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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에서 문학의 샘을 찾다

의학 속에 문학이 재주하는 유형
유담 저자(글)
황금알 · 2023년 10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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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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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은 문학과 깊이 닿아 있다. 인간의 고통과 생명의 의미를 헤아려 치유하는데 바탕을 함께하기 때문이다. 의학과 문학을 연결하려는 여러 노력들이 시도되고 있으나 ‘문학 안의 의학’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있다. 이 책은 ‘진료실 안의 문학’의 관점에서 집필함으로써, 의학의 진료 현장에서 문학예술의 영향을 확인하는 여정이면서, 문학이 어떻게 의학 안으로 스며들어 상주하고 있는지 관한 성찰을 담고 있는 게 집필 의도이다.

이 책은 ‘의학 속의 문학’의 관점에서 집필했다. 의학 속에 문학이 재주하는 유형을 들여다보는 흥미로운 작업이다. 의학 속에 문학이 머물러 살며 두 영역이 어울려 발휘하고 있는 의의와 가치를 확인하였다. 의학 속에 문학이 들어오면서, 육화하는 과정에서 서로가 인간적 본바탕을 자극하여 서로를 더 여물게 한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하였다.
의료는 철저히 인간 탐구, 인간 이해를 전제로 한다. 질병에 관한 의학적 지식과 기술 및 인간에 관한 인문학적 지혜를 아울러 활용하여야 진정한 의료가 작동할 수 있다.

작가정보

저자(글) 유담

(柳潭, Yoodarm/본명 유형준(柳亨俊)) 작가는 서울의대 졸업(1977년), 동 대학원에서 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서울대 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전공의 후 국립의료원 당뇨병, 성인병연구실장으로 근무하다 한림대 의대 내과학 및 의료인문학 교수로 재직했다. 대한노인병학회장, 한국노인관련학술단체연합회장, 대한영양의학회장, 대한비만학회장, 대한의료커뮤니케이션학회 초대회장, 대한당뇨병학회장, 한국만성질환관리협회장 등을 역임하였다. 덴마크 하게돈(Hagedorn) 당뇨병 연구소와 동경대 의대 노년병학교실 연구교수로 근무했다. 정년퇴임 후 현재 씨엠 병원 내과장으로 진료하며, 국제노인학노인의학회(International Association of Gerontology and Geriatrics, IAGG) 이사, 의료의 미래를 그리는 모임과 대한의사협회 시니어클럽 운영위원을 맡고 있다.
시인(필명 유담), 수필가로서 한국의사시인회 초대회장, 문학예술동인회장, 박달회장, 문학청춘작가회 초대회장을 지냈다. 현재 함춘문예회장, 쉼표문학 고문, 한국의사수필가협회 회장, 의료 예술 연구회장, 의학과 문학의 접경 연구소장 등으로 활동하며, 문예지 등에 《의학 속의 문학》과 《의사문인 열전》을 연재하고 있다. 단독 저서로 『노화수정 클리닉』 『당뇨병 교육』 『당뇨병의 역사』 『당뇨병 알면 병이 아니다』, 시집 『가라앉지 못한 말들』 『두근거리는 지금』, 산문집 『늙음 오디세이아』 『의학에서 문학의 샘을 찾다』 등이 있다. 대한당뇨병학회 설원학술상, 지석영의학상, 옥조근정훈장 등을 받았다.
의학과 문학이 맞닿으면 서로 인간적 본바탕을 자극하여 서로를 더 여물게 하여, 인간 이해의 직관과 창의적 공감을 풍성하게 한다. 그 풍성을 위해 의학과 문학의 사이에 쌓여있는 건조한 구별을 헐어내는 문학적 작업에 더 열중하고 있다.

