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작가정보
저자 요아힘 가우크(독일 대통령)는 1940년 로스토크에서 태어나 구동독에서 신학을 전공한 후 목사로 활동했다. 2003년부터 ‘망각에 맞서기 위한 민주주의’라는 단체의 의장으로 활동하다가 2012년 3월 연방총회에서 제11대 독일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역자 권세훈은 고려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하고 1996년 독일 함부르크 대학에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문학번역원에서 근무하며 숙명여자대학교 겸임교수로 있다. 번역서로는 「잘못 들어선 길에서」, 「광기에 관한 잡학사전」, 「역사 속에 사라진 직업들」 등 30여 종이 있다.
목차
- ㆍ 추천의 글_ 영원한 민주활동가 출신 대통령의 ‘자유’ 연설 / 전 문화부장관, 이어령
ㆍ 머리말
ㆍ 자유
ㆍ 책임
ㆍ 관용
ㆍ 해제_ ‘요아힘 가우크’, 자유를 향한 그의 삶과 오랜 역정(歷程) / 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 헌법학 교수, 이종수
책 속으로
독재는 오래, 아주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습니다. 오늘날까지도 쿠바나 북한과 같은 공산주의 독재가 존재하고 있고 아프리카나 서남아시아와 같은 폭압적 독재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거리로 뛰쳐나와 그들 자신이 민중으로 존재함을 온전히 자각하고 주장하는 비판적인 군중이 없기 때문입니다.
─ ‘자유’ 중에서
평화가 참으로 원대한 정치적 목표의 하나이며 커다란 신학적 비전임은 의심할 여지가 없습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상황에서 폭력을 포기하는 것은 압제자와 침략자의 폭력에 길을 열어주는 것이며, 그들의 테러를 용인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 ‘책임’ 중에서
우리 내면에 숨은 잠재력을 믿고 그것을 이용하거나 활용할 때에만 우리 스스로 만족할 것이고 다른 사람에게도 축복이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또는 우리 선조들이 과거에 어떤 잘못과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한 분명한 인식과 함께, 미래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더욱 분명하게 깨달아야 합니다.
─ ‘관용’ 중에서
출판사 서평
우리는 진정한 자유 사회를 만들었는가?
지금은 자유의 열망을 넘어 자유의 형상을 구체화하기 위한 성찰과 참여의 시기이다
동독 민주주의 투사 출신 독일대통령이 제언하는 미래 사회를 위한
정치, 윤리적 가치!!!
진정한 자유정치를 성취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스스로 책임을 지는
성숙한 자유 시민으로 거듭나야 한다.
“독재는 오래, 아주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습니다. ......... 그것은 거리로 뛰쳐나와 그들 자신이 민중으로 존재함을 온전히 자각하고 주장하는 비판적인 군중이 없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권력에 관여하느냐 아니면 복종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시민이 되기도 하고 그렇지 못하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본문 중에서
2012년 현재, 오늘도 경제적 고통과 정치적 전횡 앞에 주권 시민으로서의 지위를 박탈당한 열패감이 지배적이다. 그리고 한편에서는 이 현실을 극복하여 주권확보를 이루자며 집단 심리를 자극하는 공허한 메아리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복제되고 있다. 자신이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에 대한 확신을 잃고 균형감각을 상실한 사람들이 그어놓은 심리적인 경계선은 여전히 우리사회를 자학적으로 구획하고 있다. 언젠가부터 자유ㆍ정의ㆍ인권 그리고 민주주의는 진부하게까지 느껴진다.
2012년 12월 19일 한국은 향후 5년을 이끌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다. 우리는 4ㆍ19, 5ㆍ16, 5ㆍ18을 관통하여 때로는 환희와 때로는 한숨과 눈물로 점철된 역사적 순간마다 짓누르던 모든 억압으로부터 벗어나 통일한국을 희망했던 과거의 경험을 기억하여, 진정한 자유(정치)를 성취하기 위한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
본 도서『자유(Freiheit)』는 동독 출신임에도 모든 정파를 초월하여 국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독일의 제11대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독일의 정신적 통일의 상징이 된 요하임 가우크의 연설을 토대로 한 것이다. 그는 민중이 어떻게 봉기하여 자유를 쟁취하는지를 직접 체험한 민권운동가이자 신학자이다. 그는 뒤틀려버린 역사의 실체에 대한 자신의 통찰을 간명하게 드러내주고, 열정과 참여 정신을 바탕으로 한 자유와 민주주의, 인권과 관용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역사적 경험의 지혜를 담아 전해준다.
그가 말하는 ‘자유, 책임, 관용’을 기억해야 하는 이유는 자유, 책임, 관용이 오늘날 민주주의를 이끄는 핵심 가치일 뿐만 아니라, 미래 한국 사회가 완성해야 할 ‘정치적ㆍ윤리적 가치’이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가 시민으로서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를 무책임하게 포기하는 것일 뿐 결코 관용이 아니라고 한다. ‘무엇인가에서 벗어나는 자유’에서 ‘무엇을 위한 자유’, ‘무엇을 향한 자유’를 추구함으로써 스스로 책임을 지는 성숙한 자유를 누릴 때, 우리는 권력을 비판하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능숙하게 권력을 행사할 줄 아는 시민으로 거듭날 수 있음을 강조한다.
한편 국민의 주권으로부터 나온 권력이 국민에게 총을 겨눌 수 있다는 독일 국민들의 뼈아픈 경험은 공감하지 않을 수 없는 역사적 교훈이기도 하다. 국민의 주권에서 나온 권력이 국민을 향해 총을 겨누지 않게 하려면, 주권을 행사하는 국민들은 깨어 있는 시민의 자세로 목적성과 방향성을 가진 책임 있는 자유를 행사해야 한다. 그는 자유와 책임에 대한 깨달음을 성서의 이해로써 표현한다. “신께서 책임을 질 줄 아는 놀라운 능력을 가진 자신의 형상대로 인간을 창조하셨다”고.
