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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내역/미디어추천
작가정보
저자 강창래는 작가이자 대학 강사다. 창의적인 사람이란 ‘시스템이 만들어내는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을 만들어가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바탕으로 한국사회에 새로운 가치와 의미를 끊임없이 제시해왔다. 1995년 ‘전문가가 투표로 선정한 한국 최고의 대중문화 기획자’(출판 부문)에 선정된 것이 그 시작이었다. 2000년대부터는 ‘창의성’이라는 주제에 주목했다.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박웅현의 광고를 소개한 베스트셀러 《인문학으로 광고하다》에서 광고를 통해 ‘창의성이란 무엇인가’에 관한 가장 현대적인 담론을 이끌어냈다.
집필에 있어서의 새로움과 창의성은 한국출판평론상 대상을 수상한 《책의 정신: 세상을 바꾼 책에 대한 소문과 진실》에서도 탁월하게 이루어졌다. 이를 두고 전 문화부장관 이어령은 “거의 모든 분야에 대한 박학과 깊은 통찰이 감탄스럽다”며 그의 글솜씨와 내공의 깊이에 찬사를 보냈다.
새롭고 전복적인 강의로도 잘 알려진 그는 수천만 종의 책을 이해하는 간명한 키워드를 제시하고 독서의 지형도를 그릴 수 있게 해주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 밖의 저서로는 《유쾌한 창조》 《법의관이 도끼에 맞아 죽을 뻔했디》 《빗물과 당신》 들이 있다. 느티나무도서관재단의 장서개발위원회를 이끄는 전문위원으로 활동했으며, 한겨레노동교육연구소 전임강사, 용인시민신문 객원논설위원, 한국과학재단 좋은과학책 선정위원, 환경정의 환경책큰잔치 선정위원 등을 역임했다.
목차
- 프롤로그: 그저 재미있으면 좋겠다
1. 재능이란 무엇인가
2. 재능은 왜 발견되지 못하고 발명되는가
3. 창의성의 기원
4. 창의성은 어떻게 생기는가
5. 뛰어난 작품은 두 번 태어난다
6. 창의성의 뿌리: 거인의 어깨위에서 행운을 만나 춤을 추는 일
7. 나만의 창의성은 언제 시작되는가
8. 개성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9. 체제교육이 창의성을 억압하는 이유
10. 천재들의 어린 시절에 대한 신화
11. 창의성을 키우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
에필로그: 최후의 만찬
추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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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이란 유령이 이번에 강창래라는 제대로 된 상대를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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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창래의 창의성은 놀라웠다. 그의 책과 강의는 ‘개안開眼’을 넘어 ‘눈부심’에 가까운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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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성’에 대한 수수께끼를 제대로 풀어준 첫 번째 책이 될 것이다. 아주 쉽고 재미있기까지 하다!
책 속으로
“재능이란 게 분명히 있어요. 친구들을 떠올려보세요. 대화하는 모습만 해도 다들 조금씩 다릅니다. 태도나 말투, 기발한 정도, 생각의 속도, 표정, 유머러스함, 진지함 등등. 이렇게 다른 만큼 각자 다른 일에 좀더 적당한 소질을 가지고 있다고 볼 수 있지 않겠어요 그 소질이 확대되면 어떤 특별한 일에 대한 재능이 되겠지요.”_24쪽
“나는 글을 쓰기 위해 억지로 애쓴 적이 별로 없어요. 즐겁게 독서하고 산책하며 생각하다 보면 어느 순간 글을 쓰고 있었어요. 오래전 일이지만 만화가 이현세 씨와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그가 그러더군요. 젊을 때 직장을 가졌는데 정신을 차리고 보면 사무실 서류 위에다가 온통 만화를 그리고 있었다고. 그런 상황과 비슷했어요.”_31쪽
“몰입과 중독을 구별해야 합니다. 경계선이 아주 분명한 것은 아니지만 거칠게 규정하면 이렇습니다. 몰입하면 즐겁고 행복합니다. 강한 쾌감을 느끼는 거지요. 언제든 다시 하고 싶은 일이 됩니다. 반면 중독은 맹목적인 욕구나 습관의 노예 상태입니다. 하고 나서 후회하거나, 하고 싶지 않은데도 합니다. 통제가 되지 않는 거지요. 몰입하려면 노력이 필요합니다. 대상을 사랑하는 일이기 때문이에요. 중독은 저절로 빠져듭니다. 헤어나오기 힘든 구렁텅이에 빠진 거지요.”_32쪽
“우리 주변에는 한때 가수였던 사람, 한때 소설가였던 사람, 한때 시인이었던 사람, 한때 화가였던 사람들이 많아요. 그에 비하면‘여전히 예술가’인 사람들 숫자는 매우 적습니다. 대학의 문예창작과나 그 비슷한 교육을 하는 과가 얼마나 많은지, 또 1년에 몇 명이 데뷔하는지도 세어보세요. 최근 10년 동안 배출된 사람 수만 해도 엄청날 겁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작가이거나 화가인 사람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적어요. 다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대개는 스스로 발명된 재능에 속은 게 아닌가 싶습니다.
