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의 피아노: 낭만주의를 관통한 여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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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Paul Kildea
작가 겸 지휘자로 활동 중인 폴 킬데아는 멜버른대학교에서 피아노 연주와 음악학을 공부했다. 이후 20세기 음악과 문화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Selling Britten〉, 〈Britten on Music〉, 〈Benjamin Britten: A Life in the Twenties Century〉를 쓰고 편집했다. 1999년부터 2002년까지 올드버러 페스티벌 음악 책임자를 역임했고, 이후 런던 위그모어홀 예술 감독을 맡은 바 있다.
경희대학교 음악대학에서 피아노를 전공하고, 월간 『피아노음악』 기자로 일했다. 이후 런던으로 건너가 시티대 대학원에서 문화정책과 경영을 공부했다. 주영한국문화원을 거쳐, 현재 서울디자인재단에서 일하며 음악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세이렌의 노래 : 여성 작곡가들의 삶과 음악〉, 〈드뷔시의 파리: 벨 에포크 시대의 초상〉이 있다.
목차
- 서문
1부 낭만주의 음악의 북극성
제1장 팔마, 1830년대
제2장 팔마, 파리, 1838년
제3장 팔마, 발데모사, 1838년
제4장 발데모사, 마르세유, 노앙, 1838-1839년
제5장 파리, 1831-1839년
제6장 파리, 1839년
제7장 파리, 1841년
제8장 파리, 1842-1848년
제9장 런던, 스코틀랜드, 파리, 1848-1849년
제10장 파리, 뉴욕, 런던, 1851-1888년
제11장 뉴욕, 1889년
제12장 파리, 상트페테르부르크, 베를린, 1849-1900년
2부 음악에 미친 유대인 여자
제13장 발데모사, 바르샤바, 파리, 베를린, 1879-1913년
제14장 베를린, 파리, 생뢰라포레, 1914-1927년
제15장 생뢰라포레, 파리, 1914-1927년
제16장 생뢰라포레, 파리, 바뉼쉬르메르, 파리, 1933-1940년
제17장 생뢰라포레, 파리, 바뉼쉬르메르, 파리 1940-1941년
제18장 뉴욕, 파리, 라이프치히, 실레지아, 라이텐하슬라흐, 1941-1944년
제19장 파리, 뉴욕, 뮌헨, 1945년
제20장 로스앤젤레스, 파리, 빈, 1945-1946년
제21장 뉴욕, 뮌헨, 생뢰라포레, 1946년
제22장 모스크바, 1950년
제23장 생뢰라포레, 뉴욕, 레이크빌, 1949-1959년
제24장 워싱턴 D.C., 발데모사, 런던, 생뢰라포레, 2015-2017년
에필로그 빈, 1952년
삽화 목록
주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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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신하고, 끝없이 흥미롭다. 이 책은 쇼팽의 작품, 피아노 제작의 발달, 그리고 음악이 어떻게 20세기의 참극과 불가분의 관계를 맺게 되었는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풍부하고 우여곡절 가득한 1·2부는 한 쌍의 초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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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어느 그저 그런 피아노의 역사 그 이상을 다룬다. 저자는 쇼팽, 상드, 란도프스카의 초상, 그리고 약탈당한 예술품의 반환에 관한 광기어린 여정을 다루며, 바우사 피아노와 이 악기를 연주한 사람들의 삶을 추적한다. 그는 악기 연주와 역사의 결합을 통해 우리를 음악으로 더 가까이 안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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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데아는 보들레르, 알프레드 드 뮈세나 에두아르 마네의 말을 자유자재로 인용할 수 있는 탐독가이다. 그는 낭만주의 피아노 음악과 그 연주 전통을 향한 엄청난 애정과 지식의 소유자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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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데아가 대담하게 엮어낸 매력적인 모험담. 저자는 풍부한 지식을 토대로 음악에 관한 이해를 돕고, 이 책의 등장인물들을 향한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이 책은 집착에 관한 이야기이고, 무척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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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보잘것없는 악기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폴 킬데아의 신작은 풍부하고 매혹적인 묘사로 가득하다. 킬데아는 상세한 기록과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여러 가닥의 사건을 교차 편집하여 엮어낸다. 그리하여 여러 주제와 장소, 심지어 시대를 연결하여 기운을 돋우는 훌륭한 결과물을 낳았다.”