끝으로 그는 당부한다. 민주주의는 완전하지는 않다. 그러나 모범적인 성격의 학습 능력을 지닌 시스템이다. 그러므로 우리 사회가 관용을 가지고, 가치를 의식하면서 무엇보다 자유에 대한 사랑으로 발전하기를, 그리고 성숙한 자유란 책임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이 책은 우리사회를 이루고 있는 근본적인 가치와 우리사회의 현재의 모습을 파악함으로써 현실적인 과제로서 우리가 정치에 무엇을 기대하는지, 정치에서 근본으로 삼아야 할 정신이 무엇인지를 되돌아보게 한다. 억압적인 정치적 굴레를 벗어나 진정한 자유를 토대로 한 국민 주권을 실현하고자 하는 정치인, 현실 정치를 바꾸어 보고 싶은 독자들에게 권하고 싶다.
이 책의 추천사 : 이 어령 전 문화부장관님의 추천사
성직자였던 가우크 대통령이 하나님이 주신 책임으로 자유를 연설한 이 책에는 영혼을 울리는 힘이 담겨 있습니다. 2012년 요하임 가우크를 대통령으로 선출한 독일을 생각하며 나의 조국 한국은 어떤 선택을 할지 기대하게 됩니다.
동독 민주화 운동을 이끈 투사 출신, 현 독일 대통령이 제언하는 책임 있는 자유 개념을 통해 미래 한국 사회가 완성해야 할 ‘정치적ㆍ윤리적 가치’를 묵상합니다.
통일 한국을 준비하는 모든 분들이 인류 역사를 관통해온 자유에 대한 가치의 불가침성을 재정립하고, 한국 사회의 본질과 특성을 이루는 데 이 책의 메시지가 널리 활용되길 소망합니다.
「자유」 서평 신진욱, 중앙대 교수
자유의 핵심은 ‘참여’와 ‘책임’
지난 3월18일 독일연방총회에서 올해 72세의 요아힘 가우크(Joachim Gauck)가 80%를 넘는 압도적 지지 속에 독일의 새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내각제인 독일에서 실질적인 정부 수반은 총리지만, 사회의 근본 가치와 헌법정신에 관한 사안에서 대통령의 입장과 행보는 종종 상당한 무게를 갖는다. 가우크 대통령은 목사이자 인권운동가로서 동독 민주화 운동의 핵심 인물이었고, 통일 이후에도 여러 공적 활동으로 도덕적 신망과 지지를 누려왔다.
올해 출간된 그의 저서 <자유>(Freiheit)는 이미 6쇄를 찍을 만큼 널리 읽혔고, 특히 대통령이 된 후엔 연일 언론매체와 누리꾼들의 입에 오르내리고 있다. ‘자유’라는 평범한 제목에다, 어쩌면 원로목사님의 교훈적인 잠언록이 될 수도 있었다. 하지만 나치즘, 68혁명, 동독 민주화, 극우주의 등 현대사의 뜨거운 이슈들과 대결하고 있는 이 작은 책자는 우리 사회의 ‘가치’에 관한 진지한 질문들로 독자들을 불러들인다.
저자에게 자유는 단지 개인의 권리가 아니라 인간다운 사회를 위해 지켜야 할 공동의 가치다. 그는 독일의 역사에서 이 진실을 배웠다. 그의 눈에 나치즘은 독재자의 단독범행이 아니라, 자유를 사랑할 줄 몰랐던 독일인들의 합작품이었다. 이 부끄러운 역사를 뛰어넘는 긍정적 교훈을, 그는 동독 저항운동의 경험 속에서 봤다. “우리가 우리의 열망을 믿고 신뢰하면, 부당한 지배에 봉사하는 두려움, 우리를 결박하고 무력하게 만드는 그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다. 그 순간, 사회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우리 안에서 자라난다.”
하지만 저자는 ‘젊은 자유’에서 ‘성숙한 자유’로 나아갈 것을 거듭 강조한다. 젊은 영혼에겐 ‘해방’이 모든 것이다. 권위와 질서를 비판하고 그 영향으로부터 벗어나는 게 제일의 과제다. 하지만 동유럽 독재체제 붕괴 이후의 사회적 해체를 목격하면서, 그는 ‘무엇으로부터의 자유’를 넘어 ‘무엇을 위한 자유’ ‘무엇을 향한 자유’로 나아가야 함을 배운다. “자유의 열망을 넘어, 자유의 형상을 구체화하는 일에 우리가 적극적이지 않는다면, 공적 영역은 우리가 신뢰할 수 없는 사람들로 채워지게 된다.” 그래서 성숙한 자유의 핵심은 ‘참여’와 ‘책임’이다.
그가 말하는 책임은 곧 타인과 사회에 대한 책임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유는 사유재산권이나 자유시장론의 모토가 아니라, 오히려 소유의 지배를 막는 방벽이어야 한다. “오직 자유 속에서만 우리 사회는 문화, 정신, 내용을 갖출 수 있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사람들은 ‘사유재산은 불가침’을 자기 삶의 헌법 1조로 삼고 있다.” 그는 대통령 선서식 연설에서도 “자유는 사회적 정의를 위한 필수조건이며, 정의를 위한 노력은 자유를 지키기 위해 빠뜨릴 수 없는 것”임을 강조했다.
그가 말한 것처럼 “국가는 주어져 있는 운명공동체가 아니라 정치적이고 윤리적인 가치공동체”라면, 그 공동의 가치 역시 주어진 것이 아니라 부단한 논쟁과 갈등을 거쳐 접근해가야 할 목적지일 것이다. 가우크 대통령은 이미 그런 논쟁의 한가운데 서 있다. 그는 급진적 반자본주의를 비판하고 문화상대주의에 반대하는 등 몇몇 지점에서 일부 좌파 진영의 비판을 받아왔다. 대통령이 된 후에도 ‘No Gauck’를 외치는 목소리가 작지 않다. <자유>는 이런 예민한 쟁점들을 피해가지 않았다. 그래서 이 책은 지금 그의 지지자와 반대자에게 모두 중요한 토론거리가 되고 있다.
