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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구들

여성은 왜 원하는가
캐럴라인 냅 저자(글) · 정지인 번역
북하우스 · 2021년 05월 17일
9.5
10점 중 9.5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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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이 책이 속한 분야

수상내역/미디어추천

정희진 “대면하지 않을 수 없고,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책.”
김금희 “자기혐오와 자아의 폭정 속에 허우적거리는 우리 자매들을 힘껏 건져올리는 책.”
은유 “지루할 틈이 없다. 몸이 깎이는 고통에서 온 통찰, 속도와 밀도를 갖춘 문장이 촘촘하다.”
이제니 “오래도록 숨겨두었던 영혼의 울음을 토해낸, 순간순간 뼈아프고 귀하고 유효한 책.”

여성학자 정희진, 소설가 김금희, 에세이스트 은유, 시인 이제니 강력 추천. 욕구에 대한 사유를 확장시킨 기념비적인 책. ?명랑한 은둔자? ?드링킹, 그 치명적 유혹? ?남자보다 개가 더 좋아? 등의 저자이자 우리 시대 여성의 내면을 치열하고도 아름답게 묘사한 작가 캐럴라인 냅의 생애 마지막 에세이 ?욕구들: 여성은 왜 원하는가?가 영어권 지역에서 첫 출간된 지 20여 년 만에 한국어로 새롭게 번역 출간되었다.
이 책에서 저자는 거식증으로 고통받았던 시절을 회고하면서, ‘식욕’ ‘성욕’ ‘애착’ ‘인정욕’ ‘만족감’ 등 여성의 다양한 욕구와 사회 문화적 압박에 대해 정교하고 유려하게 써나간다. 이 책은 2003년 출간 당시 〈퍼블리셔스 위클리〉 〈커커스 리뷰〉 〈라이브러리 저널〉 〈뉴욕 타임스〉 등 수많은 언론의 찬사와 독자들의 사랑을 받으며 베스트셀러에 올랐고, 보다 깊이 있는 거식증 논의의 물꼬를 텄다. 2011년에는 퓰리처상 수상 작가이자 캐럴라인 냅의 오랜 친구였던 게일 콜드웰의 서문을 수록한 개정판이 출간되면서 다시 한번 화제를 불러일으켰으며, 시간이 지날수록 더 빛을 발하는 텍스트로 자리매김했다.

작가정보

저자(글) 캐럴라인 냅

Caroline Knapp (1959~2002)
우리 시대 여성의 내면을 치열하고도 아름답게 묘사한 에세이스트이자 저널리스트. 1959년 저명한 정신분석가 아버지와 화가이자 주부였던 어머니 사이에서 쌍둥이로 태어났다. 브라운대학을 졸업한 뒤 〈보스턴 비즈니스 저널〉 〈보스턴 피닉스〉 〈살롱〉 등에서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다. 그는 어린 시절부터 자신을 흔들었던 욕구, 의존, 강박 등을 정직하게 드러낸 글쓰기로 많은 독자들과 평단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2002년 4월, 마흔둘이라는 이른 나이에 폐암을 진단받은 뒤 오랜 연인이었던 사진작가 마크 모렐리와 결혼했으며 그해 6월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20년 가까이 시달린 알코올의존증을 고백한 『드링킹, 그 치명적 유혹』, 반려견에 대한 깊은 애착에 대해 성찰한 『남자보다 개가 더 좋아』, 생전 칼럼을 묶은 유고 에세이 『명랑한 은둔자』 등의 책을 남겼다. 『욕구들』은 저자가 거식증으로 고통받았던 시절을 회고하면서 식욕, 성욕, 애착, 인정욕, 만족감 등 여성의 다양한 욕구와 사회 문화적 압박에 대해 유려하게 써나간 생애 마지막 책으로, 암 진단을 받기 2개월 전에 탈고했으며 그가 죽은 다음 해에 출판되었다. 이 책에는 그가 써온 글 가운데서도 특별히 밀도 높은 성찰의 시선1이 담겨 있어, 독자들에게 더없이 깊은 인상을 남겼다.

번역 정지인

전문 번역가. 『불행은 어떻게 질병으로 이어지는가』 『여성의 우정에 관하여』 『우울할 땐 뇌과학』 『내 아들은 조현병입니다』 『공부의 고전』 『혐오사회』 『무신론자의 시대』 『트라우마는 어떻게 유전되는가』 등 여러 권의 책을 번역했다. 어려서부터 유일한 ‘장래 희망’이 번역하는 사람이었고, 그 생각대로 번역만 하며 살고 있다. 부산대학교 독어독문학과에서 공부했다.