자신이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니라 남들이 보내주는 박수와 기대에 부응했던 것이지요.”_38~40쪽
“체제교육의 목적은 시스템이 잘 굴러가는 데 필요한 사람을 만드는 것입니다. 부모나 체제교육을 비난하자는 게 아니라 그 역할의 성격이 그렇다는 겁니다. 이런 환경은 체제유지를 위해 바람직한 행동의 표본을 끊임없이 제시하고 그러도록 부추깁니다. 그럼으로써 절대가치보다는 교환가치가 높은 일을 하는 데 더 관심을 가지게 만듭니다. 그런 환경에 잘 적응하려면 자신의 재능을 발명해서라도 맞출 수밖에 없는 거지요.”_41쪽
“사람들은 자신의 재능에 맞는 일이 가진 절대가치가 크다 해도 선택하기를 주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를 들어서 사람을 보살피는 일이 좋다면 참 소중한 재능을 가진 겁니다. 그렇지만 사회복지를 전공하려는 사람은 많지 않아요. 교환가치가 낮기 때문입니다. 쉽게 말하면 돈을 많이 벌 수가 없어요. 거꾸로 변호사나 의사, 기업가는 교환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지요. 그래서 자신의 재능과 상관없이 그 일을 하려는 사람들이 많습니다.”_44쪽
“창의적인 사람들은 시스템을 만드는 사람들이지 시스템이 만들어낸 사람들이 아닙니다. 그 밖의 일을 하는 사람들은 최소한의 교육으로 얼마든지 길러낼 수가 있어요. 매뉴얼을 이해하고 따라할 줄만 알면 되니까요. 그들은 시스템이 유지되는 데 필요한 일을 합니다. 그런 사람들은 아주 많이 필요해요. 그러니까 체제교육은 시스템 유지를 위한 사람들을 길러내는 일을 하는 겁니다. 그래서 학교에서는 인내와 노력, 성실성 같은 것을 가르칩니다. 한마디로 말하면 복종심을 가르치는 거지요.”_45~47쪽
“고정관념과 상식적인 사고의 틀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짚고 넘어가고 싶네요. 가장 간단한 예가 교통시스템입니다. 오늘 집으로 돌아가는 길에 버스를 타고 가면서 오가는 차를 자세히 보세요. 그 수많은 차가 개인적으로 어떤 약속을 한 것도 아닌데 사고를 내지 않고 제 갈 길을 잘도 갑니다. 그건 운전자들이 익힌 교통법규 때문입니다. 매우 판에 박힌 고정관념이지만 그 덕에 교통질서가 유지되는 거지요. (중략) 사실 아무리 창의적인 사람이라고 해도 일상생활에서는 상식적일 수밖에 없어요. 그래야 하고요. 운전을 하면서 역주행을 하는 건 창의성이 아니라 자살 내지는 살인행위가 될 테니까요.”_49쪽
출판사 서평
★ 2014년 한국출판평론상 대상 수상작가의 신작
★ 박웅현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강력 추천
★ 재능과 창의성에 관한 상식을 뒤집는 완전히 새로운 관점
★ 시각디자인 분야 최고 인재들의 극찬
★ 핵심 메시지가 알기 쉽게 또렷이 드러나는 대화식 구성
기획 의도
“내게 과연 재능이 있을까?”