기본정보
ISBN | 9788994435145 | ||
---|---|---|---|
발행(출시)일자 | 2012년 09월 01일 | ||
쪽수 | 112쪽 | ||
크기 |
124 * 176
* 20
mm
/ 205 g
|
||
총권수 | 1권 | ||
원서(번역서)명/저자명 | Freiheit : ein Pladoyer/Gauck, Joachi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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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의회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선출된 요아힘 갸우크 대통령의 연설을 담은 {자유} 출간
남북한이 통일되어 남한의 정당들이 연합공천으로 북한 목사 출신 민주화 운동가를 후보로 세워 대통령에 당선되는 상상을 해본다
한국의 정치,문화의 힘은 세계가 주목하는 찬란한 꽃으로 부각될 것이다
억압과 통제의 나라에서 인간의 기본권 확보를 위해 싸운 운동가가 통일 한국의 대통령이 되어 자유에 대해 연설한다면 그 주제가 지닌 깊이의 울림은 상당할 것이다
분단 한국의 상황에서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의 이 작은 책은 중요한 가치가 있다고 한다
인간의 고통속에는 무엇인가 창조의 씨앗이 숨어 있다
전쟁과 전후 시대를 경험한 우리 세대에게 자유는 경제적 가난에서 벗어난 여유,억압 받는 정치에서 벗어난 주권 확보
이제 한국은 독일처럼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공공분야의 자리에 앉히고 책임과 도덕성,관용을 기닌 지도자를 선출함으로써 진정한 자유 민주주의의 모델을 완성해가야 하는 시점에 들어섰다
성직자였던 가우크 대통령이 하나님이 주신 책임으로 자유를 연설한 이책에는 영혼을 울리는 힘이 담겨 있다
2012년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으로 선출한 독일을 생각하며 나의 조국 한국은 어떤 선색을 할지 기대를 하는 이어령 전 문화부장관의 추천글에서도 얼마나 대단한 분인지를 알 것 같다
프랑스대혁명(1789-1799)을 그 예로 들 수 있다
그때 사람들을 거리로 나와 봉기하게 하고 정치 무대로 뛰어들게 한 것
결코 그 어떤 혁명 이론도 아니었다
오히려 많은 세금과 굶주림이라는 현실 압박이 사람들을 거리로
정치무대로 뛰어들게 만든다
그런 다음에야 비로소 혁명 이론이 개발되고
이념으로 무장한 혁명가들이 나타나 자유는 다른 얼굴을 갖게 되었다
자유가 비속박과 반란 혹은무엇에서 벗어나는 자유 밖에 모르는 무정부주의적인 것이라는 이유로 두려워해서는 안될 것이다
무엇을 위한 자유, 무엇을 향한 자유로 나아가도록 하는 그런 자유에 대한 성향이 있다
시민은 시민의 권리를 가지고 또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다
우리가 진정 실행해야할 것은 어렵게 학습해서 이루어야 할 능력 계발이 아니라
우리가 무엇인가를 이룰 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그것에 함께 동참할 것인지에 대해 예스라고 말하기
성인의 자유,,,책임
책임을 지닌 자유 이것은 정치적 공직에 있지 않은 사람들을 향한 권유로 그것은
우리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것이다
우리는 본래 관계 맺는 삶을 살아가도록 타고 났다
우리는 관계 맺는 삶의 방식을 시민으로서 정치적으로 파악하기 이전에 인생을 사는 동안 깨닫게 된다
"하나님이 책임을 질 줄 아는 놀라운 능력을 가진 자신의 형상대로 인간을 창조하셨다"
지구상에는 수많은 피조물이 있다
하지만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에 대해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공간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질 줄 아는 능력을 가진 피조물은 오직 하나뿐이다
책임과 관계 맺음이라는 태도가 내 영혼의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기 때문이다
요아힘 가우크,,,2012년 3월 독일연방공화국의 제 11대 연방 대통력으로 취임
자유를 향한 그의 오랜 열정과 노력은 전쟁 중에 포로로 붙잡혔다가 귀향한 부친이 어느날 돌연히 실종되었던 유년시절의 불행했던 기억과 맞닿아 있다
1961년 베를린에 동서를 가르는 장벽이 설치되기전까지 가우크는 자전거를 타고서 서독의 여러곳과 멀리는 파리까지 건너가서 세상의 많은 낯선 모습들을 두 눈에 담으려고 애썼던 호기심 많은 청소년
1967년 우여곡절 끝에 목사 안수를 받고 루터교회에서 목회자 생활을 시작
1989년 10월 동독의 이른바 가을혁명은 그의 인생에서 전환점이 된 결정적인 사건
2010년 6월 30일 사회민주당과 녹색당의 추천으로 연방대통령 선거에 후보자로 지명
2012년 3월 23일 가우크 대통령은 취임연설에서 무엇보다 자유와 사회적 정의 사이의
밀접한 관계성을 강조
그는 ,,,"자유는 정의를 위한 필수 전제 조건이고 ,정의를 향한 노력 역시 자유를 지키나가기
위해서 불가결하다"고 밝혔다
자유와 정의 그리고 인권과 민주주의는 가우크 대통령의 일생을 통해 늘
그와 함께해왔던 소중한 가치였다
자유,,,대한민국의 자유는 어떻게 되여가는건가?
대한민국을 생각하니 막막함만이 느껴지고 있다
독일의 연방대통령은 독일의 국가원수로서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지위를 가지며, 연방 총리 및 연방 공무원에 대한 임면권 등의 제한적이고 상징적인 권한만을 가진다. 그렇다 보니 국정 운영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하는 앙겔라 메르켈 총리의 모습이 익숙한 반면 독일의 대통령에 대한 인지도는 낮은 편이다. 현재 독일의 대통령은 요아힘 가우크로, 지난 3월부터 임기를 수행하기 시작했다. 사민당을 제외한 모든 정당의 지지를 고루 받아 대통령직을 수행케 된 그는 독특한 이력으로 많은 사람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그는 1940년, 제2차 세계대전이 한창 진행 중이던 시절 태어났다. 잘 알다시피 독일은 패전국이 되었고, 국토가 동과 서로 갈리는 아픈 역사를 감내해야만 했다. 자본주의 체제를 택한 서독과 다른 체제를 택한 동독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는 순간까지 잿빛 역사를 써내려갔다. 이론적으로는 훌륭할지 모르나 현실에서 이행된 공산주의가 권위주의로 돌변하면서 자유를 앗아갔기 때문이었다. 그의 삶도 이러한 흐름의 영향을 고스란히 받았다. 그의 부친은 소비에트 군사법원에서 25년 징역형을 선고 받았다. 노동자들은 정부퇴진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다. 처음 그는 목사가 되었다. 하지만 종교보다도 강한 것은 억압적인 체제였고, 이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그는 감시를 받기 시작했다. 경직된 사회의 영향을 온몸으로 느꼈던 가우크가 자유의 중요성에 눈을 뜬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과거가 되어버린 동독의 사례는 그의 국가 사람들에게 살아있는 역사겠지만, 자유 없는 국가의 존재는 비단 과거에만 존재하는 게 아니다. 저자는 쿠바 그리고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에게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북한을 언급한다. 또한 민주주의가 충분히 발달치 않아 자연스레 소수의 독재자들에게 권력이 집중되고 있는 아프리카와 몇몇 아시아 국가들에 대해서도 말했다. 그는 이들 국가에서 독재가 지속되는 이유로 독재의 부당함을 깨닫고 이에 저항하는 비판적인 세력이 존재치 않음을 꼽았다.