목차

  • 서문
    프롤로그 르누아르가 그린 욕구
    서론 ‘하지 마’ 세계에서의 욕구
    1장 케이크 더하기, 자존감 빼기-불안, 그리고 욕망의 수학
    2장 어머니와의 관계-허기, 그리고 자유의 대가
    3장 내 배가 싫어, 내 허벅지가 싫어-육체 혐오, 그리고 억제에 대한 학습된 포용
    4장 브라 태우기에서 폭풍 쇼핑으로-욕구와 시대정신
    5장 목소리가 된 몸-슬픔의 감춰진 무언극
    6장 희망을 향해 헤엄치기-신념, 행위 주체성, 그리고 만족을 향한 손 내밈
    에필로그
    미주
    참고 문헌
    옮긴이의 말

추천사

  • 세상사를 자기 뜻대로 움직이는 ‘글로벌 기업의 남성 CEO’에겐, 욕구나 욕구불만이라는 단어를 사용하지 않는다. 그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규명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욕구는 타자성과 관련된 언설이다. 그래서 어떤 집단에게 욕구는 계속 규명되어야 할 그 무엇이다. 왜 ‘현대 여성’의 일상은 자신이 원하는 것, 욕구, 자아 사이에서 협상을 거듭하면서 소진되는가. 왜 여성이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은 자기 몸 밖에 없을까. 식사장애는 제2의 성, 여성에게 당대 최전선의 이슈다. 〈욕구들〉은 여성의 주체적 종속에 대한 저자 자신의 혼란과 분노를 넘어선, 고단한 성찰의 기록이다. 대면하지 않을 수 없고, 사랑하지 않을 수 없는 책이다. 신자유주의 시대, 여성들의 상황은 더욱 다양해졌다. 전 세계 10억이 넘는 기아와 난민 여성, 미국 사회의 비만과 거식증, 우리의 ‘탈코르셋 운동의 연령과 계급성’을 함께 논의할 수 있는 지적인 텍스트가 당도했다.

  • 책장을 덮으면서 나는 언젠가 내가 쓰고자 했던 정확히 그런 글을 읽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여성의 욕망이 자본의 지배를 받는다는 그런 ‘멀찍이서’ 내리는 분석 말고 여성의 희생을 대가로 한 누군가들에 대한 감정적 적대 말고 무엇이든 원할 수 있는 ‘뷔페’로 나아갔지만 결국 접시에 아무 욕구도 채울 수 없어 불안으로 진동하는 우리의 내면에 대해. 여성의 자아에 ‘기입’된 그 숱한 ‘허기’의 명령들, 캐럴라인 냅은 내면을 파괴해 들어가는 그 불길한 주문의 목소리에 대해 놀라울 정도로 면밀하고 진실되게 기록해낸다. 수면 위로 미끄러져가는 능숙한 조정 선수처럼, 자신과 세상에 대한 투명한 성찰과 더 정확히는 선한 투지로, 자기혐오와 자아의 폭정 속에 허우적거리는 우리 자매들을 힘껏 건져내는 것이다.

  • 여성이 글을 쓰려면 자기만의 방과 연간 500파운드의 돈이 있어야 한다는 백 년 전 버지니아 울프의 말에 전제가 필요한 시대가 됐다. 그 방에 거울과 저울이 없어야 한다고. 이 책은 살려면 먹어야 하는데 먹기를 거부함으로써 ‘사회적 생존’을 도모했던 한 여성의 서사가 담겼다.
    긴 책이 지루할 틈이 없다. 실제로 몸이 깎이는 고통에서 온 통찰, 속도와 밀도를 갖춘 문장과 표현이 촘촘하다. 만약 당신이 죽음을 앞두고 “내가 좀 더 많은 시간을 다이어트하는 데 보냈더라면” 후회하진 않을 거라면, “몸과 더 느긋한 관계”를 맺고 싶다면 지금 읽어야 할 책이다. 식욕을 통제하며 욕구를 단속하는 자기 학대에서 자기 돌봄으로 나아가는 법을 캐럴라인 냅은 ‘자기만의 방’에서 길어올렸다.