‘창의성’이라는 말은 이미 닳을 대로 닳아버린, 진부한 말이 되어버렸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사람들은 그 단어의 울림만으로도 격하게 매혹되었고, 삶의 어떤 거대하고 모호한 지향점을 부여받은 느낌을 받았다. 그러나 말의 운명이란 얄궂은 것이어서, 이제 누구도 창의성이란 단어만으로는 정신이 약동하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창의 인재’니 ‘창조 경제’니 하는 정치권의 슬로건과 결부되어 자칫 냉소마저 불러일으키는 상황이다. 말이 진부해지면 생각이 협소해지는 법. ‘창의성’을 둘러싼 담론은 정확히 그 슬픈 루트에 진입하고 있는 듯하다.
이 책은 점점 공허한 수사가 되어가는 ‘창의성’을 원점부터 검토한다. 학생과 선생의 대화라는 소크라테스적인 문답 형식을 통해, 상투화된 개념을 그 뿌리부터 재再사유하는 것이다. 저자는 흔히 뭉뚱그려 쓰여 혼란을 초래하는 ‘재능’과 ‘창의성’을 예리하게 구분하고, 각각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재능이란 무엇인가’ ‘창의성이란 무엇인가’. 이 과정에서 재능이 자연스레 ‘발견’되기보다는 억지로 ‘발명’되는 오늘날의 문제적 현실이 분명히 드러난다. 또한 창의성에 대한 몇 가지 전복적인 이야기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를테면 창의성은 개인적인 것이 아니라 지극히 사회적인 것이라는 점, 그리고 거대한 진부함의 토대 위에서 창의성의 꽃이 핀다는 점 등이 설득력 있게 제시된다. 이로써 저자는 이데올로기화라는 가파른 울타리에서 ‘창의성’을 끌고 나와 사유의 너른 들판으로 자유롭게 풀어놓는다. 이는 “내게 과연 재능이 있을까?” “나는 정말 잘하고 있는 걸까”라며 깊은 밤을 번민하는 수많은 (예비)창작인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영감을 줄 것이다.
재능이 ‘발견’되지 못하고 ‘발명’되는 어이없는 현실
한국 사회의 구성원들은 대개 자신에게 특출난 ‘재능’이 있기를 바란다. 이는 인간의 자연스러운 욕망이라기보다는 1990년대 이후 본격화한 ‘영재교육’의 영향이 누적된 효과로 보인다. 그런데 과연 이러한 사회적 자장 속에서 이해한 ‘재능’이란 올바른 것일까? 거기에 심각한 왜곡이나 오류는 없을까?
이 책은 “내게 과연 재능이 있을까?”라는 질문이 ‘재능’에 대한 심각한 오해에서 비롯된 것임을 강조한다. 말하자면 그것은 ‘잘못된 질문’이다. 사실 누구나 다 “태도나 말투, 기발한 정도, 생각의 속도, 표정” 등에 따라 저마다의 소질을 가지고 태어나고, 이는 모두 어떤 재능의 씨앗이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는 모두 ‘영재’인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 한국사회에서 재능은, 어디까지나 체제교육 혹은 시장적 가치라는 기준 아래에서 일방적으로 규정된다. 즉 주류적 입장이 지지하는 매우 일부의 소질만이 마치 유일한 재능의 형태인 양 오도되는 것이다.
저자는 ‘가치의 아이러니’라는 개념에 의지해 이런 상황이 초래된 현실적 기반을 탐색한다. 절대가치와 교환가치는 항상 일치하지 않는다. 이를테면 공기는 인간이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절대가치’를 지니고 있지만, 너무나 보편적으로 존재하기 때문에 ‘교환가치’는 거의 제로에 가깝다. 이런 가치의 아이러니는 ‘재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절대가치와는 무관하게 일단 교환가치만 있으면, 그 재능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환영받는다. 반대로 교환가치가 없으면 외로운 길을 각오해야 한다. 그러니까 실상 재능을 둘러싼 고민의 진상은 ‘재능 자체’라기보다는 ‘재화’라는 것이 저자의 서늘한 진단이다.
이 책은 이런 의미에서 오늘날 재능이 ‘발견’되지 않고 ‘발명’된다고 본다. 그리고 이는 개개인에게 결과적으로 불행을 가져오고, 사회적으로도 다양한 재능에 바탕을 둔 창의적인 시도를 가로막는다. 누구는 피아노에, 수학에, 어학에, 그림에 재능이 있을 수 있지만, 그와 동시에 어떤 이는 프라모델에, 밀리터리에, 엘리베이터에, 전혀 ‘쓸데없는’ 어떤 것에 몰입할 수도 있다. 저자는 이런 다양한 재능 일반을 지지하며, 저마다의 재능을 용기 있게 밀고나가라고 조언한다. 자기도 모르게 문득 몰입할 수 있는 일, 그것이 바로 ‘발견된 재능’이며 창의성의 첫 단추다.