같은 맥락에서 그는 책임과 관용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자유주의가 훌륭히 정착된 곳에서도 이따금 일어나는 것이 자유에 대한 오해이다. 자신이 누리고픈 모든 것을 누리는 것을 자유라 착각한 이들로 인해 폭력이 발생하는 경우가 잦다. 자유는 책임과 공존해야 비로소 빛난다. 자유를 홀로 내버려두는 경우 자유와 정반대에 위치한 폭압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고로 개개인이 자신의 자유에 대해 책임감을 발휘해야 하며 동시에 타인의 자유에 대해서도 돌보는 책임감이 필요하다.
관용의 경우는 독일의 역사를 언급하는 과정에서 부각되었다. 독일은 전후 자신들의 행위에 대해 지속적으로 반성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일본의 안하무인 태도를 보며 적잖이 분노해왔던 우리에게 독일의 태도는 많은 시사점을 남긴다. 사실 자신의 잘못을 시인하고 용서를 구하는 일은 용기를 필요로 한다. 피해자에게는 당연히 가해자 측의 잘못이겠지만, 가해자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정체성을 뒤흔드는 일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우크가 중시한 것은 비틀린 역사에 대한 관용이라 할 수 있다. 지금의 우리가, 더 거슬러 올라가 우리의 선조들이 과거에 저지른 잘못과 범죄에 대해 분명히 인식하고 이를 자신의 일부로 끌어안는 관용은 스스로를 성숙케 하며 동시에 타민족, 타 국가와의 더불어 삶을 가능케 한다.
상당히 얇은 분량의 책이다. 하지만 짧은 글에 담긴 메시지는 굵직했다. 너무도 당연하기에 언급치 않는, 하지만 제대로 누리지 못하는 진리가 한 권의 책에 담겼는데 어이 가볍겠는가! 더구나 우린 독일처럼 나라가 둘로 갈려 아직도 하나 되지 못하고 있으며, 반으로 갈린 체제는 온갖 권위주의를 정당화하는 요인으로 활용되고도 있다. 타는 목마름으로 시인 김지하가 외쳤다는 그 말, “민주주의여 만세”는 지금 부르짖어도 하등의 어색함이 없다.
그리하여, 대선을 앞둔 이 시점에서 다시 한 번 떠올려본다. 자유, 책임, 관용. 그 소중함을...
“독재는 오래, 아주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습니다.… 그것은 거리로 뛰쳐나와 그들 자신이 민중으로 존재함을 온전히 자각하고 주장하는 비판적인 군중이 없기 때문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권력에 관여하느냐 아니면 복종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시민이 되기도 하고 그렇지 못하기도 하다는 것입니다.”
지난 5년 동안 우리가 잃어버린 가장 큰 것은 무엇일까. 희망? 경제? 복지? 신뢰? 뭐 하도 많아서 늘어놓기도 힘들다. 하지만 내 생각에 가장 큰 것은 다름 아닌 ‘목적’이 아닐까 싶다.
무엇을 위한, 무엇을 위해, 행동으로 옮기고 실천하는 것. 그것이 당최 애매하게 되어버린 세상이 아닌가. 오히려 우리는 무엇으로부터 벗어나려는, 무엇을 피하고만 싶은 처지가 되어버린 것 같다.
책은 독일의 11대 대통령 요아힘 가우크의 연설을 담은 것이다. 그는 동독 출신의 목사이자 민권운동가이다. 하지만 모든 정파를 초월해 압도적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인물이다. 그는 민중이 일어나 어떻게 자유를 얻어냈는지, 삶으로 고스란히 체험한 인물이기도 하다.
이제 12월 19일이 얼마 남지 않았다. 앞으로도 5년 동안 국정을 꾸려야 할 대통령을 뽑는다. 그런데 희한한 일들이 연이어 벌어진다. MB정권 5년 실정에 대한 뚜렷한 비판도 없고, 앞으로 5년 동안 어떻게 해나가겠다는 구체적인 정책도 보이지 않는다. 너도 나도 다만 표가 될 이야기들, 국민들이 듣고 싶어만 하는 이야기들을 하기에 바쁘다.
하지만 정작, 시민들이 어떻게 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없다. 무조건 자신이 당선되면 알아서 다 하겠다는 엄포만 늘어놓는다. 이러한 현상이 맞는 것일까? 국민들은 다만 5년 마다 혹은 4년 마다 투표를 통해 자신의 대리인들을 선출하기만 하면 끝이 날까?
MB는 70년대 사고방식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었다. 때문에 임기 5년 동안 끊임없이 시민들에게 둘러싸여 공격을 받았다. 왜? MB는 자신이 압도적인 지지로 당선된 것으로 시민의 역할이 끝났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왜 자신이 하려는 것에 사사건건 시민들이 반대하고 나서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권력을 쥐어주고, 왜 다시 딴소리를 하는가? 이게 MB의 심정이었을 것이다.
하지만 투표로 당선됐다고 해서, 그가 모든 것을 제 맘대로 시민의 마음을 헤아리지 않고 해나갈 수는 없다. 그것이 민주주의가 아니다. MB는 절차적 민주주의만이 민주주의라고 믿었다. 그게 실패의 가장 큰 원인이다.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은 말한다. 시민으로써 우리가 정치에 관여하지 않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자유를 무책임하게 포기하는 것일 뿐, 결코 관용이 아님을. 무엇으로부터 벗어나는 자유가 아닌, 무엇을 위한 자유, 무엇을 향한 자유를 추구할 때 비로소 스스로 책임을 지는 성숙한 자유를 누리는 ‘시민’이라는 것을 말이다.
