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

장은아 저자(글)

북인 · 2025년 01월 11일

책 소개

역사와 삶의 통고체험을 지혜의 시학으로 피워낸 장은아의 시조집

지역설화를 바탕으로 한 옛이야기 그림책 『범밧골 호랑이』(2015)를 출간하고 2021년 세계전통시인협회 『시조생활』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한 이후 동인시조집 『춤추는 시간』(2023)을 출간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펼친 장은아 시인이 첫 시조집 『터』를 선보였다.

작가정보

저자(글) 장은아

충청남도 서산에서 태어났으며, 유년 시절 이후 대부분을 제주에서 살았다. 제주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2021년 세계전통시인협회 『시조생활』 신인문학상으로 등단했다.
설화에 대한 관심이 많아 2015년 군포 지역 설화로 바탕으로 한 옛이야기 그림책 『범밧골 호랑이』를 출간하였고, 2023년 동인시조집 『춤추는 시간』을 펴냈다.
군포문인협회 『시민문학』 편집장 및 『군포예술』 편집위원이며, 한국문인협회와 세계전통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목차

• 시인의 말 4
  
  1부 순비기꽃을 닮은
  밭담 · 13
  4월을 읽는 방식 · 14
  도두봉 일몰 · 15
  푸른 기억 · 16
  봄바람 · 17
  빌레가름 · 18
  고사리 찾기 · 19
  순비기꽃 · 20
  오월 · 21
  먼나무 · 22
  외돌개 · 23
  서귀포 주상절리 · 24
  정방폭포 물소리 · 25
  갯무꽃 · 26
  쇠소깍 연가 · 27
  
  2부 빛바랜 앨범
  빛바랜 앨범 · 31
  아버지 · 32
  기일 · 33
  내 마음의 연약지반 · 34
  녹차꽃 · 35
  감자꽃 · 36
  꽃보다 네 자매 · 37
  코로나 설날 풍경 · 38
  연모 · 39
  기백으로 이루신 그대 · 40
  빈자리 · 41
  빈집 · 42
  이별 이후 · 43
  자식 농사 · 44
  앞집 순자 · 45
  어떤 이별 · 46
  겨울잠, 그 후 · 47
  
  3부 거기, 여보게나
  터 · 51
  융릉을 걷다 · 52
  추사 유배지 · 53
  전곡리 선사유적지 · 54
  용문사 은행나무 · 55
  DMZ · 56
  임진강 건너 · 57
  제주 돌담 · 58
  서산 갯마을 · 59
  마룡리 옛집 · 60
  낙산 절벽마을 · 61
  수리사 가는 길 · 62
  수리산 황톳길 · 63
  박씨 고택 · 64
  사라지는 둔대리 마을 · 65
  
  4부 1호실 산책자
  아모르 파티 · 69
  밤 줍기 · 70
  납량특집 · 71
  비정규직 · 72
  먼지집 · 73
  시지포스 · 74
  등식 · 75
  옷장 정리 · 76
  평균치 · 77
  첫걸음 · 78
  줌(zoom) 소동 · 79
  발자국 · 80
  나이값 · 81
  한파경보 · 82
  눈꽃 · 83
  이건 사랑이야 · 84
  
  5부 가만히 옆에
  목련 · 87
  수국처럼 우리도 · 88
  둘레길에서 만난 꽃 · 89
  참꽃나무 · 90
  튤립 연가 · 91
  감자 아이러니 · 92
  나팔꽃 · 93
  유월 보리수 · 94
  매쟁이골 숲길에서 · 95
  가을이 만든 기적 · 96
  억새풀 · 97
  가을, 전령사 · 98
  구절초 · 99
  바람 전언 · 100
  나목 · 101
  하귤나무 · 102
  
  해설 역사적 통고 체험, 생태의식과 지혜의 시학/ 김봉군·103

추천사

• 김봉군 (카톨릭대학교 명예교수, 문학평론가)

  장은아 시조 읽기는 만만치 않다. 중량감이 충만하고 사유(思惟)의 세계가 자못 묵중한 까닭이다. 서정시조는 대개 감성 쪽에 기울어 가붓한 감수성에 기대게 마련인데, 장은아 시조는 사유의 깊이 속에 감성을 묻었다. 문학인은 역사적 감수성 쪽에서 우선 순위에 놓이기 십상이다. 장은아 시인의 문학적 감수성 또한 역사의 핵심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역사성, 사회성과 언어 미학적 감수성 사이에 조성되는 시학적 텐션을 짚는 것은 장은아 시조 읽기의 한 문법일 수 있다. 잊히는 삶과 역사, 잊히지 않는 그것들 간의 길항(拮抗), 그 경계선 이미지는 특유의 개별성으로 반짝임을 보낼 것이다. 더욱이 시조집 표제가 ‘터’인 것을.

