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 세미나: 가치 투쟁과 인권의 정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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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까? 인권이 보통명사로 유통되기에 이르렀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내용까지 ‘사면’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초중등 교육과정에, 심지어 대학에서조차 인권은 교과과정에 편성되지 못한 탓에 인권을 제대로 배우고 훈련할 기회가 없었다. 용어는 남발하는데, 정작 내용에 대해서는 무지한 상태. 이는 필연적으로 인권에 대한 임의적이고 자의적인 오남용을 피할 수 없게 만든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크고 작은 일들을 소재로 50개의 짧은 인권 이야기들로 구성하였다. “인권을 위한, 인권을 통한, 인권에 대한” 자발적 학습공동체의 활동에 도움이 되고자 하였다.
이 책의 총서 (26)
작가정보
사회생활 35년 전부를 공공 부문에서 일했다. NGO와 GO를 두루 경험하면서 인권과 민주주의를 평생의 화두로 삼아 왔다. 국회 입법보좌관을 시작으로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 조폐공사파업유도특별검사 특별수사관으로 일했고, 국가인권위원회 창립 멤버로서 설립기획단 전문위원을 시작으로 인권정책과장을 지냈다. 이명박 정권에서 국가인권위원회가 무너지고 관료화되는 것을 목도하고, 게다가 블랙리스트에까지 이름이 오르면서 더 이상 직을 유지할 수 없어 자리를 박차고 나왔다. 국가인권기구에서의 인권 행정 경험을 사회화하기 위해 사단법인 인권정책연구소를 창립하여 이제껏 소장을 맡아 왔다. 인권정책연구소의 활동을 통해 주로 지방자치단체의 인권 정책과 제도, 규범의 창설과 발전에 애써 왔다. 서울시, 경기도, 충남도의 인권위원회에 참여했고, 서울교육청 학생인권위원회의 위원장으로도 일했다. 지금은 인천시와 세종시, 서울 금천구, 경기 고양시 인권위원회에 참여하고 있다. 오늘의 감염병 위기를 비롯해 기후위기와 환경위기, 양극화 위기 등 4대 위기의 진앙지에 ‘보편적 인간 존엄성의 부인과 파괴’가 있다고 여겨 ‘근대적 기획으로서의 시민권’을 넘어서는 새롭고 담대한 기획과 상상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하고 있다.
목차
- 들어가며
1부
노동 윤리와 인간 존엄 / 사회권과 복지국가 / 코로나19와 인권적 대응 / 민주시민교육과 인권 / 인권영향평가란 무엇인가 / 적폐 청산, 인권위도 예외가 아니다 / ‘조폭 국가’의 곳간 타령 / 미투 운동과 인권 혁명 / 시민권과 민주적 거버넌스 / 혐오와 도덕적 착란 / 새로운 사회계약을 준비하자 / 기업과 인권
2부
연등 행렬도 집시법상 ‘야간시위’ / 북한 주민도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 양심 검문과 진영 논리 / “나는 대한민국 보수다” / 착한 식사 / 인문학의 실종과 막장 사회 / 고백, 그리고 반성 / 차별과 편견 / 직권의 존재 이유 / 조사(弔辭) / 우리들의 일그러진 공정성 / 신자유주의와 애국심 / 염치 / 파업 2.0 / 늑대, 쥐, 기생충, 바이러스 / 위선의 '다문화주의' / 가짜 민주주의 / 비트겐슈타인과 개소리 / 폭력, 사랑의 이름으로
3부
자유의 어두운 그늘 / 동맹의 재구성 / 가치 투쟁과 인권의 정치 / 보수와 모리배 / 1987, 수치스러운 기억 / 다시 4·16, 그리고 어버이날 / 양심의 자유와 병역의무서울민주주의위원회 / 국가 폭력의 대국민 반성문 / 행복 총량의 법칙 / 시민권과 디케의 행방불명 / 기후변화와 시민적 덕성 / 말의 명징성과 삶의 책임성 / 정죄당하는 차이, 차별 / 평화의 새 시대 / 인권 탈레반 / 프랑스의 ‘부르카 금지법’을 둘러싼 인권 논란 / 정의로운 인간과 애도하는 인간
4부
인권 이해와 패러다임의 전환
1. 머리말 : 인간 존엄성과 그 실현
2. 인권의 실현 - 악에 대한 심판이냐, 결핍에 대한 충족이냐
3. 인권에서의 권리 주체와 책무 주체
4. 시민권의 딜레마와 이중 과제
5. 인권 보장 기구의 창설과 그 특성
6. 인권 감수성의 왜곡, 이른바 ‘생활 밀착형 인권’
7. 혐오와 인권의 패러다임
8. 맺음말 : 인권의 정치
출판사 서평
근대적 기획으로서의 ‘시민권’을 넘어
대한민국에서 ‘인권’은 이래저래 억울하다
봉건왕조국가에서 식민지로, 해방 후엔 분단과 전쟁, 군사독재로 계속된 격변의 와중에 언제 한번 제대로 숨 쉴 겨를조차 없었다. 형편이 이러다 보니 명색이 ‘인류가 합의한 보편적 가치’라는 인권이, 국가(권력)작용은 물론, 사회운용의 준거가 되기는커녕, 모함과 질시, 왜곡에 시도 때도 없이 시달린다. 인권 때문에 가정과 사회의 질서와 위계가 무너지고, 인권 때문에 이기적인 권리주장이 난무해서 사회가 혼란해진다고 개탄한다. 인권 때문에 공무집행이 안 된다고 볼멘소리가 나오고, 인권 때문에 교권이 무너진다고 장탄식을 한다.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
그나마 2001년 인권 전담 국가기구인 국가인권위원회가 설립되면서 ‘인권’이라는 용어만큼은 그 지독한 이념과 진영의 감옥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한 듯 보였다. 민주화, 좌파, 운동권 등의 용어와 비슷한 유통 경로를 가졌던 인권이 비로소 보통명사로 통용되기에 이른 것이다. 누구든 말 한마디 잘못 했다가는 관계 기관에 진정 당하는 수모를 치러야 하는, 바야흐로 너도나도 인권을 얘기하는 시대를 맞았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인권은 여전히 ‘보편적 지위’를 획득하지 못했다. 사회 한 곳에서는 성, 장애, 인종, 출신국가, 나이, 용모, 성적 지향 등을 이유로 혐오가 난무한다. “모든 인간은 존엄하다”는 명제는 어디까지나 교과서에 나오는 문구일 뿐, 현실에선 다르다. 모든 인간이 존엄한 게 아니라 일부의 인간만 존엄하다. 다시 말하자면, 대체로 인간은 존엄하지만, 일부의 인간은 존엄하지 않다고 믿는다. 마땅히 차별받아야 하는 사람이 있고, 존엄성이 사치인 인간이 있다고 여기는 것이다.
