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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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총서 (514)
작가정보

196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나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당선되어 등단했다. 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 『모닥불』 『그대에게 가고 싶다』 『외롭고 높고 쓸쓸한』 『그리운 여우』 『바닷가 우체국』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 『간절하게 참 철없이』 『북항』 『능소화가 피면서 악기를 창가에 걸어둘 수 있게 되었다』,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 『연어 이야기』 『관계』, 동시집 『나무 잎사귀 뒤쪽 마을』 『냠냠』 『기러기는 차갑다』, 산문집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안도현의 발견』 『잡문』 『그런 일』 『백석 평전』 등을 펴냈다. 100쇄를 넘긴 어른을 위한 동화 《연어》는 15개국의 언어로 해외에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석정시문학상, 소월시문학상, 노작문학상, 이수문학상, 윤동주상, 백석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단국대학교 문예창작학과 교수로 있다.
목차
- 제1부
간격
이끼
봄날은 간다
염소의 저녁
적막
여치소리를 듣는다는 것
토란잎
툇마루가 되는 일
때죽나무꽃 지는 날
전전긍긍
도끼
덜컹거리는 사과나무
눈보라
곰장어 굽는 저녁
독야청청
살아남은 자의 슬픔
-
제2부
나비의 문장
춘향터널
복숭아
가련한 그것
월광욕
꽃 지는 날
굴뚝
모퉁이
서울로 가는 뱀
중요한 곳
대접
앵두의 혀
시골 중국집
연꽃 방죽
쑥부쟁이 하숙집
돌아누운 저수지
-
제3부
어느 빈집
황사
간절함에 대하여
주저앉은 집
돌의 울음
풀물
푸른 신발
기차는 잡아당긴다
개구리 울음소리
새와 나무
조팝꽃
나중에 다시 태어나면
강
그물
겨울 아침
외딴집
-
제4부
옆모습
혈서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
장끼 우는 봄
햇볕의 눈
모기장 동물원
붉은 달
주름
바람의 두께
물기 없는 입
드디어 미쳤다
왜가리와 꼬막이 운다
-
해설 / 권혁웅
시인의 말
출판사 서평
안도현 시인의 여덟번째 시집 『너에게 가려고 강을 만들었다』가 창비에서 출간되었다. 『아무것도 아닌 것에 대하여』이후 3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시집에서 시인은 세밀한 관찰과 아름다운 서정을 바탕으로 ‘관계’에 대한 깊이있는 탐색을 보여준다. - 안도현 시인은 맑은 시심을 바탕으로 낭만적 정서를 뛰어난 현실감으로 포착해온 시인이다. 그의 시는 보편성을 지닌 쉬운 시어로 본원성을 환기하는 맑은 서정을 담아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첫시집 『서울로 가는 전봉준』에서 90년대 초반까지 곤궁한 삶의 현장의 비애를 담아냈던 시인은 90년대 후반 이후부터는 직접적인 현실 묘사에 한발 거리를 두면서 자연과 소박한 삶의 영역을 본격적으로 탐구하기 시작한다. 이번 시집은 이러한 탐구가 ‘관계’들에 대한 시적 성찰을 가능케 하는 경지에 이르고 있다. 이 시집에서는 인간 사이의 여러 관계 중에서도 ‘사랑’에 대한 탐색이 두드러진다. 