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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대표 단편 소설 김유정 편

수능·내신·논술을 위해 중고등학생이라면 꼭 읽어야 할
김유정 저자(글)
FILOS · 2023년 10월 01일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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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김유정

김유정

데뷔작인 『소낙비』를 비롯하여 대부분 농촌을 무대로 한 작품을 많이 남긴 한국의 대표적인 문학가이다. 노다지를 찾으려고 콩밭을 파헤치는 인간의 어리석은 욕망을 그린『금 따는 콩밭』, 머슴인 데릴사위와 장인 사이의 희극적인 갈등을 소박하면서 유머러스하게 풀어낸『봄봄』등 한국의 옛 농촌 정서를 사실적이면서도 아름답게 풀어내 그만의 문학세계를 그려나갔다. 그 밖에 『동백꽃』, 『따라지』 등 다수의 단편이 있다.

김유정의 소설은 인간에 대한 훈훈한 사랑을 예술적으로 재미있게 다루고 있는데 묘미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으며 그의 작품들은 많은 사람을 한 끈에 꿸 수 있는 사랑, 그들의 마음과 마음을 서로 따뜻하게 이어주는 사랑을 우리의 전통적인 민중예술의 솜씨로 흥미롭게 그리고 있다. 작가의 작품에서 등장하는 어리석고 무지한 인물들은 웃음을 자아내는 동시에 주인공의 가난하고 비참한 실제 삶과 이어져 진한 슬픔을 배어나게 하는 등, 해학과 비애를 동반하는 것을 특징으로 하고 있다.

또한 사건의 의외적인 전개와 엉뚱한 반전, 매우 육담적(肉談的)인 속어, 비어의 구사 등 탁월한 언어감각으로 1930년대 한국소설의 독특한 영역을 개척하였으며 약 2년 동안 30여 편에 가까운 작품을 남길 정도로 작품활동을 활발히 하여 한국문학의 대표 작가가 되었다. 그 후 폐결핵에 시달리다가 1937년 29세의 나이로 요절하였으며 그의 이름을 따 경춘선 철도에는 김유정 역이 있기도 하다. 그의 사후 1938년 처음으로 삼문사에서 김유정의 단편집『동백꽃』이 출간되었으며 그의 작품은 여전히 우리 가슴 속에 깊은 감동적으로 남아있다.

목차

  • 1. 봄·봄 6
    2. 동백꽃 31
    3. 떡 47
    4. 따라지 71
    5. 노다지 114
    6. 금따는 콩밭 136
    7. 솥 161

책 속으로

이래서 나는 애초 계약이 잘못된 걸 알았다. 이태면 이태, 삼년이면 삼 년, 기한을 딱 작정하고 일을 해야 원 할 것이다. 덮어 놓고 딸이 자라는 대로 성례를 시켜 주마, 했으니 누가 늘 지키고 섰는 것도 아니고, 그 키가 언제 자라는지 알 수 있는가. 그리고 난 사람의 키가 무럭무럭 자라는 줄만 알았지 붙배기 키에 모로만 벌어지는 몸도 있는 것을 누가 알았으랴 때가 되면 장인님이 어련하랴 싶어서 군소리 없이 꾸벅꾸벅 일만 해왔다. 그럼 말이다, 장인님이 제가 다 알아채려서
“어 참, 너 일 많이 했다. 고만 장가들어라.”하고 살림도 내주고 해야 나도 좋을 것이 아니냐. 시치미를 딱 떼고 도리어 그런 소리가 나올까 봐서 지레 펄펄 뛰고 이 야단이다. 명색이 좋아 데릴사위지 일하기에 싱겁기도 할뿐더러 이건 참 아무것도 아니다.

- ‘봄·봄’ 중에서

이렇게 되면 나도 다른 배차를 차리지 않을 수 없다. 하루는우리 수탉을 붙들어 가지고 넌지시 장독께로 갔다. 쌈닭에게 고추장을 먹이면 병든 황소가 살모사를 먹고 용을 쓰는 것처럼 기운이 뻗친다 한다. 장독에서 고추장 한 접시를 떠서 닭 주둥아리께로 들이밀고 먹여 보았다. 닭도 고추장에 맛을 들였는지 거스르지 않고 거진 반 접시 턱이나 곧잘 먹는다.
그리고 먹고 금세는 용을 못 쓸 터이므로 얼마쯤 기운이 돌도록 횃속에다 가두어 두었다.
밭에 두엄을 두어 짐 져 내고 나서 쉴 참에 그 닭을 안고 밖으로 나왔다. 마침 밖에는 아무도 없고 점순이만 저희 울안에서 헌 옷을 뜯는지 혹은 솜을 터는지 웅크리고 앉아서 일을 할 뿐이다.
- ‘동백꽃’ 중에서

계집들은 깔깔거리고 소곤거리고 하였다. 그러다 눈을 크게 뜨고 서로를 맞쳐다볼 때에는 한 그릇을 다 먹고
배가 불러서 웅크리고 앉은 채 뒤로 털썩 주저앉는 옥이를 보았다. 얻다 태워 먹었는지 군데군데 뚫어진 검정 두렁치마. 그나마도 폭이 좁아서 볼기짝은 통째 나왔다. 머리칼은 가시덤불같이 흩어져 어깨를 덮고. 이 꼴로 배가 불러서 식식거리며 떠는 것이다. 그래도 속은 고픈지 대접 밑바닥을 닥닥 긁고 있으니 작은아씨는 생긋이 웃더니 그 손을 이끌고 마루로 올라간다. 날이 몹시 추워서 마루에는 아무도 없었다. 찬장 앞으로 가더니 손뼉만 한 시루팥떡이 나온다. 받아 들고는 또 널름 집어 치웠다. 곧 뒤이어 다시 팥떡이 나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옥이는 손도 아니 내밀고 무언으로 거절하였다. 왜냐하면 이때 옥이의 배는 최대한도로 늘어났고 거반 바람 넣은 풋볼만치나 가죽이 탱탱하였다.

