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운동은 책에 기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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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바이크는 전기 작가와 소설가로 정평이 나긴 했지만, 누구보다 훌륭한 리뷰어이기도 했습니다. 리뷰어로서 그의 면모는 아직까지 제대로 소개된 적이 없는데, 바로 이 책 『모든 운동은 책에 기초한다』를 통해 우리는 리뷰어 츠바이크의 진면목을 비로소 확인할 수 있습니다.
작가정보

Stefan Zweig (1881~1942)
세계적인 전기 작가. 역사 속에 묻힌 인물을 골라내어 그들의 생애와 행적을 추적하고, 깊이 감추어진 내면세계와 심리적 갈등까지 입체적으로 그려내는 데 탁월한 재주를 지녔다. 그가 지닌 유럽사를 꿰는 방대한 지식, 탁월한 이야기꾼의 자질,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문체의 힘은 전 세계의 독자를 매료시켜 왔다.
인문주의가 절정에 이른 오스트리아 빈에서 태어난 그는 1934년 나치의 박해를 피해 오스트리아를 떠나 영국, 미국, 브라질 등지를 떠돌며 지냈다. 그 과정에서 심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결국 부인과 동반 자살했다. 개성적인 문체와 섬세한 감정 묘사로 독일어권에서 현대 문학계의 거장으로 인정받는 츠바이크의 작품들은 그가 사망한 지 오랜 시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전 세계에서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고 있다.
그는 『위로하는 정신』, 『광기와 우연의 역사』, 『발자크 평전』, 『메리 스튜어트』, 『다른 의견을 가질 권리』 등의 전기물과 『체스 이야기』, 『낯선 여인의 편지』 등의 단편 소설을 썼고 자전적 삶의 기록으로 『어제의 세계』를 남겼다.
고려대학교 독어독문학과를 졸업하고 독일 콘스탄츠대학교에서 문학, 미술사 및 영화 이론을 공부했다. 현재 서울에 거주하며 독일어 번역과 통역 일을 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 『우정, 나의 종교』, 『조금 더 편해지고 싶어서: 거리를 두는 중입니다』, 『두 사람 : 마르크스와 다윈의 저녁 식사』가 있다.
목차
- 서문을 대신하여: 책, 세계로 들어가는 문
동화로의 회귀
릴케의 시
프로이트의 『문명 속의 불만』
토마스 만의 『로테, 바이마르에 오다』
세계상으로서의 책
『천일야화』의 드라마
귀스타브 플로베르의 『감정 교육』
장 자크 루소의 『에밀』
스탕달, 독일로 돌아오다
라빈드라나트 타고르의 『사다나』
조이스의 『율리시스』에 관한 메모
발자크에 관한 촌평
어느 소녀의 일기
괴테의 시에 대하여
역자 후기: 책의 사람 츠바이크
출판사 서평
작가와 작품을 새로이 돌아보게 하는 리뷰의 힘
『모든 운동은 책에 기초한다』는 츠바이크가 당대에 출간된 책과 문학작품 그리고 작가에 관해 쓴 글을 한데 모은 책입니다. 츠바이크는 리뷰에서도 앞서 말한 그의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했습니다. 당대의 시대적 맥락, 작품의 문학적 성취, 작가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에 기초한 그의 분석은 매우 뛰어난 설득력을 가질 뿐 아니라 작품을 보는 우리의 시선을 한층 새롭게 가다듬도록 합니다. 그리고 자신이 다루는 작품에 가장 걸맞은 형식을 취해 글을 씀으로써 우리는 시를 다룬 글에서는 시를 읽는 듯한, 소설을 다룬 글에서는 소설을 읽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됩니다. 리뷰에 이토록 충만한 감수성을 담아 낼 수 있다니, 놀라울 따름입니다.
우리보다 한 세기를 앞서 살았던 츠바이크는 책이라는 매체 자체를 다룬 「책, 세계로 들어가는 문」에서 “시대를 초월해 불멸하고 불변하는 것인 동시에 가장 보잘것없고 변하기 쉬운 틀에 담긴 고도로 압축된 힘인 책은 기술을 두려워할 필요가 전혀 없다. (……) 지금 우리 삶에서뿐 아니라 그 어디에서나 책은 모든 지식과 학문의 시작을 이루는 알파와 오메가다”라고 말하며 이미 그 시대에 제기된 책의 위기를 걱정할 이유가 없다고 일축합니다. 「동화로의 회귀」에서는 “동화는 인생 경험이 없는 이들의 모험을 향한 갈망이며, 실망한 이들을 위한 위로이며, 가난한 이들의 아편이며, 바로 그런 이유로 갈망으로 무섭게 타오르고 자신을 외톨이라 여기는 아이들의 기쁨이다”라는 말로 그저 아이 때나 읽는 책이라고 치부하는 동화라는 장르에 새로운 정의를 내립니다. 또 『천일야화』를 해석한 아돌프 겔버의 책에 대한 리뷰인 「『천일야화』의 드라마」에서는 이 소설이 “긴 밤 내내 동화에서 동화로 이야기가 이어지게 되는 계기를 제공하는 비극적 인물인 그늘을 가진 왕 샤리아르와 여주인공 셰에라자드가 만들어 내는 긴장과 격동의 드라마”임을 간파한 겔버의 통찰을 극찬합니다. 「발자크에 관한 촌평」에서는 “발자크는 근대소설 문학에 새로운 세계를 열었다. 위대한 작품에서도, 그저 그런 서사시에서도 마치 번개처럼 스쳐 가는 순간에 소유의 상징물인 돈에 묶인 감정들을 포착해 냈다. (……) 발자크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의 세련된 기교로 자신이 고안한 거대한 돈의 움직임을 묘사하는 데에 심취했다”라는 작가에 대한 분석을 통해 발자크 작품의 근원을 밝혀냅니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다룬 글은 특히 그 형식이 독특한데, 츠바이크는 먼저 ‘사용 설명서’라는 꼭지를 달아 이 책을 읽는 방법을 제시하고, 이어 ‘장르’, ‘근원’, ‘용모’, ‘기법’, ‘총론’이라는 꼭지 아래 작품과 더불어 작가에 대한 분석까지 해 나갑니다. 괴테의 시선집에 실린 서문인 「괴테의 시에 대하여」에서는 괴테라는 시인에게 있어 시란 무엇인지, 괴테와 그의 시가 갖는 문학사적 의의는 어떠한지, 그리고 이를 바탕으로 시선집에 실릴 시를 어떠한 기준으로 채택해야 하는지를 타당한 근거를 들어 설득력 있게 제시합니다.
‘시대의 지성’이라 일컬어진 츠바이크는 당대의 출판에 대해, 작가와 작품에 대해 거침없는 분석과 평가를 마다하지 않았습니다. 이 책에서 볼 수 있듯 다채로운 내용과 형식으로 쓰인 그의 리뷰는 그가 다루는 작가와 작품 모두를 마치 처음 접하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합니다. 그로 인해 오직 그만의 독특한 관점과 통찰 그리고 그것을 풀어 가는 방식에 매료당하게 되지요. 리뷰의 힘이란 작품에 대한 인식을 새로이 하고 다시금 그 작품을 돌아보게 하는 것이 아닐까요? 『모든 운동은 책에 기초한다』에서 독자는 츠바이크가 선보이는 ‘리뷰의 힘’을 생생하게 접할 수 있을 겁니다.
기본정보
ISBN | 9791189683122 |
---|---|
발행(출시)일자 | 2019년 05월 24일 |
쪽수 | 195쪽 |
크기 |
128 * 189
* 12
mm
/ 188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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