  • 캐럴라인 냅은 자신의 거식증 경험을 바탕으로 여성으로 하여금 심리적 신체적 허기를 불러일으키는 그 모든 복합적인 이유들을 끈질기게 밝혀낸다. 불안과 공포에 취약한 개인적 기질은 물론,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오는 죄책감, 헛된 신체 이미지를 갖게 하는 사회 문화적 추동에 대해, 그리고 그 모든 이유를 넘어 인간이기에 느낄 수밖에 없는 존재론적인 슬픔에 대해서도. 거식증, 쇼핑 중독, 알코올의존, 관계 집착 등등 캐럴라인 냅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는 내면적 허기의 근원을 밝혀내는 과정을 통해, 제대로 언어화할 수 없었던 슬픔과 죄책감과 인간 그 자체에 대한 연민 앞에서 오래도록 숨겨두었던 영혼의 울음을 토해낸다. 깊숙이 숨겨두었던 슬픔과 분노의 바닥을 알아차리게 될 때, 자신의 몸과 마음에 대해 끝없는 결핍과 불만을 품게 했던 사회 문화적 맥락을 비판적으로 받아들이게 될 때, 여성의 욕망을 여성 그 자신의 관점과 용어로 정의할 수 있는 새로운 언어를 고안해낼 때, 진정한 자기 자신으로 충만히 존재할 수 있다는 것. 욕구에 관해 균형 잡힌 태도를 갖게 되기까지의 캐럴라인 냅의 이 지난한 과정은 그리하여 주체성을 가진 오늘의 존재로 걸어나갈 때 순간순간 뼈아프고 귀하고 유효하다.

  • 캐럴라인 냅이 몇 년에 걸쳐 쓴 『욕구들』은 한층 더 깊이 들어가 욕구에 얽힌 모든 문제와 원인을 철저하게 규명한다. 시선은 더 깊어지고 시각은 더 넓어졌다. 그 시선 아래서 거식증을 비롯해 폭식증, 쇼핑 중독, 자학과 자해, 자기 파괴적 연애, 도벽 등 욕구와 얽힌 온갖 문제들은 한 개인만의 괴로움이 아니라 이 사회에서 여자로 살아가는 모든 이가 피할 수 없는 괴로움을 표출하는 저마다의 방식으로, 이 사회와 세상은 그 괴로움의 근원으로 드러난다. 여자의 욕구와 페미니즘의 관계, 그리고 여자와 사회가, 사람이 세상과 만나는 곳에서 생겨나는 불안, 두려움, 죄책감, 수치심, 슬픔 같은 깊고 넓은 ‘감정의 바다’에 관해 캐럴라인 냅만큼 잘 설명해줄 사람은 없을 것 같다.

  • 내 친구 캐럴라인 냅은 용감하고 웃기고 심리적으로 예리하고 표현력이 좋으며 다른 사람들이라면 두려워하며 달아났을 법한 감정적 솔직함의 길로 기꺼이 들어서는 사람이었다. 캐럴라인은 이 책 속에 많은 희망을 남겨놓았다. 나는 캐럴라인이 가장 남기고 싶었던 유산이 바로 그 희망일 거라고, 그보다 더 남기고 싶었던 유산은 없었을 거라고 생각한다.

  • 세상에 대한 통찰은 더 진지해졌고, 인간에 대한 사랑은 더 깊어졌으며, 논평의 예리함은 이전의 자신의 뛰어넘었다. 냅은 개인적인 경험으로 모두가 공감할 유산을 남긴 뛰어난 분석가였다.
    〈북리스트

  • 여성이라는 존재, 여성을 둘러싼 세계에 대해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느끼고 치밀하게 분석한 책.

  • 식사장애를 겪는 여성들과 심도 높게 나눈 실제 인터뷰, 페미니즘 고전들에서 예리하게 길어 올린 성찰이 단단하고 빼어나다. 캐럴라인 냅은 ‘영혼의 상태를 고민하는 것보다 몸에 대해 걱정하는 일이 더 쉽다’고 고백했지만, 나는 진심으로 모든 여성이 둘 모두를 살찌울 수 있기를 소망한다.

  • 캐럴라인 냅의 독자라면 절대 놓쳐서는 안 될 유려하고 어엿한 목소리.

  • 더없이 명료하고 유려한 에세이. 사랑, 인정, 성취 등 여성의 욕구를 둘러싼 다양한 영향을 뿌리부터 탐구해낸 걸작.

  • 식욕은 우리의 삶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주제다. 냅은 음식, 신체 이미지, 여성 정체성 등 에 대한 30년간의 사유를 종합해 이 문제를 파고든다. 이 책은 여성과 사회의 역학 관계를 다룬 귀중한 유산이 될 것이다.

  • “여성이 영혼을 탈주시키고 몸을 해체하는 이유를 알고 싶다면 반드시 이 책을 읽어야 한다. 냅의 글을 읽을 수 있어서 말할 수 없이 행복했다. 그의 이른 죽음이 더 슬프게 다가오는 이유다.”