‘진부함’이 ‘창의성’을 가능케 하리라
강창래는 상식을 뒤집어보는 사고를 즐긴다. 예컨대 2014년 한국출판평론상 대상을 수상한 《책의 정신》은 거칠게 말하자면, 포르노그래피와 《프린키피아》와 소크라테스와 공자에 대한 세간의 상식을 전복적으로 검토하는 내용이었다. 광고인 박웅현을 인터뷰한 《인문학으로 광고하다》 역시 마찬가지였다. 강창래는 ‘광고=상업성’이라는 단편적 구도에서 벗어나 광고에서 ‘인문적 가치’를 이끌어냈다.
이 책에서도 이런 장기가 발휘된다. 그는 ‘창의성’이라는 주제에 직접적으로 육박해 들어가기보다는, 그것에 대한 ‘오해’를 다룸으로써 진부한 상식의 토대를 서서히 허물어뜨린다. 이는 이미 전형화된 창의성 담론을 효과적으로 공략하며 새로운 담론의 지평을 열어젖힌다.
첫째, 창의성은 과연 개인적인 것인가? 우리는 흔히 창의성이 천재라는 개인에게서 발현되는 것이라 여긴다. 특정 분야에 재능과 직관을 가진 천재가 아직 미몽에 빠져 있는 사회를 이끌고 나가는 이미지가 전형적이다. 하지만 저자는 “뛰어난 작품은 두 번 태어난다”고 하며, 창의성을 성립시키는 ‘사회의 역할’을 강조한다. 아무리 뛰어난 작품이라도 사람들이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면 그것은 결코 창의적인 것이 될 수 없다는 얘기다. 이를테면 고흐의 〈끈이 달린 구두〉는 그 자체로는 그저 그림일 뿐이다. 하지만 고흐 당대를 지나, 현대사상가들은 물론 일반인들에게 무수한 의미와 상상을 이끌어냄으로써 그것은 비로소 창의적인 작품이 되었다. 즉 창의성은 사회적으로 “의미를 만들어내는 힘”이라고 이 책은 말한다. 이로써 저자는 창작자의 소영웅주의를 걷어내고, 사회 일반에 창의성에 대한 권리와 책임이 있음을 분명히 한다.
둘째, 창의성은 진부함의 반대인가? 추천사를 쓴 김희현 교수는 “대단히 아이러니하게도 강창래는 ‘창의성’을 다루는 이 책에서 ‘진부함’의 중요성을 역설한다”고 놀라워한다. 저자가 보기에 창의성과 진부함은 한 몸이다. 단적으로 우선 삶부터가 진부함 없이는 영위되지 않는다. “자신이 가진 물건들 가운데 ‘공장 물건’이 아닌 게 몇 개나 되나요? (중략) 우리는 그렇게 만들어진 거대한 진부함을 바탕으로 삶을 꾸려갑니다.” 저자는 그러한 진부함의 토대 위에서 인간의 삶이 가능하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고, 그것으로부터 새로움과 창의성을 추구하는 동력을 얻는지도 모른다고 이야기한다.
진부함과 창의성의 역동적인 관계는 창작의 현장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저자는 뉴턴의 유명한 말을 빌려와 “거인의 어깨 위에 서라”고 말한다. 전통적인 이론, 기술, 기법 등을 마스터한 뒤에야 진정 새로운 것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뜻이다. 그림을 잘 그리려면 선배 화가들의 그림을 수없이 모사해야 하며, 글을 잘 쓰려면 대가들의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 이런 과정을 생략한 채 자신의 ‘삘’과 ‘느낌적인 느낌’에 휘둘리다 보면, 이미 선배들이 오래전 개척한 땅에 어렵사리 도달하느라 시간과 정력을 낭비하게 될 거라는 얘기다. 인생은 짧고 예술은 길다. 그 긴 예술의 시간을 따라잡기 위한 인생의 전략은 모방밖에 없다. 진부한 것을 철저히 익힌 뒤에야 비로소 창의적인 것이 가능하다.