목차

  • 머리글ㆍ5

    제1부 의학 속 동화의 주인공들

    앨리스 - 이상한 나라에서 의학 속으로ㆍ12
    머리털을 삼키다 - 라푼젤 증후군ㆍ24
    피크위크 증후군ㆍ37
    피터 팬, 의학 속을 날다ㆍ49
    신데렐라학(學)ㆍ64
    잠자는 미녀ㆍ78

    제2부 의학 속에 빛나는 서정(敍情)

    수두(水痘) - 장미 꽃잎에 맺힌 이슬방울ㆍ98
    스탕달 신드롬ㆍ112
    매독(梅毒) - 양치기 시필리스ㆍ126
    별이 안 보인다ㆍ139
    베르테르 효과ㆍ152
    후두 돌출 - 아담의 사과ㆍ171
    필사(必死)에서 불멸(不滅)로 - 의학 속 메두사ㆍ185
    불멸의 인간 스트룰드브루그ㆍ204

    제3부 문학은 의약품이다

    황정견(黃庭堅), 의서(醫書)에 들다ㆍ220
    당뇨병의 노래ㆍ234
    시(詩) 짓는 의사들ㆍ251
    오스먼드와 헉슬리의 사이키델릭ㆍ271
    의과대학 강의실에 들어선 문학ㆍ287
    시(詩) 테라피 - 시는 가장 오래된 의약품이다ㆍ304
    크로닌의 『성채』, 의료체계에 들어서다ㆍ322
    왜 우리는 전염병 유행 속에서 문학을 찾는가?ㆍ341

    참고 문헌ㆍ362

책 속으로

제1부 의학 속 동화의 주인공들

앨리스 - 이상한 나라에서 의학 속으로

1.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아, 기분이 이상하네! 마치 내 몸이 망원경처럼 접히는 것 같아.”
앨리스가 중얼거렸다.
정말 그랬다. 앨리스는 키가 10인치로 줄어 있었다〈그림 1〉. 아름다운 정원으로 통하는 작은 문으로 들어가기에 꼭 알맞은 크기가 되었다는 생각에 앨리스의 얼굴이 밝아졌다.
“정말 요상해지네!”
앨리스가 소리쳤다(앨리스는 너무 놀라서 제대로 말하는 법까지 잊어버렸다).
“이제는 세상에서 가장 큰 망원경처럼 몸이 쭉 늘어나는 것 같아! 내 발아 안녕!”(앨리스가 아래를 내려다보니 발이 너무 멀리 떨어져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였다)〈그림 2〉.
아래를 내려다보자 어마어마하게 길어진 목만 있을 뿐이었다. 길어진 목은 저 아래 바다처럼 펼쳐진 푸른 나뭇잎 사이로 뻗어 나온 기다란 줄기처럼 보였다.
- 베스트트랜스 역, 루이스 캐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더클래식, 2017년)

영국의 수학자이며 작가인 찰스 루트위지 도지슨(Charles Lutwidge Dodgson, 1832~1898)이 루이스 캐럴(Alan Lewis Carroll)이란 가명으로, 존 테니엘(Sir John Tenniel, 1820~1914)의 삽화를 넣어 1865년에 발표한 동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의 몇 대목이다.
작품 속의 앨리스는 강둑 위에서 언니와 놀다가 갑자기 옆을 지나가며, 회중시계를 꺼내보는 분홍색 눈을 가진 하얀색 토끼를 따라 이상한 나라로 들어간다. 그곳에서 그녀는 키가 줄거나 늘고, 목이 유난히 길어지는 몸의 길이와 모양이 극적으로 변화하는 체험을 한다.

