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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생각하기의 전통

계몽주의 사상과 그 비판 | 에피파니 필로스 후마니타스 | 양장본 Hardcover
문광훈 저자(글)
에피파니 · 2018년 06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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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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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스로 생각한다는 것은 자기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것은 인간만이 향유할 수 있는 근원적 기쁨이며 조금 더 이성적인 삶을 향한 가능성이기 때문일 것이다

이 책은 이성의 필요와 중요함을 강조하는 상투적인 결말을 택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성'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메말라가는 삶의 전체성, 그리고 이를 회복할 수 있는 생활 속의 성찰임을 강조한다.
칸트와 카시러의 글에 기댄 이 책은 읽는 이로 하여금 급습하는 현실적 파고에 휩쓸리지 않기를, 구체적 생활의 세계에서 개개인이 자율적 존재로 끊임없이 쇄신하기를,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선한 영혼의 공동체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작가정보

저자(글) 문광훈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프랑크푸르트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독문학)를 받았다. 2001년부터 2007년까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연구교수로 재직. 현재 충북대학교 인문대학 독어독문학과 교수이다. 저서로는 '아도르노와 김우창의 예술문화론'을 포함하여 김우창론 3권이 있고, '시의 희생자, 김수영', '숨은 조화', '정열의 수난-장정일론', '교감', '렘브란트의 웃음-문광훈의 예술론'이 있다. 이 이외에 김우창과의 대담집인 '세 개의 동그라미: 마음-지각-이데아'가 있다. 사진평문으로 '거친 현실의 내면'과 역서로 '요제프 수덱'이 있다.

목차

  • 책머리에
    스스로 생각하기 -버거움과 즐거움에 대하여

    I. 계몽주의 철학의 유산
    ‘형성의 에너지’ -카시러의 해석
    자발적 이성 사용 -칸트의 문제의식

    II. 계몽의 탈계몽화 - 현대적 재검토
    “왜 새로운 종류의 야만 상태로 빠졌는가?”
    ‘지배’ 아닌 ‘화해’로 -파국 이후의 계몽

    III. 비이성적 신화에 저항하며
    반(反)합리주의와의 싸움 -21세기의 계몽주의
    ‘요청’으로서의 책임과 윤리
    카시러의 행동방식과 칸트의 장례식
    비지배적 타자성의 옹호 -‘심미적 방법’에 대하여
    ‘토대’를 돌보는 일

    Ⅳ. 오늘날의 계몽기획 - 그 시작을 위하여
    오늘의 한국 현실
    항구적 미성숙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는가?
    진보물신주의(進步物神主義) 비판
    느리지만 즐거운 길 -영구적 성찰

    주석
    찾아보기

책 속으로

오늘의 우리 문화가 민주사회의 열린 문화로 성숙해 가야 한다면, 그 중심에는 바로 이 자기로부터 시작하는 사고의 갱신성이 있지 않을까? 이제 우리는 생활세계의 기획을 어떤 이념이나 도덕윤리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라, 물론 이것도 필요하지만, 아주 간단하게, 말하자면 그저 내가 스스로 생각하고, 이런 생각 아래 선택하고 결정한 것에 대해 스스로 책임지는 훈련으로부터 시작하는 것이 어떨까?
(…)
스스로 생각한다는 것은 외롭고도 쓸쓸한 일이다. 그러나 좋은 일 가운데 인간에게 버겁지 않는 것이 어디 있는가? 삶의 깊이에 닿고 그 높이에 이를수록 우리는 외롭고 쓸쓸하게 그 일을 감당해야 한다. 그러면서도 스스로 선택한 선의는 버거움을 넘어 자유의 놀라운 길이 되기도 한다. 스스로 생각한다는 것은 각 개인이 자유롭고 독립적인 주체로서 자기 삶을 주인으로 살아가기 위한 불가결한 조건인 것이다. (책머리에)


칸트는 이 미성년의 상태가 불편한 것이 아니라 “편안하다”고 적는다. “미성년으로 지내는 것이 편안하다.” 생각 없이 사는 것은 편안하기 때문이다. 먹고 마시고 배설하고 소비하며 살아가는 것은 더없이 안락하지 않는가? 거기에는 아무런 생각이나 고민이 없어도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모든 일에는 대가(cost)가 있다. 이 안락함은 동물적 안락함이다. 생각 없는 삶은 인간의 ‘삶’이 아니라 금수(禽獸)의 ‘생존’이다. 동물적 안락에서는 반복만 있고 발전 혹은 성숙은 없기 때문이다. 반성하지 않으면 기계적 반복 속에서 항구적 퇴락해갈 뿐이다. 여기에 쇄신의 기쁨―스스로 만들어가는 창조의 활기는 없다.
(…)
어제보다 오늘이 좀더 나아지고 있고, 오늘보다 내일이 좀더 나으리라는 작은, 그러나 포기할 수 없는 희망마저 없다면, 우리는 왜 그리고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 나날의 거친 생계현실 앞에서 이런 희망도 사치일 때가 많은 것도 물론 사실이다. 더욱이 아무런 희망 없이도 살고 있고, 또 살아야 하는 것이 인간의 현실이기도 한 것이 우리네 삶의 실상이라는 사실도 인정하자. 그러나 그럼에도 삶에는 ‘그 이상의 무엇’이 있지 않은가? 그리고 그 이상의 무엇 때문에 우리는 살아가는 이유를 얻지 않는가?
(오늘날의 계몽기획―그 시작을 위하여)