이 책의 미덕은 이와 같이 복잡하다면 복잡한 이야기를 알기 쉽게 풀어낸다는 점이다. 학생과 선생의 문답식 대화를 통해 구어적 명쾌함을 도모했고,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예들을 빼곡하게 채워넣었다. 이를테면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입시 전형을 실제로 진행 중인 학생의 그림 50여 컷을 싣고, 이를 창의성을 주제로 한 단상과 연결시켜 향후 작업에 현실적인 길잡이가 되도록 했다. 또한 수천 권의 미술책 컬렉터이자 미술사 강사이기도 한 저자는 창의성이라는 추상적인 주제를 그림 작품을 예시로 하여 시각적인 구체성 아래 명쾌하게 접근해나간다.
책속으로 추가
“‘남들보다 몇 배 더 많이’ 연습할 수 있는 힘이 바로 ‘남들보다 더 큰 재능’을 갖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엄청난 연습에는 엄청난 고통이 따랐을 겁니다. 그것은 발레리나 강수진의 발을 보면 잘 알 수 있죠. 엄청난 고통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 있어요. 해야 한다는 의무감이 아니라 하고 싶다는 열정이 발의 모양을 그렇게 만들었을 겁니다. 만일 행복한 열정의 결과가 아니라면 아름다운 발이 아니라 무섭고 슬픈 모습이겠지요. 재능은 그런 고통을 고통으로 받아들이지 않게 해줍니다.”_50쪽
“만일 누군가가 석상을 만들고 운반하는 일 때문에 환경이 변하는 것을 보고 비극적인 미래를 상상했다면 이스트 섬의 문명이 사라지지 않았을지도 모르죠. 그런 상상력을 가진 사람은 오랫동안 내려오던 전통에 의문을 제기하고 더 나아가 전통을 부정하게 되었을 겁니다. 보수적인 사람들은 신의 구원에 대한 믿음으로 그대로 밀어붙이려고 했을 거고요. 그 상황에서 대단히 창의적인 사람들이 이야기를 통해서(문학적인 방법으로) 보수적인 사람들을 설득하고 전통적인 종교의식을 대체할 만한 것을 제시했더라면 어느 시점에선가 나무 베기를 그만두었을지도 모르죠. 그러나 그러지 않았어요. 결국 과거에 얽매이지 않는 자유로운 상상력이 발현되지 못했고 멸망해버렸으니까요.”_64쪽
“평균적인 하루를 꼼꼼하게 기록해보세요. 자신의 삶이 얼마나 보수적인 토대 위에서 이루어지고 있는지 실감할 겁니다. 그건 아무리 창의적인 삶을 사는 사람이라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보수적인 토대가 안정감을 제공하니까요. 그걸 부정할 수는 없어요. 그런 의미에서 인간은 기본적으로 보수적인 동물입니다.”_67쪽
“우리를 곤혹스럽게 만드는 것은 미래의 무엇이 어떻게, 어느 정도로 변할지 그 누구도 정확하게 알 수 없다는 겁니다. 미래를 예측하기 어려운 것은 현대로 오면서 더 심해지고 있어요. 미래학자들 역시 섣불리 미래를 예측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잘 모르겠다’고 대답하는 학자가 대부분입니다. 여기서부터 문제가 시작됩니다. 미래를 예측할 수 없으니 합리적인 대책도 세울 수가 없는 겁니다. 그래서 인간은 늘 해오던 방식 그대로가 아닌 다양한 상상력과 창의력을 즐기게 되었을 겁니다. 어떤 종류의 창의성과 상상력이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해줄지 누구도 알 수 없는 일이니까요._68~69쪽
“말하자면 이런 겁니다. 깊은 숲속에서 천년 된 나무가 어젯밤 벼락을 맞아 쓰러졌다 해도 아무도 모른다면 없었던 일인 거죠. 화가인 고흐의 경우를 예로 들면 살아 있을 당시에는 ‘없었던’ 화가였어요. 그런데 그가 죽은 뒤 그의 작품은 새로이 태어납니다. 고흐라는 화가는 창의성이 없었는데, 그 화가가 그린 그림은 대단한 창의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받는 경우죠.”_80~81쪽