- ‘떡’ 중에서

그러나 아무리 생각해도 내 방 빌리고 내가 말 못 하는 것은병신스러운 짓임에 틀림이 없다. 담뱃대를 마루에 내던지고 약을 좀 올려 가지고 다시 아래채로 내려간다. 기세 좋게 방문이 홱 열리었다.
“아키코! 이봐! 자?”
아키코는 네 활개를 꼬 벌리고 아키코답게 무사태평히 코를 골아 울린다. 젖통이를 풀어 헤친 채 부끄럼 없고,
두 다리는 이불 싼 위로 번쩍 들어 올렸다. 담배 연기 가득 찬 방 안에는 분내가 홱 끼치고ㅡ
“이봐! 아키코! 자?”
이번에는 대문 밖에서도 잘 들릴 만큼 목청을 돋웠다. 그러나 생시에도 대답 없는 아키코가 꿈속에서 대답할 리 없음을 알았다 그저 겨우 입속으로

- ‘따라지’ 중에서

“또 땄네. 내 기운이 어떤가?”
형은 이렇게 주적거리며 곡괭이를 연상 내려찍는다. 마치 죽통에 덤벼드는 돼지 모양이다. 억척스럽게도 손뼘만 한 감을 두 쪽이나 따냈다. 인제는 악이 아니면 세상없어도 더는 못 딸 것이다.
엑! 엑! 엑!
그래도 억센 주먹에 굳은동이 다 벌컥벌컥 나간다.
제 힘을 되우 자랑하는 형을 이윽히 바라보니 또한 그 속이 보인다. 필연코 이 노다지를 혼자 먹으려고 하는 것이다. 하면 내가 있는 것을 몹시 꺼리겠지 하고 속을 태운다.
“이것 봐 자네 같은 건 골백 와야 소용없네.”하고 또 뽐낼 제 가슴이 선뜩하였다. 앞서는 형의 손에 목숨을 구해 받았으나 이번에는 같은 산골에서 그 주먹에 명을 도로 끊을지도 모른다. 그는 형의 주먹을 가만히 내려 보다가 가엾이도 앙상한 제 주먹에 대조하여 보지 않을 수 없다.

- ‘노다지’ 중에서

달이 기울어서 지게문을 훤히 밝히게 되었다.
간간 외양간에서는 소의 숨 쉬는 식식 소리가 거푸지게 들려온다. 평화로운 잠자리에 때아닌 마가 들었다. 뭉태가 와서 낮은 소리로 계숙이를 부르며 지게문을 열라고 찌걱거리는 게 아닌가. 전일부터 계숙이에게 돈 좀 쓰던 단골이라고 세도가 막 당당하다.
근식이는 망할 자식, 하고 골피를 찌푸렸다. 마는 계숙이가 귓속말로
“내 잠깐 말해 보낼게, 밖에 나가 기달리유-”
함에는 속이 좀 든든하지 않을 수 없다. 그 말은 남편을 신뢰하고 하는 통사정이리라. 그는 안문으로 바람같이 나와서 방벽께로 몸을 착 붙여 세우고 가끔 안채를 살펴보았다. 술집 주인이 나오다 이걸 본다면 담박 미친놈이라고 욕을 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그저께는
“자네 바람 잔득 났네그려. 난 술을 파니 좋긴 하지만 맷돌짝을 들고 나오면 살림 고만둘 터인가?”

- ‘솥’ 중에서

출판사 서평

『한국대표단편소설』은 작가별 엄선된 작품으로 청소년은 물론 성인들에게도 널리 읽히는 소설 위주로 수록했다. 수능·논술·내신을 위해 중고등학교 교과서와 교육 과정에 꼭 포함되는 필독 작품을 선정했고, 줄거리 요약이 아닌 전문을 실어 완전한 감상을 할 수 있도록 했다. 필독 작품과 함께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재미와 교훈을 주는 작품을 함께 섞어 엮었다. 여타 다른 책들과 달리 주석이나 해설을 넣지 않고 오로지 작품 읽기에만 집중할 수 있게 했다. 논술이 대학 입학의 중요한 요소가 되면서 문학은 이제 교양을 넘어서 필수 과목이 되었다. 이 책에는 살아가는 동안 꼭 읽어야 할 한국 근대 단편 소설들이 수록되어 있으므로 청소년은 물론 성인도 필독 작품으로 삼을 수 있을 것이다. 가독성을 높이고 적당한 분량으로 한 권을 읽을 수 있어 독서의 재미를 느낄 수 있고 문해력과 언어 능력 향상에 좋다. 뿐만 아니라 잊혀가는 우리 민족의 정서를 생생히 느낄 수 있어 감수성 발달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98015310
발행(출시)일자 2023년 10월 01일
쪽수 198쪽
크기
128 * 189 * 12 mm / 315 g
총권수 1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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