독일 국민들은 스스로 선출한 히틀러가 오히려 자신들에게 총구를 겨누는 역사의 아픔을 겪은 이들이다. 국민이 뽑은 권력이 국민을 억압하는 모순이 벌어지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주권을 행사하는 시민들이 깨어 있어야 하고, 시민의 자세로 목적성과 방향성을 가진 책임 있는 자유를 행사해야 한다.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은 다시 말한다. 민주주의는 결코 완전하지도 완벽하지도 않다. 하지만 모범적인 성격의 학습 능력을 지닌 시스템이다. 때문에 성숙한 자유라는 책임을 가지고 모두가 함께 국가를 이끈다는 생각이 필요하다.
MB정권 5년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던 시간이기도 했다.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 얼마나 우리의 뜻과는 정반대의 길을 갈 수 있는지, 똑똑하게 목격했다. 그리고 그 후과가 비단 우리만이 아니라, 우리 후손에게까지 고스란히 전해질 수 있음도 알게 되었다. 4대강 사업의 여파는 다음다음 세대에도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남겼다.
이제 선택은 각자의 몫이다. 누구를 찍어야 한다. 누구는 절대 대통령이 되면 안 된다는 생각은 이미 각자의 마음속에 있을 것이다. 그대로 행동에 옮기면 된다. 그리고 중요한 것, 이제 2013년에는 다시 우리들의 ‘목적’을 되찾아야 할 것이다. 누구를 이겨야 한다, 누구보다 잘 살아야 한다는 모순된 생각에서 벗어나, 누구나 함께 잘 살아야 한다는 공존의 마음을 찾아야 한다. ‘부자 되세요!’로 대통령이 된 MB는 결국 우리를 잘 살게 해주지 못했다. 극소수의 배만 불렸을 뿐이다. 이제 다시 우리가 사람임을 시민임을 자각해야 할 때이다.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은 우리가 권력에 관여하느냐, 아니면 복종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시민이 될 수도, 그렇지 못하기도 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언젠가부터 자유·정의·인권·민주주의가 식상해진 세상이다. 하지만, 아직 그렇기엔 우린 갈 길이 멀다. 자유·정의·인권·민주주의 그 어느 것 하나도 여전히 우리 사회엔 부족하고 어설프다. 그걸 확고히 만들 수 있는 것은 한 명의 대통령이 아닌 우리 시민들이다.
권력을 두려워하지 않고, 권력을 함께 행사할 수 있는 시민. 이제 그러한 시민들이 대한민국을, 한반도를 제대로 이끌고 나갈 수 있다. 진정한 자유는 책임과 관용에서 빛이 날 수 있다.
아름다운 세상을 위한 12월 19일이 다가오고 있다.
“우리가 우리의 열망을 믿고 신뢰할 때,
우리로 하여금 부당한 지배에 순종하며
봉사하게 하는 두려움,
우리를 결박하고 무력하게 만드는
그 두려움을 떨쳐낼 수 있다는 것을.
그리고 우리에게 일어나는 두려움을
직시하여 ‘두려움’이라고 인정하고,
그 두려움과 순응이
모태가 같은 형제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우리도 두려움 없이 살 수 있지 않을까’하고
그것을 시험할 준비가 될 것입니다.
바로 그 순간,
사회 전체를 변화시킬 수 있는
힘이 우리 안에서 솟아날 것입니다.”
『자유』
독일 총리가 아닌 독일 대통령은 왠지 낯설다. 요아힘 가우크는 동독 출신임에도 모든 정파를 초월해 국민들 지지로 제11대 독일 대통령이 되었다. 그가 대통령이 됨으로써 진정한 정신적 통일을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 그가 자유에 대해서 연설한다. 책은 그 연설을 토대로 엮었다. 1940년 로스토크에서 태어나 구동독에서 신학을 전공한 후 목사를 활동했다. 독일 통일 직후인 1990년부터 2000년까지는 구동독 비밀경찰(슈타지)의 문서를 관리하는 연방담당관이기도 했다. 2003년부터는 ‘망각에 맞서기 위한 민주주의’라는 단체의의장으로 활동했고 2012년 3월 연방총회에서 제11대 독일 대통령으로 선출됐다. 그의 출신 이력으로 독일 대통령이 되었다는 자체가 꽤 관심을 끄는데다 그런 그가 자유에 대해 말한다고 하니 책의 내용이 궁금할 법하다. 아주 얇은 책으로 그의 연설에만 충실한 책이다. 하지만 그가 말하는 자유는 여느 다른 정치인이 말하는 자유와는 왠지 다른 느낌으로 다가오고 더 관심이 간다.
책은 자유, 책임, 관용이라는 주제로 크게 3부분으로 나뉘어져 있지만 전체적으로 자유가 관통한다. 그는 시민의 힘과 역할을 강조한다. 독재는 아주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는데, 그 예로 쿠바나 북한을 든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자신이 민중임을 온전히 자각하고 주장하는 비판적인 대중이 없기 때문이다. 동독의 민중들도 오랫동안 침묵을 지켰다. 고르바초프가 독일 통일에 큰 영향을 미친 것도 사실이지만, 가우크는 그보다 더 결정적인 것은 작센 거리에서 ‘우리는 민중이다!’라는 인식을 실천에 옮긴 독일 시민들이 있었기 때문이란다. ‘우리는 민중이다!’이 구호는 프랑스 정치사에서도 나오는 구호로 낯설지 않다. 즉 자유는 저절로 오는 게 아니라 민중들이 열망을 믿고 신뢰할 때, 부당한 지배와 두려움을 떨쳐낼 때 가능하다는 것이다.
자유도 성숙하지 못한 사춘기가 있다. 자유를 추구해야 하지만 성숙하지 않으면 젊은이들을 열광시킬 수는 있지만 나이든 사람은 주저하게 만든다. 심하면 군중의 혈기를 부추켜 속박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열망이 과도하게 표출되어 봉기, 반란, 폭동의 무정부 상태가 될 수 있다. 우리는 속박당하지 않는 자유를 꿈꾸는 동시에 우리의 규범을 스스로 만들고 그것에 따라 살 수 있기를 열망한다. 자유롭게 사랑하고 결혼하고 직업을 갖기를 원한다. 해방에 대한 젊은이의 간절한 소망을 쟁취한 젊은 자유가 있다. 프랑스대혁명(1789~1799)이 그렇다. 당시 사람들이 봉기하고 정치로 뛰어든 것은 어떤 혁명 이론 때문이 아니라, 많은 세금과 굶주림이라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그들을 나서게 했다. 민중은 행동했고, 이후에 혁명 이론이 개발되고 이념으로 무장한 혁명가가 나타나고 비로소 자유가 다른 얼굴을 갖게 된 것이다. “시민은 시민의 권리를 가지고, 또한 그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사람입니다.”