“고흐가 저 그림을 그렸던 시절에는 미술평론가들이나 그림을 즐기는 사람들이 그렇게 깊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는 맥락을 발견하지 못했던 것인지도 몰라요. 그러니 저 그림은 ‘의미를 만들어내는 힘(=창의력)’을 발휘할 수 없었던 거죠. 그런데 맥락이 달라지면서(사회가 변하면서) 저 그림은 자신의 창의력을 발휘하게 된 겁니다. 그럼으로써 뛰어난 창의성을 인정받게 된 거죠.”_90쪽
“예를 들면 어떤 주제에 어떤 구도가 가장 적절할까 그런 고민은 아주 짧게 잡아도 500년 이상 해온 것들입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찾아낸 아름다운 구도들이 많아요. 이미 찾아낸 아름다운 구도들이 어떤 것인지를 알아야 내가 생각해낸 구도가 새로운 것인지 진부한 것인지 알 수 있지 않겠어요? 그러니 거인의 어깨 위에 서서 보았기 때문에 멀리까지 볼 수 있었다는 말은 물리학이나 과학에만 적용되는 말이 아니에요. 어느 분야나 다 마찬가지입니다. 창의성을 가지고 싶다면 그래야 하죠.”_105쪽
“자신이 가진 물건들 가운데 ‘공장 물건’이 아닌 게 몇 개나 되나요? 공장 물건은 대량생산을 전제로 만들어지는 것이잖아요. 그러니 대개의 상품은 보수적인 관점에서 만들어지고, 우리는 그렇게 만들어진 거대한 진부함을 바탕으로 삶을 꾸려갑니다. 어쩌면 그 거대한 진부함이 우리를 새롭고 창의적인 어떤 것에 끊임없이 관심을 가지도록 부추기는 것인지도 모르지요. 우리는 안정감을 추구하면서도 ‘살아 있다는 느낌’을 주는 모험에 빠져들곤 하잖아요. 여행을 즐기는 것도 그런 이유일 테고요.”_110~112쪽
“사실 사람이 알 수 있는 것은 반도 안 된다고 봐야 해요. 타고나는 것이 40%라고는 하지만 타고나는 것이 무엇인지도 정확하게 알 수 없거든요. 그렇게 보면 평균적인 패턴이 어떤지에 대해서는 대충 짐작할 수 있지만 개인의 성격이나 생김새가 왜 그렇게 달라지는지는 도무지 알 수 없다는 뜻이 되는 거죠. 알 수 없는 수많은 요인이 뒤섞여서 개성이 탄생하는 겁니다. 완전히 타고나는 것도 아니고 길러지는 것만도 아니라는 거죠.”_129쪽
“현대 한국과 같은 사회라면 지적인 호기심이나 재능을 개발하지 못할 이유는 없어요. 지독하게 가난하지만 않다면 가능하죠. 학습의 내용과 방법이 거의 완전히 공개되어 있으니까요. 이런 상황에서는 기질이 중요한 역할을 할 겁니다. 획일적이고 경직된 사회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려면 상당한 위험을 감수해야 할 테니까요. 모험을 감수하는 사람만이 자신의 길을 갈 수 있는 거죠.”_132쪽
“말콤 글래드웰이라는 사람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어요. 무슨 일이든 1만 시간만 열심히 해라. 그러면 성공할 것이다. 1만 시간이면 몇 년쯤 되나요? 하루 8시간을 기준으로 하면 3년 반 정도 걸립니다. 쉬어가면서 하면 4년이나 5년이 걸리겠지요. 한국사회가 구조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지만 마음먹고 하면 못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문제는 결과가 어떻든 그런 모험을 감수할 만큼 절실한 마음이 있느냐는 겁니다. 어쩌면 그런 모험심이 창의적인 사람에게 가장 필요한 자질인지도 모르지요.”_132쪽
“미친 사람은(정신분열증을 겪는 사람은) 지역이나 인종과 상관없이 100명당 한 명 꼴로 나타난다고 해요. 생각보다 무척이나 많죠? 이 특이한 증상은 오래전 현생인류가 생겨났을 때부터 있었다고 해요. 그리고 그대로 유지되어왔어요. 참 신기한 일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정신분열증을 가진 사람이라면 자손을 남길 확률이 매우 낮았을 텐데 말입니다. 그렇다면 이 정신분열증은 인류의 생존에 필요한 요소라고 봐야 하는지도 모르지요. 그런 궁금증을 풀기 위한 연구 가운데 재미있는 내용이 있어요. 정신분열증은 인간에게 유익한 돌연변이가 한 사람에게 지나치게 집중되어 감당할 수 없을 때 생겨난다는 거예요. 좋은 유전자의 과잉이라는 겁니다. 그러니까 지나치게 집중되어 정신이 폭발해버린 사람은 실패한 천재라고 볼 수 있는 거죠.”_140쪽
