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못된 성장의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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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총서 (19)
작가정보
목차
- 인물 · 무대 · 시간
서론
[실험재료 및 방법]
1. 식물재료 : 애기장대 Col-0
2. 예비 실험
3. 형질전환체 생성
4. 식물체의 환경 스트레스 처리
_ 1) 고염 삼투 저온 스트레스 저항성 측정
_ 2) 환경 스트레스 관련 유전자 발현 조사 1
_ 3) 환경 스트레스 관련 유전자 발현 조사 2
결과 및 고찰
책 속으로
p.40
인기 없고, 성과 내기도 힘들어서 지원 받기도 어려운 분야라고. 하다 보면 의욕 잃는 사람 많다고. 야책 메고 산도 타야 되지, 산모기에 뜯기지, 거머리에 물리지. 몸과 마음을 자연에 주지 않으면 못할 거다.
p.66
내가 어디 얘기하거나 논문을 내기 전까지는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 나만 아는 거야. 나만. 오직 나만. 그게 기분이 정말... 째졌어. 망했지 뭐.
p.85
만약에 누가 지금 나를 삽으로 퍼서, 내 뿌리까지 조심히 꺼내서 표본으로 만든다면 (중략) 지금 나는, 왠지 잘못된 성장의 사례를 보여주는 표본이 될 것 같거든요.
p.103
실험은 못하면 다시 하면 돼. 결과를 빨리 내려고만 하면 가설에 갇혀. 느려도 끝까지 정확하게 하는 게 더 중요해.
p.104
이렇게 바보가 한 명 더 들어왔네. 얼마나 갈지는 모르겠지만.
p.110
사실 잡초는 강한 식물이 아니라 약한 식물이래요. 다른 식물하고 경쟁할 수 없어서 더 어려운 환경에 도전하면서 사는 거래요. 대신 절대 도망치지 않는다고.
p.120
내가 기억하는 할머니는 그게 거의 전부인데 나를 사랑해줬다는 감각은 남아있어. 그런데 그건 정말 확실한 느낌이라서, 정말. 나중에 우리 애가 컸을 때도 그런 감각은 기억했으면 좋겠어. 내가 사랑해줬다는 감각.
p.127
걔네가 살던 데서는 천적이 많았던 거지. 그래서 열심히 독을 만들었어. 천적으로부터 자기를 보호해야 되니까. (중략) 여긴 천적이 없어. 그냥 맘 편하게 살면 되거든? 근데 그게 안 돼. 왜? 씨앗이 기억하는 거야.
p.142
사람은 사람이 키우잖아. 어떻게든 분류하지 않고는 못 배기는 게 인간의 습성인데. 다양하게 살 수도 없고 또 그 꼴을 못 보지.
출판사 서평
어느 지방 소도시 국립대학 식물분자생물학 연구실. 연구책임자인 응용생명과학부 교수 은주, 연구실 초창기 멤버인 박사과정 혜경, 논문을 통과해 연구실에서 탈출하려는 석사과정 예지, 식물학자가 될 꿈에 부푼 인턴 인범, 출산 후 복귀한 박사후 연구원 지연은 식물에 존재하는 저항성 유전자를 찾기 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 한여름 무더위로 지역 일대가 정전된 어느 날, 실험실 장비를 살피러 연구실에 들른 혜경과 인턴 활동을 앞두고 인사하러 온 인범이 마주치면서 같은 공간에서 같은 목표를 위해 일하지만 각자 지닌 삶의 방식과 목표는 다른 멤버들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부딪치기 시작한다.
삶에 대해 확신할 수 있는 바가 있을까? 그렇다면 그 확신의 근거는 무엇일까. 인류가 경험으로 쌓아온 긴 역사와 과학적으로 규명해낸 사실들, 그 사실들을 바탕으로 합리적으로 추론하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가능성들이 우리가 삶을 확신하는 근거가 될 수 있을까. 그렇지만 현재까지 확인된 사실은 우리가 삶에 대해 확신할 수 없다는 사실뿐이다. 이는 우리가 적어도 아직까지는 누구의 삶도 일반화할 수 없다는 것을 뜻한다. ‘마땅히 그렇게 되어질’ 삶은 없다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곧잘 누군가의 삶을 성급히 일반화하는 오류를 저지른다. 누군가가 처한 어떤 특정한 상황이나 환경을 두고 그의 삶이 어떠할 것인지 ‘걱정을 가장한 편견’으로 단정한다.
『잘못된 성장의 사례』는 식물의 저항성 유전자를 연구하는 한 지방 소도시 국립대학의 식물분자생물학 연구실을 무대로 누군가의 삶을 쉽게 단정하는 ‘걱정을 가장한 편견’의 의미를 되묻는다. 연구실에서 실험 재료로 사용하는 애기장대는 6주 만에 성장 결과를 확인할 수 있고, 유전자 조작도 쉬운데다 총 2만 7,000개인 유전체가 완전하게 밝혀진, 식물 과학 연구에서 대표적으로 활용되는 모델 식물이다. 이 연구실에서도 애기장대를 대상으로 다양한 실험을 진행한다.
그런데 실험 결과가 가설을 지지하지 않는다. 설정한 환경대로라면 살지 못해야 하는 식물이 산다. 이를 어떻게 보아야 할까. 실험이 실패한 것일까?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실험을 다시 해야 할까? 가설을 수정하거나, 조건을 바꾸면 될까? 그런데 이 질문들은 모두 ‘결과’를 전제로 한 틀에서 나온 것들이다. 이 틀에서 벗어나면 식물을, 살지 못하도록 설정한 환경에서 살아남으려 애쓴 식물을 볼 수 있다. 그리고 왜 살아남았는지 대신 어떻게 살아남았는지 살필 수 있다. 가설은 지지될 수 있지만 마찬가지로 기각될 수도 있음을, 그 결과는 각각의 사례일 뿐 성공이냐 실패냐로 가늠할 수 없음을 알 수 있다.
모든 유전체 구조가 밝혀진 애기장대를 대상으로 한 실험도 결과를 예측하기 힘든데 삶은 오죽할까. 그런데 우리는 삶을 쉽게 짐작하고 예측하려 한다. 특히 ‘걱정을 가장한 편견’으로 타인의 삶을 쉽게 단정한다. 우리는 애기장대의 모든 유전체를 분석할 정도로 식물을 잘 알고 있지만, 지구 어딘가에는 아직 이름조차 모르는 식물이 많이 있다. 수를 가늠할 수 없는 그 식물들까지 포함하면 이 세상에 존재하는 삶의 방식도 그만큼 다양해지는 셈이다. 수많은 우연과 오류가 존재하는 삶에서 살아내기를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면, 그 삶에 대해 우리는 그 무엇도 짐작하거나 확신할 수 없는 것 아닐까. 하여 『잘못된 성장의 사례』는 누구도 예측할 수 없는 삶을 ‘걱정을 가장한 편견’으로 단정하는 대신, 다양한 삶의 방식이 저마다 도달하게 될 어딘가를 지지하는 마음을 보내자고 제안한다.
기본정보
ISBN | 9791190944793 | ||
---|---|---|---|
발행(출시)일자 | 2023년 08월 25일 | ||
쪽수 | 180쪽 | ||
크기 |
115 * 186
* 12
mm
/ 308 g
|
||
총권수 | 1권 | ||
시리즈명 |
이음 희곡선
|
Klov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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