가우크는 성인의 자유를 ‘책임’이라고 말한다. 자신의 책무에 대해 지각하고 헌신할 바를 알고 있다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것이다. 우리는 사랑할 때 책임이 있는 자유를 체험할 수 있다. 사랑하는 상대를 위해 무엇이든 하고자 한다. 아이를 키우면 강한 책임감을 느낄 수 있다. 아이를 보살피고 보금자리를 만들어주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솟아오른다. 또한 우리는 흔히 관용을 위해 자기를 포기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가우크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오히려 자신의 가치를 다시 확인해야 한단다. 자기 안으로 파고드는 사람을 두려워 할 필요가 없다. 정작 두려워해야 할 것은 자신이 왜 그곳에 있는지, 무엇을 믿는지도 모르고 마음의 상처를 쉽게 입거나 소심하여 사실 여부를 떠나 자신이 당했다는 부당함에 무자비한 폭력으로 대응하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소중한 가치에 대해 확신이 없으면 스스로를 파멸시킬 수 있다. 독일이 제1차 세계대전 이후 위축되고 짓밟혀서 강인한 자아를 갖지 못했을 때 국가는 다시 재난에 빠져들었고 그런 반작용으로 끔찍한 오만함이 발동해 자기들 민족을 우월한 민족으로 높이기 위해 폭력을 휘둘렀고 다른 민족들을 굴복시키려 했다. 그런 잘못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기독교와 유대교의 교리에 비추어 어떠한 가치가 우리 사회를 위해 유익하고 중요한 지 질문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가우크의 출신과 종교관이 많이 드러난 말이다.
자본주의 사회도 분명 문제가 있지만 사회주의나 공산주의는 비교도 할 수 없을 만큼 더 큰 문제가 있다. 자본을 가진 나라에서보다 어느 누구도 자본을 소유하지 않은 곳에서 민중은 더 큰 소외가 있었다는 것을 역사적으로 전세계가 경험했다. 여기서 한 가지 사실은 분명하다. 우리는 경제생활에 행하는 역할을 통해 규정되는 게 아니고 정작 중요한 것은 우리가 권력에 관여하느냐 아니면 복종하느냐에 따라 우리가 시민이 되기도 하고 그렇지 못하기도 한다는 것이다. 시민이 책임있는 자유를 이해하고 요구할 때 보다 성숙한 자유를 누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독일 의회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아 선출된 요아힘 가우크 대통령의 연설을 담은 것입니다. 성직자였던 가우크 대통령이 하나님이 주신 책임으로 자유를 연설하였습니다. 동독 민주화 운동을 이끈 현 독일 대통령의 자유에 대한 성찰을 통해 오늘 우리는 대한민국은 역사를 통해 정립되어온 자유의 참된 가치를 새롭게 정립할 수 있을 것입니다.
머리말에서도 언급하듯이 오늘날 우리 사회의 본질을 이루는 것은 무엇일까? 크게 이견이 다르지 않다면 그것은 자유, 책임, 그리고 관용일 것입니다. 이 세 가지 가치가 세계의 주된 문화적 토대가 될 수 있는지 이 책은 바로 그러한 가능성을 애기하고 싶은 것입니다. 그래서 “자유”, “책임”, “관용”의 3가지 주제로 묶여져 있는 것이죠.
제일먼저 “자유”에 대한 이해를 살펴보겠습니다. 사회문화의 본질과 핵심이 자유라 생각하는 저자와 일반적인 견해들과는 달리 “기득권 보호는 신성불가침”으로 해서 사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입니다. 물론 전쟁의 폐허를 겪으면서 나름대로 모든 것을 포기해야만 했던 특수한 상황들이 있겠지만 말이다. 독일인들의 자유에 대한 특별한 관계는 “독일인은 자유를 자신의 할머니처럼 사랑한다”는 하인리히 하이네의 글을 통해서도 엿볼 수 있습니다.
부당한 속박 속에서 벗어나기를, 명령에 순응하지 않게 되기를 역사적 배경에서 이제는 더 나아가 스스로 우리의 규범을 만들고 실행하는 자유가, ‘무엇을 위한 자유’가 아닌 ‘무엇을 향한 자유’로 나아가는 그런 자유에 대한 성향을 피력합니다. 왜냐하면 자유로워야 하는데 그 모든 것에서 자유할 수 없기 때문에 시민의 권리를 가지고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사람 독일 시민을 생각해 봅니다.
두 번째 “책임”에 대한 영역입니다. 무엇인가를 이룰 가능성과 참여에 대해 우리가 “예스”라고 말할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우리가 말하고 약속한 것들에 대해서 책임질 줄 아는 능력이 역시 필요한 것입니다. 그것이 인간다움의 핵심요소라는 것이죠. 왜냐하면 우리는 누구나 수많은 관계 속에서 삶을 영위하고 살아가기 때문에 책임이 빠진 삶의 영역에서 우리는 행복을 찾을 수 없습니다.
세 번째 “관용”에 대한 애기입니다. ‘무엇이 어떻게 되든 상관하지 않겠다’하는 것은 참된 관용은 아닙니다. 그것은 오히려 무책임, 무관심을 부르는 것이죠. 정치적 자유를 형상화할 때, 민주주의는 완전하지 않지만 모범적인 성격의 학습 능력을 지닌 시스템임을 우리는 잘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합니다. 바로 여기 “관용”이 이야기되는 것입니다. 우리 사회가 새로운 도전을 위해 우리 내면을 들여다보면 새로운 미래를 만들어가려 할 때, 우리 사회가 관용을 가지고 가치를 의식하고 무엇보다 자유에 대한 사랑으로 함께 할 때, 책임을 다할 때 우리가 진정 기대하는 참된 자유의 삶을 이뤄 나갈 것입니다. 이 책을 통해 우리는 이런 “자유”, “책임”, “관용”을 생각하며 한국 사회 미래 청사진의 기초를 그릴 수 있을 것입니다.