책 속으로
이때로부터 20여 년 전 파리에서 조금 떨어진 곳의 어느 피아노 제작자에게는 이러한 시설도 제작 과정을 기록해둔 문서도 없었고, 원장 기록이나 값비싼 자재도 없었다. 그는 끊임없이 즉흥적으로 일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제1장 中)
바우사는 자기가 만든 피아노의 놀라운 운명을 조금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 피아노에서 작곡되거나 연주될 놀라운 작품에 관해서도, 이 악기의 소유자들에 관해서도 예상하지 못했기는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엄청나게 비현실적이고 불운한 상황 속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었던 기이한 능력에 관해서도. 연주자, 청중, 정치적 이데올로기가 독특한 문화적 가치와 역사적 의의를 두고 격론을 벌이는 동안, 이 피아노에서 작곡된 음악이 소리와 의미 차원에서 변화를 겪으면서 이 피아노가 장차 무엇을 상징하게 될지도 예측할 수 없었을 것이다. (제1장 中)
서른네 살의 뒤드방 부인은 팔마에 도착하자마자 독특한 모습으로 눈에 띄는 인물이 되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검은색 의복을 갖춰 입었는데, 보통은 르댕고트[앞이 트여 있는 긴 여성용 코트]나 코트에 바지를 입고, 조끼를 걸치고, 부츠를 신었다. 여기에 은으로 된 단검을 차고, 커다란 다이아몬드 십자가가 단단히 붙어 있는 벨벳 리본을 목에 두르고 뒤드방 부인은 한 손에 시가를 든 채 항구를 걸었다. (제2장 中)
현대 피아노의 발전과 동떨어진 열악한 환경 속에서 바우사의 악기는 완성되기도 전에 이미 구식이 되어버렸다. 1830년대 마요르카에서 바우사가 만든 소형 피아노는 섬의 고약한 날씨에 취약했고, 더 굵거나 긴 줄, 더 큰 장력이나 둘레를 지탱하지 못할 만큼 기술적으로 보았을 때 훌륭하다고 할 순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나름의 아름다움을 지녔으며, 1830년대 마요르카섬에서 제작된 소형 피아노라는 점에서 진귀한 공예품이기도 했다. (제3장 中)
쇼팽에게도 바흐는 스승이자 규칙을 만든 작곡가였다. 그는 드물게 열었던 공공 연주회에서 반드시 바흐의 작품을 연주했으며, 제자들에게 자신의 작품이나 베토벤의 작품을 가르치기 전에 바흐의 모음곡, 푸가, 전주곡을 가르쳤다. 쇼팽은 들라크루아에게 베토벤이 바흐의 재능과 음악의 구조 등에 지대한 영향을 받아 자신의 음악적 기초를 형성했으며, 그의 작품에는 바흐가 스며들어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제4장 中)
앙리 블랑샤르는 쇼팽의 장례식에 참석하고 며칠 후 같은 신문에 다음과 같이 기고했다. 그의 기사는 당시 빠르게 형성되던 쇼팽 사료 편찬의 특징을 확인시켜주었다. “특히 여성들이 이 재능 많은 이를 깊이 이해했고, 그의 음악을 알아보았다. 상류층이 아니라도 적어도 뛰어난 재능을 알아볼 수 있는 좋은 배경을 가진 여성들이었다.” 그러고 나서 이러한 결론에 이르렀다. “벨지오조소 부인, 페루치 부인 등이 탁월하고 섬세한 영감을 준 우울한 예술가의 제자이자 숭배자, 친구였다. 이들은 쇼팽이 예기치 못한 화성, 낯설지만 탁월하고, 수준 높고, 순수하고, 그럼에도 백조가 죽기 전에 부르는 마지막 노래처럼 불안하게 들리는 변덕스러운 선율의 아라베스크로 청중을 어르고 달랠 때 그에 귀 기울이길 좋아했다.” (제12장 中)
