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의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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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 미디어 추천도서 > 주요일간지소개도서 > 경향신문 > 2023년 7월 3주 선정
“빨리 나와 꽃 피울 시간이야”
소시민의 애환과 슬픔을 노래하며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을 가진 시인.
이번 시집에서 시인이 바라보는 세계는 자본과 경쟁으로 점철된 세태가 아니라 “빨리 나와/꽃 피울 시간이야”(「섭씨 33도」)라고 말을 건네는 자연의 순리이다. 시인은 자연의 순리 앞에서 인간 영혼에 대한 사유를 지속하면서 “느리게 떠날수록 싱싱한 울음/온도의 농간으로 잉태한 죽음”을 떠올리는 성찰의 언어를 보여준다. 이러한 사유는 시집의 곳곳에서 살펴볼 수 있다. “사과를 벗기자 낮달이 들어 있었다”(「사과의 잠」)는 이미지는 사과의 속성과 사과를 자르는 단칼의 속성과 그 속에 숨어 있는 달콤한 과육과 벌레의 이미지가 엮여져서 엄마와 지나온 날들에 대한 상처의 개인사가 드러난다. 사과도 잠을 자야 하는 생태적 순리 앞에서 개인사는 보편적 성찰의 세계로 확산된다. 시인이 바라본 나무는 “식사를 할 때/음식에 조금도 표시를 내지 않는”다는 새로운 인식을 보여주는데 이런 인식이 “이웃의 불행을 먹고 살이 오르”는 “나무의 생존방식”을 성찰하는 단계로 나아간다. 즉 김정수의 시는 “바깥의 사물을 바라보는 시선에 자신의 내면을 응시하는 눈을 함께 포개어 놓는 장면들”을 통해 “바깥과 안이 얽히고 서로를 넘나드는 움직임이 이루어지면서, 그동안 보이지 않던 어떤 힘이 제 모습을 언뜻 드러내는 순간”(김태선 문학평론가)을 묘파한다.
시인은 삶을 외면하지 않는다. 시는 삶과 밀착되어 “삶을 죽이고/죽음을 재생”(「사람」)하는 다양한 장면들을 묘사한다. 사람은 “죽은 언어로 신을 어루만지는” 존재이지만 시인은 “종교와 전쟁 중간지대쯤 사랑”이 얼마나 무색하고 처연한 지를 인식하는 자이다. 김정수의 다양한 시에서 “한 끼 밥으로 다시 태어나는 문장”(「다시 태어나는 문장」)과 “길 하나 건넜을 뿐인데 한 생이 잘려버린” 장면들을 흔쾌히 만나게 될 것이다.
목차
- 5 시인의 말
Ⅰ
13 섭씨 33도
15 은행나무
18 콜라비
20 옆구리를 조심하라고?
22 사과의 잠
24 나무의 식사법
26 숟가락의 방식
30 새싹
31 명랑한 봄
32 공원 옆 복숭아나무
34 미어캣
36 행동의 말
38 북쪽
Ⅱ
41 아내의 잠옷
42 빨래집게
44 의지
46 나팔꽃
48 아우의 문장들
50 망명
52 참 따스한 풍경
54 냉잇국
56 목련 101호
58 박쥐
60 동거
62 입춘
64 신촌
66 폭설
Ⅲ
69 천편일률
70 사람
71 수박
74 물의 태엽
76 다시 태어나는 문장
78 착지
80 오후의 감전
82 의자
83 자살생존자
84 물의 상처
86 그라피티
88 환생
89 손톱
90 반성
Ⅳ
93 풍경
94 볕뉘
96 식목
98 한 걸음 뒤의 감정
101 서쪽
102 집의 수난
104 신의 그림자
106 처서
108 느린 골목
110 벽의 아이
112 트렁크의 방식
114 광장의 사이클
117 보도각백불
119 인연의 먼 곳
123 시인
해설
127 사이의 먼 곳 | 김태선(문학평론가)
추천사
-
김정수의 시는 존재하는 것들의 ‘사이’를 찾아 부단히 움직이는 일을 인간의 몫으로 삼는다. 우리의 바퀴가 굴러가는 그 사이의 장소와 시간에서, “꿈의 빈 곳을 채우는”(「그라피티」) 노래를 부름으로써, 우리를 ‘인연의 먼 곳’까지 안내한다. 시인의 노래가 이끄는 그 먼 곳에서 우리는 우리를 가르는 경계를 넘어 서로에게 망명할 수 있을 것이다.
책 속으로
항상 그 자리에 있는 것은 없습니다.
앞으로 가거나
뒷걸음치거나
시간이 흐르면
시의 삶도, 삶의 시도 변할 것 같은데
세상에 만만한 것은 없지만,
오늘도 나는 살아 있습니다.
- 시인의 말
사람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삶을 죽이고
죽음을 재생해
종교와 전쟁 중간지대쯤
사랑
달랑
세워두고는
잔인하거나
경건하거나
죽은 언어로 신을 어루만지는
사과의 잠
사과를 벗기자 안에 낮달이 들어 있었다
노독이 덜 풀린 엄마를 깨우니
그만 길이 어두워졌다 칼의
심장을 기억하는 치욕이 뚝 끊어졌다
단칼에 자르기도 하고
서서히
목을 겨누기도 하는
경각에 달린 행로를 벗어나자 자정이었다
아무도 모를 거라는 위안에
몸의 중심이 다소 흔들렸다
사소한 다툼이 반으로 쪼개져 매장되었다
몰래, 죽은 엄마를 잘근잘근 씹어 삼켰다
외출하기도 전에 벌레 먹은 죽음이었다
아무 일 없다는 듯 불온을 찌르자
불결이 먼저 와 잠들어 있었다
오르지 못해도 오른 것이고
왔다 간다는 믿음도 사라졌다
무딘 칼등으로
사과의 잠을 두드려
벌레 같은 날들을 깨웠다
무덤을 벗겨 낸 껍질이
평상에 수북했다
나무의 식사법
나무는 식사를 할 때
음식에 조금도 표시를 내지 않는다
저녁에 먹은 새를 새벽에
고스란히 뱉어낸다
혹 깃털 하나 젓가락에 걸리면
식탁보 들썩이는 바람을 불러
가볍게 지상으로 내려보낸다
하늘에 가까운 가지와 가지 사이에
붉은머리오목눈이 지은 집은
유독 오랫동안 식사를 즐긴다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를 때까지
온기를 음미한다 새의 가족사를
씹어 삼킨다 온전히 뱉어낼 때까지
이웃 나무조차 눈치채지 못한다
빈번하게 뻐꾸기 부부 날아와
좁디좁은 집에 탁란을 해도
붉은머리오목눈이 새끼를
둥지 밖으로 밀어내도
나무는 시치미 뚝 떼고 만찬을 즐긴다
저보다 큰 새에게
먹이를 물어 나르는 새에게
언질이라도 줄줄 안다면 큰 오산이다
식탐을 즐기는 나무는
이웃의 불행을 외면한다 오히려
이웃의 불행을 먹고 살이 오른다
나무의 생존방식이다 겨울 지나
나무가 즐기는 메뉴는
지나가는 먹구름에 빨대를 꽂아
한껏 빨아먹는 봄비
흡혈귀 같은 꽃들이 화들짝 펴도
숲은 꿈쩍하지 않는다
새들은 오늘도 나무에 깃든다
기본정보
ISBN | 9791189176921 | ||
---|---|---|---|
발행(출시)일자 | 2023년 06월 30일 | ||
쪽수 | 148쪽 | ||
크기 |
127 * 191
* 16
mm
/ 335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청색지시선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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