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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일 저자(글)
새만화책 · 2009년 07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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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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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정보

저자(글) 고영일

<b>고영일</b>은 1975년 서울 마포에서 태어나, ≪소년중앙≫, ≪어깨동무≫, ≪보물섬≫을 보면서 만화가가 되기를 꿈꾸었다. 초중고 시절 신촌과 광화문 일대에서 벌어지던 민주화 투쟁 과정을 직접 목격하면서 성장하였다. 이후 만화를 그리기 위해 국어국문학과에 입학하였다.
군복무 중 제대를 6개월 앞두고,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되어 143일간 군 영창에서 생활하였다. 제대와 대학 졸업 후, 여러 만화가를 만나 수업한 뒤 2002년부터 본격적으로 만화를 그렸으며, 2004년 새만화책과 운명적 만남을 통해 <푸른 끝에 서다>를 만들기 시작했다.
현재는 경기도 평촌에서 만화를 그리면서 살고 있다.

책 속으로

취조실은 생각보다 간소했고, 다 말라 버린 겨울 낙엽처럼 건조했습니다. 회색 콘크리트 공간은 오랜 시간 무엇을 보았을까요? 얼마나 많은 상처들을 품었다 돌려 보냈을까요? (54쪽)

“그럼, 도청한 거야?”
“글쎄··· 뭐 하긴 도청 안 했으면 어떻게 그 얘기를 알겠어. 야, 혹시 지금 우리가 하는 얘기 누가 엿듣고 있는지도 몰라.” (66쪽)

“정말 그런 식으로 작품을 만들면 걸작이라도 하나 나올 것 같더라.”
“야, 나는 나중에 내가 진짜 한 거랑 안 한 거랑 뭐가 뭔지 모르겠더라구···” (78쪽)

“벽을 보고 서 있는 게 그렇게 굴욕적인 것인지 몰랐어. 눈을 가리면 느껴지는 두려움 같은 거. 그냥 뒤를 돌아봐도 되는데 그럴 수 없는 알 수 없는 나. 내가 거기에 있었기 때문에··· ” (86쪽)

“그게··· 지금도 마음에 걸려. 너무 쉽게 무너져 버려서.”
“너나 나난 아주 세트로 무너졌지, 보기 좋게··· 이야! 난 그때까지 내가 독립투사인 줄 알았어. 크흐.” (90쪽)

이런 경험을 할 때면 그곳에 갔던 것이 구속이 아니라, 이렇게 그 기억을 매번 떠올려야 하는 것이 구속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92쪽)

‘죽은 시인의 사회’를 볼 때, ‘박재동’ 화백의 이름 석 자를 들을 때, <난·쏘·공>이 200쇄를 찍었다는 소식을 들을 때, 밥 먹을 때 숟가락, 젓가락 따라오듯 그 일이 생각납니다. 사소한 삶의 조각 속에서 말이죠.(98쪽)

이 책을 읽었는지 읽지 않았는지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자주대오 활동가 조직의 사상적 근간이 바로 주체사상의 학습이었음을 자백받는 것이 이 사건의 핵이었으니까요···
···‘개그 콘서트’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저는 최선을 다해 주체사상에 대해 아는 것이 없음을 드러내지 않기 위해 집중력을 잃지 않았습니다. ‘나는 주사파다. 나는 주사의 달인이다. 나는 주사다. 나는···’ 제가 그렇게 뻔뻔한 거짓말쟁이인 줄 처음 알았죠. (102쪽)

하지만 지금도 국가 보안법이 존재하고··· 제 머릿속에서는 끊임없는 자기 검열을 하고 있습니다. 이제 저는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기 쉽지 않습니다. 외부의 폭력에 저의 생각을 너무 단숨에 내던진 후로, 세상 어떤 생각도 내 것으로 받아들이기 어렵게 되었죠. 언제 또 제 생각을 쉽게 내 던질지 모르니까요.
···우여곡절 끝에 주체사상에 대한 소설이 마무리되었습니다. (104, 106쪽)

눈물을 흘리는 것만한 최후 진술이 따로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재밌는 것은 이것이 연기라는 것을 본인은 물론 검찰관, 변호사, 판사 모두가 알고 있고, 하늘도 알고 땅도 아는데, 어쨌든 판결엔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그건 공소 사실이 아니라 판사와 방청객에게 저의 자서전을 읽어 주는 것 같았습니다.
정말 나는 깊이 반성하고 있었나? 아니, 애초에 내가 잘못한 게 있었나? 나는 위법은 했지만 죄를 지었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생각은 단호했지만, 나는··· 눈물을 감추는 연기까지 무리 없이 소화해 냈습니다. 법정에서 당당하게 최후 진술하는 선배들의 모습은 나의 것이 아니었습니다. (191-194쪽)