  • 캐럴라인 냅은 너무나도 어려운 주제로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고 우아한 글을 완성해냈다. 그의 정직함과 용감함, 재능이 넘치는 글은 우리에게 남은 고귀한 유산이다.

  • 회고록과 사회학, 개인과 정치를 결합한 이전 냅의 저작들도 물론 성공적이었지만, 『욕구들 』은 캐럴라인 냅의 독특한 글쓰기 방식을 놀랍고도 새로운 차원으로 끌어올렸다.

책 속으로

옛날 옛적, 지구와 목성이 다른 만큼이나 르누아르의 세계와는 다른 세계에 살던 시절 내 몸무게는 37킬로그램이었다. 스물한 살이었고 키는 162센티미터였으며 허벅지가 무릎보다 가늘었다. 표준 체중이 54킬로그램 정도이니 17킬로그램을, 그러니까 몸의 3분의 1가량을 깎아낸 그 일은 헤라클레스의 과업에 비견할 어마어마한 노력이자 삶을 뒤바꿀 정도의 노력이었고, 엄밀히 생각해보면 여자들만 하는 노력이었다. (15쪽)

3년 동안 나는 매일 같은 것을 먹었다. 아침은 아무것도 바르지 않은 참깨 베이글 하나, 점심은 다농에서 나온 커피향 요거트 한 개, 저녁은 사과 한 알과 작은 치즈 큐브 하나였다. 그리고 나는 달렸다. 작대기 같은 몸으로 얼굴을 잔뜩 찡그린 채 몇 킬로미터씩. 늘, 심지어 여름에도 추위를 탔고 지독히 암울했으며 이 모든 일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굶기 강박은 어디서 생겨나 이리도 나를 몰아대는지, 그 강박이 나에 관해 혹은 여자들 전반에 관해, 혹은 인간의 갈망이라는 더 큰 문제에 관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전혀 알지 못했다. 나는 그저 그렇게 행동하고 반응했다. (16쪽)

식욕은 내 모든 부수적 괴로움을 끌어다 걸어두는 걸이이며 (나 자신과 수많은 여자들의) 내면에 흐르는 모든 강이 생겨난 바다다. 물론 식욕/욕구appetite란 단어는 우선 먹는 일에 관한 것이다. 다만 먹는 일과 관련된 이 부분은 수많은 여자들의 삶을 결정하고, 나 역시 너무나 잘 아는 부분이지만, 이 단어는 갈망과 동경과 필요로 이루어진 훨씬 폭넓은 범위도 아우른다. 욕구는 세계에 참여하고자 하는, 삶에서 풍요의 감각과 가능성을 느끼고자 하는, 쾌락을 경험하고자 하는 더욱 깊은 수위의 소망에 관한 것이다. (18쪽)

이제 나는 먹는다. 이 말 자체는 승리의 진술이지만, 음식과의 더 평화로운 관계-이는 당연히 내 몸과 나 자신, 나를 괴롭히는 것들과의 더 평화로운 관계를 의미한다-를 향해 나아가는 길은 빙빙 둘러가는 기나긴 길이었고 (그렇지 않으면 좋았겠지만) 동행자들로 가득한 길이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나를 굶기로 내몰았던 것과 정확히 똑같은 두려움과 감정, 압박에 시달려보지 않은 여자가 있을까. (31쪽)

식사장애에 관한 책들이 꽂힌 자기계발서 서가는 연애 관계 문제를 다룬 책들과 따로 떨어져 있고, 강박적 쇼핑에 관한 책들은 여성의 섹슈얼리티를 다룬 책들과 따로 있으며, 문화와 미디어를 다룬 책들은 여성의 심리를 다룬 책들과 떨어져 있다. 당신에게 해당하는 것을, 당신을 괴롭히는 악마를 꼽아보라. 한 진영에는 너무 많이 사랑하는 여자들이 있고 또 다른 진영에는 너무 많이 먹는 여자들이 있으며 또 다른 곳에는 너무 많이 쇼핑하는 여자들이 있다. 사실 세 진영은 서로 그리 다른 곳들이 아니다. 욕구의 문제라는 가닥이 모든 진영을 하나로 묶는다. (34~35쪽)