2. 의학 속 앨리스

시각, 청각, 촉각 및 시간적 사실에 영향을 미치는 지남력을 상실하여, 자신의 몸의 크기 또는 모양의 왜곡 또는 공간에서의 위치 왜곡과 관련된 자기 경험의 발작적인 신체 이미지 왜곡 등의 시각적 환영이 나타나는 신경학적 병적 상태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AIWS, Alice-in-Wonderland Syndrome)’이라 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은 1952년 미국의 신경학자 리프먼(Caro Lippman, 1886~1954)에 의해 처음 기술되었지만, 가장 영향력이 있는 관련 의학 논문은 1955년 영국의 정신과 의사 존 토드(John Todd, 1914~1987)에 의해 발표되었다. 토드의 이름을 따서 토드 증후군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또한 사물, 사람 또는 동물이 실제보다 더 작아 보이는 환각 증상에 초점을 두어 ‘릴리펏 난쟁이 환각’이라고도 하는데, 릴리펏 난쟁이는 조나단 스위프트의 『걸리버 여행기』에 나오는 릴리펏(Lilliput) 섬에 사는 ‘작은 사람’을 의미한다.
리프먼은 환자 중 한 명은 걸을 때 짧고 넓게 느낀다고 보고했으며, 그녀의 신체 이미지 환상과 관련하여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Alice's Adventures in Wonderland)를 언급하면서 “트위들덤 또는 트위들디 느낌”이라고 말했다. 트위들덤(Tweedledum)과 트위들디(Tweedledee)는 영국 전래 동요와 루이스 캐럴의 『거울 나라의 앨리스(Through the Looking-Glass, and What Alice Found There)』에 나오는 가상의 인물로, 똑같이 보이고 똑같이 행동하는 매우 닮은 두 사람을 이른다. 리프먼은 이 현상을 루이스 캐럴의 소설과 연계시켜 다음과 같은 기록만을 남기고 있다. “나는 편두통 환자들이 전에 경험해 본 적이 없는 환각들을 기록은 했으나 발표할지는 망설여진다. 80여 년 전에 위대하고 유명한 작가가 이미 그것들을 불멸의 소설 형식으로 발표하지 않았는가.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편두통 환각을 기록하고 있다. 앨리스를 쓴 루이스 캐럴도 전형적인 편두통으로 고생했다.”
리프먼의 첫 번째 환자는 38세 여성이었는데, “목이 한쪽으로 1피트 이상 늘어나는 느낌이고, 때때로 두통 전중후에 엉덩이 또는 옆구리가 풍선처럼 부풀어 오르고, 매우 때때로 역시 두통 전중후에 1피트 정도 작아지는 느낌이 들었다.” 두 번째 환자는 64세 여성으로, 20년 동안 자주 “가벼운 편두통이 일어나기 한두 시간 전에 왼쪽 귀가 6인치 이상 부풀어 커진다.”라고 호소했다. 세 번째 환자는 23세 여성으로 심한 편두통 증상이 있을 때, “머리가 엄청나게 커졌고 몸이 가벼워져서 천장까지 떠올랐다. …… 이 느낌은 편두통과 함께 사라졌지만 나는 매우 키가 커졌다는 느낌이 들었다.”라고 호소했다. 네 번째 환자는 38세 여성으로 편두통 발작 이전이나 발작 중에 몸이 작고 납작하게 되어 땅에 바짝 닿는 것 같았는데, 이는 마치 옆으로 낮고 넓게 보이는 거울에 비친 느낌을 경험했다. 다섯 번째 환자는 심각한 편두통의 전조증상으로 신체 이미지 환상을 경험한 44세 여성으로 실제보다 훨씬 더 크다는 착각을 겪었다. 또한 머리가 몸의 나머지 부분보다 훨씬 크다고 착각했다. 여섯 번째 환자는 35세 여성으로, 머리가 풍선처럼 느껴지며 목이 늘어나고 머리가 천장에 닿는 듯한 경험을 했다. 일곱 번째 환자인 30세 남자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누군가 내 몸을 수직으로 둘로 나누어 우측이 좌측보다 작았다가 수 분 후에 우측이 좌측보다 더 커졌다.”
반면에 토드는 루이스 캐럴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주인공이 경험한 변화된 신체 이미지와 유사한 증상들을 보이는 6명의 환자를 관찰 보고하며, 그 증후군적 상태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이라 명명했다.
토드의 첫 번째 환자는 불안과 반복적인 신체 이미지 환상을 가진 39세 여성이었다. 특기 사항은 열이 있는 상태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그녀는 “내 몸이 전체 방을 차지할 때까지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느꼈다. “점점 작아지고 있다.” “완전히 줄어들고 있다.” 또는 “복부가 엄청나게 팽창하고 있다.”라고도 호소했다.
두 번째 환자는 불안과 편두통의 병력이 있는 40세 남성으로, “때로 키가 8피트인 것으로 느껴졌지만, 다른 때에는 키가 3피트로 줄어든 것처럼 느껴졌다.” “머리가 정상 크기의 두 배”이거나 “팔이 없는 것 같은 느낌” 등 여러 가지로 다르게 인식된 신체 이미지 왜곡과 시각적 지각 장애(비정상적으로 작고 멀게, 형태가 다르게 변형, 개체가 비정상적으로 크고 가까이)를 보였다.
세 번째 환자는 24세 여성으로 “경도의 강박 신경증”을 앓았으며 “이따금 키가 6인치, 어떤 때는 12피트”라고 느꼈고, “내 머리가 둘로 나뉘어져 있다.”라고 했다.
네 번째 환자는 불안 상태에서 “멀게 보이고” “실제 크기의 절반으로 작아지는” 경험을 했다.
다섯 번째 환자는 편두통과 경미한 신경증을 앓았던 43세의 여성으로 “머리가 정상 크기의 두 배가 되었다.”라고 느끼거나, “키가 반으로 작아졌다.”라는 에피소드가 있었다. 평소에 여러 차례에 걸쳐 그녀는 ‘멀게 보임’을 경험했다.
토드의 첫 연구 논문의 마지막 환자는 편두통의 병력이 있는 32세 여성으로, “머리가 정상 크기의 3배가 되거나 다리가 짧아져서 그녀의 무릎 바로 아래 발이 붙어 있는 듯한” 신체 이미지 환상을 경험했다. 두 번째, 다섯 번째, 여섯 번째 환자에서 편두통의 병력이 있었지만, 신체 이미지 환상과 편두통 사이에 시간적 연관성을 발견할 수 없었다. 연구 초기에 토드는 편두통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의 주요 원인이라고 생각했지만, 신체 이미지 환상과 편두통 증상의 일시적인 연관성을 확립하지 못했다고 발표하였다.
국내에도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이 있다. 김영도 인천성모병원 신경과 교수가 2006년 8월 대한신경과학회지에 게재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을 보인 우측 내측두엽 뇌경색 1예(김영도 외 3명)」와 이건희 강남성심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가 대한두통학회지에 발표한 「소아 편두통에 동반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 1예」 등의 연구 보고가 있다.

