 버나드 쇼, 장 플레이디, 아널드 베넷 등)의 초판본을 맹렬히 수집하는 사람들이 있었다. 그는 이들이 자신의 완벽한 고객이었다고 장담했지만, 자신이 서점을 운영하는 동안 그 수가 점점 줄어든 데다 20파운드에 내놓으면 곧바로 팔릴 거라 손쉽게 예상할 수 있었을 책이 이제는 4파운드에 내놓아도 아무도 손을 대지 않은 채 먼지만 쌓이고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순환의 법칙이란 한 세대가 소멸하면 다른 세대가 대신함을 의미한다(부디!). _ 【9장 완벽한 손님】 160p
출판사 서평
“서점 일이 낭만적이냐고?… 아니올시다….
그럼 서점 손님은 어떠냐고?… 말을 맙시다….”
스코틀랜드 헌책방 주인의 시니컬하고 유쾌한 진상 손님 관찰기!
서점 주인의 기쁨과 슬픔을 담담하면서도 다정하게 그려내 독자를 사로잡은 숀 비텔의 신작이 출간되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분명 나의 생계를 책임지는 이들의 심기를 건드릴 것”이라면서도, 헌책방을 운영하는 동안 만났던 각양각색의 손님을 저자 특유의 유쾌하면서도 시니컬한 문장으로 그려낸다.
저자 숀 비텔은 린네의 생물분류법을 빌려 서점을 방문하는 손님을 일곱 속(genus, 屬)으로 나누고 학명을 붙여주며 차근차근 묘사한다. ‘학명’이라는 말에 지레 겁먹을 필요 없다. 이는 저자가 임의로 붙인 것이니 사전에도 없고 외울 필요도 없다. 그저 파브르가 곤충을 들여다보듯, 숀 비텔이 들여다본 온갖 종류의 손님들을 즐기면 그만이다!
“책을 2권 사면 대량 구매 할인을 받을 수 있나요?”
“이 책은 처음 출간되었을 때 2실링이었는데 왜 지금은 6파운드에 파는 거죠?”
책에 저자의 삶이 있다면, 책방에는 온갖 사람의 삶이 있다!
저자는 “지난 20년 동안 손님들에게 시달린 나의 경험을 바탕으로 하는 데다 내가 알기로 적어도 ‘손놈’에게까지 관대한 서점 주인은 없다”면서, 지난 관찰을 세심하게 회고한다. 서점을 찾는 ‘손님’은 모두 비슷한 목적으로 찾아오지만, ‘손놈’에게는 저마다 손놈의 이유가 있다. 서점에만 들어오면 (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지식을 뽐내는 전공자부터, 키즈 카페 하나 찾지 못해 서점에 아이를 내팽개치고 쇼핑하러 가는 부모, 고서에 책정한 가격에 원가를 들이미는 구두쇠, 쯧쯧거리는 소리로 한 편의 교향곡을 만드는 ‘프로쯧쯧러’까지, 사랑으로 가득해야 할 서점에 온갖 미움과 증오를 일으키는 사람이 수두룩하다. 숀 비텔은 격분하며 이들을 미워하지 않는다. 그저 덤덤하게 혐오할 뿐.
서비스업계에서 실존하기는 하는지 알 수 없는 완벽한 손님까지, “세상에 이런 사람도 있나?”에서 ‘이런 사람’에 속하는 온갖 군상이 숀 비텔의 헌책방에서 펼쳐진다.
“종교든, 정치든, 심지어 스포츠든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전파하는 다른 열렬한 지지자들은 대부분 십자군 정신에 불타오르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고서를 사랑하는 이들은 다른 애서가에게서 동질감을 느낀다.” (본문 중에서)
숀 비텔의 진면모는 적나라한 혐오 이면에 숨겨진 (책과 사람을 사랑하는) 따스한 마음에 있다. 20년 동안 서점을 운영한다는 것은 누구보다 책을, 책을 사랑하는 사람을 사랑한다는 뜻이다. 어쩌겠는가? 아무리 입으로는 미운 마음을 토로하지만 그 역시도 어쩔 수 없는 애서가인 것을. 실컷 손놈들을 미워해 놓고 순수하게 책을 사랑하는 ‘손님’을 그리워하는 그에게서 다정함을 절로 느낄 수 있다. 책을 사랑하는 사람이라면 그의 애증 어린 관찰도 사랑할 수 있을 것이다. ‘완벽한 손님’을 기다리며 손놈의 시간을 견디는 서점 주인부터 ‘나 혹시 진상인가?’ 생각해본 서점 손님, 그리고 아직 서점에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잠재 손님까지 모두 저자의 다정한 인간 혐오에 취해보시라!
기본정보
ISBN | 9791159318627 |
---|---|
발행(출시)일자 | 2022년 09월 05일 |
쪽수 | 168쪽 |
크기 |
127 * 189
* 14
mm
/ 340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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