우리는 다른 어느 시대, 다른 어느 집단의 여성들보다 자유재량으로 쓸 수 있는 기회와 자유를 더 많이 누렸고, 무엇이든 할 수 있고 무엇이든 될 수 있으며 우리가 적합하다고 여기는 방식으로 우리의 삶을 결정할 수 있었다. 그런데도 나는 스물한 살의 나이에 해골 같은 형상으로 깎여나간 나 자신의 모습을 목도했다. 그때 나의 존재 전체는 욕구의 부인을 지향하고 있었다. 그리고 마흔두 살인 지금도 여전히 욕망의 주변부에서 머뭇대고 있는 나를 느낀다. 종종 나와는 어마어마하게 떨어져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그 문들의 틈새를 엿보면서, 그 안으로 호기롭게 들어가도 괜찮을지 어떨지 나는 아직도 완전히 확신하지 못하고 있다. (47쪽)

세상은 남성의 욕구에 봉사하는 방향으로 움직인다. 나의 성장기에도 그랬고 지금도 여전히 그렇다. (…) 어머니들은 먹이고 아버지들은 독단적 자기주장과 노골적 경쟁심의 모범을 보이며 교사들은 거침없는 허세를 북돋운다. 집에서나 직장에서나 남자들에게는 대개 조력자들이 있고 이들은 주로 여자들로 청소와 요리와 쇼핑과 타이핑과 파일 정리와 잔심부름을 해준다. 그리고 눈 돌리는 데마다 보이는 옥외 광고판과 잡지 표지와 광고에서 남자들은 제공의 이미지들, 즉 언제든 가질 수 있다고 말하는 가슴과 벌어진 입술과 뜨거운 눈빛의 이미지들에 둘러싸여 있다. 여자들의 삶에도 기회가 엄청나게 늘어났다고는 하나 여성의 욕구에 대해서는 그와 같은 노력이 존재하지 않으며, 저런 이미지들에 비할 수 있는 봉사와 제공의 이미지도 존재하지 않고, 다수의 타인들이 우리의 필요를 충족하거나 우리의 갈망을 만족시키기 위해 성심성의를 다해줄 거라는 기본적인 기대도 존재하지 않는다. (81~82쪽)

선택할 자유는 바꿔 말하면 실수할 자유, 더듬거리다 실패할 자유, 자신의 결점과 한계와 두려움과 비밀과 정면으로 대면할 자유, 자아의 파괴가 필연적으로 동반하는 끔찍한 불확실성을 견디며 살아갈 자유다. / 나는 이것이 해소되지 않은 욕구 뒤에서 끊임없이 뛰고 있는 동요의 맥박이라고 생각한다. (95~96쪽)

나는 3년 반 동안 거의 예외 없이 매일 밤 내 방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아무도 모르게, 공들이고 신중을 기해, 사과 한 알과 가로 세로 높이가 각각 손가락 한마디만 한 체다치즈를 작은 조각으로 썰었다. 열여섯 개의 사과 조각은 하나하나가 투명할 정도로 얇아서 전등을 향해 들어보면 빛이 통과하는 게 보일 정도였다. 그런 다음 나는 작은 사기 접시에 사과 조각을 줄지어 늘어놓고 그 위에 아주 작은 사각형의 치즈 조각을 하나씩 얹었다. 그러고는 그걸 하나씩 먹었다. (…) 나는 사과와 치즈 큐브 외에 그 무엇도 갈망하지 않았고, 다른 모든 욕망을 끊어냈고, 그와 함께 다른 모든 불안도 끊어냈다. (100~101쪽)

강박관념은-가벼운 강박관념조차, 한 여자의 생각에 계속해서 끼어드는 흔하고 세속적이고 일상적인 강박관념(이 청바지를 입으면 엉덩이가 너무 커 보이지 않을까? 헬스장에 가야 할까?)조차-범상치 않은 왜곡의 힘을 지니고 있다. 강박관념은 욕망의 진행을 멈추고, 그것을 땅 밑으로 몰아넣고, 그 욕망의 형태를 뒤틀고 위장한 다음 완전히 다른 형태의 욕망으로, 너무나 진짜처럼 느껴진다는 점에서 몹시 음흉한 형태의 욕망으로, 만들어 다시 세상으로 내보낸다. (102쪽)

“성년이 되고 세상으로 들어서면서 갑자기 딸은 어머니의 부러움과 질시를 불러일으킬 위험에 처하는데, 그보다 더 나쁘고 더 고통스럽고 생각하기도 심란한 점은 이제 딸이 자기 어머니에게 어머니 자신의 실패와 결핍을 상기시키는 위치에 자리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처닌은 이 딜레마가 식사장애에서 핵심적이며, 여자가 자신의 몸에 가하는 그 공격은 “어머니에 맞선 쓰디쓴 전쟁”을 은폐한다고 본다. “그것은 우리가 느끼는 죄책감이자 표현할 수 없는 감춰진 분노다.” (151쪽)