“나도 하늘이 원망스럽더라. 이제 좀 편히 쉬어야지 했는데. 집에 가기도 전에 그런 끔찍한 얘기를 들어야 하다니 말야. 마치 뫼비우스의 띠 속에 있는 것 같았어. 나간다고 생각했는데, 디시 제자리였어.” (214쪽)

“어딜 가면 누가 날 쫓아오지 않나. 감시당하고 있지는 않나. 도청당하고 있나 두려웠어. 그리고 아마 이것도 후유증 같은데, 복학하고서 우리 엄청 싸웠잖아. 서로 엄청 꼬여 있었지. 어디다 쏟아내지는 못하고 우리 둘이 서로 상처내고 상처받고 쇼를 했지.” (215쪽)

출판사 서평

푸른 끝에 서다

중대 전투력 측정이 한창이던 1997년 11월 어느 날, 무리 없이 군 생활을 하며 막 병장 계급장을 단 고영일은 느닷없이 중대 본부의 대대장으로부터 호출을 받는다.
‘자네 대학 때 일로 기무대에서 오실 거야.’라는 대대장의 말에, 휴가 때 방문했던 학교에서 듣게 된 동료들의 구속 사건, 그리고 자신의 동태를 감시하라고 명령받은 후임병의 고백 등을 떠올리며 영일은 이것이 1996년 여름의 연대 사태(8·15 범청학련 통일 축전) 이후의 정국에서 이와 관련된 자신의 학생 운동 전력을 둘러싼 조직 사건임을 직감한다.
대대장실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던 것은 기무대 수사관으로부터의 구속 영장이었고, 영일은 자신의 구속 사유, 곧 국가 보안법을 읽으며 수사관을 따라 나선다···
이후, <푸른 끝에 서다>는 의사소통을 비롯한 개인의 자유가 극히 제한된 상태에서 국가 권력에 의해 사건이 어떻게 조작되고 짜맞추어지는지, 또 자신과 동료들의 죄목인 ‘자주대오 활동가 조직’ 사건이 1997년 당시 대선 정국에서 맞추어 기획된 것이라는 의혹을 제기하며, 본격적으로 구속 생활과 학생 운동 시절, 그리고 현재를 오가는 기억의 퍼즐을 맞추어 간다.
구속된 기억의 트래킹

<푸른 끝에 서다>는 작가인 고영일 자신이 몸담았던 1990년대의 학생운동과 구속 사건을 중심으로 국가 권력의 메커니즘과 학생 조직 내의 갈등, IMF 등의 사회적 변화 등이 만들어 내는 풍경을 사실적이며 입체적으로 그리고 있다.
이를 위해 작가는 과거를 떠올리고 주변인들을 취재하며 개인적·집단적·사회적으로 불편하고 인격과 자존심이 박탈당하고 거짓을 말해야 하는 고통스러운 기억과 감정들을 하나씩 하나씩 다시 불러낸다. 시시때때로 불현듯, 또한 작업 과정 속에 어쩔 수 없이 떠오르는 당시의 기억은 오히려 현재를 구속하는 기억(트라우마)로서 작용한다. 그러나 이 꼼꼼한 기억의 트래킹은 담담히 진실의 무게를 만들어내며, 작가 자신에게 ‘아파했던 상처들과 오해들, 미움들을 하나하나씩 정리하고 반추하면서 쌓여 있던 어두운 의미들을 덜어내고 털어 내는’ 치유의 과정이었음을 고백케 한다.
<푸른 끝에 서다>는 망각으로부터 우리를 다시 ‘푸른 끝’에 서게 한다. 우리는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시기의 사회의 부조리에 대한 불편한 진실은 조망하게 한다. 그리고 그 시선을 따라 우리는 발밑 가장 가까운 곳 현재의 부조리 또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1997년 11월, 소위 조직사건을 겪은 지 10년도 아니고 12년이 지났습니다.
대학을 갔고 학생운동을 했고 군대를 가야 했으며, 그 시기에 마침 대통령 선거가 있었습니다. 지내온 시간을 되돌아보니, 그것이 대한민국, 남한 사회를 말해 주고 있었고, 그것을 잊지 않기 위해 만화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아파했던 상처들과 오해들, 미움들을 하나하나씩 정리하고 반추하면서 내게 쌓여 있던 어두운 의미들을 덜어내고 털어 내는 과정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고영일, ‘작가의 말’ 중에서