엊그제 새누리당 하태경의원이 '박정희대통령은 자유민주주의를 일시적으로 중단시켜려 했지만, (이는) 자유민주주의를 더 영광되게 만들기 위해서 잠정적으로 중단 시킨 것이다' 라는 말을 들었다. 더욱 아이러니컬한 것이 하태경의원은 탈북 이른바 새터민, 김정일 체제하에서 탈출하여 온 사람이라는 것이다. (그럼 지금 북한의 3대세습은 완전한 자유민주주의를 만들기 위한 과정이란 것인가...)
도대체 자유란 무엇인가? 우리는 어렴풋이 사춘기를 지나 성인이 되면서 무엇인가로부터 속박당하지 않고 살 수 있기를 바랄 것이다.젊은 시절 학교를 졸업하고 학업과 성인이 되었다는 기쁨과 함께 무엇으로부터의 벗어난 자유, 우리는 흔히 이런 젊은 자유를 뒤에 따라오는 책임과 연관지어 경계하는 면이 있다. 하지만 이것이 불안정하다고 해서 두려워 해서는 안된다. 그 무엇으로 부터 벗어난 자유는 결국에 무엇을 위한 자유, 무엇을 향한 자유로 나아갈 것이기에.
이 책은 2012년 당선된 독일대통령 요아힘가우크가 자유,책임, 관용에 대해서 연설한 내용을 담았다. (독일은 내각책임제로 실질적인 정치는 총리에 의해서 이루어진다.) 그는 동독출신으로 통일된 후 독일 의회에서 압도적으로 지지를 받아 당선이 된다. (북한출신이 남한의 의회지지를 받아 당선된다고 생각해보라.)
그의 이런 압도적인 지지는 다음과 같은 자유에 대한 열망에서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었다.
가우크는 대통령 취임 연설에서 무엇보다 자유와 사회적 정의 사이의 밀접한 관계성을 강조하였다. '자유는 정의를 위한 필수 전제 조건이고, 정의를 향한 노력 역시 자유를 지켜나가기 위해서 불가결하다.'
2차 세계대전 이후 동/서, 남/북으로 분단되었던 독일과 한국 그러나 지금 우리는 여전히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로 남아있다. 진정한 자유는 밖으로부터 오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시작된다. 우리 또한 경제적 속박에 의해 만들어진 계급사회 그리고 정당하게 행사할 수 없는 권리들. 우리가 진정한 자유를 쟁취하였다고 할 수 있는가. 2012년 독일대통령은 왜 지금 자유에 대한 이야기를 했을까.
『자유』는 요아힘 가우크의 연설을 자유, 책임, 관용이라는 주제로 나눠 정리한 책이다. 그가 동독에서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체득한 자유의 의미와 소중함, 통일 이후 느낀 자유에 뒤따르는 책임과 관용의 중요성에 대한 생각이 담겨있다.
자유는 공동체적인 삶에서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사회문화의 본질과 핵심이다. 그런데 동독의 경우 자유에 대하여 침묵을 지켰지만 스스로 민중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면서 두려움과 순응이 없는 자유를 얻게 되었다. 자유에는 무정부주의적인 모습이 있다. 자유가 성숙하지 않을 때 봉기, 반란, 폭동의 무정부상태가 나타난다. 갓 청취한 사춘기같은 젊은 자유이다. 그러나 자유가 무엇에서 벗어나는 자유 밖에 모르는 무정부주의적인 것이라는 이유로 두려워해서는 안된다. 무엇을 위한 자유, 무엇을 향한 자유로 나아가도록 하는 자유의 성향이 있기 때문이다. 시민이란 시민의 권리를 가지고 그것을 행사할 수 있는 사람이다. 자유가 없다면 병원, 격리시설, 감옥의 수용자와 같다. 자유를 얻은 이후에는 우리가 무엇인가를 이룰 가능성이 있는지 그리고 그것에 함께 동참할 것인지에 대해 ‘예스’라고 말해야 한다. 이것이 책임이다. ‘우리는 모든 것을 할 수 있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지구상에는 수많은 피조물 중 자신뿐만 아니라 상대에 대해 그리고 우리를 둘러싼 공간에 대해 스스로 책임질 줄 아는 능력을 가진 피조물은 인간 뿐이다. “하나님이 책임을 질 줄 아는 놀라운 능력을 가진 자신의 형상대로 인간을 창조하셨다.” 책임질 줄 아는 능력은 인간다움의 핵심요소이다. 마지막으로 관용이다. 무관심은 결코 관용이 아니다. 그것은 오히려 무책임의 다른 이름이다. 또한 우리가 관용하기 위해서 자기를 버리고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자신의 가치를 다시 확인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우리의 민주주의와 시장경제에도 결함이 있고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가야 하는 것을 알고 있다. 하지만 그것은 모범적인 성격의 학습능력을 가진 시스템이다.
우리사회는 민주주의를 성취했다. 독재를 거쳐 자유를 얻은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자유는 요아힘 가우크의 말처럼 사춘기의 젊은 자유라고 생각한다. 무엇으로부터 자유에서 이제는 책임과 관용을 겸비한 무엇을 향한 자유로 진화, 발전해야 할 때이다. 2012년 12월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우리사회가 성취해야 할 것이 무엇인지에 대한 방향을 설정할 수 있는 좋은 책이다.
자유/요아힘 가우크/권세훈/부엔리브로
아주 얇고 가벼운 책이다.
112페이지에 불과한 얇고 작은 크기의 책을 처음 접하는 느낌은 부담이 없고 쉽게 읽힐 것 같지만 너무 얇은 책이 주는 선입견에서만은 벗어날 수 없다.
물론 크고 두꺼워야만 내용이 깊고 좋은 책이란 말은 아니다.
저자는 특이한 이력을 지녔다.
동독 출신의 목사로서 통일 후에는 동독 비밀경찰에 의해 불법 수집된 방대한 민간인 사찰문건을 처리하기 위한 업무를 맡기도 하였고 올해 초(2012년 3월) 독일 제11대 연방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이 책은 저자가 개신교 아카데미에서 행한 연설을 토대로 엮은 글이다.
온전히 연설문만으로 구성된 이 책은 저자의 특이한 이력에 대한 기대를 가지고 펼친 독자들을 당혹스럽고 실망스럽게 만들기도 하지만
대통령으로서의 신분보다는 개신교 목사로서의 종교적인 신념을 강조한 측면으로 이해하는 것이 더 좋을 것이며 향후 국정 운영 방향이 여기에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임은 충분히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저자는 말한다.
