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끼리를 쏘다
조지 오웰의 삶이 담긴 에세이
오웰은 8세 때 사립 예비학교에 들어갔지만, 상류층 아이들에게 심한 차별을 당하며 우울한 소년 시절을 보냈다. 이런 체험은 [너무나 즐겁던 시절]에 자세히 드러나 있다. 오웰은 장학생으로 들어간 명문 사립 이튼 칼리지에서도 계급 차이를 뼈저리게 실감했다. 그래서 졸업 후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1922년부터 5년간 미얀마에서 대영제국 경찰로 근무했지만, 제국주의의 모순과 한계를 느끼고 직장을 그만두었다. 이 시절의 이야기는 표제작인 [코끼리를 쏘다]에 실려 있다.
오웰은 다시 유럽으로 돌아와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을 거쳐 스페인 내전에 참가했다. 그리고 이런 경험들을 통해 자신이 어떤 길을 가야 하고, 무엇을 써야 하는지 깨달아간다. 오웰은 [나는 왜 쓰는가]에서 자신이 글을 쓰는 이유를 명확히 밝힌다. 그는 자신이 정치적 목적으로 글을 쓴다고 고백할 뿐만 아니라 어떤 책도 정치적 편향으로부터 진정으로 자유로울 수 없다고 선언한다.
오웰은 사회주의자였지만, 맹목적으로 사회주의의에 동조한 건 아니다. [사회주의자는 행복할 수 있을까]에서 사회주의자의 목표는 행복이 아니라 인류애라고 단언한다. 처절한 투쟁에 몸을 던지는 것은 인류가 서로를 착취하고 죽이는 대신 서로를 사랑하는 세상을 원해서라고 본 것이다.
보통 사람들의 품위가 사회 곳곳에 스며들기를 꿈꾼 그의 생각을 《코끼리를 쏘다》를 통해 들을 수 있을 것이다.
작가정보

(George Orwell, 1903~1950)
1903년 영국 식민지였던 인도 벵골 지방에서 출생했다. 영국의 명문 이튼 스쿨을 졸업하고 인도 제국 경찰로 미얀마에서 근무했다. 하지만 제국주의에 환멸을 느껴 사직하고 5년여 동안 빈민생활을 했다. 이때의 체험이 르포르타주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1933)에 잘 드러나 있다. 1934년 식민지 백인 관리의 잔혹상을 그린 《버마 시절》, 1937년 잉글랜드 북부 노동자의 가난한 삶을 그린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을 출간했다. 그 무렵 스페인으로 건너가 공화주의자 편에서 싸웠으나 건강이 나빠졌다. 1943년 현실 세계를 풍자한 소설 《동물 농장》을 집필하기 시작해 1945년 출간했다. 《동물 농장》은 그의 히트작이 되었으며, 이후 각고의 노력으로 완성한 디스토피아 소설 《1984》로 그의 문학적 명성은 최고에 이르렀다. 1950년 1월 건강 악화로 영면했다.
서강대학교를 졸업하고 경영컨설턴트와 출판편집자를 거쳐 지금은 전문번역가로 활동하며 좋은 책을 소개, 기획한다. 번역은 우연한 착상과 소소한 모험을 전방위로 활용하는 고감도 경험 집약형 작업이라고 자부하며 매일 좋은 책의 최초의 독자를 꿈꾼다. 작은 차이가 악마도 되고 하느님도 된다는 믿음으로 논리적 상상의 승리를 기도한다. 오늘은 이 작은 책이 사나운 확신과 매운 경구에 지친 이들의 마음에 경쾌한 회오리를 일으켰으면 한다. 《복수의 심리학》, 《바이디자인》, 《가치관의 탄생》, 《성 안의 카산드라》, 《쓰릴 미》, 《정원사 챈스의 외출》, 《뮬, 마약 운반 이야기》, 《n분의 1의 함정》, 《세상의 모든 공식》, 《효율적 이타주의자》 등 50여 권을 번역했고, 고전명언집 《다시 일어서는 게 중요해》를 엮었다.
목차
- 너무나 즐겁던 시절 7
코끼리를 쏘다 101
나는 왜 쓰는가 119
책방의 추억 135
어느 서평가의 고백 147
사회주의자는 행복할 수 있을까 155
영국적 살인의 쇠퇴 171
책 속으로
나는 아주 일찌감치, 겨우 열 살이나 열한 살 무렵에 10만 파운드쯤 갖고 있지 않으면 행세하기 어렵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 하지만 내가 그런 천국으로 갈 수 있는 길은 결코 없으리라는 것 또한 분명했다. 그런 천국은 거기서 태어나지 않은 이상 진짜로 속할 수 없는 곳이었다. 어쩌다 ‘도시 진출’이라는 불가사의한 작전을 통해 돈을 번다 쳐도 10만 파운드를 벌어서 도시를 떠날 무렵이면 뚱뚱한 늙은이가 되어 있을 거다. 하지만 최상층이 정말로 부러운 이유는 젊을 때 이미 부자라는 거였다.
