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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숙경 저자(글)
와이넛북스 · 2023년 10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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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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쉽게 다가가기 어렵던 추상화를 칸딘스키를 전공한 저자의 차분하고, 친절한 설명으로 만난다. 추상미술은 현대 미술을 특징짓는 중요한 흐름이지만, 대부분의 책들은 추상화가와 대표작에 대해 단편적인 배경 설명에 머물고 있다. 김숙경 미술평론가는 추상화를 주인공으로 해서, 추상이라는 낯선 시도를 이해하는 통로를 마련하려 한다.
추상화의 바탕이 되었던 인상주의와 표현주의, 추상화를 처음으로 시도했던 바실리 칸딘스키, 그리고 추상화의 시대를 열었던 피에트 몬드리안과 카지미르 말레비치, 그리고 파울 클레에 이르기까지 추상화의 거장들이 남긴 작품에 대한 구체적인 해설을 통해 추상화라는 낯선 영역에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저자(글) 김숙경

파리 VIII대학에서 현대미술을 공부했고,
〈칸딘스키와 추상화〉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동아일보 신춘문예 미술평론에 입상하면서 미술 비평 글쓰기를 시작했다.
월간미술, 디자인 등 여러 미술 매체에 기고했고,
동국대, 단국대, 서울여대 등에서 미술 이론 강의를 했다.
토아트스페이스 , 한원미술관 등에서 큐레이터로 전시기획을 했으며,
저서로 도서출판 재원에서 펴낸 『칸딘스키』가 있다.

목차

  • 1. 추상의 징조 - 인상주의
    판도라 / 비너스의 편견 / 마네의 실험 / 순간 포착의 매력 / 자본주의에 응답한 예술

    2. 추상적 시각 - 표현주의
    자유가 데려온 우울증 / 영원한 진보 / 동상이몽의 미술가들

    3. 추상화의 변론
    보다 / 이미지와 환영 / 불안 감정과 추상 / 추상의 선구자들

    4. 바실리 칸딘스키
    회화의 힘 / 감정의 형태를 찾아서 / 버리기의 어려움 / 묵시록의 시대 / 형체의 막막함, 감정의 명료함 / 음악은 이미 추상화 / 시대의 형태 / 낭만적인 동그라미 / 하늘빛 파랑

    5. 피트 몬드리안
    ‘데 스틸’ 효과 / 신비의 지식 신지학 / 윤곽만 남겨진 저녁 풍경 / 자연의 비극적 요소 / 관계의 지배 / 수학적 회화 / 자연의 리얼리티, 추상의 리얼리티

    6. 카지미르 말레비치
    신념의 서사시 / 인식의 전환, 사각형의 메아리 / 형태의 영 / 세 단계의 정사각형 / 색다른 평면 / 사차원의 축 / 절대적인 완성을 향하여

    7. 파울 클레
    스쳐가는 이미지 / 춤추는 색채 / 동화적 환상 / 추상을 향한 노크 / 의식의 결정체 / 화가의 관점 / 명단에서 삭제되다

책 속으로

p. 28
인상주의자들은 쉼 없이 움직이는 순간을 묘사하기 위하여 붓자국이나 색조각을 동원했다. 대상을 묘사하지 않았지만 여전히 대상이 중심 소재로 나타나는 이유는 이들이 대상을 소멸시킨 게 아니기 때문이다. 이들의 관심은 대상을 지우는 게 아니라 현상을 묘사하는 것에 있었다. 즉 현상을 묘사하다 보니 대상이 나타난 것이다. 이렇듯 인상주의자들은 자연 관찰에 열심이었고, 본 것을 그대로 방출했다. 이 방법은 사실주의와 같지만 동시에 다르다. 사실주의의 시선은 형상에 있었고, 인상주의의 시선은 현상에 있었기 때문이다.

p. 29
인상주의의 등장으로 형상은 주인공의 자리를 색채에게 양보해야 했다. 색은 주체가 되어 세상의 모습을 색면이나 색점으로 해체했다. 그 결과 볼륨을 잃은 형태는 평면화됐다. 납작해진 모습은 실물과 사뭇 달랐다. 이것은 유구한 역사를 자랑할 정도로 이어 왔던 삼차원의 공간 묘사, 노력의 집약적 산물이었던 입체적 표현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했다. 긴 세월 벗어나지 못했던 입체감에 대한 속박이 힘을 잃어가고 있었다.
과학기술의 발달, 정확히 말해서 광학의 발달은 화가들을 새로운 세계로 초대했다. 색의 원리와 구조가 규명되었고, 사진술이 발명된 것이다. 환경 변화는 생존에 영향을 미치며, 적응하지 않으면 존폐의 기로에 선다는 위기감이 진화를 부추긴다. 예리한 감각을 지닌 예술가들은 과거의 방식에 안주할 이유가 없었다. 회화는 원본을 그대로 옮기는 일을 그만두고 특화된 시각을 발견하기 위하여 탐색에 나서야 했다.

p. 33
하우저의 인상주의 분석은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과 맥을 같이 한다. 전통적으로 예술은 인간을 주인공으로 하여 인간의 이야기를 펼쳤다. 그런데 인상주의는 주인공을 물질로 대체시켰다. 하우저는 이에 관하여 인간주의가 사라지고 물질주의 시대가 도래했다는 징표라고 평가했다. 그는 인상주의가 보여준 개인의 지금과 여기라는 시점 역시 자본주의의 산물로 판단했다. 순간을 포착하려는 시도는 인간까지 사물의 척도로 여기게 된 세상의 변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다.