83세 남자 환자가 사람 얼굴이 길어 보이고 몸통이 작아 보인다고 호소하며 외래를 방문하였다. 환자는 내원 5일 전부터 텔레비전에서 늘 보는 드라마의 연예인이 갑자기 낯설어 보이기 시작하고, 가족이나 주변 사람들의 얼굴은 길어 보이며, 그에 비하여 몸통과 팔다리 등은 작아 보여서 얼굴과 몸통의 비율이 거의 비슷해 보인다고 하였다〈그림 3〉. 증상은 지속적으로 일과 중에 변동이 없었고, 색상은 이전에 비해 달라지지 않았으며, 다른 사물들은 정상적으로 보인다고 하였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환자는 오른손잡이로 과거 병력에서 협심증과 고혈압, 당뇨로 약제를 복용 중이었다. 내원시 활력징후는 정상이었으며 신경학적 검사에서 인지기능, 동공반사와 안구운동 검사, 안저 검사, 시야 및 시력 검사에서 이상소견은 없었으며, 운동과 감각, 건반사, 병적반사 등에서도 이상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일반 혈액검사와 일반화학검사에도 특이소견은 없었다. 내원일 시행한 뇌자기공명영상(MRI)에서 우측 내측두엽에 급성 뇌경색이, 양측 후두엽에 뇌경색이 보였다. 증상 발현 1개월 후 환자는 사람 얼굴이 길어 보이는 것은 좀 줄어들었으나, 가족들의 얼굴이 약간 생소해 보인다고 하였다. 인지기능 검사, 이름대기 검사는 정상이었다.
- 김영도 등, 『대한신경과학회지』, 2006