• 이옥분 (시조시인)

  세상과 소통하는 일 중 우리 삶에 변화를 주고 인생의 푯대를 세워줄 수 있는 것은 따뜻한 말이며 한 줄의 글입니다. 이에 삶의 가치를 함축적이며 절제된 언어로 꽃피운 장은아 시인의 시조집을 응원합니다. 어두운 마음에 빛을, 억눌린 사람에게는 도전하는 기회를, 마음이 가난한 이들에게는 깊은 위로가 될 것입니다.

책 속으로

터
-
도공을 만난 흙 난초꽃 피우던 날
불의 혀에 데었어도 혼절하며 울음 삼킨
백자여, 기품을 갖췄구나
지나온 길 다 지우고
--

[대표시]

밭담
--
유채꽃이 울음인 것 애써 외면할 동안
4월이면 벌, 나비가 살풀이 춤추었지
바람이 밭담 사이에 진혼곡도 놓고 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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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비기꽃
--
이념 앞에 쓰러진 이 그리운 걸 아는 걸까
암반 만나 부르튼 발 다독다독 위로하듯
오종종 가을볕 안은 열매들이 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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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방폭포 물소리
--
쏟아내는 물소리
아직도
울음소리
그 봄은 가고 없고
눈부신 봄 예 왔건만
핏물 든
자리 지운다며
우레로 쏟아진다
--

녹차꽃
--
인생 정답 있냐며 늦가을인데 꽃 피었다
천 리라도 멀리 가라 향기도 뿜어내는
엄마의 젊은 날에도 저렇게 의연했다
--

추사 유배지
--
흰 옷 입고 써내려간 올곧은 추사체
역사도 제 길 향해 굽은 등 쭈욱 펼 때
님 향한 소나무 한 그루 솔 향기 날립니다
--

목련
--
앙상한
가지 끝에
저 눈부신 적멸
그리움을 버리기가
왜 그리 어려운지
이 사월
깊은 은유를
눈물로 읽었네
--

출판사 서평

고향 충남 서산을 떠나 유년기 이후 대부분을 보낸 제주는 시인의 문학적 토양이 되었다. 그런 까닭에 장은아 시인의 첫 시조집 『터』는 제주의 역사, 슬픔을 담고 있는 공간, 가족 서사의 희로애락이 제주의 자연과 어우러지며 빛을 발한다.
1부 ‘순비기꽃을 닮은’은 제주 특유의 역사적 고통을 내면화했다. 제주 사람들은 거친 바다와 싸워 살아내야 했고, 역사의 피밭에서도 다시 일어서야 했다. 순비기꽃의 생태역학은 이런 내밀한 피울음에서 조성된 것이다.
2부 ‘빛바랜 앨범’에는 화석이 된 그리움이 쟁여 있다. 일찍 결별한 선친에 대한 그리움은 강물의 흐름으로 연면(連綿)하고, 의연한 녹차꽃은 어머니의 젊은 날 표상이 된다. 들려주기보다 보여주기, 현대시 기법에 친근하다.
3부 ‘거기, 여보게나’에서는 역사의 유적에 각별한 마음길을 튼다. 사적과 문화재에 대한 관심이다. 조선백자 도요지, 융릉, 추사 유배지, 전곡리 선사 유적지, 용문사 은행나무, DMZ, 임진강, 제주 돌담, 서산 갯마을, 마룡리 옛집, 낙산 절벽마을, 수리사, 수리산 황톳길, 박씨 고택, 둔대리 마을 등을 일일이 답사하며 시조를 남겼다.
4부 ‘1호실 산책자’는 삶의 파동들이 마음결을 일굴 때, 시인은 제주바다의 물무늬로 인생의 유서 깊음을 머금거나 표상화한다. 나아가 우리 삶의 역사와 삶의 통고체험(痛苦體驗)을 지혜의 시학으로 피워냈다.
5부 ‘가만히 옆에’는 뭇 생령과 자연 생태계와의 만남에 집중했다. ‘홀로’와 ‘더불어’, 곧 소외와 ‘만남’의 문제를 노래한, 장은아 시조의 문법은 역사성, 사회성과 언어 미학적 감수성의 사이에 조성되는 시학적 텐션을 짚는 것에서 찾을 수 있다. 잊히게 마련인 삶의 역사가 잊히지 않는 그것과의 길항(拮抗), 그 경계선의 이미지는 특유의 개별성을 획득하고 있다.

기본정보

ISBN	9791165121075
발행(출시)일자	2025년 01월 11일
쪽수	124쪽
크기	128 * 211 * 13 mm / 302 g
총권수	1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