“상식은 개인의 의견이 반영되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 거꾸로 개인의 의견을 규정하는 것입니다. 사람들의 의견이 모여서 상식이 되었다고 생각하면 큰 오해입니다. 상식은 지배층이 통치의 편의를 위해서 만들어서 배포했던 것입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전통이라는 것도 역시 만들어진 것이니 오죽하겠어요? 그것 역시 표준화와 획일화를 위한 소통의 일환이었지요. 상식이라는 말부터가 그 쓰임새를 위해 만들어졌습니다.”_148쪽
“동의할 수 없어도 따라야 하는 게 상식입니다. 상식은 특별한 개인에게 엄청난 억압이 될 수 있어요. 그러니 개인 의견은 무시되고 상식만 판을 치는 사회가 바로 전체주의 사회라는 겁니다.”_151쪽
“정상인 사람들도 늘 진실만 보고 진실만 말하는 게 아닙니다. 자기가 보고 싶은 것만 볼 뿐 아니라, 필요하면 심각한 거짓말도 합니다. 필요에 따라 거짓말도 할 줄 알아야 정상인 거지요. 그렇다고 정신병자가 되는 건 아닙니다. 이 경우의 정상이란 진실을 말하느냐, 거짓을 말하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소통의 네트워크에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상태라는 겁니다. 말하자면 사람들 속에서 적당히 섞여서 살아갈 수 있어야 정상이라는 이야기입니다.”_163쪽
“비판적인 사고방식이 곧 창의적인 사고방식입니다. 사람들은 비판적이라고 하면 부정적으로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잘 생각해보세요. 재미있고 그럴 듯해서 새길 만한 생각이나 작품은 모두 비판적인 겁니다. 비판이란 부정을 위한 것이 아니라 좀더 잘 긍정하기 위한 겁니다. 좀 재미없는 어투를 빌려 말하자면 발전적인 긍정 방식이라고 할 수 있어요.”_193쪽
“낙서하기는 그것과 비슷한 거예요. 그동안 배우고 익힌 것, 신념들까지도 깡그리 무시하고 글을 써보라는 겁니다. 해도 되는 말과 하면 안 되는 말, 논리/비논리를 따지지 말고 머리에서 떠오르는 대로, 말하자면 정말 내 생각이 떠오르는 대로 글을 써보라는 겁니다. 누구도 볼 수 없도록 비밀노트를 마련해서 날마다 두세 페이지 정도를 쓰는 겁니다.”_196쪽
“독후감이 부담스러운 이유는 감동이 없는 책을 억지로 읽으라고 하고, 거기에 덧붙여 억지로 감동하고 칭찬하는 독후감을 쓰라고 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매우 아름다운 경치를 혼자 보게 되었다고 해봅시다. 그 경치를 음미하며 감탄한 다음에 무얼 합니까? 요즘은 대개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을 찍고, 그것을 누구에겐가 보여주면서 자기의 느낌을 말하잖아요? 그런 것이 바로 독후감입니다.”_212쪽
“자신의 선택이 아니라 주어진 것일 때 그것을 좋아하기는 쉽지 않아요. 더욱이 자발적으로 그 텍스트에 빠져들어야 즐거움을 느낄 수 있으니까요. 그래서 권장도서목록과 같은 것은 독서를 괴로운 경험으로 만들 가능성이 큽니다. 아무리 좋은 경치라고 해도 끌려가서 감동하기는 어렵듯이 아무리 좋은 책이라고 해도 억지로 읽고 감동하기는 어려울 테니까요. 책을 읽고 느낀 감동을 표현한 글을 썼다면 주변 사람들과 공유하고 싶을 겁니다. 아주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때와 마찬가지입니다.”_216쪽
기본정보
ISBN | 9791185430829 |
---|---|
발행(출시)일자 | 2015년 11월 09일 |
쪽수 | 248쪽 |
크기 |
140 * 180
mm
/ 348 g
|
총권수 | 1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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