p. 125
몬드리안은 신지학에 기대어 현실이 아닌 보편주의의 이상 속으로 숨어 들어갈 수 있었다. 신지학은 그에게 세상을 대적하는 방패였다. 아틀리에는 그를 세상으로부터 보호해 주는 장막이 되었고, 그는 그 안에서 자유로웠다. 시간이 멈추고 모든 소음으로부터 해방된 그의 작품에는 현실도 없고, 역사도 없다. 범접할 수 없는 절대적 규율이 내재되어 있는 것처럼 그의 삶은 스스로 규정한 일정한 틀을 함부로 벗어나지 않았다.

pp. 154~155
몬드리안의 조형적 시각은 배제를 통해서 태어났다. 변화는 평온을 위하여 물리쳐야 할 요소였다. 몬드리안은 감정, 의지, 욕구 등 개인이 가질 수 있는 여러 가지 생각과 갈등이 자연의 외형과 다르지 않다고 봤다. 인간의 흔들리는 감정은 대상의 외부에 집착한 결과이고, 자연의 비극적 요소는 외형이 빚어 놓은 모순이라는 것이다. 몬드리안은 순수한 평온에 도달하기 위하여 외형으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이 생각은 믿음에 가까웠다.

p. 209
말레비치는 보편적인 삶을 갈구했고 이를 구현하기 위한 절대주의의 역할을 모색했다. 그는 완전을 절대주의의 목표로 삼았고 무無의 세계에 도달했다. 그는 자신이 마련한 철학적 패러다임으로 인간의 유토피아, 비대상적 예술, 추상과 현실에 관하여 설파했다. 하지만 스스로 설정한 인식의 틀에 갇혀버린 말레비치는 완전성, 무한의 절대성이라는 카테고리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맴돌았다.

p. 258
그러므로 클레에게 균형은 그 자체로 소중한 지침이고, 방향이며, 지표였다. 혼란한 시대를 살아야 했던 예술가의 비애는 현실에 대한 태도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클레의 회화요소들은 담담한 표정으로 스스로를 관리한다. 그의 회화요소는 균형을 잃지 않으며, 경계를 넘지 않으며, 자신의 세계를 펼치는 데에 열중할 뿐이다.

p. 264
가는 선은 클레에게 특별했다. 후미진 곳을 조명하는 빛처럼 클레의 시선은 사소한 변화에도 민감했는데, 이 상황과 느낌을 고스란히 표출할 수 있었던 것은 바로 가느다란 선을 통해서였다. 그러나 환경의 변화는 모든 것을 굵은 선으로 대체시켰다. 깊이 패인 치유될 수 없는 상처는 짧고 굵은 선에 다 담기도 버거웠다. 예술은 개별적인 표현, 방법, 시각에 의해서 서로 다른 세계를 깨우고 불러일으키는 창조 행위라고 믿었던 클레의 역사가 소리 없이 막을 내리고 있었다.

출판사 서평

추상화를 위한 책! 추상화 작품이 주인공인 책!

추상미술은 미술사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에 비해 잘 다뤄지지 않고 있다. 마지못해 소개하는듯 추상화가의 대표작에 대한 간단하게 소개하는 정도에 그치고 마는 경향이 있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묘사의 대상이 명확한 기존의 회화에 비해 이야기거리가 부족한 탓이 클 것이다.
추상화의 선구자인 칸딘스키, 추상화의 수도자인 몬드리안, 절대주의에 매료된 말레비치, 불안한 영혼의 소유자인 클레. 추상화의 시대를 열었던 이들의 치열함과 고민, 세계관이 담긴 추상화라는 낯선 시도를 저자는 따뜻한 시선으로 해설한다. 이들의 작품을 함께 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이 책은 의미 있는 시도일 것이다.

대체 뭘 그린 걸까?

회화작품에 대하여 관객이 가장 궁금해하는 건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 그것은 무엇을 그렸냐는 것이다. 사과나무가 그려진 그림 앞에서는 누구도 질문하지 않는다. 다 알고 있다는 듯 수긍하며 지나친다. 문제는 대상이 사라진 추상화에서 일어난다. 추상화를 볼 때 많은 사람들은 아마 이런 마음이지 않을까? 대체 무엇을 그린 것인지, 무슨 의도로 그린 것인지, 아니 이런 그림도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지 선뜻 판단하기 어렵다.
과연 우리는 무엇을 알고 무엇을 모르는 것일까? 우리가 미술작품을 평가하는 기준은 무엇이고, 또 그 기준은 합당한가? 대상을 충실하게 재현하는 것은 선사시대의 동굴 벽화부터 내려오는 전통이다. 추상이란 이 대상을 해체함으로써 그 전통에 반기를 드는 혁명적인 시도였다.

추상화가들은 대체 왜 굳이 형상을 지워야만 했을까?

추상화가들은 의미로 점철된 세상의 모든 것에서 빠져나오면 바로 그곳에 무한한 자유가 있다고 믿었다. 그렇다면 특정한 시공간이 있고, 구체적 이야기가 펼쳐진 구상화에서는 자유롭지 않다는 말인가? 대체 추상화가들의 자유란 무엇인가?
대상에게는 규정된 개념이 있다. 그런데 이 개념 속에는 은연중 감정까지 깃들게 된다. 대상이 전달되고, 인식되고, 관찰되는 일은 이렇게 정해진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다. 이것은 대상이 통제된 상태,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그래서 추상화가들은 여기에서 빠져나오려고 대상과 이별하기로 했다. 이들에게는 새로운 세계를 발견하고 구축하려는 열망이 있었고, 그 고민과 통찰의 결과물이 바로 추상화인 것이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90363037
발행(출시)일자 2023년 10월 30일
쪽수 270쪽
크기
151 * 224 * 28 mm / 626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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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화와 미술에 대해 전반적 이해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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