···민주화 세력의 근간을 형성해 온 학생운동에 대한 광범위한 토벌작전 속에 우연히 자연인 고영일이 연루된 것이다. 구속 사건이 제대를 코앞에 두고 고영일에게 벌어졌기에, 예술의 영역에서조차 오랜 성역이던 군과 그것과 상호 유기적 관계에 놓인 한국 사회 혹은 그 둘의 야합에서 비롯된 일련의 부조리를 조망할 위치에 고영일이 놓이고 만 것이다. 그것이 바로 그가 혹은 우리 모두가 서 있는 ‘푸른 끝’이다. 1부를 통해 푸른 끝에 선 작가는, 여전히 사회에서 온전히 언급할 수 없는 대상을 자신의 주제로 과감하게 다뤘고, 또한 완성도 높은 성과를 달성했다.
- 반이정(미술평론), ‘이제도 말할 수 없는 진실의 끝’ 중에서

기본정보

상품정보 테이블로 ISBN, 발행(출시)일자 , 쪽수, 크기, 총권수을(를) 나타낸 표입니다.
ISBN 9788990781819
발행(출시)일자 2009년 07월 27일
쪽수 232쪽
크기
175 * 232 mm
총권수 1권

Klover 리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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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점 중 10점

엊그제 다녀온 경기 북부 내륙의 피서지는 이름값을 못한다. 약간 높은 지대에 위치한 호수는 저수지나 다름없고 호수 인근 계곡은 졸졸 흐르는 시냇가에 시멘트를 처바른 유원지다. 이러한 평가절하는 호수와 계곡이 의정부에서 포천을 거쳐 철원으로 이어지는 43번국도와 인접하다는 점과 유관하다. 강원도 철원군 근남면 육단리는 내 자대 주소지다. 20년 만에야 군 복무한 곳 가까이 가본 셈이다. 자대까지는 거기서 좀 더 가야 한다.
 
다 챙겨보진 못했어도 만화잡지 <새만화책>에 연재된 이 작품을 눈여겨봤다. 첫 권의 전체를 한 묶음으로 보니 이미 접한 절반도 한결 새로운 느낌이다. 예비역 병장 고영일의 군 생활은 파란만장하다. 그는 잦은 보직이동과 그 와중의 군 병원 후송에다 기무대의 호출을 받는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입대 전의 학생운동 이력이 빌미가 되어 조직사건에 엮인 것이다. 그는 군사법원의 판결을 받기까지 140여 일 동안 엄청난 고초를 겪는다. 육체적 고통은 물론이고 심적 고통 또한 이루 말할 수 없으리라.
 
“너 이 새끼야. 제대로 안 하면 여기서 조사하는 수가 있어. 알겠어?” 군 수사관의 노골적인 협박부터 오싹하기 짝이 없다. 안 한 일을 안 했다고 하자 굴욕적인 징벌이 이어진다. “너 이 새끼, 저쪽에 가서 벽 보고 서 있어.” 영창에 근무하는 헌병들은 ‘국보’ 사범인 그를 심하게 갈군다. 욕설은 다반사다. 심지어 군사법원 판사마저 선고를 며칠 미룬다.
 
나는 <푸른 끝에 서다>가 한국 만화계의 전례 없는 성과이며 고영일의 군대 만화를 응원하고 지지한다는 반이정 미술평론가의 작품 평가와 격려 발언에 동의한다. 또 나는 작품에 그려진 군 생활의 리얼함에 주목하고 싶다. 비상시국이 아닌데도 단지 태권도 단증을 못 땄다는 이유로 어머니와의 면회를 통제한 것은 잔인하다. 행정병은 편하다는 속설과 달리 내가 옆에서 지켜본 행정반 계원 생활은 고롭다.
 
20년 전 시외버스에 몸을 싣고 지금은 없어진 서울 상봉터미널과 육단리를 서너 번 오갔다. 휴가길 인상에 남았던 정경 두 가지는 지금도 여전하다. 좀 달라지긴 했다. 산꼭대기에 있던 어느 대학 캠퍼스는 산허리에도 못 미친다. 그땐 ‘분명히’ 헐벗은 산 정상에 있었다. 서울로 향하는 차량을 검문하는 게 주된 임무인 헌병대 분견소가 꽤 번듯해졌다.
 
그곳은 잠시나마 군문에서 빠져나가는 마지막 관문이었다. 헌병이 올라와 차량 내부를 훑을 때면 혹시 책잡히진 않을까 바짝 ‘쫄곤’ 했다. 시외버스를 가득 채운 전역자들에게 던진 헌병의 의례적인 제대 축하인사를 받고서 두려움을 떨쳤다고 여겼다. 그건 나의 착각이었다. 어딜 가든 볼 책을 가져가는데 엊그제 나는 이 책을 못 가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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