- p.68 [너무나 즐겁던 시절] 중에서
축구는 학교생활의 축소판이었다. 늘 강자가 약자에게 승리를 거뒀다. 미덕은 이기는 데 있었다. 즉, 미덕은 남들보다 더 크고, 더 강하고, 더 잘생기고, 더 부자고, 더 인기 많고, 더 품격 있고, 더 파렴치한 데 있었다. 달리 표현해서 남을 지배하고, 못살게 굴고, 고통을 주고, 바보로 만들고, 매사에 이기는 데 있었다. 삶이란 본디 층층이 위계가 있어 무슨 일이 일어나든 옳은 일이었다. 강자들이 존재했고, 그들은 이길 자격이 있었고, 그래서 늘 이겼다. 또 약자들이 존재했고, 그들은 져도 쌌고, 그래서 늘, 끊임없이 지기만 했다.
- pp.75-76 [너무나 즐겁던 시절] 중에서
그리고 아이는 나이 드는 것을 끔찍한 재앙으로 여긴다. 신비한 섭리로 본인에게는 결코 일어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아이가 보기에 서른이 넘은 사람들은 전부(적어도 아이가 보기에는) 쓸데없는 것들에 대해 끊임없이 떠들어대고, 살아가는 이유 없이 그저 살아 있는, 따분하기 짝이 없는 괴물들일 뿐이다. 아이가 보기에는 오직 아이의 삶만이 진짜 삶이다.
- p.95 [너무나 즐겁던 시절] 중에서
아이의 약점은 백지 상태에서 시작한다는 것이다. 아이는 자신이 사는 사회를 이해하지 못하고 의문시하지도 않는다. 또한 무엇이든 쉽게 믿기 때문에 남들에게 쉽게 휘둘린다. 남들의 농간으로 열등감에 쉽게 빠지고, 이해할 수 없고 가혹한 법을 어기는 데 대한 공포에 쉽게 물든다.
- pp.97-98 [너무나 즐겁던 시절] 중에서
결국엔 내가 코끼리를 쏠 수밖에 없다는 걸 문득 깨달았다. 사람들이 내가 그렇게 하기를 기대하니 그렇게 해야 했다. 나를 앞으로 떠미는 2천 명의 의지가 느껴졌다. 거역할 수 없는 힘이었다. 두 손으로 소총을 들고 서 있던 나는 백인의 동양 지배라는 것이 얼마나 공허하고 헛된 것인지 처음으로 실감했다. 총을 든 백인인 내가 무장하지 않은 원주민 무리 앞에 서 있었다. 겉보기에는 내가 연극의 주인공이었지만, 실제로는 뒤에 있는 노란 얼굴들의 의지에 이리저리 떠밀리는 우스꽝스러운 꼭두각시에 지나지 않았다.
- pp.110-111 [코끼리를 쏘다] 중에서
우리 시대 같은 시대에 정치적 주제의 글쓰기를 피할 수 있다는 발상 자체가 말도 안 되는 일이라고 느껴진다. 모두가 이런저런 방식으로 그 주제들에 대해 쓰고 있다. 단지 어느 쪽을 편드는지, 어느 접근법을 따르는지의 문제일 뿐이다.
- p.130 [나는 왜 쓰는가] 중에서
사람들이 처절한 정치 투쟁에 삶을 바치고, 내전에서 죽임을 당하고, 게슈타포의 비밀감옥에서 고문당하는 것은, 중앙난방과 냉방장치와 형광등이 있는 천국을 건설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인류가 서로를 착취하고 죽이는 대신 서로를 사랑하는 세상을 원해서다.
- p.168 [사회주의자는 행복할 수 있을까] 중에서
하지만 이 살인사건이 신문 헤드라인을 장식한 건 ‘개미귀신’이라 불린 독일 폭탄과 프랑스 전황에 대한 불안감이 높아지던 시기에 국민의 관심을 딴 데로 돌리기 위한 목적도 있었을 것이다. 존스와 헐튼이 범행을 저지르던 때는 V1의 공습 무렵, 이들에게 유죄 판결이 내려진 때는 V2의 공습 무렵이었다.
- p.178 [영국적 살인의 쇠퇴] 중에서
기본정보
ISBN | 9791189653248 | ||
---|---|---|---|
발행(출시)일자 | 2019년 05월 25일 | ||
쪽수 | 180쪽 | ||
크기 |
125 * 191
* 16
mm
/ 193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반니산문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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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머지 글들도 좋다.
특히 제국주의의 본질, 압제 정부의 작동원리를 깨닫게 해주는 〈코끼리를 쏘다〉.
그리고 글을 멋지게 써 보리라 다짐한 사람이라면 꼭 읽어야 할 〈나는 왜 쓰는가〉도 명문이 아닐 수 없다.
오웰은 사회주의자였지만, 맹목적으로 사회주의에 동조한 건 아니다. ‘사회주의자는 행복할 수 있을까’에서 사회주의자의 목표는 행복이 아니라 인류애라고 단언한다. 처절한 투쟁에 몸을 던지는 것은 인류가 서로를 착취하고 죽이는 대신 서로를 사랑하는 세상을 원해서라고 본 것이다.
오웰의 에세이 중 수작들을 모아놓은, 그의 삶이 오롯이 담겨 있는 책이다.
신영복 선생께서는 일찍이 텍스트을 읽고, 필자를 읽고, 독자 자신을 읽는 삼독(三讀)을 얘기했다. 독서는 텍스트를 뛰어넘고 자신을 뛰어넘는 ‘탈문맥’이어야 한다는 말씀이다.
조지오웰을 읽을 수 있는 좋은 책이다.
그의 시작인 어린시절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서 좋았다.
나의 어린시절의 세계관은 어떤지 짚어보고 싶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