시인이 바라보는 사랑은 세속적인 것과는 거리가 멀다. 가령 ‘소리’를 헤아리는 것에서 시인은 사랑의 의미를 찾는다. 시인은 “외롭다든지 사랑한다든지 입밖에 꺼내지 않고” 타인에게 “귀를 맡겨두는 것”(「여치소리를 듣는다는 것」), “오도카니 무릎을 모으고 앉아/여치의 젖은 무릎을 생각한다는 것”을 사랑이라고 말한다. 그 사랑은 또한 “빗소리만큼” 작게 들리는 것에 귀를 기울여 “사랑하기 때문에 끝내/차지할 수 없는 게 있다는”(「토란잎」) 것을 아는 사랑이다. 시인은 이처럼 간신히 들리는 어떤 소리에 집중한다. 이런 집중은 소리없이 한 가족의 그늘이 되는 아버지에 대한 성찰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번 시집에서 가장 빼어난 시 중 하나인 「그 드물다는 굳고 정한 갈매나무라는 나무」에서 ‘그늘’은 아버지의 정을 상징하고 있다. 아버지의 그늘은 그 그늘 속에 “누군가 사랑하며 떨며 울며 해찰하며 놀다가도록 내버려 둘 뿐” “스스로 그늘 속에서 키스를 하거나 헛기침을 하거나 눈물을 닦거나 성화를 내지 않는다” 그러므로 “저물녘이면 어깨부터 캄캄하게 어두워지던 아버지를 나무,라고 불러도 좋을 것”이라고 시인은 말한다. 또한 사랑에 눈먼 자로 표현된 「이끼」는 ‘그늘’이 몇백, 몇천 번 덮여 만들어진 육체로 묘사되기도 한다. 이런 깊이있는 사랑의 감정은 아버지(「붉은 달」)?어머니(「황사」)?아들(「가련한 그것」)을 뛰어넘어 자연에까지 이른다. 「산개구리 울음소리」는 한편의 아름다운 생태시로 읽힌다. 이른봄 해마다 똑같은 곳에 와서 알을 낳는 산개구리와, 돈 몇푼을 주고 그 알을 사 마시는 사람들을 보면서 시인은 그 산개구리 알들이 사실은 눈이 까만 “산개구리 아이들”이며 “산개구리 울음소리”임을 외친다. 또한 인위적으로 자연의 흐름을 거스르는 인간의 욕망을 왜가리와 꼬막의 입을 빌려 준엄하게 경고하기도 한다(「왜가리와 꼬막이 운다」). - 세상의 하찮은 사물들을 마주하여 정서의 긴장을 잃지 않는 안도현 시인의 세밀한 관찰은 이번 시집에서도 단연 돋보인다. 북의 계관시인 오영재의 주름에서 읽어낸 민족의 아픔(「주름」), 풀숲에 호박이 눌러앉아 살다 간 자리를 관찰하여 얻어낸 깊은 적막의 정서(「적막」), 산불이 휩쓸고 간 숲에서 찾아낸 나무와 나무 사이의 거리(「간격」) 같은 것들에서 우리는 좋은 시인만이 쓸 수 있는 깊이있는 표현의 전형을 보게 된다. - 시인 권혁웅은 안도현의 시에서 삶과 사랑이 같은 자리에 있음을 밝히면서 “성근 것, 비어 있는 것, 그늘을 드리운 것, 나란히 선 것 들이 모두 사랑의 아이콘”이며 이것들은 “넓은 것, 휑하니 뚫린 것, 쭉쭉 뻗어 있는 것들 사이에 끼어들어 숨구멍을 만들어놓는다”고 평했다. 황동규 시인은 “안도현은 불화 속에서도 화해의 틈새를 찾아낸다”고 말하면서 “적막에 간절한 모습을 주고 산불이 쓸고 간 폐허의 나무와 나무 사이의 간격에서 숲의 원구조를 찾는 것”이 바로 화해의 모습이라고 지적했다. 안도현 시인은 “이번 시집은 어떤 간절함의 심장에 슬쩍 가닿기를 속으로 바라면서 쓴 것”들이라고 말하고 “보이지 않는 것을 보이게 하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들리게 하는” 일에 시업의 노력을 쏟는다고 고백했다.
기본정보
ISBN | 9788936422394 | ||
---|---|---|---|
발행(출시)일자 | 2004년 09월 15일 | ||
쪽수 | 130쪽 | ||
크기 |
124 * 194
mm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창비시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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