캐럴의 동화 속 앨리스는 몸 크기와 모양에 몇 가지 극적인 변화를 경험했다. 예를 들면 키만 10인치로 줄었다가 9피트로 커졌지만 몸이 옆으로 커지진 않았다. 토드가 보고한 6명의 환자 모두 루이스 캐럴의 앨리스가 겪은 신체 이미지 왜곡을 경험했다. 따라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은 시각적 지각 장애인 미시(微示), 거시(巨視), 멀게 보임, 가깝게 보임 등을 수반할 수 있지만, 고립된 시각적 지각 장애만 있는 경우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이라고 진단하는 것은 곤란하다. 몸의 크기, 모양 또는 형태의 왜곡이 없는 고립된 시각적 환영의 경우는 토드가 제시한 진단 기준을 충족시키지 못하기 때문이다. 토드와 리프먼의 증례 환자는 청소년이나 성인이었지만,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은 상대적으로 어린이에서 더 자주 보고된다.
발병 원인으로는 감염(특히 엡스타인-바(Epstein-Barr) 바이러스), 편두통, 간질, 우울증, 독성 및 열성 섬망 등이 알려져 있다. 뇌의 측두엽에 문제가 생겨 시각 정보가 왜곡되어 보이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으나 명확히 뇌병변이 발견되지는 않았다.
아직 대규모 연구가 부족하고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진단 기준이 없는 희귀 질환이다. 더욱이 진단하기가 어려운 이유 중 하나는, 환자가 ‘미친'이라는 라벨이 붙을까 봐 두려워서 증상을 말로 표현하기를 꺼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일시적인 자기 제한적 지각 환상이기 때문에 대부분 증상에서 벗어난다. 관리는 일반적으로 감염성 질환, 편두통, 간질, 약물 중독 등의 기본 질환을 치료하는 데에 중점을 준다.


3. 이상한 나라에서 의학 속으로 온 앨리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동화다. 어린이를 위하여 동심을 바탕으로 쓴 글답게 공상, 서정, 교훈 등이 넉넉히 담겨있다. 어른들의 철학이나 사변적 요소를 지나치게 도출하려 하거나 대입하는 일이야말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를 왜곡하여 보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의 정신적 아류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가 의학 속으로 들어와 머물러 살고 있게 된 연유를 헤아리는 것은, 그런 요소들과의 관계 유무를 떠나서 ‘의학 속 문학의 재주(在住)’라는 의미 있는 연구의 행위라 여긴다.
먼저, 어렵지 않게 유추할 수 있는 이유는 캐럴이 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상태와 비슷한 증상과 징후의 환자들이 있었고, 그 유사성을 발견한 리프먼과 토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앞서 이야기처럼,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을 명명한 사람은 토드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은 루이스 캐럴의 원작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주인공 앨리스가 겪은 것들과 비슷한 증상을 말한다. 이 흥미로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의 증상은 아주 신기한 시각적 환영이다. 토드 이전과 동시대의 의사들 누구든지 유사한 시각적 환영을 호소하는 사람들을 접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앨리스고, 왜 토드인가? 물론 명징한 해답은 구할 수 없을 것이다. 다만 토드의 논문 서론 부분에서 답의 실마리를 짐작할 수 있다.