자유야말로 사회문화의 본질과 핵심이라고.
책임과 관용과 함께 자유를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요양소나 감옥의 수용자처럼 ‘국가에 갇힌 수용자’ 생활을 해야 했던 동독인들의 암울하고도 비참한 삶을 체험하며 가슴 아파 했기 때문이다.
그러한 절박한 상황을 우리가 모두 이해하기는 어렵지만 자유와 책임, 관용의 중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살아갈 수 있는 현실은 우리 사회가 민주적이고 건강한 사회임을 입증하는 증거로 삼을 수도 있다.
또한, 연방 대통령과 총리가 모두 동독 출신 인사가 차지하며 상징적으로도 융합과 발전을 이루고 있는데 반해 여전히 남북한 대결 속에서 통일에 대한 기대마저 식어가고 있는 우리의 현실이 독일 연방 대통령이 쓴 연설문을 부러움으로 읽어보게 만들었을 것이다.
인간이 누려야 할 천부적인 가치를 굳이 되새기지 않아도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누구에게나 주어지는 건강한 사회를 지속시키면서 사회 일각에서 또 다른 불의의 싹이 트는 것을 감시하기 위한 엄중한 노력만은 지속되어야 한다.
그것이 바로 저자의 연설에서 우리가 얻어야 할 교훈이다.
나는 바랍니다. 우리 사회가 관용을 가지고 가치를 의식하면서 무엇보다 자유에 대한 사랑으로 발전하기를, 그리고 성숙한 자유란 책임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기를.[100P]
책은 참 얇고, 작다.
그렇지만, 그 안의 내용은 너무나 충격적이고 뜨거워서 다 읽고나서 내내 마음에 남는다.
책의 내용이 충격적인 이유는,
그 내용의 참신성이 뛰어나서가 아니라,
우리가 잊고 있던 문제를 일깨워줘 우리에게 '진정한 자유'를 찾게 해주기 때문이다.
내내 궁금했다.
복지에 대한 관심이 많아지면서, 유럽국가들의 잘된 복지와 안된 복지의 사례들을 찾아봤었다.
결론은 복지가 중요한게 아니라, 복지의 근간이 되는 정치의 문제가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느날 티비를 보다가,
무릎팍 도사에 나온 유명한 발레리나 '강수진'씨 편을 보게 되었다.
그녀는 독일에서 대단히 추앙받는 유명한 발레리나였다.
그녀가 아파서 다치게 되면, 독일사회는 그녀에게 생계를 책임져줘야 하며,
그녀가 직장에서 해고당하면 다른 직장을 찾아 구해줘야 하는 보호를 받고 있다고 하였다.
나는 티비를 보면서,
그녀가 참으로 대단한 발레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독일의 복지에 대한 여러 글들을 읽으면서,
발레리나 강수진씨가 남들보다 더 나은 복지를 받고 있을지는 모르겠으나,
독일 국민들이라면 그에 준하는 복지를 받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나에게 문화적 쇼크이자 충격이었다.
우리나라의 국민이 복지에 화두를 두면서도 쉽게 인정하지 못하는 이유가,
겪어보지 않았기 때문에 중요한걸 모르고, 받아보지 않았기 때문에 필요한걸 모르기 때문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떻게 우리나라의 '북한'에 해당하는 '동독'출신의 요아힘 가우크가 독일의 대통령이 될 수 있었나?
아무리 생각해봐도,
'북한'출신의 정치인이 우리나라의 대통령 후보로 나온다면, 과연 난 뽑아줄 용기가 있을지 의문이다.
대부분의 우리나라 국민들의 정서가 이러할 것이다.
여기서 독일과 우리나라의 차이가 시작된다.
이 책은 참으로 충격적이었다.
요아힘 가우크는 '자유'란 누군가가 정해준 틀안에서 움직이는것이 아니라,
내 스스로 나의 길을 정하는 것이며, 그 자유라는 것은 반드시 스스로 책임이 뒤따라는 것이라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평등하게 자유를 꿈꿀수 있고, 본인이 원하는 길을 갈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정서처럼,
대통령의 공약이 무엇인지 그것을 보고 움직이는 차원이 아니라,
그 정권아래 우리가 있는 것이 아닌,
자유로운 정권속에 우리가 자유롭게 내가 필요한 공약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것이다.
그 주체는 누군가에 기대는 것이 아닌, 나 스스로가 할 수 있는 것이다.
진정한 자유는 누군가에 의해서 움직이거나, 누군가의 잘못으로 불평하고 따지는 것이 아닌,
내가 정당하고 합법적이고, 책임감있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진정한 '자유'라는 것이다.
독일의 정치인들, 국민들은
이러한 요아힘 가우크의 자유정신을 뒤따라 그를 대통령으로 뽑았다.
가히 충격적이고, 신선한 그의 자유정신을,
실질적으로 학연.지연등으로 얽힌 정서로 밀어낸 것이 아니라,
진정으로 그의 정신을 존경하고 추앙하며 그를 대통령으로 만들어낸 것이다.
이것이 독일이 선진국가가 될 수 있는 국민성이라 생각된다.
과연, 우리는 그러할 수 있을까?
2012년 대선, 이 험악한 과정속에 우리의 진정한 국민성이 발휘될 수 있을까?
두렵고, 궁금해진다.
우리나라가 민주공화국을 선언한 지 60년,
우리는 이 나라가 민주 사회가 될 능력이 있음을 신뢰할 수 있습니다.
이제 우리는 이 사회가
새로운 도전에 잘 대처할 수 있는 점을
믿을 수 있도록 도와야 합니다.
우리 내면에 숨은 잠재력을 믿고
그것을 이용하거나 활용할 때에만
우리 스스로 만족할 수 있고
다른 사람에게도 축복될 수 있을 겁니다.
우리 또는 우리 선조들이 과거에
어떤 잘못과 범죄를 저질렀는지에 대한
분며안 인식과 함께,
미래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더욱 분명하게 깨달아야 합니다.
나는 바랍니다.
우리 사회가 관용을 가지고,
가치를 의식하면서
무엇보다 자유에 대한 사랑으로 발전하기를,
그리고 성숙한 자유란
책임을 의미한다는 사실을 잊지 않기를.
- 요아힘 가우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