우리는 우리 삶의 자발적 형성자이고, 나는 내 삶의 책임 있는 변형자여야 한다. 이 점에서 어느 누구도 나를 대신할 수 없듯이, 어떤 그들도 우리를 대신할 수 없다. 그러나 그것은 오늘날 지극히 어렵다. 현대의 이성은 산산조각 나 있고, 우리의 마음은 더 없이 피폐해 있다. 현대적 삶은, 그것이 물질적으로 아무리 풍요롭고 정보적으로 아무리 거대하다고 하여도, 그 삶의 질적 수준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그가 가진 정신의 풍경은 차라리 황량하고, 그 영혼은 증발한 지 오래인 것처럼 보인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삶의 계몽은 앞으로 어떻게 이뤄져야 하는가?
(III. 비이성적 신화에 저항하며)

출판사 서평

계몽주의 철학 이후 200년, 우리는 과연 계몽된 삶을 사는가?
'스스로 생각하기' 항구적인 미성숙에서 벗어나는 느리지만 즐거운 길

칸트는 자기 스스로 생각한다는 것은 "혁명보다 어려운 사고 개혁"이라 했다. 그만큼 스스로 생각하는 일은 불편하다. 끊임없이 부족한 나를 돌아봐야 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상황을 직시하면서도 포기하지 않고 부단히 더 나은 '자신'을 모색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왜 그토록 외롭고도 쓸쓸한 일을 감당해야 하는가? 미성년의 '편안한 상태'를 고민 없이 그저 주어지는 대로 살아가면 안 되는가?

스스로 생각한다는 것은 깊이 사고하면서 자기자신의 삶을 만들어가는 것으로 이어진다. 그것이야말로 인간만이 향유할 수 있는 근원적 기쁨이며 조금 더 이성적인 삶을 향한 가능성이기 때문일 것이다. 결국 자발적인 주체로 태어나는 과정의 고통은 새로운 자기창조적 생활이라는 기쁨으로 열매 맺는다.

오늘 우리가 처한 현실에 반계몽의 그림자는 어디에나 드리워 있다. 급습하는 현실적 파고에 휩쓸리지 않기를, 구체적 생활의 세계에서 개개인이 자율적 존재로 끊임없이 쇄신하기를, 궁극적으로는 우리가 사는 세상이 선한 영혼의 공동체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이 책은 이성의 필요성, 중요성을 강조하는 상투적인 결말을 택하지 않는다. 오히려 우리가 주목해야 하는 것은 '이성'이라는 이름 아래에서 메말라가는 삶의 전체성, 그리고 이를 회복할 수 있는 생활 속의 성찰이다.

저자 문광훈은 '스스로 생각하기의 내면화와 생활화' ?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선택하며, 스스로 책임지는 일상의 훈련에서 시작하자고 권한다. 이 과정은 무엇보다 자발적이고 능동적이어야 한다. 그것은 강제와 억압, 지배와 명령이 없이 삶에 스며드는 예술을 통한 심미적 이성의 방식으로 조금씩 담금질해 나가는 것에서 실현된다고 말한다. 이처럼 문광훈이 단순한 학문적 논의를 넘어 스스로 생각하기의 전통을 새롭게 구성하고자 하는 것은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핵심적 결여의 부분이 바로 이 스스로 생각하기이기 때문이다.

『스스로 생각하기의 전통』은 카시러의 논의에 기대어 계몽주의의 지적 정신적 특성을 살펴보고 칸트의 글을 통해 계몽주의 철학의 핵심과 그것의 현재적 타당성을 묻는다. 마지막으로 '계몽의 탈계몽화' 문제에서 비롯한 계몽주의 철학의 현대적 재구성을 위하여 아도르노와 호르크하이머를 검토한다.
결국 이 책 전반을 통해 문광훈은 '오늘날에 있어 계몽주의는 어떻게 자리해야 하는가'를 물으며 단순히 계몽주의의 역사적 개관을 모아 엮기보다 스스로 생각하는 태도와 이를 통한 자기정체성의 형성에 주목한다. 1) 외적 권위에 기대한 것이 아니라 주체 스스로가 묻고 질문하며 자기 삶을 만들어가는 것의 중요성 2) 18세기 전 유럽에서 일어난 몽매와 우둔함, 편협성에 저항하는 지적 운동 3) 계몽주의에 대한 텍스트가 '나'에게 갖는 의미 4) 2018년 이후의 대한민국 현실에 대한 검토로 이어지기까지, 어둡고 몽매한 힘들에 대항하려는 18세기의 지적 정신적 움직임을 2018년 이곳에서 다시 꺼내어 더 나은 삶을 꿈꾸게 한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55968514
발행(출시)일자 2018년 06월 30일
쪽수 216쪽
크기
133 * 197 * 17 mm / 336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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