이 논문의 목적은 편두통과 간질 등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보기 드문 증상군에 주의를 집중시키는 데 있다. 간질 환자와 그의 혈족이 신체 이미지의 기괴한 교란을 경험하는 경향이 있다는 사실에 대해 폭넓게 인식하고 있지만, 본질적으로 유사한 질환이 편두통 환자와 가족에게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 결과적으로 이 환자들 중 상당수는 부당하게 ‘신경성’ 병세로 잘못 진단되어, 정신과 의사에게 의뢰되거나 자신이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게 아닌가 하는 불안감에 시달린다.
나는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이라는 제목으로 이 환자들의 경험을 기술하고자 한다. 왜냐하면 환자의 상태에 적합한 명칭일 뿐만 아니라, 루이스 캐럴 자신도 편두통에 시달렸었다는 사실에 더 주목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 토드, 1995

캐럴은 편두통을 앓고 있다는 사실을 자신의 일기에 비교적 상세히 적고 있다. 작가 스스로 겪었던 병적 체험들을 앨리스를 통하여 체험했으므로, 신경과 의사인 토드가 읽거나 들었던 어느 이야기 속의 주인공들보다 앨리스의 상태가 자신의 임상 경험과 일치하였을 것으로 간주된다. 물론 토드도 리프먼도 그 유사성을 발견하기 전에 앨리스 이야기를 읽고 기억했을 것이다. 특기할 사항으로 루이스 캐럴은 영국 옥스퍼드 대학 크라이스트처치에서 공부한 뒤, 1855년 옥스퍼드 대학 수학 교수로 임명되어 그곳에서 평생을 보냈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그가 근무했던 대학 학장의 딸인 앨리스 리델을 위해 즉석에서 지어서 들려주던 이야기를 소설로 쓴 것으로 전해진다. 이른바 고전적 난센스 문학 작가인 동시에, 『유클리드와 현대의 맞수들』과 『상징 논리』 같은 수학 논리학 저서를 집필하기도 했던 수학자였다. 이러한 그의 역량은 자신의 병력을 신경의학자들의 주목과 평가를 받을 만큼 이야기 속에 녹여낸 문학예술적 능력의 기저가 되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존 토드 또한 실력 있는 신경과 의사면서 프랑스어와 독일어에 정통했고, 안톤 체홉(Anton Chekhov)을 주제로 「안톤 체홉; 일반 의사 그리고 사회 의학 개척자(Anton Chekhov: general practitioner and pioneer in social medicine)」를 비롯하여, 영국 소설가 브론테 자매(Brontes)에 관한 논문 등을 발표하였다. 이와 같은 소양은 토드의 전문적 임상 경험에, 큰 주저함 없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증후군’이란 병명을 부여했을 것이다.
그들의 병력과 기저 능력을 확인하면서 의학과 문학의 만남 필요성을 되짚게 한다. “왜 의학이 문학을 만나야 하는가?” 문학은 인간에 관한(가치, 윤리, 생각 등) 심오한 이해를 표현하므로 둘의 만남은 분석력을 길러준다. 체험을 문자 언어인 글로 표현하는 문학은 인간적 의학을 온전하도록 자극 촉진하는 영향을 지닌 채, 인간 이해를 필수로 하는 의학에서 문학은 구체적 통로로서의 몫을 담당한다. 영국 더럼(Durham) 대학 의료인문학 교수인 에반스(Martyn Evans) 교수의 제시처럼, 내재적으로 작가의 세계관과 접촉하는 강렬하고 직접적인 경험을 하고, 도구적으로는 환자의 신체 이해와 인간 이해 증진을 통하여, 소통 기술, 윤리 의식 고양, 개인의 가치 개발, 인간 속성에 대한 경이 자극 등의 효험을 구할 수 있다. 에반스 교수의 제시는, 의학과 문학이 둘 다 저 깊숙한 인간의 고통과 생명의 의미를 헤아려 그것을 치유하는데 연원을 함께 두고 있다는 견해에 기초한다.
의학과 문학의 접경에 놓인 그 통로에 선 캐럴과 리프먼과 토드의 그 병력과 그 기저 능력에 힘입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의학 속에 들어와 재주(在住)하고 있다.