몸에 관한 한 뭔가 초조한 웃음이 따르는 창피함의 분위기가, 또한 몸의 예측 불가능성에 관한 걱정, 그러니까 흘러나오고 냄새를 풍기고 부끄러움을 초래할 수 있는 몸의 힘에 관한 낮게 깔린 걱정이 마치 증기처럼 늘 공기 중에 퍼져 있는 것 같았다. 나는 학교에서 무엇이든 지나친-너무 시끄러운, 너무 머리 좋은, 가슴이 너무 큰, 가슴이 너무 작은, 너무 섹슈얼한, 너무 헤픈-존재로 보이는 일에 대한 공포도 잘 기억하고 있다. 이러한 규정들 밑에는 명시적으로 이야기되지는 않았지만 누구나 분명히 이해하고 있던 하나의 전제, 즉 잘 따라서 운항해야 할 선들이 있고, 실시해야 할 통제가 있으며, 폭로되어서는 안 될 과도함들이 존재한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204~205쪽)

저널리스트로 활동하는 동안 나는 특히 여성 문제에 끌렸다. 차별과 낙태, 여성이 당하는 폭력에 관한 글을 썼다. 여성의 건강, 언론에 나타나는 성차별, 문화적 이미지에 관해서도 썼다. 심지어 나는 식사장애가 있는 (다른) 여자들에 관한 글도 썼다. 그런데 사적인 영역에서는 조용히 굶으며 나를 반쯤 죽음으로 몰고 갔다. 바로 이런 것이다. 지적인 신념은 있지만 그에 상응하는 정서적 뿌리는 없다는 것. 페미니즘의 힘을 머리로는 이해하지만 어떤 식으로든 몸으로는 알지 못한다는 것. (243~244쪽)

“쇼핑은 20킬로그램 분량의 미친 마음을 쏟아부을 수 있는 2킬로그램짜리 가방이야.” 어느 친구의 말이다. (…) 쇼핑은 언제든 할 수 있고, 거기 그냥 존재하며, 자기 삶의 나머지 부분들에서는 대체로 자신에게 허용하지 않는 여러 혼란스러운 갈망들을 배출해주는 수단임을. 너무 많이 먹는 것은 금기다. 섹스는 성가시다. 몸이 육체적 충동과 심리적 갈망을 이상하게 짝짓는 것은 수수께끼처럼 알 수 없고 무서운 일이다. 하지만 상점에 들어가보라. 갑자기 금지되거나 손에 넣을 수 없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지고, 손에 잡을 수 없던 무형의 것이 명료하고 생생하며 소유할 수 있는 것이 된다. (278~279쪽)

아주 진지한 그 젊은 엄마는 아주 단순하고도 명료하게, “나는 내가 말을 하지 않는다면 먹을 거라는 걸 알아요”라고 말했다. 그것은 꼭 집어 자기 인생에 대해 한 말이었고, 자신이 과하게 먹는 것은 자기 인생을 함께하는 사람들에게 자신이 필요로 하는 것을 말할 수 없을 때 느끼는 분노와 실망을 꾹꾹 밀어내리기 위한 것임을 스스로 이해하고 있다는 말이었다. (중략) 고통은 고립 속에서 창궐하고 은밀함 속에서 번성한다. 단어들은 고통의 숙적이며, 괴로움에 이름을 붙이는 것이 그 괴로움을 진정시키는 첫걸음이고, 여자가 힘겹게 발을 옮기며 헤쳐나가는 진흙 수렁-자기혐오와 죄책감의 몸부림, 공허함과 욕구의 메아리-에 관해 말하는 것은 그 수렁을 빠져나가기 위한 선결 조건이다. (303~304쪽)