인권 교육의 부재
왜 이런 문제가 발생했을까? 인권이 보통명사로 유통되기에 이르렀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내용까지 ‘사면’된 것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초중등 교육과정에, 심지어 대학에서조차 인권은 교과과정에 편성되지 못한 탓에 인권을 제대로 배우고 훈련할 기회가 없었다. 용어는 남발하는데, 정작 내용에 대해서는 무지한 상태. 이는 필연적으로 인권에 대한 임의적이고 자의적인 오남용을 피할 수 없게 만든다. 한 때 한국사회 민주화에 크게 기여했던 사람 가운데 적지 않은 이들이 인권감수성에 관한 한 그 반대편에 있는 사람들과 별반 차이가 없어, 성폭력사건이나 갑질에 연루되곤 하는 것도 이런 맥락일 것이다.
자발적 학습공동체의 인권 공부를 위하여
『인권 세미나 : 가치 투쟁과 인권의 정치』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인권정책과장을 지낸 저자가 국회 입법보좌관과 파업유도특검 수사관, 참여연대 활동 등 근 35년여 동안 GO와 NGO를 넘나들며 겪은 공적 경험담을 인권 이야기로 풀어낸 책이다. 이 책은 우리가 일상에서 경험하는 크고 작은 일들을 소재로 50개의 짧은 인권 이야기들로 구성하였다. 짧고 평이한 내용들이지만, “인권을 위한, 인권을 통한, 인권에 대한” 자발적 학습공동체의 활동에 도움이 되고자 각 주제별로 참고자료를 QR코드로 붙여, 관련 국내외 인권규범과 이론들을 간략히 소개하였다. 1부에서는 최근 우리 사회에서 현안으로 대두되고 있는 사회권, 미투운동, 혐오와 차별, 팬데믹 사태 등의 이슈를 인권의 관점에서 다루었고, 아울러 인권영향평가와 민주시민교육, 기업과 인권 등 인권현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주요 이슈들을 함께 담았다. 2부와 3부에서는 인권과 민주주의가 상호불가분의 관계에 있음에 유념하면서 시민권을 구성하는 핵심 두 기둥인 자유와 평등의 핵심가치를 설명한다. 4부에서는 기존 시민권 담론을 비판적으로 접근하면서 이를 넘어서는 인권의 패러다임 시프트를 주장한다.
오늘날 시민권은 인권의 이름으로 인권을 부정
저자에 의하면 인권의 복잡성과 교차성은 인권이 정의 담론에 기반하되, 거기에 머무르지 말고 그 정의를 넘어설 것을 요구한다. 정의의 여신 디케가 상징하듯, 정의는 ‘자유(공정 fairness)의 보호’와 ‘평등(공평 equity)의 증진’으로 실현된다. 근대 이후 확립된 시민권 체제는 정치공동체인 국민국가를 소환하여 (법치주의와 형사사법체계를 통해)정의를 실현한다. 그러나 정의는 종종 패권적으로 자신의 가치를 관철하려는 속성을 가진다. 정의 앞에는 모두 머리를 조아리고 무릎을 꿇어야 한다. 십자군전쟁과 양차세계대전 등 인류가 경험한 거의 모든 참화는, 심지어 한국전쟁까지도, 정의의 패권쟁투로 볼 수도 있다. 그런데 나(우리)의 정의와 너(저들)의 정의가 서로 달라 대립하게 되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정의의 이름으로 정의를 파괴하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진다. 더욱이 애당초 시민권에 능력주의의 유전자가 아로새겨졌고, 국민국가의 통치권력 안에 시민권체제가 자리잡음으로써 오늘날 시민권은 인권의 이름으로 인권을 부정하는 모순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저자는 이 책에서 악에 대한 정의의 심판과 응징이 아니라 결핍, 또는 박탈에 대한 충족(Fulfill)으로 전환할 때 인간 존엄성 보장의 지속가능성이 확보된다고 주장한다.
기본정보
ISBN | 9791190178488 | ||
---|---|---|---|
발행(출시)일자 | 2021년 04월 29일 | ||
쪽수 | 278쪽 | ||
크기 |
132 * 186
* 18
mm
/ 343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한티재 팸플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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