출판사 서평

진정한 의학은 문학과 자못 다붓하다. 둘 다 인간의 고통과 생명의 의미를 헤아려 치유하는데 깊은 바탕을 함께 두고 있기 때문이다. 의학과 문학의 연결을 살피려는 여러 노력이 시도되고 있으나 ‘문학 안의 의학’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경향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이 책의 저자는 ‘의학’과 ‘문학’에 관한 절절한 애정과 신념으로 ‘의학 속의 문학’의 관점에서 집필했다. 의학 속에 문학이 재주하는 유형을 들여다보는 흥미로운 작업이다. 의학 속에 문학이 머물러 살며 두 영역이 어울려 발휘하고 있는 의의와 가치를 확인하였다. 의학 속에 문학이 들어오면서, 육화하는 과정에서 서로가 인간적 본바탕을 자극하여 서로를 더 여물게 한다는 신뢰를 바탕으로 하였다.
이 책은 읽고 이해하기 편하도록 그림을 곁들이고 주요 참고문헌을 붙이면서, 전체 내용을 3부로 나누었다. 제1부에선 진료실에 들어온 동화문학의 주인공들을 만나 의학 속에 들어온 문학의 모습과 활동을 풀어냈다. 문학과 의학의 강렬한 접촉을 추적하여, 의학 진료 현장에 들어와 있는 문학의 은유적 역할을 확인했다. 동시에 의학 속에 문학이 자리할 때 거쳐야 할 경로의 일부를 알아냈다. 아울러 질병이 가져다주는 삶의 불편과 고통을 동화 속 인물과 서사로 교환하여, 위로와 소망을 부드럽게 극대화한 속 깊은 명명가들을 만나보았다.
제2부에선 의학 속에 들어와 의학의 실행 현장인 진료실 안에서 그 빛을 발하고 있는 문학정신(에스프리)을 짚어보면서 풀어 적었다. 시적 에스프리가 의학적 치유를 향한 신앙적 갈망까지 담아 발산해내는 매력의 원천을 추적하여 전개했다. 한두 가지 원인과 증상으로 설명할 수 없는 의학적 속사정을 멋지게 담아내는 문학의 능력을 짚었다. 아울러 질병 상태의 생명 연장에 관한 담론을, 진료실 안으로 들여온 문학과 의학의 협력이 전개하고 있는 문학적 은유의 의학적 효용과 의미를 담았다.
제3부 ‘문학은 의약품이다’에선 의학의 현장에서 문학이 발휘하는 효험을 살폈다. 의학이 지니는 건조함과 딱딱함을 완화하는 따스한 풍성함과 문학적 토양에 기초한 의학의 생생한 실행을 확인했다. 의학의 시선으로 인간을 이해하는 쪽으로 이끄는 시 짓는 의사들을 만났다. 의학 교과 과정에서 문학 교육을 받은 모든 의대생이 하나도 빠짐없이, 더 깊은 동정심이나 더 넓은 이해심을 지닌 의사가 될 거라는 믿음으로, 의과대학 문학 교육을 실천한 국내외 활동을 ‘의과대학 강의실에 들어선 문학’에 담았다. 의학적 치유의 중개자로서의 시문(詩文)테라피를 강조했고, 문학이 의료체계에 관한 집단적 사고방식에 어떻게 영향을 미쳤는지를 탐색하였다.
‘왜 우리는 전염병 유행 속에서 문학을 찾는가?’ 코로나바이러스 전염병과 같은 주요 생물학적 위기에서 인간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어찌할 바 모르는 물음 중에서, 팬데믹 속의 문학적 현상에 집중하여 들여다보았다.
이 책은 의학과 문학이 회통함으로써 보다더 의료와 문학의 본령인 인간을 치유하는 데도 크게 일조하고 있다. 저자 유담 작가의 각고한 노력의 산물이지만, 의학과 문학을 한꺼번에 사랑하고 애정하는 절절한 신념이 아니면, 이루어지기 힘든 역작이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68150614
발행(출시)일자 2023년 10월 10일
쪽수 368쪽
크기
153 * 225 * 22 mm / 658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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