슬픔은 통찰에 완강히 저항한다. 나는 불안과 죄책

출판사 서평

우리 시대 여성의 내면을 다정하게 비추었던 작가 캐럴라인 냅의 유고 에세이
거울과 저울이 없는 ‘자기만의 방’에서 몸으로 써나간 가장 치열한 글

지적이고 우아하면서도 유머러스하고 흡입력 강한 글, 중독과 회복에 대한 솔직하고 담담한 고백으로 독자들을 사로잡았던 캐럴라인 냅. 그는 1994년 『앨리스 K의 인생 안내서』를 발표한 이후 2002년 마흔두 살이라는 이른 나이에 세상을 떠날 때까지 8년 남짓한 시간 동안 세 편의 책을 발표했다. 『욕구들: 여성은 왜 원하는가』는 암 선고를 받기 2개월 전에 탈고한 유고작이자, 에세이라는 장르가 어디까지 나아갈 수 있는지 보여준 역작이다.
냅이 평생에 걸쳐 몰두했던 주제는 고립, 애착, 그리고 무엇보다 중독 문제였다. 불안과 소란한 마음과 슬픔을 씻어내기 위해, 자기 질책과 자기 파괴를 멈추기 위해 그는 10대 시절부터 술을 마셨다. 그러나 술로도 없앨 수 없었던 두려움과 그 두려움에 대한 수치심, 나의 몸, 허기 자체를 해결하고 싶은 갈망으로 또 다른 길을 찾아낸다. 그것은 하루에 사과 한 알과 조그만 치즈 한 조각만 먹으면서 버티는 일, 굶기였다. 자신의 앞에 가능성의 문이 활짝 열려 있는 것처럼 보였던 20대 초반, 그러나 포만과 충족과 쾌락에 대한 믿음이 없었던 젊은 여자. 그는 일이나 진로나 사랑 같은 거대하고 모호하고 압도적인 대상 대신 작고 구체적이며 홀로 처리할 수 있는 대상, 즉 음식으로 모든 주의를 돌려 자신을 통제하고자 했다.

굶고 사들이고 훔치는 여자들, 자신을 해치는 사랑에 빠진 여자들
거식증의 한때를 회상하며 깨달은 것. 그 모든 욕구는 연결되어 있다
우리 시대 여성들의 세계를 경유해 ‘나’와 ‘우리’를 해명한 책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식욕/욕구(appetite)’는 흔히 먹는 일 또는 음식과 관련해서 사용된다. 냅도 다른 어떤 욕구보다 허기에 자신의 영혼을 걸었다. 하지만 이 단어는 갈망과 동경과 필요로 이루어진 훨씬 폭넓은 범위까지 아우른다. 사전적 의미에서도 ‘자연스러운 욕망’ ‘만족 또는 충족하고자 하는 선천적이거나 습관적인 욕망 내지 성향’ ‘욕망의 대상’을 모두 가리킨다. 말하자면 욕구란 세계에 참여하고자 하는, 삶에서 풍요의 감각과 가능성을 느끼고자 하는, 쾌락을 경험하고자 하는 더욱 깊은 수위의 소망에 관한 것이다.
욕구는 하나의 순환 속에 존재하는바, 냅의 말마따나 “음식은 사랑이고, 사랑은 섹스이며, 섹스는 연결이고, 연결은 음식이다.” 그러나 많은 여성에게는 이 욕구를 상상하고 충족하는 일이 유난히 뜨겁고 고통스러운 방식으로 펼쳐진다. 많은 이들이 갈망은 그 자체로 어쩐지 부당하거나 잘못된 것 같다고, 원하는 대로 마음껏 누릴 권리는 대가를 지불해야 얻는 것이라고, 욕구를 채우려면 희생을 치러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식욕과 음식뿐 아니라 사랑과 섹스에 대해서도, 물건과 소유에 대해서도, 사회적 성공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냅의 분석에 따르자면, 이러한 죄책감과 두려움은 여성들이 자라는 내내 주입받은 고정관념, 즉 여성의 갈망은 억제해야 하고 사회적으로 용인된 방식으로만 갈망을 충족시켜야 한다는 명령 때문이다. 더 중요한 문제는 이러한 개인과 사회의 역학 관계에서 비롯된 문제가 파편적으로 해체되어 분석되고 있다는 것이다. 거식증으로 고통받는 여자들, 물건을 훔치는 여자들, 자신을 해치는 여자들, 자신의 영혼을 파괴하는 사랑에 빠지는 여자들… 이 모두가 전혀 다른 현상인 것처럼 말이다. 그러나 서로 다른 방식으로 분석되고 있는 갈망의 뿌리는 동일하며, 이들의 불안, 죄책감, 수치심, 슬픔은 모두 연결되어 있다. 냅의 분석이 빛을 발하는 지점은 바로 이 연결되어 있는 현상의 배경, 그 저변을 바라보는 넓은 시선이다.