란도프스카에게 전주곡집과 후안 바우사의 피아노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로 묶여 있었고, 각각 역사적 연구대상으로서 서로를 비추고 있었다. 그녀는 간셰에게 이 악기를 손에 넣은 과정을 밝혔다. “얼마 후, 1913년 5월에 저는 마요르카의 친구로부터 제가 그토록 손에 넣고 싶어 했던 그 악기가 마침내 제 소유가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제13장 中)
1933년 1월 30일 히틀러가 독일 총리로 임명되었다. 두 달 후 그는 유대인 기업과 상품에 대한 불매운동을 시행했다. 그해 말까지 2만 명 이상의 독일인이 분열된 조국을 떠나 프랑스로 피신했고, 30년대 말까지 매년 많은 이들이 조국을 떠났다. (제16장 中)
사물을 그 전후 상황과 분리하여 받아들이기란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사물에는 새로운 의미가 덧씌워지기도 하며, 주변 환경의 인상이 흡수되기도 한다. 그러나 소식을 들은 란도프스카는 악기를 되찾을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크게 기뻐했다. (제19장 中)
물론 혁신은 계속해서 파도처럼 밀려오고 있다. 다만 모든 실험을 보여주고 지지하는 낭만주의의 전통이 드러남으로써 이내 사그라들뿐이다. 이는 마치 전통이라는 강력한 고무줄에 묶여 있는 것과 같아서 이에 단호히 반대 방향으로 나아가려는 작곡가, 연주자, 기획자들을 효과적으로 원위치시킨다. (제23장 中)
출판사 서평
“매력적이고, 명쾌하게 쓰였으며, 어렵지 않게 해박한 지식을 전해준다.”
- 윌리엄 보이드, 《타임스 문예 부록》 올해의 책
1838년 11월, 프레데리크 쇼팽은 조르주 상드와 그녀의 두 자녀와 함께 파리의 혹독한 겨울을 피해 마요르카섬으로 향하는 배에 올랐다. 그들은 팔마의 산 위에 위치한 발데모사의 옛 수도원에 머물렀는데, 그곳에서 쇼팽은 훗날 낭만주의 음악의 위대하고 혁명적인 작품 중 하나로 인정받는 24개의 전주곡을 완성했다. 그 섬에는 제대로 된 피아노가 없었기에 쇼팽은 현지 장인에게 주문해서 만든 작은 피아노를 통해 곡을 만들었다. 이 피아노는 쇼팽과 상드가 떠난 후 70년 동안 수도원의 방에 그대로 남아 있었다.
이 훌륭하고 쉬이 분류하기 힘든 책은 쇼팽의 24개의 전주곡이 연주된 피아노, 이 곡을 해석한 피아니스트, 그리고 이 곡이 대표하게 된 전통을 통해 쇼팽의 〈전주곡집〉의 역사를 추적한다. 제2차 세계 대전이 발발한 후 쇼팽과 그의 음악 유산을 탐한 나치에 의해 약탈된 마요르카산 피아노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책의 2부에 등장하는 뜻밖의 주인공은 1913년 발데모사에서 ‘쇼팽의 피아노’를 가져와 소유했던, 후에 20세기의 가장 영향력 있는 음악계 명사가 되는 하프시코드 연주자 반다 란도프스카다. 저자 폴 킬데아는 문서와 기록을 바탕으로 란도프스카의 이야기가 쇼팽의 이야기와 공명하는 과정을 서술해 나간다. 동시에 20세기 중반 유럽과 미국의 문화 및 정치적 역사의 일부를 증류한다. 문화사이자 동시에 추리소설인 킬데아의 아름답게 짜인 내러티브는 낭만주의 음악을 통해 예상치 못한 여정으로 우리를 안내하며, 또한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화하는 음악의 의미를 새롭게 성찰하도록 돕는다.
기본정보
ISBN | 9791196460785 |
---|---|
발행(출시)일자 | 2023년 02월 20일 |
쪽수 | 488쪽 |
크기 |
123 * 189
* 25
mm
/ 577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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