애도를 품은 성찰, 주체적 행위를 이끄는 더없이 지적인 사유
흡족함의 순간들, 몸과 마음과 정신이 나란히 연결되는 순간들은 마침내 온다

이론상으로나마 오늘날 여성은 자신의 욕구를 우리가 원하는 방식으로 만족시킬 수 있는 자유와 자원을 갖고 있다. 하지만 어떤 욕구들을 품어야 하는지, 진정한 만족이란 어떻게 보이거나 느껴지는 것인지 스스로 결정할 자유는 상대적으로 빈약하다. 이러한 문제를 풀어나가기 위해, 무엇보다 자신의 회복을 되돌아보기 위해 저자는 자신과 비슷한 많은 여자들과 대화를 나누며 사례를 모으는 한편, 킴 처닌, 엘리자베스 그로스, 캐럴 길리건, 페기 오렌스타인, 그리고 프로이트, 라캉, 푸코 등 여성과 몸, 욕구와 욕망을 다룬 다양한 지적 텍스트를 깊이 읽어내며 자신의 경험과 성찰을 정교하게 뒷받침한다.
냅이 거식증의 고통을 고백하고 원인을 개인만의 과거를 통해 분석하는 데서 멈췄다 해도 이 책은 한 권의 훌륭한 에세이가 되었을 것이다. 한때 37킬로그램까지 살을 깎아냈던 상처 입은 소녀, 그 소녀가 용기 있고 침착한 자기 통제력을 지닌 여성이자 작가로 성숙해가는 과정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친근하고 경이로웠을 것이다. 하지만 그 명쾌하고 예리하고 분석적인 목소리를 넘어, 냅은 더없이 관대하고 아름답고 희망적인 눈빛으로 욕구를 다루는 법이 담긴 청사진을 독자들에게 건네주었다. 자신이 경험한 고통만이 아니라 우리의 고통에 기꺼이 잠겼고, 거기서 빠져나왔던 이들의 출구와 통로를 겹겹이 열어젖혔다. 이런 중층적 과정을 통해 냅은 에세이스트이자 저널리스트인 자신이 글로 어디까지 갈 수 있는지 끝내 보여주었다.
소녀들이 자기 자신에게 보이는 잔인함, 딸과 어머니의 슬픔, 우리를 지금의 우리로 빚어낸 충족되거나 충족되지 않은 허기들까지, 이 책의 갖가지 이야기는 여전히 진행형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제 냅이 남겨놓은 경험과 성찰과 언어로 새로운 실마리를 손에 쥐었다.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지, 얼마만큼 원해도 되는지 가늠하기 시작할 수 있다. 이제는 충분히 분노할 수도 있다. 방향을 바꾸기 전에 충분히 울어도 좋다. 자신과 초기 가족을 탓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정동적인 전환을 해나갈 수도 있다. 그것은 냅이 전한 깊은 희망 덕분이며, 우리가 우리 자신들의 이야기가 담긴 작은 책들을 찾아 떠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 책의 독자들은 캐럴라인 냅이 해낸 이 모든 작업을 독자이자 주체로서 바라보게 될 것이다. 슬픔, 마비, 두려움에 휩싸인 마음을, 다른 사람에게 쉽게 털어놓지 않는 자발적인 고립을, 차분하고 총명한 사유를 더욱 예리하게 하는 맑은 정신의 경이로움을. 그렇게 냅을 따라간 독자들이 마지막 장을 덮으며 원한다는 일에 대해, 여성의 욕구에 대해, 지금 나 자신의 자리에 대해 곰곰이 생각하게 되기를 소망한다.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 원서(번역서)명/저자명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91164051069
발행(출시)일자 2021년 05월 17일
쪽수 400쪽
크기
142 * 210 * 25 mm / 510 g
총권수 1권
원서(번역서)명/저자명 Appetites/Knapp, Carol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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냅의 에세이는 가리지 않고 읽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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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럴라인 냅은 무척 좋아하는 에세이스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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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책..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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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이고 내밀한 방식의 서술이 정말 좋아요. 책으로 만난 사람이지만 캐럴라인 냅을 좋아하게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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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 욕망해선 안 되는 것이라고 여겨지던 것에 대한 솔직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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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랑한 은둔자 이후 팬이 돼 구매했습니다. 기대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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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럴라인 냅의 책을 몇권 모으고 있습니다. 읽어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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냅처럼 쓸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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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나이기는 하나 정확히 나는 아닌—존재가 내 정신의 한구석에 계속 살면서 지켜보고 있고, 항상 몸을 의식하고, 항상 형태와 중량과 몸선의 모든 미묘한 차이에 주의를 기울이고, 항상 최악을 예상하며, 게으름이나 나태함이나 느슨해진 통제의 기미가 보이기만 하면 언제라도 따귀를 날릴 태세를 갖추고 있는 것 같다.
욕구들
우리는 여자들의 분노를 모으려고 노력했어요. 수년간 우리는 여자들에게 자신의 분노와 접촉을 유지하라고 말해왔는데, 이제는 나도 분노가 골고루 분배할 만큼 충분하지 않다는 결론에 도달한 것 같습니다. 여자들은 충분히 분노하지 않아요. 여자들이 하는 것은 슬퍼하는 것이죠.
욕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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